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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5화

작가: 윤지
마침 윤소현도 회사에 갔다니...

유남준은 전화를 끊고 운전기사에게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현재, 호산 그룹 본사에서 유석진과 그의 아들 유성혁 그리고 며느리인 최현아는 유남우에게 대표 자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남우야, 우리 이미 얘기했잖아. 너한테 회사를 맡겼는데 회사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됐어. 주식은 폭락하고 말이야. 이제는 자리를 비워줘야 할 때 아니겠어?”

유남우는 회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 차분히 이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며 고위직들과 주주들에게 물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유남우는 다시 물었다.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누가 이 자리에 앉을 건가요?”

유성혁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가 이 자리에 앉는 게 가장 적합하지 않겠어?”

유성혁은 올해 초 병원에서 퇴원한 뒤, 유남준이 회사를 돌보지 않는 틈을 타 다시 설치기 시작했다.

유남우 자신도 사실 회사를 잘 운영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단지 형에게서 회사를 빼앗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큰아버지 가족의 압박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남우는 속으로 박민정을 떠올리며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렇다면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 투표로 결정합시다. 전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최현아가 비웃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려요? 다들 당신이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에요.”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윤소현이 들어왔다.

“누가 내 남편을 몰아내려는 거예요? 내 남편이 물러나면 우리 정씨 가문은 유씨 가문과 더 이상 협력하지 않을 거예요. 잘 생각해 보라고요!”

익숙한 협박이었다. 회의실의 고위직들과 주주들은 이미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최현아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쏘아붙였다.

“동서, 우리 유씨 가문은 정씨 가문과 협력하기 전에도 잘만 운영됐어. 그런데 협력한 이후로 오히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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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지낼 수 있다고?’다음 순간, 박윤우가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유남준이 고개를 돌려 보니 꼬맹이 박윤우가 아직 잠들지 않고 구석에 숨어 자신과 박민정의 대화를 엿보고 있었다. 순간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는 먼저 박민정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잠깐만 기다려.”“네.”박민정은 그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이내 박윤우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아아아! 아빠, 진짜 내 친아빠 맞아요? 어떻게 애를 때릴 수 있어요?”박민정은 순간 멍해졌다. 놀랍게도 곧 박윤우의 태도가 바뀌었다.“흑흑흑... 사랑하는 아빠, 방금 농담한 거였어요. 아빠가 최고예요! 애를 때릴 리가 없죠. 다 저를 위한 거라는 거 알아요. 지금 바로 잘게요, 알았죠?”‘이게 무슨 상황이지?’‘어떻게 한 아이가 이렇게 빨리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거지?’유남준이 박윤우의 방에서 나온 후 집안은 금세 조용해졌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민수아와 진서연이 소곤소곤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유남준은 핸드폰을 들어 명령했다.“오늘 밤 민수아 씨와 진서연 씨에게 업무를 더 맡기죠.”그제야 집안은 완전히 고요해졌다.박민정은 거실 소파에 앉아 놀란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집안이 그렇게 시끌벅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갑자기 조용해졌지?그녀는 지금 민수아와 진서연이 밤샘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옷을 가져다줄게. 씻으러 가.”유남준이 다가와 자연스럽게 말했다.‘옷을?’박민정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아, 아니에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제 옛날 옷은 어디 있죠? 그 위치만 알려주세요.”유남준은 그녀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걸 알고 드레스 룸으로 안내했다.드레스 룸에는 박민정의 옷이 계절별로 꽉 차 있었는데 작은 옷가게를 방불케 했다.“제가 전에 옷이 이렇게 많았어요?”박민정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그녀는 어린 시절 한수민이 옷을 거의 사주지 않았던 기억만 떠올랐다.박씨 가문의 딸이었지만 늘 낡은 옷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1화

    김인우는 박민정이 지금은 과거와 관련된 사람들과 일들을 더 많이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남준은 하루 종일 그녀와 함께 박씨 가문의 본가에 머물렀고 박민정과 시간을 보내며 그는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정민기가 사적으로 유남준에게 물었다.“다른 지인들도 불러볼까요?”“지금은 필요 없어요. 천천히 하죠. 민정이가 감당하기 어려울까 걱정이에요.”유남준은 박민정이 두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그녀가 힘들어지는 걸 원치 않았다.정민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느덧 밤이 찾아왔을 때 진서연과 다른 사람들도 돌아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식사가 끝난 후 유남준은 박민정에게 말했다.“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며칠 뒤에 다시 오면 돼.”하지만 박민정은 움직이지 않고 소파에 앉아 말했다.“여기서 지내면 안 돼요?”옆에 있던 진서연이 바로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당연히 되죠! 보스, 예전에는 항상 우리랑 같이 지내셨잖아요.”박민정은 기뻐하며 말했다.“정말? 그럼 여기서 지낼래. 이렇게 하면 내 기억도 더 빨리 돌아오겠지.”그 말을 들은 유남준의 얼굴에는 살짝 어두운 빛이 스쳤다.그는 박민정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원했는데 어째서 늘 누군가 끼어들려는 걸까?낮에는 기억을 찾고 밤에는 자신과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걸까?게다가 자신과 함께 있어도 충분히 기억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은가.“민정아, 윤우가 아직 집에 있어.”그러자 진서연이 눈치 없이 말했다.“그럼 윤우도 여기로 데려오죠!”유남준은 정말로 진서연을 내쫓고 싶었다.결혼하지 않았다고 부부에게 단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박민정은 이 말을 듣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고 유남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좋아, 그럼 나랑 윤우도 같이 이사 올게.”‘같이?’박민정은 살짝 당황했다. 방금 전에는 단지 윤우만 데려오라는 뜻 아니었나?하지만 유남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여기 남아도 되는지 묻는 건 중요하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0화

    “치료 방법은? 있어?” 유남준이 묻자 김인우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당장은 몸을 천천히 회복시키는 것밖에 없어. 완치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어.”그는 이어 조언했다.“몸을 돌보는 동안 익숙한 사람들과 장소를 자주 접하게 해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될 거야.”유남준은 짧게 알겠다고 대답한 뒤 병실로 향했다.여전히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박민정은 자신이 점점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최근 들어 자주 두통을 겪었고 꿈도 많이 꾸었다.처음엔 그저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야 그 모든 것이 실제로 겪었던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유남준이 병실에 들어섰을 때 박민정은 여전히 창밖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민정아, 이제 집으로 가자.”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박민정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애틋하게 들리는 그 한마디에 가슴이 두근거렸다.며칠 전, 유남준이 그녀를 강제로 병원에 데려왔던 일이 떠오르자 그녀는 다소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저... 제가 혼자 갈 수 있어요.”유남준은 미소를 지었다.“알아. 이번엔 안아주지 않을게. 혼자 걸어가도 돼.”그는 늘 강단 있고 급한 성격이었다.그래서 박민정이 병원에 오기를 꺼릴 때 고민할 틈 없이 그녀를 안고 병원으로 데려왔던 것이다.박민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며 유남준을 일부러 피했다.차에 올라타자 유남준은 운전기사에게 지시했다.“민정이가 예전에 자주 다녔던 길로 가.”“알겠습니다.”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 익숙했다.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리 곳곳에는 변화가 엿보였다.박민정은 그것들이 낯설지 않았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기억은 없었다.차는 곧 박민정의 옛 집, 박씨 집안의 본가에 도착했다.현재 이곳에는 진서연, 설인하, 민수아 그리고 정민기가 함께 머물고 있었다.정민기는 1년 동안 박민정을 찾기 위해 애썼고 그녀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박민정이 차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89화

    윤소현은 이 말에 차갑고 깊은 한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녀는 발길을 돌려 밖으로 나왔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다시 이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이지원이 비교적 빨리 전화를 받았지만 목소리엔 짜증이 가득했다.“윤소현 씨, 이번엔 또 무슨 일이시죠?”윤소현은 길게 말할 생각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우리 한번 만납시다. 꼭 할 말이 있어요.”지금 이지원은 승승장구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에 윤소현은 더 이상 뜻밖의 사고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그러나 이지원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그만하시죠. 우린 이미 갈 길이 달라졌잖아요. 당신은 유씨 집안 사모님 자리에서 잘 보내시고 전 제 아이돌 생활이나 열심히 할게요. 이제 서로 엮이지 맙시다.”그녀는 유남준이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해 자신에게 복수를 가할까 두려웠다.그러나 윤소현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이지원 씨, 당신이 지금 안심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에요. 유남준이 이미 박민정을 찾아내 데리고 왔고 지금 그 여자를 치료 중이에요. 박민정이 기억을 되찾는다면 그다음 일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어요?”전화기 너머로 한순간 침묵이 일었다. 이지원은 곧바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멈춰 세우며 말했다.“잠깐 나가 있을게요.”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다.“사실이에요? 유남준이 박민정을 데려갔다고요? 말도 안 돼요. 유남우는 분명 박민정이 이제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믿기 싫다면 그만두죠.”윤소현이 차갑게 말을 끊자 이지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좋아요. 어디서 만나요?”윤소현은 그녀에게 약속 장소를 메시지로 보냈다.이지원은 오늘의 스케줄을 취소하고 개인 차량을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녀는 유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남우 씨, 박민정이 돌아왔어요. 그 여자가 정말 기억을 되찾게 된다면 제 일도 들통 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은 그때 제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했잖아요!”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88화

    유남준은 박민정에게 거부할 틈조차 주지 않고 그녀를 번쩍 안아 들며 말했다.“이제 어른이니 고집 좀 그만 부려. 내가 데려가는든 네가 혼자 가든 결국 똑같잖아.”박민정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 그에게 내려놓으라고 소리쳤지만 유남준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윤소현은 질투심을 억누르며 속으로 혀를 찼다.결국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억지로 끌려 나갔다.그 후, 유남우도 피폐한 표정으로 응접실을 나섰다.이를 본 윤소현은 서둘러 그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남우 씨, 이제 어쩔 거예요?”그러나 유남우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너는 먼저 돌아가.”그 말만 남긴 채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유남우가 해임되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회사 전역에 퍼졌고 이 소식을 들은 홍주영은 그의 사무실 밖에서 복잡한 표정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그는 대표 의자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도련님.”홍주영이 안으로 들어오자 유남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넌 계속 회사에 남을 거야?”홍주영은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말했다.“도련님 따라갈 거예요.”그녀의 진심 어린 태도에 유남우는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맙다.”홍주영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물었다.“그럼 제가 짐을 챙기겠습니다. 저희 같이 나가요.”“그래.”사무실 문 앞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윤소현은 유남우가 자신보다 한낱 부하 직원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질투로 속이 뒤집혔다.결국 그녀는 높은 굽 구두를 신은 채 쿵쿵거리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홍 비서, 자리에 돌아가서 짐부터 챙겨요.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내가 남우 씨 아내니까요.”홍주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윤소현 옆을 지나쳤다.유남우는 그녀가 짐을 정리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윤소현은 짐을 챙기면서도 속으로 후회했다.‘왜 내가 유남우를 고집했을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유남준에게 항상 밀리기만 했잖아. 같은 형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87화

    김인우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게 된 후에야 일단 이지원을 그냥 두기로 했다.한편, 윤소현은 유남준의 위협적인 말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우리 엄마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애써 자신을 다잡으려 했다.그러나 유남준은 비웃듯 가볍게 웃고는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윤소현은 의자에 앉았지만 속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예전 같았으면 정수미가 절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 믿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박민정 역시 정수미의 딸이었고 그것도 친딸이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응접실에서 유남우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눈 밑이 검게 그늘져 있었는데 아마도 전날 밤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이었다.“왜 날 속였어요?”박민정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유남우는 쓰디쓴 표정을 지었다.“널 곁에 두고 싶었기 때문이야. 우린 원래 함께해야 할 사이였잖아.”박민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그게 전부에요? 오빠 때문에 난 아이들 네 명이나 버리게 됐고 기억까지 잃었어요!”박민정은 자신이 먹었던 약이 기억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오히려 그 약을 과다 복용하면 신경이 망가질 위험이 있었다.유남우는 박민정을 부드럽게 바라보았다.“그저 우리 사이에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지우고 싶었어.”“지우고 싶었다고요?”그 말은 마치 타인의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벼웠다.박민정은 다시 물었다.“오빠는 정말 날 사랑한 적 있어요?”그녀는 의심스러웠다.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돌아보면 유남우가 그녀를 좋아했던 건 맞을지 몰라도 그것이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다고 느꼈다.어떤 사랑이 이렇게 집착적일 수 있을까?“물론이야.”유남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민정아, 난 윤소현과 결혼하지 않았어. 그 아이도 내 아이가 아니야. 우리 함께 외국으로 떠나자. 과거의 일은 모두 잊고.”그러나 박민정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싫어요.”그녀는 지금의 유남우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86화

    유석진은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답했다.“궁금해할 필요 없어. 곧 직접 오실 거야.”사실 그도 IM 그룹의 대표가 누구인지 몰랐다. 아마 외국인일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 그런 대단한 능력과 자본을 가질 수 있겠는가? 나이 든 사업가일 가능성도 제법 클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던 유석진의 눈앞에서 사무실 문이 밖에서 열렸고 비서가 들어와 공지했다.“여러분, IM 그룹의 대표님이 도착하셨습니다.”유남우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새로운 대표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내 모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유남준과 박민정이었기 때문이다.유석진의 눈동자가 흔들렸고 그의 아들과 며느리 역시 믿기 힘들다는 얼굴이었다.“유남준?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비서는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이사님, 이분이 바로 IM 그룹의 대표며 호산 그룹의 전 대표님이십니다.”유석진은 그 말을 듣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가슴이 벌렁거렸다.옆에 있던 유성혁은 두 다리가 떨렸고 그의 아내 최현아는 더욱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회의실 한쪽에 있던 유남우와 윤소현 역시 경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그들과 경쟁했던 IM 그룹이 유남준의 소유였다니... 그래서 호산의 약점을 이렇게 정확히 알아냈던 거였다.최현아는 유남우의 옷자락을 슬쩍 당기며 속삭였다.“도련님,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하지만 유남우는 아무 말 없이 박민정을 바라보았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민정아, 넌 이미 선택을 끝낸 거야?”그의 말은, 기억을 잃은 그녀가 여전히 유남준을 택했느냐는 뜻이었다.박민정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조금 있다가 따로 얘기해요.”“그래.”유남우의 목소리는 한층 잠긴 듯했다.유남준은 자리 앞으로 걸어나와 입을 열었다.“제가 바로 IM 그룹의 대표입니다. 못 믿겠다면 증거를 보여주죠.”그가 옆에 있던 서다희에게 눈짓하자 서다희는 관련된 증명 자료를 꺼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85화

    마침 윤소현도 회사에 갔다니...유남준은 전화를 끊고 운전기사에게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현재, 호산 그룹 본사에서 유석진과 그의 아들 유성혁 그리고 며느리인 최현아는 유남우에게 대표 자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었다.“남우야, 우리 이미 얘기했잖아. 너한테 회사를 맡겼는데 회사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됐어. 주식은 폭락하고 말이야. 이제는 자리를 비워줘야 할 때 아니겠어?”유남우는 회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 차분히 이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며 고위직들과 주주들에게 물었다.“다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유남우는 다시 물었다.“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누가 이 자리에 앉을 건가요?”유성혁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가 이 자리에 앉는 게 가장 적합하지 않겠어?”유성혁은 올해 초 병원에서 퇴원한 뒤, 유남준이 회사를 돌보지 않는 틈을 타 다시 설치기 시작했다.유남우 자신도 사실 회사를 잘 운영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단지 형에게서 회사를 빼앗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큰아버지 가족의 압박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유남우는 속으로 박민정을 떠올리며 손을 꽉 움켜쥐었다.“그렇다면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 투표로 결정합시다. 전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최현아가 비웃으며 말했다.“왜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려요? 다들 당신이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에요.”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윤소현이 들어왔다.“누가 내 남편을 몰아내려는 거예요? 내 남편이 물러나면 우리 정씨 가문은 유씨 가문과 더 이상 협력하지 않을 거예요. 잘 생각해 보라고요!”익숙한 협박이었다. 회의실의 고위직들과 주주들은 이미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최현아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쏘아붙였다.“동서, 우리 유씨 가문은 정씨 가문과 협력하기 전에도 잘만 운영됐어. 그런데 협력한 이후로 오히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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