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명문 사씨 가문의 위세를 믿고 아주 기고만장하게 날뛰지 않았어...”짝!동혁이 연달아 나인홍의 따귀를 때리자, 곧 나인홍의 얼굴 전체가 빨갛게 부어올랐다.나인홍의 두 눈에 드러난 분노가 곧 실체로 굳어지려고 했다.그러나 나인홍은 여전히 반격을 선택하지 않았다.“소위 사씨 가문에서 초빙했다는 무도가가, 바로 이렇게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겁쟁이였어?”“손조차 못 쓰고 있으니 내가 살인을 할 핑계도 없잖아. 재미없게!”때리다가 피곤해진 동혁이 비로소 손을 멈췄다. 그리고 돌아서서 반죽음이 된 사정우를 발로 찼다.“사정우, 이제 내 아내가 아끼던 차를 네가 사람을 보내서 부순 일을 얘기해야지.”“말해 봐, 이 일을 너는 어떻게 할 작정이야?”사정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오늘처럼 처참한 적이 없었다.이미 동혁에게 인간의 몰골이 아닐 정도로 호되게 당했기에, 반항할 수가 없었다그저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해서, 동혁의 마수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사정우가 힘없이 말했다.“네가 액수를 말하면 모두 배상하겠어...”“돈은 나도 부족하지 않아. 그럼 네 차로 배상해. 저 정원에 네 슈퍼카가 많이 주차된 것 같던데.”동혁이 설전룡에게 손을 흔들었다.“전룡, 가서 네 형수가 쓸 차를 한 대 골라 봐.”“그럼 형수님이 만족하시려면 천천히 골라봐야겠군요!”설전룡은 휘파람을 불면서 밖으로 나갔다.설전룡의 모습이 사라지는 순간, 나인홍이 데려온 무도가들의 눈에 갑자기 흉악한 기색이 드러났다.그들은 모두 나인홍의 제자다.나인홍이 모욕을 당한 것은 바로 자신들이 모욕을 당한 것이다. 비록 동혁이 자신들의 따귀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맞은 것처럼 느꼈다.지금 가장 위협적인 설전룡이 밖으로 나가는 걸 보자마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동혁에게 손을 대려는 것이다.“이가 놈, 네가 H시 군부의 형제가 있다 해도 어쩔 거야? 우리도 마찬가지로 너를 죽일 거야!”“기껏해야 목숨으로 보상하는 거야. 어차피 사씨 가
동혁이 한 발로 휩쓸자, 나머지 제자들은 모두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다.벽에 부딪히거나 가구에 부딪치며 처박혔다.바닥에 쓰러진 제자들은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모두 벌레처럼 웅크린 채 무기력하게 비명을 지를 뿐이다.‘불구가 됐어.’‘모두 불구가 됐어!’나인홍의 목젖이 요란하게 떨리면서 머리카락마저 곤두섰다.자신의 실력으로 제자들을 몇 명이나 불구로 만들 수 있을지 자문했다.‘그러나 내가 이동혁처럼 저렇게 쉽게 할 수 있을까?’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한 가운데, 동혁이 휴지를 꺼내 손을 닦으면서 무심코 말했다.“일격조차 견디지 못하는 쓰레기들.”“이런 실력인데 아직도 기습하고 싶어?”말을 하면서 동혁의 무심한 눈빛이 사람들을 스쳐 지나갔지만, 아무도 감히 동혁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나인홍은 눈이 터질 듯이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일구이언을 했어!”“사정우도 네 차를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일부러 네 친구를 내보내서 내 제자들을 유인한 거야!”“너, 왜 그런 거야!”지금 나인홍의 마음은 처절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모두 자신이 정성껏 길러낸 제자들인데, 결국 모두 동혁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동혁이 가볍게 웃었다.“제멋대로 날뛰던 사씨 가문의 태도를 감안하면, 지금 내가 분쟁을 그만둔다 해도 사씨 가문이 나와 내 가족에게 보복하지 않는 보장이 될 수 없겠지.”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그래서 나는 임시로 내 말을 번복하기로 했어. 아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겠다고.” “우선 사씨 가문의 앞잡이들을 몇 명 쳐낸 거야. 어차피 그다지 힘도 들지 않았어.”“게다가, 내가 별다른 행동을 한 것도 아니야.”“누가 어리석게 자기들 스스로 나한테 갖다 바치라고 했어?”동혁의 조롱하는 웃음소리에 화가 치민 나인홍은 피를 토하고 싶었다.“이동혁 이 개자식, 이 교활한 놈!”나인홍은 펄쩍 뛰면서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이동혁이 겉으로는 기고만장해서 날뛰지만, 놀랍게도 더없이 깊은 심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부님, 그 놈을 죽이세요!”“사부님, 저 악랄한 짐승을 죽여서 저희 복수를 해 주세요...”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있던 나인홍의 제자들은 처절한 심정으로 고함을 질렀다.모두 무술 실력으로 먹고 살았지만, 방금 전 동혁에 의해 모두 불구가 되었다.남은 인생이 모두 동혁의 손에 의해 망가진 것이다.그래서 이들은 동혁에 대해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강경영을 대표로 하는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은 지금도 무릎을 꿇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나인홍이 반드시 동혁을 죽이기를 묵묵히 기도하고 있었다.오직 이렇게 되어야, 자신들의 마음속 원한을 풀 수 있기에!“그래, 그럼 사부인 내가 너희들의 소원을 이뤄주마!”나인홍은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동혁을 바라보았다.“자식, 준비됐어? 내가 기습했다는 말은 하지도 마!”“하!”말이 끝나자 두발로 바닥을 박차고 도약한 나인홍은 인간 탄환이 되어 곧장 동혁을 향했다.극에 달한 속도 때문에 나인홍은 마치 고속으로 질주하는 기관차처럼 보였다.일반인들은 사납기 짝이 없는 나인홍의 기세만 느껴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동혁, 두려워할 필요 없어. 너를 죽이지는 않겠어. 기껏해야 뼈를 몇 개 부러뜨릴 뿐이야!”가까이 다가온 나인홍이 미친 듯이 크게 웃었다.동혁의 표정에는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씩 웃었다.“그저 그런 걸.”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혁의 몸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그리고 순식간에 불가사의할 정도의 속도에 도달했다.나인홍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동혁의 몸이 더없이 흉악한 기세로 부딪쳐 왔다.어떤 완충 장치도 없이 아주 강력한 충격이 전해졌다.“아...”나인홍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 앞으로 돌진하던 나인홍의 몸은 마치 실이 끊어진 연처럼 휘청거리면서 쓰러졌다.결국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아아악...”나인홍은 바닥에 엎드린 채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나인홍의 얼굴에는 고통이 가득했다. 새파랗게 질린 안색에 튀어나올
“아, 아닙니다...”동혁의 얼굴에서 전혀 무해한 듯한 미소를 보고 놀란 강경영은 곧 울 것만 같았다.지금 강경영의 눈에 동혁은 완전히 악마였다!웃음을 거둔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 마. 너희들을 죽이면 내 손을 더럽히게 되는 거야.”“너를 오라고 한 건, 두 가지 일 때문이야.”“첫째, 나중에 저 차를 내 아내의 명의로 바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처리할 지는 네가 스스로 결정해.” “그러나 내가 너를 찾을 정도로, 나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돼.”대답이 늦어지면 동혁이 자신을 죽일까 봐, 강경영은 곧바로 머리를 바닥에 치며 대답했다.동혁은 강경영의 행동에 상관하지 않은 채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둘째, 사씨 가문에 가서 말해. 내가 오늘 사정우를 병신으로 만들었으니, 사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걸 알고 있다고 말이야.” “복수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오라고 해.”“하지만 나 자신을 죽이기 전에, 내 아내와 내 가족에게는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그렇지 않으면, 사씨 가문이 명문가라는 건 개소리라는 걸 알게 해 주겠어.”‘사정우가 이렇게 고문당했으니, 사씨 가문처럼 대단한 명문 가문에서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게 분명해.’‘가문의 체면이 사정우보다도 훨씬 중요하니까.’그들이야말로 동혁에게 어떤 배경이나 어떤 힘이 있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은 채, 가문의 체면을 지키려고 보복할 게 분명했다.동혁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먼저 말을 전하게 한 것이다.물론 이 말을 전했는데도 사씨 가문에서 듣지 않는다면, 동혁이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게 된다.사씨 가문에서 가문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손을 쓴다면, 그럼 동혁은 전혀 개의치 않고 소위 명문 가문이라는 사씨 가문을 S시에서 철저하게 말살해 버릴 것이다. 이 말을 내뱉은 뒤, 동혁은 강경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나갔다.“전룡, 네 수하의 병사들을 시켜서 저 경찰들을 가까운 병원에 보내서 치료받게 해.”별장을 나서면서 동혁이 설전룡에게 말했다.고개를
“아니에요, 말씀은 고맙지만 이미 해결됐어요.”세화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세화는 양도형이라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기에 당연히 상대방에게 신세도 지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 일을 말하면서, 세화는 마음속으로 다소 걱정했다.동혁이 앞서 사정우를 찾아가 차가 부서진 일을 상의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오래동안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해결됐어요?”양도형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렇지 않을 텐데요, 제가 듣기로는 당신들이 경찰에 신고해서, H시 경찰국이 사정우를 잡아갔다고 했어요.”“비록 사정우가 곧 풀려났지만, 틀림없이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예요.”“제 말을 들으세요. 사정우 그 인간은 S시에서 제멋대로 날뛰는 걸로 유명해요. 사정우가 당신에게 복수할 겁니다!”양도형은 세화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세화의 표정이 좀 굳어졌다.세화도 당연히 사정우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사람을 보내 자신의 차를 부순 것이다.‘제멋대로 행동하고 날뛰는 인간이라 틀림없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세화의 표정 변화에 주목하면서, 양도형은 계속 겁을 주었다.“진세화 씨, 명문 사씨 가문의 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마세요. 사씨 가문의 힘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진씨 가문이 여러 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시청과도 관계가 있어서, H시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요”“하지만 사씨 가문은 유서 깊은 명문 가문입니다. N도 전체에서 가공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네 진씨 가문 정도의 바탕은 아무것도 아닙니다...”양도형의 말투에는 진씨 가문을 가볍게 여기는 생각이 무심코 담겨 있었다.마치 자신이 H시에 온 후 연속 두번이나 동혁에게 부탁하고 또 두번이나 동혁에게 얼굴을 맞았지만, 마치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여기는 듯했다.“지금은 법치사회입니다. 사씨 가문의 세력이 아무리 커도 규칙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듣고 있던 세
“양도형 씨, 무슨 조건이 있으면 솔직히 말씀하세요.”양도형의 맞은편에 앉은 세화는 두 손으로 커피잔을 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건 급하지 않아요. 먼저 이동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군요.”양도형은 웃으면서 앞에 있는 커피를 들고 말했다.“세화 씨, 나는 이동혁이 S시의 명문 이씨 가문에서 쫓겨난 버림받은 아들이고, 정신병력도 있다고 들었어요.”“능력도 없으면서 다만 남의 명의로 사기를 쳐서 성세그룹 회장이 되었을 뿐이지요.”“또 남의 명의로 사기를 치는 걸 좋아해서, 여러 차례 진씨 가문을 위기에 빠뜨렸지요...”양도형은 세화를 바라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렇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폐물인데, 나는 진세화 씨가 도대체 이동혁에게 뭘 기대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남의 면전에서 자신의 남편을 폐물이라고 무자비하게 말했다.세화는 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양도형 씨, 나와 동혁 씨의 감정은 당신이 말한 그런 것들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그리고 우리는 전혀 친하지도 않아요. 당신과 내 사적인 일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세화는 되도록 빨리 양도형과 조건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만약 동혁의 안전이 걱정된 게 아니라면, 정말 그대로 일어나서 가 버리고 싶었다.양도형이 웃으며 말했다.“진세화 씨, 당신 어머니의 집안은 우리 양씨 가문과 대대로 교분을 이어왔어요. 어떻게 친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그리고 지난번 명성호텔에서 당신을 처음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설마 아직도 알아차리지 못한 건가요?”양도형은 다정하게 말하면서 세화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양도형 씨, 너무 지나치게 행동하지 마세요!”세화는 즉시 손을 집어넣은 세화는 분노한 시선으로 양도형을 바라보았다.‘내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가씨도 아닌데, 첫눈에 반한 것과 여자를 갖고 싶어서 환장한 건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어.’‘어떻게 양도형의 말에 속은 걸까?’‘더군다나 양도형이 나를 좋아한다고 해도 어쩔
“나도 진세화 씨 당신이 화내는 건 두렵지 않아요. 듣기 싫은 진실을 말해야겠어요.”“이동혁은 신분과 지위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지요. 이동혁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사정우에게 대들면서 버둥거리는 건가요?”“이런 미성숙하고 비이성적인 행위는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겁니다.” “당신과 가족들이 이 일로 얼마나 큰 영향과 스트레스를 받을지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겠지요...”양도형은 잠시 세화와의 관계를 한걸음 더 진전시키려는 충동을 억누르고, 조금도 거리낌 없이 동혁을 폄하하였다.세화는 묵묵히 들으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양도형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세화가 사정우에게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동혁은 확실히 자신을 대신해서 나섰다.그러나 동혁의 강경한 행동이 모순을 고조시켰다는 점은 확실히 부인할 수가 없었다.“진세화 씨, 지금 사정우의 분노는 이동혁을 향하고 있지만, 태반은 당신과 당신 가족들에게 발산될 겁니다.”“지금 동혁과 이혼하고 관계를 끊으세요. 또 내가 좋게 얘기하고, 적당히 배상한다면...”“내 체면을 봐서, 사정우는 당신네 가문을 용서할 겁니다.”양도형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동혁과의 두 번의 만남 모두 유쾌하다고 할 수 없었다. 상대방에게 거듭해서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기에!그래서 양도형은 일찍부터 동혁을 몹시 미워했다.지금 세화를 부추겨서 동혁과 이혼하게 만들려는 건 사실이지만, 동혁이 세화에게 차인 후의 처참한 모습도 보고 싶었다.‘그렇게 되면 속이 시원할 거야.’그러나 세화의 대답은 양도형을 실망시켰다.“양도형 씨, 당신이 말한 건 비록 사실이지만, 어떤 부분은 당신이 잘못 말했어요.”“동혁 씨는 나를 대신해서 나섰기 때문에 사정우의 미움을 샀어요.” “만약 동혁 씨가 없었다면, 사정우는 그때 나를 무참하게 핍박했을 거예요.”“당신은 동혁 씨가 성숙하지 못하고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할 자격이 없어요.” “보통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 부딪히면, 그 길밖에 갈 수 없어요.” “그렇지 않
“이동혁!”의자에 앉아 있던 양도형도 갑자기 나타난 동혁을 보자, 불쑥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그러나 곧이어 양도형의 얼굴에는 냉소가 드러났다.“사정우에게 미움을 사고도 멀리 도망가지 않았네. 결국 아직도 감히 H시에 남아 있었어.”“그렇게 죽고 싶은 모양이지!”양도형이 보기에는, 사정우를 경찰서 유치장에 집어넣은 건 미친 듯한 자살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이동혁은 틀림없이 가장 먼저 도망쳐야 해.’‘그래도 무의미할 거야. 아무리 아득히 먼 곳으로 도망치더라도 사씨 가문에서 이동혁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그런데 이동혁이 지금 감히 H시의 거리에 거들먹거리며 나타났어.’‘진짜 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말이야.’양도형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바로 세화의 앞에 간 동혁은 세화의 부드러운 뺨을 어루만졌다.“여보,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당신은 너무 예쁜 데다가 이 세상에는 여자에 환장한 인간이 너무 많아. 혼자서 하찮은 인간들을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비록 사업 이야기를 한다 해도 당신은 어쨌든 두 그룹의 회장이야.” “어중이떠중이가 찾아와도 당신이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 건 아니야. 수하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키워서 어디다 쓸 거야.”동혁의 타이르는 듯한 말을 들으면서, 세화는 그저 달콤하게만 느꼈다.세화는 일을 잘 마무리한 동혁이, 틀림없이 가장 먼저 세방그룹에 와서 자신을 찾았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내가 여기에서 양도형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두말하지 않고 달려온 거야.’“그래, 알았어, 다음에는 안 그럴게.”부끄러움에 세화가 얼굴을 붉혔다.동혁의 이 말을 들은 양도형은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다.더군다나 이 두 사람이 자신의 면전에서 이렇게 알콩달콩 달콤한 금슬을 과시하자, 더욱 화가 나게 만들었다.탁!양도형은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면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불을 뿜는 듯한 눈빛으로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X발, 똑똑히 말해. 누가 하찮은 사람이고 누가 어중이떠중이
갑자기 나타난 중년 남자의 관상을 보니, 충후하고 의리가 있으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지금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천용훈의 촬영팀을 향해 말했다.“쳇, 원래 쇼를 강제로 차지하고서 구조 작업을 지체되게 만드는 거야!”중년남자의 말을 들은 주위의 자원봉사자와 병사들은, 일제히 경멸하는 야유를 보냈다.‘이 고무보트는 천용훈 촬영팀이 직접 가져온 줄 알았는데, 원래 구호물자인 줄은 몰랐네.’이제는 모두들 더욱 화가 나서, 잇달아 즉시 촬영을 멈추고 고무보트를 양보하라고 고함쳤다.사람들이 일제히 핍박하자, 천용훈 촬영팀은 난처해졌다.울그락불그락하던 그 스태프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너희 가난뱅이들은 모두 입을 다물어!”“우리 천용훈 씨의 일은 하늘보다 더 대단해. 여기서 성가시게 개소리 하지 마!”사람들이 소리치자, 그는 또 고무보트의 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가 고무보트를 빌려서 쓰겠다는데 어쩔 거야! 당신 돈을 원하는 거 아니야? X발, 뭘 그렇게 정의롭게 말하는 척하고 있어!”“자, 내가 바로 돈을 보내주겠어. 20만원이면 충분해?”“부족하면 내가 2백만 원 줄게. 됐지! 빌어먹을 거지들. 우리 천용훈 씨 돈으로 당신을 때려 죽일 수도 있어!”오만함이 극에 달한 그 스태프는 정말 핸드폰을 꺼내서 바로 돈을 이체하려고 했다.화가 난 중년 남자가 귀밑까지 새빨개지면서 소리쳤다.“누가 네 더러운 돈이 좋다고 했어!”“나는 단지 사람을 구하고 싶을 뿐이야. 이 고무보트는 내 것이야. 빨리 노인과 아이를 보트에서 내리게 하고 보트를 돌려줘!”중년남자는 말하면서 고무보트 안의 아이를 안으려고 했다.짝!갑자기 그 스태프가 중년남자의 따귀를 때리면서 소리쳤다.“잘 대해 주니까 고마운 줄을 몰라! 꺼져!”“왜 사람을 때려!”분노한 중년 남자가 뺨을 가린 채 소리쳤다.주위의 자원봉사자들도 천용훈의 사람들이 이 정도까지 날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너를 때렸는데 어쩔 거야? 천용훈 씨에게 미움을 샀
“됐어요, 됐어. 성가시게 굴지 말아요.” “이 영감님이 왜 이렇게 쓸데없는 말이 많아? 우리가 돈을 안 준 것도 아닌데!”“얼른 찍어!”스태프들도 더워서 견디기 힘들었다. 게다가 더럽고 냄새나는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면 이상할 것이다.얼른 노인의 말을 끊었고, 입만 열면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노인은 임시로 구한 판자촌 주민이다. 원래 사회의 맨 밑바닥 계층의 사람이라 이런 사람들에게 감히 대들지 못하고 그저 서글픈 미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천용훈만 주변의 스태프들이 줄곧 자신의 시중을 드는 걸 즐기는 모습이었다.가끔씩 물을 마셔서 갈증을 해소했다. 또 수시로 화장도 고치면서, 수분을 보충해서 피부의 윤기도 지켜야 했다.이 촬영팀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주요 출구를 막는 바람에, 구조 작업을 하러 오고 가던 고무보트들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다.그러나 천용훈의 주변에는 탄탄한 체구의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서, 감히 따지러 오는 사람도 없었다.“여기, 여기 고무보트 좀 빨리 보내줘!”“한 노인이 집안에 갇혀 있어. 집안의 물이 이미 가슴까지 차올랐어, 빨리 구출하지 않으면 죽게 될 거야!”바로 그때 판자촌 골목에서 자원봉사자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도 따라서 긴장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긴장해도 소용이 없었다.지금 모든 고무보트가 긴급 구조에 투입된 상태였다. 모두 갇혀 있는 주민들을 태우고 있어서 빈 보트는 하나도 없었다. 여분의 고무보트가 있을 수 있겠는가!“이봐요, 당신들 그 고무보트는 광고를 찍고 있잖아요. 우선 좀 빌려 씁시다!”구조에 참여했던 한 병사가 재빨리 다가가서 천용훈 일행에게 말했다.천용훈 주변에 있던 촬영 스태프가 바로 고개를 돌리더니 눈을 치켜뜨고 소리쳤다.“당신이 빌리겠다고 하면 빌려줘야 되는 거야? 우리 천용훈 씨도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걸 보지 못했어? 저리 꺼져!”오만이 극에 달해서 병사에게도 욕설을 퍼부었다
“문제가 없으면 그럼 즉시 출발하세요!”장가연은 바로 동혁에게 자원봉사자용 레드 재킷을 던졌다.‘이미 준비도 다 해놓은 걸 보면, 내가 승낙하지 않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모양이야.’래드 재킷을 입은 동혁은 회사의 자원봉사자 10여 명과 함께 출발했다.“여러분은 구시가지 쪽으로 가세요. 그곳에는 판자촌이 많은데, 이번에 큰 피해를 입어서 많은 시민들이 갇혀 있어요.”“에휴, 새 시장이 취임하면 구시가지를 재개발할 거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언제 시작될지도 모르지...”H시상공회의소에서 설립한 한 사회복지단체에서, 동혁과 이런 자원봉사자들의 지휘와 조정을 맡고 있었다.자원봉사자 등록을 마치고 이들은 구시가지로 향했다.“구시가지 그쪽은 더럽고 지저분해. 물이 차면 틀림없이 오수가 범람할 텐데, 어떻게 우리를 저쪽으로 보낸 거야.”“이 사장님, 어쨌든 우리 회사 사장님이잖아요. 영향력을 발휘해서 좀 쉬운 일을 맡아서 하게 해주지 않으셨어요!”“용어에 주의하세요. 저는 전 사장이고, 지금은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근로자입니다...”“됐어, 원망하지 마, 뭘 기대한 거야? 어차피 쇼를 하는 거야. 천천히 늑장을 부리면 돼.”구시가지에 배정되었다는 말을 듣자, 원화투자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불만을 내비쳤다.그들은 원래 동혁과 함께 쇼를 하러 온 건데, 전 사장인 동혁을 제외하면 회사 경영진은 한 명도 없었다.직원들은 모두 투자에 정통한 엘리트들이라서, 일반 직원들과 달리 마음속에 오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사무실에 앉아서 커피나 마시고 있으면 얼마나 좋아?’‘지금은 되려 궂은 일을 하거나 가장 더럽고 나쁜 곳에 가야 하니.’당연히 원성이 가득했다.동혁은 이 직원들을 힐끗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이런 불평이 해고할 정도는 아니라 해도, 이 사람들의 이미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앞으로 사람을 쓸 때, 틀림없이 반영될 거야.’판자촌에 와 보니 역시 이곳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원래 저지대라서 물이 허리까지 차서 계속 차
말이 마친 동혁은 곧바로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어서 H시 군부에서 병력을 보내 지원하도록 했다.동혁은 밤새 시장실에서 구조 계획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시의 직원들도 모두 동원되어 홍수 방지와 긴급 구조에 투입되었다.“시장님, 밤을 새우셨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좀 쉬시지요.”임창호가 핏발선 눈으로 동혁을 보면서 말했다. 임창호도 사실 밤을 꼬박 새웠다.“그래요, 임 부시장님과 원 부시장님 두 분도 교대로 좀 쉬세요.”동혁은 일어서면서 임창호의 어깨를 두드렸다.‘어젯밤에 이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대처했어. 비록 노회한 행정가들이라 해도,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는 여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어.’시청을 떠난 동혁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잠도 좀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전화를 한 통 받았다.[이 회장님,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회사로 한 번 회사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의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혁은 장가연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동혁은 더 이상 원화투자회사에 가 본 적이 없었다.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결정에 불복한다고 여길 것이다.“내가 곧 갈게요.”동혁은 다시 원화투자회사를 향해 출발했다.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일부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시민들이 줄을 묶고 지나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한번 보세요!”장가연을 보자마자 동혁에게 한 무더기의 신문을 주었다.“이게 뭔가요?”동혁은 호기심에 신문을 뒤져 보았다.[H시, 100년 만에 큰 폭우! 스나이더국제병원 등 5개 병원은 가장 먼저 의료진을 조직해서 긴급구조에 나섰다. 그 뒤의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들은 눈물을...][스나이더국제병원 홍보대사인 인를루언서 천용훈, 구조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훈훈한 감동!][하늘은 무정해도 인정은 살아 있어! 오늘 사람들은 리성투자회사 자원봉사자 팀에 감사를 표해...]...10여 개의 신문 기
“안전을 위해서 부사장님께서 바로 S시로 돌아가실 것을 건의합니다...”비서가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S시로 돌아가? 왜 돌아가야 해? '오한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멀지 않은 곳의 한 빌딩 옥상의 광고판이 강풍에 거리로 떨어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한민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나 오한민을 위해서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가 닥쳤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이번에, 바로 그 어린 시장이 직접 와도, 이 오한민의 손에서 다섯 개의 병원을 내놓게 하지는 못해!”오한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이 순간, 오한민은 새 시장조차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반대편.동혁은 빅토리아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폭우가 들이닥치자, 귀가할 생각을 포기해야 했다. 동혁은 바로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임 부시장님, 원 부시장님, 이번 폭우는 좀 갑작스럽네요. 우리 시의 배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임창호와 원성배를 불러서 동혁이 직접 물었다.이번 폭우는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규모도 너무나 거대했다. 이전에 H시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동혁은 가장 먼저 이상한 점을 느꼈다.“시장님, 기상예보에서 이번 H시에 닥친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다고 합니다. 아마도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임창호와 원성배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견딜 수 없다니요? H시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관한 일인데, 그저 견딜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입니까?”동혁의 앞에 있던 두 부시장은 곧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임창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시장님, H시는 기초 건설공사가 원래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 시스템은 더욱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았아서, 많은 하수도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예년에도 매번 큰비가 내릴 때마다 H시는 이틀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3대 가문을 타파한 후, H시의 경영 환경은 가까스로 다소 호전되었다.동혁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다시 사람들의 선동에 이용되면서, H시 민영기업들 사이에서 공포심이 조성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이동혁,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오한민은 화가 나자 헛웃음이 나왔다.그는 당연히 동혁의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알량한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동혁이 성공을 시기한다고 생각했다. 리성투자회사의 수중에서 이 사립병원들을 빼앗아서, 동혁이 꿀꺽 삼키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오한민은 동혁의 뒤에 있는 7개 부서의 수장들을 힐끗 보고는 냉소했다.[말해봐, 이건 너 자신의 뜻이야, 아니면 네 뒤에 있는 사람의 뜻이야?]오한민은 비록 여러 차례 자신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혁이 7개 부서를 부르고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게 만든 건, 결코 동혁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막후에 숨은 거물이 나와 이동혁의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동혁을 무기로 삼았을 거야.’동혁은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무심코 말했다.“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말은 이미 너에게 전했어. 듣든 안 듣든 그건 네 일이야.”동혁이 말을 마치자,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오한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봉인을 붙여!”황성민 등에게 지시한 뒤 동혁은 곧장 빅토리아병원을 떠났다.곧 빅토리아의 병원의 현관에 봉인이 붙었다.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문제는 모두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다.빅토리아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당연히 이 사람들도 처리해야 했다.일반 직원들은 잠시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동혁도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빅토리아병원이 곧 이름을 바꾼 뒤 다시 문을 열 것이니, 직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했다.시장 자리를 대신 맡은 뒤에는 동혁이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예전처럼 일만 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