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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항난그룹 사람

Author: 우주멍
모처럼 원강조의 말이 동혁의 마음에 쏙 들었다.

동혁이 말했다.

“그래, 여보는 가족들과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 내가 여기서 일처리를 다하고 바로 위로 올라갈게.”

“하하, 그 일처리가 다 끝나고 과연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나 있을까?”

원강조는 동혁의 말을 비웃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어도, 저 놈이 억지로 태연한 척하는군.’

세화는 좋지 않은 안색으로 원강조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혁을 위층으로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아래층에서 더 이상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그 성질 좀 죽이고.”

“수 사장님, 저희랑 같이 올라가시죠.”

세화는 아래층에서 수소야가 원강조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

하지만 수소야는 고개를 저었다.

“고맙지만, 괜찮아요.”

“동혁 씨는 오늘 밤 저 때문에 원 이사님과 이런 문제가 생긴 거예요. 원 부장님이 도착하면 제가 그분에게 잘 말씀을 드릴게요.”

수소야가 큰 결심을 하고 말했다.

‘오늘 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동혁 씨의 안전을 지켜야 해.’

“그럼, 알겠어요.”

세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류혜진 등을 따라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류성중에게 도움을 구해 다시 내려와 동혁을 구하고 싶었다.

“쯧쯧, 부부는 원래 바늘과 실 같이 붙어있어야 정상인데, 큰 문제가 생기니 각자 떨어지네.”

“네놈은 아내가 널 두고 저리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나 보지?”

원강조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도 세화에 대한 동혁의 신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동혁은 그저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 아버지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얼마나 날 기다리게 하는 거야?”

“아직도 건방지네. 아주 빨리 죽고 싶어서 그래?”

원강조가 화가 나 핏대를 올리며 말했다.

“이봐, 걱정 마, 원 부장님은 곧 도착하실 거니까. 오늘 밤에 널 완전히 죽여줄 거야.”

“정말 버릇이 없네. 시청의 원 부장님이 어떤 분이신데, 지금 네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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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소리지? 지금 날 저주하는 거야?”동혁의 말을 들은 양도형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일전에 원화투자회사에서 2000억의 투자를 받으려고 했을 때 이놈에 의해 투자가 중단됐었어.’‘그런데 지금 내가 N도 외부의 항난그룹 대리점 운영권을 얻으려고 하니까, 이놈이 뭐? 가질 수 없을 거라고 저주를 해?’예전의 원한과 현재의 분노가 합해져 양도형은 화가 들끓었다.“저주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양도형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 그대로 세화를 끌고 가려고 했다.“거기 서! 가지 말고 무슨 뜻인지 똑바로 말해.”화가 난 양도형이 동혁을 붙잡고 소리쳤다.류성중은 어제 동혁의 실력을 직접 본 뒤라 괜히 양도형이 이번에도 손해를 볼까봐 재빨리 말했다. “그만해, 도형아. 저렇게 마음도 못된 쓸모없는 인간이랑 괜히 힘 뺄 거 없어.”“만약 저주에 정말 힘이 있으면, 네 성신제약은 이미 적들에게 100번도 넘게 파산했어.”“그냥 비아냥거리는 거뿐이야. 괜히 네 입까지 더럽히지 마.”“어차피 저놈과 넌 수준이 다르니까.”류성중은 동혁을 가차없이 비꼬았다.마치 양도형을 돕는다는 것보다는 동혁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는 편에 더 가까웠다.“부이사장님 말씀이 맞아. 내가 당신 같은 인간과 괜히 다툴 필요가 없지.”양도형은 동혁을 바라보며 냉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급하게 아내를 끌고 가려고 하는 거지? 뭐 무서운 일이라도 있나?”“아무래도 내가 원 부장님에게 네놈을 놓치지 말라고 알려야겠어.”이렇게 말하면서 양도형은 휴대폰을 꺼내 원성배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세화가 화를 내며 말했다.“양 사장님, 우리 일이 대체 사장님과 무슨 상관인데 이러죠?”세화 또한 동혁 자신과 미리 도망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양도형이 전화를 걸려는 모습을 보고 두려워졌다.류성중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세화야, 네가 이렇게 그놈을 보호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원 부장님은 원래 성질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7화 대리점 운영권

    이 말을 듣고 막 가려던 세화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래, 양 사장의 성신제약은 설립한 지 이제 막 2년이 되었어. 그럼에도 현재 규모로까지 성장한 건 개인의 능력만으로 이루기에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야.’ ‘게다가 양 사장이 외삼촌과 함께 H시 시청의 3인자인 원 부장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단지 류씨 가문과의 관계가 좋다는 이유라기엔 부족해.’ “말해보세요. 조건이 있겠죠?” 세화는 입을 열어 물었고, 지극히 사업상 하는 대화의 태도를 보였다. 양도형은 웃으며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늘 밤의 일로 세화가 동혁에게 분명히 매우 실망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세화를 차지할 생각이 있었지만 서두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럼 거래를 할까요?” 양도형이 말했다. “진 회장님과 백항남 전 항난그룹 회장이 오랜 동창이라면서요? 요즘 항난그룹이 재건에 성공한 후 신약을 출시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고 하더군요.” “우리 성신제약은 그 N도 외부의 항난그룹 대리점 운영권을 따낼 계획이에요.” “그래서 진 회장님께서 절 도와주셔서 항난그룹의 회장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만약 진 회장님이 직접 이 협업을 성사시켜 주실 수 있다면, 단지 제가 몇 마디 말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직접 원 부장님에게 당신 남편에 대한 문제를 덮고 넘어가게도 할 수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세화의 표정이 좀 이상하게 변했다. ‘어젯밤에 양 사장은 동혁 씨 앞에서 자신이 원화투자회사에서 2000억 투자를 따냈다고 자랑했지만, 동혁 씨가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인 줄도 몰랐잖아.’ ‘그런데 지금은 다시 N도 외부 항난그룹의 대리점 운영권을 따고 싶다고?’ ‘설마 동혁 씨와 항난그룹이 어떤 관계인지 또 모르는 건가?’ 세화가 입을 열어 말했다. “양 사장님, 방금 저희 남편과 함께 서 있던 그 여성분이 바로 항난그룹의 수소야 사장이라는 걸 몰랐나요?” 이 말을 하는 세화는 마음속으로 양도형이 확실히 정말 바보 같은 인간이라고 생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6화 자업자득

    짝!동혁은 천진의 멱살을 잡아 뺨을 세게 때렸다. 천진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퍽! 퍽!동혁이 또다시 몇 차례 주먹질을 하니 천진은 입에서 피를 뱉었다. 그제야 동혁은 축 늘어진 개 같은 천진을 바닥에 ‘쾅’하고 내던졌다. 천진은 동혁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땅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앞으로 기어갔다. “임 부시장님, 원 부장님, 각 책임자 분들, 전 천진입니다. 바로 천대명의 아들이요.” “이 바보가 사람들 앞에서 저를 이렇게 때리고 있잖아요. 제발 여러분들이 이놈을 막아주세요. ” “잡아서, 이놈을 잡아서 족쳐야...” 기어가면서 천진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러나 주위의 모두는 냉담하게 그를 쳐다보았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천진은 동혁이 자신을 폭행하고 있는데 H시의 고위 공무원들이 왜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는 이번엔 수소야를 향해 울부짖었다. “소야야, 내가 잘못했어. 돈에 눈이 멀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정말 미안해.” “그러니 당신이 이동혁에게 그만 때리라고 해줘. 더 맞으면 내가 죽을 거야.” “소야야, 단 하루 부부라도 그 정이 깊잖아. 우리가 무려 2년 동안 부부로 지낸 것을 봐서라도 제발...” 그러나 수소야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냉담했고 조금의 변화조차 없었다. 그녀가 느끼는 슬픔이 커서 천진에 대한 애정이 죽은 지 오래였다. 그녀가 천진에게 여러 번 기회를 주었지만, 상대방은 이를 소중히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천진, 죽더라도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수소야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녀는 이미 천진을 완전히 포기했다. ‘오늘 만약 동혁 씨가 아니었다면, 난 원강조의 뜻대로 당해서 이 자리에 이렇게 무사히 있지도 못했을 거야.’ 퍽!동혁의 발길질이 천진의 몸을 뒤집었다. 천진은 고통에 절망하며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이동혁, 그래, 날 그냥 산 채로 때려죽여. 죽이라고! ” 동혁이 천진을 내려다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5화 정계의 대지진

    “시, 시장님?” 원성배를 제외하고 원강조 등과 임창호와 함께 온 각 부서 책임자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기 이 젊은이가 그 H시 시장 대행?’ 수소야도 멍해졌다. ‘동혁 씨가 갑자기 어떻게 시장이 된 거야?’ 하지만 동혁 앞에서 보인 임창호와 원성배, 이 고위 공무원 둘의 태도를 보고 사람들은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임창호 뒤에 있는 각 부서 책임자들이 모두 와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머릿속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는 상관없이 그들은 일단 이 새 시장 앞에서 잘 보여야만 했다. 풀썩! 아까 전 원강조를 따라 동혁을 조롱했던 두 부서의 공무원들은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바로 달려와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시장님, 잘못했습니다. 저희가 큰 무례를 범했습니다.” 두 사람은 아까 동혁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을 생각하며 놀라 손바닥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계속 때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스스로 뺨을 때리자 원강조도 덩달아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 시장님, 저희는 정말 시장님인 줄 몰랐습니다.” “그만!” 세 사람이 자기 앞에서 울부짖자 동혁은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호통을 치며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공무원이라면서 전혀 공무원답지 않고, 사람으로서도 됨됨이가 별로야.” 동혁은 고개를 돌려 5개 부서의 책임자들을 바라보았다. “여기 이 세 사람 말고도 룸 안에 두 사람 더 있어요.” “어떻게 처분할지는 여러분들이 알아서 결정하세요.” 의약품관리청 청장은 원성배의 눈치를 봤다. 원성배가 H시 시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지위에 있어서 원강조는 평소 청장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뭘 눈치 보고 있어요? 원칙대로 처리하세요.” 누구보다도 원성배가 지금 가장 크게 동혁의 눈밖에 나게 생겼다. 그는 그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강조의 처분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괜히 잘못 나섰다가는 나와 강조 모두 해고될 거야.’ 이 생각을 하고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4화 이동혁 시장

    풀썩! 원강조는 몸을 뒤척이고 일어나 동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이 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원강조는 울부짖으면서 동혁의 눈치를 몰래 살폈다. 원강조와 함께 있던 그 두 부서의 공무원도 다리를 떨며 동혁을 보고 있었다. 그들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동혁의 신분이 그저 단순히 항난그룹 회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높은 지위에 있는 원성배가 동혁의 몇 마디 말에 놀라서 사람들 앞에서 아들인 원강조를 때려 비굴하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네 잘못은 이따가 다시 얘기하자고.” 동혁은 원강조 앞에 서서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선 천진은 어디에 있지?” 원강조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회장님, 그건 저도 모릅니다. 오랫동안 그 개X식을 본 적이 없어요. 그놈 아버지 천대명이 최근에 사고를 당했는데, 그 후에 누군가를 피해 다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나쁜 놈은 분명 H시에 있을 겁니다.” ‘천대명? 이런, 하마터면 그 사람을 잊을 뻔했네.’ ‘그 늙은이는 그때 킬러에게 죽이라고 했지만, 조 경감에 의해 비밀리에 갇혀 있잖아.’ ‘그렇다면 천진은 분명 천대명에게 일이 생겨서가 아니라 나를 피해 다니고 있는 거군.’ 하지만 동혁은 원강조에게 자세한 건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동혁이 냉정하게 말했다. “그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 “날 처리했다고 하고.” 동혁은 재미있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번 천진이 이런 방식으로 수소야과 마리를 호랑이 굴에 끌어들였었는데, 이번에는 동혁이 반대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알겠습니다.” 원강조는 휴대폰을 꺼내 무릎을 꿇은 채 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조 형님?] 바로 천진이 전화를 받았다. [하하, 역시 형님은 일처리가 아주 빠르다니까. 항난그룹 제약공장이 생산 중단 명령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나도 이미 다 들었어.] [어때? 수소야, 그 천한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3화 아버지와 아들

    원성배에 비해 동혁의 목소리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다. 동혁이 상대방을 등지고 있어서 원성배는 동혁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네놈이 그 항난그룹 사람이라고? 넌 누군데?” 원성배의 바늘 같이 날카로운 시선이 순간 동혁에게로 향했다. “당장 몸을 돌려. 등 돌리고 서서 뭐 하는 거야? 어디 한번 보자. 감히 어떤 놈이 H시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날뛰는지.” ‘역시 아버지야. H시 시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분답게 저 넘치는 패기. 기세가 벌써 남다르잖아. 저 데릴사위 놈도 아마 놀라서 오줌을 지렸을 거야.’ 원강조는 원성배의 터프한 모습에 감탄했다. 그때 동혁이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원성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전 항난그룹의 회장입니다만, 원 부장님이 과연 제게 무슨 할 말이 있으실까요?” “당신은...” 동혁의 모습을 똑똑히 본 순간 원성배는 머릿속에서 “쾅”하고 충격을 받았는데 마치 큰 망치로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어떻게 이분이 그 사람일 수가?’ ‘원래 항난그룹의 회장이었어?’ 원성배는 점심때 맞은편에 있는 동혁과 이곳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셨기 때문에 도저히 동혁의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 원성배는 순간 머리가 텅 비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정신이 약간 회복했다. 원성배는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더니 원강조 등의 의아해하는 눈빛을 받으며 동혁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제, 제가 감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원강조 등은 계란도 단숨에 넣을 만큼 이미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들은 너무나 어리둥절했다. ‘그 대단한 H시 시청의 3인자 맞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패기가 넘쳤는데 지금 저 데릴사위 놈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다니.’원강조 등은 놀라서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동혁은 원성배를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원 부장님, 전 부장님 아들이 제멋대로 구는 게 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2화 항난그룹 사람

    모처럼 원강조의 말이 동혁의 마음에 쏙 들었다. 동혁이 말했다. “그래, 여보는 가족들과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 내가 여기서 일처리를 다하고 바로 위로 올라갈게.” “하하, 그 일처리가 다 끝나고 과연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나 있을까?” 원강조는 동혁의 말을 비웃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어도, 저 놈이 억지로 태연한 척하는군.’ 세화는 좋지 않은 안색으로 원강조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혁을 위층으로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아래층에서 더 이상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그 성질 좀 죽이고.” “수 사장님, 저희랑 같이 올라가시죠.” 세화는 아래층에서 수소야가 원강조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 하지만 수소야는 고개를 저었다. “고맙지만, 괜찮아요.” “동혁 씨는 오늘 밤 저 때문에 원 이사님과 이런 문제가 생긴 거예요. 원 부장님이 도착하면 제가 그분에게 잘 말씀을 드릴게요.” 수소야가 큰 결심을 하고 말했다. ‘오늘 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동혁 씨의 안전을 지켜야 해.’ “그럼, 알겠어요.” 세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류혜진 등을 따라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류성중에게 도움을 구해 다시 내려와 동혁을 구하고 싶었다. “쯧쯧, 부부는 원래 바늘과 실 같이 붙어있어야 정상인데, 큰 문제가 생기니 각자 떨어지네.” “네놈은 아내가 널 두고 저리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나 보지?” 원강조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도 세화에 대한 동혁의 신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동혁은 그저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 아버지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얼마나 날 기다리게 하는 거야?” “아직도 건방지네. 아주 빨리 죽고 싶어서 그래?” 원강조가 화가 나 핏대를 올리며 말했다. “이봐, 걱정 마, 원 부장님은 곧 도착하실 거니까. 오늘 밤에 널 완전히 죽여줄 거야.” “정말 버릇이 없네. 시청의 원 부장님이 어떤 분이신데, 지금 네놈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31화 류성중의 외면

    원강조의 말에 류성중의 표정이 조금 어색하게 바뀌었다. 대니얼은 이미 해리슨의 입으로 증명되었듯이 H국에 와서 사기를 친 사기꾼이었다. 그래서 그는 원강조의 말을 거들기가 어려웠다. “원 이사님, 대니얼의 일은 일단 제쳐두고 지금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시죠.” 류성중이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동혁이가 저와 친척 관계이긴 하지만 고위 공무원을 폭행한 건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예요.”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겁니다. 전 동혁이가 제 친척이라고 해도 동혁을 도와줄 마음이 없어요.” “그래서 원 이사님이 어떻게 처분하든 판단을 지지하겠습니다.” 류성중은 자신이 공명정대하다는 듯 말했다. 원강조는 갑자기 희색을 띠었다. “하하하, 부이사장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이사장님이 공직자로서 이렇게 사심을 버리고 모든 일에 공평하고 정직하게 일처리를 하시다니, 정말 저희 세대가 따라야 할 모범이십니다.” 원강조가 류성중을 치켜세우는 말을 할 때 세화 모녀의 걱정은 더 커졌다. ‘외삼촌이 도와주지 않으면, 원씨 가문의 보복을 우리 가족이 견딜 수 없을 텐데.’ ‘게다가 원 이사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픈데 상대방 아버지가 시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지위이니, 이제 어쩌지?’ “류 부이사장님, 절 이해해 주셨으니 저 또한 부이사장님을 곤란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원강조가 유성중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부이사장님은 먼저 위층으로 가 계시지요. 저희 아버지도 곧 도착할 겁니다. 빨리 문제를 다 처리하고 올라가서 함께 식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류성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뒤로 양도형이 따라왔다. 그는 사람들 곁을 지나갈 때 고개를 돌려 동혁을 힐끗 쳐다보며 얼굴에 비웃음을 가득 짓고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고 해결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성질만 더러워서 무식하게 주먹부터 앞세우다니.” “결국 자기 아내와 장모님이 굽신거리며 부탁이나 하게 하고, 역시 쓸모없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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