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국은 우영천에 감사하고 싶었지만 우영천은 차에 올라 떠나면서 기회를 주지 않았다.옆의 터미널 입구를 덩그러니 바라보던 이찬국은 쓴웃음을 금치 못했다. 역시 자신이 가장 어린 대신이어서 당당하게 말을 할 자격도 없었다.한숨을 쉰 이찬국은 처량한 모습으로 차를 타고 떠났다.터미널에 들어간 진루안은 계속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선 채 눈앞에서 발생한 일을 모두 눈으로 보았다.“천촉성의 문제가 적지 않은 것 같네.” 진루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대신들의 반응을 보면, 천촉성은 손복기한 명을 물러나게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야.’‘다만 이것들은 나와는 관계가 없어. 그들을 조사해서 처리할 권한도 이유도 없어.’‘결국 나는 구체적인 실권이 없어. 새로운 전신의 신분과 궐주의 지위, 군왕의 대우까지 있지만 실권은 오히려 재상보다 못해.’반 시간이 지난 후 연이어 이륙한 20대의 전용기는 건성 동강시로 곧장 달려갔다.진씨 가문이 건성으로 이전한 같은 시간, 모든 용국의 최고위층들은 모두 이 소식을 들었다.경도, 손씨 가문의 저택, 손하림의 서재.“아버지, 진루안과 진씨 가문이 이미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이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손태경은 원한이 가득한 얼굴로 이를 갈며 말한 손태경은 진루안을 언급하면서 이 자를 죽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했다.‘홍보부 건물에서 사람들 앞에서 나를 폭행해서 우스개거리로 만들었고, 또 잠시 자리도 잃게 만들었어.’곧 50세가 되는 손태경은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책을 뒤적거리는 손하림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어서 기쁨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었다.“아직 때가 되지 않았어, 조급해하지 말아!”평범한 말투로 한마디 한 손하림이 표면상으로는 자신의 장남인 손태경을 보았다. 그 말을 들은 손태경은 마음을 놓았다. ‘아버지가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으면 돼.’‘일단 기회가 오면 그들 손가는 반드시 진루안을 죽게 만들 거야!’자룡각, 국왕 사무실 안.펜을 잡고 뭔가 쓰려던 조의는 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조의는 불쾌해진 조의가 노발대발하며 한성호를 노려보았다.한성호는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입을 열었다.“국왕 전하, 이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입니다. 그동안 진루안은 먼저 서남 국경에서 위세를 떨치고 또 M국에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제 진씨 가문이 귀속되었고 조금 있으면 세계 전신 대회가 있을 겁니다. 만약 진루안이 5연패를 한다면, 진루안의 명성은 국왕 전하에 비해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겁니다.”“그때 비록 진루안 자신이 다른 마음이 없더라도, 진루안을 따르는 사람들도 다른 생각을 품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전대 왕조가 어떻게 멸망했는지 모르시겠습니까?” 한성호는 초조한 얼굴로 국왕 조의에게 충고했다.“건방지다!”쾅!얼굴에 노기가 가득한 채 책상을 두드린 조의가 포효하며 한성호를 노려보았다.한성호는 결국 두려워하는 기색을 띠고 황급히 말했다.“저도 국왕 전하를 위해서 고려한 것입니다. 저는 전하의 비서이니 반드시 전하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진루안은 다른 생각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진루안이 줄곧 고립무원의 신세가 되기로 선택한 것은 그의 총명한 점입니다.”“저렇게 신분과 명예를 아끼고, 이익을 좇으면서 해를 피하는 걸 좋아하는 데다가 아직 이렇게 젊습니다.”“국왕 전하, 진루안은... 26살밖에 안 되었습니다. 적어도 40년의 좋은 기회가 있으니, 전하께서 어쩔 수 없이 막아야 합니다.”“진루안의 죄는 미래에 있습니다.”이렇게 말한 한성호는 곧 무릎을 꿇고 피를 흘릴 것 같았다.국왕 조의의 얼굴에서 노기가 점점 줄어들면서 눈빛은 점점 날카로워졌다.“이 일은 다른 사람과 말해서는 안 돼.”“예, 전하.” 한성호는 갑자기 크게 기뻐하는 표정으로 얼른 예를 갖추면서 대답했다.국왕 조의는 안색이 약간 걱정되는 기색이었다. 다만 눈 밑의 그 긴장은 아무리 해도 해소되지 않았다. 비서 한성호는 또 가장 중요한 점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진루안의 스승이 백무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씨 가문은 달라. 진씨 가문은 당시 고대무술계 강호의 3대 가문 중 하나로 그 자체로 너무 많은 전설과 함의를 가지고 있어.”“지금 진루안은 한 가문의 가주가 되었어. 이것은 손하림이나 나와 다를 바가 없어.”“이것이야말로 국왕이 가장 용납할 수 없는 일이야. 다만 짧은 시간 안에 국왕이 진루안에게 어떻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시간이 길게 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거야.”이천상의 말끝마다 이호비는 마음을 졸여야 했다. 아버지의 이런 분석을 들으면서 진루안은 더욱 위험이 겹겹이 쌓였다고 느꼈다.‘설마 진루안이 그걸 이해 못 하겠어? 도대체 왜 이 멍청한 수를 두었을까?’‘더욱 두려운 것은 진루안이 진씨 가문을 국왕의 눈 밑에 있는 경도가 아니라 건성에 배치했다는 점이야.’‘진루안, 너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건성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거야? 진정한 한쪽의 패자가 되려는 거야?’‘건성에는 돈이면 돈 사람이면 사람, 진루안의 바탕과 밑천이 너무 많이 있어. 게다가 진씨 가문이 이후에 건성에 자리를 잡으면, 그 안에는 너무 많은 문제가 생길 거야. 진루안은 느끼지 못하는 건가?’이호비는 진루안이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처럼 높은 자리에 있을 수도 없었다.“앞에 위험이 있는 걸 알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가고 있어. 진루안의 이번 행동은... 종잡을 수가 없어.”이천상이 고개를 저었다. 그가 분석한 그런 것들은 필연적으로 진루안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진루안은 여전히 이렇게 했어. 도대체 왜 그렇게 했는지 알 수가 없어.’‘그러나 어떻게 하더라도 국왕 조의에게 있어서 이는 참을 수 없는 일이야. 진루안은 정말 눈이 멀었어. 설사 어떤 수가 있다 하더라도 완전히 멍청한 수야.’“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진루안이 분수를 파악해고 국왕이 꺼리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어.”찻잔을 든 이천상이 위에 뜬 찻잎을 불었지만, 찻잎이 아래로 떨어졌던 찻잎은 잠시 후에 또 위로 올라왔다.이 찻잎의 사
고개를 숙인 이호연이 또 무기력하게 트림을 몇 번 하자 술기운이 가라앉았다.“예, 손대평하고요.” 이호연이 성실하게 대답했다.이호비가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손대평은 어떤 자야, 그는 표면상으로는 손하림의 장손이야.’‘게다가 손대평은 더욱 연예계의 총책임자로서 거의 3분의 2의 연예계 자원을 관장하고 있어. 이 바보 같은 동생이 그 온몸에서 구린 악취가 나는 인간하고 어떻게 술을 마시게 된 거야?’‘설마 손대평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내 동생을 이용해서 진루안을 상대하려는 건 아니겠지?’진루안과 손씨 가문이 적이라는 것도 비밀이 아니라 모두가 다 알고 있다.손대평도 진루안과 많은 모순과 원한이 있다는 걸 이호비도 잘 알고 있었다.이천상이 이호비에게 눈짓을 하자, 아버지의 뜻을 깨달은 이호비가 이호연에게 다가가서 그의 귀를 잡고 서재로 갔다.“아, 아파요, 형님, 아파요!”“아픈 줄 알아? 네가 함정에 빠지면 귀가 아픈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서재에 가서 오늘 손대평과 네가 한 얘기들을 모두 말해!”이두 형제가 서재로 걸어가는 것을 본 이천상은 미소를 지었다.다행히도 이씨 가문에는 이호비도 있다. 이천상은 큰아들 이호비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앞으로 기회가 오면 그의 뒤를 있게 될 것이다.‘단지 진루안 같은 뛰어난 자를 쫓으려는 건 생각도 해선 안 돼.’‘용국 전체에서 진루안과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북관성의 그 북정왕이야.’‘그 외에 젊은 세대에서는 우열을 가릴 만한 사람이 없어.’‘물론 진정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과 국왕의 왕자들은 차치하고 말이야.’“진루안, 네가 이 바둑에 큰 걸 걸었구나. 다만 이 바둑에서 네가 얼마나 많은 바둑돌을 먹을지 모르겠어!” 이천상은 두 눈을 꼭 감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 빼어난 계략을 최종적으로 추측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아 봐야 두세 명에 불과할 거야.’이씨 가문에서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당연히 이천상이 지금 마음속으로
“진 선생님,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황지우를 데리고 온 마영삼은 진루안의 앞에 서서 웃는 얼굴로 진루안에게 보고했다.진루안은 앞서 진씨 가문 사람들이 묵을 곳을 찾기 위해서, 마영삼에게 적어도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면 진씨 가문이 먼저 동강시에 머무를 수 있고, 그 후 진루안은 돈을 들여 진씨 가문 사람들의 저택을 건설하면 된다.다만 잠시 머무를 곳을 찾는 것이기에, 이것은 동강시 지하세계의 보스인 마영삼에게는 아무 어려움도 없었다.“어딥니까?” 진루안은 동강시에서 진씨 가문 자제들을 맞이하는 50대의 버스를 보면서 마영삼에게 물었다.마영삼이 웃으면서 계속 대답했다.“진 선생님, 아직 철거하지 않은 오래된 학교입니다. 학교를 간단히 손을 봐서 2천여 명을 수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그럼 됐어요. 진씨 가문 사람들의 집을 지을 시간만 지내면 돼요.” 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영삼의 조치에 만족했다.만족스러운 기색을 드러낸 진루안의 표정을 보고 마영삼도 한숨을 돌렸다. 하루 종일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았고, 진루안이 만족했으니 된 것이다.황지우가 마영삼의 옆을 따르고 있었다. 지금 황지우는 더 이상 단순한 지우 형님이 아니다. 비록 아직 마영삼 아래 4대 금강의 수장이지만, 지금 황지우이야말로 진정한 동강시 지하세계의 보스라고 할 수 있다.왜냐하면 마영삼의 세력이 이미 이웃한 통주시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통주시의 지하세력은 모두 마영삼에 의해 정리되어 재편성되었고, 지금 마영삼은 이미 두 시의 보스였다.그러나 그렇다 해도 황지우의 기질은 적지 않게 변했다. 지난날 그 어린 노란머리 청년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황지우의 진루안에 대한 존경심만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진 선생님, 진씨 가문의 정착지로 삼을 수 있는 곳을 건의하겠습니다!”황지우가 일어나 진루안을 향해 말했다.마영삼은 웃으며 자리를 황지우에게 양보했다. 그는 황지우가 지금 진루안이
“좋아, 그럼 그 산을 선택하자. 그 산은 이름이 있어?” 진루안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대답했다.“진 선생님, 그 산은 이름이 없는데, 진 선생님이 하나 짓는 것이 어떻습니까?”“이왕 이렇게 된 이상 진산이라고 부르자.” 진루안은 잠시 생각한 진루안은 바로 이 이름없는 산을 진산이라고 지었다. 진씨 가문의 마을이 진산에 있으니 딱 맞았다.“진산, 좋아, 진산이라고 부르자!” 방금 줄곧 세 사람의 대화를 방청하고 있던 진봉교가도 참지 못하고 나섰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어르신, 안녕하세요!”진봉교가 걸어오는 것을 본 마영삼과 황지우가 얼른 먼저 외쳤다.‘일찍이 진 전생님의 할아버지의 얘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지만, 줄곧 실물을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본 셈이야. 역시 진 선생님의 할아버지답게 범상치 않은 인물이야. 70세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푸른 소나무처럼 자세가 꼿꼿해.’“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우리가 귀찮게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진봉교는 웃는 얼굴로 손사래를 치면서 두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비록 그는 이 두 사람이 모두 자신의 손자의 사람이고, 모든 것이 손자가 위주라는 걸 알고 있지만 어쨌든 감사의 말을 해야 했다. 이것도 아랫사람을 부리는 기술이다.진봉교의 말은 마영삼과 황지우를 모두 놀라게 했다. 비록 자신들이 이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할아버지의 감사 인사를 받을 수 있어서 여전히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느꼈다.“어르신, 아닙니다. 이것은 저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마영삼은 미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진봉교를 향해 손사래를 쳤다. 과분한 찬사를 받고 몸둘 바를 몰라 하는 표정이었다.“됐어요, 할아버지, 이 두 사람은 모두 남이 아니니까 그런 말씀을 하실 필요 없어요.”“할아버지는 차를 따라 가세요, 제가 곧 갈게요!”진루안은 진봉교에게 사양하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남이 아니라는 말도 마영삼과
다행히도 진루안은 그들 진씨 가문의 가주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남에게 빌붙어 산다는 그런 이상한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여기가 바로 그들의 집, 진씨 가문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본 진루안은 자신이 이렇게 눈썹을 찌푸려서 틀림없이 사람들 마음속에 생각이 좀 많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살을 펴고 미소를 짓고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두들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매번 문제를 생각할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결코 즐겁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할아버지께서 가주의 자리를 제게 맡기셨는데,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진씨 가문의 향후 대외적인 발전 문제입니다.”“그러나 외부의 적을 물리치려면 반드시 먼저 내부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만약 내부의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대외적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안정시킨다고? 어떻게 할 거야?”“가주가 주로 우리에게 손을 대겠다고?”“이게 맞는 건가?”진루안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에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약간의 불안과 긴장이 담겨 있었다.그들 모두는 진씨 가문의 고위층으로 이전에는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댈 수 있었다. 그러나 진루안이 가주가 된 후에 앞으로 고위층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자 그들의 마음도 배짱이 없어졌다.지금 외부의 적을 물리치려면 반드시 먼저 내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진루안의 이 한마디에 바로 넋이 나간 채, 어찌할 바를 몰라서 마음속에는 공포만 남았다.“조용히 하세요!” 이들이 의견이 분분한 채 시끄럽게 떠들자, 진루안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갑자기 사무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누구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모두 진루안만 바라보았다.그 자리에서 유일하게 담담하고 태연자약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진봉교와 일찍부터 자신을 잘 아는 원로들. 특히 대원로인 진룡강과 2원로인 진룡수였다.‘이미 8,90세가 된 그들은 이미 계속 자리를 차지할 필요가 없어. 아무래도 후
‘이 원로들은 통제된 게 아닐까? 만약 통제당했다면 원로들이 눈을 깜빡일 거야.’ 적지 않은 젊은 자제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나 일부 세심한 자제들은 그 차이점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진씨 가문이 지금 아주 크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는 바로 진루안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이 원로들이 말을 잘하게 된 것이 아니라 진씨 가문에 더욱 강한 사람이 나타났고, 이 사람은 여러 원로들이 도도하게 쳐든 머리를 숙일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가주, 우리 원로들은 늘 진씨 가문을 위해서 없어지지 않는 기초를 닦아놓은 공로가 있으므로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처리할 수 없습니다.”일어서서 예를 갖춘 진봉교가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심각한 어투로 말했다.‘봐봐, 저 두 사람의 호흡은 정말 조금도 서툴지 않아.’한쪽에 서 있던 진봉한은 진루안과 진봉교 사이의 조화를 보면서 입을 삐죽거릴 수밖에 없었다. 몇몇 원로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들은 모두 씁쓸하게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진봉한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루안의 뜻은 아주 분명했다. 그것은 바로 진씨 가문이 지금 너무 늙었기 때문에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낡은 것을 밀어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몰락할 뿐이다.그는 가까스로 진루안을 집주인의 위치에 올렸기에, 진봉한 그는 어떤 의외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진루안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그는 지지했다.진루안은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지극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안심하세요. 진씨 가문에서는 공을 세운 사람이 결코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오늘부터 진씨 가문에는 최고원로의 자리를 두겠습니다. 진봉교가 제1 최고장로를 맡고, 진룡강이 제2 최고장로, 진룡수가 제3 최고장로, 진봉모가 제4최고장로, 진봉철이 제5 최고장로, 진봉영이 제6 최고장로를 맡습니다.”진루안은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계획했던 구조를 천천히 선포하였고, 원로들이 물러난 이후의 지위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