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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2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당신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

“설 씨 집안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데도 그걸로 모자라?”

“그래서 이젠 은아의 돈까지 훔쳐 쓰려고 하는 거야?”

“그 돈으로 뭘 할 생각이야? 설마 내연녀 명품백이나 사 주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김나나는 싫은 티를 팍팍 내며 하현을 도둑만도 못한 남자 보듯 헐뜯었다.

은행 직원들과 고객들도 모두 하나둘씩 고개를 갸웃거리며 데릴사위 주제에 주제를 모른다는 둥 저마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얘기 다 끝났어?”

하현은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 말 다 했으면 저리 가. 업무 방해하지 말고!”

만약 상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하현은 벌써 뺨을 후려갈겼을 것이다.

“경고하는데! 잘 들어!”

“3일 주겠어!”

“3일 안에 은아 곁에서 사라져!”

“재결합이라니! 흥 재결합이라니?!”

“꿈도 꾸지 마!”

“내 말 똑똑히 들어. 은아는 당신이 그렇게 갖고 놀 여자가 아니야!”

김나나는 세상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턱을 치켜세웠다.

눈을 아래로 한껏 내리깔고 하현을 바라보던 그녀는 매서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우리 오빠가 이제 곧 퇴원해.”

“우리 오빠가 보는 앞에서 감히 당신이 은아한테 찝쩍거린다면 우리 오빠한테 혼쭐날 거야! 알아?!”

하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김나나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곧장 VIP 창구로 가서 블랙골드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

“안에 돈이 입금되었는지 확인해 주세요.”

“솩!”

하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김나나는 얼른 돌진해 그의 카드를 중간에서 가로챘다.

“내가 부행장이야. 어디 당신 카드나 좀 보자고!”

“뭐? 블랙골드?”

고혹적인 빛을 띠는 블랙골드 카드를 보며 김나나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블랙골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신분이 아주 높거나 재산이 많다.

금정 같은 곳에서도 블랙골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상류층 중에서도 손에 꼽힌다!

“잠깐만! 블랙골드에 당신 이름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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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무슨 충고?”“옛날부터 불로장생하는 것과 풍수는 깊은 연관이 있어.”“당신이 그들의 이목을 끄는 거야. 뱀을 동굴에서 나오게 유인하는 거지. 그렇게 되면 증거가 될 만한 뭔가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은 유명한 풍수지리사가 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그래서 말인데, 풍수관을 차리는 건 어때?”“한편으론 조심스럽게 그들의 동태를 살필 수도 있고 한편으론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목을 끄는 거지.”“더욱 중요한 것은 금정이 오래된 고도로서 기괴한 일이 적지 않다는 거야.”“소문난 풍수지리사로 이름을 날리며 금정에 많은 인맥을 쌓는다면 당신한테 나쁠 것도 없잖아?”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리가 있어. 역시 금정 간 씨 가문 아가씨다워!”“풍수지리사라, 흥미로운 직업이지.”“하지만 난 풍수를 전문적으로 보는 풍수지리사가 아니야.”간민효는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당신이 관심만 있다면 내가 나머지는 모두 처리할게!”“가게든, 직원들이든, 자격증이든 모든 것들 다!”“고개만 끄덕여 준다면 다른 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게 내가 다 준비할게!”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그렇게 해! 아무 문제없어!”말을 하는 사이 차는 어느덧 금정은행 입구에 도착했다.하현은 전에 이슬기에게 현금 이천억을 마련하라고 한 일이 있어서 오는 길에 은행에 들러 확인하려고 한 것이다.설은아는 돈 쓸 곳이 별로 없다고 했지만 불시의 상황에 미리 대비해 놓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금정은행 로비에 들어서자 하현은 로비 매니저를 향해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VIP실이 어디죠?”어쨌든 이런 고액의 업무는 귀빈실에서 처리해야 한다.“어머? 당신 그 데릴사위 아냐?”바로 그때 주변에 향기로운 꽃향기를 풍기며 높은 하이힐만큼이나 콧대를 치켜세운 아름다운 여자가 하현 앞에 나타났다.하현은 눈앞의 여자를 희미한 눈길로 바라보

  • 재벌 사위면 될까?   4180장

    형나운은 결국 하현을 주인이라 불렀다.그때 간민효가 하현을 데리러 왔고 형 씨 가문 집사가 공손하게 백억짜리 수표를 건네는 것을 보았다.형 씨 가문은 골동품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형홍익이라는 거대한 수장이 없다면 형 씨 가문의 사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진정한 후계자가 생기기 전까지는 형 씨 가문에게 형홍익의 생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하현이 형홍익을 구한 것은 형 씨 가문 전체를 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래서 형 씨 가문은 어떤 방법으로든 그에게 사례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비록 돈을 받을 뜻은 없었지만 그래도 성의를 생각해서 받았다.그러고 나서 간민효의 페라리에 올라타 형 씨 가문을 떠났다.차 안에서 하현은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닌 간민효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민효, 당신은 내가 어르신을 구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액셀을 밟던 간민효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엄도훈의 팔괘경과 삼촌의 구안천주가 같은 곳에서 나온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야.”“당신이 엄도훈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어.”하현은 어안이 벙벙한 채 눈을 크게 치켜떴다.“같은 곳에서?”간민효는 담담하게 어조로 말했다.“같은 조직이라고 해야 하나?”“역사의 그늘 속에서 신비롭게 존재하는 조직.”“이번에 그들이 엄도훈과 삼촌한테 이런 짓을 한 것은 아마 십중팔구 금정의 몇 개 은둔가를 직접 겨냥하고 저지른 게 틀림없어.”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장생전?”하현이 이 세 글자를 꺼내자 간민효는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며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았다.차는 굉음을 내며 멈춰 섰고 간민효는 놀란 눈을 한 채 가쁘게 숨을 들이마셨다.“하현, 당신이 어떻게 장생전을 알아?”하현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말했다.“남양의 페낭에서 이 조직과 한 번 맞붙어 당한 적이 있어.”“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번에 내가 금정에 온 이유가 아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생

  • 재벌 사위면 될까?   4179장

    ”신고, 신고할 거야!”“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라고!”형나운은 계속 발버둥을 쳤지만 발버둥칠수록 하현의 손아귀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놔! 이거 놔! 이 변태야!”형나운은 다시 소리를 질렀다.하현은 형나운을 앞에 놓고 뒤에서 뺨을 몇 대 더 때린 후에야 손을 떼고 웃으며 말했다.“똑똑히 들어. 이건 하녀가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한 벌이야!”“은둔가의 대단한 집안사람이라고 내 앞에서 함부로 날뛰지 마.”“감히 또 그런 짓 하면 그땐 뼈도 못 추릴 정도로 만들어 줄 테니까!”형나운은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을 들고 씩씩거렸다.“이 사기꾼아!”그러나 너무나 억울하고 분했지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하현을 미워하려고 해도 도저히 미워지지 않았다.“자꾸 왜 이러는 거야?”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 형나운을 바라보았다.“내가 몇 번이나 더 오길 바라는 거야?”형나운은 이 말을 듣고 얼른 뒤로 물러나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이 사기꾼! 개자식!”“딱 기다려!”“내가 반드시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하는 순간 형나운의 얼굴이 터질 듯 벌겋게 달아올랐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얼마든지 덤벼. 미녀가 날 가만두지 않겠다니 오히려 기대되는데?!”“어떻게 날 혼내줄 거야?”형나운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하현에게 다시 한번 욕바가지를 퍼부으려고 했다.하지만 순간 그녀는 하현이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을 보고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마음이 왈랑왈랑해졌고 서둘러 시선을 회피하며 자신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하지만 형나운은 이런 상황이 못 견디게 화가 나서 다시 하현을 노려보았다.어쨌든 자신은 형 씨 가문 사람이고 미래 가문의 계승자였다.그런데 어떻게 저런 사기꾼에게 고개를 숙일 수 있겠는가?이런 생각이 스치자 형나운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사기꾼아! 내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178장

    하현의 말에 형나운은 머쓱해져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녀는 마치 하현이 몹쓸 짓이라도 할 사람처럼 두려워하며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그러고 나서 겨우 얼굴을 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내가 백억 줄게. 그리고 스포츠카도 한 대 줄게. 아! 집도 한 채 줄게!”“그러니까 그걸로 끝내는 게 어때?”하현은 가벼운 미소를 떠올렸다가 비꼬는 투로 말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형나운은 하현이 재물에 눈이 벌건 사람이라 생각하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좋아. 그럼 내가 백억 더 얹어줄게. 어때?”“별로야...”하현은 딱 잘라 말했다.“그깟 돈은 내가 얼마든지 벌 수 있어. 아무것도 아니라고.”“그리고 당신이 전 재산을 준다고 해도 나한테는 푼돈일 뿐이야. 그런 걸로는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지!”“은둔가 형 씨 가문 아가씨가 차와 물을 대령하고 청소를 하고 화장실을 관리하며 내 시중을 드는 일이야말로 즐거운 일이지! 정말 모처럼 기분 좋은 일이야!”“돈으로도 살 수 없는 대우지!”“오백억!”하현의 말을 들은 형나운의 얼굴이 더욱 울그락불그락해졌다.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던 그녀는 결국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그녀는 세상에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어르신이 회복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푹 쉬셔야 해.”하현은 돌아서면서 떠날 준비를 했다.“당신의 효심을 기특하게 생각해서 내가 좀 봐줄게. 이번 주는 어르신을 곁에서 잘 모셔.”하현이 자신을 놀려먹었다는 생각이 들자 형나운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그녀는 두 손을 허리에 짚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하 씨! 적당히 좀 해!”“내 입에서 정말로 주인이라는 소리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만약 이 소식이 바깥으로 퍼지면 금정에서 나를 따르던 사람들도 다 알게 될 거고 난 완전히 체면을 구기겠지!”“당신 뒷감당할 수 있겠어?”“찰싹!”하현은 형나

  • 재벌 사위면 될까?   4177장

    ”물론 당신이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안 들은 걸로 해도 돼.”“내가 실례가 많았어.”말을 마친 장천중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미안한 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잠시 흥분했나 봐. 그런 건 분명히 비밀스럽게 전수되었을 텐데 말이야. 괜한 말을 해 가지고...”하현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장 대사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섭섭하게요.”“대사님이 관심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가르쳐 드릴 수 있습니다. 돈은 무슨 돈입니까? 그냥 가르쳐 드릴 수 있어요.”“공짜로?”이 말을 듣고 장천중의 눈이 오히려 휘둥그레졌다.“공짜로 전수해 준다고?”그는 하현의 말을 듣고도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다.하현의 풍수지리술이 간단해 보이지만 절대로 허투루 볼 수 없는 기술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돈을 받고 이 기술을 전수한다면 몇백억은 족히 벌 수 있을 것이다!심지어 하현이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대사 건물을 내놓을 의향이 있었다.그런데 이런 값진 기술을 하현이 공짜로 전수해 주겠다니?!순간 장천중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을 수 없었다.“당연히 무료입니다. 난 풍수지리사도 아니구요. 단지 살인술 덕분에 풍수에 관심을 가졌을 뿐입니다.”하현도 솔직하게 터놓고 말했다.“장 대사님이 배우고 싶으시다면 제가 가르쳐 드릴 수 있습니다.”“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무슨 부탁인가?”“이 기술을 꼭 사람을 구하는 데만 써야 합니다. 절대로 사람을 해치는 데 쓰시면 안 됩니다.”“내가 가르쳐 드린 기술로 사람을 해치는 데 쓴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온다면 당장 달려가 대사님의 목숨을 빼앗을 겁니다!”하현의 말을 들은 장천중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하현, 걱정하지 마. 우리 같은 사람은 바르게 행동하고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걸 무엇보다 중요시해.”“만약 내가 당신의 풍수술로 사람을 해친다면 당신이 날 죽일 필요도 없이 내가 먼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 재벌 사위면 될까?   4176장

    하현의 말을 듣고 자신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던 일이 이렇게 쉽게 해결되는 모습을 본 형홍익은 얼굴 가득 감탄해 마지않았다.형홍익은 하현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하현, 내가 이번에 자네한테 너무 많은 신세를 졌어.”“오늘부터 자네는 나 형홍익한테 생명의 은인이야.”“원하는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보게.”하현은 엷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저는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습니다. 아까 내기한 것만 실행되면 됩니다.”하현은 형나운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형나운. 날 이제 주인님이라 불러야지!”하현의 말을 들은 형나운은 순간 숨이 턱 막혔고 온몸의 피가 솟구치는 듯 얼굴이 새빨개졌다.그녀는 눈을 껌뻑껌뻑거리다가 결국 주인이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서로 마주 보며 깔깔거렸다.콧대 높은 형 씨 가문 아가씨를 저런 얼굴로 만드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라고 모두 하현을 추켜세웠다.하현은 형 씨 가문 사람들에게 형홍익을 모시고 가서 쉬게 해드리라고 말했다.그러고 나서 집사의 안내로 저택을 몇 바퀴 돌면서 집사에게 골동품 몇 점을 내보내게 했다.결국 이 물건들은 있어야 할 곳에 잘 보내져야 남은 사람에게도 좋다.겨우 형홍익의 몸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으니 다시는 이런 골동품들이 형홍익의 몸에 해를 가하지 않도록 아예 확실히 없애버려야 한다.하현이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을 때 장천중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망설임과 어색함이 묻어났다.하현은 티슈로 손가락을 닦으며 말을 건넸다.“장 대사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제가 고른 이 골동품들에 문제라도 있나요?”“아, 아니, 아니야. 역시 당신 안목은 뛰어나군.”“내가 특별히 살펴보았는데 당신이 고른 골동품들은 모두 큰 무덤에서 발굴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음기가 아주 짙어.”“이 저택에 남겨두면 좋을 게 없어.”“다른 곳에 보내고 나면 집안

  • 재벌 사위면 될까?   4175장

    하현은 끊어진 구안천주를 곁눈질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내 추측이 맞다면 어르신은 전에 불면증이 있었을 거예요. 구안천주를 몸에 지닌 이유도 불교 성물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겠죠?”“맞아. 전에 난 불면증을 심하게 앓았어. 3일을 자도 꼬박 하루치의 잠도 못 잤으니까.”“그러다 나중에 어떤 스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이렇게 불면증을 앓는 이유가 우리 형 씨 가문이 오랜 세월 동안 골동품 사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그런 것들을 많이 접하면 체내에 음기가 남아 돌아서 잠을 푹 자는 데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어.”“그래서 나더러 불교 성물을 하나 몸에 지니고 다니라고 권해서 차고 다닌 거였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상상도 못했어.”형홍익은 도저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그에게 이런 조언을 해 준 스님은 국내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다.그런데 그의 건의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하다니!하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스님의 조언이 맞습니다. 어르신 체내의 일부 음기는 확실히 오랜 세월 동안 골동품을 접했기 때문에 쌓인 것이긴 합니다.”“다만 이번에 일이 이렇게 된 모든 근원은 이 구안천주에 있습니다!”말을 하는 동안 하현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구슬의 표피를 쪼개었다.그러자 그 안에서 작은 뼛조각이 나왔다.“아?!”이 광경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등골이 오싹해졌다.불교 성물 안에 어떻게 저런 뼛조각이 있을 수가?“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도 이것은 억울하게 죽은 아기의 손가락뼈일 것입니다.”“갓난아기가 죽으면 한이 서리게 됩니다.”“뼈가 부러진 것을 보니 그 아기는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 원한이 깊었던 거지요.”“게다가 구안천주 속에 짓눌려 있어서 그 원한이 모여 결국 음기가 되었구요.”“그냥 가끔 만지는 거야 별로 해가 될 건 없지만 이것을 가슴에 오래 지니고 다니면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그래서 말인데요, 어르신.”“이 일

  • 재벌 사위면 될까?   4174장

    형나운은 일순 성난 황소처럼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하현, 건방지게 굴지 마!”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왜? 나더러 사기꾼에 거짓말쟁이라고 욕하더니 이제 와서 두려운 거야?”“당신한테도 손해 볼 것 없는 내기잖아?!”“이기면 날 사기꾼 버러지로 본 당신 안목이 대단하다는 게 증명되는 것이고.”“진다면 3년 동안 내 수발을 드는 것뿐이야. 날 3년 동안 주인으로 모셔야겠지만 그 대신 당신 할아버지는 화를 면하고 살 수 있게 되는 거야.”하현은 형나운에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뜨린 것이 분명했다.다른 사람에게 이유 없이 사기꾼 소리를 들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 그도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도발하는 하현의 자세를 바라보며 형나운은 어금니를 사납게 깨물었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좋아! 내기? 하지 뭐!”“장 대사님과 민효 언니가 증인이 되는 거야!”“내가 지면 군말 없이 당신 하녀가 되겠어!”“좋아!”하현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사방에서 쏟아지는 매서운 눈초리에도 흔들림 없이 형홍익의 가슴을 압박하고 있는 구안천주를 잡았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형나운을 힐끔 쳐다보았다.“주인이라고 부를 준비 됐어?”말이 끝나자마자 하현은 세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오른손을 세게 쥐고 구안천주를 잡아당겼다.‘뚝’하는 소리와 함께 구안천주가 끊어지며 꿰어 있던 구슬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동시에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휙휙 눈앞을 어른거리며 형홍익의 온몸을 뒤덮을 듯 꿈틀거렸다.하현은 얼른 왼손 검지를 깨물어 피를 낸 다음 형홍익의 몸 위로 한 방울 떨어뜨렸다.“치익!”굳어 있던 기름이 뜨거운 인두를 만난 듯 칙칙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는 눈 깜짝 사이에 흰 연기로 변해 장내 곳곳으로 흩어졌다.역겨운 냄새만이 장내에 가득 퍼졌다.“어머! 구안천주의 구슬 안에서 어떻게 저런 검은 연기가 나올 수가 있어?”“구안천주가 음기의 근원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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