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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0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난 부모님의 친아들이 아니라 양아들에 불과해.”

“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어. 우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만족스럽게 해 드릴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는 걸.”

“그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다며 전 재산을 다 부어서라도 기꺼이 웃게 만들어야 해!”

“하지만 당신들은 친자식이라는 이유로 대충대충 해도 마음만 전하면 된다?”

“그래? 결국 난 남이라는 거지?”

“부모님께 아무리 정성을 쏟는다고 해도 당신들의 흙 묻은 무보다도 못하다는 거지?”

이영산은 억울한 듯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이윽고 그는 어지러운 듯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옆에서 장리나가 그를 부축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내가 당신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

“당신이 아무리 친자식처럼 효도한다고 해도 결국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혈육의 정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거라고 했잖아!”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영산을 바라보았다.

“맞아. 요새 이영산처럼 저렇게 효도하는 아들도 드물어.”

“최희정과 설재석이 늘그막에 이렇게 효도하는 양아들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야.”

“무엇보다 이영산이 친딸보다 더 효도한다는 게 관건이야.”

“오천만 원짜리 이 서화를 준비했다는 건 부모님을 위한 무한한 마음을 대변하는 거지.”

“시집간 딸은 출가외인이라고 하는데 출가도 안 한 딸이 양아들 뒤꿈치도 못 따라간다니!”

“내가 보기엔 최 여사 부부가 이영산한테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고 봐!”

“저런 배은망덕한 것들한텐 절대 한 푼도 줘선 안 돼!”

“당신들 정말...”

사람들의 말을 들은 설유아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설은아의 표정도 차갑게 식었다.

이 손님들이 이미 이영산 부부에게 매수되었다는 것을 그녀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이영산은 그녀의 미색을 탐낼 뿐만 아니라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의 발언권이 설재석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이다.

“설은아, 설유아. 그렇게 화내지 마.”

“이 흙 묻은 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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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데릴사위가 될 수 없다.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사람들이 모두 이영산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영산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하현, 아무것도 모르면 입 다물어! 헛소리하지 마!”“맞아! 자기가 뭔지도 모르는 놈이 이영산을 모독하다니!”“무슨 전문가인 척을 해?! 당신이 가짜라면 그게 가짜가 되는 거야?”“학벌도 없고 지식도 없으면서 감히 서화를 좀 아는 척 허세를 부려?”“이영산은 우리 금정 수장계에서는 소문난 존재야. 그러니 그가 진짜라고 했으면 틀림없는 진짜야!”친척들이 동요하며 하현에 대한 거침없는 비난과 비아냥을 이어가자 설은아는 그 말들이 귀에 거슬렸는지 점점 안색이 일그러져 갔다.설유아도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이영산이 이렇게까지 뻔뻔하게 나올 줄 몰랐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전문가를 찾아서 직접 감별하게 하면 되겠죠.”“감정하는 비용은 제가 내겠어요!”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하현의 말에 이영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현이 지나치게 담담하다는 것도 걸렸지만 그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보다 큰 이유는 이 그림이 오천만 원에 산 것이 아니라 몇백만 원에 인터넷으로 산 물건이기 때문이었다.만약 그가 돈이 있었다면 설 씨 가문의 양아들이 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쓸 필요가 없다.가짜 그림을 판 판매자는 이 물건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누구도 감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호언장담했다.그러나 이영산은 그를 믿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희정과 설재석의 부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요즘 너무 많은 돈을 쓴 터라 진짜 그림을 살 돈이 없었다.그런데 최희정과 설재석이 말한 그 데릴사위가 이 사실을 까발린다고?정말로 그럴 수 있단 말인가?“이게 뭐라고 그렇게들 싸워?”“여기가 청과시장이야?”바로 그때 입구에서 약간의 위엄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가 대가족이라는 걸 몰라? 버릇이 이렇게나 없어서야 되

  • 재벌 사위면 될까?   4100장

    ”난 부모님의 친아들이 아니라 양아들에 불과해.”“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어. 우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만족스럽게 해 드릴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는 걸.”“그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다며 전 재산을 다 부어서라도 기꺼이 웃게 만들어야 해!”“하지만 당신들은 친자식이라는 이유로 대충대충 해도 마음만 전하면 된다?”“그래? 결국 난 남이라는 거지?”“부모님께 아무리 정성을 쏟는다고 해도 당신들의 흙 묻은 무보다도 못하다는 거지?”이영산은 억울한 듯 눈썹을 일그러뜨렸다.이윽고 그는 어지러운 듯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옆에서 장리나가 그를 부축하며 입을 열었다.“그러게 내가 당신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당신이 아무리 친자식처럼 효도한다고 해도 결국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혈육의 정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거라고 했잖아!”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영산을 바라보았다.“맞아. 요새 이영산처럼 저렇게 효도하는 아들도 드물어.”“최희정과 설재석이 늘그막에 이렇게 효도하는 양아들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야.”“무엇보다 이영산이 친딸보다 더 효도한다는 게 관건이야.”“오천만 원짜리 이 서화를 준비했다는 건 부모님을 위한 무한한 마음을 대변하는 거지.”“시집간 딸은 출가외인이라고 하는데 출가도 안 한 딸이 양아들 뒤꿈치도 못 따라간다니!”“내가 보기엔 최 여사 부부가 이영산한테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고 봐!”“저런 배은망덕한 것들한텐 절대 한 푼도 줘선 안 돼!”“당신들 정말...”사람들의 말을 들은 설유아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설은아의 표정도 차갑게 식었다.이 손님들이 이미 이영산 부부에게 매수되었다는 것을 그녀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이영산은 그녀의 미색을 탐낼 뿐만 아니라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의 발언권이 설재석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이다.“설은아, 설유아. 그렇게 화내지 마.”“이 흙 묻은 무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099장

    ”하하하, 선물 가져왔어요?”이영산은 씩 웃으며 하현이 들고 있는 비닐봉지에 시선을 던졌다.“설마 이거 말하는 건 아니겠지?”“금정에 와서 부모님을 만나 뵙고 재결합하려고 하는데 비닐봉지라니? 부끄럽지도 않아?”설은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영산은 이미 하현이 들고 있던 검은 비닐봉지를 빼앗아 자기 마음대로 열어 보았다.싹이 난 무같이 생긴 것이 눈에 들어왔다.“무? 조금 전 어디 밭에서 뽑아 왔어?”“포장도 따로 없이 검은 비닐봉지에?!”“이거 천 원은 하나?”“어쩐지 부모님이 당신을 두고 쓸모없다, 쓸모없다 하시더라니!”“재결합 선물에 이런 걸 선물이라고?”“천 원도 안 되는 것을! 염치가 없어도 원!”“썩 꺼져!”“우리 설 씨 가문에서 당신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최희정과 설재석이 금정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은 이영산의 말을 듣고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들의 시선에는 혐오감과 경멸함이 가득 들어 있었고 하현의 존재가 그들의 모임의 격을 떨어뜨려 놓았다고 느꼈다.하현은 이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그저 그 사람들 중 아무도 이 백두산 산삼을 알아보는 이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현이 아무런 동요도 없는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은 데릴사위가 창피한 줄도 모른다며 비아냥거렸다.“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이영산은 하현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자, 자, 자. 이번에 부모님을 위해 내가 준비한 선물을 좀 보시죠. 이것은 명나라 당인의 서화입니다.”이영산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서화 한 권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를 지었다.“맹호하산도!”“당나라 말기 출세작이죠!”“이 물건을 구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수집가들과 주먹다짐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결국 거금 오천만 원을 주고 손에 넣었죠!”“아마 진정한 가치는 그 열 배도 넘을 거예요!”이영산은 자신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098장

    말을 하는 동안 하현은 트렁크를 열고 짐을 챙기려 했다.그러자 검은 비닐봉지 같은 것이 보였고 그 안에는 흙 묻은 산삼 같은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백두산 산삼?”하현은 왕인걸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백두산 산삼이라니?!이것은 진정한 강장제이다.일반 중장년층이 복용한다면 몸은 튼튼하게 해 주고 힘을 북돋아 준다.이번에 혼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하현은 최희정과 설재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들의 체면을 세워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고 그는 지체 없이 비닐봉지를 손에 덥석 들었다.그때 소식을 접한 설은아가 건물 입구에서 달려 나왔다.하현의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보고 그녀는 살짝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하현, 이건...”“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게 되었는데 성의 표시는 해야지.”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 뿐 긴 말은 하지 않았다.설유아는 언니가 나오자 혀를 쏙 내밀며 쏜살같이 달아났다.하현의 말을 들은 설은아는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하현이 자신의 부모와 관계를 잘 풀어가기 위해 이런 선물을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새로 들인 양아들 내외가 마침 와 있어.”“그들이 말을 예쁘게 하지 않더라도 좀 참아.”말을 마친 뒤 설은아는 자신의 차에서도 선물 상자를 꺼낸 뒤 하현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에는 이미 수십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모두 금정의 부유한 사람인 것 같았다.최희정과 설재석 두 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하현이 모르는 남녀가 장내를 이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나이는 서른도 안 되어 보였고 남자는 무던한 표정에 여자는 서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아이고, 은아. 왜 안 보이나 했어?”“오늘은 아버지가 한턱내는 날인데 이집의 어엿한 반쪽 주인인 당신이 안 보여서 걱정했잖아!”“당신은 아버지 친딸이니까 이런 일에 좀 더 신경을 써야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097장

    원래 하현은 이 일에 자꾸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노인 혼자서는 절대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결국 잠시 생각에 빠진 하현은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에게 말했다.“아가씨, 할아버지 몸에 뭔가 더러운 것이 있어요.”“당신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아마 그것 때문일 겁니다.”“그러니 당신들이 시간이 된다면...”“더러운 거라뇨?”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분노를 터뜨렸다.“당신은 일억 때문에 차량에 달려들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려고 했어요!”“자기변명을 하려고 이제는 뭐라구요? 우리 할아버지한테 더러운 게 있다구요?”“그렇게 허튼소리 하다가는 제 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자신의 할아버지는 평생 덕을 쌓고 선을 행했고 자주 정진하고 염불을 외던 분이셨다.그처럼 선량한 사람에게 어떻게 더러운 기운이 붙을 수가 있던 말인가?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탁!”그러나 그녀의 손바닥은 하현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언제 하현의 곁에 왔는지 그새 설유아가 들어와 여자의 손을 덥석 잡았다.“아가씨, 우리 형부는 좋은 마음으로 한 거예요!”“아무도 나서서 도와주려 하지 않았는데 우리 형부가 도와줬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이게 무슨 짓이에요?”“정말로 우리 형부가 한 행동이 당신 할아버지한테 해가 되었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하세요!”“형사가 우리 책임이라고 하면 우리가 책임지면 되죠!”“하지만 사람의 호의를 몰라보고 함부로 그런 말을 하는 건 못 참아요!”설유아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여자를 바라보았다.“게다가 당신이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요?”“감히 내 형부한테 손찌검을 해?”본 적 없던 설유아의 패기에 하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자신의 눈에는 그저 어린 소녀처럼 보였던 설유아가 이렇게까지 성장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도 설유아의 기세에 놀랐는지 살짝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096장

    ”만약 이 상황에서 사람을 구해내지 않으면 양심에 걸려서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고 온화한 미소로 설유아를 안심시켰다.하현의 말을 들은 설유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자기가 형부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성격 때문이 아니었던가?이런 생각이 들자 설유아는 그의 손을 계속 잡고 있을 수 없었다.결국 설유아가 그의 손을 놓자 그가 한 걸음 내디디며 부리나케 벤츠 차량으로 뛰어들었다.“저기, 우리 할아버지 구해 주시려고요?”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다소 여윈 하현의 몸을 보고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였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선 죽은 사람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었다.그녀에겐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할아버지를 구해 주신다면 일억을 드릴게요.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 주세요!”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벤츠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엄청난 디젤 냄새가 코를 찔렀고 벤츠 차량은 이미 완전히 변형되었다.노인의 하반신은 안쪽에 꽉 끼어 있었고 고통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으며 내장의 압박이 심한 듯했다.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고 왼손으로 천천히 벤츠 차량의 철골을 받친 후 오른손으로 노인의 옷을 잡아당겨 그를 직접 끌어내려고 했다.“잠깐만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하현이 강제로 사람을 끌어내리려고 하자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사람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아는 거예요? 지금 우리 할아버지를 죽일 셈이에요?”“이렇게 억지로 할아버지를 빼내려고 하다가 대동맥이라도 다처서 피를 흘리게 되면 어떻게 해요?”“사람을 구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죽이려는 거예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삐걱’ 하는 소리와 함께 벤츠 차량의 골격이 다시금 흔들리며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앉았다.왈칵!의식을 잃은 노인은 거대한 철골 덩어리에 몸이 눌려 본능적으로 피를 토해내었다.하현은

  • 재벌 사위면 될까?   4095장

    여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여기 누구 좀 도와주시겠어요?”“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노인의 안색은 더욱 나빠졌고 벤츠의 구겨진 철골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볼 뿐이었다.트럭이 폭발하기도 전에 철골이 누르는 압력을 구겨진 벤츠가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그러면 노인은 구조되기도 전에 압사할 것이다.그때가 되면 119가 와도 아무 소용이 없다.울먹이는 여자를 보고 주변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카메라를 끈 채 불안하고 허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몇 명은 앞으로 나서려다 끝내 망설이며 발걸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그들도 모두 잘 안다. 부자인 것 같은 이 노인을 구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를.하지만 상황이 너무나 위급했다.만약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같이 압사된다면 그야말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아니 모두를 잃는 것이었다.삐걱삐걱!바로 그때 벤츠의 철골이 다시 거친 소리를 내며 무너질 듯 주저앉으려고 했다.의식을 잃은 노인은 고통스럽게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입가에는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이를 본 여자는 더욱 일그러진 얼굴로 안타까워했다.그녀는 주위에 있는 건장한 남자들을 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도와주신다면 천만 원씩 드릴게요!”“아니, 일인당 일억씩 드릴게요!”보헤미안 옷차림을 한 여자의 말에 사람들은 이들이 정말 부자라는 생각에 더욱 주저하는 내색을 비췄다.하지만 그럴수록 아무도 감히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감히 나섰다가 사람을 살리지 못하면 괜히 역정만 듣게 되고 안 좋은 일이 엮이기만 할 뿐 아닌가?만약 이 사건에 명문가들의 원한이 뒤섞여 있다면 그야말로 괜히 나섰다가 된통 당하게 되는 것이다!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설유아는 재빨리 그를 끌어당겼다.“형부, 왜 그러세요?”하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4094장

    하현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설유아, 날 믿어. 이 차도, 그리고 이 목걸이도 어쩌다 그냥 들어온 것뿐이야.”“다른 사람이 나한테 사과의 의미로 준 거야.”“알았어요, 알았다구요. 형부,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형부가 언니를 위해 이런 걸 준비했다고 해서 화낼 사람 아무도 없어요.”“이제 곧 결혼기념일이잖아요.”“큰 선물을 준비해서 이참에 당연히 재결합까지 가야죠!”이 말을 한 순간 갑자기 설유아의 마음 저 깊은 곳이 아려왔다.그리고는 목에 걸려 있던 까르띠에 목걸이를 풀었고 아쉬운 표정을 뒤로하며 선물 상자 속에 넣었다.하현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열었다.“뭐해?”“뭘 하긴요?”설유아는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언니 물건이니까 돌려줘야죠. 그런데 형부, 가끔은 좀 빌려 쓸 수도 있어요.”“나도 이건 탐이 나지만 언니 마음을 상하게 할 순 없어요.”말을 하면서 설유아는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이 물건이 정말 하현이 자신에게 주는 것이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여주인공이 아니라 단지 여주인공 뒤에 있는 어린 소녀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니 유리 구두는 반드시 여주인공에게 돌려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불경한 죄를 얻게 된다.하현은 이 모습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처제한테 주는 거라고 말했잖아. 정말로 처제한테 주는 거야.”“어서 집어넣어. 언니도 절대 뭐라고 하지 않을 거야.”“결혼기념일엔 내가 따로 준비하면 돼!”설유아는 하현의 말이 전혀 믿기지가 않았다.까르띠에 목걸이에 미련이 남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단호하게 선물 상자를 닫았다.“오늘 형부가 나 때문에 진홍헌의 얼굴을 때린 일은 비밀로 할게요.”“아마 언니가 알면 깜짝 놀랄 거예요!”“언니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세요!”설유아는 주먹을 쥐며 위협적인 자세로 말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절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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