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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5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9 17:00:13
양 씨 가문 노부인의 오른손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가득 눌러 담은 목소리로 무겁게 내뱉었다.

“개자식! 날 가지고 노는 거야?!”

“대하 촌뜨기 하나 상대하는데 천억?!”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야?”

상대방이 짐짓 예의 차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특별히 노부인께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하 씨 그놈 신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역량도 뛰어나구요.”

“우리가 입수한 단서에 따르면 양유훤이 양 씨 가문을 이 지경으로 만든 데는 그놈의 공이 큽니다.”

“그가 죽지 않으면 양유훤을 죽이기 어렵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존재는 분명 양 씨 가문을 분열시킬 겁니다.”

“다 말씀드렸으니 손을 쓸지 말지는 노부인 마음에 달렸습니다.”

말을 마치며 상대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들에게 있어 노부인도 한 명의 고객일 뿐이었다.

“잠깐!”

노부인은 심호흡을 한 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

“천억, 주지!”

“하지만 이것만은 꼭 약속해야 하네. 양가백약의 조제법은 내 손안에 꼭 가져와야 해.”

“문제없습니다.”

상대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임무를 완수하는 게 우리 일이니까요. 약속드립니다.”

“우리가 그와 죽기 살기로 싸워 그도 죽고 우리도 죽고 양 씨 가문도 다 죽는다 하더라도 양가뱍약 조제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노부인 손에 드리겠습니다.”

“개자식!”

노부인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끊었다.

킬러가 하는 말이 귀에 거슬렸던 노부인은 잠시 분노한 후 핸드폰의 은행 앱을 열어 곧바로 은행 계좌에 들어갔다.

곧이어, 천억이 그 자리에서 이체되었다...

...

노부인이 킬러에게 추가금을 보내던 그 시각, 양유훤과 함께 주방을 정리하던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가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며 얼른 받았다.

반대편에서 약간 초조해하는 듯한 소미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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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멀지 않은 곳에 포르쉐 718 한 대가 길가에 멈춰 섰다.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이 어떻게 당하나 좋은 구경이나 하려던 원가령은 갑자기 자세를 고쳐앉았다.하현이 양유훤과 함께 온 것을 보고 그녀의 눈에서 복잡미묘한 빛이 스쳤다.하현이 정말로 양유훤을 앞세워 뒤에 숨으려는 생각인가?지금 페낭 무맹의 공격을 받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떡하니 양유훤을 데리고 나타나다니!허세를 부리려고 작정을 한 것인가?!정말 재수 없는 남자가 아닐 수 없다!원가령은 속으로 하현을 욕하고 경멸했지만 자신이 왜 이런 하현 때문에 마음이 힘든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도대체 하현은 양유훤과 함께 온갖 일을 하면서 왜 자신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까?왜 자신의 개가 되어 신상을 봐주지 않는 것일까? 왜?!원가령은 질투인지 다른 감정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마음이 괴로웠다.“형님! 바로 이 사람입니다. 이 개자식이 양호남 도련님을 다치게 했습니다!”“맞아요. 이놈이 양호남 도련님을 기습해서 때리기까지 했어요!”“우리 페낭 무맹은 안중에도 없는 놈입니다!”“그런 음탕한 짓을 하고 우리 페낭 무맹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거들먹거렸어요! 형님이 손을 봐줘야 합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참다못한 남녀가 고함을 질렀다.그들은 원래 이런 임무를 띠고 온 사람들이었다.이번에 온 목적은 하현의 가게를 부수고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일이었다.그들은 하나둘씩 앞으로 나와 하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황지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양유훤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탐욕스러운 빛이 스쳤다.그런 다음 그는 약간 술기운이 도는 입으로 햐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개자식! 네가 우리 페낭 무도관을 기습한 놈이냐?”“황지호, 황지호라고?”하현은 황지호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더니 진열대에서 연고 한 개를 가지고 나왔다.“이거 우리가 만든 양가백약이야. 외상이나 내상 두루두루 효과가 있는 약이야.”“여기까지 왔는데 성의 표시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976장

    양유훤은 하현의 옆자리에 긴 다리를 꼬고 앉아 말했다.“새 가게를 열 때까진 피를 보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가게에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하지만 이렇게 된 거 할 수 없지. 관청에 신고해서 쫓아내면 돼.”오늘 밤 일로 양유훤은 확실히 기가 쇠잔해졌는지 크게 싸울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걱정하지 마. 우리 양가백약이 앞으로 순탄하도록 한 방울의 피도 보지 않을 테니까.”하현은 핸드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내며 미소를 지었다.“관청에 신고할 필요도 없어.”“페낭의 수사팀장들이 그렇게 밤 생활을 좋아하시는데 우리가 방해하면 안 되지.”“우리처럼 훌륭한 시민은 자잘한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지.”가벼운 농담을 하는 사이 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옆에 있는 양씨백약 플래그십 스토어의 화려함에 비해 하현의 양가백약은 더없이 쓸쓸하고 어두워 보였다.정성껏 준비한 간판은 부서져 있었고 현장에는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녀가 둘러앉아 있었다.선두에 선 180센티미터가량의 젊은 남자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얼굴에는 살기를 띠고 있었다.비록 그의 두 손에는 아무런 무기도 없었지만 위협하듯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소미담을 향해 거칠게 입을 열었다.“빨리 하 씨 그놈 오라고 해!”“안 오면 또 얼굴을 때릴 거야!”“감히 우리 페낭 무도관에 가서 사람을 때려? 우리 양 씨 가문 도련님 얼굴을 때리려는 거야?”“간덩이가 부었군!”“이 일은 내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내가 그놈 스스로 가게를 직접 부수게 만들 거야! 그리고 양씨백약 앞에 사흘 동안 무릎 꿇게 만들 거야!”낮에 하현을 공격했음에도 원가령은 분명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던 것이다.양신이가 직접 황지호에게 전화를 걸어 눈물로 호소하자 여수혁과도 견줄 수 있는 황지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사람들을 끌고 양가백약으로 밀어닥쳤다.황지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의분을 감추지 못했다.“개자식! 감히 촌놈

  • 재벌 사위면 될까?   3975장

    양 씨 가문 노부인의 오른손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가득 눌러 담은 목소리로 무겁게 내뱉었다.“개자식! 날 가지고 노는 거야?!”“대하 촌뜨기 하나 상대하는데 천억?!”“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야?”상대방이 짐짓 예의 차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반적으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특별히 노부인께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하 씨 그놈 신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역량도 뛰어나구요.”“우리가 입수한 단서에 따르면 양유훤이 양 씨 가문을 이 지경으로 만든 데는 그놈의 공이 큽니다.”“그가 죽지 않으면 양유훤을 죽이기 어렵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그리고 그의 존재는 분명 양 씨 가문을 분열시킬 겁니다.”“다 말씀드렸으니 손을 쓸지 말지는 노부인 마음에 달렸습니다.”말을 마치며 상대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들에게 있어 노부인도 한 명의 고객일 뿐이었다.“잠깐!”노부인은 심호흡을 한 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천억, 주지!”“하지만 이것만은 꼭 약속해야 하네. 양가백약의 조제법은 내 손안에 꼭 가져와야 해.”“문제없습니다.”상대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임무를 완수하는 게 우리 일이니까요. 약속드립니다.”“우리가 그와 죽기 살기로 싸워 그도 죽고 우리도 죽고 양 씨 가문도 다 죽는다 하더라도 양가뱍약 조제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노부인 손에 드리겠습니다.”“개자식!”노부인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끊었다.킬러가 하는 말이 귀에 거슬렸던 노부인은 잠시 분노한 후 핸드폰의 은행 앱을 열어 곧바로 은행 계좌에 들어갔다.곧이어, 천억이 그 자리에서 이체되었다......노부인이 킬러에게 추가금을 보내던 그 시각, 양유훤과 함께 주방을 정리하던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그가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며 얼른 받았다.반대편에서 약간 초조해하는 듯한 소미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74장

    하현이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간파한 것을 보고 양유훤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왜 그 킬러를 죽이지 않고 경찰서로 보냈는지도 맞춰 봐!”“킬러를 죽이지 않고 일부러 병원과 경찰서에 보낸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거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첫째, 양 씨 가문 사람들이 보낸 킬러가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리는 거지. 그들이 허둥대고 휘청거리게 만드는 거야.”“둘째, 남해궁을 이용해 양 씨 가문을 괴롭히기 위해서.”“양 씨 가문이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 남해궁을 고용했더라도 그들이 양 씨 가문에 이용당하고 배신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결과는 뻔하지.”“일석이조. 현장에서 바로 이런 생각을 했다니! 양 방주, 당신의 기묘한 계략에 감복했어!”“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조금 위험해 보여. 하구봉한테 고수를 몇 명 더 보내달라고 해서 일단 당신을 보호하는 게 좋겠어.”양유훤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었지만 이 상황을 빌어 양 씨 가문을 공격할 생각이다.양 씨 가문이 이미 움직였으니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뻔뻔한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양 씨 가문 대청.조용한 대청홀 안에서 양 씨 가문 노부인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용머리 지팡이를 손에 쥔 채 졸린 듯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탁자 위에 있던 핸드폰이 심하게 요동쳤다.그녀는 눈을 뜨고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어떻게 되었어?”노부인은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물었다.“그 계집애는 죽었어?”“노부인, 이번에 보낸 킬러가 그만 실수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전화기 맞은편에서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사람들은 상대의 수중에 들어가더라도 절대 입을 여는 일이 없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바로 두 번째 암살 작전을 수행하겠습니다.”“다만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노부인은 눈동자가 살짝 움츠러들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73장

    말을 하는 동안 하현은 킬러의 마스크를 확 잡아당겼다.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독주머니를 꺼내 던지고 그녀의 손에 든 총도 걷어찼다.그러자 청순하고 앳된 얼굴이 하현의 눈앞에 드러났다.스무 살도 되어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에 오기로 끓어오르는 억척스러운 눈빛이었다.소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살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독살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말해 봐. 도대체 누구야? 누가 당신을 보냈어?”하현이 냉엄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소녀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은 채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듯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오히려 양유훤이 다가와 잠시 소녀를 쳐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내 추측이 맞다면 남양에서 가장 유명한 킬러 조직인 남해궁에서 왔겠군.”“당신은 오늘 하현을 죽이러 온 게 아니라 날 죽이러 온 거야.”양유훤의 말에 소녀는 무심코 양유훤을 쳐다보고는 코웃음을 치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당신을 사주한 사람은 양 씨 가문일 거야.”“어쨌든 내가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뒤 양가백약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기념일에 맞춰 오픈한다면 양 씨 가문 입장에선 아주 창피한 일이니까.”“그래서 날 죽이려고 했던 거야.”“날 죽인 다음 당신의 임무는 아마도 양가백약의 조제법을 손에 넣는 거겠지, 안 그래?”양유훤이 속을 훤히 내다본 듯한 말을 하자 눈 밑이 살짝 요동치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어떻게 알았죠?”소녀는 너무나 놀랐다.양유훤이 한 말이 그녀의 임무와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그녀의 신분도 꿰뚫어 보았을 뿐만 아니라 마치 누군가가 미리 일러준 것처럼 임무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물론 양 씨 가문 쪽 사람이 나한테 알려줬지.”“양가백약 조제법을 아예 없애버릴까 봐 두려웠던 거지. 그래서 그들은 이런 일을 벌여 날 협박하면서 내 입을 막으려고 했던 거야.”양유훤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입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972장

    “촹!”양유훤의 얼굴이 붉어진 순간 별장의 창문이 활짝 열렸다.곧이어 검은 그림자가 번쩍였다.검은 그림자는 손에 총을 들고 있었고 하현과 양유훤을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여섯 발의 탄이 한꺼번에 날아와 두 사람의 퇴로를 틀어막았다.아주 빠르고 정확한 솜씨였다.하현은 반쯤 열려 있는 주방의 은신처로 양유훤의 보드라운 몸을 밀어 넣었다.동시에 그는 몸을 굴려 양식용 칼을 손에 집어 들고 상대방을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챙챙’하는 소리와 함께 하현이 내던진 칼이 상대의 총에 부딪혔다.칼은 부서지며 그대로 주방 후드에 날아와 꽂혔다.검은 그림자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총을 든 손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마침내 하현은 검은 그림자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작은 체구에 교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용모가 딱 봐도 여느 평범한 여학생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동작은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했다.하현의 움직임과 칼놀림에 이 킬러는 잠시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킬러는 하현과 양유훤 사이에 분위기가 오묘하게 흐르는 틈을 타 상대가 손쓸 겨를 없이 공격해 왔다.그러나 결국은 실패했다.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말해 봐! 누가 보냈어?”하현은 손을 탁탁 털며 탁자 위의 과도를 잡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쓱!”상대가 입을 열지 않았다.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이익도 얻기 어려울 것임을 아는 게 분명했다.잠자코 있던 그녀는 갑자기 왼손을 휘둘러 소매 속에서 화살침을 던졌다.하현은 재빨리 몸을 뒤로 젖히고 여유롭게 화살침을 피했다.하지만 킬러의 목적은 화살침을 날려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흩트린 뒤 창문으로 도망가는 것이었다.이때 바깥에 있던 경호원들이 얼른 반응했다.그들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와서 하나둘 총을 꺼냈지만 킬러의 동작은 그들을 능가했다.먼저 방아쇠를 당긴 킬러는 경호원들을 따돌린 후 담을 넘어

  • 재벌 사위면 될까?   3971장

    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말했다.“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절치부심하며 끈기 있게 행동한다고 하지만 이제 보니 정작 그 부분에서는 일인자는 당신인 것 같은데.”하현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자신이 설 씨 가문 데릴사위로 3년을 지내면서 이미 이런 일엔 아주 익숙하다는 걸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자, 원가령의 얘기는 잠시 접어두자고.”하현은 카레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며 아주 만족한 듯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나와 원가령은 원래 당신 때문에 알게 된 사이잖아.”“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한테 붙어서 콩고물이라도 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진실을 알잖아?”“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원한을 하나 더 만든 셈이야.”하현은 껄껄 웃으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었다.원가령은 마치 사람이 한순간에 바뀐 것처럼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이는 하현이 절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둘의 관계는 이제 친구도 아니어서 완전히 원수 사이가 될지도 모른다.여기에는 물론 양호남과 원천신의 부채질이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가치관이 이렇게 맞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양유훤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내 잘못이야.”“난 원가령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내가 오래전에 남양을 떠나버렸지. 그래서 언제 양호남과 사귀게 되었는지도 몰랐어.”“말하자면 그녀도 참 불쌍한 여자야.”“그녀는 사생아였어.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을 꺼려서 원 씨 가문 내에서도 그 둘의 입지는 참 곤란해.”“원가령을 양호남과 사귀게 한 데에는 아마 원천신의 강력한 요구도 한몫했을 거야.”“내가 남양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이미 원천신한테 한 말이 있는데 지금은 그 말을 당신한테 해 주고 싶군.”“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자유롭게 연애하고 자유롭게 결혼하는 시대야!”“그러

  • 재벌 사위면 될까?   3970장

    하현은 원가령과 원천신이 떠들어대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 일을 다 지시한 후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났다.이 일은 결국 양유훤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는 늦은 밤이었지만 그녀가 요양하고 있는 곳을 찾아왔다.이곳은 교외에 있는 별장이었다.하구봉이 양유훤을 위해 마련한 거처였다.양유훤뿐만 아니라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양제명도 이곳에서 요양 중이었다.안팎으로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보안 문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하현은 이곳을 매우 안전한 곳이라 생각했다.별장 로비에 들어서자 열린 부엌 사이로 남양 가요를 흥얼거리며 야채를 썰고 있는 양유훤의 모습이 보였다.하현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싸움과 살육에 능한 남양방 방주에게 이런 여성스러움이 있었다니!흐릿한 달빛이 가득한 지금 우아하면서도 고운 그녀의 자태가 보는 이로 하여금 금방이라도 품에 안고 싶게 만들었다.하현은 살짝 숨을 내쉬며 나대는 심장을 잠시 누그러뜨린 뒤 손을 뻗어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는 벽을 살짝 두드렸다.“어, 왔어?”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방긋 웃었다.“듣자 하니 요 며칠 원가령이랑 사이가 틀어졌다면서?”“원가령이 내 체면도 봐주지 않고 당신한테 기회도 주지 않았다던데. 아주 우릴 밟아버릴 작정인가 봐?”“내가 당신 성격을 알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로 당신이 겁먹은 줄 알았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남양식 카레를 휘저었고 이어 하현을 위해 밥 한 그릇을 담았다.그런 다음 카레와 조합해 하현 앞에 접시를 내려놓았다.하현은 숟가락을 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양가백약은 솔직히 말하면 당신 사업이고 원가령도 말하자면 당신 절친이야.”“난 그냥 잠시 도와주는 알바 정도의 사람이고.”“요 며칠 내가 당신 일을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렇게 날 원망하는 투로 말하다니 양심이 있는 거야? 어? 양유훤?”양유훤은 힐끔 하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그동안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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