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두 손을 높이 들더니 목소리가 약간 쉬었다.“지금 당장 상처를 처리하자. 소독하지 않으면 쉽게 감염될지도 몰라. 내가 약 상자 들고 올게.”그는 하은지를 가볍게 밀어냈지만, 그 여자는 오히려 그의 허리를 안았다. 그리고 달콤하고 가녀린 목소리로 정도원을 암시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 마음을 아직도 모르는 거야? 그동안 나한테 마음이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냐고? 지금 수정도 여기에 없고, 나도 아무에게 말하지 않을 거야. 이건 우리 둘 만의 비밀이라고...”하은지는 말하면서 까치발을 하며 정도원에게 다가갔다. 정도원은 고개를 돌려 피하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설명하려 했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고, 입을 열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장님, 서산 쪽에서 짐승이 갉아먹은 두 구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얼른 출동하시죠.”정도원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황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은지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말했다.“나도 같이 갈래.”정도원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나 가봐야 돼!”하은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창가로 달려갔다.“날 데리고 가지 않으면, 여기에서 뛰어내릴 거야.”하은지는 정도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그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며 얼른 창문 위로 기어올라갔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정도원에게 말했다.“넌 마음이 이렇게 독한 사람이었어? 내가 뛰어내리는 것을 지켜보더라도 날 데려가지 않을 거야?”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하은지를 바라보더니, 한참 망설인 후에야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은지는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내려왔고, 정도원은 엄숙하게 현장의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며 난 마음이 씁쓸했다.애교를 부릴 줄 아는 여자가 사랑을 받는 법이었구나.나와 정도원이 금방 결혼했을 때, 우리 두 사람의 감정은 가장 좋았다. 난 매일 정도원에게 매달리며 구조 현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지만, 그는 정색하며
정도원은 핸드폰을 들며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긴장이 돼서 숨조차 쉬지 못했다.그는 떨리는 두 손으로 재빨리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잠금이 해제되지 않았다.정도원은 그제야 한숨을 길게 내쉬며, 핸드폰을 뒤에 있던 구조 대원에게 건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런 상태에서 시체를 접합할 수 없으니 일단 DNA를 확인한 다음, 다시 핸드폰 잠금을 풀어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자.”정도원이 내 핸드폰을 증거물 수취 봉투에 넣으려는 순간, 내 핸드폰의 벨소리가 갑자기 울렸다.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얼른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그것은 스팸 전화였고, 사람들은 실망을 느끼며 계속 나의 시체를 수습했다.모든 일을 마친 다음, 그들은 나와 조윤철의 시체를 구조대의 차에 실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무척 우울했고, 사람들의 표정 역시 무척 심각했다.이것은 아마도 그들이 본 가장 참혹한 구조 현장일 것이다.그중 몇 명의 여자 대원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끊임없이 흐느꼈다.“대장님, 지금 이 일에 책임을 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맨 마지막에 앉아있던 주시후가 분노에 주먹을 꼭 쥐며 정도원을 바라보았다.“아침에 탐사대 대장에게서 대원이 서산에 잘못 들어간 것 같으니 가장 먼저 구조를 해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나 대장님은 개인 사정 때문에 남산에 가서 팔을 긁힌 여자분을 구하셨죠. 만약 저희가 일찍 왔더라면, 두 사람 중 하나는 살아남았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주시후는 울먹였다.“적어도 시체가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지지 않았겠죠.”옆에 있던 대원은 주시후를 말렸지만, 그는 그 사람의 손을 뿌리치며 계속 말했다.“왜 날 말리는 겁니까? 아침에 그 소식을 듣지 못한 겁니까?”정도원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주먹을 쥐며 입술을 오므렸다.“내가 책임을 질 거야.”“어떻게 책임을 지시려고요? 두 사람이 죽었으니, 그들의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하은지는 슬픔을 드러내며 정도
그 순간, 갑자기 차가 급정거를 하더니, 핸드폰이 주시후의 손에서 떨어졌다. 이를 본 하은지는 관성 때문에 넘어지는 척하며 바닥에 누워 전화를 끊었다.그녀의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자, 난 사뭇 나의 죽음이 하은지와 관계가 있다고 느꼈다.비록 지금은 아직 증거가 없지만, 나쁜 짓을 한 이상, 틀림없이 흔적을 남길 것이다. “하은지, 네가 벌받는 그날까지 기다릴게.”...차가 구조대 본부에 도착하자, 탐사대의 대장은 사람들 데리고 나왔다.정도원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김 대장님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 대장님은 차 안을 훑어보았는데, 구조대 대원들의 표정을 보며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내 사람은 어디에 있는 거지?”정도원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설명했다.“저희가 찾아갔을 때, 그들은 이미...”김 대장님은 그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난 아침 일찍 구조대에 연락을 했었는데. 정상적인 탐측 속도에 의하면, 내 사람들은 미처 산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야. 후에 난 탐측 지점이 틀린 것을 발견하고, 즉시 당신에게 연락을 했어. 그런데 이 시간에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내 사람을 데려오지 못했다니. 지금 대체 뭐 하자는 거야?”김 대장님은 연세가 이미 쉰 넘었고, 대장으로 일하신지도 이미 20년이 다 되어 갔기에 카리스마가 넘쳤다.정도원은 고개를 숙이며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사람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김 대장님은 정도원을 뿌리치더니 목이 멨다.“윤철과 수정은 모두 우리 탐사대의 핵심 인원이야. 만약 요즘 일이 너무 많지 않았다면, 나도 그 두 사람을 산으로 보내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이번에 이렇게 무서운 일이 발생할 줄이야...”정도원은 김 대장님을 바라보며 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김 대장님의 손을 덥석 잡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수정이라고 하셨습니까?”김 대장님은 정도원의 말을 듣고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맞네, 자네가 바로 수정의 남편이지?
정도원은 구조대의 정직 처분을 받고, 집에서 쉬게 되었다. 그리고 하은지는 그런 남자를 챙겨주기 위해 아예 내 집으로 들어와서 지냈다.그러나 정도원은 그녀가 안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고, 오직 소파에서만 지내라고 했다.처음에 하은지는 정도원이 너무 슬퍼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3일 동안 소파에서 잤다. 하지만 나흘째 되는 날, 그녀는 침실에 쳐들어가서 정도원을 가리키며 마음속의 울분을 털어놓았다.“온수정과 감정이 없어서 곧 이혼할 거라며? 어차피 그 여자도 죽은 이상, 우리 두 사람이 결혼하면 되잖아? 그런데 너 이 꼴이 뭐야? 대체 언제까지 날 무시할 건데!”정도원은 하은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수정은 죽기 전에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을까. 구조대는 그때 동굴 속의 현장을 복원했는데, 글쎄 예닐곱 마리의 늑대들이 수정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잖아. 만약 그때 난 널 구하러 가지 않고, 수정을 찾아갔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겠지?”하은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정도원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야? 날 구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거냐고? 이제 다시 그 여자를 선택한 거야?”정도원은 고개를 흔들었다.“난 널 구한 것을 후회하지 않아. 단지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야. 그때 수정의 전화를 끊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죽을 죄를 졌지...”그는 핸드폰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못난 모습에 하은지는 눈을 부라리더니 그저 한심하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녀는 바닥에 있는 베개를 들어 정도원을 향해 세게 던졌다.“내가 정신이 나갔었지. 어떻게 너 같은 남자를 선택했을까? 지금 그렇게 후회되면 너도 가서 죽지 그래? 죽으면 그 여자를 볼 수 있잖아.”하은지는 화가 나서 문을 박차고 떠났다. 정도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억지로 침대에서 일어났지만,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난 죽으면 안 돼. 수정을 위해 복수할 거야.”...이튿날 아침, 밖에서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도원은 비틀거리며 일어나서 문을 열었고
탐사대는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고, 강미선은 누군가 하은지를 두둔할까 봐, 인기 많은 인플루언서 몇 명에게 연락해, 라이브 방송으로 대중들에게 결과를 공개했다.하은지는 탐사대의 고위층과 불륜 관계를 가졌고, 이를 이용하여 나의 상사로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권력으로 탐측 위치와 인원을 몰래 바꿨던 것이다.날 죽이기 위해 사실 하은지는 일부러 모든 대원을 전근 시켜, 날 홀로 서산에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탐사대의 규정에 따르면,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할 때, 반드시 두 명 이상의 대원이 함께 해야 했기에, 조윤철이 재수 없게 걸린 것이었다.후에 정도원이 먼저 날 구하러 갈까 봐, 하은지는 또 일부러 같은 시간에 남산으로 갔다.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고의로 나뭇가지에 팔을 긁혔고, 정도원에게 전화를 하며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하은지는 심지어 시간을 지체하려고 정도원과 함께 남산에서 두 시간 이상 머물렀다. 그 바람에 나와 조윤철이 참혹하게 죽었다.이 일이 폭로되자, 네티즌들은 하은지의 개인 정보를 찾아낸 다음,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하은지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경찰은 그녀의 집 앞에서 일주일 동안 잠복했지만, 그녀를 잡지 못했다. 게다가 하은지는 국내에 친척이 없어, 그녀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았다.하지만 네티즌들은 달랐다. 그들은 하은지를 찾지 못하자, 시선을 정도원에게 돌렸다.그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우리 집에 가서 문을 두드렸는데, 정도원이 머리를 내밀기만 하면 사정없이 그를 두들겨 팼다.정도원은 두려워서 아예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며칠 동안 밥조차 먹지 못하자, 그는 마침내 멘붕을 느끼며 아예 미쳐버렸다.정도원이 집에서 뛰쳐나간 그날, 오직 팬티 하나를 입고 있었다. 그는 눈빛에 초점이 하나도 없었고, 칼을 든 채로 중얼거렸다.“수정을 위해 복수할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아이를 위해 복수를 할 거야.”정도원은 칼을 들고 길거리에서 서성였다. 누군가 그의 칼을 빼앗으려 한다면
정도원의 시각.난 곧 총살을 당할 것이다.이것은 완전히 나의 예상을 벗어났는데, 하은지를 죽이고 계속 미친 척하면 나 자신이 무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경찰들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거짓말 탐지기의 결과가 나온 순간, 난 당황해져서 무릎을 꿇고 경찰들에게 사정했다. 하지만 난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하은지를 죽였으니,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그 여자는 정말 죽어야 했다. 온수정과 내 아이를 죽인 범인으로서, 하은지는 당연히 죽어야 하지 않겠는가?온수정, 지금 그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여자는 줄곧 성격이 담담해서, 나와 결혼을 한 후에도 그다지 많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때 하은지가 나와 헤어지며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뒤, 난 매일 술을 마시며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난 대학에서 나와 직장을 다닐 때까지 줄곧 연애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서 안배해 준 맞선을 보러 가던 날, 내 룸메이트가 갑자기 온수정을 언급했다.동창들은 모두 그녀를 도도하고 새침한 여신으로 여겼는데, 모범생인 동시에 외모도 아주 빼어났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이상형이었다.물론 나도 온수정을 알고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 그녀는 나에게 연애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했기에, 나도 줄곧 그 여자를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나 내 마음속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오히려 내 룸메이트의 여신이라니. 사람들 모두 온수정이 좋다고 한 이상, 그녀도 분명히 뛰어난 장점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난 몰래 온수정에게 고백을 하며 남들에게 기회를 남겨주지 않았다.날 거절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온수정은 내 고백을 받아들였다.그렇게 졸업을 앞두고, 온수정과 헤어지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내 어머니는 나에게 맞선을 안배해 주셨다. 사진 속의 여자를 보니, 난 온수정과 평생 같이 지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다급하게 프로포즈를 했고, 그녀도 좋다고 했다.결혼한
“아우... 아우...”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한무리의 늑대들은 혀를 날름거리며 동굴을 떠났다. 난 구석에 박혀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진 자신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비록 이미 귀신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방금 전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난 조심스럽게 일어나 자신을 향해 기어갔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난 구조대가 날 발견했을 때, 바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퍼즐’을 맞추려 했다.아니면 난 남편인 정도원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그러나 손을 들어 시체 조각을 잡으려 할 때, 마치 공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난 뜻밖에도 그것을 집어 들지 못했다. 투명해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난 절망에 털썩 주저앉았다....3일 전, 나와 탐사대 대원은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하는 임무를 받았다.그전에 난 내가 임신을 했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고, 가장 먼저 정도원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는 한 달 내내 밖에서 임무를 수행했다.이번 탐측 임무를 다른 동료들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탐사대에 나와 다른 한 동료밖에 남지 않았다. 규정에 따르면, 최소 두 사람이 한 팀으로 되어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해야 했기에, 난 장비를 챙기고 동료와 함께 떠날 수밖에 없었다.떠나기 전, 난 정도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빨리 끊으려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었다.정도원이 출동한 위치가 이번에 우리 탐측하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단 것을 알고, 나도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그러나 산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난관에 봉착했다. 길에 잘못 들어서서 나의 동료 조윤철은 가파른 언덕에서 떨어졌던 것이다. 난 얼른 그를 구하려 했지만, 앞에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을 줄이야.난 놀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래도 진정을 하며 정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정도원은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온수정, 지금 내가 바람
정도원의 시각.난 곧 총살을 당할 것이다.이것은 완전히 나의 예상을 벗어났는데, 하은지를 죽이고 계속 미친 척하면 나 자신이 무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경찰들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거짓말 탐지기의 결과가 나온 순간, 난 당황해져서 무릎을 꿇고 경찰들에게 사정했다. 하지만 난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하은지를 죽였으니,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그 여자는 정말 죽어야 했다. 온수정과 내 아이를 죽인 범인으로서, 하은지는 당연히 죽어야 하지 않겠는가?온수정, 지금 그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여자는 줄곧 성격이 담담해서, 나와 결혼을 한 후에도 그다지 많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때 하은지가 나와 헤어지며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뒤, 난 매일 술을 마시며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난 대학에서 나와 직장을 다닐 때까지 줄곧 연애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서 안배해 준 맞선을 보러 가던 날, 내 룸메이트가 갑자기 온수정을 언급했다.동창들은 모두 그녀를 도도하고 새침한 여신으로 여겼는데, 모범생인 동시에 외모도 아주 빼어났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이상형이었다.물론 나도 온수정을 알고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 그녀는 나에게 연애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했기에, 나도 줄곧 그 여자를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나 내 마음속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오히려 내 룸메이트의 여신이라니. 사람들 모두 온수정이 좋다고 한 이상, 그녀도 분명히 뛰어난 장점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난 몰래 온수정에게 고백을 하며 남들에게 기회를 남겨주지 않았다.날 거절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온수정은 내 고백을 받아들였다.그렇게 졸업을 앞두고, 온수정과 헤어지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내 어머니는 나에게 맞선을 안배해 주셨다. 사진 속의 여자를 보니, 난 온수정과 평생 같이 지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다급하게 프로포즈를 했고, 그녀도 좋다고 했다.결혼한
탐사대는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고, 강미선은 누군가 하은지를 두둔할까 봐, 인기 많은 인플루언서 몇 명에게 연락해, 라이브 방송으로 대중들에게 결과를 공개했다.하은지는 탐사대의 고위층과 불륜 관계를 가졌고, 이를 이용하여 나의 상사로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권력으로 탐측 위치와 인원을 몰래 바꿨던 것이다.날 죽이기 위해 사실 하은지는 일부러 모든 대원을 전근 시켜, 날 홀로 서산에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탐사대의 규정에 따르면,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할 때, 반드시 두 명 이상의 대원이 함께 해야 했기에, 조윤철이 재수 없게 걸린 것이었다.후에 정도원이 먼저 날 구하러 갈까 봐, 하은지는 또 일부러 같은 시간에 남산으로 갔다.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고의로 나뭇가지에 팔을 긁혔고, 정도원에게 전화를 하며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하은지는 심지어 시간을 지체하려고 정도원과 함께 남산에서 두 시간 이상 머물렀다. 그 바람에 나와 조윤철이 참혹하게 죽었다.이 일이 폭로되자, 네티즌들은 하은지의 개인 정보를 찾아낸 다음,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하은지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경찰은 그녀의 집 앞에서 일주일 동안 잠복했지만, 그녀를 잡지 못했다. 게다가 하은지는 국내에 친척이 없어, 그녀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았다.하지만 네티즌들은 달랐다. 그들은 하은지를 찾지 못하자, 시선을 정도원에게 돌렸다.그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우리 집에 가서 문을 두드렸는데, 정도원이 머리를 내밀기만 하면 사정없이 그를 두들겨 팼다.정도원은 두려워서 아예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며칠 동안 밥조차 먹지 못하자, 그는 마침내 멘붕을 느끼며 아예 미쳐버렸다.정도원이 집에서 뛰쳐나간 그날, 오직 팬티 하나를 입고 있었다. 그는 눈빛에 초점이 하나도 없었고, 칼을 든 채로 중얼거렸다.“수정을 위해 복수할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아이를 위해 복수를 할 거야.”정도원은 칼을 들고 길거리에서 서성였다. 누군가 그의 칼을 빼앗으려 한다면
정도원은 구조대의 정직 처분을 받고, 집에서 쉬게 되었다. 그리고 하은지는 그런 남자를 챙겨주기 위해 아예 내 집으로 들어와서 지냈다.그러나 정도원은 그녀가 안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고, 오직 소파에서만 지내라고 했다.처음에 하은지는 정도원이 너무 슬퍼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3일 동안 소파에서 잤다. 하지만 나흘째 되는 날, 그녀는 침실에 쳐들어가서 정도원을 가리키며 마음속의 울분을 털어놓았다.“온수정과 감정이 없어서 곧 이혼할 거라며? 어차피 그 여자도 죽은 이상, 우리 두 사람이 결혼하면 되잖아? 그런데 너 이 꼴이 뭐야? 대체 언제까지 날 무시할 건데!”정도원은 하은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수정은 죽기 전에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을까. 구조대는 그때 동굴 속의 현장을 복원했는데, 글쎄 예닐곱 마리의 늑대들이 수정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잖아. 만약 그때 난 널 구하러 가지 않고, 수정을 찾아갔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겠지?”하은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정도원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야? 날 구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거냐고? 이제 다시 그 여자를 선택한 거야?”정도원은 고개를 흔들었다.“난 널 구한 것을 후회하지 않아. 단지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야. 그때 수정의 전화를 끊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죽을 죄를 졌지...”그는 핸드폰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못난 모습에 하은지는 눈을 부라리더니 그저 한심하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녀는 바닥에 있는 베개를 들어 정도원을 향해 세게 던졌다.“내가 정신이 나갔었지. 어떻게 너 같은 남자를 선택했을까? 지금 그렇게 후회되면 너도 가서 죽지 그래? 죽으면 그 여자를 볼 수 있잖아.”하은지는 화가 나서 문을 박차고 떠났다. 정도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억지로 침대에서 일어났지만,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난 죽으면 안 돼. 수정을 위해 복수할 거야.”...이튿날 아침, 밖에서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도원은 비틀거리며 일어나서 문을 열었고
그 순간, 갑자기 차가 급정거를 하더니, 핸드폰이 주시후의 손에서 떨어졌다. 이를 본 하은지는 관성 때문에 넘어지는 척하며 바닥에 누워 전화를 끊었다.그녀의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자, 난 사뭇 나의 죽음이 하은지와 관계가 있다고 느꼈다.비록 지금은 아직 증거가 없지만, 나쁜 짓을 한 이상, 틀림없이 흔적을 남길 것이다. “하은지, 네가 벌받는 그날까지 기다릴게.”...차가 구조대 본부에 도착하자, 탐사대의 대장은 사람들 데리고 나왔다.정도원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김 대장님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 대장님은 차 안을 훑어보았는데, 구조대 대원들의 표정을 보며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내 사람은 어디에 있는 거지?”정도원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여 설명했다.“저희가 찾아갔을 때, 그들은 이미...”김 대장님은 그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난 아침 일찍 구조대에 연락을 했었는데. 정상적인 탐측 속도에 의하면, 내 사람들은 미처 산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야. 후에 난 탐측 지점이 틀린 것을 발견하고, 즉시 당신에게 연락을 했어. 그런데 이 시간에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내 사람을 데려오지 못했다니. 지금 대체 뭐 하자는 거야?”김 대장님은 연세가 이미 쉰 넘었고, 대장으로 일하신지도 이미 20년이 다 되어 갔기에 카리스마가 넘쳤다.정도원은 고개를 숙이며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사람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김 대장님은 정도원을 뿌리치더니 목이 멨다.“윤철과 수정은 모두 우리 탐사대의 핵심 인원이야. 만약 요즘 일이 너무 많지 않았다면, 나도 그 두 사람을 산으로 보내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이번에 이렇게 무서운 일이 발생할 줄이야...”정도원은 김 대장님을 바라보며 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김 대장님의 손을 덥석 잡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수정이라고 하셨습니까?”김 대장님은 정도원의 말을 듣고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맞네, 자네가 바로 수정의 남편이지?
정도원은 핸드폰을 들며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긴장이 돼서 숨조차 쉬지 못했다.그는 떨리는 두 손으로 재빨리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잠금이 해제되지 않았다.정도원은 그제야 한숨을 길게 내쉬며, 핸드폰을 뒤에 있던 구조 대원에게 건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런 상태에서 시체를 접합할 수 없으니 일단 DNA를 확인한 다음, 다시 핸드폰 잠금을 풀어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자.”정도원이 내 핸드폰을 증거물 수취 봉투에 넣으려는 순간, 내 핸드폰의 벨소리가 갑자기 울렸다.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얼른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그것은 스팸 전화였고, 사람들은 실망을 느끼며 계속 나의 시체를 수습했다.모든 일을 마친 다음, 그들은 나와 조윤철의 시체를 구조대의 차에 실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무척 우울했고, 사람들의 표정 역시 무척 심각했다.이것은 아마도 그들이 본 가장 참혹한 구조 현장일 것이다.그중 몇 명의 여자 대원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끊임없이 흐느꼈다.“대장님, 지금 이 일에 책임을 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맨 마지막에 앉아있던 주시후가 분노에 주먹을 꼭 쥐며 정도원을 바라보았다.“아침에 탐사대 대장에게서 대원이 서산에 잘못 들어간 것 같으니 가장 먼저 구조를 해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나 대장님은 개인 사정 때문에 남산에 가서 팔을 긁힌 여자분을 구하셨죠. 만약 저희가 일찍 왔더라면, 두 사람 중 하나는 살아남았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주시후는 울먹였다.“적어도 시체가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지지 않았겠죠.”옆에 있던 대원은 주시후를 말렸지만, 그는 그 사람의 손을 뿌리치며 계속 말했다.“왜 날 말리는 겁니까? 아침에 그 소식을 듣지 못한 겁니까?”정도원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주먹을 쥐며 입술을 오므렸다.“내가 책임을 질 거야.”“어떻게 책임을 지시려고요? 두 사람이 죽었으니, 그들의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하은지는 슬픔을 드러내며 정도
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두 손을 높이 들더니 목소리가 약간 쉬었다.“지금 당장 상처를 처리하자. 소독하지 않으면 쉽게 감염될지도 몰라. 내가 약 상자 들고 올게.”그는 하은지를 가볍게 밀어냈지만, 그 여자는 오히려 그의 허리를 안았다. 그리고 달콤하고 가녀린 목소리로 정도원을 암시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 마음을 아직도 모르는 거야? 그동안 나한테 마음이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냐고? 지금 수정도 여기에 없고, 나도 아무에게 말하지 않을 거야. 이건 우리 둘 만의 비밀이라고...”하은지는 말하면서 까치발을 하며 정도원에게 다가갔다. 정도원은 고개를 돌려 피하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설명하려 했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고, 입을 열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장님, 서산 쪽에서 짐승이 갉아먹은 두 구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얼른 출동하시죠.”정도원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황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은지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말했다.“나도 같이 갈래.”정도원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나 가봐야 돼!”하은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창가로 달려갔다.“날 데리고 가지 않으면, 여기에서 뛰어내릴 거야.”하은지는 정도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그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며 얼른 창문 위로 기어올라갔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정도원에게 말했다.“넌 마음이 이렇게 독한 사람이었어? 내가 뛰어내리는 것을 지켜보더라도 날 데려가지 않을 거야?”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하은지를 바라보더니, 한참 망설인 후에야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은지는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내려왔고, 정도원은 엄숙하게 현장의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며 난 마음이 씁쓸했다.애교를 부릴 줄 아는 여자가 사랑을 받는 법이었구나.나와 정도원이 금방 결혼했을 때, 우리 두 사람의 감정은 가장 좋았다. 난 매일 정도원에게 매달리며 구조 현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지만, 그는 정색하며
그 목소리는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익숙했고, 바로 정도원의 첫사랑 하은지였다.하은지가 귀국한 이후로 정도원은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의 핸드폰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려댔고, 하은지의 전화라면 그는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무조건 달려갔다.그러나 내가 매번 이 일로 정도원과 다툴 때, 그는 짜증을 내며 날 비난했다.“은지는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으니 내가 좀 도와주는 게 뭐가 어때서? 너 좀 예민하게 굴지 마.”우린 상대방을 일부러 무시하기 시작했고, 정도원은 나와 냉전을 하고 있다는 핑계로 자주 외박을 했다.그가 집에 없는 동안, 난 정도원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증거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그 사람은 정말 바빴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대원들 데리고 출동했다.그 후, 정도원은 점차 인내심을 잃었고, 툭하면 나에게 짜증을 냈다.전에 아무리 바빠도 나에게 전화를 하며 자신의 일정을 말했는데, 정말 긴급한 상황이라면 나에게 톡을 보내며 상황을 설명했다.지금의 정도원은 일주일, 심지어 한달 동안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전화를 하면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이번에 정도원은 내가 살아갈 희망까지 완전히 부숴버렸다. 난 바닥에 갈기갈기 찢어진 자신을 바라보며 모질게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단지 팔 긁힌 하은지를 신경 쓰느라 오히려 날 구하는 시기를 놓쳤단 것을 알게 된다면, 정도원은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하지 않을까?그런 생각도 잠시, 난 이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내가 죽으면 정도원은 소원대로 하은지와 결혼할 수 있었다.하지만...난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배를 어루만졌고, 가슴은 쑤실 듯이 아팠다. 정도원이 만약 그토록 기다리던 자신의 아이를 간접적으로 죽였단 것을 알게 된다면, 무척 슬퍼하겠지...난 울먹이며 몸을 받치고 일어섰는데, 저도 모르게 날기 시작했다.얼마나 날아다녔는지, 난 정도원의 곁으로 돌아왔다.정도원은 지금 하은지를 안고 응급실로 달려갔
“아우... 아우...”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한무리의 늑대들은 혀를 날름거리며 동굴을 떠났다. 난 구석에 박혀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진 자신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비록 이미 귀신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방금 전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난 조심스럽게 일어나 자신을 향해 기어갔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난 구조대가 날 발견했을 때, 바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퍼즐’을 맞추려 했다.아니면 난 남편인 정도원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그러나 손을 들어 시체 조각을 잡으려 할 때, 마치 공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난 뜻밖에도 그것을 집어 들지 못했다. 투명해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난 절망에 털썩 주저앉았다....3일 전, 나와 탐사대 대원은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하는 임무를 받았다.그전에 난 내가 임신을 했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고, 가장 먼저 정도원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는 한 달 내내 밖에서 임무를 수행했다.이번 탐측 임무를 다른 동료들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탐사대에 나와 다른 한 동료밖에 남지 않았다. 규정에 따르면, 최소 두 사람이 한 팀으로 되어 산에 들어가서 탐측을 해야 했기에, 난 장비를 챙기고 동료와 함께 떠날 수밖에 없었다.떠나기 전, 난 정도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빨리 끊으려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었다.정도원이 출동한 위치가 이번에 우리 탐측하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단 것을 알고, 나도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그러나 산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난관에 봉착했다. 길에 잘못 들어서서 나의 동료 조윤철은 가파른 언덕에서 떨어졌던 것이다. 난 얼른 그를 구하려 했지만, 앞에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을 줄이야.난 놀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래도 진정을 하며 정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정도원은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온수정, 지금 내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