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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1화

작가: 이한나
육경한이 듣고 행동할지 안 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친구로서 조언을 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준혁이 말을 이었다.

“내가 서현재에게 투자할 의향이 있는 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신념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난 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만약 서현재가 이번 일로 인해 감옥에 간다면 소원 씨가 평생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신중하게 생각해 봐. 적어도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말자.”

이준혁은 의리와 우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친한 친구가 늪에 빠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손을 뻗었다.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당사자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건져내고 싶었다.

파티가 끝난 후 저마다 걸음을 옮겼다. 김성훈은 계속 술집에 머물렀고 이준혁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고 몸에 남아있던 술 냄새를 깨끗하게 씻었다.

곧이어 아기방으로 향한 그는 잠든 아기를 보며 깊은 행복감을 느꼈고 두 아기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안방으로 들어가자 윤혜인은 이미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옆에는 새끼 고양이 같은 아이가 자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아름이가 엄마, 아빠랑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린듯하다.

침대는 아이와 아내의 향기로 가득했다.

조심스럽게 누웠지만 가벼운 동작에도 불구하고 윤혜인은 눈을 떴다.

그녀는 비몽사몽한 채로 나지막이 물었다.

“왔어요?”

“응. 깨워서 미안해.”

이준혁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윤혜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괜찮아요. 낮에 잠을 많이 자서 그런지 깊게 잠들지는 못했어요.”

윤혜인이 말을 이었다.

“오늘 밤에 경한 씨랑 같이 있었던 거예요?”

“응. 맞아.”

술집에 가기 전,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누굴 만나는지 알려줬다.

이내 윤혜인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괜찮아졌어요?”

“최대한 설득했는데 그래도 똑같으면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네.”

이준혁이 답했다.

“정말 못된 사람이에요.”

윤혜인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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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지 모르겠지만 소원의 임신 증상은 유독 선명했다.그녀는 최대한 자신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화장실에서 여러 번 심호흡하며 차분하게 마음을 추슬렀다.마침내 심장 박동이 진정되자 입을 헹구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뜻밖에도 문을 열자마자 앞에 서 있는 남자가 보였다.육경한은 180cm는 넘는 키에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어 존재만으로도 상당한 압박감을 조성한다.그는 소원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소원은 가까스로 당황함을 감추며 침착하게 말했다.“아침에 따뜻한 죽을 먹자마자 차가운 걸 마셨거든. 그래서 그런지 속이 안 좋네.”하지만 그녀가 말을 마친 후에도 육경한은 여전히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소원은 불안함이 밀려와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내가 원래 위가 안 좋잖아.”육경한은 또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걸음을 옮겼다.“많이 아프면 병원 가봐.”그의 말투는 무덤덤했다.소원은 그의 말을 관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석훈의 설득이 효과가 된 건 모르겠지만 뭐가 됐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있으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예의를 지키는 건 당연했다.소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그녀는 말을 이었다.“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아이를 만나도 돼.”육경한은 빙빙 돌리는 게 아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소원은 너무도 기뻤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곧바로 걱정이 밀려왔다.“원하는 게 뭐야?”그녀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육경한은 갑자기 아이를 만나게 해줄 만큼 친절한 사람이 아니기에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하다.어제 주석훈이 육경한을 설득하겠다고 말한 건 말지만 육경한은 결코 말이 쉽게 통하는 사람이 아니다.그러니 단 한 번의 대화만으로 육경한의 마음을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육경한은 경계에 찬 소원의 눈빛을 보고선 피식 웃었다.“맞아. 조건이 있어.”소원은 육경한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비록 유진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지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82화

    “하여튼 잔머리는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윤혜인은 응석 부리며 말했다.기분이 좋아진 이준혁은 그녀를 꼭 껴안고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키스했다.윤혜인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만해요... 아기가 자고 있잖아요.”이준혁은 매력적이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답했다.“알아. 그냥 안고 싶어서.”이제 딸도 컸으니 두 사람은 애정 행각을 벌일 때마다 아이가 없는 곳으로 피했다.아이가 잠든 방에서 관계를 갖는 건 불가능했으니 가끔 지금처럼 같이 자고 싶어 하면 이준혁은 욕구를 참아야만 한다.따뜻한 포옹에 안정감을 느낀 윤혜인은 긴장을 풀고 그의 팔을 베며 자연스럽게 안겼다.졸음이 밀려온 듯한 윤혜인의 모습에 이준혁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맞췄고 애정 어린 어조로 말했다.“혜인아, 난 너무 행복해. 너랑 아이가 곁에 있으니까...”운혜인은 이미 졸음에 취했다.“우린 영원히 함께 할 거예요.”“응. 영원히.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거야.”이준혁은 애틋했다.“고마워. 여보.”...다음날.소원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약을 멍하니 바라봤다.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육경한과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이상 불가피한 접촉은 분명히 발생할 것이고 소성 전 조정 기간까지 더하면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두 사람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빨리 해결하는 게 최선이다.비록 마음이 심란했지만 소원은 약을 꺼내 삼키려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울린 핸드폰 진동 소리가 그녀를 방해했다.처음 보는 낯선 번호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으나 차를 마시려던 찰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잘못건 전화라면 다시 걸어오는 경우가 극히 적었으니 소원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알고 보니 육경한의 비서였다.“소원 씨 맞으시죠?”소원은 그렇다고 답했다.“저는 육 대표님의 비서인 황진수라고 합니다. 대표님께서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데 혹시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소원은 어리둥절해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81화

    육경한이 듣고 행동할지 안 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친구로서 조언을 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이준혁이 말을 이었다.“내가 서현재에게 투자할 의향이 있는 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신념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난 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만약 서현재가 이번 일로 인해 감옥에 간다면 소원 씨가 평생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신중하게 생각해 봐. 적어도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말자.”이준혁은 의리와 우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친한 친구가 늪에 빠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손을 뻗었다.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당사자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건져내고 싶었다.파티가 끝난 후 저마다 걸음을 옮겼다. 김성훈은 계속 술집에 머물렀고 이준혁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고 몸에 남아있던 술 냄새를 깨끗하게 씻었다.곧이어 아기방으로 향한 그는 잠든 아기를 보며 깊은 행복감을 느꼈고 두 아기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안방으로 들어가자 윤혜인은 이미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옆에는 새끼 고양이 같은 아이가 자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아름이가 엄마, 아빠랑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린듯하다.침대는 아이와 아내의 향기로 가득했다.조심스럽게 누웠지만 가벼운 동작에도 불구하고 윤혜인은 눈을 떴다.그녀는 비몽사몽한 채로 나지막이 물었다.“왔어요?”“응. 깨워서 미안해.”이준혁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윤혜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괜찮아요. 낮에 잠을 많이 자서 그런지 깊게 잠들지는 못했어요.”윤혜인이 말을 이었다.“오늘 밤에 경한 씨랑 같이 있었던 거예요?”“응. 맞아.”술집에 가기 전,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누굴 만나는지 알려줬다.이내 윤혜인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괜찮아졌어요?”“최대한 설득했는데 그래도 똑같으면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네.”이준혁이 답했다.“정말 못된 사람이에요.”윤혜인은 불평을 늘어놓았다.“소원이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80화

    이준혁은 육경한이 뭐라 반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소원 씨가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넌 지금 뭐 하는데?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게 소원 씨에게 얼마나 큰 상처일지 생각해 본 적 있어? 네 아이도 그럴 거야. 아이한테 엄마를 만나고 싶은지 직접 물어본 적은 있어?”이준혁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육경한의 마음에 와닿았다.유진이는 비록 겉으로 아빠에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매일 집에서 침울한 모습으로 조용히 지낼 뿐이었다.유진이는 그를 두려워했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기에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말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도 많았기에 이를 지켜보는 집사들조차 걱정할 정도였다.이준혁은 그의 표정만 봐도 자신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감정은 그도 아버지가 된 후에야 깨닫게 된 것들이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었다.“경한아, 후회할 일 만들지 마.”그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친구로서 육경한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걸 막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 가다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원망을 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면 결국 남는 것은 그뿐이었다.이준혁은 지금 너무도 행복했다. 그래서 그는 이 행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얻기 어려운 것인지 잘 알고 있었고 절친인 육경한 또한 행복하길 바랐다.옆에서 듣고 있던 김성훈이 분위기를 풀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준혁아, 고민 상담 왜 이렇게 잘해?”이준혁은 김성훈의 농담을 신경 쓰지 않고 옆에 있던 차를 한 모금 마셨다.‘결혼도 안 한 사람이 이 행복을 어떻게 이해하겠어...’김성훈은 웃으면서 육경한의 어깨를 두드렸다.“난 네게 특별히 해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79화

    “술 마시면 각방 써야 될 수도 있어.”이준혁이 태연하게 말했다.“그만해.”김성훈이 가슴을 움켜쥐며 일부러 괴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와이프한테 잡혀서 산다는 거 이제 알겠으니까 여기서 애정 과시하지 마.”이준혁은 그의 농담을 무시해 버리고 육경한을 똑바로 쳐다보며 조금 전의 질문에 답했다.“경한아, 나에게 넌 당연히 좋은 친구지. 하지만 사업에서는 네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잘 알아본 상태야. 분명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이고... 어떤 이유에서든 그 정도로 서현재를 견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그러자 육경한이 단호하게 대답했다.“네가 뭘 안다고!”이준혁은 바로 받아쳤다.“알지 왜 몰라? 너 소원 씨가 혜인이한테 얘기해서 내가 돕기로 한 거라고 생각하는 거잖아. 아니야?”육경한은 사실 소원이 그런 부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나빴다.“뭐 하나 물어보자. 소원 씨가 왜 서현재를 돕고 싶어 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이준혁이 조용히 물었다.그러자 육경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현재가 소원 씨를 좋아하는 건 맞아. 하지만 선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어. 오히려 조용히 소원 씨를 도와주기만 했지... 특히 소원 씨가 아이를 낳고 혼자 키우고 있을 때 말이야. 그때도 서현재는 묵묵히 소원 씨랑 아이를 돌봐 줬어. 소원 씨가 서현재한테 고마워하는 건 당연한 거야. 서현재가 힘들 때,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한 거고.”이준혁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문제는 너야. 난 지금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더 궁금해. 이제 정말 소원 씨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그래서 계속 소원 씨를 밀어내는 거야?”그는 친구로서 육경한이 걱정되었다.육경한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내가 좋아하든 말든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을 돌릴 수 없는데.”“네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닐까?”이준혁이 되물었다. 그는 육경한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78화

    그 사진 속에는 서류뿐만 아니라 소원과 주석훈이 식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그러나 육경한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약통이었다.그녀가 몸이 안 좋은 편이라는 건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약은 그녀가 자주 먹던 위장약이 아니었다.육경한은 생각에 잠겼다.옆에서 주석훈이 계속 뭐라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말은 이미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다.육경한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이제 가보셔도 좋습니다.”주석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아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육 대표님, 다시 한번 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그러나 육경한은 그가 하는 말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주 변호사님을 잘 배웅해 드려.”그의 지시에 대기 중이던 비서가 사무실로 들어와 주석훈을 안내했다.쫓겨나는 듯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육경한에게 생각해 보라고 설득했다. 극단적이게 소송까지 갈 필요는 없다며 말이다.육경한은 컴퓨터를 켜고 사진 속에서 본 약을 검색하기 시작했다.주석훈이 서류에 초점을 두고 찍은 사진이었기에 약통은 단지 구석에 있다가 우연히 찍힌 것이었다. 그래서 약 이름을 전부 확인할 수는 없었다.그가 기억나는 몇 글자를 입력하자 화면에 검색 결과가 떴다. 임신 초기에 아이를 유산하는 데 쓰이는 약이라고 말이다.‘임신 초기...’육경한은 제자리에 굳어서 모니터를 응시한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비서가 조용히 다가와 회의 시간이라고 알렸지만 지금 그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그러자 비서가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약속한 회의 시간이 지났습니다만...”그러나 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경한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원이 최근 이틀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조사해 봐. 시립 제일 병원도 확인해 보고.”그 말에 비서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그럼 회의는...”“취소해.”육경한은 단호하게 말했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77화

    그러자 소원이 대답했다.“고마워요, 주 변호사님.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주석훈은 너무나도 적절한 타이밍에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소송이 끝나고 나서 다시 고마워하셔도 늦지 않으니까요.”그는 덤덤하게 말했다.식사를 마치고 나서 주석훈은 마침 소원네 집 근처에서 다른 의뢰인을 만날 스케줄이 있다며 그녀를 바래다주겠다고 했다. 마침 임신한 탓에 운전을 피하고 있었던 소원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의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그때,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육경한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그는 우연히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육경한은 주석훈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않았다. 법정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은 있었지만 변호사 따위는 그의 관심을 끌 대상이 아니었으니 말이다.그러나 새로 온 그의 비서는 달랐다.눈치가 빠른 그는 이미 육경한과 소원 사이에 얽힌 관계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고 소원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 역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마침 주석훈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비서는 육경한에게 말했다.“육 대표님, 저분은 변호사인 주석훈 씨입니다. 예전에 이선 그룹에서 일했었는데 퇴사하고 해외로 갔던 걸로 알고 있어요.”“그래?”육경한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보아하니 소원이 새로 고용한 변호사인 듯했다.전에 그녀가 찾았던 변호사는 육경한의 비서가 협박을 하는 바람에 결국 소송을 포기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로펌의 세무 조사가 이루어진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육경한은 그런 일을 직접 꾸밀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는 자신이 고용한 변호사의 실력에 충분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상대측 변호사가 누구든지 신경 쓸 필요 없었다.‘이선 그룹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면 이번에 찾은 변호사는 실력이 꽤 괜찮나 보네.’육경한은 서서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 변호사는 지난번 법정에서 예의 있게 굴면서도 기세를 잃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다소 인상적이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76화

    “저야 당연히 괜찮죠.”소원은 매우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약을 바라보며 몇 초 동안 깊이 생각했다가 다시 약을 가방에 넣었다. 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기면 곤란한 상황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약을 먹을 만한 안전한 시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주석훈과 소원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는 세심하게 카페인이 안 들어간 재스민차를 주문해 주며 말했다.“오후니까 차 마셔요.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잘 거예요.”“고마워요, 주 변호사님.”소원은 처음부터 주석훈에 대한 인상이 좋았었다.그는 깔끔한 인상에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평소엔 항상 검은색이나 회색 정장을 입고 다녔다.성격도 온화하고 얼핏 보면 조용해 보였지만 법정에서는 논리적인 말들로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른 변호사들과는 또 스타일이 달랐다. 주석훈은 매번 자신의 풍부한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를 무방비하게 만들고는 그 타이밍에 결정적인 질문을 던져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편이었다.두 사람은 그 사건의 여러 측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주석훈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소원 씨, 이번에는 제가 변호사 이석훈의 이름을 걸고 보장하겠습니다. 반드시 면회권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주 변호사님, 너무 심각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냥 함께 최선을 다하면 돼요. 보장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저는 변호사님의 실력을 믿으니까요.”주석훈이 이렇게까지 진지한 표정을 짓자 소원은 오히려 민망해졌다. 육경한과의 소송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게다가 보장까지 하겠다고 하다니...’“소원 씨, 저를 굳이 변호사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요. 너무 딱딱해 보이잖아요.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주석훈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럼 주 변호사님도 존칭 쓰지 마세요. 우리 서로 편하게 말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소원은 계속 그를 주 변호사님이라 불렀다. 주석훈은 그녀가 쉽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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