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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화

“……”

상혁은 머리가 굳어버린 것 같았다.

하준이 벌인 미친 짓은 이미 전국에 다 알려졌다.

온라인은 온통 하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장악했다.

FTT 공식 홈페이지는 아미 다운되어버렸다.

‘일이 이 지경인데 결혼식을 하시겠다고?

지금 결혼하시려는 그 분은 이미 다른 사람이랑 결혼한 분이거든요.

회장님 병이 도진 건 아닐까?’

그러나 대놓고 하준에게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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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뒤.

헬기는 하준의 개인 섬에 도착했다. 섬 정중앙에는 큰 별장이 있었다.

하준은 여름을 조심스럽게 침실의 큰 침대에 뉘였다.

전면 창밖으로는 파다가 넘실거리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섬은 매우 조용해서 하준도 좀 차분해졌다. 심지어 가만히 여름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사랑하는 아내를 보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이 둘 사이를 방해할 수 없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여름의 새하얀 원피스를 물들이는 게 눈에 들어오자 하준은 기분이 과히 좋지 않았다.

“가서 웨딩드레스 가져오지.”

곧 눈부신 흰색의 드레스가 전달되었다. 하준은 직접 여름의 옷을 갈아입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름은 아픈 목을 잡고 일어나 앉았다.

낯선 공간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 듯했다.

자세히 보니 자신이 본 적이 없던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레스 자락에 작은 진주가 가득 비딩된 머메이드 드레스였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야?

내가 왜 이런 데 있지?’

여름은 양유진과 결혼식을 하던 중에 최하준이 처들어온 뒤에 기절한 것만 기억이 났다.

안색이 확 변했다. 창밖을 보니 이미 어둠이 깔려있었다.

이때 하준이 쟁반을 받쳐 들고 들어왔다. 흰 셔츠와 조끼까지 슈트를 차려입고 있었다. 머리는 뒤로 넘겨 미모를 시원하게 드러냈다.

“깼어? 디저트 좀 먹을래?”

하준이 다정하게 쟁반을 침대 옆 테이블에 놓았다.

“이 미치광이가? 대체 날 어디로 끌고 온 거야?”

여름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하준은 신경도 쓰지 않고 무작정 밖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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