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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화

그런데 수술 직전.

하준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휴대 전화를 이주혁에게 던졌다.

“여름이 번호를 찾아서 네 번호로 전화 좀 걸어줘.”

명색이 죽마고우인지라 이주혁은 바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이주혁은 여름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통을 참느라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하준을 보고 할 수 없이 자기 휴대 전화로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쪽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주혁입니다. 저기… 하준이가 지금 위천공이 되서 수술을 하는데….”

“전 의사가 아닌데요.”

여름은 딱 잘라 말했다.

“피를 토했어요.”

이주혁이 씁쓸히 말을 이었다.

“하준이도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요. 난 재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건 처음 봐요. 한번 좀 와주면 안 되겠어요? 지금 하준이에게는 여름 씨가 너무나 필요해요.”

“백지안 씨에게 할 전화를 잘못 거셨네요. 다시는 전화하지 마세요. 그 사람 죽었다고 해도 가서 향 피워 줄 생각도 없으니까. 그런 인간에게는 돈 한 푼도, 마음 한 조각도 아까워요”

여름은 말을 마치더니 전화를 탁 끊었다.

스피커 폰으로 듣고 있던 하준의 고통을 억누르고 있던 하준의 검은 동공에서 희망의 빛은 점차 사라지고 끝없는 어둠과 처량함이 깃들었다.

위천공은 무척 통증지 심했지만 아무리 아파도 여름의 그 싸늘한 말에 찔린 고통에 비하면 아무거도 아니었다.

이주혁은 한숨을 쉬더니 닥터에게 수술을 하러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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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스 별장.

여름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휙 던졌다. 얼굴을 사뭇 싸늘한 것이 조금의 감정도 안 남은 것처럼 보였다.

‘그까짓 위 천공, 내 마음보다 아프려고? 그리고, 이 밤중에 사람을 불러내려고 들다니 내가 예전에 최하준에게 쩔쩔매던 강여름인 줄 아나?

그 강여름은 이제 없어.’

“최하준에게 일이 생겼어요?”

침대에 누워 쌔근쌔근 자는 줄 알았던 하늘이가 눈을 떴다.

“왜? 걱정되니?”

여름이 나지막이 물었다.

“아뇨. 사람이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던데.”

여름은 ‘푸흡’하고 웃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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