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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8화

작가: 남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강신희는 화가 나서 차진욱을 노려보았다.

“아들을 아주 잘도 가르쳐 놨군요.”

차진욱의 태양혈이 불뚝거렸다. 그 현명하고 냉철하던 강신희가 어쩌다가 이 꼴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다 내가 잘못 가르쳤어요.”

차진욱도 일어나 가버렸다.

부자의 싸늘한 태도에 강신희는 화가 나서 물건을 집어 던지며 화풀이 했다.

‘이게 다 강여름 때문이야. 강여름이 내 남편과 아들을 내게서 멀어지게 만들었어.’

******

차민우는 집에서 나와 휴대 전화를 꺼냈다. 여름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

커피숍에서 나온 뒤에 여름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차민우는 강신희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차마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퉁퉁 부었던 여름의 얼굴을 떠올리고 차민우는 죄책감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되자 비아냥거리는 여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뭐. 아직도 나한테서 빼낼 거리가 있나 봐요?”

“미, 미안해요.”

차민우는 너무 미안해서 더듬거리며 사과했다.

“아까는 엄마랑 같이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예요. 엄마가 더 화를 낼까 봐. 사실은 처음 만났을 때 그쪽이 누군지도 몰랐어요. 나한테 이상한 이름을 가르쳐 줬는데도 난 그게 정말인 줄 알 정도였잖아요.”

“그래도 나중에는 알았지? 서울에서는 일부러 날 찾아온 거지? 쇼핑하다 우연히 만난 척하고 그런 거 다 계획적으로 접근한 거잖아?”

여름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무려 CB그룹 회장님과 그 아들이 그렇게 몸을 숙이고 직접 날 속이려고 스파이 노릇까지 할 가치가 있었나? 이해가 안 돼. 내가 대체 어쩌다가 CB그룹 같은 대기업에 밉보인 거지?”

“우리에게는 잘못한 거 없어요. 강여경과 우리 엄마 때문이지.”

차민우는 마음 속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 외할머니.’

그러나 여름을 안 지 좀 되었지만 차민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름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말은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내내 강여경이 날 괴롭혔거든. 내 친구도 죽게 만들고. 나야 말로 걔한테 원한이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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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기 저쪽이 갑자기 침묵하기 시작했다. 차민우가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왜? 수작을 간파 당해서 찔려?”“아니. 그 상상력에 할말을 잃었다.”여름의 목소리가 무력감으로 가득했다.“이렇게 하자. 내가 무슨 짓을 할까 봐 걱정되면 내 혈액, 머리를 가지고 니아만으로 가서 검사를 해 봐. 그러면 내가 뭘 어쩌겠어?”“니아만이라고 하니까, 그건 더 필요없어.”차민우가 담담히 받았다.“애진작에 내가 니아만에서 강여경과 우리 엄마의 친자 확인 검사를 했거든. 강여경이 우리 엄마이 딸이야.”“그럴 리가 있나!”여름은 기함했다.“니아만야말로 내 구역이니 강여경이 뭘 어쩔 수는 없거든.”차민우의 말투가 실망으로 가득했다.“당신이랑 만나는 동안 이미지가 좋았던 건 인정해. 솔직이 정말 우리 누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 하지만 아니잖아. 게다가 그런 문제로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을 너무 오래하다 보니 이제 본인도 정말로 그렇다고 믿는 것 같은데. 오늘 전화한 이유는 내가 처음부터 정체를 알고 접근한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서야. 인제부터 우리 엄마랑 강여경이 어떻게 나오든 나는 이제 간여할 수 없어.”여름은 진정하려고 노력한 뒤 입을 열었다.“날 안 믿으니 어쩔 수가 없네. 하지만 강여경은 정말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걔 보통이 아니거든. 아마 당신들에게 나에 대해서 엄청나게 나쁜 말을 많이 했겠지. 하지만 동성에 가서 조금만 자세히 알아보고 조사해 보면….”“됐어. 동성에서 당신이랑 강여경에 대해서는 조사할만큼 조사했어. 강여경이 말하는 건 다 사실이었어.”차민우가 말을 끊었다.“뭘 조사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관련자도 아닌 사람들에게 대충 물었겠지. 동성에서 좀 산다 하는 집에 가서 물어 봐. 강여경이 대체 어떤 인간이었는지. 특히 JJ그룹, 한주그룹 그런데 말이야. 그 두 그룹 아들들이 강여경과 사귄 적이 있거든. 아무렴 내가 강여경이 사귀었던 사람을 매수할 수 있겠어?”여름은 마지막으로 경고했다.“너희 식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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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이 다가와 큰 손을 여름의 어깨에 얹었다.“다 들었어.”“쭌….”여름이 작은 얼굴을 하준의 품에 묻더니 막연한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차민우가 그러는데 강여경이랑 엄마의 친자 확인 검사를 했는데 걔가 친딸로 나왔대. 그러면 나는, 나는 누구의 딸이야? 난 정말 강신희의 딸이 아닐까?”그렇게나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다 혼란스러워졌다.“바보, 당신이랑 어머니가 그렇게 닮았는데 당신이 딸이 아니면 누구겠어?”하준이 품 안에서 불안에 떠는 여름을 내려다 보며 저음으로 온화하게 달랬다.“당신이랑 아버님 친자 확인했던 거 잊었어?”여름이 흠칫했다. 뭔가 떠오른 듯했다.“그런데….”“강여경의 뭘 가지고 가서 검사했는지 물어보지 그랬어? 내가 봤을 때 머리카락이었을 거야.”하준이 눈을 반짝였다.“머리카락이 무슨 문제라도 있어?”여름의 얼굴에 의아하다는 표정이 떠올랐다.“머리카락이었다면 조작하기 쉽거든.”하준이 심란한 듯 말을 이었다.“오늘 차진욱의 아내가 당신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 내내 그 문제를 생각해 봤거든.”“뭔데? 빨리 말해 봐.”여름이 재촉했다.“양유진이 왜 그렇게 죽자살자 당신을 따라다녔을 까 하는 문제 말이야.”하준이 여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처음에는 정말로 당신을 좋아해서 따라다녔는지도 몰라. 하지만 나중에 당신이 나랑 결혼하고 아이까지 생겼는데도 끈덕지게 달라 붙었지. 마지막에는 하여간 당신이랑 결혼을 하긴 했지만 첫날 밤에 당신이 나와 보냈는데도 그 결혼을 유지했어. 그러면서 마치 성인군자인 듯 굴었지.”여름이 눈을 깜빡였다.“나를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내가 자기를 사랑하게 만든 뒤에 복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이야?”“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하준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눈빛이 더욱 예리해졌다.“놈은 애진작부터 당신 어머니가 차진욱의 아내이고,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는지도 몰라. 그러면 당신이랑 결혼해서 어머니가 당신을 딸로 인정하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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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은 괴로운 듯 입을 열었다.“양유진이 수상하다는 점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내내 그렇게 연기를 하고 있었겠네.”“모르지. 어쩌면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당신 앞에서 서서히 폭력적인 성향을 중간에 드러냈을 수도 있어.”하준이 여름의 허리를 안았다.“다른 방법을 찾았으니까. 당신에게 복수하면서 자기 사업을 발전시킬 방법을 말이야.”여름의 눈이 어두워졌다.“그게…강여경?”하준이 고개를 숙였다. 커다란 손이 여름의 머리카락을 쓸어 내렸다. 손가락 사이에 머리카락 두 가닥이 딸려 내려왔다.“여자의 긴 머리는 잘 빠지거든. 당신은 양유진의 별장에서 한동안 지냈으니까 매일 머리카락이 떨어졌을 거야. 청소를 하면서 당신 머리를 모아 두었다가 강여경에게 보내 놓으면 친자 감별에 쓸 머리카락이 생기는 거지.”여름은 흠칫했다. 고개를 숙이고 하준의 손에 놓인머리카락을 들여다 보았다.‘그래,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드라이로 말릴 때 머리카락이 꽤 많이 빠지지.양유진이 나에게 복수하고 괴롭히고 싶어서 결혼한 줄 알았는데.’진상에 가까워질수록 양유진은 무서운 인간이었다.사람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무서울 수가 있을까?“당신 말이 아무래도 정말인 것 같아.”여름이 중얼거렸다.“양유진이 나와 결혼하려고 했을 때는 그렇게 다정한 척하더니 나중에 날 매워했을 때는 태도 변화가 너무 확실했어. 아마도 그 때 마음에 변화가 생겼나 봐. 내가 도저히 자기를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예 강여경이 엄마의 딸을 사칭하게 만든 거지. 강여경은 사촌이니까 원래부터 좀 닮았거든. 게다가 어렸을 때 납치된 적이 있으니까 동성 사람들은 걔를 잘 몰랐거든. 그러니 사기 칠 공간은 충분한 거지.”“그래.”하준이 끄덕였다.“강여경은 양유진을 이용해서 어머님의 딸인 척했어. 그래서 강여경이 귀국한 뒤로 양유진의 사업이 그렇게 승승장구하게 된 거야. 두 사람이 한 배를 타고 있었으니까.”여름은 들을수록 마음이 괴로웠다.“다 나 때문이야. 애초에 그렇게 멍청하게 양유진이랑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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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혁은 말을 마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이원명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알 바 아니라는 듯.그러더니 바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1시간 뒤에 채시아 끌고 와.”“알겠습니다.”그러나 곧 전화가 걸려왔다.“채시아가 사모님과 함께 있습니다.”그 말을 듣더니 이주혁은 웃었다.그러나 웃음 소리를 들은 수하는 모골이 송연했다. 그것은 이주혁이 정말 화났을 때 내는 소리였다.낮고 싸늘하고 소름이 쫙 끼치는 소리였다.“채시아 일 전부 중단 시켜. 우리 회사에 계약서를 써 놓았으니 해외의 명감독이랑 일을 하고 싶어도 우리 회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위반이야. 앞으로 아무 일도 시키지 마.”부하는 바로 알았다.채시아가 이번에는 정말 이주혁을 잘못 건드렸다. 이주혁이 채시아를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면 아무리 좋은 인맥이 있고 헐리웃에서 감독이 달려와도 계약을 풀어주지 않는 한 누구도 채시아와 일할 수 는 없다. 곧 소문은 쫙 퍼질 것이고 채시아는 어떤 작품에도 출연할 수 없게 될 것이다.“네. 알겠습니다.”잠시 후 이주혁이 다시 분부했다.“우리 아버지나 어머니가 직접 자회사에 전화를 걸더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말라고 전해. 이번에 병원에서 누가 아버지 전화를 받고 CB그룹 보디가드 입원시켰는지 찾아내서 내보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알겠습니다.”부하는 이주혁이 이번 일로 일벌백계를 삼아 전체그룹에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룹 내에서는 누구도 이주혁의 마을 거역할 수 없다. 그것은 이원명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려는 것이다.수하는 몰래 탄식했다.이정도로 과단성 있게 힘을 모아 밀고 나가는 힘을 가진 이주혁이 그룹을 이끈 덕분에 그동안 주민그룹은 독보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이주혁은 최하준처럼 대놓고 요란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주민그룹의 위치는 FTT 한창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이주혁도 매서운 데가 있어서 친부모에게조차 가차없는 것이다.*****이주혁의 본가.채시아는 이때 류성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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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네가 바미엔터랑 계약이 되어 있잖아. 계약서에는 네가 출연하는 모든 작품은 회사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그걸 어길 시에는 위약금을 물어낸다는 규정이 있어.”매니져가 괴로운 듯 말을 이었다.“전에는 대표님이 널 적극적으로 밀어주시니까 그 조항이 별 문제가 안 됐었던 거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대표님이 이렇게 화가 나셨어?”“자… 잠깐만 생각 좀 해볼게요.”채시아는 전화를 끊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류성희가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이냐?”“주혁 씨가 제 일은 전부 중지 시켰대요. 강여경 씨가 저를 외국 감독에게 소개해줬는데 회사에서 제 출연에 동의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감독이 도망가 버렸대요.”채시아는 불쌍한 척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분명 제가 CB그룹 일을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드려서 그렇게 됐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다 주혁 씨에게 좋으라고 한 일인데….”“걔가 정말 왜 그런다니. 걱정하지 말아라. 이번 일은 내가 잘 얘기해 줄게.”류성희가 그렇게 말하는데 이원명의 차가 들어왔다.이원명이 씩씩거리며 차에서 내렸다.“이 녀석이, 감히 소 원장을 잘라? 에비 체면을 우습게 여겨도 유분수지!”“소 원장이 누군데요?”류성희가 의아한 듯 물었다.“CB 그룹의 보디가드를 병원에 입원시킨 원장이지. 내가 직접 원장에게 전화했었거든. 그런데 주혁이 녀석이 바로 소 원장을 잘라버렸다는 거야. 자기 말을 안 들어서라나? 이건 대놓고 지 애비에게 모욕을 주겠다는 거잖아?”이원명은 약이 바짝 올라 죽을 지경이었다.“애초에 이 애비는 안중에도 없는 거지.”채시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주혁이 이렇게 세게 나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자기에게는 전화 한 통화도 없고, 욕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채시아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이주혁이 하나 둘 본때를 보여주는 중이었다.“말도 안 돼요. 내가 전화서 집으로 오라고 할게요. 이 녀석이 어디 어른을 이따위로 취급하고.”류성희는 그러면서 바로 이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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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쭌은 자신을 더 이상 두 살짜리 아기로 생각하지 않아. 쭌의 실제 나이는 나보다도 많다고 얘기해 줬거든. 요즘은 선생님들 모셔서 가르치는데 정말 빨리 배워.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전에 배웠던 지식 수준은 따라잡을 것 같아.”“하지만… 그러면 뭐해? 너희들 사이에 있었던 애정 같은 건 다 잊었을 텐데.”윤서가 망설이면서 말했다.“널 잊어 버린 사람이 다시 널 사랑하게 만드는 게벌써 몇 번 째냐?”여름은 할 말을 잃었다. 다시 슬픈 기분이 되었다.‘그러네. 대체 이게 몇 번 째냐고….처음에 동성에서 만났을 때, 내가 죽을 힘을 다해서 최하준을 따라다닌 바람에 결국 최하준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지.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와서도 온갖 수단을 써서 백지안 옆에 있던 최하준이 날 사랑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었고.그래, 매번 성공했어. 그래서 피곤했냐 하면, 그래. 정말 피곤했지.두 사람이 서로를 향하는 사랑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어.’“나도 모르겠어.”여름이 망연자실해서 말을 이었다.“전에는 기억에 착란을 일으켰던 거고 이번에는 완전히 어린애나 다름 없게 되어 버렸으니까. 애정 부분도 완전히 백지가 되어 버렸어. 사실 날 사랑하게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인생은 길잖아.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어. 다음에 또 이러지 않을까? 그 다음은? 내가 매번 이렇게 주동적으로 나서고 인내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라고 무쇠로 만들어진 사람도 아니고,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네 애정 문제에 있어서는 내가 뭐라고 한 적이 없지만, 너 이러는 거 보니까 나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난… 최하준은 자기 자신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 혹시나 이번에 다시 고백 받거든 이번에는 쉽게 넘어가지 마.”윤서가 말을 이었다.“본인이야 그러고 싹 다 까먹어도 별 문제 없겠지. 하지만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그렇게 몇 번이고 잊어버린다면 그게 뭐 누구의 계략에 빠진 거든 뭐든 막 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아내랑 애가 있는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8화

    하마터면 윤서의 입술이 송영식의 코에 닿을 뻔했다. 순식간에 호흡이 엉키고 얼굴은 빨개졌다.“왜 이렇게 들이대?”“어떻게 사람이 말 한마디를 곱게 안 하냐?”송영식은 속상했다. 그런데 발그레해진 윤서의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이상하게 간질거렸다.요즘 윤서의 배가 점점 크게 부풀어 올랐다. 얼굴도 동그라니 뺨이 포동포동했다. 워낙 잘 먹여 놔서 피부도 촉촉해서 저도 모르게 한번 꼬집어 주고 싶었다.“좋은 말은 할 줄 알지만 당신한테는 안 쓸 거야.”윤서가 코웃음을 쳤다.“여름이가 장보러 간다니까 우린 좀 천천히 가자.”“마침 잘 됐네. 나도 올라가서 뭣 좀 해야 하거든.”송영식이 묘하게 웃더니 신이 나서 뛰어 올라갔다.송영식의 뒷모습을 보며 윤서는 어리둥절했다.*****1시간 뒤, 송영식이 차를 몰고 하준의 집으로 향했다.송영식의 집에서 하준은 집까지는 멀지 않아서 30분이면 닿았다.윤서는 하준의 집에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집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여기 너무 큰 거 아니야? 너희 집에 대니까 우리 집 너무 초라하다.”송영식이 반박했다.“그집이 어디가 초라해?”“그러게. 그런 좋은 집을 두고.”여름이 웃으며 답했다.“같이 한 바퀴 돌까? 그러면서 과일도 좀 따고.”“그래.”윤서가 송영식을 돌아보았다.“따라오지 말고 하준 씨한테나 가 봐요.”“누가 따라간대? 자기가 무슨 인기 연예인인 줄 아나?”송영식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흥, 앞으로는 절대로 나 따라다니지 말라고!”윤서가 싸늘하게 웃었다.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졌다.“누가 따라다니고 싶어서 따라다니는 줄 아나? 워낙 덤벙대니가 아기 다칠까 봐 그러는 거지.”“고오맙네요. 백지안 때문에 밀치지 않아서. 내 아기는 누구보다 건강할 예정이거든요.”윤서가 비꼬았다.“대체 언제적 얘기를 아직까지…. 됐다. 내가 당신이랑 무슨 말을 하냐? 하준이한테나 가 봐야지.”송영식이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여름은 어이가 없었다.“너희 둘… 안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7화

    여름은 할 말을 잃었다. ‘아까부터 그거 때문에 의기소침한 거였어?’“그래. 완전히 탄복했지.”여름이 끄덕였다. 감탄한 것을 굳이 숨기고 싶지는 않았다.차진욱은 흑과 백을 넘나드는 사람이었지만, 여울이를 구해주고 나서부터는 내심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다.강신희에 대해서도 차진욱은 남편으로서 아껴주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하도록 방임하는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차진욱이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여 처음부터 하준을 상대했다면 여름과 하준은 진작에 끝장이 났을 것이다.돈이 넘치는 사람은 쓸데없는 못된 버릇도 있기 마련인데 차진욱에게는 그런 결점도 딱히 없었다.강신희에 대해서도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아플 때도 결코 곁을 떠나지 않았다.여름은 강신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런 사랑과 혼인 관계는 너무나 부러웠다.자신은 결혼 생활도 실패한 것 같았다. 하준은 차진욱처럼 아량이 넓고 포용력이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백지안 같은 불여우에게 속아서 이용당하는 지경이었다.재결합한 뒤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둘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전에….여름은 슬픈 마음으로 하준을 돌아 보았다. 그런데 하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우울한 모습이었다.“걱정하지 마. 나도 그런 사람이 될 거야. 여름이가 감탄할 수 있는 그런 사람.”하준이 진지하게 주먹을 쥐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FTT를 되찾아 올 거야.”여름이 빙긋 웃었다.“난 차 회장님의 패기 넘치는 스타일에 감탄한 게 아니야. 쭌은 아직 잘 모르네.”“그럼 뭔데. 말해 봐봐. 나도 배우게.”하준이 다급히 물었다.“배워서 뭐 하게?”여름이 하준을 흘겨 보았다.“혼인 관계에 대한 지조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포용력에 감탄한 거야. 그런 걸 쭌이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건데?”하준은 흠칫했다.혼인이니, 사랑하는 사람이니, 다 하준과는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하준은 마음이 괴로웠다. 어제 이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이었다. 사실 하준은 핸드폰에서 여름과 자신의 셀카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6화

    “이게…”“그리고, 월급 받는 전문 경영인 주제에 이사회의 결정을 듣지 않고 우리에게 반항한다? 그러면 우리는 당신이 회사를 침탈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죠. 회사 중역은 죄다 당신이 심어놓은 사람이고 아무나 와서 기고 만장하단 말이야.”한마디 한마디 뼈가 시렸다. 맹원규의 안면 근육이 부르르 떨렸다. 하준은 그렇게 싸늘한 여름의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마저도 너무 매력이 넘쳤다.맹원규가 싸늘하게 웃었다.“강여름 씨는 내 모가지를 쳐내고 내가 고용한 임원까지 싹 솎아내고 싶으신가 보군.”“그러면, 당신은 그만 두고 나갈 건가요?”여름이 비꼬았다.“당신 같은 사람은 철면피처럼 여기 어떻게든 붙어있을 걸.”맹원규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절대로 안 비킬 줄 알았지.”여름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일부터는 최하준 씨가 회사에 와서 회장직을 수행할 겁니다. 당신은 직위 해제예요. 이사회의 절대적인 행사권 앞에서 당신은 일개 직원일 뿐이에요. 싫다고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그렇게 말하더니 여름은 하준을 데리고 나갔다.막 문을 나서는데 안에서 뭔가를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여름이 하준에게 눈짓을 했다.하준은 바로 알아듣고 주먹을 쥐고 돌아섰다.두 사람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맹원규와 깨진 컵이 보였다.“어, 아주 잘나셨어?”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일개 직원이 이사 앞에서 컵을 깨고 눈을 부릅뜨다니?”“아닙니다. 제가 실수로 컵을 떨어트렸습니다.”맹원규가 뱉었다.“왜요? 내 안면 근육이 멋대로 수축하는 것도 안 됩니까?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직원이 오너보다 기고만장한 꼴을 다 보고. 당장 나가시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하준은 냉엄하게 내뱉고는 여름을 데리고 나갔다.가면서 맹원규의 그 얼굴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내일 맹원규가 꺼질까?”여름이 웃었다.“그렇게 쉽게 나가겠어?”“그런가…?”하준의 어깨가 쳐졌다.“안 나갈 거야. 배후에 양유진이 있을 테니까. 양유진이 놈에게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5화

    차진욱의 변호사가 나섰다.“미안하지만 강여경이 FTT를 구매하는데 사용한 자금은 모두 강신희 여사님의 계좌에서 나온 돈입니다. 계속해서 당신이 FTT 주식을 상속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법원에 주식의 동결을 신청할 수 밖에 없습니다.”“당신은 그럴 권리가 없어!”강태환이 다급히 외쳤다.“돈은 내 동생이 준 거라고. 신희를 불러와.”“강신희는 지금 병으로 입원 중이고, 나는 배우자로서 부부 공동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차진욱이 몸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그리고 난 당신들 셋이 사기범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마침 강여경의 시신이 아직 냉동 보관 중이지? 그러면 이참에 DNA를 검출해서 친자확인을 해보자고. 난 재산도 되찾고 당신들을 사기로 고소도 해야겠어.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기쳤지. 아주 전세계 최고 사기액일 거야.”“헛소리! 우리는 사기 같은 거 치지 않았어!”강태환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았다.뭐라고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사실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호흡이 가빠진 척하며 휠체어에 쓰러졌다.이사회를 개최했던 맹원규는 후다닥 일어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구급차 오고 있나? 회의실에 또 한 명이 기절했어. 같이 실어 보내지. 어서. 사람 죽게 생겼다고….”전화를 끊고 나가 회의실은 쥐 죽은 듯 고요해 졌다.맹원규가 차진욱을 보고 웃었다.“주식에 이렇게 큰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회의는 취소하고 다음에 다시 논의하시죠. 아니면 두 분이 개인적으로 분쟁을 해결하시고 나서 다시 이야기 나누십시다.”차진욱의 날카로운 시선이 맹원규를 훑었다.“강여경이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고 당신을 불렀지? 그 돈도 내 아내의 자금이야.”맹원규의 얼굴이 굳어졌다.사실 강여경이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고 맹원규를 초빙한 것은 사실이었다.“내 아내의 자금을 날려가며 불러온 게 겨우 이따위 쓰레기라니?”차진욱은 경멸을 숨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제가 뭘 잘못한 거라도 있는지요?”맹원규가 깊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4화

    기다리지.”차진욱은 셔츠를 정리하고 다시 앉았다.강태환은 바들바들 떨었다. 기절했으면 싶었다. 이제 양유진이 실려나갔으니 혼자서 어떻게 차진욱을 감당하겠는가?차진욱이 손이라도 댄다면 자신도 양유진 꼴이 날 것은 불 보듯 뻔했다.피범벅이 된 양유진을 생각하니 두려워졌다.‘기절한 척할까? 그러면 맹원규가 회의를 취소하겠지?’그런 생각을 하는데 여름이 갑자기 다정하게 다가왔다.“왜 그러세요? 놀라서 기절할 것 같은 건 아니겠죠?”“……”“기절하시면 안 돼요.”여름이 다정하게 말했다.“아빠가 기절하면 강여경의 주식을 어떻게 상속받아요?”강태환은 환장할 지경이었다. “강여경의 주식?”차진욱이 결혼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큭큭 웃었다.“그게 당신 차지가 되겠나? 범죄자 따위가 말이야.”차진욱의 말에 회의실은 묘한 정적에 빠져들었다.강태환은 얼굴이 시뻘게져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난 강여경의 아버지요. 여경이가 죽었는데 자식이 없으니 우리나라 법에 따라 부모가 재산을 상속받는 거지.”“강여경의 부모인 건 확실하고?”차진욱이 싸늘한 눈으로 노려보았다.“얼마 전 동성에 갔을 때 분명 강여경의 부모는 따로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강여경의 친엄마는 내 아내 강신희라고 말이야.”강태환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그런가요? 내가 그런 소릴 했나? 어쨌든 법적으로는 걔가 내 딸이거든.”“그래?”차진욱이 옆에 있던 변호사에게 손짓했다.변호사가 바로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건넸다.차진욱이 서류를 강태환에게 들이 밀었다.“그러면 잘 보시지. 소위 당신의 딸이 일전에 내 아내의 재산을 어마어마하게 썼거든. 당신네 나라 법에 따라 강여경이 쓴 돈은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이라서 내게도 그 돈을 추심할 권리가 있어. 강여경이 죽었으니 그러면 그 돈은 법적인 아버지에게서 돌려받아야겠군”“무, 무슨 근거로?”서류의 숫자를 본 강태환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평생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금액이었다.“거 참 우습구먼. 당신 딸이 죽어서 딸이 남긴 주식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3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와 아무 온도가 느껴지지 않는 차진욱이 눈동자를 보자 양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이 덜덜 떨렸다.양유진은 자신이 차진욱을 완전히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다. 차진욱은 아들이 하나뿐이다. 그것도 강신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다. 그러니 분명 매우 애지중지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양유진은 차진욱이 잔인함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양유진은 너무 아파서 입술에 핏기가 완전히 가셨다. 이마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솟아났다. 고통에 가득 찬 눈에 독기가 서렸다.“계속해 보시지. 그 대가로 아들 시체를 받게 될 거야. 난 놈을 아무도 없는 곳에 숨겨뒀어. 누구도 찾을 수 없게.”“그러시겠지.”차진욱은 큭큭 웃으며 양유진을 놓아주었다. 위협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얼굴이었다.“난 이래서 가식적인 인간이랑 말을 섞기가 싫다고. 인질을 잡았으면 잡은 거지 왜 나랑 쇼를 하겠다는 건지?”양유진은 당황해서 비척비척 뒤로 물러났다. 부러진 손을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차진욱! 당장 내게 사과해! 사과하지 않으면 아들놈을 죽여 버리겠어. 네놈은 이제 대가 끊기게 될 거다.”몸을 빼자마자 다시 차진욱을 협박하다니 너무나 양유진다웠다.맥퀸이 분노했다.“도련님을 다치게 했다가는 네 집안이 쑥대밭이 될 줄 알아!”“우리 집안이 차민욱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지.”양유진은 화가 난 맥퀸을 보더니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차진욱,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면 내가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말을 마치기도 전에 차진욱은 양유진을 걷어차 날려버렸다.양유진은 바닥에 엎어졌다. 목구멍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차진욱이 다가가 양유진의 얼굴을 밟았다.“그래도 체면을 좀 차리게 해주려고 했더니 끝간 데를 모르고 까부는군. 내가 뭐라고 했는지 잊어버렸나? 내 아들이 팔 다리 잃는 것쯤은 신경 안 쓴다고 했지? 살아만 있으면 된다. 잘 들어. 민우의 목숨은 네가 살수 있는 조건이다. 멋대로 날 협박할 생각은 버려. 난 협박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야.”양유진은 전혀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2화

    “난 사람으로서 못할 짓을 한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전세계의 낙후된 국가에 의료 환경을 제공하고자 애썼습니다. 하루하루 병에 침식되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고통을 아십니까?”여름은 구역질이 올라왔다.양유진의 연기는 그야말로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감이었다.자기 친조카도 살해할 정도로 잔인한 인간이 병으로 고통받는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니….“윽!”옆에서 듣던 하준이 먼저 반응했다.“구역질이 나는군. 당신네 약은 선진국에 팔자면 무시 당할 수준이니 제3세계 국가에 가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지. 가난한 나라지만 의약품은 필수니까. 당신은 죽음에 직면한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거야. 말로는 성인군자인 것처럼 굴지만 사람들이 다 바보인줄 아나?”차진욱은 하준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그래. 내가 살면서 별별 사람을 다 만나 봤지만 너처럼 구역질 나는 인간은 참 드물지.”자존심이 센 양유진은 그런 모욕을 당하자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차진욱이 천천히 일어서 양유진에게 다가갔다.강태환은 양유진과 같이 있다가 차진욱의 거대한 몸이 다가오자 극도로 두려움을 느꼈다.그러나 휠체어에 앉아 있어 마음대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그저 손잡이만 꼭 잡을 뿐이었다.“왜 이러시죠? 여기는 FTT그룹이고, 우리나라입니다.”양유진이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내가 모른다더니? 이제는 내가 이 나라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나 보군, 그래?”차진욱은 느릿하게 소매 단추를 풀었다. 소매를 걷으니 그을린 팔뚝이 드러났다. 탄탄한 주먹만 봐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누구 없나?”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이자 맹원규가 냅다 사람을 불렀다.그러나 맥퀸이 맹원규의 팔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머리를 테이블에 짓눌렀다.동시에 차진욱의 주먹이 양유진의 안면을 강타했다.180cm가 넘는 양유진의 몸이 그대로 벽까지 날아갔다. 입에서는 선혈이 흐르고 이빨도 몇 개가 부러졌다. 너무 아파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태환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머…멈춰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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