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방유설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닐지 의심했다.‘조우현이 나한테 이런 요구를 한다고?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날 증오하지 않나? 여자 친구가 생겨서 나랑은 완전히 끝났다고 하지 않았나?’방유설의 심장이 격렬히 뛰었다.눈빛이 어두워진 조우현이 다시 한번 물었다.“넌 하고 싶어? 난 하고 싶어. 그것도 무척이나.”방유설은 거절하고 싶었다.그녀는 만약 자신이 동의한다면 조우현이 그녀를 더 천하게 생각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갈망하고 있었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누가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두 사람은 키스하며 비틀거리며 소파로 넘어갔다.그 뒤로는 숨 막히는 애무가 이어졌다.둘 다 오랜 기간 외로웠던 몸이었기에 한 번으로 끝낼 리는 없었다.조우현은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끝없이 탐하며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비서가 옷을 챙겨 노크했을 때 대답이 없던 탓에 그녀는 카드키를 사용해 문을 열었다.다행히도 그 순간 조우현이 방유설을 안고 침실로 들어간 상태여서 민망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비서도 귀먹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안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소리에 그녀는 조용히 쇼핑백을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새벽 2시 조우현은 마침내 만족한 듯 보였다.부드러운 조명 아래 그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핸드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그 옆에서 방유설은 지쳐 잠들어 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은 이불 위에 흩어져 있었다.그 모습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더욱 창백하고 섬세하게 보이게 했다.30분쯤 지나자 방유설이 깨어났다.눈을 떴을 때 그녀는 조우현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두 사람은 친밀하게 서로를 마주 안고 있었다.방유설은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박도원과 자신은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어쩌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을까?’하지만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조우현이 먼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깼어? 오늘 밤 일은 내가 충동적이었어. 원하는 게 있으
방유설이 떠난 후 조우현도 떠났다. 조우현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깊은 밤이었다.예상대로 조은혁은 아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고 아들의 얼굴을 보자 그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찍 좀 다녀. 얼굴은 왜 또 그 모양이냐. 그러고 다니면 어떤 여자애가 너를 좋다고 하겠어?”조주현은 외투를 벗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여자애들이랑은 그냥 잘 안 맞을 뿐이에요.”조은혁이 혀를 차며 웃었다.“그건 네 마음속에 다른 꿍꿍이가 있어 그런 거지.”“방유설이 아니예요.”조은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도둑 제 발 저린다더니. 좋아하면 제대로 쫓아가서 말을 해봐, 괜히 심술부리지 말고. 1년 동안 선은 왜 그렇게 많이 봤냐? 마음속엔 이미 그 여자애가 있으면서.”조우현은 짜증 나는 듯 앉아 담배를 꺼냈고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그때, 2층에서 소리가 나더니 박연희가 내려왔다.조은혁은 아내를 보고는 가볍게 기침하며 계속 말했다.“네 꼴 보니깐 네 엄마는 정말 마음이 넓은 거 같아. 이제는 정말 고맙게 생각해.”박연희는 천천히 내려와서 아들 옆에 앉아 부드럽게 타일렀다.“정말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제대로 고백해. 우현아, 엄마는 어떤 여자든 너랑 지내다 보면 너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믿어. 다만, 가끔 네가 고집을 피우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럴 수도 있잖아.”엄마를 보자 조우현은 바로 담배를 끄고 조용히 있었다.조은혁은 서운한 듯 말했다.“이 아비 앞에서는 잘도 피우더니.”조우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걔를 못 잊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용서가 안 돼서 이러는 거라고요. 아니, 마음속으론 아마 어리석었던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이러는지도 모르죠.”그 일은 조은혁 부부도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었다.조은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현아, 나는 사람은 앞을 보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사랑을 얻고 싶다면 뭔가를 희생해야 할 수도 있어. 어떤 사람은 자존심을, 어떤 사람은 원칙을 희생해야 하지. 완벽한 사랑이란 없잖
그러던 중 방유설의 사진 한 장이 유출되었다. 사진에는 방유설이 어두운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직 풋풋한 얼굴에 무표정한 얼굴, 그 당시 방유설은 겨우 16살이었지만 마치 작은 불량배처럼 보였다.그 모습은 지금의 여배우 방유설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얼굴을 자세히 보면 사진 속의 소녀가 바로 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연예계 핫이슈 게사판에서 방유설은 20개가 넘는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고 온갖 부정적인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방유설의 이미지는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추락했다.그리고 누군가 그녀와 조우현 사이에 있던 일 도 폭로했다. 네티즌들은 방유설에게 ‘일진녀’, ‘내숭녀’라는 타이틀을 붙였고 개봉 예정인 영화도 관객들의 보이콧을 받았다.한순간에 모든 사람들은 방유설에게 등을 돌렸고 모두가 이제 그녀의 옌예계 생활은 끝났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세상 밖의 혼란스러움을 뒤로한 채 방유설은 혼자 아파트에 웅크리고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옆에서 홍이현은 핸드폰을 든 채 회사 홍보팀을 욕하고 있었다.“왜 이런 중요한 순간에 대처 방안을 내놓지 않는 거야? 쓸모없는 놈들!”한바탕 욕을 한 후 그녀는 방유설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유설아, 그 사진에 찍힌 게 네가 맞든 아니든, 너의 과거가 어떻든 난 신경 안 써. 이따 기자 회견에서 다 부인해, 알았지? 회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가 너를 지켜줄 거야. 만약 회사에서 이런 일도 해결 못 하면 회사고 뭐고 다 때려치워야지 뭐.”방유설은 얼굴을 무릎에 묻은 채 말했다.“그 사진에 찍힌 게 내가 맞아.”홍이현은 분노하며 소리쳤다.“방유설, 넌 도대체 사람 말을 어디로 들은 거야? 왜 그렇게 고집부려! 너, 이번에 인정하면 정말 끝이야. 연예계 생활도, 너의 미래도 다 날리는 거라고!”“이대로 해명하지 않고 끝내면 모두 이제 너를 아는 체도 안 할 거야.”“더 이상 영화에 출연할 기회도 없고 누구도 너에게 사인을 요청하지 않겠지.
홍이현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왠지 조우현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남자답게 나설듯한 예감이 들었다.…더욱 놀라운 건, 점차 방유설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다.가장 처음 발 벗고 나선 사람은‘청홍’의 감독이었다. 그는 sns에 글을 올리며 방유설이 촬영 현장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켰지만 그는 방유설이 이 모든 일을 잘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방유설이 재벌이나 스폰서도 찾지 않는 아주 성실한 배우이자 올바른 사람이라고 말했다.감독도 방유설에게 모든 걸 걸었다!인터뷰를 본 홍이현은 감독에게 전화해 쏘아붙였다.“감독님, 그게 지금 할 소리예요? 스폰서라니요!”감독도 지지 않고 말했다.“감독이 그렇게 말해야 그럴듯하잖아! 당신이 뭘 알아? 우리 같은 사람의 입김도 중요하다고!”홍이현은 감독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방유설을 위해 기자 회견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은 3일 뒤로 정해졌고 홍이현은 그 사이에 분위기를 보고 어떻게 말할지 결정하려고 했다. 그리고 방유설에게는 사람을 붙여 철저히 감시하고 있었다.떠나기 전, 홍이현이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조우현이 백마 왕자처럼 하늘에서 내려와서 도와줄 거라고 기대하지 마! 예전 같지 않아. 그가 너랑 사귄다고 인정하면 현신기술의 주식은 아마 연속으로 하한가를 칠 거야. 똑똑한 남자라면 발 빼는 방법도 잘 아니까 너무 믿지 마.”방유설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고 있어요.”홍이현이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알긴 뭘 알아!”홍이현은 방유설을 방에 가둬둔 채 자신은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이번 일을 수습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방유설은 그녀가 직접 발굴해서 키운 아이였으며 세상에서 떠도는 말들이 다 거짓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방유설은 본래 순수하고 착한 아이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홍이현도 방유설에게 애정을 느꼈다.두 번째로 방유설을 위해 나선 사람은 바로 박도원이었다.박도원도 sns에 아주 직설적
충격적인 소식에 인터넷은 또 한 번 뒤집혔다.현신기술의 조우현은 공개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며 방유설과의 관계를 인정했고, 이제 누리꾼들은 현신기술의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방유설의 댓글을 기다리고 있었다.이는 올해의 빅뉴스였으며 단지 연예계에만 그치지 않고 경제와 기술 분야, 그리고 조씨 가문과 관련된 모든 산업들이 뉴스 헤드라인에 올랐다.조진범, 유이안, 유이준의 연애사까지 폭로되었고 조은혁의 불명예스러운 과거도 밝혀졌다. 그나마 유선우와 조은서에 대한 평판은 좋았으며 사람들은 그 두 사람 이야기가 마치 ‘가을 동화’ 같다고 했다.인터넷에서는 여전히 구경꾼들이 넘쳐났고 하루 동안 연이어 8개의 핫이슈가 터졌다.‘청홍’은 갑자기 12개의 공동 배급사가 추가 되었고 감독은 집에서 흐뭇해하며 전화를 걸어 홍이현에게 따졌다.“어때? 내 말이 맞지? 아무도 방유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때 내가 편 들어줬잖아.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난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니까. 이렇게 성실하고 좋은 배우가 억울하게 그런 일을 당하니 참을 수가 있어야지! 내가 말했잖아, 조 대표가 방유설을 보는 눈빛이 절대로 예사롭지 않다고!”홍이현이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말했다.“그래요. 정말 감독님 덕분이에요.”비록 입에 바른 말인듯했지만 홍이현은 마음속 한구석에서 진심으로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감독은 바로 방유설에게 다음 작품을 제안했고 홍이현은 주저 없이 승낙했다. 출연료는 올리지 않았고 나머지는 방유설에게 추가로 수익을 배분해 주기로 하고 감독은 그 자리에서 동의했고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계약을 마쳤다.홍이현은 전화를 끊고 텅 빈 복도에 서서 한동안 감탄했다. 전에 회사는 직원이 많지 않았고 100명 남짓이었다. 하지만 방유설의 일로 60명 이상이 사직했고 회사에는 쓸쓸한 기운이 감돌았다.홍이현은 휴지를 꺼내 코를 팽하고 풀었다.“이 의리 없는 자식들, 돌아와서 나한테 빌어도 이젠 안 받아줘. 일이 생기면 토끼처럼 튀어버리다니!”욕하고 나니 마
그 사진은 조우현의 마음에 큰 돌을 던졌다.열몇 살 남짓한 방유설은 일진 여학생들에게 상의가 벗겨지고 여윈 몸이 드러났다. 사진 속의 그녀는 골목에 서서 혼란과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조우현은 그 사진을 불태워버렸다.이제 더 이상 그 사진을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방유설 자신조차도.조우현은 방유설의 가냘프고 작은 몸을 꽉 안았다. 그 순간, 그의 분노와 자존심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유설이 자신에게 했던 일을 무조건 용서하고 싶었다.그녀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자신은 너무나도 운이 좋았고 그는 기꺼이 자신의 행운을 방유설에게 나누어주고 싶었다.조우현의 품에 안긴 방유설은 저항하며 몸부림쳤지만 그는 놔주지 않았다.그의 입술이 그녀 귀의 솜털에 닿자 그는 마치 작은 토끼를 품에 안은 듯 포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잠깐만 이렇게 안고 있게 해줘.”방유설은 그의 품에서 떨고 있었고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이러는 거예요?”“이유는 없어!”“유설아, 나는 너의 마음을 여러 번 거절했어. 그때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 하지만 이번에 내가 다가가지 않으면 이생에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그리고, 나는 네가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아.”...조우현은 말을 마친 후 방유설을 더욱 꽉 안았다.방유설은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명성과 이미지는 망가졌고 연예계 커리어도 끝이 났지만 그녀는 조우현을 얻었다.하지만 조우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항상 방유설의 것이었고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을 들인 적이 없었다. 그의 몸과 마음 모두 방유설의 것이었다...방유설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조우현을 바라봤고 조우현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패딩을 건넸다.“지금 나가도 늦지 않아. 우리 같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거야. 방유설, 이제는 몰래 만나지 말고 우리 당당히 같이 밖에 나가자.”조우현은 연애도 하고 싶지 않았고 바로 그녀와 결혼하고 싶었다. 그는 세상
시간이 자정을 넘었지만 조우현과 방유설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거리에 서서 계속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찬란한 불꽃이 하나, 둘 하늘 높이 꽃처럼 피어났다. 조우현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행복해 보였다.방유설도 마찬가지였다.더럽고 좁은 골목길, 상처받은 과거들, 그 모든 것들이 이 순간에는 다 사라진 듯했다.지금 그녀의 눈에는 오직 조우현만 보였고 이 모든 게 마치 꿈만 같았다.그녀는 두 번 다시 조우현을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체념했고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녀에게 너무나도 먼 곳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그는 그녀에게 돌아왔다.조우현은 방유설을 용서했다고 말했고 더 이상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 아래, 방유설은 고개를 들어 그에게 물었다.“우현 씨, 다시 한번 나를 용서한다고 말해줄래요?”차가운 겨울밤, 그녀의 작은 얼굴은 빨갛게 얼었고 카메라에는 예쁘게 찍히지 않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방유설의 시선은 오직 조우현만 향했고 남자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참 지난 후, 그는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방유설은 조우현이 자신을 용서한다고 말할 줄 알았지만 그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왔다.“방유설, 우리 결혼하자.”방유설이 그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이, 어느새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녀의 가느다란 약지에 끼워졌다.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에서 다이아몬드가 더욱 눈부시게 보였다.조우현이 서둘러 말했다.“빨리 말해, 너도 원한다고.”방유설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지만 저는 준비가 안 됐어요.”조우현이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나는 상관없어.”방유설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 그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대고 입맞춤하며 목이 메인 듯 말했다.“현우 씨, 이게 저의 마음이에요.”조우현은 그녀의 어깨를 감싼 채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 그의 얇은 입술은 그녀의
방유설의 일은 이상한 방식으로 끝났다.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더욱 유명해졌고 연속 일어난 일들 덕분에 홍이현은 4개의 영화와 8개의 CF를 계약했다.그중에 해외 유명 브랜드도 있었지만 브랜드 측에서는 조정 기간 없이 바로 방유설을 원한다고 했다.이는 전례 없는 일이었으며 브랜드 측에서는 방유설 뒤에 조씨 그룹과 현신기술이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그 두 회사가 그녀를 지원해 줄 테니까.방유설은 많은 팬을 얻었고 그녀가 엠버서더로 있는 브랜드의 매장들은 공식 발표 당일에 모두 매출이 몇십억을 넘어섰다. 그중 하나는 거의 백억에 가까운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고 그 후로 매장 물건이 품절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그녀가 촬영한 잡지는 2시간 만에 56만 부가 팔렸고 이는 연예계 기록을 깼다.방유설은 단숨에 최고의 인플루언서가 되어 몸값은 하늘을 찔렀고 홍이현은 출연료를 모두 30억 이상으로 올렸다.어느 날, 현신기술의 공식 계정에 게시글이 올라왔다.[연예인의 남자 친구로 사는 게 어떤 경험일까?]30분도 채 되지 않아 5만 개의 댓글이 달렸고, 모두 조우현을 언급했다. 네티즌들은 조우현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댓글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두 시간 후, 그는 댓글을 남겼다. 단 몇 글자였다.[달콤한 부담.]네티즌들은 또다시 흥분하며 방유설에게 댓글을 요구했다. 그 시각, 방유설은 현장에서 촬영 중이었고 홍이현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제 회사는 완전히 방유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그녀는 화제성이 최고인 연예인이었다.업계에서는 이제 방유설을 찾으려면 우선 홍이현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홍이현 역시 유명 인사의 행렬에 올랐으며 회사는 방유설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 홍이현은 집에 가면 한 가지 일만 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방유설이 너무 일찍 결혼하지 않기를 기도하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게 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다행히 방유설은 너무 일찍 결혼하지 않
신혼부부의 열정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빨갛게 태웠다.피로연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한 특별한 손님이 조용히 다녀갔는데 다름이 아니라 그 여자가 자기를 보고 슬퍼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그러나 원수는 항상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그들은 생각지도 못하게 복도에서 마주쳤다.성현준은 유이안을 조용히 지켜봤다. 유이안은 강윤을 데리고 화장실에 왔지만 어린아이를 혼자 두지 못해서 작은딸도 데려왔다. 아마 강원영을 위해 낳은 딸인데 오누이 쌍둥이다. 쌍둥이 이름은 강온과 강민이다.강윤은 동생들을 아주 좋아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먼저 동생들과 한참을 놀았고 저녁에도 여동생을 방으로 ‘훔쳐 와’ 인형처럼 꼭 끌어안고 잤다.처음에 유이안은 많이 걱정했지만 동생이 생긴 후 강윤이 더 밝아지자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평소에 강윤과 여동생을 데리고 나올 때가 많았고 아들은 강원영이 데리고 다녔다.이때 그들 부부가 막 돌아가려던 참에 지인을 만났다.성현준이 출국한 후 그들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녀가 출산할 때 그가 돌아왔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고 그저 값비싼 선물을 보냈다.유이안의 마음이 자기한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강원영은 이 부분에 있어 아량이 넓었다.갑자기 만났으나 서로 말이 없었다. 결국 성현준이 몸을 쪼그리고 앉아 강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저씨 기억나?”기억이 좋은 강윤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유이안한테 다가가 그녀의 다리를 꽉 껴안았다.성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유이안은 강윤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저도 모르게 슬퍼졌다.성현준은 명의상 강윤의 아버지고 또 별장도 선물했었다.어린 강윤은 마음을 진정시켰는지 유이안을 놓고 천천히 성현준에게 다가가 살며시 안아줬다.성현준은 잠긴 목소리로 유이안에게 물었다.“잘 지냈어? 아이들은 어때? 그 사람과 사이는 좋아?”“다 좋아요.”유이안도 목소리가 잠기는 것 같다. 이 나이가 되어서 사실 따질것도 없고 과거는 과거일 뿐 연연하지 않았다.유이안도 성현준에게 물었다.“당신
아침의 첫 햇살이 대지를 비추고 있다.오늘은 조씨 가문이 잔치를 치르는 날이다.조은혁 부부의 제일 어린 딸이 마침내 시집갔고 그것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남자에게 시집갔다. 전통 혼례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진석이 보았던 그 여느 여자보다도 예뻤다.진석의 부모님도 쉴 틈이 없이 바빴다. 그들은 비록 큰 부자가 아니지만 진석의 아버지인 진대용은 한 가문을 이끄는 어르신으로서 능력이 대단했다. 팔방미인처럼 하객을 잘 접대했을 뿐만 아니라 뜻밖에도 유선우와도 잘 어울렸다.조은혁은 의견이 많았다. 유선우는 사돈도 없는가?유선우는 그와 따지지 않고 아내 조은서와 함께 결혼식 진행을 도왔다. 전통 결혼은 현대식보다 훨씬 번거로웠지만 다행히 양측에 일손이 충분해서 허둥거리지 않아도 된다. 낮에는 떠들썩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B시의 제일 럭시리한 호텔의 가장 큰 홀에 200상을 넘게 안배했다. 조씨와 유씨의 양가 친척과 진석의 협력 파트너를 포함해 모두 축하해주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 이 결혼식은 올해 제일 거대한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규모가 컸고 앞으로 3년 동안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이 없을 수 있다.B시의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진석은 조은희와 손잡고 곁에 술을 먹어줄 수 있는 사람을 8명이나 데리고 하객에게 술을 권했다. 200상에 달하는 손님을 한 분이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진석은 필사적으로 마셨고 8명의 술막이 친구들도 충분히 역할을 발휘했다. 그러나 진석은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술을 권할 때 술에 취해 쓰러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평소에는 학생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므로 자제하고 있던 이 선생님들은 진석이 결혼하고 조은희도 같은 학교의 선생님이다 보니 10억을 위해서라도 신랑, 신부를 열정적으로 대했다. 그 결과 진석은 거의 취했고 조진범과 조우현이 대신 막아줘서야 겨우 룸으로 끌려갔다.조은혁은 잠자코 진석을 지켜보다가 놀려줬다.“괜찮겠어? 혹시 밀랍으로 만든 총대여서 쓸모없는 거 아니지?”이때 진대용이 감쪽같이 나타났다.
밤이 되었다.유이준과 진은영은 진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가자마자 진별이은 숙제하러 갔고 진은영은 잠든 막내아들을 보러 갔다. 막내아들은 돌보고 있는 가정부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조용히 말했다. “오셨어요?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자고 있었어요. 엄청 착해요.”진은영은 가볍게 웃으며 아줌마에게 내려가 쉬라고 했다.문이 받히고 그녀는 고개를 숙여 막내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꼬마는 이미 8개월이 지났고 용모는 유이준을 완전히 물려받았고 거의 판에 박힌 것 같았다. 심지어 진별이 조차도 때때로 동생의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이건 정말 하느님의 걸작이야!”유이준이 물었다.“하느님의 걸작이 뭔지 알아?”진별이가 답했다.“남편의 용모, 아내의 영광!”진은영은 유이준에게 속삭였다.“모델 렌위이를 보고 저러는 거야.”유이준은 즉시 그에게 예쁘냐고 물었다.진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이준은 침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왔다. 남자는 아내의 뒤로 와서 가는 허리를 가볍게 껴안고 막내아들의 잠든 얼굴을 함께 보았다. 진은영은 고개를 돌려 조용히 물었다. “진별이 과제는 보았어?”유이준은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고 말했다.“봤어, 열 개 중 아홉 개가 틀렸어.”진은영은 참지 못하고 가서 직접 확인하려 하였다. 유이준이 그녀를 가로막으며 웃었다.“진별이가 실수하는 것을 어떨 땐 넘길 줄도 알아야 해! 은영, 우리 아이는 그렇게 빠듯하게 살 필요가 없어. 봐, 조민희와 조은희도 잘 살고 있잖아.”진은영은 망설였다.하지만 진별이는 진은영의 아이였고 그녀는 어려서부터 강했다.유이준은 또 진안영을 두고 말했다.“안영도 잘 살고 있잖아. 그녀는 어렸을 때 분명 문제집을 제일 잘 푸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야.”진은영이 물었다.“왜 또 안영을 끌어들이는 거야?”유이준은 답했다.“내가 주변 사람들을 예로 들어야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어? 안영도 진범을 찾았고 지금 딱 쥐고 있잖아.”진은영이 입을 열었다.“고생은 한
2층.조은희는 내일 입을 드레스를 입어보고 있었다. 진석이 그토록 원하는 드레스였다.하얀 눈꽃을 두른 듯한 드레스는 국내 최고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아주 세심하고도 화려한 기품을 뿜고 있었다. 그녀가 쓰고 있는 보석이 박힌 티아라는 수억 단위의 거액으로 마련한 것이었다.거울 속의 여인은 꽃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고 조은희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혼잣말했다.“자기 애호 때문에 정말 돈을 아끼지 않았네.”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지 이 어린 딸은 정말 말문이 막혔다. 박연희는 어머니로서 머리를 툭툭 쳤다.그녀는 조민희가 시집갈 때처럼 두둑한 혼수를 주었고 조은희도 마찬가지로 조 씨 그룹의 주식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진석이 번 돈은 그녀와 그의 작은 취미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했다.한편, 조민희는 동생을 도와 드레스를 정리해 주고 있었고 그녀도 조금 아쉬워했다. 조은희는 집안의 막냇동생이었고 이제 시집을 가려고 한다.조은희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언니, 언제 귀국해서 정착할 거예요? 평소에 일 년에 한두 번 볼 수밖에 없잖아요.”조민희는 그녀의 얼굴을 비비며 답했다.“몇 년만 더!”조은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강아지처럼 애교를 부리며 조민희의 품에 안겼고 조민희는 항상 인내심을 가지며 그녀를 아끼며 함께 해주었다.박연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와 너의 아버지도 너와 설진이 빨리 귀국해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어.”조민희는 말했다.“설진의 사업은 대부분 밖에 있고, 돌아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다행히 저와 아이들도 그곳 생활에 익숙합니다.”말이 끝나자, 김설진이 밖에서 걸어들어왔다.그는 박연희를 먼저 불렀고 돈봉투를 조은희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돈봉투를 받으며 달콤한 말투로 형부라고 불렀고 김설진은 그제야 아내에게 말했다.“김욱의 다리가 찰과상을 입어서 아래층에서 울고 있어.”비록 작은 사나이이자 울보이지만, 김설진은 그런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었다.조민희가 낳은 아이였다!조민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
김설진은 말했다.“너랑 나 다 아프잖아.”조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욱은 한창 활동적인 나이지만 아버지가 엄격한 교육 아래 매우 예의 바르고 규칙적인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김욱은 조우현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둘째 외삼촌.”조우현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자신의 아이보다 더 튼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유설이 너무 약한 탓도 있었다. 그는 돌아가 조우찬에게 영양을 공급해야겠다고 생각했다.검은색 롤스로이스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저녁이 되기 전에 사람들을 조 씨 저택으로 데려 보냈다.조씨 집안의 아들들은 모두 이사를 나갔지만, 조은희만이 여전히 집에 남아있었다. 조민희가 모처럼 돌아왔어도 그녀는 집에 머물고 있었으며 거절하지 않았다. 조은희는 며칠 묵은 후에 하와이에 가서 친부모님께 향을 피울 계획이었다.차는 저택으로 들어섰고 집안의 불빛은 휘황찬란했다.정원의 주차 공간에는 유명한 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조은희의 내일 결혼식을 위해 남자들은 한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2층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김욱은 마당에 남아 조우진, 조우찬과 함께 놀았다.작은 공 하나가 남자아이의 발밑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노는 과정에 김욱이 실수로 넘어졌다.사내 녀석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조진범은 마침 복도에 서 있었고 그는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겨울이라 검은 코트를 입은 그의 몸집은 더욱 방대해 보였고 그의 성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작은 아이를 안아 가볍게 품에 안았고 그의 눈매는 매우 부드러웠다.“어디가 아픈지 외삼촌에게 말해?”녀석은 희고 작은 얼굴을 찡그리며 눈물을 글썽였다.“무릎이 아파요.”말을 마치자, 그는 외삼촌의 품에 안겨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조진범은 의자에 가서 앉아 한 손으로 꼬마를 껴안고 있었다. 조우찬과 조우진도 다가왔고 조우진은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빠, 우리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저녁, 조은희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주차장에서 진석의 차를 보았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침, 학교 상사가 지나가며 말을 걸었다.“진석이 학교에 와 강당에서 기증식을 하고 있어. 가서 보고 이따가 같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걸. 이 추운 날 뜨거운 훠궈를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아.”조은희는 장난스레 답했다.“삶을 즐기실 줄 아네요.”상사는 손에 든 요리를 들며 답했다.“이봐, 네 사모님이 아침 일찍 집에 가서 손자를 위해 밥을 해라고 재촉하셨어.”조은희는 가볍게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하늘에는 구름이 주황빛을 띠며 금빛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조은희는 뜨거운 물컵을 들고 강당 쪽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몇몇 학생들이 그녀를 향해 재잘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장난스럽게 그녀를 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조 선생님이라고 해.”학생들은 답했다.“진 사모님! 진 선생님은 강당에 계십니다.”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그녀에게 진석이 강당에 있다고 말했고 조은희는 속으로 생각했다.[진석의 구십억이 가치가 있긴 하네. 학교 유명인이 다 됐어.]그녀는 자작나무 숲을 가로질러 강당 계단을 올라갔고 멀리서 진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연설하고 있었고 아주 틀에 박힌 듯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좋았다.강당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정면으로 앉아 집중하고 있다.진석은 남자의 꿈이자 여자의 꿈이었고 조은희의 모든 청춘과 미래였다. 그녀는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조용히 그녀의 남편이 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약 5분 후, 진석이 강연을 끝내고 그도 그녀를 보았다.조은희는 흰색 코트를 입고 뜨거운 물컵을 들고 그가 가르치던 곳에 서 있다. 그녀는 현재 이곳의 선생님이었다.진석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사실, 조은희가 그에 대한 사랑은 그에 비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그녀는 젊고 활발했지만, 아주 용감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하늘이 진석에게 맞춤 제작한 인생의 동반자였다. 조은희가 있으니, 그는 이번 생에 여한이 없을 것
조은희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검은색 코트를 입은 진석은 키가 컸고 그런 그가 서재에 서 있자, 그녀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와 고양이처럼 우는 어린 소녀를 품에 안고 한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울지 않는다면서요.”조은희는 그의 어깨 위에 엎드려 말했다.“일부러 그러는 거야?”“좀 감동하지 않았나요?”그녀는 그를 나긋하게 때렸다.진석은 술에 취해 나지막이 웃었고 그녀가 감정을 내뱉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동시에 그의 마음도 쓰라렸다.지난 5년 동안 그는 사실 방황해야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자신이 출세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은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까 봐 무서웠다. 만약 그때가 오면 그는 무엇을 가지고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부탁할까?가난한 집 부잣집 딸의 사랑은 소설 속에만 있고 현실은 참혹했다.조은희는 개의치 않지만, 그는 그녀가 고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지금, 그들은 서재에서 서로를 끌어안았고, 그들은 곧 결혼할 것이었다.창밖으로 가랑눈이 흩날리고, 그는 눈을 밟고 돌아와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진석은 어린 소녀가 그의 목을 껴안고 애교를 부릴 수 있도록 한 손으로 코트를 벗고 소파에 내동댕이쳤다. 그들은 감정에 그치지 않게 서로를 사랑했지만, 한 발짝도 그 선을 넘지 않았다.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아주 따가웠고 힘줄 또한 뜨겁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준 것을 왜 진작 주지 않았어?”“어제 받았어요.”“편지를 봤는데 잘 쓴 것 같아서 보여드리려고 했어요.”……조은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를 껴안고 소리 없이 애교를 부렸다. 잠시 후 그의 턱에 뽀뽀를 해주었고 순간 진석의 마음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그는 조은혁 부부에게 감사했다. 그들이 조은희를 낳은 덕분에 그는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볼 수 있었다.그는 엿처럼 달게 여겼다.문밖에서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렸다.“선생님 아가씨, 식
진석 그리고 조은희의 혼사는 순리대로 이루어졌고 아무도 발버둥 치지 않았다.가끔, 조은희는 이런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과정이 너무 순조로운 나머지 몇 년간의 헤어짐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마치 항상 붙어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재회한 후에도 그는 그녀에게 해외 생활에 대해 더 묻지 않고 여전히 예전처럼 그녀를 대했다.그녀는 예전처럼 어리지 않았지만, 진석은 그녀를 20세 소녀로 여겼다. 조은희는 그가 18세 소녀를 더욱 좋아할 거라 마음속으로 생각하곤 했다.세월은 야속하게도 흘러만 갔지, 되돌아오진 않았다.진석은 그냥 미소를 지을 뿐.겨울, 낮이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고 조은희는 퇴근 후 진석의 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진석은 아직 퇴근하지 않았고 도우미 두 아주머니를 집으로 불러 이미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조은희가 차에서 내릴 때 마침 진석의 전화를 받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언제 돌아와?”전화 한편의 진석은 손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일곱 시쯤 집에 도착해요.”조은희는 소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진석은 그녀에게 서재로 가서 서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조은희는 일부러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너의 직원도 아니고 월급도 받지 않는데 내가 왜.”진석이 답했다.“가족 수당을 받잖아요.”조은희는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 그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준 후 차에서 내렸다.집안의 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보고 잇달아 멈추어 인사를 하였다.“아가씨가 돌아왔나요, 진 선생님은 몇 시에 돌아오죠?””일곱 시요, 바쁜 사람이잖아요.”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고 배가 고플가 먼저 과일 한 접시를 씻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과일 접시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잠시 후 진석의 노트북에 무슨 영화가 있는지 찾아보려 하였다. 영화 한 편을 보며 진석을 기다리기로 하였다.진석의 서재는 단순하고 섬세하며 고급 원목 가구는 반짝반짝 광을 내고 있었다.조은희는 코트를 벗고 가죽 의자에 놓은 후 서랍을 열어 서류를 찾
조은희는 진석을 빤히 바라보았다.진석은 낮게 웃으며 외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블랙 카드를 한 장 꺼내 조은희의 손바닥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내 카드야. 한도가 없으니까 마음껏 써.”조은희는 놀란 듯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진석 씨, 정말 통 크시네요!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석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가볍게 툭 치자 조은희는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웃었다.“스폰서 오빠, 감사합니다.”진석은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강렬하게 입을 맞추었다. 예전에는 학문적이고 온화했던 그의 이미지가 지금은 사업가다운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입맞춤 후 그녀의 귀에 낮고 거친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다. 조은희는 그 말을 듣고 묘하게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진석은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살짝 물었다.“넌 은근히 독특한 취향이네.”조은희는 더 이상 그를 자극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운전하라고 했다. 진석은 그녀를 한 번 더 바라보고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차를 출발시켰다...둘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진석의 어머니는 고향 요리로 한 상을 가득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는 진석이 조은희가 좋아한다고 말해준 요리도 포함되어 있었다.진석의 아버지는 붉고 싱싱한 과일을 깨끗이 씻어 가지런히 접시에 놓고 있었다.진석의 차가 멈추자 그는 조은희를 데리고 내렸다. 진석의 부모는 반갑게 나와서 두 사람을 맞았다.아버지는 조은희가 가져온 선물을 받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요.”어머니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감기 조심하라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조은희의 피부는 밝고 투명하게 하얀 편이라 마치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진석의 부모 눈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속으로 진석과 조은희가 아이를 낳는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정말 예쁘고 훌륭한 아이가 태어날 거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