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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작가: 류한나
약 15분이 지나고 나서야 남태건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침착하고 냉정했다. 협상이 성사되었는지 아닌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직원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엔 협상이 결렬됐을 거야. 대표님 성격 알잖아.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성격이잖아.”

“글쎄, 어떻게 알아? 어쩌면 됐을지도 모르지.”

“흥! 그럼 내기라도 해 볼래?”

배진호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직원들은 이런저런 추측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권다솔은 다르다. 그녀는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그녀의 눈에 배진호의 책상이 보였다. 책상 위에는 펼쳐보지도 않은 서류 한 장이 놓여 있었고 옆에는 방금 사용된 것 같은 펜이 있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불안감을 느꼈다.

혹시... 직원들 말대로 협상이 성사된 것일까?

복잡한 추측을 멈추고 권다솔은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혼자 고민만 하다가는 걱정만 커질 뿐이었다.

“진호 씨, 태건 씨와 협력하기로 한 거예요?”

권다솔은 숨을 고르고 직접 물었다. 사실을 마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설령 협력이 성사되었다 해도 그것은 단지 가끔 마주치기 싫은 사람을 회사에서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겼을 뿐이었다.

배진호는 그녀가 갑자기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책상 위 서류로 향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서류를 집어 들고 찢어버렸다.

권다솔은 그 모습을 보고 멍해졌다.

“그걸... 찢은 거예요?”

“그런 셈이죠.”

배진호는 담담히 말했다.

“이건 하남 지역의 토지 양도권 계약서였어요. 하지만 협력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의 태도는 마치 그것이 중요한 서류가 아니라 어디에나 흔한 종잇조각인 것처럼 보였다.

권다솔은 더욱 놀랐다.

하남 지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얼마 전 회사 회의에서 다음 목표는 하남 지역으로 설정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 곳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결정했었다.

하남 지역 땅은 단순히 지역 시장을 빠르게 여는 것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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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이현이 추천해 주겠다는 의사는 인명진이었다.인명진의 능력은 상당히 좋았다.당시 그와 지석훈이 하민에게 수술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하민은 지금처럼 이렇게 빨리 낫지 않았을 것이다.“난 병이 없거든.”나도현이 자신의 심병을 인정하지 않자 여이현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지난 4년 동안 치료해 온 걸 아니까 너의 이런 심리는 이해는 할 수 있어. 근데 넌 배 비서가 말했듯이 양시은 씨의 우수함을 부정하면 안 돼. 그녀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도 있을 텐데 네 옆에만 가둬 두고 있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게다가 네가 뭐 사랑을 강제로 시키는 대표도 아니고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사소한 일로 다투지 마.”나도현은 여이현의 말을 다 알아들었지만 자신의 답답하고 복잡한 이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그는 양시은이 모두에게 존중받는 것도 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앞에서만 이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마시다 보니 나도현은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양시은은 오늘 저녁에야 출장에서 돌아왔고 여이현이 만취한 나도현을 데려온 것을 보고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여이현 씨, 저의 남편 데려다줘서 고마워요.”“별말씀을요. 둘이 잘 소통해 봐요.”여이현의 한마디에 양시은은 바로 눈치채고 나도현이 열일곱 살 난 아이 같아 유치하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양시은은 도우미를 불러 나도현을 위층으로 옮기고 침대에 눕혀 신발을 벗기고 넥타이를 풀어줬다.금방 출장 다녀온 탓에 힘들었지만 인내성 있게 나도현을 돌보았고 혹시라도 토할까봐 곁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나도현은 갑자기 양시은을 품에 안더니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양시은, 나 정말 널 너무 사랑해. 그래서 또 잃을까 봐 두려워.”“너의 마음을 나도 다 알고 있어.”“니가 너무 우수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여겨볼까 봐 겁이 나, 그리고...”양시은은 그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바보야, 너는 내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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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는 못 하지만 행동으로는 가능한 거니까, 진짜 임신 되였다면 양시은이 지우지는 않을 거잖아?’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던 나도현은 진짜 행동으로 옮기려 했지만, 뜻밖에도 양시은이 출장을 가게 되어 그는 매우 우울했고 회사에서도 정신을 다른 곳에만 두고 있었다.차준기는 하루 종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나도현이 걱정되어 물었다.“대표님, 안되면 제가 부인님한테 연락해 회사로 나오시라고 할까요?”차준기는 양시은이 비서직을 그만두고 본인의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부터 매일 혼이 나간 사람처럼 지내는 나도현을 보고 분명 그녀를 그리워하는 행동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출장 갔는데 어떻게 불러.”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면 대표님이 갑자기 어디 아프시다고 할까요?”차준기의 건의는 좋은 방법이 맞지만 문제는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가 자주 아프다고 밖에 소문이라도 나면 안 좋을 것 같았고 게다가 나진 그룹에는 나도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됐어, 그 방법은 안 통해.”“그럼...”차준기가 머리를 짜내면서 나도현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나도현 본인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짜증 내며 말했다.“됐어, 이제 나가봐. 내가 혼자서 생각해 볼게.”하지만 나도현 혼자서는 절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난 나도현은 여이현과 당시 온지유는 매일 함께 있었으니 그는 틀림없이 많은 방법을 가르쳐줄 거라 믿고 즉시 전화를 걸어 팀을 만들려고 했다.그들 팀은 합치면 제갈량을 능가할 정도였다.지석훈과 최주하는 일이 있다고 하면서 지금까지도 일을 처리 못 하여 오지 않았고 여이현과 그의 비서 배진호만 왔다.그들은 나도현의 우거지상을 보자 배진호가 먼저 조롱하면서 입을 열었다.“나 대표님께서 지금 무슨 걱정이 있으시겠습니까. 들어보니 양시은 씨도 이제 자신의 노력으로 사업을 더욱 잘하고 계신다던데 더 이상 바랄 것이 있나요?”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말해줘 봐요. 어떻게 하면 아내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1화

    그 뒤로 양시은의 노력과 함께 그녀는 점점 더 바빠졌고 아침 일찍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결국 나도현과의 시간이 자주 어긋나 한집에 있으면서도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다.헤어져 있었던 시간이 있다 보니 나도현은 양시은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각별히 신경 쓰고 소중히 여겼다.하여 양시은의 바쁜 일상을 나도현은 원치 않았고 그녀를 가로막으며 물었다.“양시은, 난 그래도 전에 집, 회사, 가족 모두 잘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넌 나랑 아들만 집에 두고 일만 하네? 이젠 우리도 널 만나려면 예약하고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양시은은 나도현이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몰라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단지 최근에 좀 바빴을 뿐이야. 이 시기가 지나면 매일 너랑 함께 있을 수 있는거잖아.”양시은은 나도현의 발걸음을 맞추려고 재빨리 걸었다.이렇게 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엔 항상 나도현에게 의지만 했던 양시은이 아닌 어깨를 나란히 걷고 있는 부인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나도현은 불만 있는 어조로 말했다.“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겠지. 내가 일을 못 해본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나도현의 말에 양시은은 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나도현, 내가 언제 얼렁뚱땅 넘어갔다고 그래? 전에는 나보고 열심히 일하라고 해놓고 지금은 내가 바빠지니 또 그게 싫은 거야? 마음이 바뀐 거야?”나도현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양시은은 그의 침묵이 바로 인정이라고 생각되었다.이 순간, 나도현은 어머니가 그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우라던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자 바로 양시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양시은, 한 나이라도 젊을 때 우리 아이 몇 명 더 낳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도현은 바로 양시은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들어 올려 안았다.양시은은 나도현의 품에서 허우적대며 말했다.“나도현, 너 미친 거 아니야? 너 저번에 나한테 아이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0화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협박으로 인해 현장에는 의견이 있어도 감히 먼저 나서서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이 연회를 빌어 나도현은 양시은이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와 여이현의 스캔들로 마무리가 되dj 여이현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이현아, 미안해.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이 정도로 생각할 거라 생각 못 했어.”“괜찮아. 전에도 이런 일들이 많았잖아.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화를 내면 나중에 더 큰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거야. 그냥 잘 지내면 돼, 그럼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야.”여이현은 그 사람들을 무대 위에 세워놓고 위협하고 당사자들한테 사과하게 할뿐더러 다른 계획까지 세우고 나성원을 시켜 사적으로 헛소문을 퍼뜨렸던 사람들을 다시 찾게 했다.연회가 끝나고 여이현이랑 함께 나온 온지유는 그를 조롱하며 말했다.“너랑 나도현 사이에 부적절한 스캔들은 한두 번이 아니잖아? 그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젠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있는 사람들인데 너희 둘을 그렇게 생각하다니.”“여론을 만드는 사람들 따로 있나 봐. 이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 남들은 몰라도 넌 잘 알잖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를 좋아하는지, 너의 발언권이 제일 효력 있는 거 아니야?”여이현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온지유는 그런 여이현의 뜻을 알아채고 즉시 여이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유치하게 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여이현은 웃으며 말했다.“내 아내하고 말하는데 또 뭐가 어때서? 근데 나 지금 급하게 할 일이 생겼어, 우리 빨리 집에 가야 돼.”“갑자기 무슨 급한 일인데?”온지유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나도현이 애가 한 명이라 지금 둘째도 계획하고 있을 거란 말이야. 그럼 나도 빨리 움직여 걔보다 앞서야지, 안 그래?”여이현은 온지유의 귀에 대고 속삭여 말했다.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여이현의 가슴을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전에 누가 나한테 다시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9화

    양시은은 그런 나도현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나도 알아, 너의 마음도 다 이해해. 이젠 내가 옆에 있잖아.”“그래, 영원히 내 옆에 있어 줘.”나도현은 중얼거리며 반복해 말했다.4년 동안의 헤어짐은 항상 나도현을 불안에 떨게 했고 매일 먼저 눈을 뜨면 양시은이 곁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그녀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나도현은 시도 때도 없이 항상 양시은을 곁에 두고 싶었고 그녀가 더 우수해지기를 원했으며 물론 어머니가 말씀하신 네 명의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그 뒤로 나도현은 여이현의 명성을 빌어 연회를 열었고 경성의 부권 사람들이 다 오게끔 하여 자신에게 양시은 같은 훌륭한 아내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연회를 여는 일에는 아무런 막힘이 없었고 친구로서 여이현도 당연히 참석했지만, 나도현은 그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의혹만 받았다.“변호사 직업을 버리고 대표 자리를 차지하더니, 이제 그것도 모자라 가업을 논하고 있어요? 근데 옆에 있는 아내라는 분은 비서 아니에요?”“다들 잊었어요? 여대표님의 아내도 비서였었잖아요.”“저 두 사람 진짜 사랑하는 사이 맞아요?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이건 그냥 여대표님의 사랑 이야기를 전부 복사하는 거 아니에요?”“그러니까요. 나도현은 모든 걸 여이현을 따라 하는 듯해요. 이렇게 여이현의 관심을 끌려는 거잖아요. 너무 무서운 사람이네요.”한가하게 앉아 헛소문을 토론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던 나도현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려 했지만 한발 빠른 여이현이 먼저 나서며 나성원을 불러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들을 전부 끄집어 데려오라고 하고 그들을 앞에 세우고 말했다.“당신들 잘 들어요. 저랑 나도현은 형제 같은 친구이고 우리의 감정 경력을 보면 당신들은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다르거든요. 저는 처음에 온지유가 저 사람인 줄 모르고 만났고 그 뒤로 오 년 동안 헤어졌지만, 지금은 다시 만나 애도 낳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나도현은 완전 어머님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8화

    임다혜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나 대표님이라면... 나도현의 아버지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나도현?’나도현이 임다혜를 약혼녀로 받아들이기 싫어 그녀에게 손을 쓴 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일일 텐데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것이 이해가 안 된 임다혜는 확인하고 싶어서 되물었다.“어느 나 대표님을 말씀하시는 거죠?”눈앞의 남자는 그녀의 물음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건드린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서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틀림없이 나도현일 거로 생각한 임다혜는 그가 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를 찾아갔다.그때 나도현과 양시은은 서로 웃고 떠들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멀리서 다가오는 임다혜를 보자 양시은이 먼저 앞에 나섰다.변화된 양시은의 모습을 본 임다혜는 이제 겨우 얼마나 지났다고 사람이 이 정도로 개변되였을가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당신이 나도현 씨한테 절 풀어주라고 한 거예요?”임다혜는 나도현이 어떤 원한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갚는 사람이고 이미 결정한 일이면 쉽게 사람을 풀어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틀림없이 양시은의 뜻일 거로 생각했다.“저랑 나도현은 지금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임다혜 씨를 풀어주지 않으면 그냥 행인일 뿐인 사람을 우리가 여전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밖에 안 되기에 그렇게 한 거예요.”갑자기 훅 들어온 행인이란 단어가 임다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임다혜는 그렇게 오랫동안 나도현을 쫓아다니면서 사랑했지만, 나도현은 한 번도 그녀를 돌아본 적 없었고 이제 와보니 결국 혼자 마음고생한 것이었다.“이런 말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양시은 씨,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임다혜는 목이 메여 말도 잘하지 못했다.양시은이 아니었으면 임다혜는 아직도 갇혀 있었을 것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었다.“당신 가족도 더 이상 피해 볼 일 없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는 자신의 사업을 잘 이어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7화

    대신 일을 해줄 사람이 넘쳐나는데 뭐하러 본인이 고생하냐는 식으로 말하는 박은희에 나도현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어머니, 시은이 몸 상태도 고려해주셔야죠. 시은이가 최근 4년간 하민이를 위해서 밤낮없이 일만 해온 거 어머니도 잘 아시잖아요. 저랑 같이 살게 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또 덜컥 아이를 가져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도 여자니까 임신과 출산의 고생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거 아니에요.”나도현의 그 한마디에 박은희도 할 말이 없었다.나도현은 박은희가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아 냉큼 말을 이어갔다.“만약 하민이가 혼자라서 외롭다고 하면 당연히 둘째든 셋째든 낳을 테니까 그 점은 시름 놓으세요. 하지만 시은이와 저의 계획을 물으신다면 그건 그냥 순리에 맡기고 싶어요.”“알겠어, 그럼 너희 뜻대로 해.”박은희는 나도현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더 밀어붙였다간 양시은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일까 봐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그제야 박은희는 은근히 걱정됐다.“내가 이렇게 급해 했다고 시은이가 또 오해하진 않겠지?”“그럴리가요. 시은이는 어머니 마음을 이해할 거예요.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나도현이 박은희의 어깨를 토닥이며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을 때 양시은이 박은희를 향해 걸어왔다.양시은이 자신에게 미소를 짓는 것을 보자 박은희는 그제야 무겁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박은희는 나도현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넌 시은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서 바람을 좀 쐬고 들어와. 회사 일은 절대 걱정하지 말고 둘만의 시간을 좀 보내. 네가 그랬잖니,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고.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현재를 즐겨.”“알겠어요.”나도현은 대답과 함께 양시은에게 다가갔고 둘은 알게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함께 올라갔다.양시은이 단미주와 합작한 프로젝트로 인해 업계의 많은 사람은 양시은을 다시 볼 것이다.양시은은 그 결과에 대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6화

    하민은 박은희와 함께 지낸 지 3년이나 되었고 이 집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었다.하지만 하민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망했다.그래서 양시은과 나도현은 퇴근하는 대로 집으로 돌아와 하민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가끔 학부모의 참여가 필요한 활동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하지만 너희들도 보다시피 하민이도 나를 잘 따르고 나도 시연이 널 도와서 아이를 잘 돌봐주잖니. 지금 너랑 도현이도 시간이 있고 하민이도 학교에 다니니까 내가 돌봐줄 수 있을 때 딱 둘만 더 낳는 건 어떠니? 그럼 우리 집안도 더 복작거리고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양시은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나도현이 말을 가로챘다.“싫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저랑 시은이는 아직은 하민이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 일은 나중에 더 말하는 거로 해요.”나도현은 하민이 한 명에게도 제대로 된 사랑을 못 주고 있는데 둘째까지 낳아버리면 하민이가 원래도 부족했던 사랑을 나눠줘야 할 것처럼 느낄까 봐 걱정됐다.“왜? 너희 둘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한 거야?”박은희는 말은 그렇게 해도 눈길은 이미 나도현에게 향해있었다.양시은은 이미 하민이를 낳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박은희의 시선을 느낀 나도현은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맞아요, 제 몸에 문제가 생겼어요. 최근 4년간 병원에 다니고 있었고 일도 바빠서 제 정자 생존율이 엄청나게 낮아졌어요.”그 말을 들은 박은희가 침착할 리 없었다.박은희는 당장 나용민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당신이 기를 쓰고 도현이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부담을 주니까 도현이 몸이 망가졌잖아요. 지금 당장 회사 업무를 이어받아서 책임지고 도현이 좀 푹 쉬게 해줘요. 국가 정책도 개방된 마당에 애가 하나밖에 없는 게 말이 돼요?”박은희에게는 나도현이 유일했다. 애당초 박은희는 나도현이 양시은과 사귈까 봐 온갖 방법을 다 대며 노력을 했지만 결국 나도현은 그런 박은희의 노력을 무시하듯 박은희의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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