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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울프도 미간을 찌푸리더니 의아한 얼굴을 하며 그를 쳐다봤다.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있지, 돈이!”

천도준이 진지하게 말했다.

“돈도 존나게도 많네!”

울프는 어리둥절해졌다.

손을 들어 병풍을 가리킨 천도준은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말했다.

“재료가 강향단인 데다 최소 몇백 년은 된 것 같아. 재료만 해도 골동인데 저 위에 그려진 그림은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다면 화성인 오도자의 <팔십칠신선종>일 거야. 그건 값을 매길 수 없는 엄청난 보물이라고!”

흥분을 참지 못한 천도준은 입맛만 다시며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 병풍으로 두다니!”

깜짝 놀란 울프는 두 눈이 다 휘둥그레졌다.

“너무 사치 아닙니까?”

천도준은 그 말에 부정하지 않은 채 심호흡을 하며 놀란 마음을 다스린 뒤 병풍 위의 <팔십칠신선종>을 주시했다.

그는 골동품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면 주고받을 인정이 많아 절대로 대충 넘길 수는 없었다.

병풍의 <팔십칠신선종>은 모조품이거나 가짜 따위가 아니라 진정한 화성의 진짜 필적이 남아있는 진짜였다!

하지만 그는 이 옥천 산장이 화성의 그림을 뒷배경으로 둘 수 있을 정도로 호화로울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룸 밖.

서둘러 찾아온 주건희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때마침 방안에서 들려오는 천도준의 말을 들었다.

순간 놀란 그는 접대하던 여자 둘에게 조용히 하라고 한 뒤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짝! 짝! 짝!

별안간 박수 소리가 울려 천도준과 울프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

그러자 주건희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계속해서 박수를 치며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대단하군요. 천도준 씨, 이 그림이 <팔십칠신선종>이라는 것을 알아보다니 안목이 정말 뛰어나시군요.”

주건희는 거리낌 없이 칭찬을 했다.

“이 그림을 여기에 걸어놓은 지도 벌써 몇 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손님들이 왔다 갔지만 오늘날의 국화의 대가인 조청룡 외에는 이 그림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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