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지령은 지금 보상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남편이 이런 일을 했으니 그녀는 돈 한 푼 받을 염치가 없었다.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 우리 엄마 볼 면목도 없고. 뒷 일은 너한테 부탁 좀 할게. 난 내일 바로 제도 떠날 거야.” 그녀의 남편은 기분이 안 좋아졌다. “미쳤어? 당신이 필요 없어도 난 필요해! 당신 엄마였는데 내가 20년을 같이 부양했다고!” 목정침의 눈엔 혐오가 가득찼다. “도대체 그쪽이 할머니를 부양한 거예요 아니면 할머니가 당신들을 먹여 살린 거예요? 제가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따지기 귀찮아서 그렇지, 이미 속으로 다 알고 계시잖아요. 할머니가 마지막에 다 말하고 가셨어요. 그런 행위들은 다 노인 학대였고요. 경고하는데 감옥 가기 싫으면 그냥 꺼지세요!” 온지령의 남편은 그래도 굽히지 않았다. “사람이 이미 죽었는데, 네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너 증거 있어? 누가 믿어준데? 돈 좀 있으면 다야? 신고해, 난 무서울 거 하나 없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법은 지켜야지, 온연한테 이 일 알리기 싫다며? 돈 안 주면 내가 직접 온연한테 가서 받아 낼 거야!” 온연을 걸고 넘어지자 목정침의 표정이 변했고, 동공은 더 차가워졌다. 이때 임집사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도련님,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직접 제도를 떠나게 만들 테니 저한테 맡기세요!” 목정침이 손을 흔들자 임집사는 경호원들에게 신호를 보내 그들을 끌어냈다. 만약 임집사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온지령네 부부는 더 재수 없는 일을 겪을 수도 있었다. 목가네. 온연은 창가에서 밖에 있는 큰 나무를 바라보며 마음이 불안해 보였다. 그녀는 낮잠을 자면서 계속 악몽을 꾸었고, 일어나보니 평소처럼 3시에 목정침이 퇴근하지 않자 더 불안해졌다. 그녀는 임신 때문에 정서가 불안정해진 거라고 생각했고,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노부인에게 일이 생겼다는 걸 꼭 기억하고 있었다. 5시가 넘자, 임집사와 목정침이 함께 돌아왔다. 소리를 들
백수완별장. 진몽요는 30분 일찍 퇴근을 한 뒤 경소경을 무시했던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고자 처음으로 요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요리솜씨는 별로였지만 중요한 건 정성이었다. 경소경은 그녀가 일찍 퇴근 한 걸 알았고, 요즘 그녀의 수상한 행동들에 의심이 들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 주방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그가 들어가 봤더니 멀쩡했던 주방이 난리가 나 있었다. 。 진몽요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밥 해주려고 그런건데…” 그는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쉬었다. “됐어요, 내가 할게요. 밥 먹고 회사 다시 가봐야 해요. 당신이 하면 밤새야 될지도 몰라요.” 그녀가 대답을 하려던 순간 새로 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화면을 확인해 보니 사설 탐정의 전화였다. 비록 새로운 핸드폰의 번호를 저장해두지 않았지만 그녀는 번호만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그…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요.” 한 번도 몰래 전화를 받은 적이 없던 그녀의 태도에 경소경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탐정으로부터 석동해가 다시 강령의 집에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은 진몽요는 화가 나서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문 앞으로 걸어갔다. “나 좀 나갔다 올게요. 밥 해서 먼저 먹고 있어요. 나 기다리지 말고!” 경소경을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나가버렸다. 엉망이 된 주방을 보며 그는 요리할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강령네 집에 도착한 후, 진몽요가 열쇠로 문을 열려던 순간 잠금장치가 바뀐 걸 발견했다. 그러니까 그녀가 와서 방해라도 할까 봐, 석동해를 위해서, 강령은 자신의 딸이 못 들어오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그녀는 들어가지 않고 단지 문 앞에서 석동해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가 나오면 단판을 지을 셈이었다. 그녀는 차로 돌아와 배고픈 상태로 기다렸고, 이미 밤을 샐 각오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자 저녁 10시쯤, 석동해가 단지 앞 정문 앞에 나타났다. 석동해가 차를 타고 출발하려던 순간 그녀가 차로 앞을 막았고
석동해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몽요야, 너 뭔가 오해한 거 아니니? 나랑 너희 부모님은 오랜 친구야. 그리고 최근에서야 엄마랑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그랬던 건데 내가 무슨 목적이 있겠어? 나도 그 정도는 필요 없어, 그러니까 그렇게 말 하지 마.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네 부모님 친구야.” 진몽요는 그의 연기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사람 시켜서 조사해 봤는데, 이렇게 발뺌하실 거예요? 이 차도 아저씨 본인 꺼 아니죠? 빚이 그렇게 많으니, 우리 엄마한테서 얼른 돈 뜯어내고 싶은 거죠? 조금 있으면 파산돼서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요.” 석동해는 웃을 수 없었다. “몽요야, 네가 한 일은 조금 너무하다. 내 일 네 엄마도 다 알고 있어. 이건 우리 두 사람의 일이니까 넌 끼어 들지마. 그리고 이 차 내거야. 그럼 먼저 갈게.” 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차에 타서 출발할 생각이었다. 진몽요는 이를 꽉 물었다. “이 차가 아저씨 거라고요? 그럼 잘됐네요.” 말을 하고 그녀는 엑셀을 세게 밟아 그의 차를 박았고, 석동해의 차는 망가져서 범퍼가 흔들거렸다. 그 순간 석동해는 화가나 차에서 내려 소리쳤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진몽요는 그저 웃었다. “이거 아저씨 차라면서요? 그렇게 돈이 많으신데, 차 한 대 즘이야 괜찮지 않아요? 그리고 제 새아빠가 되고 싶으신 거 같은데, 저희 엄마랑 결혼하면 저도 딸이잖아요. 이깟 얼마 안되는 차 갖고 저한테 이러실 거예요?” 석동해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이 차는 그의 것이 아니었고, 렌트한 차량이었다. 그의 차와 집 등의 재산들은 이미 압류됐고, 회사의 껍데기만 남아 있었다. 진몽요는 이미 탐정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이런 행동을 했다. 몇 천 만원짜리 차를 망가트리면 충분히 석동해를 미치게 만들 수 있었다. “너…! 지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난 네 엄마한테 진심이야. 네가 반대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그래, 지금 내가 경제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맞아
경소경은 소파에 앉아 차갑게 그녀를 응시했다. “어디 갔다 왔어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전화 한 통 받고 바로 나가요?” 그녀는 말 문이 막혔고 그 일을 도저히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 아무도 아니에요. 사소한 일이라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당신은 걱정하지 말고 일찍 자요.” 그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바람난 거 아니죠?”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무슨 소리예요? 왜 그런 헛소리를 해요! 내가 그런 사람 같아 보여요? 당신한테 말하기 좀 그래서 그래요. 해결되면 알려줄게요!” 경소경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그러면 핸드폰 나한테 보여줘요. 어차피 당신도 평소에 내 핸드폰 가끔 보잖아요. 얼른 내놔요!” 진몽요는 어차피 아직 새 핸드폰에 탐정에 번호를 저장해두지 않았고, 오늘 그녀가 걸고 받은 전화도 한 두통이 아니니 그가 그렇게 세심하게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잠시 고민한 뒤 건넸다. “자, 보면 되잖아요!” 그녀는 경소경이 탐정이 전화 왔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는 그 번호를 찾아서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순간 호흡을 멈췄고, 정말 그에게 이 일을 알리고 싶지도 귀찮게 하고싶지도 않았다… ‘죄송합니다, 이 번호는 정지된 번호입니다.’ 딱딱한 기계음이 들리자 그녀는 안도했다. 경소경은 풍부해진 표정으로 물었다. “정지?”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자신도 무슨 상황인지 모른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정말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경소경은 메시지함을 뒤졌다. 이 번호의 메시지함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고, 문자로 교류를 하지 않았거나 다 지웠거나 둘 중 하나였다. 아무것도 얻은 게 없자 그는 그녀의 폰을 소파 옆에 던졌다. “사실대로 말해요. 요즘 뭐하고 다니는 거예요? 말 안 하면 내가 직접 알아볼 거예요. 내가 직접 나서서 찾아보지 않은 건 우리의 문제가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어서예요. 신뢰를 깨고싶진 않았어요.” 정말 말할 수 없던 진몽요는 손을 들어 맹세했다. “나 당신한테
경소경이 방으로 들어가자 강령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생각하지 않아도 강령이 따지려고 전화한 걸 알고 있었고 심호흡을 한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에요? 석동해가 고자질했어요?” 전화 너머 강령은 노발대발하고 있었다. “진몽요! 너 너무한 거 아니니! 감히 아저씨 차를 박고, 너 정말 막무가내구나?! 그 사람이 나한테 돈 뜯어낼까 봐 그러는 거잖아? 내일 내가 이 집 팔 거야! 차 수리비만 해도 엄청나고, 이게 나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 일 네가 끼어들지 마, 더 끼어들면 모녀 사이를 아예 끊어버릴 거야!” 강령은 소리를 지르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이 어쩌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순간 흥분해서 차를 박았지만, 석동해를 그걸 빌미로 강령의 돈을 뜯어내려 했다! 그녀는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얼른 강령에게 집을 팔지 말라고 말려야 했다! 안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침대 앞에 서서 작게 말했다. “그… 소경씨, 나 우리 엄마한테 잠깐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일이 좀 생겨서요. 아마 오늘 저녁에 여기서 못 잘 거 같아요. 걱정되면 위치 추적해도 괜찮아요. 그럼 당신 마음도 좀 편할 거 아니에요.” 경소경은 일어나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차로 데려다 줄게요.” 그녀는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당신 내일도 출근해야 되잖아요. 내일 괜히 더 피곤해져요.” 그는 수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됐어요, 난 당신이 내 차 또 고장 낼까 봐 그러는 거예요. 내일 아침에 출근할 때 데리러 갈게요. 그렇게 해요. 나랑 말싸움 그만하고.” 그녀는 더 토달지 않았다. 눈 앞에 이 남자는 평소에 그녀에게 잘해주었지만, 성질이 없는 얌전한 고양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인내심을 테스트할 수 없었다. 경소경은 그녀를 단지 문 앞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 “여기서 내려줘요. 나 먼저 올라 갈게요. 당신
진몽요는 이를 꽉 깨물었다. “내가 보상해주면 되잖아요. 경소경씨한테 돈 달라고 해서 물어 줄게요. 근데 혹시 모르니까 지금 같이 가서 집 명의 내 이름으로 바꿔요! 이 집 어차피 나중에 엄마 쉬려고 산 거잖아요. 거주권은 있어도 매매권은 없어요. 이 집도 우리 할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땅 팔아서 산 거잖아요. 진가네 물건이니까 엄마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강령은 원래도 이 집을 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녀의 말을 듣자 말투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어차피 네가 잘못한 거였으니까 얼른 보상해줘. 집 명의는 네 이름으로 바꿔 줄게. 대신 바꾼 이후로 내 일에는 절대로 끼어들지 마.” 진몽요는 생각했다. 이 집까지 없으면 강령은 소유한 게 아무것도 없을테고, 석동해는 강령으강부터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아마 자연스럽게 멀어질 것이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집이 제 명의로 되어 있으면 제가 걱정할 일도 없죠. 엄마한테 아무것도 없는데도 석동해가 결혼하고 싶어한다면 그건 진짜 사랑이니까 인정해드릴 게요.” 두 사람이 정문 앞으로 나오자 석동해와 마주쳤다. 원래 석동해는 강령과 함께 가서 집을 팔려고 했었고, 친절하게 매수자까지 찾아놨었다. 하지만 강령이 집을 팔지 않겠다고 하자 그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 령씨, 내가 할 말이 있어요.” 진몽요는 얼른 그를 노려보며 옆으로 다가갔고, 그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내가 속인 거예요. 난 돈이 필요해서 찾아왔어요. 당신을 속여서 집을 팔게 한 다음에 나를 돕게 만들려고 했어요. 진심으로 결혼할 생각도 없었고요. 미안해요. 우리는 우연히 만난 게 아니라 내가 일부러 마주칠 기회를 만든 거예요. 내 말 다 진짜에요. 나도 내가 잘못한 거 알아요. 그러니까 날 용서해요…” 강령은 믿을 수 없었다. “당신…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몽요가 이렇게 말하라고 시킨거죠?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내가 집 명의 옮겨주면 우리 일에 끼어들지 않기로 했어요.”
그녀는 30초 후에 믿을 수 없다는 듯 반응했다. “그… 예 선생님께서 석동해 일을 해결해 주셨다고요?” 이건 너무 황당한 일 아닌가? 그녀와 예 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 술집에서 술도 주고 그녀의 사생활까지 신경 써주다니, 그리고 그 사람은 이 일을 어떻게 알게 된 걸까? 그녀는 왠지 모르게 감시받는 느낌을 받았다… 젊은 남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여기 선생님 명함이십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명함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왜 저를 도와 주시는 거예요? 저랑 모르는 사이 아닌가요?” 젊은 남자는 그저 미소를 지은 채 차에 타서 출발했다. 그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손에 쥔 명함을 봐도 도저히 이유를 몰랐다. 예군작, 예씨 그룹의 대표, 그녀는 이 사람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선 그녀는 강령을 달래주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감사인사는 제쳐 둔 채 명함을 가방에 넣었다. 그녀가 올라가서 문을 두드리자 강령은 죽어도 열어주지 않았다. 그저 엉엉 울면서 창피해서 그 사람을 볼 면목이 없다는 말만 늘어놨다. 그녀는 화가 나면서도 웃겨서 정말 강령의 뇌 속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갑자기 경소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나 밑에 있어요, 내려와요.” 그녀는 발로 문을 차며 “알겠어요, 금방 내려 갈게요.” 차에 돌아온 그녀는 밤새 못 잤어도 기분이 좋아 보였고 심지어 노래도 흥얼거렸다. 경소경은 최근에 그녀가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걸 본 적이 없었다. “뭐예요? 좋은 일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기분이 좋아 보이네.” 그녀는 편한 자세를 찾아 조수석에 반쯤 누웠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짜증 났던 일이 해결돼서요. 나 데리러 안 와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이제 우리 둘 다 늦었으니까 내 월급 까면 안돼요. 나 눈 좀 붙일 테니까 회사 도착하면 깨워줘요.” 경소경은 그런 그녀를 귀여워했다. “알겠어요, 좀 자요.” 회사 근처 길가에 도착한 후 그는 진몽요를 깨웠다. “도착했어요, 내려요.”
목가네. 목정침은 온연을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오늘은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가는 날이었고, 하루가 지날수록 온연의 배가 커지자 그의 걱정도 커졌다. 그들이 차에 타자 운전석에 진락은 시동을 걸었다. “도련님, 바로 병원으로 갈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진락은 잠시 멈췄다. “그런데… 오전에 중요한 미팅이 있으신데, 10시반 시작이예요. 그냥 제가 사모님 모시고 가는 게 어떨까요?” 온연도 동의했다. “그래요, 미팅 있으면 제가 기사님이랑 갈게요. 가서 일 봐요.” 목정침은 망설이지 않았다. “아니야. 회의는 미룰 수 있어. 그런데 너가 하는 검사를 매번 함께 하면서 놓치고 싶지 않아. 이건 나의 의무야.” 그의 진지한 모습에 온연은 그의 대한 경계심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그의 호의는 이제 전혀 가식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따듯해졌다. “그래요, 그럼 검사를 최대한 빨리해서 회의에 늦지 않길 바래야겠어요.” 병원에 와서 검사를 마쳤고,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10시가 넘었고 목정침은 손목시계를 보자 온연은 그가 급하다는 걸 알았다. “이따가 회사 가는 길에 경소경네 회사 지나치죠? 나 거기에 내려줘요, 몽요 보러 가고싶어요. 집으로 데려다 주지 않아도 돼요. 일 끝나면 다시 나 데리러 와 줘요. 나 점심때 밖에서 밥 먹고 싶어요. 시간 되면 당신도 와도 되고요.” 목정침이 약간 망설이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애교를 부렸다. “한번만요… 지금은 괜찮잖아요, 이제 조금 더 지나면 정말 밖에 못 나갈지도 몰라요. 그러면 그땐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이런 그녀의 모습이 드문 걸 알고 그는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알겠어, 네가 하고싶은 대로 해. 근데 내가 너를 진몽요한테 직접 데려다 줄 수 있게 해줘. 회의는 좀 늦어도 상관없어.” 두 사람은 서로의 조건에 동의했고, 목정침은 직접 온연을 진몽요에게 데려다주었으며, 떠날 때도 걱정했다. “불편한데 있으면 바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