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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꼬마 거북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0 19:52:02
‘아빠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아빠는 깜짝 놀라서 그릇을 떨어뜨렸다.

‘오늘 밤 다들 왜 이렇게 실수를 하는 거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밥도 먹지 않고 미친 듯이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

‘집사는 이 집에 온 지 벌써 10년이 됐네. 처음에 진씨 가문에 집사로 지원했을 때, 아빠의 준수한 모습을 보고 깊이 반했던 거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랑에 빠졌던 거야.’

‘그리고! 그 사람은 발에 집착하고 있어!’

‘아빠의 모든 신발은 몰래 혀로 핥았고, 그 신발을 안고 자기도 했어. 집사가 진미소의 편을 들어주는 이유는, 진미소가 집사의 비밀을 알아챘기 때문이야. 진미소는 그 비밀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몰래 아빠 신발을 훔쳐다 주기까지 했어. 그러니까 친딸인 날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웩. 이건 정말 냄새나는 이야기야.’

“우웩.”

내가 고개를 들고 보니, 모두들 토할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다들 임신한 거야? 벌써 몇 달이나 된 거지?’

나는 고개를 숙이며 계속 속으로 생각했다.

‘집사는 진미소를 도와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기도 했어. 아빠와 엄마가 자식을 잃고 무너진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그 사람은 아빠를 납치해 고향으로 데려갈 생각이었어.’

‘겉모습은 멀쩡한데, 나이가 들고도 여전히 변태 같은 짓을 하다니, 정말 역겹네! 변태!’

아빠는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고, 갑자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집사!”

집사는 흥분한 표정으로 달려 나왔고, 눈에는 끈적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몸서리쳤다.

아빠는 발에 신었던 슬리퍼를 거칠게 차서 쾅 하고 문을 열었다.

“해고야!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집사는 깜짝 놀라며 무릎을 꿇고 말했다.

“주인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전 여태껏 이 집에서 충성스럽게 일해왔어요!”

아빠는 차가운 표정으로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신발을 훔친 사실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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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2시.나는 어두운 계단에 그림자처럼 빼곡히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자 어이가 없었다.심지어 진원호는 다리에 붕대가 감겨 있었고, 지팡이를 짚고 한 발을 들고 서 있었다.“다들 왜 여기 있어요?”엄마는 손에 셀카봉을 들고, 그 위에 핸드폰을 꽂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쉿! 나연아, 우린 윤호를 찾으러 가려는 거야.”아빠는 입술을 굳게 다물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움츠리고 있던 몸이 왠지 모르게 우스워 보였다. “나연아, 아빠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진미소가 증거 부족으로 풀렸는데 오늘 밤에 몰래 윤호의 방에 들어가서 윤호의 몸을 탐낼 거야. 그러니 우선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자.”진우빈은 진윤호를 부축하고, 한 손으로는 핸드폰으로 윤호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내게 말했다.“나연아, 넌 뒤에 숨어 있어. 진미소가 혹시라도 흥분해서 널 다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정말 대단한 가족이다. 그들은 나보더 훨씬 더 준비를 잘했다.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말했다.“왜 진미소가 손을 쓰기 전에 막지 않는 거예요?”엄마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무 빨리 잡으면 그저 열쇠를 돌려주는 걸로 끝날 거야. 제대로 잡으려면, 진미소가 윤호에게 손을 댄 증거를 남겨야 해. 안 그러면 앞으로 또 다른 음모를 꾸며내 너를 괴롭힐 수도 있잖아?”“그럼 윤호 오빠는요?”아빠는 어두운 복도를 훔쳐보며 말했다.“다 큰 놈이 조금 당해봤자 손해 볼 건 없잖아.”“그래도...”10분 후.우리 가족은 일제히 윤호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어깨를 반쯤 드러내며 윤호의 바지를 벗기려는 진미소를 핸드폰으로 미친 듯이 찍어댔다. 진미소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진미소의 비명과 함께 사건이 끝이 났고, 정신을 차린 윤호는 가족을 원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여주는 마침내 남주와 함께 감방에 들어서게 되었다.3일 후.진씨 가문의 연회.원작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다.원래대로라면 이날, 진미소와 장태우는 결혼을 했을 것이고, 나는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9화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다.‘내가 어제 정우승의 복근을 만지다니! 진나연, 정말 출세를 했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모두 아침을 먹고 있었다. 장태우는 내게 다가와 친절하게 우유 한 잔을 건넸다.“나연 씨, 좋은 아침이에요.”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못생긴 놈이 갑자기 친절을 베풀고 난리야.’“풋.”또 진원호였다.장태우는 표정이 굳어져 있었고, 다른 출연자들의 시선도 우리에게 집중되었다.“그냥 같은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된 것도 인연인 것 같아서, 좀 친해지고 싶었어요.”‘웃기시네! 분명 나한테 꼬리 치려는 거잖아!’‘뻔뻔한 놈, 어제 진미소와 풀숲에서 몸을 섞은 것도 모자라 지금은 나한테 수작을 부리는 거야? 정말 못생긴 놈일수록 더럽게 놀고 있네.’‘맞는 말이긴 해.’‘뭐?’‘장태우가 어제 진미소한테서 받은 약을 내 우유에 넣어서, 내 몸을 탐한 뒤 동영상을 몰래 찍어서 협박하려고 했다고?’‘이 멍청한 놈이 진미소로는 모자란 나까지 가지려고 해? 꿈도 꾸지 마!’“씨X!”진원호가 갑자기 화를 내며 일어서더니 물병을 집어 들고 장태우를 때리기 시작했다.“내가 네놈을 죽여버릴 거야!”정우승도 차가운 표정으로 내가 쥐고 있던 우유를 빼앗고, 탁자에 세게 내려놓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진우빈은 안경을 벗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진미소를 쳐다보며 말했다.“촬영이 끝난 후, 진씨 가문에서 나가.”진미소는 겁먹은 표정으로 애원했다.“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둘째 오빠, 저년이 거짓말하고 있는 거야!”“거짓말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될 거야.” 진미소의 눈빛은 점차 어두워지더니 음험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도대체 왜 싸우는 거야?’‘젠장! 그만 싸워! 변태 살인마가 나타났어!’모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미소의 뒤에 서 있던 작가 뒤에서 검은 옷에 모자를 쓴 남자가 혼란을 틈타 진미소 뒤에 서 있었다.‘저 남자는 진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8화

    이 예능은 촬영하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세 명이 빠져나갔다.남은 스태프들은 아무도 감독의 자리를 맡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작가가 나서서 크게 소리쳤다.“저희 프로그램은 대본이 없으니 자유롭게 행동해 주시면 됩니다.”작가는 말을 마친 뒤 쏜살같이 도망가 버렸다. 출연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이 오늘 밤 이 마을의 정적과도 같았다.나는 살짝 코를 킁킁거렸다. 모두 나처럼 의욕을 잃은 것 같았다.‘설마 이 사람들도 방송이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나처럼 포기하려는 건가?’이때 안지민이 내게 다가왔다.“나연 씨, 뭐 하고 싶어요? 저랑 함께 해요.”나는 본능적으로 부엌 쪽을 바라봤다.‘배고파, 밥 먹고 싶어.’벌써 점심시간이 다 됐는데, 아무도 밥을 먹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진미소와 장태우는 여전히 화를 내며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고, 안지민과 하경우는 처음 채소를 씻는 것처럼 동작이 매우 서툴렀다.진우빈과 진원호도 밥을 할 줄 알 리가 없었기에, 서로 눈치를 보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나도 요리를 잘 하진 않지만 그래도 먹을 수는 있을 거야. 아마도?’3분 후, 나는 손에 든 감자를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던 중, 정우승이 내 뒤에 서더니 가볍게 웃으며 내 손에서 칼을 빼앗아갔다.“제가 할게요.”“요리할 줄 알아요?”“조금은 할 줄 알아요.”우승은 소매를 걷어올리며, 깔끔하게 채소를 씻고 잘랐다. 평범한 동작이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이렇게 잘 생긴 데다가 요리까지 잘한다니, 이런 사람이 왜 오래 살지 못하게 된 걸까? 내가 미리 언질이라도 해줘야 하나?’우승의 동작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사실 정우승의 둘째 삼촌이 정씨 가문을 손에 넣으려 하고 있어! 그리고 정우승이 가장 믿는 비서는 누드 사진으로 협박 받아 둘째 삼촌을 도와주고 있어.’‘2년 후에 정우승의 둘째 삼촌은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정우승을 죽게 만든 후 정씨 가문을 손에 넣을 거야. 그런데 둘째 삼촌이라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7화

    ‘진미소가 어젯밤 촬영장에 새로 온 남자애랑 밤새 놀았는데, 설마 하루가 지났는데도 영향이 있는 거야?’진미소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곧 파랗게 질렸다.이제 장태우는 더 이상 날 향하던 시선을 거두고,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시선 속에서 바람을 피운 진미소를 화가 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하경우는 여전히 귀를 긁적이더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나와 말하려고 애썼다.드디어 나는 그의 이상한 행동을 발견하고 생각했다.‘머리가 안 좋으니까, 팀원이 너를 좋아하던 부잣집 아줌마를 낚아챈 거야. 하하, 이 녀석은 자기가 왜 지게 된 건지 절대 모르겠지?’모두들 궁금하다는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네 팀원들은 그 아줌마와 사랑을 즐기고 있지만, 넌 아직까지 경험조차 못 해본 총각이잖아! 하하하.’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은 하경우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그때, 여태껏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서 있던 감독이 갑자기 물었다.“진나연 씨는 진씨 가문과 어떤 관계예요?”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진우빈이 내 뒤에 서서 진미소를 차가운 눈빛으로 경고했다.우빈은 내 뒷옷깃을 잡고 날 카메라 앞으로 들어 올렸다.“제 친여동생이에요.”“뭐?” 나는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그럼 미소 씨는요?” 감독은 마치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듯 흥분한 표정으로 물었다.진우빈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우리 집에서 입양한 아이예요.”진미소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진미소는 그가 이렇게 자신의 신분을 공개할 줄은 몰랐다. ‘분명 나랑 약속했었잖아!’진미소의 약혼자 장태우는 그녀를 부축하며, 우리 가족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왜 갑자기 달라진 거지? 이번에 날 도와줬으니까 앞으로는 호칭을 고쳐보도록 노력해 볼게.’그리고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가 나인 걸 알게 된 감독은 눈을 반짝이며 흥분했다.‘설마 지영철이 잡혀갔다고 해서 방송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6화

    역시 내가 한눈에 반한 남자답다.정우승은 J시의 명문가인 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다.그냥 연예계에 잠깐 발을 붙인 것뿐인데, 벌써 여러 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팬도 수없이 많았다. 연예계의 정상을 찍고 있는 남자.정우승을 보자 미소는 눈을 반짝였다. 주인공인 약혼자, 장태우를 신경도 쓰지 않고, 정우승에게 계속 달라붙었다.나는 감독이 길고 지루한 규칙을 말하는 것을 들으며, 고개를 숙인 채 개미를 세면서 멍하니 생각했다.‘그러니까 이름은 잘 지어야 한다니까, 정우승, 정우승. 저런 완벽한 얼굴에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니 태어났을 때부터 이긴 거나 다름없어. 나는 분명 이름을 잘못 지어서 여태껏 힘들게 살았던 거야! 제대로 진씨 가문의 아가씨 생활을 누려보기도 전에 죽게 되다니. 지금 이름 바꿔도 되지 않나?’“진나연 씨!” 감독이 크게 소리쳤다. “제대로 듣고 있어요?”나는 깜짝 놀라서 몸을 쭉 펴고 일어섰다.‘딴생각 하던 게 들켰나 보네, 다음에는 잘 숨겨야지!’...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 그중에서 잘생긴 남자까지, 모두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도대체 누가 이 프로그램에 이렇게 유명한 연예인들만 잔뜩 모여놓은 건지.여주 진미소와 남주 장태우는 물론, 진씨 가문의 세 남매, 그리고 신인 배우 안지민, 핫한 아이돌 하경우, 그리고 제작자의 인맥으로 특별 출연한 정우승, 아직 등장하지 않은 베테랑 배우 지영철까지.이렇게 9명이 모이게 되다니.출연진이 엄청 강력했기에, 이 프로그램은 대박 날 게 분명하다. 진미소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프로그램에서 나를 깔아뭉갤 계획을 세우고 있다.감독은 여전히 지루하게 떠들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정신이 팔려 있었다.‘어차피 이 프로그램은 한 회만 방송되고, 나머지 후속 촬영은 다 못 나가겠지. 아, 정말 감독만 혼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네.’촬영 현장에 갑자기 적막이 깃들었다. 감독은 마치 입이 봉인된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그리고 내가 본 건, 감독이 진우빈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5화

    ‘아빠를 좋아하기 때문이야!’아빠는 깜짝 놀라서 그릇을 떨어뜨렸다.‘오늘 밤 다들 왜 이렇게 실수를 하는 거지?’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밥도 먹지 않고 미친 듯이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집사는 이 집에 온 지 벌써 10년이 됐네. 처음에 진씨 가문에 집사로 지원했을 때, 아빠의 준수한 모습을 보고 깊이 반했던 거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랑에 빠졌던 거야.’‘그리고! 그 사람은 발에 집착하고 있어!’‘아빠의 모든 신발은 몰래 혀로 핥았고, 그 신발을 안고 자기도 했어. 집사가 진미소의 편을 들어주는 이유는, 진미소가 집사의 비밀을 알아챘기 때문이야. 진미소는 그 비밀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몰래 아빠 신발을 훔쳐다 주기까지 했어. 그러니까 친딸인 날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웩. 이건 정말 냄새나는 이야기야.’“우웩.”내가 고개를 들고 보니, 모두들 토할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다들 임신한 거야? 벌써 몇 달이나 된 거지?’나는 고개를 숙이며 계속 속으로 생각했다. ‘집사는 진미소를 도와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기도 했어. 아빠와 엄마가 자식을 잃고 무너진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그 사람은 아빠를 납치해 고향으로 데려갈 생각이었어.’‘겉모습은 멀쩡한데, 나이가 들고도 여전히 변태 같은 짓을 하다니, 정말 역겹네! 변태!’아빠는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고, 갑자기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집사!”집사는 흥분한 표정으로 달려 나왔고, 눈에는 끈적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몸서리쳤다.아빠는 발에 신었던 슬리퍼를 거칠게 차서 쾅 하고 문을 열었다.“해고야!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집사는 깜짝 놀라며 무릎을 꿇고 말했다. “주인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전 여태껏 이 집에서 충성스럽게 일해왔어요!”아빠는 차가운 표정으로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신발을 훔친 사실을 알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4화

    가족들이 갑자기 돌아서서 날 빤히 쳐다봤다.난 갑자기 나를 쳐다보는 다섯 명의 시선에 깜짝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딸, 일은 다 해결됐어?” 아빠가 물었다.‘아빠가 왜 갑자기 내가 화장실 간 일에 관심을 가진 거지?’‘그나저나, 증거가 모두 발견되었으니, 김지원은 확실히 처벌을 받게 될 거야. 그 여자애가 구조될 때 온몸에 상처투성이였다고 들었는데, 정말 끔찍한 일을 당했나 보네.’‘참, 그 여자애는 진미소 후배인데, 진미소는 김지원의 성적 취향을 알면서 일부러 그 여자애를 김지원의 곁으로 보내다니. 이건 호랑이 굴에 보내진 것과 다름없잖아.’‘진미소, 넌 정말 천벌을 받게 될 거야!’“그럴 리가 없어!진원호가 숨을 참으며 나를 쏘아봤다.“네?”나는 그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이 자식 또 지랄하네. 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로서의 존엄을 잃게 될 거야!’원호는 화가 나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았고, 그때 윤호가 그의 뺨을 한 대 쳐서 진정시켰다.나는 고개를 숙이고 슬픈 척하며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갔다.‘아까 큰오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진미소는 김지원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구나. 진미소는 큰오빠를 좋아했으니까, 일부러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김지원을 큰오빠 곁으로 보낸 거였어. 덕분에 세 사람은 아주 잘 지내왔었지. 원작대로라면 진미소가 나중에 큰오빠한테 고백을 한 뒤, 큰오빠한테 거절당해 원한을 품고 남주인공 정헤성과 함께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게 될 거야. 그때 김지원도 큰 역할을 했었어.’‘하지만 지금 진미소가 계획을 바꿨네. 집안사람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으니까, 위험하게 날 쫓아내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려는 거겠지. 큰오빠를 유혹해서, 큰오빠의 아내가 되면 진씨 집안 모든 것을 가지게 될 테니까.’ ‘큰오빠는 왜 운이 이렇게 안 좋은 걸까? 어차피 내 친오빠인데 내가 한번 이야기라도 해볼까?’나는 몰래 윤호를 훔쳐봤다. 그러자 윤호는 나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3화

    진윤호의 손이 떨리더니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나는 몰래 고개를 들어 젓가락을 줍는 윤호를 힐끗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다들 이상해. 멍청한 것도 모자라 몸도 안 좋아 보여. 역시 빨리 도망치는 게 좋겠어. 난 이 사람들과 함께 죽고 싶지 않아. 어차피 다들 나한테 잘해주지도 않잖아.’“음, 아빠랑 엄마는 괜찮은 것 같아.” 나는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는 부모님을 보며 생각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으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어.’엄마는 더욱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나연이는 예전에 지원이를 만나본 적 있어?”“본 적은 없지만 들어본 적은 있어요.”‘본 적은 없지만,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거든.’‘그 여자는 진미소의 절친이거든. 그 이유로 김지원을 큰오빠 결혼 상대로 추천했던 거잖아. 김지원은 진미소와 마찬가지로 속이 시꺼먼 년이거든.’‘참, 그 여자 지금 임신 중인 거지? 우리 큰오빠는 결혼하자마자 아이 아빠가 되겠네!’윤호는 방금 주운 젓가락을 부러뜨렸다.“윤호와 지원은 별로 만나본 적도 없으니 결혼은 좀 더 생각해 보는 게 좋겠네.”아빠가 갑자기 말했다.윤호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고, 엄마도 찬성하는 듯했다.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방금 결혼 날짜를 정하려고 하지 않았나?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꾼 거지?’“어쨌든 김지원은 진미소와 사이가 좋으니 이 결혼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잘 맞는 진짜 이유는 김지원이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이거든! 사실 김지원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진미소야!’ 윤호는 마시고 있던 사이다를 뿜어냈다. “김지원은 아무랑도 몸을 섞을 생각을 가지지 않았으니 임신한 건 그냥 사고였어. 그 여자가 진짜 사랑하는 건 부드럽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여자들이야.’‘참, 그 여자 나한테도 손을 대려고 했었지!’“뭐?”아빠가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나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다. 아빠는 급히 손을 내리고 민망한

  • 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제2화

    진미소는 아래층에서 흐르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살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려고 했다.“네가 바로 동생인가 보네, 집에 온 걸 환영해.”미소가 말하며 나를 향해 나비처럼 날아들듯이 달려왔다.나는 급히 피했다.‘젠장! 빠르게 피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진미소가 손에 쥔 침이 내 몸에 꽂혔을 거야. 그럼 내가 화를 내며 반사적으로 진미소를 밀쳤겠지. 그랬다면 집안사람들은 내가 불만을 품고 진미소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생각했을 거야. 그게 바로 나중에 내가 집에서 쫓겨나는 첫걸음이 됐겠지.’‘여우년! 진미소, 넌 전생에 분명 여우였을 거야!’미소는 내가 갑자기 피한 바람에 중심을 잃고 식탁 위로 넘어져서 국물이 온몸에 다 튀었다.그녀는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억지로 연기를 이어갔다.“동생, 나 싫어하는 거야? 내가 네 자리를 그동안 차지하고 있었으니 네가 나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거지. 하지만 난 정말 아빠, 엄마 그리고 오빠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방금까지 멍하니 서 있었던 진씨 가족들은 미소의 울음에 속아 넘어갔다.진원호는 화를 내더니 미소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진나연! 왜 피한 거야? 미소는 너한테 인사하려고 했을 뿐이야.”‘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가 바늘에 찔리는 걸 보고만 있겠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날 탓하고 난리야.’ 나는 순진하게 눈을 깜빡였다.“저는 그냥 반사적으로 피한 것뿐이에요.”미소는 온몸이 엉망이 된 채 억울한 표정으로 변명하려 했다.“아빠, 엄마,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진원호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큰소리로 말했다.“진나연은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니, 속셈이 얼마나 더럽겠어요? 다들 정말 진나연의 한 말을 믿는 거예요?”미소는 원호의 품에서 몰래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도발하는 눈빛을 보냈다.분명 내가 화를 내기를 기다리는 거다.‘내가 연예계에서 일하는 게 잘못이라는 거야? 이 집안사람들 중, 회사에서 일하는 큰오빠를 제외하고, 둘째 오빠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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