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약왕파가 중립을 원한다고 해도 과연 무맹이 허락할까? 더욱이는 한지훈이 받아들이긴 할까? 이 일은 흑백 둘 중 무조건 하나만을 선택해야 했다. “그래, 중립!”황약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비록 그동안 한지훈이 운 좋게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이번만큼은 죽음을 피하기 어려울 거야. 만약 변수가 없다면, 한지훈은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이렇게나 위험한 국면에 우리의 미래를 걸 수는 없어. 중립이 비록 쉽지 않긴 하지만, 무조건 불가능한 건 아니야. 하지만 난 절대 한지훈을 비방하려는 것도 아니야. 누가 이기든지 막론하고 우린 결코 나서지 않겠다는 거지. 이게 바로 중립의 뜻이야!”“우린 무맹의 미움도 사서는 안 되지만, 한지훈의 미움도 사서는 안 돼. 알겠어?”황약사의 말에 사람들은 서로 난감한 듯 눈빛을 주고받았다. 황약사는 뜻밖에도 단언했다. 만약 의외의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한지훈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니! “문주 님, 그 말씀은 한지훈이 필연코 단해룡한테 당하게 될 거라는 말씀인 겁니까? 하지만 이 영상 좀 보세요...”대장로는 방금 그 동영상을 황약사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딴 건 중요하지 않아!”그러나 황약사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무맹 대회야말로 단해룡의 홈구장이야. 그가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매우 많은 반면, 한지훈은 오로지 홀몸으로 싸워야 돼!”“천하의 모든 무종들이 모이게 될 텐데, 한지훈의 몸이 철이라 해도 혼자서 그 장정들을 어떻게 대처하냐고!”“이젠 어쩔 수 없어. 지금으로서는 용각도 국왕도 심지어 무종들도 포함해서 그 누구도 한지훈을 구해낼 수 없어. 다만 무적천이 참석할지는 아직 미지수야!”“만약 무적천 또한 초청을 받고 참석하게 된다면, 한지훈은 구사일생할 가능성이 있지!”황약사는 서성거리며 말했다. 사실 한지훈의 사활은 그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약왕파의 이익을 고려하면 한지훈과 대립면에 서야만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지만
한편 그 시각, 무신종 내전에서는 무적천이 모든 정력을 집중하여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었다. 흑룡심을 얻은 후로부터 무적천은 줄곧 융합의 방법을 찾고 있었고, 백번도 넘게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실패로 끝나게 됐다. “흑룡심이여!”무적천은 이번 또한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 약간의 깨달음도 얻게 되었다. 그건 바로 흑룡심을 융합시키려면 반드시 진법을 빌어 흑룡심을 자신의 본심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아직 반쪽짜리 흑룡심만 있었기에, 무적천은 줄곧 망설이고 있었다. 괜히 자신의 본심과 바꾸었다가는 생명까지 걸어야 하는 큰일이었다. 약간의 착오라도 생기게 되면 천신계에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생명조차 지킬 수 없게 된다. “흥!”무적천은 원망 가득한 마음으로 공중에 떠 있는 흑룡심을 응시하고는, 옷소매를 뿌리치고 자리를 떠났다. “문주 님, 나오셨습니까?”이때 하인 한 명이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수건과 따뜻한 물을 건네주었다. “그래!”무적천은 어두운 얼굴로 수건을 받아 이마의 땀을 닦았다. 무의식중에 하인의 손에 든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네 손에 든 건 뭔데?”“문주 님, 그... 이건 무맹이 보낸 초대장입니다!”하인은 공손하게 두 손으로 초대장을 무적천에게 건넸다. 무적천은 싸늘한 눈빛으로 하인을 힐끗 쳐다보고는 초대장을 확인하였다. “흥, 정말 겁 대가리가 없네!”이내 무적천이 손에 힘을 주자, 그 초대장은 잿더미로 날아가게 됐다. “문주 님, 이것은 단해룡 선생이 직접 보내온 것입니다...”신임 장교 오양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적천이 조용히 손을 흔들었다. “한지훈을 못 죽인단 건 아니야. 그나저나 단해룡은 본인이 총명한 줄 알겠지. 이런 방식으로 한지훈을 진퇴양난의 지경으로 몰아넣다니!”“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지. 그건 바로 한지훈의 배후에는 예충기도 있다는 것을! 사실 나조차도 그 사람의 깊은 속내를 알아볼 수가 없어! 결코 한용과 비교해도 절대 약하지
비록 무도의 길은 치우가 개척한 것은 아니지만, 무종 사람들은 줄곧 치우의 용무를 가장 숭배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릇 무종에 중대한 일이 있거나 축제 행사가 열리게 되면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천년 동안 이곳은 그야말로 무종의 집회 장소였다. 뿐만 아니라 제단 주위에는 나무로 만든 누각이 둘러싸여 있었다. 이 나무로 만든 작은 누각들은 모두 3층으로 나뉘는데, 서열과 신분이 가장 높은 사람만이 꼭대기 층에 오를 수 있다. 작은 종문이나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1층에만 있거나 문밖에 서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는 제단의 상황을 보아도, 무맹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많은 종문들은 잇달아 나서서 체면을 세워주었고, 심지어 화산에서도 몇 명의 대표를 파견하여 참가하게 했다. 그렇게 작은 종문 사람들은 더욱더 무맹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화산을 대표하여 온 사람들을 본 무종 대장로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은 필연코 오늘 동방 오우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라 생각했다. 대장로는 그 무리 속에서 대장로는 한눈에 창안백을 알아보았다. 창안백의 모습은 매우 위풍당당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사방을 훑으며 한지훈의 종적을 찾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오늘 아마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거야!”이때, 축대 위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흥!”그러나 창안백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난 오히려 그놈의 목숨만은 남겼으면 좋겠는데! 놈이 감히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내 뺨을 때린 그날을 아직도 기억해. 난 기어코 저놈을 잡아다가 화산으로 끌고 가서 내가 당한 것의 천 배, 만 배는 돌려주고 말 거야!”창안백은 며칠 전 동방 오우의 죽음을 화산에 알렸고, 진종 장교는 그 소식을 접하고는 크게 노여워했다. 그러나 화산이 한지훈을 찾아내기도 전에, 장월동과 장도령의 사망 소식이 곧바로 전해졌다. 화산이 장 씨 집안과 마침 손을 잡으려는 순간, 뜻밖에도 단해룡이 산에서 내
사실 구만리와 장도령은 어린 시절 소꿉친구와도 같은 사이였다. 두 사람은 20대에 서로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감정이 줄곧 좋았을 뿐만 아니라 무도의 길을 걸으면서도 교류가 많았었다. 장도령에 대한 구만리의 인식은, 한지훈은 단지 20대의 어린 후배일 뿐이고 설령 그들과 비슷한 또래의 강자들을 만난다 하더라도 결코 장도령의 상대가 되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아마도 한지훈이 부정한 수단이라도 써서 장도령을 잔혹하게 죽였을 거라 확신했다. 그는 심지어 초대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장도령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의 사연을 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구만리를 바라보았고, 곧바로 그에게 다가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이 또한 무종에서의 구만리의 명성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축대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수군수군 속삭이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한지훈을 죽이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 설령 한지훈의 목숨이 열 개라 하더라도 순순히 바쳐야 할 것 같았다. 단해룡만이 겨냥한 것이 아니라, 심지어 많은 불세출 구세대들도 모두 직접 모습을 드러낸 반면 한지훈의 뒤에는 대체 누가 있는가? 국왕? 무종? 실력으로만 말하는 이곳에서는 그 어떤 외력도 소용없었다. 심지어 오늘 단해룡은 무종 제기까지 준비한 상황이다. 반쪽의 치우 검과 반쪽의 옛 방패까지... 이것은 무엇을 상징하는 건가? 그 말은 즉, 누구든지 무신의 면전에서 감히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신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인 격이 될 테니. 즉 천하의 무종들과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무종 대장로의 입을 막기 위함과 동시에 또한 다른 사람들의 입 또한 막으려는 의도였다. 지금 이 순간, 대장로의 마음은 이미 깊게 가라앉았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는 무종 대장로의 신분으로서 한지훈을 위해 공정을 논할 수 있었지만, 지금 눈앞의 이 사람들에 비해 그의 서열은 너무 낮았고 심지어 입을 열 자격조차 없
구만리는 얼굴에 웃음을 띤 채 말했다. 그러자 임비양은 고개를 돌려 구만리를 힐끗 보고는 차갑게 웃기만 했고, 다시 고개를 돌려 단해룡을 향해 손을 내밀고는 직접 그의 옆자리에 다가가 앉았다. 이것이 바로 임비양이 보여준 첫인상이었다. 비록 매우 건방져 보이긴 하지만, 광기 가득한 그는 사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의 배후에 천산이 있는 것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임비양 자신의 실력만 보아도 이곳에 있는 90%의 무종 강자들은 얼마든지 깔아뭉갤 수 있었다. “헉!”원상용 역시 심기불편한 눈빛으로 임비양을 흘깃 보고는 작은 소리로 동방소에게 말했다. “동방 선배님, 저 놈은 정말 미치광이인 것 같습니다. 구만리가 인사를 해도 감히 거들떠보지도 않네요?”“훗, 미치광이라?”동방소는 그저 조용히 수염을 매만지며 원상용을 힐끗 쳐다보았다. “혹시 저 놈의 정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거야?” “네? 그저 천산 제자 아닙니까?”어리둥절 해난 원상용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내 동방소는 거듭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적천 알지? 그 사람도 천산 진종의 첫 번째 제자야. 항렬로 따지면 임비양은 그의 후배지!”“구만리는 패기가 넘치긴 하지만 필경 배후에는 든든한 지원자가 없어. 반면 저놈의 배후에는 무종이 있고 명산이 있고, 게다가 자체 실력 또한 구만리보다 약하지 않은 놈이야. 그렇기에 구만리는 그저 이 상황에 참을 수밖에 없어.” 동방소의 얘기를 들은 원상용은 저도 모르게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젊은 임비양이 이렇게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넌 아무 사람이나 천산 진종의 문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최근 백 년 동안 거둔 제자들은 10명밖에 되지도 않고, 임비양은 장 씨 집안의 보증을 받고 나서야 겨우 입문하게 된 거야!”“그 말은 즉 장 씨 집안의 체면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거지.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봐도 실력도 손색이 없고 자본 또한 충족하지!”“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모든 천산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에, 산기슭 오솔길에서 마침내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적색 장총 한 자루가 들려있었고, 총끝은 반짝이는 금빛을 뿜어내면서 위엄을 돋보였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비할 데 없는 영무의 기운을 띠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자연과 하나로 융합된 것 같았다. 그의 등장은 모두의 주목을 이끌었다. 수만 개의 눈빛이 일제히 산 아래의 사람에게로 향했다. 심지어 축대 위에 있던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들도,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동시에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 이내 천위에 버금가는 강한 위압이,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 그 젊은 남자에게로 갑자기 덮쳤다. 그러나 이 위압은 젊은 남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은 즉 이 남자 역시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5대 명산 제자 외에 이 세상에서 이러한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지훈 외에 또 누가 있을까? “설마 한지훈?”차가운 눈빛을 한 구만리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느릿느릿 걸어오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맞아! 바로 저 놈이야!”창안백은 이를 갈며 단번에 한지훈을 알아보았다. 드디어 한지훈을 다시 만나게 된 창안백은 결국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나서서 돌진하여 한지훈의 따귀를 호되게 몇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성을 되찾고는 그의 충동을 억눌렀다. “훗, 이 자식 확실히 심상치는 않네. 이렇게나 큰 전투를 마주하고도 끝까지 침착할 수 있다니. 역시 내가 오길 잘했어!”임비양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 놈 또한 천재라고 할 수 있어. 용국에 있는 5성 천왕 중 20대의 나이는 손에 꼽힐 정도였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 더욱이는 5대 명산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됐지. 오늘 용국은 결국 이렇게 인재 한 명을 잃게 되는 거야!”단해룡은 여유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얼핏 보면 한지훈을 안
“그 축대 위에서 아무나 한 사람이 내려와도 너를 사지를 한방에 찢을 수 있어!”“너도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설마 아직까지도 눈치를 못 챈 건 아니겠지?”“어찌 됐든 용국은 너를 구할 수 없고 국왕 또한 너를 구할 수 없어. 당연히 무종은 더욱 말할 것도 없겠지! 게다가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너를 도와줄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심지어 무종 장로도 오늘은 발언권이 없어!”“과연 너의 그까짓 능력으로 이렇게나 많은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이 수천수만 명의 무종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겠냐고! 너 저 부러진 칼이랑 방패 잘 봐봐!”창안백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치우의 검과 방패를 가리키고는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이것은 바로 상고 전신의 성물이야. 설령 내가 여기서 너를 참살한다 하더라도 용국의 국왕은 감히 나서지도 못할 테고, 더욱이는 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할 거야. 어때, 한지훈? 이젠 두렵지?”창안백은 한지훈을 기선제압하면서 그동안 용경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체면을 되찾고 싶었다. “꺼져!”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창안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갑게 한마디 했다. “너 지금 나더러 꺼지라고 한 거야?”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게 된 이 상황에 창안백은 잔뜩 화가 나 얼굴이 푸르게 번졌다.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번 무시를 당하게 되다니. “꺼지든지, 죽든지!”한지훈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 바로 이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대한 기운이 갑자기 한지훈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이내 그의 손에 있던 그 적색 장총에서는 갑자기 잉잉하는 소리가 났다. “잉!”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주위의 공기가 뒤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은 차가운 한기를 느끼게 됐다. 창안백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기운은 정말 끔찍했다. 심지어 실력이 다소 약한 종문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무릎까지 꿇게 됐다. 이것이 바로 천왕의 위엄이다. 진법과 무도를 결합한 진
“고작 입문 제자인 주제에 왜 그리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건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 뭐라고? 그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천릉이 입문 제자인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신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5대 명산 중 10위권에 드는 절세의 천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실력으로 말하자면, 임비양에게 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가 가장 처음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오늘 항산에서 파견된 제자들 중 오직 그만이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한지훈과 나름 비길만한 적수였다. 그리하여 이천릉은 이번 기회를 빌어 한지훈을 짓밟고는 이름을 날려 위세를 떨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임비양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첫마디부터 한지훈에 의해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한편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4대 가문 대표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었다. 한지훈은 이천릉에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항산 제자들의 자존심을 크게 타격하였다. “에이, 이천릉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한지훈 저 사람, 비록 북양 왕이긴 하지만 무종에 대해서는 아는 게 너무나도 적네!”“오늘 아마 이 시련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이때 군중 속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흥, 넌 정말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넌 곧 항산 입문 제자들의 대단함에 대해 알게 될 거야! 오늘 난 이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너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부러뜨릴 거거든!”“나는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우리 항산으로부터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히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이천릉은 창안백을 일으켜 다시 축대 위로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천릉은 창안백에게 말했다. “어르신, 어차피 한지훈은 곧 죽을 사람인데 굳이 그와 따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항산이 화산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
한지훈이라는 세 글자를 들은 강호 위웅은,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한지훈이라면, 바로 용국의 북양 왕이잖아? 그가 대체 어떻게 부상 교토에 나타난 거지? 그럼 단 한 가지 가능성뿐이야. 바로 이번에 돌아온 역외 강자들 모두 용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 “너... 너 당장 멈추지 못해?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 부상의 고위층 간부들이야! 만약 네가 계속해서 살인을 이어간다면, 필연적으로 양국의 분쟁만 일으키게 될 거야!”강호 위웅이 아무리 위협해도 한지훈은 그를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여전히 제멋대로 부상 고위층들 학살하였다. 그렇게 로비 전체가 피로 흥건해지고 나서야 한지훈은 천천히 강호 위웅에게로 다가갔다. “너... 뭐 하려는 거야?!”깜짝 놀란 강호 위웅은 말도 제대로 못 할 지경이었다. 그는 부상을 이끌어나가는 젊은 세대의 대표이긴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5성 천왕계일뿐이었기에 천신계와는 천지 차이였다. 전에 한지훈이 홀로 화산 11 로와 대결을 펼치던 당시도, 그는 라이브 방송로 모든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런 무력은, 아마 그가 평생 가질 수 없는 경지일 터였다.그런데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한지훈과 싸울 용기가 있겠는가? 한지훈은 강호 위웅을 상대하기도 귀찮았다. 그의 반항에도 다만 가볍게 손만 흔들 뿐이었다. 이내 오릉군 가시가 갑자기 날아오르더니 강호 위웅의 미간을 직접 꿰뚫었다. 뒤이어 강호 위웅의 시체가 쓰러짐과 동시에, 그의 뒤에서 지켜보던 수십 명의 부상 재벌 가문 사람들도 잇달아 오릉군 가시에 의해 가슴이 관통당했다. 청자는 홀 안에 널브러진 수많은 시체를 바라보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충격에 빠졌다그녀의 몸은 저도 모르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 눈앞의 장면은 그야말로 인간 지옥과도 같았다. 이내 한지훈은 청자를 차갑게 흘깃 보고는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뒤이어 하늘에서는, 이상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기이한 천상이 나타났다. 그렇게 단 1분도 안 되어 교토 들판에는 시체들이 널리게 됐고, 피는
한편 그 젊은이의 곁에는, 아리따운 젊은 여성이 한 명 서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젊은 남자의 팔을 잡으며, 강호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강호 군, 이렇게 젊은 나이에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만 보아도, 모든 부상인 중에서도 아마 유일무이한 강자일 것입니다!”“아니요, 아가씨. 정확히 말하자면 아시아 전체에서 유일무이한 강자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지나면 용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을 거고요!”강호라고 불리는 젊은 남자는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이름은 강호 위웅, 바로 부상 국내에서 줄곧 자취를 감추고 있던 젊은 세대의 일인자였다. 들리는 소문대로라면, 그는 세 살 때에 이미 군신계에 도달했고 15살 때에는 삼성 지급 사령관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그는, 일성 천신계에서 불과 반 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의 가문에는 이 같은 천재가 한 명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숙부인 강호릉은, 이미 일성 준천신계의 강자였다. 한 가문에서 두 명의 천신계 강자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사람들은 따라잡을 수 없는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그의 할아버지는 역외 강호 가문의 선구자였다. 이 세 가지 사실만으로도, 부상 전체에서 심지어 용국 전체를 내다보아도 아무도 초월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이토록 거만하게 구는 이유였다. 그의 옆을 지킨 청자라는 여성은, 강호 가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긴 하지만 강호 가문의 실력이 뜻밖에도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 단지 전화 한 통만으로, 교토 전체의 모든 거물들이 단지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하여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강호 군, 당신 같은 남자만이 진정한 영웅이에요!”청자는 여전히 강호위웅의 팔을 꼭 끼고는 나긋하게 말했다. 누가 봐도 그녀는 자신을 눈앞의 이 젊은 남자에게 바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호의 가문이라는 큰 나무에 오르기만 하면, 앞으로 부상 전체는 그녀의 발밑에 짓밟히게 될 것이다. “아가씨께서
“모든 전투기는 즉시 이륙하라! 포격 개시, 당장 쏴버려!!”스피어는 정신을 겨우 차리자마자, 다급하게 모든 인원에게 고함쳤다.순간 수많은 전투기들이 최대 속도로 이륙했고, 수많은 전함들의 대포가 용국 수상 군함을 향해 불길을 내뿜었다!하지만, 전투기들이 막 이륙하자마자 하늘 위의 일곱 갈래 빛줄기가 곧바로 거대한 그물로 변하더니, 순식간에 상공 전체를 감쌌다!고도에 막 도달한 전투기들은 그물에 부딪치자마자, 하나하나 재로 변해버렸다!그리고 발사된 포탄들 역시 마치 무언가에 의해 정지된 듯, 발사 후 겨우 수십 미터 나아가더니 공중에서 멈춰버렸다!이 순간, 모두가 망원경을 들고 사방을 찾기 시작했다.심지어 이국 해군 장교들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경악하고 있었다!용국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 것인가?!하지만 망원경을 통해 하늘 아래서 물 위를 걷고 있는 장발의 남자가 손가락 하나로 하늘을 가리키고, 그 일곱 갈래 광휘가 그의 머리 위 북두칠성에서 방출되고 있다는 것을 본 순간 그들은 말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이건 더 이상 레이저 무기의 범주를 훨씬 뛰어넘었다!단 한 손가락, 단 한 동작에 수백 척 전함이 침몰하고, 천 여대의 전투기가 재로 변했다!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그 정지된 포탄이었다!어떻게 공중에 정지한단 말인가?!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은 땀범벅이 되었고, 심지어 스피어와 함께 용국으로 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용국 해군 측도 모두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 장군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 수면 위를 걷고 있는 인물이 바로 북양왕 한지훈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오늘 미륙 해군만 멸하는 게 아니다. 너희 미륙 백성들까지 모조리 도륙하겠다!”한지훈의 음성은 마치 구천의 천뢰와 같았고, 상공에서 쏟아져 내렸다!이국 해군 장교들이 반응도 못 하던 사이, 그 하늘을 덮은 커다란 그물이 이국 해군 전체 함대를 그대로 덮쳐버렸다!“쾅! 쾅! 쾅! 쾅!”찰나의 순간에 바다가 폭발하듯 요동쳤고, 이국의 전함들과 전투기들이 거의
그중 한 장수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보고드립니다! 적군 함대가 우리 선봉 함선과의 거리가 두 해리를 넘지 않습니다!”통신병이 다시 급히 작전실로 달려 들어오며 다급히 보고했다.“뭐라고?!”이 장군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해전은 육전과 다르다. 한 번 포위망에 갇히기만 하면, 눈 깜짝할 새에 용국의 수십 척 군함이 전부 침몰당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 바로 포격을 가한다면 국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그때, 맞은편의 함선에서 다시 확성기를 통한 외침이 들려왔다.“용국 해군, 주목하라. 우리는 M국 해군이다! 우리는 자유항행 작전을 수행 중이다! 즉시 우리 항로에서 물러나길 권고한다!”“다시 경고한다. 3분 안에 우리 항로를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M국 해군에 대한 도발로 간주하고, 전면적인 대응을 감행할 것이다!”“우리 군은 열다섯 척의 항모에 탑재된 전투기 전부가 출격하여, 귀측 군함을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전멸시킬 것이다!”통역사가 상대의 말을 전부 번역하자, 이 장군의 입술이 하얗게 질리며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여긴 분명 용국의 영해였다!그런데도 그들은 '자유항행'이라는 이름 아래, 용국 해군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니?!말 그대로, 기고만장한 횡포였다!그제야 이 장군은 성큼성큼 함수로 나가, 확성기를 들고 맞은편을 향해 외쳤다.“들어라! 나는 용국 해군 상관, 이의다!”“지금 너희는 명백히 우리 영해에 들어와 있다! 이는 우리 해군을 도발하는 행위이며, 매우 위험하다! 그러니 당장 퇴각하라!”그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맞은편에서는 한 중년 남자의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우린 여기가 너희 영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린 ‘자유항행’ 중이다!”“내 기억에 의하면, 우리 함대뿐 아니라 우리 항공기들도 너희 용국의 영공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약 너희가 감히 포격한다면, 우리 M국은 국제사회에서 너희의 야만적인 행위를 강력히 규탄할 것이다!”“바다는 전 세계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