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화산 진종의 진정한 전수자군. 보아하니, 한지훈의 이번 비무는 매우 위험할 거야.”궁본 현일이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고, 한용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그도 매우 긴장했지만, 한지훈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바로 이번 전투에 달려 있었다!한용은 그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많은 진법은 용국에서 이미 천 년 가까이 잊혀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명산에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용국에서 진정 신비로운 것은 바로 그 몇 개의 명산인 듯했다! 그 명산들의 비밀을 밝혀내야만 천 년 전 진법이 사라진 진짜 이유와, 그때 왜 다섯 개의 용심이 모였다가 흩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광명파가 조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용국의 고위층들도 그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백일봉 위에서 한지훈은 여러 가지 공격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무 소용이 없었다.아무리 교묘한 기술이라도, 그 광막에 닿기만 하면 마치 함흥차사처럼 모두 소멸되었다.“한지훈,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나? 너와 내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처럼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리다! 아무리 어떤 수를 써봐도 날 해칠 수 없을 거야!”동방 오우는 자만에 찬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사실, 그의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많은 수를 써도, 그가 만든 광막을 뚫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헛된 일일 뿐이다!즉, 한지훈이 아무리 모든 기술을 써도 결국 동방 오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이제 진법의 묘미를 보여주겠다!”동방 오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광막이 갑자기 사라지며 그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그가 주먹을 내리치자,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강한 기운에 의해 뿌리째 뽑혀버렸다!이런 위세는 천인도 막기 어려울 정도였고, 거의 백일봉 주변 수 리 내 모든 것을 동방 오우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조차 그가 다루는 무기가 되어 주먹과 함께 쏟아져 내렸고, 이 정도 수준의 전투는 더 이상 일반적인 천왕급
그러니 그가 동방 오우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한지훈이 다시 적색 드래곤 장총을 휘두른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정도의 전투는 이미 무기나 특정 무공만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을 초월한 지 오래였다.이것은 기세의 대결이었고, 동방 오우 쪽은 이미 압도적인 태세를 형성했으며 한지훈은 그저 계속 물러서며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마치 누군가가 2천 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수에게 계속 저격당하는 상황과 같았다. 초반 몇 발은 피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백 발, 천 발은 어떻겠는가?단 한 발이라도 맞는다면 필멸이었다!한지훈은 회피 중에도 간혹 반격을 시도했지만, 동방 오우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더 이상 버티지 마라! 네 모든 저항은 무의미하다! 한지훈, 네가 고작 천급 천왕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지금 오성 용급 천왕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거다!”“내 손에 죽은 동급 강자만 다섯 명이 넘는데, 네놈이 무슨 수로!”동방 오우는 말을 하며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흐음? 결국 진법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였군.”한지훈은 마침내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지금까지는 한지훈이 동방 오우의 실력을 떠보는 데 불과했고, 이제야 그는 진정으로 본심을 드러냈다.그 순간, 한지훈의 기세가 급변하며 그의 몸 주위에 금빛 광채가 번져 나왔다.“금용의 심장!”우천존이 의자 팔걸이를 세게 치며 벌떡 일어섰다.그날, 바로 이 빛이 나타났을 때 그는 손을 뻗을 용기조차 잃어버렸었다.그 감각은 너무나도 두려웠고, 천신급의 존재인 그조차도 자신의 초라함을 느꼈던 것이다.금빛이 퍼져나가자, 한지훈은 다시금 주먹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동방 오우 앞에 펼쳐진 광채가 한지훈의 주먹과 격렬하게 충돌했다.“쾅!”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동방 오우는 몇 걸음 물러섰다.“한지훈! 네게도 숨겨둔 패가 있었군! 좋다, 오늘은 진법으로 승부를 보자꾸나!”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진법에 놀란 기색이 없었고, 금
이 순간, 동방소조차 넋을 잃고 있었다. 저자가 정말 동방 오우란 말인가?! 그의 위세는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었다.동방 가문에서 언제 이렇게 강력한 인물이 나왔단 말이지?그가 동방 가문을 위해 싸우든 아니든,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동방 가문에 엄청난 공헌이 되는 셈이었다.그러니 동방소가 진우의 외침에 귀 기울일 리 없었다.“한지훈, 이제야 내 진가를 알겠느냐! 봐라, 이것이 바로 나의 진정한 실력이다! 놀랍고 두렵지 않은가?”지금의 동방 오우는 천하를 내려다보는 태도로 냉혹한 눈빛을 한 채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그의 숨겨둔 패이며, 그의 가장 큰 자신감이었다.용국에서 수백 년 동안 천지 대진법을 이해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는 예외였다!그 덕분에 동방 오우는 화산에서 가장 중시받는 신세대 제자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이번 전투가 끝난 후, 그는 반드시 이름을 떨치고 강자의 정점에 설 것이라 확신했다.무적천이나 황약사도 그의 눈에는 단지 나이가 많아 허울뿐인 고루한 인물이었다. 그들이 과연 그와 겨룰 자격이 있단 말인가?!그의 재능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그의 스승이 직접 평가한 바였다.더구나 용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스물여섯 살에 이토록 놀라운 성취를 이룬 자가 또 있을 리 없었다.오직 동방 오우만이 '용국의 천재'라 불릴 자격이 있었고, 용국의 정점에 오를 사람은 그뿐이었다!“용국의 화산이 이렇게 두려운 존재였다니, 스물여섯의 젊은이가 이 정도에 이를 줄이야! 너무도 상상을 초월하는군.”사신은 두 눈을 번뜩이며 동방 오우를 주시했다.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 부상에서는 지금껏 이렇게 천재다운 인물이 나온 적은 없었다.진법을 이 정도로 운용하는 것은 사신처럼 음양술에 능한 천신급 강자조차 놀랄 만한 일이었다.사신이 동방 오우보다 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천신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의 진법 이해력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이러니 오륙 각국이 용국이 국운과 함께 부상
국왕의 명령은 천신 경지의 두 사람이 행동에 나설 때에만, 주변에 매복해 있던 대군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문제는, 천신 경지의 강자가 나서기 전에 한지훈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었다.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지금 돌아가 국왕의 결정을 구한다 해도 이미 늦었다.더군다나 동방 오우는 이미 단순한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강자가 아니었다.그가 펼치는 이 천지 지배의 위력은 강대국에서도 감히 군대를 동원해 맞설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이었다.그는 단 한 번 손을 뒤집는 것으로 산천을 뒤엎고, 대지를 흔들며, 하늘을 번쩍이는 번개로 물들일 수 있었다.자연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사용하는 그의 능력은 신선의 경지에 가까웠다.아무리 많은 군사와 최첨단 무기가 있다 한들, 군대는 결국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동방 오우가 지금의 경지를 넘어 천신 경지에 도달한다면, 그는 홀로 한 나라를 압도할 수 있는 초인적 강자가 될 것이다!이런 인물은 국가의 귀중한 자산으로 간주되기에, 설령 주변의 십여만 대군이 그를 제압할 수 있다 해도, 진우는 차마 그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도 없을 것이다. 용국의 국운이 상승하면 동방 오우는 반드시 천신 경지에 도달해 사방을 압도할 존재가 될 것이 분명했다.“너만 죽이면 내가 천왕 경지의 최강자가 될 수 있다. 내가 반드시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이겠다, 한지훈 너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존재에 불과하며, 진정으로 경외 받아야 할 인물은 바로 나, 동방 오우라는 것을!”동방 오우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고, 그의 웃음은 마치 한지훈이 이미 패배한 듯했다.“내 앞에서 한지훈 네놈은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진법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수준이 낮으니, 금룡의 심장이 너에게 있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금룡의 심장은 본래 나의 것이어야 한다!”동방 오우는 그렇게 말하며 빛을 뿜어내는 광도를 손에 들고 한지훈의 머리 위로 내리치기 시작했다.그의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은 사방을 눈부시게 밝혀 사람들은 눈을 뜨고 볼
“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동방 오우의 몸이 암층 속으로 처박혔고, 곧이어 3미터가 넘는 높이로 튕겨져 나가 바닥에 세게 내리꽂혔다. “푸욱!”동방 오우는 피를 한 움큼 토해내며, 이 순간 조금 전 그가 보였던 천하를 굽어보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더없이 비참한 모습뿐이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은 놀라움에 찬 탄성을 터뜨렸다.이건 그야말로 기적이다,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파시키다니!동방 오우 자신은 물론이고, 진우와 좌항도 등 주변의 모든 이들도 이 장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바라보았고, 좌항도는 끊임없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이... 이게 정말인가?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까지 동방 오우는 온 힘을 다해 공격했었다.그런데 어째서 지금의 그는 오히려 처음보다도 더 형편없게 보이는가?동방소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원상용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다.한지훈은 너무나도 무서운 존재였고, 이번에 동방소가 동방 가문을 공공연히 지지한 것이 또다시 한지훈과 대립하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오늘 이 결전이 끝나면 한지훈은 분명 원씨 가문을 공격할 텐데,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원상용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대책을 생각했지만, 그에게 무슨 묘책이 있겠는가?관중석에 있던 이루루 역시 멍하니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건 절대 불가능하다! 동방 오우는 신선에 가까운 수법을 가진 자가 아니었나? 어떻게 한지훈에게 질 수 있다는 거지?“안 돼!”동방 오우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현실이 아니라고!지금 이 순간, 동방 오우의 자존심과 오만, 그리고 그가 가진 비범함은 한지훈의 일격에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그는 자신이야말로 하늘이 선택한 자라고 믿어왔고, 자신이야말로 용국의 가장 강한 천왕이라고 믿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치욕과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고 이빨을 부르
죽음의 위협이 동방 오우에게 닥쳐오는 바로 그 순간, 그의 앞에 다시금 나타났고, 이 광막은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강력한 방패였다!핵무기의 공격조차 이 광막 속으로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가 광막에 닿는 순간, 반사되지 않고 오히려 그 광막을 산산조각 낸 것이다!“쨍그랑!”광막은 눈 깜짝할 사이에 유리 벽처럼 부서져 흩어졌고,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는 동방 오우의 왼팔을 그대로 관통했다.“푸욱!”오릉군 가시는 그의 팔을 뚫고, 길게 이어진 핏줄기를 남기며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그리고 다시 기묘한 각도로 방향을 틀어 동방 오우의 등 뒤에서 오른팔을 향해 날아들었다.“푸욱!”이번에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동방 오우의 오른팔을 뚫었고, 피를 뿜어내며 다시 한지훈의 손으로 돌아갔다.“아아악!”동방 오우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심한 부상을 입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진종의 제자였고, 무종 제자들처럼 고난과 시련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이처럼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은 그의 비명을 처절하게 만들어, 온 골짜기에 메아리쳤다.“한지훈! 네 놈을 반드시 산산조각내주겠다!”동방 오우는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다.머리는 헝클어진 채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눈은 핏발이 선 채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심지어 그의 눈가가 찢어지면서 피가 천천히 스며 나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힘으로 한지훈을 가볍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아니, 한지훈을 땅바닥에 짓누르며 괴롭히다 죽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그러나 지금, 그는 오히려 한지훈에게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그러나 그의 분노에 찬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그를 향해 다가와 거침없이 손을 휘둘러 그의 얼굴을 내리쳤다.“찰싹!”그 강렬한 한 대에 동방 오우는 눈앞에 별이 핑핑 돌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아팠고 귓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비록 동방 오우가 오성 용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그
동방 오우가 용경에서 죽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만약 그가 여기서 죽는다면, 화산의 명성은 더욱 바닥을 칠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창안백은 자신의 체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즉시 일어나 한지훈을 막았다.창안백이 나서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을 본 동방 오우는 희미하게나마 한 줄기 생존의 희망을 본 듯했다.동방소와 사대 가문의 사람들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창 씨 어르신이 나섰으니, 한지훈도 어쩔 수 없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 무종의 대장로조차 창안백을 보면 공경의 뜻을 담아 '창 씨 어르신'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본 좌항도는 오히려 더욱 흥미로워하며, 한지훈이 동방 오우 같은 인간을 죽여버리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나 창안백의 호통이 울리자, 좌항도는 얼굴을 찡그리며 진우에게 물었다.“저 늙은 놈은 누구요?”“쉿! 조용히 하시오!”진우는 급히 좌항도의 입을 틀어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분은 화산의 세속을 행보하는 진인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비록 그의 무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 배경은 막강하니, 그를 건드리는 건 화산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다름없소!”진우의 설명을 듣고, 좌항도는 놀라 입에서 숨을 들이켰다.동방 오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운데, 화산 전체라니?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만과 분노로 가득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저런 배경이 있는 늙은이가 나섰으니, 한지훈도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겠군.그렇게 생각한 좌항도는 주먹을 쥔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당신은 누구지?!”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창안백을 한차례 쏘아보며 차갑게 물었다.그러고는 발을 들어 동방 오우의 얼굴을 짓밟아 그의 머리를 바위 속으로 깊숙이 박아버렸다.심하게 함몰된 광대뼈 탓에, 동방 오우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멀리서 보면 목 위에 박힌 표주박 같아 보일 정도였다.“나는 화산 세속의 행보하는 진인, 창안백이다! 지금 즉시 그를 풀어주어라! 오늘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낸다!”
강렬하고 청명한 소리가 산 정상에 울려 퍼지며, 창안백의 목이 한 번 비틀렸다.그의 얼굴이 다시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자, 얼굴에 짙은 붉은색 손자국이 새겨져 있었다.이 손자국은 크지 않았지만, 그 모욕적인 의미는 엄청나게 강했고 이 붉은 손자국은 아마도 석 달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한지훈이 때린 이 손바닥은 단순히 창안백의 얼굴을 때린 것이 아니라, 화산의 얼굴을 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명산은 또 어떤가.용국이 위험에 처하고,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했을 때, 그때 명산들은 어디 있었던가?수많은 용국의 백성들이 피로 물든 대참사를 겪을 때, 명산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던가?!이제 와서 나서서 위세를 부리며 한지훈에게 명령이라니!“네놈이 감히 날 때려?!”창안백은 손으로 얼굴에 새겨진 손자국을 가리키며, 입술을 떨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한지훈은 냉담하게 창안백을 한번 쏘아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3 초 안에 떠나지 않으면, 피를 뚝뚝 떨어뜨리게 할 거다! 당장 꺼져라!”그 한마디는 마치 천둥 같은 소리처럼 창안백의 귀에 쨍하고 울려 퍼졌고, 그의 고막까지 아리게 만들었다.비록 창안백은 체면을 지키고 싶었지만, 한지훈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자, 그는 결국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는 죽기를 원하지 않았고, 더욱이 한지훈 같은 어린놈의 손에 죽고 싶지 않았다!오늘 이 한 대를 반드시 한지훈에게 갚을 것이며, 화산에 돌아가면 사건을 부풀려서 한지훈이 한 달도 살지 못하게 할 것이다!그 순간, 동방 오우는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얼굴은 이미 한지훈의 발에 짓밟혀 인상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간신히 눈으로 한지훈의 신발 밑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한지훈! 나는 인정할 수 없다!”“인정할 수 없다고?”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고, 그 뒤 그는 천천히 다리를 들어 동방 오우를 들어 올렸다.“너만 진법을 쓸 줄 안다고 생각하나? 진법은 화산만의 전유물 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의 손을 잡고 함께 헬기에 올랐다.그들이 탄 헬기가 멀어질 때까지 지켜보던 약종의 사람들은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궁주님, 강중로 돌아갈까요, 아니면......?”부조종석에 앉아 있던 용월이 몸을 돌려 물었다.“우연이를 집까지 데려다줘라. 난 곤륜산으로 약속을 지키러 가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 약종의 움직임을 철저히 감시해! 그들이 수상한 행동을 하면 이 번호로 연락해라. 이자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거다.”한지훈은 말을 마치며 도청전인의 연락처를 용월에게 건넸다.이번에 도청전인은 한지훈과 동행하지 않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진법을 깨우치고 있었다.그동안 강우연과 두 아이의 안전은 신룡전이 맡아야 했다.한지훈 역시 천신계 강자들의 금지가 해제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도청전인의 실력이 강해지는 것은 그의 가족들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였다.만약 그가 이 기회를 통해 천신계를 돌파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한지훈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알겠습니다!”용월은 즉시 대답하며 조종사에게 지시를 내려 헬기를 산 정상에 착륙시켰다.멀어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우연은 불안한 듯 두 손을 꼭 쥐었다.그가 이번에 어떤 위험과 도전에 직면할지는 몰랐지만, 그의 굳은 표정을 보면 이번 여정이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하지만, 어떤 일이든 한지훈은 반드시 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사명이었기 때문이다!강우연은 그저 간절히 그를 위해 기도하며, 묵묵히 그의 뒤에서 응원할 뿐이었다.천부성에서 곤륜산까지는 수백 리 거리였지만, 한지훈은 단 하루 만에 곤륜허 옆의 작은 정원에 도착했다.마침 강만용과 신한국은 손자를 데리고 마당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고, 옆에서는 예충기와 그의 아내가 각자의 의자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발소리를 들은 예충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오, 제법 정확한 시간에 왔군! 내일이 딱 한 달 기한인데, 좋아
이 옥고리는 한지훈에게 큰 쓸모가 없었지만, 강우연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보물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한지훈은 냉정하게 말했다.“너희는 약종의 사람들이니 독을 다루는 고수들이 적지 않겠지? 비상을 갖고 있는 자가 있다면 꺼내도록!”“저, 저에게 있습니다!”군중 속에서 한 젊은 남자가 황급히 앞으로 나와 하얀 종이봉투를 한지훈에게 바쳤다.“그걸 먹어라!”한지훈은 말하며 그 하얀 종이봉투를 승소천에게 건넸고, 승소천은 침을 삼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 선생님, 제가 비록 옥고리를 차고 있다 해도, 이 독을 먹으면 삼 일 안에 옥고리를 다시 빼는 순간 저도 죽을 것입니다!”해독에도 시간이 필요했고, 삼 일 만에 비상의 독을 완전히 중화시킨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었다.“안 먹으면 지금 당장 죽는다!”한지훈의 냉혹한 음성이 울렸다.승소천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사형 초천서를 바라보았으나, 초천서는 감히 그를 거들떠보지도 못했다.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했다간 한지훈을 자극할 것이고, 그러면 순식간에 뼈도 남지 않게 될 터였다!결국, 승소천은 어쩔 수 없이 그 비상의 봉투를 받아 입을 벌리고 독약을 털어 넣었다.그가 독약을 삼킨 뒤에도 아무런 고통스러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30분이 지난 후에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한지훈은 그의 손에서 옥고리를 빼앗았다.하지만 옥고리를 빼앗은 지 불과 오 분도 지나지 않아, 승소천은 바닥에 쓰러지며 코와 귀에서 검붉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초... 초 사형...... 구, 구해 줘...”승소천은 남은 힘을 다해 초천서에게 애원했지만, 초천서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한지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됐다. 네가 살릴 수 있으면 살려 보도록 해라.”한지훈은 무심하게 말한 후, 옥고리를 강우연에게 건넸다. “예!”그제야 초천서는 허둥지둥 일어나 검은색 환약을 꺼내 승소천의 입에 넣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승소천의 상태는 서서히 호전되었다.“악
“북양왕님! 그들은 우리 천부성 약종의 중추적인 인물들입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나장명이 서둘러 뛰어 내려오더니,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그들을 살려달라고?”한지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무릎 꿇은 자들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푹!”낙천산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한지훈의 손날이 그의 몸을 내리쳤다.찰나의 순간, 낙천산 역시 낙천택과 마찬가지로 피비린내 나는 안개가 되어 사라졌다.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그가 누구인가? 오대 명산조차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낙천산이었다!그런 인물이, 한지훈의 손에 단숨에 소멸되다니!낙천산의 피가 튀어 나장명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고, 그 온기가 남아 있는 피가 피부에 닿는 순간 나장명의 몸이 절로 움찔했다! 한지훈은 북양왕으로 진정한 왕작이며, 그가 작은 시의 우두머리 따위를 처형하는 데는 어떠한 보고도 필요 없었다. 그것이 바로 북양왕의 특권이었다!그 순간, 나장명은 기어서 한지훈의 발 앞까지 다가가 외쳤다.“북양왕님!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시독을 치료할 방법이 있다고 들어서 직접 확인하러 왔을 뿐입니다!”“만약 믿지 못하시겠다면, 강우연 아가씨께 물어보십시오! 저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단방을 내놓으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제발 믿어주십시오! 저는 정말 천부성의 백성을 위할 생각뿐이었습니다!”나장명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낙씨 가문의 두 기둥이 이미 죽었으니, 이제 그들을 위해 함께 죽을 이유는 없었다.“변명할 필요 없다. 너희들이 내 아내의 단방을 강탈하려 했다면, 너는 그에 걸맞은 대가를 받을 것이다. 너희들이 가진 것 중에서 내가 탐낼 만한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낙천산조차 죽였으니, 자신들의 목숨 따위가 대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비록 낙씨 가문의 사람이
“쾅!”한지훈의 발길질이 떨어지자, 낙천택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그것은 단순한 오성 용급 천왕의 일격이 아니었으며, 한지훈은 주변 자기장을 조종하여 공간을 압박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인 것이다!이 위압은 단순한 기세가 아닌, 공간 자체의 중력이 한꺼번에 내려앉는 것이었다.공기조차 무게를 가지는데, 하물며 수십 배로 강화된 자기장의 압박을 견딜 수 있겠는가?그 무시무시한 힘 앞에서 낙천택은 감히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굉음과 함께 낙천택의 몸에서 순식간에 피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천택아!”낙천산은 핏덩이조차 남지 않은 낙천택을 보며 비통한 절규를 터뜨렸다.그러나 그의 눈물이 눈가를 벗어나기도 전에, 한 짝의 전투화가 이미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한지훈! 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설마 나까지 죽이겠다는 거냐?!”낙천산은 붉어진 두 눈으로 이를 악물며 고개를 들었다.그는 한지훈이 감히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게다가 오늘 강우연을 노리고 온 것이 비단 천신종만이 아니었다.약종 전체의 팔 할 이상의 문파가 이 사건에 가담한 상태였으니, 만약 한지훈이 보복을 감행한다면 그는 약종 전체의 원한을 사게 될 것이다!“널 죽이면 안 되나?”한지훈은 냉정하게 대꾸했다.“너 혼자서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 오늘 여기에 누가 와 있는지 넌 알고 있나? 약종의 팔 할 이상이 이 일에 관여했고, 게다가 항산 약종의 제자들도 있다!”낙천산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가 죽는다면 한지훈은 그 후로 약종 전체를 적으로 돌려야 할 것이고, 심지어 항산까지도 그를 적대할 것이었다!한지훈이 아무리 강하고, 북양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종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절대적인 힘이 될 수 없었다.무종은 오직 실력으로 말하는 곳이었다!여기서는 국왕의 어명도 절대적인 권위가 될 수 없었다.설령 한지훈이 천하무적이라 해도, 그의 가족과 친지, 그의 아내와 자식들도 한지훈처럼 무적일 수 있을까?그렇지
하지만 그들이 이 세상의 최강 전력인가?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렇다면, 한지훈조차 알고 있는 사실을 천신계 강자들이 모를 리가 있겠는가?규칙을 어기는 결과가 무엇인지, 천신계 강자들은 한지훈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지난 이백 년 동안 천신계 강자들이 어째서 갑자기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으며,왜 아무도 천신계 강자의 무시무시한 존재를 본 적이 없는 것인가?!“내가 충고하지, 스스로 무덤을 파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오륙에서는 이미 각 세력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그 계약은 머지않아 해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넌 천신계 강자들에게 죽을 때까지 쫓길 터!”“심지어 네 주변 사람들, 가족들까지도 시체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것이야!”낙천산이 다시금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천신계 강자들이 세속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계약이 곧 해제된다고?!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전에 독에 당해 쓰러졌던 약종의 무인들도 정신을 되찾고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 계약이 무효화된다면 전 세계가 다시 재편될 것이고, 용국의 무종 또한 예외일 수 없었다.천신계 강자가 자리 잡고 있는 문파들은 용국 무종 내에서 진정한 패권을 쥐고, 최상위 존재가 될 것이었다.반면, 천신계 강자가 없는 문파들은 다른 세력의 속국이 되거나 멸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이 짧은 한마디가 담고 있는 정보량은 실로 엄청났고, 그로 인해 전해지는 충격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었다!“스스로 무덤을 판다고?! 어디 한번 보자고, 내가 어떻게 자멸하는지! 만약 천신계 강자들도 당신처럼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자들뿐이라면, 내 몸이 산산이 부서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한지훈의 음성이 하늘 높이 울려 퍼졌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고막이 울렸다. “한지훈! 천신계 강자들의 힘이 네 따위가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인 줄 아느냐? 내가 말해 두지만, 천왕계 최강자조차도, 천신계 강자의 눈에는 한낱 개미와 같은 존재일 뿐이다!”낙천산이 분
“한지훈! 너……!”낙천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의 발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작이었지만, 낙천택에게는 마치 거대한 산이 어깨에 내려앉은 것과 같았다!그의 어깨뼈는 그대로 으스러지며 피투성이가 되었다. 낙천택이 비명조차 지를 새도 없이, 그의 몸은 그대로 바닥을 뚫고 땅속 깊이 박혀 버렸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땀을 흘렸다.이토록 무자비한 수법이라니!“한지훈! 감히 우리 둘을 죽이려 들다니, 천신종의 조상님이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넌 천신종에 나 혼자뿐인 줄 아는 건가?! 잘 들어라, 우리 천신종에도 천신계 강자가 있다!”낙천산은 손자의 어깨가 짓밟혀 피범벅이 된 모습을 보고 이를 갈며 외쳤다.그러나 동시에, 그는 중대한 비밀을 흘리고 말았다.천신종에 천신계 강자가 존재한다고?!이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얼어붙고 말았다. 고대에는 약종에서도 진법을 연구했으나, 200년 전부터 약종은 진법을 거의 수련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하지만 천왕계에서 천신계로 돌파하려면 진법을 반드시 익혀야 했고, 이는 무도든 약종이든 피할 수 없는 문턱이었다.세간에는 전해지지 않는 비밀이지만, 무종과 약종 모두 이를 알고 있었다.“오? 천신계 강자? 대단하군. 그래서?”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낙천산을 바라보았다.이미 그는 낙씨 가문과 천신종에 기회를 주었다.그러나 그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몰아세운다면, 결말은 하나뿐이었다.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과거의 공적이 남을 짓밟는 명분이 될 수는 없었고, 한지훈 자신도 용국을 위해 헌신했으니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강만용 등 사람들과 함께 거의 모든 것을 이 나라에 바쳤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국가에게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이는 그들이 어리석어서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성인이어서도 아니었다.단지, 그들이 이 땅과 나라를 더없이 사랑했기 때문이었다!“한지훈! 겨…
“하지만, 송구스럽게도 팔극속명단의 처방전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만약 낙 씨 어르신께서 잘못을 알고 돌아오신다면 과거를 탓하지 않겠습니다!”한지훈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만약 지금이라도 낙씨 가문이 손을 뗀다면, 한지훈은 이전에 낙천산이 했던 일들을 고려하여 그들을 봐줄 수도 있었다.결국, 용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은 진심 어린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이 어린놈의 자식이! 이 지경까지 와서도 내 앞에서 이렇게 날뛰는 것이냐?! 네놈의 주제도 모르는 것 같군!”“둘째 할아버지, 제가 보기에 한지훈 저 자식은 관뚜껑을 보기 전까지는 절대 눈물 따위 흘리지 않을 겁니다!”낙천택은 뒷짐을 진 채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오? 정말로 당신들은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낙 씨 어르신께서는 식견이 넓으시니 아시겠죠, 저는 한씨 가문 출신입니다!”한지훈은 가늘게 눈을 뜨고 낙천산을 스쳐 지나가듯이 바라보았다.“한씨 가문?! 하! 설령 네놈이 용씨 가문 출신이라고 해도......”낙천택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낙천산이 급히 손을 들어 그를 제지하며 두 눈으로 한지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네놈에게 천생서문이 있느냐?!”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르신께서 눈이 밝으시군요. 이전에 제가 낙씨 가문의 독에 당한 것은 단순한 부주의 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이런 향독은 우리 한씨 가문 사람들에게는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그렇게 말하며, 한지훈은 손끝으로 한 송이 나팔꽃을 살짝 집어 올렸다.이 꽃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존재지만, 아무도 그것이 해독의 성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 순간, 나팔꽃은 순식간에 은백색으로 변하더니 꽃잎이 말라비틀어졌고, 결국에는 바람에 흩어지며 가루가 되었다.그 꽃이 공기 중에서 사라지자 독향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이... 이럴 수가?!”낙천택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해독법은 낙씨 가문만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한지훈이 알아낸 것이지?!
“보아하니, 오늘 이 모든 일이 다 너희들의 계획이었군. 애초부터 짜놓은 함정이었다 이 말이지?”한지훈은 냉랭한 시선으로 낙천택과 그 노인을 노려보았다.“우리 천신종을 감히 모욕하다니! 너에게 한 가지 알려주지. 시독 사건 역시 우리 천신종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천부성에 어찌 시독이 있었겠느냐?”“모든 것은 너희 한씨 가문이 팔극속명단의 단방을 손에 넣은 순간부터 이미 결정된 일이었다!”낙천택은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내려다보았다.이미 천신종의 독향에 중독된 그가, 더 이상 싸울 힘이 있을 리 없었고, 이제 손쉽게 단방을 빼앗으면 그만이었다.그때 노인이 가볍게 기침을 두어 번 하며 앞으로 나섰다.“한지훈, 고작 어린 후배 주제에 우리 같은 노인들 앞에서 덤비는 것이냐? 단해룡을 때려눕히고, 구만리를 죽였다고 해서 세상을 다 손아귀에 넣은 줄 아느냐? 단해룡에게 물어보아라. 그자가 감히 나를 이렇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은가?”노인은 말을 마치며 이마를 가렸던 긴 머리를 쓸어 올렸고, 칠흑같이 어둡고 주름이 많은 늙은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초천서는 그만 몸이 굳어져 5층 건물에서 떨어질 뻔했고, 승소천도 연거푸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 “나… 낙천산…?!”유준혁은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몇 걸음이나 물러섰다.다시 한번 눈을 비비고 바라본 뒤, 그의 얼굴이 틀림없음을 확인하자 곧장 강우연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 대표님, 저자…… 저자는 너무 위험합니다!”“제 생각에는 차라리 단방을 내어주는 편이 낫습니다. 이 자를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낙천산, 젊은 세대는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을 수도 있었다.왜냐하면, 소문에 따르면 그는 이미 50년 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나이가 있는 자들이나 약종의 문주라면, 그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 옛날, 홀로 진남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독막과 독무만으로 부상의 군대 한 사단을 전멸시킨 인물이 아니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나뭇잎이 여천충의 몸을 관통했고,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장상옥과 소유덕 역시 다를 바 없었으며, 여천충의 몸이 고깃덩어리로 변하는 순간 두 사람은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렸다.그리고 다음 순간, 그들은 피웅덩이에 쓰러지고 말았다. “흡!”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냉기를 들이마시며 경악했다.특히 초천서와 승소천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무릎을 꿇고, 살신과도 같은 한지훈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올려다보았다.여천충도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라 하지 않았던가?어느 누구도 동시에 세 명의 천왕계 강자를 상대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도대체 뭐란 말이지?!한지훈은 여천충 일행을 참살하고도 여전히 한 손을 등 뒤에 둔 채, 주차장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었다.“다 봤나? 아직 부족하다면, 위층에 있는 자들도 모조리 죽어야겠군.”한지훈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 말에 모두가 주차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를 일제히 바라보았다.한지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카페에서 백발의 노인이 걸어 나왔고 그 뒤를 따라 나온 이는 바로 낙천택이었다!천신종의 사람이라니?!초천서는 미간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중얼거렸다.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분명 천신종 사람들이 자신에게 강우연이 팔극속명단의 단방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고, 그것을 함께 나누자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지금 보니, 결국 약종 계열의 수십 개 문파를 그저 총알받이로 쓴 것이었나?!“한지훈, 과연 범상치 않군. 세 명의 천왕계 강자를 단숨에 베어버릴 줄이야. 네놈이 이토록 강하니 단해룡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겠지!”백발의 노인은 용머리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한지훈을 향해 걸어왔다.그 순간, 공기 중에 묘한 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평범한 향과는 확연히 다른, 한 번 맡으면 중독될 것 같은 치명적인 향기였으며, 마치 영혼까지도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건…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