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과 강만용 두 장로가 잇달아 대전 밖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이전에 두 사람의 손자가 천자각으로 보내졌고, 국왕은 그들과 손자를 떼어놓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강만용과 신한국을 천자각으로 데려온 것이다! 이날 아침 일찍, 천자각의 분위기는 매우 달랐고 한 무리의 위수군이 갑자기 천자각으로 몰려들자 용칠은 큰일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다. 그래서 그는 평범한 위수군으로 변장해 천자각으로 들어왔고, 특별히 강만용과 신한국 두 사람에게 오늘 큰일이 일어날 것 같으니 조심히 행동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강만용과 신한국이 용칠의 말을 들을 리 만무했다! 방금에 서야 두 사람은 진왕이 퇴위를 강요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비로소 함 천자각 대전 밖으로 나와 진왕을 꾸짖은 것이다! “강만용, 신한국! 자네들은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군?!”진왕은 강만용과 신한국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두 사람이 한때 천자각 장로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런 권력도 없어 더 이상 상황을 통제할 수 없었다. “진왕이여, 선왕께서는 당신을 박하게 대하지 않으셨고, 당신이 용경에서 벗어난 걸 알면서도 당신을 내쫓지 않았지. 그런데 어찌 이렇게 뻔뻔하게 대위를 쟁취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단 말인가!”강만용은 화가 난 듯 진왕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외쳤다.“비록 국왕 폐하께서 막 즉위하셨지만, 자네들도 모두 폐하의 신하들인데 어찌 폐하에 대한 충성심이 이토록 없단 말이오?!”신한국이 대신들을 향해 말했고, 현장은 끝없는 침묵만이 흘렀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은 항쟁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천왕계 강자가 4명이나 있으니 어찌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있단 말인가?! “강만용, 신한국, 만일 두 사람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국왕 폐하라고 칭한다면 자네들에게 살길을 열어 주겠네. 그렇지 않으면…”진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자네들뿐만 아니라, 천자각으로 보내진 손자까지 이곳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오!”강만용과 신한국은
“잡아라!”진왕은 대전의 위수군을 향해 차갑게 명령했다.몇몇 위수군이 쇠몽둥이를 집어 들어 신한국의 다리를 내리쳤다.“퍽!”군관 모두가 눈을 감고 있을 때,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릉군 가시가 두 위수군의 가슴을 꿰뚫었고, 그들의 손에 들린 쇠몽둥이가 신한국에게 닿기도 전에 이미 땅에 떨어졌다. 두 구의 시체가 쓰러지자, 오릉군 가시는 멈추지 않고 칼날을 돌려 진왕을 향해 날아갔다. “대담하군!”진왕은 한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를 튕겨내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고, 추만형은 순식간에 몸을 돌려 말했다. “누구냐! 나와라!”사물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천왕계에서나 가능했고, 상대방과 천자각의 거리는 100미터도 안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소리 없이 두 위수군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다!”한지훈은 대전 문을 밀고 천자각으로 걸어 들어왔고, 손을 살짝 내밀자 오릉군 가시가 다시 그의 손바닥으로 돌아왔다. “용왕님, 사대 천왕계 강자가 모두 모여 있는데, 도움을 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한지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던 용월은 추만형, 이국상, 조경해, 유월룡이 모두 있는 것을 발견하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고, 작전부 열 장로와 종묘 장로도 진왕에게 무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그러니 지금, 어찌 한지훈 혼자서 이 네 사람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진왕은 놀란 기색 없이 오히려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였다.한지훈의 실력이 설령 절정에 이르렀어도 어떻게 한 사람의 힘으로 네 명의 포위 공격을 막아내겠는가?! “진왕! 당신이 감히 소란을 일으키다니, 뒷일에 대해 생각은 한 것이오?!”한지훈은 청룡 전포를 입고 천자각으로 들어가 진왕을 바라보았다. “소란이라니?! 나는 왕족으로 대위를 계승할 권리가 있다!”진왕이 비웃는 투로 말했다.“어찌 무력으로 국왕의 지위를 얻는단 말인가? 국왕은 용국의 국운을 입은 자인데, 어찌 그것을 대신할 수 있단 말이오!”한지훈의
“쓰레기 같은 놈!”그 순간, 땅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모두의 고막이 찢기는 듯이 아파지며, 몇몇 노신들의 귀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그는 다름 아닌 무신종 종주, 무적천이었다!이 목소리를 들은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이때 천자각 밖에는 무적천뿐만 아니라, 황약사와 무신종 네 장로가 함께 나타났다! 진왕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고,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됐지만 무적천은 달랐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진왕을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뜻밖이군요!”황약사와 다른 사람들의 등장은 한지훈조차도 놀라게 했다.무신종이든 황약사든 그들은 항상 용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고, 특히 오양 각로의 죽음은 황약사의 마음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전 국왕은 결코 눈이 침침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렇게 어리석은 후계자를 선택했을 리가 없었다! 따라서 약왕파가 보낸 정탐꾼들이 거의 24시간 내내 용경의 모든 것을 주시했고, 수시로 비밀리에 황약사에게 보고했다. 지난번 무적천은 국왕에 의해 강제로 퇴각한 이후, 줄곧 마음속으로 국왕의 자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조차도 빼앗을 수 없는 큰 자리를 어찌 진왕이 얻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있겠는가?!흑룡의 심장만 융합되어 천신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무적천은 천하를 차지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 전에 감히 대위를 노리는 자는 곧장 무적천의 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동시에 왕궁에 도착했다. “추만형, 무적천을 잡아라!”이때 진왕은 더 이상 한지훈이나 강만용 등을 신경 쓸 수 없었고, 무적천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적이었다!이 말을 들은 추만형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맞은편에 있는 무적천을 바라보았다.“무신종의 후배여, 날 알아보겠는가?!”서열을 따지고 있다니?! 무적천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시간은 이미 흘렀고, 이 종주의 눈에 당신은 그저 길가에 떠도는 똥개에 불과하다, 물러나라!”무적천은 말을
순식간에 천자각은 아수라장에 빠졌다. 강만용과 신한국은 이 기회를 틈타 국왕을 보호하고 서서히 뒷전으로 물러났다. 이때, 한지훈은 세 사람에게 포위되었고 이전에 심각한 부상만 입지 않았어도 여전히 싸울 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 맞붙은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순간 어지러움을 느꼈고,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은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다, 만약 예전의 부상이 재발하면 오늘은 필사적인 싸움이 될 것이다. 비록 피가 튀더라도, 반드시 국왕이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펑!”대전 밖에서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추만형의 몸이 마치 포탄처럼 튕겨 나갔다.무적천은 추만형의 시체를 한 번 힐끗 보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뀐 뒤 거침없이 천자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반드시 진왕을 처치해야 했고, 자신이 나중에 대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이국상이 급히 앞으로 나서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는 추만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 차이가 컸다.그들 모두 사성 천급 천왕이었지만, 그 실력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 중에서 무적천과 실제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추만형뿐이었다! 그럼에 불구하고 추만형은 겨우 열 대의 공격을 견디고 나서 무적천에게 한 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때, 무적천은 흑룡의 심장을 거의 절반 가까이 융합한 상태였고, 흑룡의 심장은 주로 살육의 힘을 발휘했다! 무적천은 천신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은 사성 천왕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심지어 일성 준천왕 경지의 강자와도 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슈악!”한 줄기의 은빛 광선이 무적천의 손에서 번쩍이며, 삼척 길이의 검이 이국상을 향해 휘둘러졌다.이 검은 천하를 뒤흔들 만큼의 위력도, 뚜렷한 파괴의 소리도 없었지만, 오히려 살벌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아악!”이국상은 움직일 틈조차 없이 비참한 비명을 질렀고, 그의 몸은 무적천의 칼에 의해 둘로 찢어졌다!
기운이라는 것은 매우 기묘했다! 원래 황실을 지켜주는 기운이 이렇게 자신을 구해줄 줄이야!“무적천, 보았느냐? 이것이 황족 혈통과 당신 같은 천민의 차이란 말이다! 나는 비록 국왕이 아니지만, 옛 황족 출신이라 기운이 따르고 있으니, 네가 함부로 상처를 입힐 수는 없는 법이다!”쯧!무적천은 이를 악물며,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날 국왕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때, 한지훈은 이미 조경해와 유월룡 두 사람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려 있었고, 이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무적천도 만약 진왕의 기운이 더해졌다면, 그를 쉽게 처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만용과 진한국은 한숨을 쉬었다.비록 무적천과 황약사가 여기까지 왔지만,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이미 늦은 듯 보였다!“국왕 폐하, 결국 저희가 한 수 잘못 둔 것 같습니다.”신한국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비록 국왕과 한지훈의 계획을 들었지만,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멈추거라!”국왕은 이 상황을 보고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다고 결단을 내렸다.이미 모든 것이 정해졌으니, 더 이상 갈등을 계속해 봐야 소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짐이 진왕에게 자리를 내어주겠으나,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강 씨와 진 씨, 그리고 한지훈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국왕은 후천에서 발을 내디디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그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진왕은 손을 들어 조경해와 유월룡에게 신호를 보냈고, 두 사람은 동시에 물러나며 한지훈에 대한 공격을 멈췄다.이때 한지훈은 거의 기력이 다한 상태였고, 이전의 상처들이 다시 도져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풀어주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조정의 군관 앞에서 자결하겠다! 그런데도 네놈이 어떻게 즉위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국왕은 말을 하며 옆에 있던 위수군의 몸에서 장검을 뽑아 자신의 목에 들이댔다. 헉! 진왕의 안색이 약간 변했고, 국왕의 퇴위를 압박할 수는 있었
“건방진 새끼! 감히 어르신한테 칼부림을 해?”노인은 옷소매를 어루만지기만 할 뿐, 아무런 위세도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알 수 없는 기운이 조경해의 몸을 덮쳤다. 이내 공포스러운 소리와 함께 조경해의 몸에는 갑자기 핏구멍이 뚫리게 됐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조경해는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는 노인을 노려보았다. 지금 이 순간, 조경해는 자신의 생명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온몸에서는 기력이 쑥쑥 빠지기 시작했다. 털썩. 곧이어 조경해는 고개를 떨구고는 땅에 쓰러졌고,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두 눈을 부릅뜨며 몸은 여전히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충격적인 눈앞의 장면에, 대전 안은 그야말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무적천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배어 있었다. 놀라운 건, 겉으로 보기에 이 노인은 매우 평범했고 전혀 큰 능력을 소유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나 방금 그가 손을 댄 순간, 무적천은 그의 손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빛을 보아냈다. ‘이 영감, 대체 누구야?’ 무적천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장 꺼져! 너 거기가 어딘 줄 알아? 어디 네 따위가 감히 룡대에 올라서려고 해?”이내 노인은 진왕을 가리키며 노발대발했다. 진왕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괜히 실수하여 미움을 샀다가는, 언제든지 이 노인이 목숨을 앗아갈 것 같았다. “어... 어르신, 저... 저는 단지 대신하여 혼군을 거느린 것뿐입니다!”진왕은 버벅거리며 해명하면서 노인의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룡대에서 내려왔다. “네가 대신 혼군을 거느린 거라고? 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권리를 준거야? 네 까짓게 뭔데?”노인은 불쾌한 눈빛으로 진왕을 힐끗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말했다. “네 금검은 어디 있어? 꺼내봐. 한번 좀 보자!”방금까지 멍하니 있던 한지훈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천자각을 뛰쳐나왔다. 원칙대로라면 오직 한 씨 집안만이 혼군이나 역신을 참수할 권리가 있
진왕은 얼얼해진 얼굴을 붙잡고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숙였다. 노인의 위압감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세상 거만하던 무적천도 그의 앞에서는 대놓고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이 손에 용검을 든 채 돌아왔다. “여봐라, 이 영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조리 죽여도 돼!”노인은 한 손을 짊어지고는 진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은 즉, 노인은 아직 진왕이 쓸모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사실 진왕이 사주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부대를 통제할 수 있고, 적까지 물리칠 수가 있다. 노인의 꿍꿍이를 눈치챈 한지훈은 이내 고개를 돌려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마침 뒷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던 낙 씨 어르신은, 뜻밖에도 노인이 진왕을 놓아준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한지훈, 사실 이 모든 걸 계획한 건 내가 아니라 저 놈이야! 진왕이 나더러 어떻게든... 너랑 용각 장로를 처단하고 위수군의 지휘권을 장악해라고 했어!”“나... 나는 정말 결백해!”더 이상 도망갈 길이 없었던 낙 씨 어르신은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하며 모든 죄를 진왕에게 떠밀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손에 든 참룡검을 꽉 쥔 채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양 각로를 죽일 때까지만 해도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겠지?”“오양 각로님께서는 일생 동안 용국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 하셨어. 대체 그분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고?”“뿐만 아니라 강로와 진로도 본인들이 소유한 재물을 전부 기부하면서 나라에 큰 충성심을 보였어! 그런데 넌 기어코 그 두 분을 군비를 탐내는 죄로 누명을 씌우려고 해?”“추량진이 국왕한테 얘기하더구나. 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모조리 총살한다고!”“당장 말해! 대체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은 거야!”제대로 정곡이 찔린 낙 씨 어르신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에게 이젠 더 이상 퇴로가 없었다. 한지훈의 눈에 가득한 살의는,
터벅터벅하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장엄한 표정의 용칠이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북양 왕께 보고 드립니다. 방금 저희 부대가 위수군 전체를 인수하였습니다. 전임 위수군 총지휘관인 양신비는 이미 저희가 생포하였고, 지금 바로 대전 밖에 방치하고 있습니다!”용칠의 등장에 낙 씨 어르신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젠장!’ 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칠은 전혀 배신할 거라 예상치도 못했는데 뜻밖에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 “너... 너 말도 안 돼! 난 너한테 실권을 준 적도 없는데, 대체 네가 어떻게 위수군을 넘긴 거야!”낙 씨 어르신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노호하며 말했다. 용칠은 그런 낙 씨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확실히 영리한 사람인건 인정합니다.”“하지만 하도 욕심이 많으셔서 파룡군이 어르신의 큰 계획을 망치게 될까 봐 두려워하시던 그 모습은 매우 별로네요. 주구장창 파룡군이 하루라도 빨리 해산되기를 간절히 바라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참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 올린 겁니다!”“바로 파룡군을 개편하는 거죠. 어떠세요?”그 말을 들은 낙 씨 어르신은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사실 전에도 용칠이 그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 때, 낙 씨 어르신은 확실히 감탄했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아예 파룡군을 깨끗이 처리할 수 있고 한지훈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리하여 낙 씨 어르신은 당시 두말없이 용칠의 설득에 따라 20만 명의 파룡군을 각기 각 전구에 혼 편 시켰다. 그렇게 용경의 위수군에도 5천 명이 배치되었다. “너... 너 나를 속인 거였어!”하지만 낙 씨 어르신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용칠이 애초에 파룡군을 개편하려는 것은 음모였다는 것을. “잔머리 하나 굴리는 건 정말 최고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어!”이내 한지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늘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그나저나 북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