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영사그룹 따위... 제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한 것뿐입니다.”무덤덤한 예천우의 반응에 유한숙은 더 화가 치밀었다.“하, 넌 아직도 그 허세니? 머리라는 게 달렸으면 유걸이한테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 이번에 유걸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어느 들판에서 시체로 뒹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유걸 씨요? 유걸 씨가 영사그룹을 무너트렸다?”예천우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피식 웃었다.‘천우야 제발... 제발 한 번만 잘못했다고 해. 그놈의 허세 제발 그만 좀 부리라고.’속이 타들어가는 임완유와 달리 예천우가 사람들의 공격을 받자 소정은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래... 계속해. 차라리 이혼하고 집안에서 쫓아내버려. 그래야... 내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한편, 분위기가 자기 쪽으로 슬슬 몰려오자 이때다 싶은 생각에 유걸이 입을 열었다.“천우 씨 말이 맞아요. 저희 힘으로는 부족하죠. 제아무리 경찰이라도 대기업을 한순간에 무너트리긴 힘드니까요.”또 무슨 꿍꿍이냐 싶은 마음에 예천우가 유걸을 힐끗 돌아보던 그때 그가 말을 이어갔다.“이번에 영사그룹을 무너트릴 수 있었던 건 상부에서 사만식 회장의 횡포에 이미 불만을 품고 있었기도 했고 또 저희 신학그룹이 곧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어머 신학그룹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고?”“축하해요. 그럼 시가도 몇 배로 뛰겠네.”임한숙은 마치 그 돈이 이미 자기 재산이 된 듯 진심으로 기뻐했다.“그런데 신학그룹 상장과 사만식 대표 체포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가?”“아, 이번 상장을 앞두고 저희 그룹 지분을 거의 반값에 넘겨서 영사그룹 이사들을 많이 끌어들여 왔거든요. 그 덕에 경찰에서 출동하기 전 영사그룹은 이미 텅 빈 고목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그랬구나... 세상에 정말 큰일을 해줬네.”“완유야, 들었지? 얼른 고맙다고 해?”“아, 유걸 씨 고마워요. 반값에 넘기면 손해도 많이 봤을 텐데... 제가 어떻게든 보상할게요.”“아니요. 보답 같은 걸 바라고 이
임완유는 약간 망설였다, 결국 그녀는 금융 전공의 우등생인데다 임유 그룹을 몇 년 동안 담당했기 때문에 평범한 초보자가 아니었다.하지만 지금은 뜻밖의 행운이었고, 바로 돈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왜 그래, 완유야. 설마 날 못 믿는 거야?” "완유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유걸은 널 위해서 이렇게 많은 돈을 쓰시는 건데. 네가 아니었으면 이런 횡재도 없었어.” “맞아, 난 오롯이 완유 널 위해서 하는 거야.” 유걸이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 이러한 이유로 어르신조차도 특히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신학 그룹이 확실히 매우 실력이 뛰어나고 전망이 좋은 그룹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완유야, 아직도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 거니? 설마 유걸이 너한테 너무 잘해준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이지 않는 거야?”"유걸이 널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생각을 해봐. 어제는 네가 곤란한 상황인 걸 알고는 병원에 가서 사진호의 하반신을 망가뜨리고 김혜정의 뺨도 몇 대나 때렸는데.”"세상에 이렇게 호기롭게 행동할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이런 남자를 아직도 거부할 거야?!” 소정이 말했고, 전화를 걸어 예천우가 병원에 가는 것을 알았을 때 그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리고 나중에 일을 알게 된 후 즉시 유걸에게 말해 빨리 와서 공로를 가로채 가라고 말한 것이다. 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유걸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건가? 예천우가 한 일을 또 유걸이 빼앗아 가다니. 이 말들에 임완유는 미안한 나머지 말을 꺼냈다."소정아, 네가 한 말들을 나도 다 알고 있어. 하지만 난 이미 혼인 신고를 했는걸.” "완유야, 그건 할아버지가 잘 생각하지 않아서 예천우와 결혼하도록 너한테 강요한 거란다. 이제는 예천우와 같이 살고 싶지 않으면 그냥 이혼하도록 하렴.”“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지 않을 테니까.”어르신은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 말은 어르신이
모두가 임완유의 생각을 듣자마자 그녀의 뜻을 이해했고, 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한 달밖에 되지 않으니 시간은 금방 지나갈 것이다. "투자에 관해서는 제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지 않고, 회사가 우리 임 씨 집안만의 소유도 아니니 다른 주주들과 논의해 봐야 해요.” 임완유는 변명을 늘어놓았고, 사실 그 주주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형제였기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먼저 조사를 잘 한 뒤에 결정을 하고 싶었고, 유걸도 이를 알아듣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이 좋은 기회는 다른 사람에게 갈 수밖에 없네, 너무 아쉽군.” "어떻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있단 말이야? 완유야, 뭘 더 고민하니.” "아버지, 아버지께서 회사 일에 제일 큰 발언권이 있는데 돈이 안 될까요?” 임완유 모친이 다급하게 물었다. "난 회사를 떠난 지 오래되었으니 그냥 완유 말을 듣는 게 좋을 듯하네.” 어르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암묵적으로 그녀를 지지했다. "완유야, 솔직하게 말해. 내 인품을 믿는다면 투자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내 말을 무시하고.” 유걸은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한 말과, 심지어 할아버지도 반대하지 않고 투자를 지지하는 듯하자 임완유는 어쩔 줄 몰라 했다. 특히 유걸이 자신을 그렇게나 많이 도와주고, 매번 큰 화를 짊어졌으니 말이다.이런 그가 어떻게 자신을 속일 수 있겠는가? 그의 엄청난 희생이 없었다면 사 씨 집안을 무너뜨릴 수 없었고,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임완유는 자신이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자,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하지만 100억뿐이야.” "문제없어, 조금 적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아.”유걸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길어야 한 달이면 이 돈은 몇 배가 될 테니까. 그때 가서 천천히 매도를 하면 많은 돈을 쥐게 될 거야.” "그건 당연한 거죠. 유걸 도련님께서
그의 냉소적이고 추악한 얼굴을 본 어르신도 그를 막지 않았고,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전 사실을 다 알려주었습니다, 당신들이 믿지 않으면 나도 방법이 없네요.” 이 말을 한 뒤 예천우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어르신은 한숨을 쉬었고, 좋은 의도로 예천우에게 2억을 투자하려 했지만 그가 그런 말을 하자 어르신의 마음도 매우 아팠다. "그렇다면 임 씨 어르신, 2억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천우의 태도가 그렇다고 해서 나까지 불의할 수는 없으니 그 사람의 명의로 투자를 하지.”어르신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반드시 노신의를 볼 면목이 있어야 했고 이 돈으로 면목을 살 생각이었다. "역시 임 씨 어르신께서는 통이 크십니다!” 유걸이 감탄하며 말했다.“자, 이제 총 180억입니다. 나머지 20억은 누가 채우죠? 소정아, 필요 없어?” 소정은 잠시 넋을 잃었고, 예전 같았으면 그녀는 분명 기뻐했을 것이다.지금은 예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돈을 빌려서라도 긁어모을 수는 있었다. 임완유는 그녀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소정아, 정말 부족하면 내가 개인적으로 10억을 빌려줄 수 있어.”임완유 또한 많은 현금을 당장 내놓을 수 없었고, 게다가 소정은 몇 년 동안 그녀를 따라다니며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아마 적지 않은 돈을 모아 놨을 것이다. 하지만 소정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게, 내 돈을 집에서 다 가져가서 지금은 아예 없어. 이번에는 됐어, 대신에 너희들이 부자가 되면 날 좀 보살펴 줘.” 유걸은 멍해졌다, 이는 그의 예상을 뒤엎었고 완전히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크게 개의치 않고 다시 말을 꺼냈다.“여러분, 만약 확정을 하셨으면 오늘 오후에 자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 밤이 지나면 안 됩니다.”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유걸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고, 전화를 받은 그는 신이 나서 말했다.“됐어, 표 2장? 너무 좋군!” 이번 피아노 연주회 티켓
“이렇게 항상 즐거우셨으면 좋겠네요, 돈을 다 날리고 울고불고하지 마시고요.” 예천우가 띠거운 소리를 뱉었다. 어지간히 짜증이 밀려온 터라 말이 곱게 나오지 않았다. “그건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지, 난 돈이 많아서 잃는 것도 상관없어. 가진 것도 없이 내 딸에게 매달리는 너 같은 가난한 자식이랑은 다르다고.”예천우는 썩소를 지으며 그녀를 뒤로 한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아파트단지 저 쪽에서 소정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예천우를 발견한 소정이 바쁜 손놀림으로 머리와 옷매무시를 만지더니, 애교 섞인 말투로 그를 불렀다. “예, 예천우!” 그녀는 오빠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또 너무 갑작스럽게 느껴질까 봐 두려웠다.예천우는 이 여자가 성격이 변한 건지 의심이 갈 지경으로 어리둥절했다.하지만 확실한 건, 이런 그녀의 모습은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무슨 일이지?”그가 담담하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 사람들은 널 믿지 않지만, 난 널 믿는다고.”“네가 날?”예천우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그를 가장 지독하게 비난하는 사람은 단연코 눈앞의 이 여자였으니까. “응, 네가 아니었다면 완유는 진작에 큰일이 났을 거야. 특히 어젯밤에 네가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우린 모두 끝장났을 거잖아.”“아까랑 얘기가 좀 많이 다른데?.”예천우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그전에는 몰랐는데 갑자기 모든 걸 깨달은 거거든. 특히 전에 네가 완유를 구한 일을 생각하면, 내가 귀신에 홀려서 네 공을 유걸에게 돌렸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해.” “유걸이 한 일이 모두 네가 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됐어, 다 지나간 일이니까.”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신경 안 써?""진실은 거짓일 수 없고, 거짓은 진실일 수 없는 법이지. 진실이라면 조만간 밝혀질 거고.” 예천우가 말했다."유 씨 가문이 정말 파산이라도 한다는 거야?”소정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예천우가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해도
예천우는 잠시 넋을 잃고는 이내 물었다.“강 씨 어르신, 설마 저를 그와 겨루게 하실 생각은 아니죠?” “그건 아니다, 다만 맨틀이 늘 우리 용국을 무시해 왔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만약 정말 용국의 위엄을 해한다면 그래도 그 사람을 따끔하게 혼내 줬으면 좋겠네.” 강건우는 석차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용국이 수모를 당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시간과 주소를 알려주시면 저녁에 거기로 가겠습니다.” 예천우는 대답했다.“그래!” 강건우는 즉시 관련 정보를 알려주었고, 주최자에게 연락해 초대 목록에 그의 이름을 추가할 테니 저녁에 바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전화를 끊은 강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상대방이 예천우를 보고 깍듯이 대하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상대방은 괴로움을 당하게 될 것이다.오늘 말을 꺼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녀석이 천해 시로 간 줄도 몰랐을 것이다.이 녀석의 피아노 실력은 그야말로 전설적이다. 곧 오후가 되었고, 모두가 돈을 모았다.특히 어르신과 남동생의 가족은 물론, 심지어 다른 친척들까지 투자를 하려고 하자 유걸은 어떻게든 할당량을 60억을 더 높였고, 총액이 240억에 달했다. 모든 일이 해결된 후, 유걸은 자부심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돈을 손에 넣었다. 이제는 사람만 남았고, 시간은 촉박했으며 오늘 밤이 가장 좋은 기회였다. "완유야, 오늘은 이 일 말고도 좋은 일이 하나 더 있어.""무슨 일인데?” "네가 피아노 곡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오늘 밤 피아노 연주회 티켓 두 장을 구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설마 용성 피아노 연주회 티켓을 구한 거야?” 이번 연주회는 일반적이지 않았고, 많은 유명 피아니스트들도 등장했다.심지어 이번에는 세계 1위 피아니스트인 맨틀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좌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돈이 많고 권력이 있다고 해도 표를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적어도 임완유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티켓을 얻지는 못했다.“응, 티켓을 구하려고
오늘날 사람들에게 억대의 BBA는 이미 대중화되어 있다. 너무 튀지도 않고 주행 느낌도 더 좋을 것이다.다만 예천우가 들어가서 몇 분 둘러보는 동안 다가와서 말을 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중요한 것은, 셔츠에 스커트를 입은 네 명의 예쁘장한 아가씨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분명히 그를 봤으나 일어서는 사람은 없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좀 마른 체형의 아가씨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얼굴이 참 예뻤고 눈이 아주 컸는데 긴장한 듯 물었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차를 구입할 생각이신가요?”“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방을 찬찬히 훑어보니 왠지 모를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앉아있던 여직원들이 이 장면을 보고 모두 웃음을 참지 못했다.“아유, 진꽃병 씨가 참 애를 쓴다. 안타깝긴 하지만 뻘짓일 텐데.”“말해 뭐해, 걔 그 눈치로 보름 동안 차 한 대도 못 파는 게 정상이지.”“그래, 저런 쓸모없는 애를 뽑아서 어디다 쓰는지 몰라, 보기만 하려고 뽑은 건가?”“당연히 보려고 뽑은 거지, 얼굴이 반반하지 않았으면 고 대표님이 뽑았겠어?”글래머한 몸매의 매니저 반도훈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진가인은 다 들렸다.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괴로움을 참으며 물었다.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예 씨입니다!”“예 선생, 그럼 어떤 모델이 마음에 드십니까?” 진가인은 손에 든 카탈로그를 훑으며 긴장해서 물었다. “카탈로그 보면서 소개할 필요 없어요.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아무거나요?”진가인은 멍해 있다가 상대방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였다.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아무거나? 웃겨, 정말 차를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누가 이렇게 말해요.”“그러게요. 저 사람 옷차림을 보세요. 딱 봐도 그냥 거지구먼 어떻게 벤츠를 사요.”“저 계집애 경험 쌓는다 치죠 뭐. 다음부턴 좀 이렇게 생각 없이 굴지 말았으면.”“쟤 머리로
반도훈과 다른 직원들도 들었다. 특히 예천우가 은행카드를 꺼내서 계산하려는 것을 본 순간, 다들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반도훈은 인차 정신을 차리고 물 한잔 따라서 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다가갔다. “예 선생, 옆에서 들으니 S680을 구매하시겠다고요?”“그렇습니다만.”예천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참 안목이 있으시네요. 이 모델은 부자의 상징이지요. 어딜 가나 상위층임을 대표하죠.”“그런데 진가인 씨가 입사한 지 보름도 안돼서 차에 대해 전혀 몰라요. 고객님 같은우량 고객에게는 매니저인 제가 직접 상품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전 저분이 소개했으면 합니다.”“하지만 저 애는 설명해 봤자 뭐 들을만한 게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매니저로서의 권한이 있으니, 예 선생이 최고의 할인과 혜택을 받게끔 할 수 있습니다!”반도훈은 말하면서 물 잔을 건넸다. 심지어 일부러 예천우의 손을 슬쩍 스치기도 했다.예천우가 상대방의 속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물 잔을 받으면서 덤덤하게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전 이렇게 싼 물건은 종래로 가격을 따지지 않습니다. ”“어머, 예 선생은 과연 갑부이시군요.” 반도훈은 비위를 맞춰가며 말했다. “진가인 씨,어서 예 선생께 과일 좀 내와요.”진가인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돌아섰다. “잠깐!”“그럴 필요 없어요. 전 과일 안 먹습니다. ”“그리고, 애쓰실 필요 없습니다. 오늘 이 차는 반드시 저분한테서 사야겠으니. 아니면 안 살겁니다. ”예천우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의 의사를 명확하게 말하니 다른 직원들도 알아차렸다. 방금 전 그들의 대화는 다들 들었을 것이고 불만을 품었을 것이다. 이런 굴욕을 당해 본 적이 없는 반도훈은 매섭게 진가인을 흘겨보고는 자리를 뜨려다가 예천우 손에 든 카드를 봤다. 은행 카드 같지 않은데.그녀는 즉시 입을 열었다. “예 선생 요구라면야 마땅히 들어드려야죠. 그런데 예 선생 손에 든 카드를 제가 좀 봐도 될까요?”“그럼요!”예천우은 무심하게 대답했다.반도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유은수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어차피 아무리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일단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 생각이었다.유은수의 조급하고 합리적인 변명에 임완유는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엄마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헷갈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바로 말했다.“아줌마, 마지막으로 기회 드릴게요. 이 사건에 관해서 다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고 왜 완유를 해쳤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시면 바로 그 재료의 비법을 드릴게요.”“정말 내가 아니야. 천우야, 네가 날 오해하는 거야!”유은수는 억울하고 답답한 듯 말하며 말했다.“난 네가 나를 오해하는 걸 알아. 내가 예전에 했던 일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완유를 위해서 했던 거야. 완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이제 너도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 거 알아. 그리고 완유가 너와 함께라면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어? 내 딸한테 해를 끼칠 수 있겠냐고! 만약 정말 내가 한 짓이라면 지금 당장 이 일에 대해 맹세 할게. 지금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거짓이라면 난 천벌을...”“알겠어요.”예천우는 임완유를 보고 빠르게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맹세할 필요는 없어요!”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 ‘쳇. 너희들 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한다고? 어림도 없지. 난 얼마나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유은수는 곧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재료 비법을 얻는 게 더 중요하고 임완유라는 딸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천우가 자신을 싫어할지라도 어차피 자신에게 도와주지 않을 거니 일단 재료 비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예천우가 정말 자신이 해쳤다고 확신한다면 그가 재료 비법을 자신
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예천우는 좀 힘들겠지만 유은수는 임완유 정도는 손쉽게 속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사실은 루루 화장품이 최근에 판매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어. 그런데 그 원료 중 하나의 배합 비법이 예천우의 손에 있거든. 이 화장품은 정말 좋긴 해.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예전엔 문제없었어. 왜냐하면 너희가 회사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났잖아 그래서 일이 참 까다롭게 되었어. 혹시 예천우가 그 재료 비법을 회사에 넘겨줄 수 없을까?”유은수는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임연 그룹을 위해 임씨 가문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사과를 받을 줄 알았는데 유은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다른 얘기는 없어요?”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그게 무슨 말이지? 화제를 돌리려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유은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다른 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금 설마 그 재료 비법이 아까워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옆에 서 있던 예천우도 이 말을 듣고 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재료 비법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아줌마가 완유를 음해한 사건에 대해 먼저 설명해 줄 수 있어요?”유은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예천우가 옆에 있었던 거네.’임완유에게는 막대해도 괜찮았으나 예천우는 그나마 안 되었다. 그녀는 급히 말투를 고치며 말했다.“천우야,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내가 아까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나한테 화내지 말아라. 그런데 임완유를 음해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악성 루머를 만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야?”이 말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모두 놀랐다. 유은수는 인터넷에서 이미 진실이 공개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임
양서은은 임완유의 표정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사실 진실이 밝혀졌으니 이건 기쁜 일 아닌가?그런데 임완유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았다.양서은은 다시 한번 발표된 내용을 확인하며 유은수의 소개를 보자 그 이유를 알았다.‘배후에 있던 사람이 바로 임 대표님의 어머니라니.’“먼저 나가 주세요.”예천우가 손을 내저으며 양서은에게 나가라고 하자 양서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나갔다.그녀는 자신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면 임완유에게 이렇게 급하게 알려주는 게 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서은이 나가자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완유야.”임완유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번 일은 정말 너무 슬펐고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큰 상처였다.그때 임완유가 중얼거리듯 말했다.“천우야, 넌 미리 알고 있었던 거지?”양서은이 이 이야기를 꺼낼 때도 예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놀라는 기색도 없었으며 그저 침묵만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게다가 예전에 전화 통화에서 예천우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었다.“예상은 했지만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그냥 너보다 조금 일찍 알았을 뿐이지.”예천우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어.”그는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던 이유가 바로 임완유를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키려는 의도였다.“알았어. 하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전혀 말이 안 돼.” 임완유는 여전히 충격이 가득했다.“아마도 예전에 네가 임연 그룹에 공헌한 것이 네 어머니를 자극한 것 같아. 네 엄마는 네가 임연 그룹에 남긴 흔적을 지우고 싶었을 거야.”예천우는 이렇게 추측했다.“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내가 예전에 뭐 했든지 간에 이제 와서 나랑 상관없잖아. 그냥 지금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임완유는 어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게다가 유은수와는 가족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게 당연한 거고 자녀가
“정말 패기 있어!”임완유는 중얼거렸지만 속으로는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특히 눈앞에 놓인 정갈한 음식들을 보며 하나하나가 여전히 접시에서 그 모양을 유지하며 정교하게 차려져 있는 걸 보니 배달 음식처럼 대충 준비된 게 절대 아니었다.게다가 전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라서 더 기뻤다.양서은은 옆에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임 대표님, 예천우 씨는 정말 대표님한테 잘 대해주네요.”“그럼 당연하죠. 자기 아내는 자기가 아껴야죠.”예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하, 넌 정말!”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서은 씨, 같이 앉아서 먹어요.”“괜찮아요. 이건 예천우 씨가 특별히 대표님을 위해 사 오신 거잖아요.”양서은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둘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다 못 먹어요.”“이 채들이 너무 비싸보이는데...”“괜찮아요. 서은 씨도 앉아서 함께 먹어요.”예천우가 말을 꺼냈다.예천우의 말에 양서은은 마침내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 음식들이 모두 대형 호텔에서 준비한 것이라는 걸 알았고 크고 화려하게 생긴 랍스터를 보니 그녀는 평소에는 그런 걸 먹어본 적이 없었다.채를 먹기 너무 부끄러워하는 양서은을 보고 임완유는 몇 가지 음식을 그녀에게 직접 집어주었다.예천우는 함께 앉아 음식을 먹으며 간단하게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일이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유은수의 일에 관해서 지금 말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임완유가 알게 될 거 같았다.양서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밥을 다 먹고는 조금은 어색한 듯한 표정으로 나갔다가 곧 다시 들어왔다.“임 대표님, 뉴스 좀 봐요!”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동료들이 얘기하는 걸 듣고 급히 들어와서 말했다.‘정말 사실이었던 거야.’아까 반 시간 전에 홍보부에서 많은 수의 수군 업체 책임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고 가장 중요한 건 임완유가 괴롭힘을 당한 사건의 배후 인물이 공개되었다.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니 양서은은 구체
“왜 아직도 서 있어? 정말 내가 널 자르지 못할 것 같아?”유은수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아닙니다!”그러자 하문은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이 재료는 살 수가 없어요.”“살 수 없다고? 그럼 이전엔 어디서 난 거야?”유은수가 물었다.“예 대표님께서 제공해 주셨어요.”“예 대표? 누구 말이야?”유은수는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임연 그룹에서 예씨 성을 가진 대표는 없었기 때문이다.“예천우요.”“뭐? 예천우라고?”유은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왜 반드시 천우가 그 재료를 제공해야 하는 거야? 우리가 직접 구매하면 안 되는 거야?”“불가능합니다. 이건 예천우 씨가 직접 조합한 물질이에요. 당시 누군가가 모방하거나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천우 씨 외에는 누구도 방법을 알 수 없도록 했거든요.” 하문이 설명했다.“뭐? 이런 일이 있다고? 빌어먹을 자식, 예천우가 정말로 다른 사람이 훔치는 걸 걱정했다기보단 일부러 우리를 골탕 먹이려는 거 아니야?”유은수는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그동안 너희는 대체 뭐 한 거야? 대체 방법을 찾으라고 했을 거 아니야? 아니면 연구팀을 동원해서라도 만들 방법을 찾아야지. 비용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으니까.”하문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연구팀장에게 물어봤는데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최소한 지금의 우리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지금 당장 필요한데 연구할 시간도 없어요.”“젠장! 딸이야 그렇다 쳐도 사위까지 이렇게 골탕 먹이다니. 정말 염치없는 자식들!”유은수는 속이 뒤집힌 듯 욕설을 내뱉었다.하문은 마음이 상했지만 외부 사람으로서 반박할 수도 없었다.“아무튼 너희가 일 처리를 못 해서 그래. 중요한 일은 결국 내가 나서야 한단 말이지. 내가 한마디만 하면 예천우와 임완유가 아무리 날 골탕 먹이려 해도 즉시 물건을 가지고 달려 올 거야. 회사에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나 없었으면 어쩔 뻔했겠어.”유은수는 뿌듯하다는
예천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쨌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돼. 아까는 너무 위험했어. 이렇게 하자. 내가 너희를 보호할 사람을 한 명 배치할게.” 그는 진나비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배치하기로 결심했다. 예천우는 그녀들이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예천우와 친한 사람 중에는 진가인처럼 이미 강력한 경호원을 배치한 경우가 많았다. 양채은나 선우서림 같은 경우는 이미 스스로 종사 급의 고수여서 보호가 필요 없었고 임완유 주변에는 최정상급 여성 고수들이 여럿 있었는데 정작 임완유 본인은 이를 알지 못했다.‘아내를 지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모든 일을 계획대로 정리한 뒤에야 예천우는 자리를 떠났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예천우는 임완유의 비서 양서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완유가 점심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했어?”“네, 맞아요.”예천우는 배달 음식을 취소하라고 하고 호텔에 미리 좋은 요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호텔 측에서는 대접에 소홀할 수 없었고 호주산 랍스터와 일본산 와규 등 최고급 요리를 준비했다.“다른 요리 중단하고 먼저 이 요리부터 만들어.”호텔 주방 직원들은 예천우의 이름을 듣자 그가 김희자를 그토록 처참하게 만든 후에도 아무 문제 없이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며 손을 떨었다. 예천우는 세 가지 요리와 수프 하나를 골라 차에 싣고 직접 천상 그룹의 총재실로 배달하기 위해서였다.예천우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도련님, 우리 홍보부에서 여러 프로 악플러 업체의 주요 인물을 체포했고 관련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그중에는 임 대표님을 공격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누가 한 짓이야?”“임씨 가문의 유은수입니다.”예천우는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완유가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상처받겠지.’같은 시각, 하문은 대표 사무실을 찾아왔다. 최근 임완유가 논란에 휘말리며 천상 화장품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로 인해 예천
방으로 돌아오자 하지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예천우 씨, 저는 천우 씨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병원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떨까요?”“왜 그러시죠?”예천우가 물었다.“일단 우리가 입은 상처를 확인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한테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증명할 수 있어요. 그래야 예천우 씨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위해 나섰다는 걸 경찰에 설명할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서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하지원이 설명하자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상처가 있다고 해도 경찰서에 가면 우리가 여전히 불리하죠. 저는 다만 그 자식들이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을 뿐이죠.”“하지만...”“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손을 쓴 이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어도 전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그렇다면... 김희자가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백씨 가문은 예천우 씨처럼 강하진 않지만 결국 동성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가문이죠. 여전히 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하지원은 백씨 가문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고 백씨 가문의 위세는 대단했고 특히 백씨 가문의 가주인 백강호는 동성에서 으뜸가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고 동성 지하 세력의 황제라고 불릴 정도였다.하지원은 예천우가 강한 실력을 갖췄지만 동성에 있는 만큼 백씨 가문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마 그런 말을 입 밖에 꺼내지는 못했다.“들어보니 일리가 있네요. 전화 한 통 해볼게요.”하지원의 경험은 진나비와 장미나보다 확실히 뛰어났고 사람을 다루는 일에 더 능숙했다. 예천우는 진나비가 회사를 운영하려면 이런 인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하지원은 예천우가 자신의 말을 듣자 속으로 엄청 기뻤다. 하지만 전화가 통하자마자 예천우가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백씨 가문에 관한 모든 자료를 줘. 특히 불법 증거들 말이야. 백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나를 건드린다면 백씨 가문을 하루 만에 완전히 망하게 만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