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임국종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공손욱이 대충 손을 휘두른 것 같은데 임국종을 날려버렸다.임완유는 얼른 달려갔고 다행히 할아버지는 그래도 떨어질 때 나름 잘 떨어져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사실 옆에 서 있던 예천우가 교묘하게 힘을 써서 임국종을 받았다.그렇지 않으면 임국종은 중상을 입을 것이고 심지어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임강과 유은수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특히 유은수는 두려워서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바로 그때 공손욱이 누가 예천우인가고 큰 소리로 묻자 그녀는 즉시 흥분한 어조로 예천우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여기 있어요. 이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바로 예천우예요. 우리는 줄곧 공손 도련님을 지지했고 도련님이 완유랑 결혼하길 원했어요. 하지만 이 사람, 예천우가 일을 망쳤고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공손욱은 그 말을 듣자 즉시 맞은편에 있는 예천우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예천우였구나. 그래도 꽤 실력이 있는 편이네. 그래서 이렇게 날뛰었던 거지. 방금 내가 날려 보낸 어르신을 그대로 순순히 받아서 바닥에 내려 놓아주다니. 하지만 그건 단지 내가 10%의 실력이지.”그 말을 듣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원래 저 사람이 방금 10%의 실력 밖에 쓰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무서운 실력일 줄이야.’‘천우가 할아버지를 도와주었다고?’임완유조차 멍해졌다. 그녀는 예천우가 임씨 가문 사람들을 싫어해서 손을 써서 도와주지 않을 줄 알았다.그리고 할아버지는 예천우를 그렇게 미워했는데 예천우가 여전히 몰래 할아버지를 돕고 있었다.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말했다.“공손 가주님, 오해하지 마세요. 예천우는 우리와 원수 사이예요. 그가 아버지를 도와준 건 우리가 같은 편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오해시키려는 거예요. 예천우의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 돼요. 실컷 예천우를 혼내주세요. 때려죽이면 우리는 오히려 더 좋아요. 게다가 걱정하지 마세요. 완유도 지금 공손 가문에 시집가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어요.”
웬일인지 임완유는 이런 말을 듣고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상대방의 말은 듣기 싫을 정도로 귀에 거슬렸지만 임완유는 오히려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다.이런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이야말로 정말 징그러운 짓이었다.다만 천우가 말한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만약 공손욱이 지금 예천우를 죽이려고 손을 쓴다면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임완유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했다.공손진이 이미 결혼한 걸레 년이라고 말했을 때 예천우의 눈에서는 차가운 빛이 스쳤고 거의 공손진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이때 공손욱이 차갑게 말했다.“진아, 이런 하등급 사람들과 쓸데없는 말 할 필요 없어. 걱정하지 마. 저 여자는 네가 오늘 밤에 어떻게 놀아도 되게 해줄게.”“예천우,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겠어? 아니면 내가 직접 나서야 되겠어?”공손진은 공손욱에게 예천우를 죽이기 전에 반드시 그를 괴롭히고 신체적과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천천히 죽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예천우, 빨리 무릎 꿇고 절하지 않고 뭐해.”공손진은 패기가 넘쳤고 의기양양했다.하지만 예천우는 껄껄 웃으며 비아냥거렸다.“너희 같은 쓸모없는 인간들이 나보고 무릎을 꿇으라는 망상을 하고 있어?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군.”“건방진 자식!”공손욱은 화가 나서 몸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면서 직접 손을 쓰려고 했다.바로 그때 입구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모두 여섯 명뿐이지만 저마다 기세가 비범했다.특히 선두에 선 젊은 남자는 늠름하고 신분이 고귀해 보이지만 듬직했다.그들이 나타나자 공손욱은 그들을 알아보고 안색이 살짝 변해서 다급하게 물었다.“예 도련님, 어떻게 갑자기 이곳으로 오게 된 거죠?”젊은 도련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연히 공손 가주님 때문에 온 거죠. 우리와 함께 갑시다.”그러자 공손욱은 안색이 변했다. 공손 가문은 이번에 성도에 있는 상대를 가까스로 이겼는데 이곳에 왜 용도의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게 될 줄은
‘설마 천우도 예씨 가문 사람인 거야?’임완유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천우는 편안한 느낌을 주었지만 귀족처럼 고상하고 까칠한 기질은 없었다.오히려 평범한 사람 같았다. 다만 왠지 볼수록 마음에 들고 볼수록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임강과 유은수는 눈앞의 젊은 도련님을 보니 정말 침착하고 패기 넘치고 옷차림이 화려한 데다가 기질이 매우 훌륭했다. 공손진은 그와 비기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래서 그들은 또 설레기 시작했다. 예 도련님 같은 사람이야말로 자기 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았다.공손욱은 마음속으로 잔뜩 긴장한 채 조용히 예씨 도련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예씨 도련님은 코웃음을 치며 패기가 넘치게 말했다.“무엇 때문인지는 용도에 가면 알게 될 거예요. 아니면 지금 반항하셔도 돼요.”“건방진 놈. 넌 우리 공손 가문을 뭐로 보는 거야? 아무 이유 없이 말 한마디로 우리 할아버지를 데리고 가려고 하다니. 꿈 깨!”공손진은 공손 가문이 이렇게 망신당하고 싶지 않았고 특히 임씨 가문과 임완유의 앞에서는 더더욱 용납하지 못했다.예 도련님은 그 말을 듣고 순간 화가 났고 온몸에서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며 차갑게 말했다.“건방진 놈은 너야!”그와 동시에 그는 오른손을 한 번 휘두르자 강한 기운이 폭발했다.공손진은 거대한 힘이 휩쓸어 오는 걸 느꼈고 평소 수련했던 건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 힘에 맞자 공손진은 가슴에 통증을 느꼈고 심하게 바닥에 쓰러졌다.하지만 공손욱의 명령이 없으면 아무도 그를 부축하러 가지 못했다. 그들은 예 도련님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공손욱은 손자의 말을 듣자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예 도련님이 손을 써서 자기 손자를 혼내주는 걸 보기만 할 뿐 감히 막을 수 없었다.“할아버지, 죽여주세요. 저 대신 저 새끼를 죽여주세요.”공손진은 몸과 마음에 너무 큰 고통을 느꼈고 조급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닥
임완유는 그 말을 듣자 즉시 안색이 변했고 재빨리 말했다.“예 도련님, 이 공손 가문 가주라는 사람이 가문의 힘을 믿고 우리를 괴롭혔어요. 제발 그의 말을 듣지 마세요.”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막아 나섰다.“완유야, 무슨 소리야. 예 도련님의 일인데 네가 여기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예 도련님, 신경 쓰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게다가 저 예천우라는 자식은 나쁜 새끼니까 죽어도 마땅하죠.”“어머니!”임완유는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어머니가 너무 했다고 생각했다.예훈은 임완유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예훈의 눈빛이 반짝이었다. 임완유는 정말 아름다웠고 특히 그녀의 맑은 눈빛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아가씨는 성함이 어떻게 되죠?”“제 이름은 임완유라고 해요. 이번 공손 가문이 우리 집에 찾아온 것도 다 저 때문이에요. 예 도련님께서는 정의감이 넘치시니 공손 가문 사람들이 계속 나쁜 짓을 못 하게 해주세요.”임완유가 재빨리 말했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예 도련님이 어떤 신분인데 임완유가 지금 계속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요구하고 있으니 예 도련님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공손욱은 안색이 약간 변했고 말하려고 할 때 예훈이 입을 열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직접 말했다.“공손욱 씨, 당신 사람들을 데리고 저와 함께 가시죠.”공손욱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이 순순히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는 예 도련님이 왜 자신을 용도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큰일은 아닌 것 같았다. 예씨 가문은 손쉽게 공손 가문을 상대할 수 있기에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공손욱은 이번이 비룡위의 작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예훈은 비룡위를 대표해서 사람을 잡으러 왔다. 예훈은 비룡위의 팀장이었기 때문이다.공손욱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탈출했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임씨 저택에서 흩어져서 떠났고 공손 가문 사람들도 잡혀가자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완전히 마음이 놓였고 얼굴에 행운이 가득했다.이번에 예 도련님이 나타나서 정말 다행이었다.유은수는 다행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재빨리 임완유에게 말했다.“완유야, 아까 예 도련님이 널 보는 눈빛이 다른 사람을 보는 것과 좀 다르던데... 혹시 널 좋아하는 게 아닐까?”“엄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임완유는 즉시 화를 내며 말했다.“예 도련님은 신분이 어떤 사람인데 우리 같은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시겠어요?”“그럴 수도 있지. 남자라면 돈 있고 권세가 있어야 큰일을 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같은 존재야.”유은수는 일부러 예천우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여자는 사람이 훌륭하고 예쁘기만 하면 돼. 다른 건 전혀 중요하지 않지. 여자는 남자를 통해서 세상을 정복하고 남자는 세상을 통해서 여자를 정복한다는 말도 있잖니.”임완유는 어이가 없어서 아예 유은수를 상대하지 않고 직접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이번에는 정말 고마웠어. 네가 아니었다면 예 도련님도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고 우리도 끝장났을 거야.”임완유는 그렇게 말하며 예천우에게 눈치를 줬다.예천우는 살짝 멍해졌지만 곧 임완유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임완유는 이 모든 공로를 예천우에게 돌리고 싶었다.하지만 예전 같으면 임완유는 예천우가 허풍만 떨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지금은 스스로 나서서 예천우를 위해 허풍을 떨고 있었다.하지만 이번 일은 정말 예천우가 의도적으로 인도한 것이었다. 그는 다만 온 사람이 예씨 가문의 예훈일 줄은 몰랐다.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일이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완유야, 그게 무슨 말이야?”임국종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나서서 물었다.“네 말 뜻은... 천우가 예 도련님을 데리고 온 거라고?”“그래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천우는 공손 가문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게 바로 천우가 일을 해결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임국종은 즉시 물었다.“천우야, 넌 예 도련님과 아는 사이였고 또 공손 가문과 상대하기 위해 네가 그를 이곳으로 데려왔으면서 방금 왜 그와 인사도 하지 않았던 거야?”예천우는 살짝 어리둥절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유은수도 그제야 반응했고 예천우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설마 또 예천우가 임씨 가문 사람들을 속인 줄 의심했다.조급해진 임완유는 아무렇게나 말해서 얼버무리려고 했다.하지만 바로 그때 예훈이 순식간에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고 임국종은 재빨리 공손한 어조로 인사했다.“예 도련님!”하지만 예훈은 임국종을 아는 체하지도 않고 바로 임완유에게 말했다.“완유 씨, 죄송해요. 방금 공손욱이 갑자기 손을 써서 기회를 틈타 공손진과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쳐 버렸어요.”“뭐라고요!”임씨 가문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변했다.공손진은 임씨 가문 사람들을 싫어했고 특히 예천우를 아주 싫어했다. 공손진이 가장 미워하는 예천우가 임씨 저택에 있으니 그들은 바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예천우도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뜻밖으로 잡혀갔던 공손욱이 스스로 도망갈 줄은 몰랐다.원래 공손욱은 그들과 함께 용도로 따라갈 계획이었지만 생각할수록 이상해서 몇 마디 떠보듯 물어보니 그들은 비룡위의 사람들이었다.그러자 그는 즉시 당황했다.다행히 그는 실력이 막강했고 이상한 무술을 연마했기에 금제를 풀고 실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몰래 금제를 풀고 갑자기 예훈을 납치하여 모든 사람을 구했다.다만 그는 예훈에게 어떻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예훈이 죽지 않아도 자기 실력으로 숨어버리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비룡위가 무섭기는 하지만 그를 위해 많은 사람을 동원할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예훈이라는 예씨 가문의 외아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예씨 가문의 분노할 것은 물론이고 비룡위도 더욱 미쳐 날뛰게 될 것이다. 비룡위 4대 전신 중의 예백천도 예씨 가문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너무
임국종은 그 말을 듣고 당연히 안색이 나빠졌고 예천우를 매섭게 노려보면서 혼내 주려고 했다.임완유는 할아버지가 입을 열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예천우가 예훈을 이용하여 공손 가문을 혼내주고 또 예훈의 공로를 가로챈 사실이 탄로 날까 봐 걱정했다.예훈이 만약에 예천우가 자기를 이곳으로 불러왔다는 말을 듣게 되면 화를 낼 게 분명했다. 방금 거만한 표정은 마치 자기가 천하제일인 것 같았다.“할아버지, 그건 그냥 농담이에요.”임완유는 얼른 말하며 할아버지의 입을 막았다.“예 도련님, 바쁘시다니 먼저 가서 일 보세요. 우리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쳇!예훈은 코웃음을 치며 바로 떠났다.‘이 여자는 비록 예쁘게 생겼지만 너무 눈치가 없네. 내가 가면 분명히 죽을 만큼 후회할 거야.’하지만 이번에 공손진을 잡는 임무는 예훈도 처음으로 가문에서 벗어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임무에 만약 실패한다면 가문의 기대를 저버리게 될 것이다.그래서 예훈은 두말없이 즉시 공손진을 찾아 나섰다.사실 그도 자신이 임완유에게 신경을 쓸 줄은 몰랐고 심지어 그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일부러 와서 알려주기까지 했다.예훈이 떠나자 임씨 가문 사람들은 분노가 가득한 시선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임국종도 화가 나서 직접 소리쳤다.“예천우, 넌 정말 그 버릇을 남 주지 않았구나. 허풍 떨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 같아?”할아버지가 그렇게 욕하자 예천우는 안색이 약간 변했다.임완유도 할아버지가 너무 했다고 생각해서 즉시 말했다.“할아버지, 뭐 하는 거예요. 이 일은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천우더러 이렇게 말하라고 시켰어요. 꼭 그렇게 욕하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저를 욕하세요.”“널 욕하라고? 당연히 널 욕해야지. 넌 언제 이렇게 파렴치한 사람으로 변했는지 모르겠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가르쳤는데 지금 왜 이렇게 된 거야?”임완유는 안색이 안 좋아 보였고 그녀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아버지, 완유는 확실히 잘못이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의
그들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왜냐하면 그들은 지금 비룡위가 잡고 있는 도주범이기 때문이다. 일단 잡히면 목숨조차 잃을 수 있었기에 이런 상황에서 뭘 하든지 다 가능했다.예천우가 떠나자마자 휴대 전화가 울렸고 보니 유사라였다.“천우 씨, 지금 통화 가능해요?”유사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지난번에 예천우더러 자기 남자 친구인 척해달라고 했고 이 일 때문에 임완유의 오해를 샀던 것을 떠올렸다. 유사라는 두 사람이 지금 화해했는지 몰랐다.“네. 무슨 일이세요?”예천우가 말했다.“대표님과... 화해 했어요?”유사라의 엄마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유사라는 감히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아직 예천우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괜찮아요. 이 일 때문에 전화한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이 일뿐이 아니에요. 사실 또 한 가지 말해야 할 일이 있어요.”유사라가 다급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죠?”“어제 송씨 가문의 송강이라는 사람이 직접 우리 집에 와서 홍정 단지의 별장을 주면서 우리한테 사죄한다고 했어요.”어제 이른 아침에 송강은 직접 별장 열쇠에 비싼 선물을 가지고 유사라의 집에 찾아왔다. 그는 아주 정중하게 유사라를 형수님이라고 부르면서 별장 열쇠를 드리면서 집 인도 수속을 하러 데리고 가려고 했다.집에 가지고 온 선물만으로도 김희선은 깜짝 놀랐고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송강은 이어서 시가가 400억 원이 되는 별장을 직접 내놓았고 유씨 가문은 순간 충격에 빠졌다.비록 김희선은 즉시 별장을 받아버리고 싶었지만 유사라는 결코 별장을 받는 거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사라는 만약 송강이 어머니를 데리고 별장으로 가서 인도 수속을 하면 예천우에게 그들의 험담을 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유사라의 이런 행동을 본 송강도 멍해졌고 어쩔 수 없이 예천우에게 전화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송강이 떠난 후, 김희선은 화가 나서 유사라를 한바탕 꾸
경찰서 안으로 조금 들어서자마자 임강이 급히 다가왔다.“완유야. 드디어 왔구나. 네가 안 왔으면 네 엄마가 정말 못 버텼을 거야.” 그가 다급한 얼굴로 외쳤지만 린완유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고 예천우 역시 냉담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차가운 반응에 임강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그동안 자신들이 한 짓이 너무 심했기에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천우와 임완유가 온 덕분에 그도 함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원래는 단순히 아내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었다.경찰의 안내를 받아 임완유와 예천우는 마침내 그녀의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갔다.유은수는 이미 임완유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였기에 딸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벌떡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그녀는 눈가가 붉어진 채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완유야! 내 사랑하는 딸아, 네가 왔구나!”유은수의 얼굴은 창백하고 지쳐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전체적으로 초췌한 모습이었고 그 모습이 한층 더 그녀를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유은수가 말했던 사랑하는 딸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그동안 가슴속 깊이 쌓아두었던 분노가 터지려 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힘이 빠졌고 대신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유은수는 평생 편안하게 살아왔고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을 테니 당연히 저렇게 지쳐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녀가 이번 일을 통해 뭔가 깨달았기를 바랄 뿐이었다.예천우는 그런 임완유 옆에서 유은수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뭔가 어색했다.‘흠... 너무 작위적이야.’눈물에 젖은 듯한 눈동자, 흔들리는 어깨, 절박하게 보이는 표정은 전형적인 감성 자극 연기였다.하지만 굳이 나서서 뭐라고 할 필요는 없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었고 그저 임완유가 이걸로 마음을 정리할 수
김희자는 백강호의 싸늘한 시선을 받자 얼굴이 굳어졌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오, 오빠... 왜 그래?”백강호는 이를 악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왜 그러냐고? 이 지경까지 온 게 다 누구 때문인데!”그의 얼굴은 어둡게 일그러져 있었다.“이게 다 네가 저 자식한테 괜한 짓을 부추겼기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겠어?”김희자는 당황한 얼굴로 변명했다.“그, 그게 왜 내 잘못이야? 게다가 어차피 절정종이 나서면 저놈은 끝장난다고 했잖아.”“원래는 그랬지. 하지만 방금 흑호한테서 연락이 왔어. 그놈은... 용문의 용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뭐?”김희자는 경악했다.“그럴 리가 없어! 흑호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흑호가 나한테 거짓말할 리 없어.”백강호는 한숨을 내쉬면서 생각에 잠겼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놈이 처음부터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해가 가네. 애초부터 난 희자 때문에 실수를 저질렀어. 그런데 지금 알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지금 그가 가장 걱정하는 건 예천우를 어떻게 상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단전이었다.‘정말로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번에 절정종의 종주께서 누군가가 단전 회복에 성공했다는 자가 있다고 들었어. 그런데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 어찌 됐든 단전이 부서졌으니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절대 회복할 수 없을 거야.’“그, 그러면 이제 돈은 어떻게 해야 해? 줘야 하는 거야?”김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녀도 이번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흑호, 도훈이 그리고 이제는 오빠도 모두 나 때문에 망했어.’“... 돈은 줘야겠지. 만약 우리가 버티면... 백씨 가문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어.”백강호는 땅이 꺼지듯 한숨을 쉬었고 순식간에 많이 늙은 것 같았다. 한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다.예천우의 신분을 알아버린 이상 이제는 돈을 안 줄 수가 없었다.‘그래. 일단 돈을 주고 이후에 절정종에 이 일을 넘겨 다시 찾아오면 돼. 나도
백강호는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조심스럽게 정교한 작은 상자를 꺼냈다.그는 이 보물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마치 손에서 놓기 싫다는 듯 아쉬운 눈빛을 띠며 예천우에게 상자를 건넸다.이건 단순한 보물이 아니었다.칠색연꽃을 재료로 약을 잘 만들면 곧바로 종사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진 귀중한 보물이었다.백강호 역시 이걸 보고 한동안 마음이 흔들렸지만 절정종의 압박이 너무나도 무거웠다.그들에게 이 보물을 바치는 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유일한 길이었다.그는 절정종의 강자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종사급 고수를 단숨에 살해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그렇다면 저 자식이 절정종을 건드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 자식이 감히 절정종을 건드려?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거야.’예천우는 천천히 상자를 받아 들었다.뚜껑을 열어 확인하자 과연 예상했던 대로 칠색연꽃이 들어 있었다.이 정도의 보물이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은 그야말로 뜻밖의 행운이었다.이걸 제대로 활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상자를 닫아 그대로 챙겼다.“이걸 봐서라도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 주지.”그는 나지막이 말하며 백강호를 내려다봤다.“하지만 기억해 둬. 1조 8,000억은... 하루 안에 입금해. 그렇지 않으면 네가 감당하지 못할 일이 생길 거야.”그 말을 남긴 채 예천우는 차에 올라탔고 그대로 시동을 걸어 유유히 사라졌다.그들이 완전히 떠난 후에야 남아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방금 전까지 예천우가 내뿜던 살기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김희자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헐떡이며 말했다.“오빠, 이제 어쩌면 좋아? 이대로 당할 순 없잖아.”백강호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이를 갈았다.“걱정 마. 당장 위에 보고할 거야.”그의 눈빛에는 강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절정종의 것을 건드린 놈이 멀쩡할 것 같아? 이번엔 확실히 죽을 거야.”김희자는 여전히 불안한
김희자는 흥분한 나머지 곧바로 반박했다.“평범한 보물이라면 당연히 신경 쓰지 않겠지만 이건 칠색연...”“그만해!”그때 백강호가 재빨리 김희자의 말을 끊었다.백강호는 아까 김희자를 미처 제지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는 눈을 번뜩이며 예천우를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지금 당장 우리를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네 마누라보다는 똑똑하네. 적어도 너는 당장 나한테 사죄하고 빌라고는 하지 않잖아.”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똑똑해도 소용없어. 절정종이든 그보다 더 강한 세력이든... 오늘 네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어.”그 말을 들은 백강호는 얼굴이 굳어졌고 그의 눈에는 경악과 분노가 뒤섞였다.“너... 감히 절정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냐? 아니면 절정종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모르는 거냐?”“그게 그렇게 중요해?”예천우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마지막 기회를 주지. 1조 8,000억... 낼 거야 말 거야?”예천우가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노려보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고 그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모두를 압박했다.백강호의 얼굴이 굳어졌고 주변 사람들 역시 숨을 삼켰다.김희자는 아예 식은땀을 흘리며 백강호를 붙잡았다.“오빠, 오빠... 그냥 줘요. 돈은 다시 벌면 되잖아요. 지만 목숨을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그간 수많은 사람을 죽여왔기에 지금 이 순간 눈앞의 남자가 진심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이 자식 정말로 진심이네...’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돈을 줄게.”그러나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하지만 1조 8,000억을 한 번에 줄 순 없어.”예천우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네 사정이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없이 백강호는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김희자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눈에는 공포와 충격이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제야 뭔가 깨달았다.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전신이고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던 남편이 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을.그리고 그 모든 건 바로 그녀 자신이 부추긴 결과였다.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백강호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대체 누구냐...?”예천우는 무심하게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냉혹했다.“중요한 건, 지금 당장 1조 8천억이 내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는 거지.”예천우는 김희자를 흘끗 보며 덧붙였다.“네 마누라는 돈이 없다고 하던데 너는 문제없겠지?”백강호는 치를 떨며 이를 악물었다.그는 몸속의 진기가 완전히 사라진 걸 느끼며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돈은 절대 줄 생각 없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네 아내의 목숨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군.”“오, 오빠...”김희자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백강호를 붙잡았다.“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목숨은 한 번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이를 악물었고 이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겁먹지 마. 내가 있으면 저놈이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해.”예천우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이 정도로 당하고도 아직도 자신만만하네.”백강호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너도 네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를 건드렸는지 모르는 모양이군.”그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래, 넌 강해. 인정하지. 넌 아마도 종사 경지의 고수겠지. 하지만 알아둬.”백강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 세상에는 종사가 너뿐인 게 아니야.”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그래서 뭐?”
그러나 모두가 백강호의 승리를 확신하던 순간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아주 가볍게 아무런 힘을 쓰는 것 같지도 않은 동작으로 손을 뻗었다.그런데 그 순간 백강호의 손목이 그대로 붙잡혔다.“뭐지?”백강호는 아직도 승리에 취해 있었지만 다음 순간 자신이 공격하던 손이 상대에게 완전히 제압당했음을 깨달았다.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순간부터 손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마치 힘이 뿌리째 뽑힌 듯 완전히 무력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그러나 그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예천우는 손을 잡은 채 가볍게 당겼을 뿐인데 백강호의 몸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강하게 내동댕이쳐졌다.“크아악!”백강호는 온몸에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그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싸워왔고 웬만한 통증은 견딜 수 있는 강자였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이 그의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였다.김희자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백강호의 부하들 또한 충격에 빠졌다.그들에게 백강호는 절대적인 존재였다.그는 언제나 압도적인 힘을 보여줬고 이번 칠색연꽃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줬다.그런 백강호가 단 몇 초 만에 그토록 처참하게 쓰러지다니.그러나 예천우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는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가볍게 발을 들어 백강호의 오른쪽 다리를 밟았다.“우드둑!”순식간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으아악!”백강호의 비명은 더욱 처절해졌지만 예천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왼쪽 다리까지 짓밟아 버렸다.“우드둑!”또 한 번 끔찍한 소리가 울렸고 백강호는 바닥을 기어가며 몸부림쳤다.그의 고통은 끝이 아니었고 예천우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더니 백강호의 가슴을 세게 걷어찼다.
예천우는 사실 별다른 대단한 기술도 쓰지 않았다.고작 명경 절정의 경지였던 세 명이었고 암경조차 돌파하지 못한 약골들이었으니 예천우가 상대하기엔 너무 쉬운 상대였다.몇 초도 지나지 않아, 세 명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고 김희자는 얼굴이 잔뜩 굳었다.‘아까부터 봐서 알았지만 저 셋으로는 애초에 안 되는 상대였어!’그녀는 서둘러 백강호를 보며 말했다.“오빠, 저놈이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은 꽤 되는 것 같아. 오빠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아.”백강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짧게 대답했다.“알고 있어.”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금 전 싸움으로 예천우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하려 했으나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예천우가 피식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왜? 아직 준비가 덜 됐나? 아니면 전화라도 해서 더 많은 놈들을 불러야겠어?”“건방진 녀석!”백강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너 같은 애송이를 상대로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어?”그는 코를 들이켜며 침착하게 말했다.“방금까지는 네 따위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 보니 손 좀 봐줄 필요가 있겠군.”예천우는 한층 더 비웃는 눈빛을 보냈다.“그럼 말이 길어질 필요 없겠네. 얼른 덤벼봐.”그의 도발적인 태도에 백강호는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직접 너를 보내주지.”그는 즉시 자신의 진기를 끌어올렸고 이내 그의 온몸에서 강력한 살기가 퍼져나갔다.그리고 순간, 그는 예천우를 향해 전력을 다해 덮쳤다.그가 쓰는 기술은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고 한 번에 상대를 끝장낼 수 있도록 가장 강한 필살기였다.그는 상대가 흑호와 백도훈을 가볍게 쓰러뜨렸다는 점을 고려했고 비록 자신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래도 절대 가볍게 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백강호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지금 백
“비밀?”예천우는 순간 의아했다. 설마 자신의 용왕 신분을 알아낸 건가?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거만하게 나올 수 있을까?‘제법 빵빵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나 보군.’“흥. 이 와중에도 시치미 떼고 있네!”김희자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비웃으며 말했다. “네 비밀 따윈 이미 다 알아냈어. 네가 그 신비한 신법을 이용해서 기습한 것뿐이잖아? 그게 아니었다면 흑호나 백도훈이 당할 리가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 끝났어. 네가 가장 믿던 그 수단을 잃었잖아. 그리고 우리 오빠의 실력은 네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해. 그런 꼼수 같은 기술이 있다고 해도 넌 오늘 여기서 끝장이야!”그 말을 듣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그게 네가 말하는 비밀이라는 거야?”“맞아.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어!”김희자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차갑게 대답했고 백강호가 손짓하며 나섰다.“말이 많군. 당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그러면 한 번쯤 살려줄 수도 있지 않겠어?”하지만 김희자는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고 오늘 예천우에게 당한 모든 수모를 반드시 갚아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돈을 가져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씨 가문은 오늘부로 사라지게 될 거야.”“백씨 가문을 없애겠다고?”“너 따위가 감히?”백강호는 크게 분노했다.“이놈아, 당장 네 다리를 부러뜨리고 단전을 파괴한 뒤 진기를 전부 소멸시켜 버리겠어. 네놈이 얼마나 건방졌는지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누가 누구를 폐인으로 만들지.”백강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 녀석, 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지?’자신은 분명 이 젊은 놈이 별거 아니라는 걸 백도훈에게 직접 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뭔가 꺼림칙했다.김희자는 그런 백강호를 보며 거칠게 말했다.“오빠, 저 자식은 신경 쓸 거 없어요. 그냥 허세 부리는 거예요.
백강호가 곧 도착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 남자는 한층 더 자신감을 얻고는 크게 소리쳤다.“이 자식아,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너희가 서라고 하지 않았냐?”“그, 그야... 맞긴 한데 그냥 거기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지. 네가 가까이 오라는 건 아니었어.”“...”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생각 없거든.”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두 남자는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로 눈을 맞추고는 동시에 움직였다.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습하듯 덮쳐왔다.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은 예천우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는 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거 제대로 먹히는 거 아냐? 이대로면 한 방에 끝낼 수 있을지도?’그러나 곧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 나가 버렸다.그들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나뒹군 뒤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그러자 가슴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분명 상대에게 닿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된 걸 보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기분이었다.그들을 가볍게 처리한 예천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음...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지체해도 되겠군.’어차피 경찰서에 너무 일찍 가도 사람도 없을 테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자식, 당장 멈춰!”돌아보니 김희자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예천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기세였다.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남자한테 어떻게든 원한을 갚아주고 싶다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유롭게 차에 기대어 임완유에게 조용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김희자를 향해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