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는 임완유의 눈빛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나한테 반한 거야?"임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꿈도 야무지네!"목소리가 낮아 멀리서 듣지 못했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하문은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이 사랑 싸움을 한다고 여겼다.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 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소정도 이 장면을 눈치챘다.그녀는 이 장면을 보고 마음이 더욱 괴로워졌다.예천우가 자신을 마음에 두지 않는 게 믿기지 않았다.'내가 임완유보다 부족한 게 있어?''너무 의기양양하지 마.''반드시 임완유와 헤어질 거야.'옆에 있던 려성한은 여전히 평온했다,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말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가능해?''급하지 말자,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어.''절대 숨길 수 없을 거야.'소문하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됐어!''이 단계까지 왔으니 아무 문제도 없을 거야.'하지만 소씨 가문의 둘째 지위가 언제 올라갈 수 있을지는 예천우에게 달려 있다.확실히 급하면 안 되는 문제다. 예천우가 나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그는 이번에 정말 잘못했다.소문휘를 대적하는 것은 예천우에게 일도 아니었다.왕 비서가 큰소리로 말했다. "시장님은 임유그룹을 대표해 여러분께 보장했습니다. 안심하세요."그들의 흥분이 단번에 가라앉았다.임완유가 즉시 말했다. "저희 그룹의 성의를 믿어주시겠어요?""믿겠습니다!"사람들이 대답했다."모든 피해자들은 기다려주세요. 제가 직접 여러분의 피해 상황을 정리할 것입니다." 임완유가 미소를 지었다.사람들은 검은 반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바로 이때 어떤 기자가 물었다. "대표님, 왜 피해자만 남겨두세요? 저희는 어쩌고요?""물러가세요. 황 시장님이 보장했으니 우린 반드시 잘 해결할 겁니다." 임완유가 말했다."시장님께서 보장하셨습니다. 대기업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을
예천우가 말했다."예, 저희도 그럼 안심하겠습니다."기자가 물러섰고 더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곳에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남았다.그러나 피해자의 친척이라는 명분으로 빌붙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예천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들을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임완유가 말했다. "저희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에게 끼친 큰 피해는 회사가 반드시 상응하는 보상을 할 겁니다.""하지만 급선무는 얼굴의 흑반을 제거하는 겁니다. 흑반을 제거할 수 있도록 먼저 신분을 등록한 뒤 보상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사람들이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몇 사람은 한데 모여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과연, 얼마 안 지나 어떤 남자가 나섰다. "회사가 사람들에게 끼친 정신적 피해와 신체적 피해가 막대한 것 같으니 먼저 배상금에 대해 얘기를 나누시죠."임완유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들이 무엇을 바라고 이러는지 간파했다.예천우가 담담하게 대응했다. "배상은 하겠습니다. 우선 치료부터 하시죠." "배상금액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때가서 협상을 하시죠. 그떄가서 고소를 해도 됩니다.""그러나 만족스럽지 않은 가격 때문에 평생 얼굴을 잃고 살순 없잖아요."남자에게 말했다. "물론, 그쪽은 피해자분 남편이겠죠?""어떤 분들 눈에는 돈이 가장 중요할 수 있어요. 내 아내의 얼굴보다 , 여자로서 삶보다."이 말에 사람들 안색이 변했다.특히 가장 먼저 얘기를 꺼냈던 남자가 황급히 물었다. "방금 그 얘기 무슨 뜻이죠?""제 뜻은 흑반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내에 빠르게 치료해야 합니다. 시간을 끌면 치료가 번거로워지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아까는 분명 제거할 수 있다고 장담했잖아요.""가능했으나 이렇게 시간을 끌면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치료를 원하는 사람은 등록을 하세요. 순서에 따라 진행하겠습니다.""명심하세요, 얼굴은 본인의 것입니다. 결정도 본인이 하셔야
임완유는 얼른 시작하라고 분부했다.번거로운 일은 예천우가 맡아서 잘하니 다른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회사 지도자들도 전에 없던 숭배와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감개무량한 마음이 들었다.사람들은 오늘날의 모든 것이 그녀가 기획한 일인 줄 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천우의 계획이다.예천우처럼 평범한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이런 공로가 필요했다.그러나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공로를 그녀에게 돌렸다.그녀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이런 남자를 그녀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두 사람이 아무리 지위 차이가 나더라도,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절대 물러서면 안 된다.이번 일로 예천우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그녀는 마침내 예천우의 능력과 잠재력을 발견했다.평소 놀기만 하던 사람이 자신을 위해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뒷배가 없고 권력도 없지만 그는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이용했다.예천우는 옷을 갈아입었다. 뚱뚱해보이기 입은 뒤 가면을 썼다.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야 나중에 번거로운 일을 면할 수 있었다.도와주러 들어간 연구원도 눈앞에 있는 가면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연구원은 화장품 연구개발팀의 여 제자였다.아름다운 얼굴에 능력이 좋았다.예천우의 등장에 그녀는 살짝 놀랐다.다른 사람에게 들키기 싫어서 이런 차림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어쩌면 치료할 수 없어서 자기를 숨기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 만약 이게 사실이면 절대 안 된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그녀만 곤란해진다.그녀에게 가져오라고 한 연고가 흑반에 효과가 없는 것이면 큰일이다.그러나 뒷감당은 회사가 하니 상관없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도울 게 있을까요?""이따가 알게 됩니다."예천우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무리도 들어온 사람들에게 앉으라고 자리를 권한 뒤 주의사항을 알렸다.예천우는 자신이 예민하게 굴수록 그를 신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예천우는 은침으로 혈
"예!"연구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평범한 고약이다, 위에 기재된 약재가 이례저적인 것도 아니다. 정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오히려 은침이 혈을 찔렀을 때 더 효과가 있었다.치료를 받은 여자의 얼굴이 뜨거워졌다가 다시 원상 복구했다. "다음에 뭘 하면 돼요?""천천히 기다리면 돼요. 8시간 동안 붙였다가 빼야 해요.""그러고는요?""그럼 좋아져요." 예천우가 말했다."그럼 좋아져요?""그렇게 간단해요?"여자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집안도 돈이 많았다. 전에 많은 친구들을 찾아 알아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어떤 의사들은 치료가 불가하다고 선고까지 내렸다.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줄 몰랐다.예천우가 이렇게 말하자 여자가 매우 기뻐했다. "정말이면 다행이네요. 고마워요.""아니에요, 내가 여기 온 건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예요." 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기로 온 거예요?""회사 사람이 아니에요?" 여자가 궁금증 어린 얼굴로 물었다."다음 분 오세요."예천우는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곧이어 다른 팀이 들어왔다. 1분만에 해결하고 고약을 바르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단기간 아네 예천우는 체력을 많이 소모했다.그렇게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예천우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는 진기가 풍부했지만 단기간에 진기를 소모하면 체력을 버틸 수 없었다.특히 어떤 상황들은 실제보다 심각했다. 예천우가 소모한 엄청난 공력 때문에 그는 버티기 어려웠다."몇 명이나 남았어요?"예천우가 버티기 어려웠는지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었다."다섯 팀이요."그녀가 예천우가 버거워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 "우선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떨까요?""아니에요, 치료가 끝나면 다시 얘기해요."예천우는 공법을 이용해 자신을 안정시킨 뒤, 치료를 계속했다. 그렇게 마지막 한 팀까지 치료를 끝냈다. 그의 진기는 완전히 고갈되었다.진기가 고갈되자 예천우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연구원이 서둘러 예천우에게
예천우는 문을 잠그고 앉아 즉시 황제심경을 빠르게 작동시키고 끊임없이 진기를 흡수하고 전환시킨 다음 여러 번 온몸을 흐르도록 했다.진기가 끊임없이 변화함에 따라 그의 몸은 점점 더 강해졌고 더욱 편안함을 느꼈으며 얼굴은 더욱 매력을 느꼈다.황제심경!그는 마침내 제 9층을 돌파했다.황제심경은 용문각에 보관되어 있었다. 천 년 동안 아무도 수련에 성공하지 못했다. 소문으로는 옛날 제왕이 공법을 수련하여 절정에 이르렀다고 한다. 수련을 마치면 많은 여자들을 한꺼번에 다스릴 수 있었다. 예천우는 그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눈에는 임완유만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신기한 공법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힘은 누구나 갈망하는 것이었다.그가 천부적인 재능으로 황제심경을 수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를 용문 소주로 만들고 용문 문주 자리에 앉혔다.이때 예천우가 오른손을 쥐자 무서운 힘이 손에 뭉쳐져 있는 것을 느꼈고 그의 위엄이 더욱 뚜렷해졌다.만약 누군가가 보았다면 반드시 놀랄 것이었다. 그 위압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예천우 체내의 수라심법도 꿈틀대며 난폭해지기 시작했다.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안정을 되찾았고 황제심경과 서로 보완하여 어떠한 갈등도 없었다.수라 심경이라 함은 수라전 전하만이 수련할 수 있는 절세공법이었고 마도공법에 속했다.예천우가 수라전을 계승하고 마도를 함께 닦고 심지어 두 가지 공법까지 높은 수준으로 수련했다는 것을 용문 문주조차 몰랐다.그래서인지 진기는 계속 돌고 돌아서 결국 온몸 곳곳에 녹아들었다.단지 30분 남짓 만에 예천우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마음속으로 더없이 흥분했다.황제심경을 뚫고 9층에 들어갈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경지를 이렇게 쉽게 뚫을 줄은 정말 몰랐다.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질투가 나서 미칠 지도 모른다. 종사 후기부터 종사의 절정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비록 작은 경지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종사가 하지 못했던 걸 그가 이렇게
지금은 사람 없으니 잠깐 예천우를 불렀다."괜찮아!"그는 즉시 방문을 열고 말했다. 상태가 좋다는 듯 웃음까지 지었다.임완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웃는 걸 보니 치료가 다 된 것 같네”"그건 이틀만 지나면 알 수 있을 거야.”"이틀 더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너 할 수 있는 거 맞아?"그녀는 어이가 없는 듯 말했다. 이번엔 시장까지 끌어들여서 담보했으니 농담은 할 수 없었다."걱정 마, 괜찮아."예천우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너 진짜 나빠!”그녀는 수줍어하다가 말했다."이번에는 시장 사람이 보증해 준 덕분인데, 어떻게 부른 거야?”"그가 꼭 와서 힘을 보태야 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줘야지."예천우가 사실대로 말했다.당시 황호건이 상황을 묻고 그와 힘을 보태려고 했던 것은 현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누가 그걸 믿어? 솔직히 말해. 채 의원이 도와준 거 아니야?"임완유가 물었다."어, 이거 다 들켰네."그는 마지못해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 채 의원이 시장을 찾아줄 수는 있지만 소문휘를 막아줄 수는 없어. 이번에는 소문휘에게 미움을 단단히 샀잖아.”임완유는 살짝 원망의 말투로 말했다. 려성한을 상대할 거면 려성한만 상대해야지 소문휘를 끌어들이다니. 일이 번거롭게 됐다."소문휘?""미움을 샀으면 미움을 샀지."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그 사람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 천해 시 4대 가문 중 한 가문의 큰 도련님아잖아.”"양씨 집안 같은 강한 가문 말고 누가 그들을 제압할 수 있겠어?”"양씨 가문이 당신을 지켜준다고 해도 널 위해 소씨 가문과 맞서지는 않을 거야.”"그래? 소씨 집안이 그렇게 대단해?"예천우가 놀랐다."이번에는 소문휘에게 완전히 미움을 샀어. 하지만 당신의 손에는 신기한 처방이 하나 있어서 다행이야. 만약 당신이 말한 효과가 나타난다면 이것을 빌리면 돼. 그러면 아마 그렇게 많은 것을 따지지 않을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또 무슨 내막이라도 있어?"임완유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최근에 예천우에 대해 너무 많은 내막을 들었다. 그가 어디서 왔는지에 관한 내막을 말이다. 게다가 그 내막은 정확했다."물론 있지!""려성한과 소문휘가 배후에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고 관련 증거와 증인을 빨리 찾아낸 것도 한 사람의 도움 덕분이야.""누군데?""소문하!""소문하가 누군데?""잠깐, 설마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도박에만 능통하다는 둘째 도련님을 말하는 거야?"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얼떨떨했다."아, 소문하가 이렇게 평판이 나빴어?""당연하지."임완유는 눈을 흘기더니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정말 소문하를 안다고? 게다가 당신을 도와주기까지 했다고?""응!""그가 소문휘를 조사하던 중 이 사실을 발견하고 알려줬어.""그렇구나, 그가 왜 당신을 돕는지 알 것 같아. 소문휘를 잘 지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지. 근데,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소문휘가 알게 되면 혼날까 봐 두렵지 않대?""소문휘는 아주 대담해, 상상도 못 할 정도로."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둘째 도련님은 겉보기와 아주 달라. 그렇게 단순한 놈이 아니야."이 말을 들은 임완유는 잠시 멍해졌다."방금 한 말이 사실이야? 소문휘를 대체할 방법이 정말 있다고?""물론 사실이지!""그래서 소문휘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어쩌면 내일 끝장날지도 몰라."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혀 믿지 않았다.바로 그때 하문이 다가와서 말했다."임 대표님, 그 몇 명은 좀 까다로워서 한 사람당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지금은 낫지만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혔다고 합니다. 만약 승낙하지 않으면 일을 더 크게 벌일 것입니다.""4000만원이라니, 그야말로 사기야."임완유는 화가 난 듯했다. 통계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증상이 덜하지만 100명 이상이 해로운 화장품을 발랐다.그
"모두 회의실에 있습니다.”하문이 듣자마자 얼른 대답했다.그녀는 예천우를 대해서는 임완유보다 더 존경했다. 임완유랑은 너무 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자 예천우의 일처리 방식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 한 통을 걸고 나가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이 상황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약간의 준비를 했었다.예천우가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임완유가 물었다."누구랑 통화했고 누구 데리고 올라오는데?”"친구, 데리고 온 건 방금 밖에서 널 다치게 한 사람들.”"뭐?""왜 건드려, 쟤네를!”그러자 그녀는 다급해진 듯 말했다."이미 지나간 일이니 신경 쓰지 마.”"안돼. 당신을 무례하게 대했으니 대가를 치러야 해.”"그, 그럴 필요 없어. 나는 지금 아주 괜찮아. 당신이 이렇게 그들을 잡아 와서 그들이 나가기를 기다리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날지 몰라.”임완유는 너무 급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일이 겨우 수습되려 하는데 다시 재발시킨다고?"안 돼. 네가 괜찮다고 해도 내가 안 돼. 누가 감히 널 괴롭히래.”하문이 여기 있기 때문에 예천우는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너!""지금 중요한 건 우리를 공갈하는 몇 사람을 처리하는 거야.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 임완유은 이걸로 그의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같이 처리하면 돼.”이렇게 말하고 그는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그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가슴은 뭉클했다. 항상 감동을 주는 일을 하지만 너무 충동적인 것이 단점이었다."대표님, 어쩌면 예 팀장님에게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하문이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건들건들해 보이지만 모든 것은 그의 손에 달려 있는 것 같았다."천우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 넌 천우의 상황을 몰라서 그래."임완유는 정말 화가 난 듯 씩씩거렸다."정말요? 그런데 왜 대표님은 그를 그렇게 좋아하죠?"하문이 궁금하다는 듯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