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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Author: 종이워치
“그러면 시작하자!”

정우찬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지경까지 왔으니 더 이상 걱정할 것도 없었다. 어쩌면 상대는 그냥 겁주는 것일 수도 있고 게다가 자신은 진법의 힘을 쥐고 있다. ‘누구도 내 상대가 되지 못할 거야.’

그가 말을 마치자 그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지듯 이동했고 마치 유령처럼 중간 지점에 나타났다.

예천우도 몸을 살짝 움직이며 거의 순간적으로 정우찬의 맞은편에 섰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기세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고 강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예천우는 기세를 완전히 가라앉힌 채 마치 고요한 호수처럼 초강력한 절세 고수가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정우찬은 더 이상 방심할 수 없었다. 그의 눈빛이 조금 가라앉고 차갑게 말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여 전주, 준비되었나?”

“덤벼봐.”

예천우는 여유롭게 대답했다.

정우찬은 그가 자신을 이렇게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화가 나서 발끝을 땅에 찍어 밟으며 몸을 날리듯 앞으로 돌진했다. 그의 몸을 움직이자 엄청난 기세가 밀려 나왔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압도적인 기운이 퍼져 나가며 주변 공기를 압박했다.

‘드디어 시작되었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싸움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눈을 떼지 않았고 예천우가 진정으로 종사 후급인지 아니면 다른 강자인지 곧 밝혀질 것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바로 지금까지 예천우는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저 태산처럼 차분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저렇게 자신감 넘치게 보인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비록 정우찬이 지금 내지른 한 손의 공격이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종사 후급의 수준에서는 결코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그런데도 예천우는 그 공격을 교묘하게 받아쳤다.

정우찬은 사실 여러 가지 기술을 바꾸려 했지만 예천우는 그 어떤 변화에도 능숙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그것만 봐도 예천우는 정말 대단한 상대라는 것을 느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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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255화

    비록 단 한 번의 공격이었지만 사람들은 예천우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화간종의 원현주 등은 예천우의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고 또 은근히 부끄러움을 느꼈다.처음에 그들은 예천우를 계속 무시했고 심지어 예천우가 젊고 무지하다고 여러 번 느꼈다.비록 정우찬과의 싸움을 앞두고 상황이 좀 변했지만 그들은 내심으로는 여전히 찜찜했다. 말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더욱 예천우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지금 예천우의 우아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원현주와 원성희 자매의 두 눈에는 애틋한 감정이 묻어났다.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는 절세의 강자는 정말 보기만 해도 안심되고 사랑스러웠다.다만 아쉬운 건 생김새가 좀 부족해 보였다.그렇지 않으면 정말 모든 여자가 예천우에게 반하게 될 것이고 심지어 원씨 자매들도 그중 두 명일 것이다.임우빈은 눈이 더욱 휘둥그레졌고 그는 마침내 왜 전주가 자기보고 손을 쓰지 말라고 하면서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전주님의 실력은 이 정도로 무서웠네.’뒤에 있던 수라전의 두 천왕은 더욱 멍한 표정이었다. 전주님이 이렇게 강한 실력일 줄은 그들도 미처 몰랐고 심지어 그들은 전주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몰랐다.임우빈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다만 예천우가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고 눈앞의 사람이 바로 수라전의 전주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사람들은 모두 예천우의 무서운 실력 때문에 깜짝 놀랐으나 정우찬은 별로 크게 놀라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모든 걸 예상하였던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가장 중요한 건, 정우찬은 최종 승자는 여전히 자신이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에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여 전주, 자네 실력은 확실히 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해. 하지만 오늘 이곳의 승자는 여전히 나뿐이지.”정우찬은 사실 정우환보다 더욱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워낙 예천우가 무서운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정말 그의 생각이 전

  • 용왕 귀환   제1256화

    “이렇게 되면 여 전주님이 위험해질 거야!”이 말이 떨어지자 주변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그렇게 된 거였어?’‘왜 정우찬은 이렇게 강력한 거지?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너무 강해. 정말 너무 강해.”그때 독박쥐가 흥분하며 말했다.“종주님의 실력은 아까 전성기였던 양박군보다 더 강해 보이는데... 종주님은 역시 종주님이야!”귀왕종과 수라전 사람들은 충격에 빠지면서도 엄청나게 흥분했다.‘설령 수라전의 여 전주가 실력을 숨겼다고 해도 그들 절세의 종주를 만나면 결국 죽음밖에 남지 않겠지.’이때 대사자는 급하게 소리쳤다.“여 전주님, 정우찬이 속임수를 쓰고 있어요. 마도 대진을 써서 자신의 힘을 증폭시키고 있어요. 싸우지 마세요!”이 말이 나오자 귀왕종과 수라전의 사람들은 비로소 정우찬의 힘이 왜 이렇게 갑자기 강해졌는지 알게 되었다.“상관없어요! 그게 더 재미있는 거죠. 아니면 너무 재미없잖아요.”예천우는 여유롭게 말했다.사실 예천우는 이미 처음에 정우찬이 마도 대진을 운용하기 시작했을 때 그 변화의 징후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렸었다.하지만 그건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것쯤은 신경 쓰지 않았다.오히려 새로운 것을 관찰하며 그게 자신한테 무슨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의 말투는 매우 여유로워 보였지만 모두는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역시 양박군의 주인답네. 말하는 방식이 양박군과 똑같아. 아니, 아마 양박군도 그 주인에게 배운 걸 거야.’선우서림은 대사자의 말을 듣고 정우찬의 반응을 보며 깜짝 놀랐다.그녀는 여 전주님이 바로 예천우임을 알았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심지어 예천우에게 위험이 닥치면 목숨을 내걸고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사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미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몰랐다.그렇다면 그녀는 눈빛을 반짝이며 예천우의 활약을 기대했을 것이다.대사자는 예천우의 대답에 당황했다. 여 전주는 이 증폭 효과를 몰랐을 거라고

  • 용왕 귀환   제1257화

    “하하...”이 순간, 정우찬은 더 이상 자신의 흥분을 참을 수 없었다. 이번에 마살의 힘을 흡수한 결과가 예상외로 너무나도 강했고 완벽 그 자체였다.물론 이 모든 것은 예천우가 계속해서 거기서 기다려주고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아서 자신이 마음껏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우찬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여 전주가 방금 이렇게 협조해 준 덕분에 이렇게 강해졌어. 이따가 시원하게 죽여줄게!”이 순간, 그의 살기가 미친 듯이 드러났다.양박군 하나를 처리하고 또 여 전주가 등장하니 하나같이 너무나도 무섭고 두려운 존재들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아직 젊다는 점이 핵심이었다.시간이 지나면 이 두 사람은 아마도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설령 절정종의 어르신이라 해도 이들과 맞서기 힘들 것이다.그들의 나이와 재능이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정말로 살의 마음을 먹었다.“날 죽이겠다고?”예천우가 놀라며 말했다.“그냥 힘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이렇게 쉽게 부풀어 오르냐?”정우찬은 정신을 차리고 예천우가 갑자기 전투장에서 벗어나서 자신과 싸우지 않을까 걱정되었는지 바로 대답했다.“그렇다고 해서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전투장에서 죽음은 하늘이 정한 것이야.”결국 예천우가 도망가면, 자신은 쫓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특히 상대에게 절세의 강력한 부하인 양박군이 있다는 점에서 양박군에게 먼저 자신을 막게 할 수도 있었다.“좋아, 네가 죽고 싶다면 내가 그 소원을 이뤄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허풍 떨지 마!”정우찬은 크게 웃으며 거의 자리에서 사라지듯 빠르게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예천우 앞에 나타났고 그의 몸에서 마기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며 그 기운은 무시무시하게 날카로워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그의 손끝에서 발휘되는 공격은 수많은 변화로 예천우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퍼졌다.그 순간 정우찬은 기세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예천우는 정우찬의 속도와 힘이 아무리 빠르고 강력하고 변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담담

  • 용왕 귀환   제1258화

    이 말이 나오자 대사자는 완전히 멍해졌다.왜 선우서림은 여 전주님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그렇게 걱정하는 것일까?특히 그녀가 긴장해서 옷자락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 걱정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왜 종주는 여 전주에게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확신하는 걸까?혹시?갑자기 대사자의 머릿속에 황당한 생각이 떠올랐다.여전주는 바로 그들 작은 종주님인 예천우라는 것이다.‘여... 예... 천우! 그래 맞아. 분명 그럴 거야.’비록 얼굴은 달라 보이지만 대사자는 세상을 많이 봐서 얼굴을 변형하는 이형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체격까지 달라졌다면?‘어쩌면 작은 종주님께 특별한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이 생각을 하자 대사자는 굉장히 흥분했다. 작은 종주님의 실력이 이렇게 무섭다니!이번에 청룡과의 전투에서는 겨우 이겼지만 지금은 확실히 훨씬 강해졌다.하지만 그는 또 걱정되었다. 왜냐하면 정우찬의 실력은 원래 청룡과 비슷했는데 이번에 그렇게 엄청난 힘의 증폭을 받았다.청룡 전설의 전신이라고 해도 아마 이제는 정우찬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작은 종주님은 정말로 정우찬을 이길 수 있을까?원현주와 원성희는 두 사람의 실력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단지 남궁은서의 반응에 집중하며 귀를 기울였다. 방금 그들의 대화가 그녀들에게 들려왔다.그녀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남궁은서가 여 전주에 대해 이렇게 확신을 가지는지 그리고 왜 선우서림이 여 전주가 위험에 처할까 봐 그렇게 걱정하는지.쿵!또 한 번 엄청난 충격이 일어나며 두 사람의 몸은 그림자처럼 분리되어 잠시 후 땅에 떨어졌다.그때 그들 주변의 전투장은 이미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조금 전 정우찬이 목숨을 걸고 한 공격에서도 전투장이 약간 손상된 정도였는데 지금 두 사람은 힘을 쓰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큰 파괴를 일으켰다.만약 진법의 보호가 없다면 아마 이 공간은 이미 완전히 붕괴하였을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잠시 멈추자 사람들은 비로소 두 사람의 모습

  • 용왕 귀환   제1259화

    대사자가 급하게 큰 소리로 외쳤다.“중요한 소식이에요! 정우찬은 여전히 진법을 통해 자신의 힘을 미친 듯이 증가시키고 있어요.”정우찬의 눈빛은 점점 더 사악해지고 얼굴은 일그러지며 심지어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가 능력을 초과해 흡수하며 강화되고 있다는 게 확실했다.정우찬 역시 이 신비로운 여 전주에 의해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예천우는 대사자의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여 전주님, 정우찬을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원현주는 그가 너무 걱정되어서 큰 소리로 외쳤다.“서두르지 마세요.”예천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그냥 더 강화되게 놔두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정우찬은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이죠.”주위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결코 만족하지 못할 거라니? 더 강화되는 걸 두고 보기만 하라는 말인가? 정말 그렇게 자신이 있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한숨을 쉬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선우서림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때때로 남궁은서의 얼굴을 살펴보며 그녀가 누구보다 예천우의 안전을 더 신경 쓴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남궁은서가 아무 걱정 없이 담담한 모습을 보자 선우서림은 조금이나마 안도감을 느꼈다.임우빈은 씁쓸하게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전주님, 제발 이런 모습은 좀 그만 보여줘요? 마음이 불안해 죽겠다고요...”귀왕종 사람들은 처음엔 여 전주를 얕보았으나 점차 충격과 걱정이 커져만 갔다. 지금은 그들조차 점점 더 두려움을 느꼈다.이 여 전주는 마치 깊은 바닷속 물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정우찬은 이제 더 이상 주위의 소리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그의 몸은 부풀어 오르며 거대한 어둠의 기운에 휩싸였다.그리고 예천우는 그에게조차도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정우찬, 이제 그만해. 더 흡수하면 네 몸이 터져버릴 거야.”주위 사람들은 다시 한번 아무 말도 할 수

  • 용왕 귀환   제1260화

    그러자 대사자은 얼굴이 급변했다.“마도 최고의 무공인 천마삼식! 어떻게... 정우찬은 어떻게 천마삼식을 사용할 수 있어!”모두가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비록 그들이 이 기술이 무엇이 두려운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대사자가 그렇게 놀라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기술인지 알 수 있었다.게다가 대사자가 말하지 않아도 지금 그들이 겪고 있는 압박감만으로도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들은 그저 옆에서 간접적으로 그 여파를 겪고 있을 뿐이고 여 전주는 정면으로 맞서고 있었다. 그가 겪고 있는 압박감은 과연 얼마나 끔찍할까.오늘 일어난 모든 일은 그들의 상상을 몇 번이고 넘어서고 있었다.바로 그때, 정우찬이 마침내 지금까지의 전투 중 가장 강력한 공격을 내지르며 외쳤다. “죽어!”그의 말이 끝나자 끊을 듯한 폭풍 마기를 실은 거대한 마손이 마치 공간을 찢어버리려는 듯 강력하게 돌진해 왔다.이렇게 두려운 거대한 손 앞에서 앞에 있는 예천우는 마치 바닷속의 작은 배처럼 거인의 눈에 비친 아주 미미한 인간처럼 보였다.언제든지 거센 폭풍에 파괴될 것 같았다.“조심해!”선우서림이 급하게 소리쳤다. 그녀는 너무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신의 실력으로 이 무시무시한 압박감을 견디는 것도 힘든데 도와줄 방법은 전혀 없었다.그 순간 그녀는 몸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남궁은서의 눈에도 놀라움이 떠올랐다. 정우찬의 강력함은 정말 예상 이상이었다.만약 예천우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오늘 그들은 정말로 패배했을 것이다.양박군이라는 끔찍한 괴물 같은 존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대사자는 놀라움 속에서 시선을 종주에게 돌렸다. 종주의 변해버린 얼굴을 보고 대사자의 표정도 더욱 어두워졌다. 이는 종주도 확신이 없다는 뜻이었다.‘그럼, 그 작은 종주가 위험에 처한 건가?’화간종의 원현주 등도 남궁은서의 변한 얼굴을 보고 바로 걱정이 밀려왔다.그들은 남궁은서가 정우찬의 힘을 예상치 못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

  • 용왕 귀환   제1261화

    쿵! 쿵!폭발음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강렬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마치 광폭한 파도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듯 거칠게 몰아쳤다.강대한 힘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공간이 찢겨 나가듯 균열이 생겼고 그 틈새가 언제라도 사람을 삼켜버릴 것처럼 아득한 공포를 자아냈다.싸움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창백해졌다.“뒤로 물러나!”남궁은서의 날카로운 외침이 터졌고 곧바로 그녀는 주변 사람들을 이끌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화간종의 원현주를 비롯한 무인들도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고 단순한 충격 여파조차도 엄청났다.뼛속까지 스며드는 위협감과 마치 생명의 끝이 코앞에 닥쳐온 듯한 압박감에 그들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후퇴했다.임우빈 역시 얼굴이 굳어졌다.그는 두 명의 제자를 붙잡아 급히 물러서려 했으나 그보다 빠르게 양박군이 손을 휘둘러 두 사람을 단숨에 안전한 곳으로 날려 보냈다.‘괜히 데리고 왔어!’임우빈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한편, 정우찬을 따르는 절정 고수들 역시 발 빠르게 몸을 피했다.하지만 종사급 이상의 무인들만이 무사했을 뿐 나머지 고수들은 한순간에 전멸했다.수십 명의 무인들은 공중에서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졌고 바닥에 내팽개쳐지며 생명의 불씨가 꺼져버렸다.그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이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하지만 무엇보다도 두려운 건...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승패를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격전이 펼쳐진 중심부는 마치 혼돈의 소용돌이에 삼켜진 듯한 형상이었기 때문이다.정말로 공간이 부르르 떨리고 균열이 점점 깊어지는 압도적인 위력이었다.그 순간.콰르릉!견고하던 전투장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거대한 암석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가고 뿌연 먼지가 거세게 피어올랐다.심지어 성종의 본부 전체가 흔들렸다.궁전이 무너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대지가 요동쳤다.만약 진법이 그 충격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이곳은 이미 폐허가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강대한 진법조차 이 폭발적

  • 용왕 귀환   제1262화

    남궁은서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꼭 쥐었다.‘내 아들이 이렇게 강할 줄이야...’이것이 육지 신선의 경지라는 것인가.그 강대함은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화간종의 원현주와 원성희 자매는 넋이 나간 채 예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들의 눈빛에는 순전한 경외감과 동경이 가득했다.한 번도 본 적 없는 이토록 우아하면서도 절대적인 강함을 지닌 남자인 것 같았다.비록 얼굴이 평범하고 체격도 특별히 뛰어나진 않지만 그는 그 자체로 압도적인 존재였다.그가 존재하는 공간 자체가 신비롭고 고결하며 경이로웠다.그들이 어찌 이런 남자를 우러러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그들은 지금껏 누구도 자신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정우찬조차도 그녀들의 눈에 차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이 남자는 달랐고 그녀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그 옆에서 월령 역시 감탄에 빠져 있었다.‘이게 진정한 남자지. 예전에는 용문의 용왕 같은 남자에게 감탄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 자식은 단순한 무례한 건달에 불과했어. 진정한 남자는 이렇게 우아해야 하고 강해야 하고 초연해야 하지. 나도 나중에 결혼한다면... 이런 남자와 해야겠어.’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그리고 선우서림의 시선은 누구보다도 강렬했다.‘이게 바로 내가 섬기는 진짜 주인님이지. 줄곧 모시고 싶은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따를 사람. 정말 너무 완벽해.’그는 그녀의 믿음을 배신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반면, 패배를 맛본 절정종의 패자들은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다.그들은 이번에는 완전히 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심지어 어쩌면 애초에 이길 기회가 전혀 없었을 수도 있었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마침내 양박군 같은 고수가 이 남자를 보고 주인이라고 부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충분히 양박군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사람들은 바닥에 누워있는 처참한 정우찬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절망감이 가득했고 전혀 눈앞에 벌어진 이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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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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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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