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에서 예천우는 임완유의 좋지 않은 표정을 보고 그녀를 위로했다. “그냥 무시해. 그저 머리에 든 게 없는 팬들일 뿐이야.”“아니야. 팬들이 한 말이 나를 정말 화나게 했어.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거고 문제는 저 사람들도 쉽게 끝내지 않을 거야. 어쩌면 너한테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어.”임완유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고 양서은도 그 말을 듣고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맞아요. 저 사람들이 너무 미쳐있어요.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것 같아요.”“하하. 그럼 오히려 좋겠네요.”예천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그런 하찮은 사람들은 내가 처리할 방법이 있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이 상황을 같이 마주해야 할 때였다.양서은은 예천우를 잠시 보고는 고민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방금 누군가가 영상을 찍고 있는 걸 봤어요. 만약 일부러 그 장면만 잘라서 천우 씨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라면... 특히 천우 씨가 사람을 때린 장면을 공개하려는 거라면 어떻게 할 거예요?”예천우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궁금해하며 말했다.“서은 씨는 아시는 게 많군요?”“그게... 제가 이런 일은 처음 겪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당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다행히도 우리가 전체 영상을 확보해서 나름 잘 해결했어요.”양서은이 차분하게 답했다.“맞아요. 우리도 전체 영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해. 천우야, 빨리 호텔로 가서 영상이 있는지 확인하자.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영상이 사라질 수도 있어.”임완유가 다급하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이 정도 일에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엘리베이터에 들어갈 때 그는 이미 정보를 보내서 해커가 호텔의 시스템에 침입해 그 영상을 확보하도록 했다.게다가 그는 이미 자기 몸에 숨겨 놓은 카메라로 그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맞아요.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고 그냥 사람을 때리기만 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다쳤어요.”팬들은 하나같이 예천우를 비난했다.“누가 때렸는지 본 사람이 있으시면 나와주세요.”황 형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형사님, 아까 그 자식은 이미 갔어요. 하지만 아마 그 자식도 이 호텔에 묵고 있을 거예요. 우리가 아까 그 자식의 영상을 찍었어요.”박우형은 바로 그가 방금 찾은 영상을 꺼냈다.영상을 확인한 황 형사님은 예천우가 팬들을 때리고 그다음에는 박우형의 경호원까지 때리는 장면을 보았다. 어쨌든 영상을 보면 그가 난폭하고 이성 없이 폭력적인 사람으로 보였다.박우형이 예천우와 했던 역겨운 말들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오직 박우형이 팬들을 보호하는 내용만 명확하게 들렸다. 그래서 별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다.영상을 다 보고 난 황 형사는 증거를 복사해 달라고 요청한 후 바로 물었다.“왜 싸우게 된 거죠?”“주로 저 때문이에요.” 박우형이 나서며 말했다.“그 자식의 옆에 있던 여자는 제 팬이에요. 그 여자가 저를 너무 좋아해서 저랑 자려고 했어요. 물론 저는 당연히 거절했죠. 그런데 그때 그 자식이 화가 나서 사람들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어요!”황 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이 폭력적인 남자는 반드시 찾아서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게요.”“이렇게 명백한 사실인데 뭘 더 조사할 게 있나요? 바로 잡아들여서 감옥에 보내면 되죠.”박우형은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황 형사는 사실 박우형처럼 화장하고 여성처럼 보이는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말하는 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요. 저는 한쪽 말만 듣고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게다가 사건을 처리하려면 증거가 필요하죠.”“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 데요? 저는 형사님이 저 자식의 편을 들어서, 범인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보여요.”박우형은 화가 나서 예천우를 당장 감옥에 잡아넣고 싶었기에 크게 외쳤다.“여러분, 아까 그 자식이 우리를
황 형사가 문을 두드렸다.그러자 예천우가 문을 열었고 황 형사의 일행을 보았다.‘이미 왕 총독에게 전화를 해놓았는데... 아직 전달되지 않은 건가?’왕 총독은 남강시에서 가장 거물급 인물이었고 그의 능력으로는 하루 이틀은 충분히 시간을 끌 수 있을 것이다.“안녕하세요...”황 형사가 말을 시작하려는 찰나 그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고 보니 상사의 전화였다. 황 형사는 급히 전화를 받으며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이 먼저 말했다.“황 팀장, 호텔 사건은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 즉시 돌아와.”“아...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고 이번 사건은 박우형, 그야말로 반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중 하나가 연루된 일입니다. 박우형은 용국에서도 팬이 많아요.”“상관없어. 그저 네가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하면 돼. 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고 반드시 해결책을 줄 거라고 말해.”“네. 알겠습니다.”상사가 이렇게 말하니 황 형사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눈앞의 이 젊은이가 꽤 큰 인물이었던 것 같네. 그러니까 당연히 대놓고 사람을 때릴 수 있었던 거겠지.’비록 그도 박우형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의 팬들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폭력은 잘못된 일이었다. 상사의 말 때문에 그는 어쩔 수 없이 며칠 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그러나 황 형사는 고민 끝에 결국 상사의 명령을 어기고 예천우에게 물었다.“아까 왜 사람을 때리셨죠?”“맞을 짓을 했으니까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이유는요?”“조만간 알게 될 거예요.”예천우는 대수롭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태도는 뭐죠? 우리 경찰서로 가셔야 똑바로 말할 거예요?”한 형사가 옆에서 못 참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예천우의 태도가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황 형사는 급히 그를 막으며 말했다.“이 동료는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예천우 씨, 괘씸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일은 경찰서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입니다.”그
아직도 경찰서로 끌려가지 않은 걸 봐서는 예천우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사람인 것 같았다. 박우형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하지만 고작 그 정도 실력 가지고는 어림도 없지. 똑봐로 봐. 이게 박우형의 실력이라고.’그때 박우형의 옆에 있던 여자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우형 오빠, 방금 오빠가 그 자식을 그렇게 햡박했는데... 그 자식이 녹음한 거 아닐까요?”“무서워할 필요 없지. 녹음했다고 해도 누가 내가 직원을 보냈다고 증명할 수 있겠어? 그때 가서 이게 전부다 그 자식이 벌인 자작극이라고 잡아떼면 돼.”박우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우형 오빠는 정말 똑똑하시네요. 진짜 대단해요.”“그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둘도 이렇게 기꺼이 내 곁에 있을 리가 없잖아.”박우형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던 여자는 예천우가 예전에 때린 여자였다.“맞아요. 우형 오빠는 멋지고 우아하고 카리스마 넘쳐요. 우리는 오빠를 정말 사랑해요. 그래서 저는 오빠를 위해 본국 국적까지 신청하고 있어요.”“하하. 그럼 용국을 버려야겠네. 용국은 세계에서 가장 국적을 받기 어려운 나라니까. 일단 버리면 다시 기회는 없을 거야.”“그게 무슨 상관이죠? 저는 우형 오빠와 함께 고귀한 본국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좋아. 아주 좋아!”박우형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거절하다니. 단단히 혼내야겠어. 두고 보자고.”“맞아요. 그 여자가 다 뭐라고 감히 우형 오빠의 요구를 거절하다니... 정말 자기가 복 받은 줄도 모르고.”“그래요. 우형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팬 카페를 동원해서 저 자식들을 완전히 죽여버릴 거예요.”또 다른 한 여자가 말했다.“좋아. 잘했어. 오늘 오빠가 너희들에게 제대로 보상해 줄게.”박우형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두 여자한테 덮쳤다.그때 예천우는 문을 닫고 다시 돌아가서 스마트폰을 확인했다.역시 이 사람들은 그들의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말 미쳐 있는 모양이었다.짧은
댓글을 본 예천우의 눈에서 불이 튀었다. 그는 연속으로 몇 통의 전화를 걸었다. 하나는 박우형의 과거를 파헤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충분한 증거와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박우형에게 절망적인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박우형은 이 모든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오히려 기고만장한 표정을 지었다. 저녁을 먹을 때쯤 그는 예천우와 자신이 보낸 직원이 아직 나오지 않은 걸 알게 되었다.“이렇게 오래됐는데도 아무도 그 자식을 잡으러 가지 않았다니. 이놈이 그래도 꽤 실력이 있는 편이네.”그때 박우형에게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용은 임완유가 천상 그룹 분사의 신임 대표가 되었다는 것이었다.“아하. 그런 거였군. 그래서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던 거구나. 저런 신분인 여자일 줄이야.”하지만 박우형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인 사람이어서 천상 그룹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물론 높은 학력을 가지고 있어도 천상 그룹에 대해 알지 못할 수도 있었다.그저 하나의 회사 대표가 무슨 대수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아직 방법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강하게 협박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좋아. 그러면 또 다른 루머 하나 퍼뜨려. 임완유가 천상 그룹 대표이고 뒤에서 다른 자본가가 공식적으로 지켜주고 있다는 루머 말이야. 이런 범죄자들은 빨리 다 잡아 치워야 하는 거 아닌가?”박우형은 웃으며 지시를 내렸고 그의 명령에 따라 곧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임완유가 천상 그룹의 대표였고 자본가가 뒤에서 그녀를 돌봐주고 있고 심지어 정부가 임완유를 몰래 지지하고 있다는 루머가 쫙 퍼졌다. 그 외에도 이런 특혜를 받는 범죄자들을 전부 감옥에 가야 한다는 비난이 담긴 댓글들이 쏟아졌다.이 모든 논란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임완유의 평판이 떨어지자 천상 그룹의 주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단 하루 만에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각종 루머가 쏟아지며 여론은 더욱 뜨거워졌다.그저 한 기업의 대표라는 걸 퍼뜨
돈을 받고 움직이는 프로 악플러들의 활약은 대단했다.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임완유가 문을 열어 보니 사십 대 후반의 남자가 서 있었다.“안녕하세요. 혹시 임 대표님 맞으세요?”“네. 맞습니다. 누구시죠?” “저는 천상 그룹 남강 분사의 부대표 장희준입니다.”“아. 그렇군요. 들어오세요. 무슨 일이시죠?”“그, 그게...”장희준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임 대표님, 온라인에서 일어난 일 아시죠?”“알고 있습니다.”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었고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자신이 힘들다는 것 외에도 더 걱정되는 건 예천우가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것이었다.그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대중의 분노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한 번이라도 용국의 핵심적인 인물이 분노하게 되면 예천우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끝장날 것이다.결국 국가의 힘을 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렇다면 제가 바로 말씀드리죠. 저는 임 대표님의 결백을 믿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천상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큽니다.”장희준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뭐라고요? 제가 천상 그룹에 영향을 미쳤다고요?”임완유는 아직 그 사실을 몰랐기에 급히 물었다.‘이건 시어머니가 나에게 준 기회인데 아직 공식적으로 임명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장희준은 임완유가 당황해하는 표정을 보고 상황을 빠르게 설명했다. 사실 임완유의 새로운 신분 때문에 천상 그룹의 이미지가 훼손되었다는 것이었다.임완유는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바로 대처 방안을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임 대표님, 일단 공식적으로 하나의 성명을 발표하셔야 합니다. 대표님은 전혀 천상 그룹과 관계가 없으며 임명된 적도 없다는 것을 밝히면 자연히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장희준은 급히 덧붙였다.“하지만 이건 하나의 제안일 뿐이니 임 대표님께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임완유는 잠시 생각한 뒤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이 방법으로
예천우는 임완유의 이상한 기색을 알아차리고 급히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임완유는 예천우의 질문에 사실을 숨기지 않고 마지못해 말했다.“그 천상 그룹 대표 자리는 아마도… 아마도 내가 못 할 것 같아...”“왜?”예천우가 묻자 임완유는 사실대로 상황을 전했다.임완유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예천우는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분노를 터뜨렸다.“젠장!”다른 사람들은 몰랐어도 예천우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임완유가 걱정하는 건 어머니의 자산이 피해를 보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싫어하실까 봐 두려웠다.‘어쩐지 완유가 아직 대표 부임식에 참가하지도 않고 심지어 부임에 관해 아무런 정보도 흘리지 않았는데 인터넷에 갑자기 천상 그룹의 소식이 인터넷에서 나타나다니... 설마 아까 양서은이라는 비서일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결국 예천우는 부대표인 장희준이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다.‘대표 자리를 원한다고? 네가 바로 퇴직하고 평생 침대에 누워 있게 해줄게.”“천우야, 미안해. 내가 또 잘못한 걸까?”임완유는 예전에는 자기가 잘난 줄 알았다. 학창 시절에도, 임연 그룹의 대표가 된 후에도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이 며칠 사이에 그녀는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예천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어.” 예천우는 부드럽게 말하면서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자 남궁은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예천우는 먼저 장희준을 건드리지 말고 자기가 직접 나설 테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직접 처리해서 임완유의 위신을 높여주고 싶었다.예천우는 임완유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분사 하나쯤이야 사라지거나 망해도 괜찮지만 임완유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남궁은서는 전화를 끊고 바로 고위층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결과 고위층은 장희준에게 전화
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이 사람들 미쳤나? 용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항의하는 일은 정말 드문 일인데.’이번 일은 분명 용국의 고위층 사람들까지 화를 내게 할 것이다. 그러지 진실을 철저히 조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증거가 없다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이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들춰내야 했다.‘팬들의 이런 정신 나간 짓거리는 박우형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박우형을 완전히 망하게 만드는 거야. 박우형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이런 힘을 감당할 수는 없겠지.’실제로도 일이 그렇게 흘러갔다. 이번 사건은 빠르게 용국의 고위층 사람들에게 보고되었고 그들은 이 일을 듣고 벌컥 화를 내며 즉각 조사를 시작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진실이 무엇이든 책임자에게 반드시 처벌을 내리겠다는 뜻이었다.한편, 양서은의 말을 듣고 임완유는 급히 예천우에게 물었다.“천우야, 어쩌지? 아무래도 네가 먼저 피하는 게 좋겠어. 내가 대신 나가볼게.”임완유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험한 말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직접 주먹을 휘두른 건 예천우였고 그가 위험해질지 걱정되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가 해결할 거야.”그러자 양서은은 조바심이 나서 계속 말했다.“그래도 제발 한 번만 피하세요. 너무 많은 팬이 모여 있고 완전히 미친 사람들 같아요!”하지만 예천우는 냉정히 대꾸했다.“그들이 미쳤든 말든 그건 제가 알 바 아니죠. 이왕 죽을 각오를 한 거라면 제가 오늘 제대로 끝을 봐주겠어요.”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일이 이 정도로 커졌으면 이미 정부가 개입했을 것이 분명했고 지금 상황이면 충분히 모든 것이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한편, 박우형은 이 소식을 듣고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그 멍청한 자식인 주제에 내 상대가 되겠다고? 이번엔 어떻게 죽는지 두고 보자고.”옆에 있던 매니저가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우형 님, 여긴 용국이에요. 이런 대규모 시위는 드문 일이라 윗선에서 화내지 않을까요?”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유은수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어차피 아무리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일단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 생각이었다.유은수의 조급하고 합리적인 변명에 임완유는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엄마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헷갈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바로 말했다.“아줌마, 마지막으로 기회 드릴게요. 이 사건에 관해서 다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고 왜 완유를 해쳤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시면 바로 그 재료의 비법을 드릴게요.”“정말 내가 아니야. 천우야, 네가 날 오해하는 거야!”유은수는 억울하고 답답한 듯 말하며 말했다.“난 네가 나를 오해하는 걸 알아. 내가 예전에 했던 일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완유를 위해서 했던 거야. 완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이제 너도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 거 알아. 그리고 완유가 너와 함께라면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어? 내 딸한테 해를 끼칠 수 있겠냐고! 만약 정말 내가 한 짓이라면 지금 당장 이 일에 대해 맹세 할게. 지금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거짓이라면 난 천벌을...”“알겠어요.”예천우는 임완유를 보고 빠르게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맹세할 필요는 없어요!”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 ‘쳇. 너희들 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한다고? 어림도 없지. 난 얼마나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유은수는 곧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재료 비법을 얻는 게 더 중요하고 임완유라는 딸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천우가 자신을 싫어할지라도 어차피 자신에게 도와주지 않을 거니 일단 재료 비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예천우가 정말 자신이 해쳤다고 확신한다면 그가 재료 비법을 자신
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예천우는 좀 힘들겠지만 유은수는 임완유 정도는 손쉽게 속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사실은 루루 화장품이 최근에 판매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어. 그런데 그 원료 중 하나의 배합 비법이 예천우의 손에 있거든. 이 화장품은 정말 좋긴 해.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예전엔 문제없었어. 왜냐하면 너희가 회사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났잖아 그래서 일이 참 까다롭게 되었어. 혹시 예천우가 그 재료 비법을 회사에 넘겨줄 수 없을까?”유은수는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임연 그룹을 위해 임씨 가문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사과를 받을 줄 알았는데 유은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다른 얘기는 없어요?”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그게 무슨 말이지? 화제를 돌리려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유은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다른 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금 설마 그 재료 비법이 아까워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옆에 서 있던 예천우도 이 말을 듣고 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재료 비법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아줌마가 완유를 음해한 사건에 대해 먼저 설명해 줄 수 있어요?”유은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예천우가 옆에 있었던 거네.’임완유에게는 막대해도 괜찮았으나 예천우는 그나마 안 되었다. 그녀는 급히 말투를 고치며 말했다.“천우야,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내가 아까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나한테 화내지 말아라. 그런데 임완유를 음해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악성 루머를 만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야?”이 말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모두 놀랐다. 유은수는 인터넷에서 이미 진실이 공개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