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예천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그는 눈앞의 노인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노인은 이미 진정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옛 용왕 역시 기운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그 노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옛 용왕 역시 육지의 신선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그 당시 예정환은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옥패를 넘겼다. 하지만 용진성과 옛 용왕 같은 강력한 인물에게는 그 정체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 날 며칠의 연구 끝에 그들은 옥패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짜 옥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진짜 옥패를 찾아냈다. 진짜 옥패는 바로 진민의 손에 있었다.그들은 진짜 옥패를 얻은 후에 가짜 옥패를 다시 진민에게 돌려주었는데 심지어 진민조차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진짜 옥패를 손에 넣고도 그것의 비밀을 풀지 못한 그들은 난관에 봉착했다.옛 용왕과 용진성은 옥패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예정환의 아들, 즉 예천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옛 용왕은 예천우를 데려가 용문에서 보호하며 키웠고 그들은 오랜 시간 옥패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끝에 진짜 옥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예천우가 가져가길 기다렸다.그들의 계획대로 예천우는 진민에게서 옥패를 되찾았다. 이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실행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예천우의 행동은 그들의 감시 아래 있었다. 예천우가 몇몇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하들을 모은 것조차 그들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처음부터 옛 용왕의 손안에서 옥패의 비밀을 푸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 남궁은서에게 사부님의 말을 전하려 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들었어. 하지만 화내지
남궁은서는 예천우가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느꼈지만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알았어요.”예천우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사부님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고 용왕의 자리에까지 앉힌 이상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옥패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건가요? 아버지는 비밀을 풀었나요?”“글쎄. 네 아버지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옥패를 통해 체질을 정화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도움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건 네 아버지도 이해하지 못했어.”남궁은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옥패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예천우는 옥패를 꺼내 들었다. 겉모습은 너무나 평범했고 진기를 운행하거나 피를 떨어뜨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에이, 어쩌면 이 물건은 내 운명이 아니겠지.’그는 생각을 접었다.‘사부님이 정말 내가 이 옥패의 비밀을 풀어 내기를 원했을까? 말도 안 돼.’예천우가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유이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부, 지금 어디예요?”“왜 그래요?”예천우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언니가 사고가 났어요.”“뭐라고요?”예천우의 목소리는 즉시 싸늘해졌고 주변 공기가 몇 도나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안은 그 기운에 놀라 전화를 통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어요.”“지금 어디죠?”예천우는 누가 그녀를 괴롭혔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임완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유이안이 이렇게 전화를 걸 정도라면 그녀가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는 뜻이었다.‘혹시 임씨 가문 사람들인가?’생각해 보니 유은수가 계속해서 임씨 가문의 주식을 되찾으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것 때문이라면 임씨 가문을 정말 아예 없애버릴 테야.’“아직 임씨 저택에 있어요. 짐을 챙기고
이른 아침, 예천우가 잠에서 깼다.오른손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 자기도 모르게 계속 주무르고 있었다.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피부는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톡 터질 듯 탱탱하고 부드러웠다.“아.......”그의 손길에 임완유도 잠에서 깼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발가벗은 자신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며 예천우를 밀쳐냈다.그리고 한 손으로는 이불을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베개를 들고 세게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꺄아아악!! 이 변태 색마 새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그게, 여러 가지 자세로 다 한 것 같아!”“뻔뻔하기까지! 양아치냐?”임완유는 화가 났고 수치스러웠다.“말은 똑바로 해야지. 어제 네가 더 적극적이었어.”예천우가 억울한 듯 말했다.“헛소리 하지 마. 분명히....”임완유는 반박하려 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어젯밤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어젯밤에 거액의 빚을 받으려 하다가 누군가가 그녀에게 약을 탔고, 그녀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그녀를 호텔 방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그를 끌어당기고 그를 덮쳤다.“엉엉...”임완유는 몸에 이불을 돌돌 감은 채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가 서럽게 우는 모습에 예천우는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내가 책임질 수 있어.”“네가 책임진다고?”“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책임질 수 있어?”임완유가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아마 그럴 수 있을 거야. 나도 꽤 능력자거든. 많은 대단한 사람들도 날 보면 공손하게 변해.”“꺼져!”“꺼지라고!”임완유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신의 처음을 이런 허풍이나 부는 별 볼 일 없는 놈한테 뺏기게 되다니.그래도 그녀는 임유그룹의 대표인지라 아주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 한바탕 화를 낸 뒤, 바로 차분한 태도로 말했다.“어젯밤 일은 없었던 걸로 해. 네가 만약 밖에서 함부
“이건 용등 블랙카드입니다. 한도는 2000억이예요. 천해 시 용등상회소속 모든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그리고 처음 오셨으니, 아직 지낼 곳 없으시죠? 이것은 천궐1호 별장 출입문 카드에요. 부디 받아주십시오.”“이렇게 큰돈을, 무슨 일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예천우는 그 깊은 눈으로 모든 걸 꿰뚤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용왕님, 제 딸 양체은이 최근 반년 동안 온몸에 오한이 와서, 많은 명의를 찾아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양대복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별 일 아니네. 내가 내일 짬을 내서 해결해 줄게.”“정말요? 감사드립니다. 용왕님!”양대복이 흥분하며 말했다. 여러 방법을 수소문한 끝에도 마침내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셈이다.새로운 젊은 용왕이 자신이 고된 노력 끝에 찾아내지 못한, 신룡처럼 신비하고 의로운 의사였다니.정말 믿을 수 없었다. 전설의 의선이 이렇게 젊은 데다 용문용왕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의 대답에 양대복은 매우 기뻐했다.“용왕님, 무슨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십시오. 천해 시에 제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겁니다.”“어린 여자애 한 명 찾아 줘.”예천우는 양대복에게 대략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네, 제가 최선을 다해 찾아드리겠습니다!”“아, 참! 그리고 제가 오늘 저녁 많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 예정이니, 용왕님도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난 그런 자리는 싫어. 파티는 그만둬.”“하지만 이미 다 초대장을 보냈어요.”“취소해.”“알겠습니다.”“더 볼 일 없으면 나 먼저 내릴게. 그리고, 앞으로 용왕이라고 부르지 말고 예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돼.”예천우는 너무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네!”양대복은 예천우가 조용히 있기를 원한다는 뜻을 알아듣고 즉시 공손히 알겠다고 했다.비록 짧은 시간의 교류였지만, 그가 상위에 오른 이후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긴장감과 압박감을 준 적이 없었다.예천우는 차에서 내린
“천우야, 노신의의 전화를 받은 뒤, 줄곧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헌데 문 앞에서 뭐 하는 거냐?”임 씨 어르신은 그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입구로 나온 것이다.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웃으며 외쳤다.“할아버지!”“둘이 아는 사이야?” 임 씨 할아버지는 옆에 서 있는 손녀를 쳐다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임완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낮에 만난 적이 있어요.”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둘러대며 말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좋은 인연일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오늘 결혼하기에도 알맞은 날이니, 점심 먹고 바로 가서 혼인신고를 하거라.”임 씨 할아버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노신의의 의술이 신통하니, 그의 제자도 우수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예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약혼녀 임완유였다니.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특히 중요 부위를 말이다.임완유 역시 예천우의 굶주린 늑대 같은 눈빛을 알아차린 듯,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이 자식, 어젯밤 일만으로도 역겨운데. 이런 놈이 미래의 약혼자라니.그녀는 언제가 꼭 어젯밤 일과 오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지만,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중년 남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들은 임완유의 아빠, 엄마다. 그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외모에, 회사 대표이기도 한데다 수많은 재벌의 사랑을 받는 자기 딸을, 이런 촌놈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임완유의 엄마 유은수가 나서서 말했다.“아버님, 정말 완유를 이런 놈한테 시집보낼 생각은 아니시죠?”“이 옷차림을 봐요, 촌뜨기가 따로 없잖아요.”“우리 딸이 이런 놈에게 시집가면, 제가 얼굴을 들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그러게요. 이건 우리 임씨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요.”그녀의
“꿈도 꾸지 마! 내가 돼지 한 마리를 좋아해도 널 좋아할 일은 없어!”임완유는 어이가 없었다. 너보다 잘나고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널 좋아하겠어?“완유야!”그때, 화끈한 옷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숏팬츠, 타이트한 크롭티, 가녀린 다리, 날씬한 허리를 그대로 드러낸,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그녀의 눈에 예천우는 평범한 옷차림에, 얼굴은 꽤 봐줄 만한, 산속에서 온, 완유와 어울리지도 않는 촌놈이었다. 그야말로 두꺼비가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라 생각했다.헛된 망상에 빠진 놈이라 생각했다.“왔어?”임완유는 가볍게 인사하고, 예천우에게 소개해 주며 말했다.“여긴 내 절친 소정이야.”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그러나 소정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임완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자, 유걸이랑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에게 손짓하며 말했다.“너도 따라 와!”소정을 부른 이유도 그를 한바탕 정신 차리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스스로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다시는 곁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세 사람은 임완유의 차에 앉아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펜싱 클럽이다. 시설이 호화로워서 많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놀러 오기를 좋아한다.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그녀들에게 인사했다.“오~ 이쁜이들 드디어 왔네. 유걸은 이미 경기하러 올라갔어.”그들은 옆에 있는 예천우는 아예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그거에 대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한 느낌이었다.경기를 하고 있는 유걸의 동작은 멋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검을 다루는 그의 모습이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멋있어. 동작이 너무 완벽해!”소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러게, 말이야, 펜싱은 유걸을 절대 못 따라가.”그녀들이 말하는 사
그가 정말로 올라가자, 모든 사람이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하하, 웃겨 죽겠네. 당신 같은 촌놈이 뭘 믿고 큰소리야.”“......”예천우는 그들을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아무 검이나 들고 재촉했다.“빨리 안 합니까?”유걸은 어리둥절했다.“마스크 안 써요?”“필요 없어요.”그러자 유걸이 비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다치면 내 탓하지 마요.”유걸은 심지어 이 기회에 제대로 그를 혼내주고 싶었다.“쓸데없는 소리가 정말 많네요.”예천우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의 태도에 유걸은 제대로 화가 났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도 예천우를 어이없게 생각했다.검을 든 자세만 봐도 아마추어임이 완전히 드러났다. 그러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아주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 아닌가.임완유도 덩달아 긴장됐다. 비록 예천우가 너무 싫고, 그를 당장이라도 내쳐버리고 싶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를 다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소정이 그런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완유야, 걱정하지 마. 괜찮아. 유걸은 프로야. 알아서 잘할 거니까 큰일 안 날 거야.”임완유도 그렇게 생각했다.순간, 유걸은 이미 발을 들고 빠른 속도로 예천우를 향해 돌진해, 그를 향해 찔렀다.“멋있어, 아주 깔끔한 동작이었어. 진짜 프로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근데 저 촌뜨기 자세 좀 봐, 완전 힘이 하나도 없어 보여.”“계속 이 방법으로 하면, 쟤는 끝이야.”“하하, 저런 주제에 큰소리는, 어떻게 당하나 지켜나 보자....”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걸의 비참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손에 쥐었던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어?이럴 수가!이 상황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모두 멍해졌다.눈앞에 일어난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 쳐다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임완유는 경악하며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웠다.사실 좀 전에 예천우가 다친 줄 알고 깜짝 놀란 거지만.예천우는 손에 든 장검을 내려놓고 담담히 걸어 내려왔다.“말도 안 돼. 분명히 무슨 꼼
“응?”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다.“너희들 모르지? 오늘 밤 용등상회 양 회장이 직접 파티를 열어 거물급 인사를 대접할 거야.” “그래? 어떤 인물이길래 양 회장이 직접 나서?”“당연히 고위층 인물이지. 아마 상회에 가입한 명문 가문들만 초대받았을거야.”유걸이 웃으며 말했다.“완유야, 너희 집안에서 그동안 계속 용등상회 가입을 신청하고 있었잖아. 오늘 밤이 그 기회야.”“뭐라고?”임완유는 마음이 흔들렸다.비록 이미 지원해서 명단에 오르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인원수가 3개 정도로 제한적이어서,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다.“간단해. 오늘 나랑 같이 그 파티에 가. 나랑 같이 들어가면 내가 상회 고위층들 소개해 줄게. 그러면 상회에 가입하는 건 시간문제지.”“그렇긴 하네, 그러면, 단단히 준비하고 가야겠어.”임완유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참 얘기를 듣고 있던 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준비할 필요 없어. 오늘, 이 파티는 개최되지 않을 거야.”그의 말에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봤다. 임완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예천우,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는 알기나 해?”“정말이야. 양대복이 오늘 환영회를 열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예천우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피식.....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하나같이 바보를 쳐다보는 눈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 자기가 승낙하지 않았다고?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임완유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창피한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양대복의 이름 석 자를 당당히 입에 올리다니, 만일 소문이라도 나면 무슨 봉변을 당할 줄 알고.양대복이 어떤 인물인데, 그에 비하면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개미에 불과했다.그러니, 지금 예천우의 모습이 정말 무지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유걸은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봐, 당신이 무슨 마음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남궁은서는 예천우가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느꼈지만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알았어요.”예천우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사부님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고 용왕의 자리에까지 앉힌 이상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옥패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건가요? 아버지는 비밀을 풀었나요?”“글쎄. 네 아버지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옥패를 통해 체질을 정화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도움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건 네 아버지도 이해하지 못했어.”남궁은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옥패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예천우는 옥패를 꺼내 들었다. 겉모습은 너무나 평범했고 진기를 운행하거나 피를 떨어뜨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에이, 어쩌면 이 물건은 내 운명이 아니겠지.’그는 생각을 접었다.‘사부님이 정말 내가 이 옥패의 비밀을 풀어 내기를 원했을까? 말도 안 돼.’예천우가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유이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부, 지금 어디예요?”“왜 그래요?”예천우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언니가 사고가 났어요.”“뭐라고요?”예천우의 목소리는 즉시 싸늘해졌고 주변 공기가 몇 도나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안은 그 기운에 놀라 전화를 통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어요.”“지금 어디죠?”예천우는 누가 그녀를 괴롭혔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임완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유이안이 이렇게 전화를 걸 정도라면 그녀가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는 뜻이었다.‘혹시 임씨 가문 사람들인가?’생각해 보니 유은수가 계속해서 임씨 가문의 주식을 되찾으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것 때문이라면 임씨 가문을 정말 아예 없애버릴 테야.’“아직 임씨 저택에 있어요. 짐을 챙기고
만약 예천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그는 눈앞의 노인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노인은 이미 진정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옛 용왕 역시 기운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그 노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옛 용왕 역시 육지의 신선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그 당시 예정환은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옥패를 넘겼다. 하지만 용진성과 옛 용왕 같은 강력한 인물에게는 그 정체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 날 며칠의 연구 끝에 그들은 옥패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짜 옥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진짜 옥패를 찾아냈다. 진짜 옥패는 바로 진민의 손에 있었다.그들은 진짜 옥패를 얻은 후에 가짜 옥패를 다시 진민에게 돌려주었는데 심지어 진민조차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진짜 옥패를 손에 넣고도 그것의 비밀을 풀지 못한 그들은 난관에 봉착했다.옛 용왕과 용진성은 옥패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예정환의 아들, 즉 예천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옛 용왕은 예천우를 데려가 용문에서 보호하며 키웠고 그들은 오랜 시간 옥패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끝에 진짜 옥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예천우가 가져가길 기다렸다.그들의 계획대로 예천우는 진민에게서 옥패를 되찾았다. 이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실행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예천우의 행동은 그들의 감시 아래 있었다. 예천우가 몇몇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하들을 모은 것조차 그들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처음부터 옛 용왕의 손안에서 옥패의 비밀을 푸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 남궁은서에게 사부님의 말을 전하려 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들었어. 하지만 화내지
“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너의 재능은 정말로 뛰어난 것 같구나. 하지만 절대 자만해서는 안 돼. 더 노력해야 해. 용도에는 청룡보다도 강한 절대적인 강자가 한 명 더 있어.”옛 용왕이 경고하듯 말했다.“뭐라고요?”예천우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청룡은 항상 세계 최강자로 불리지 않았던가.그는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사부님, 청룡이 세계 최강자가 아니었어요?”“청룡은 확실히 매우 뛰어난 강자야. 같은 연령대에서는 세계 최고라 불릴 만하지. 하지만 진정한 실력 면에서 그보다 강한 이가 없진 않아. 그런 사람들은 드물지만 실제로 존재해.”“적어도 용도에 있는 한 사람은 청룡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다만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모두가 그 고수의 존재를 잊어버렸지.”옛 용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누구시죠?”예천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바로 비룡위의 창시자 용진성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용진성은 지금 최소 백오십 살이 넘었을 거야.”옛 용왕은 조용히 말하면서 곁에 앉아 있던 평범해 보이는 노인을 흘낏 쳐다보았다.“게다가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네 아버지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너의 적들은 정말 강력한 자들이야. 그런 고수들을 상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해. 단지 네 곁에 있는 그 사람들만으로는 어림없어. 그리고 용문은 다른 일에선 너를 도울 수 있어도 이 문제에 있어선 손을 댈 수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용문은 용국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야. 우리와 비룡위는 대립할 수 없어. 그런데 비룡위는 그때의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가해자 중 하나야. 특히 옥패는 바로 비룡위에 의해 빼앗겼지.”옛 용왕이 말했다.“사부님,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용문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한 실력이 없으면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어요.”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옥패를 내어주는
예천우가 돌아오자 남궁은서는 크게 반가워하며 그를 맞이했다. 아들을 되찾은 후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예천우의 곁에 머물고 싶어 했다.하지만 임국종의 죽음으로 인해 예천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임완유와 함께 보냈다. 이제야 모든 일이 마무리된 지금 예천우는 왕 어르신이 했던 이야기를 어머니께 전하며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하려 했다.그러자 남궁은서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왕 어르신께서 널 속이진 않았을 거야. 사실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을 뿐이지.”“그런데 엄마, 그때 사부님께서 저를 데려간 건 엄마의 계획이 아니었나요?”“아니야.”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때 난 도저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 그래서 널 고아원에 숨겼고 거기에 옥패도 함께 맡겼지. 그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몰랐으니까. 그 후에 옛 용왕이 널 제자로 삼은 건 나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어. 옛 용왕이 널 데려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도 엄청난 노력을 들였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널 찾지 않을 리 없었겠지. 최근에서야 널 찾고도 바로 만나지 못한 건 내가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야.”“예백천을 죽이는 거였나요?”“맞아.”남궁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예백천을 죽이는 일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설마 용도를 떠난 적 없는 청룡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지.”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사부님이 저를 데려간 건 결국 할아버지의 부탁이었던 건가요? 그런데 왕 어르신 말로는 할아버지가 계속 저를 찾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만약 할아버지가 직접 사부님께 부탁하신 거라면 굳이 저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그건 네가 직접 사부님께 물어보는 게 좋겠어.”남궁은서는 그렇게 답하며 건의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문제를 분명히 알아내야만 했다. 이는 자신이 앞으로 예씨 가문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그
남궁은서와 예천우가 결국 살아남아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기에 결과적으로는 다행일지도 모른다.“이번에 네 할아버지를 만난 건 불과 몇 달 만이었지만 정말 많이 늙었더구나.”왕 어르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우야, 내가 너를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니야. 정말 부탁인데 네 할아버지를 좀 도와줘. 하지만 그게 너한테 어려운 일이라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고. 결국 그 당시에 예씨 가문이 너희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던 건 사실이니까.”왕 어르신은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가장 큰 원흉은 예백천의 배신이었다. 만약 그가 예정환에게 받은 도움과 지원이 없었다면 어찌 그토록 빠르게 종사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더군다나 예씨 가문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예정환을 방치해 죽게 만들고 심지어 예천우와 남궁은서를 집에서 쫓아냈다.이 모든 일들은 도저히 쉽게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오늘은 술을 더 마실 수 없겠어요. 제가 확인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그래. 술 마실 기회야 많잖니. 다음번엔 제대로 마셔보자고!”“감사합니다. 어르신.”예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지만 그의 표정은 약간 냉담해 보였다.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왕재현과 왕지훈은 이미 사라졌지만 왕효리는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천우가 나오자 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천우 오빠, 할아버지랑 이야기 다 끝났어?”“응. 그런데 나 아직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예천우가 말했다. “그게... 천우 오빠...”하지만 예천우는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왕효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가 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야? 천우 오빠가 이렇게 기분 나빠 보이다니.’그녀는 참지 못하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왕 어르신께 물었다.“할아버지, 대체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왜 천우 오빠를 그렇게 화나게 했어요?”“화가 났다고?”왕 어르신은 잠시 멍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걱정하지 마. 천우는 화난 게 아니야. 단지 천우가 들은 내용
왕재현은 잽싸게 술잔을 들어 예천우에게 공손히 말했다. “예 신의님,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무례하게 굴었던 점 사과드립니다.”왕지훈도 급히 따라 술잔을 들며 사과했다.예천우는 이전에 이미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에 대해 썩 마음에 들어 하진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난 일은 됐어요. 다만 앞으로는 권력을 앞세워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기를 바랍니다.”“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두 사람은 급히 보증하며 말했다.“그렇다면 됐어요.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합시다.”예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어 왕 어르신을 향해 건배하며 말했다.“어르신, 이 잔은 제가 어르신께 올릴게요. 과거 저희를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왕 어르신은 그 말을 듣고 황급히 술잔을 들어 올리며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또 그런 얘기를 꺼내는구나. 고마워해야 하는 쪽은 오히려 나야.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사실 그때의 일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어.”“숨겨진 사연이요?”“그래.”왕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을 한번 둘러본 뒤 바로 말했다.“너희들은 다른 일이 없으면 먼저 좀 자리를 비켜줘. 난 천우와 사적으로 나눌 이야기가 좀 있어.”왕재현과 왕지훈은 이 말을 듣자마자 속으로 안도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습니다. 아버지, 예 신의님, 편히 이야기 나누세요.”왕효리는 별로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듯했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방을 나섰다.다른 왕씨 가문 사람들도 차례로 방을 떠났다.방에 단둘이 남은 왕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천우야, 너희 어머니와 네가 예씨 가문에서 쫓겨난 후 여러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너희를 적으로 대했지.”“어떤 이는 너희 목숨을 노렸고 어떤 이는 소문으로 전해지던 보물을 탐냈어. 아니면 둘 다였을지도 몰라. 너희가 도망치는 동안 내가 정보를
그러자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저도 조금 기억나요. 제가 맞다면 그때 왕 어르신께서 저한테 탕후루를 하나 주셨던 것 같아요.”예천우는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뚜렷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확실히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예천우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지만 대체로 세 살 이후의 일들을 주로 기억했고 세 살 이전의 기억은 희미했다. “맞아, 맞아! 넌 기억력이 정말 좋구나.”왕 어르신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번에도 네가 치료해 준 덕분에 이렇게 웃고 있는 거야. 아니었으면 지금쯤 저세상으로 갔겠지.”그는 임씨 가문의 임국종이 세상을 떠난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로 따지면 자신의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병원에서는 아예 수술을 포기하고 죽기를 기다리라는 말까지 했으니 말이다.“왕 어르신, 과찬이세요. 예전에 어르신께서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잖아요.”왕효리는 할아버지가 예천우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며 더없이 기뻐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며 웃었다.“할아버지, 이렇게 즐겁게 웃으신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천우 오빠, 오늘 할아버지랑 술 좀 많이 마셔주세요.”그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효리가 날 잘 아는구나. 천우야, 우리 손녀 어때? 괜찮지 않아?”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웃었다. “물론이죠. 어르신의 손녀는 정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성격도 침착하고 대범하네요. 아마 수많은 명문의 도련님들이 왕씨 가문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겠어요.”“하하. 그야 당연하지!”왕 어르신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 손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하지만 이 녀석이 눈이 너무 높아서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덕분에 내가 속이 타 죽을 지경이야.”“그런데 효리가 너를 아주 높이 평가하더라. 너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때?”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이런 이야기가 왜 갑자기 나한테 오는 거야? 효리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예천우가 막 식당에 도착하자 매우 밝고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신의님!”예천우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가볍게 화장했을 뿐인데 피부가 더욱 화사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검은 눈동자는 맑고 매혹적이며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와 하얗고 긴 다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지난번 병원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이 소녀가 이렇게 매혹적이고 사랑스러운 줄은 몰랐다. 아마도 수많은 남자가 그녀를 갖고 싶어 할 것이다.왕효리는 금세 예천우 앞에 다가왔고 예천우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에 얼굴이 붉어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예 신의님, 뭘 그렇게 보세요?”“효리 씨를 보고 있죠. 효리 씨의 미모에 순간 놀랐어요.”예천우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예 신의님도 참... 농담도 잘하시네요.”왕효리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기쁨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지난번 병원에서 만난 이후 왠지 예천우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났다. 사실 둘 사이엔 특별한 교류도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멈출 수 없는 호감이 생긴 것 같았다.‘아마 이게 첫눈에 반한다는 거겠지.’오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는 특별히 자신을 꾸몄다.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도 입고 나왔다.그리고 예 신의님이 정말 자신을 보고 놀랐다니 왕효리는 이 모든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예천우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알았다면 방금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신경 써줘서 고마워요.”“예 신의님, 너무 겸손하시네요!”왕효리는 서둘러 말했다.“지난번 예 신의님의 실력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혹시 친하게 지내도 될까요?”“물론이죠.”왕효리가 이렇게 진심 어린 호의를 보이는 데다 지난번 그녀에 대한 인상도 좋았고 그녀가 은인의 후손이라는 점도 있었기에 예천우는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정말요?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그래!” “어머니는 어딜 봐서 제가 임씨 그룹의 지분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임완유가 물었다. “그건... 뭐 대충 그런 뜻으로 말해달라고!”유은수는 정말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지금 손에 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다시 되돌려져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임완유에게 부탁하면서 다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있다.“됐어요. 시끄러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예천우에게는 제가 잘 설명할게요. 천우가 절대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임완유가 그렇게 말하자 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좋아. 이건 네가 한 말이니까 만약 예천우가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면 그건 분명히 네가 책임져야 해.”“걱정하지 마세요. 천우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임완유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그래... 우리는 그냥 조금 걱정이 된다는 뜻이야. 자, 이제 다 준비됐으니 서둘러 서명하고 지분을 넘겨줘.”유은수가 서두르자 임완유는 말없이 계약서를 가져와 대충 살펴본 뒤 빠르게 서명했다. 어차피 모든 지분은 부모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모든 것이 마침내 끝났다. 유은수는 기뻐서 얼굴이 활짝 피었다. 오늘이 아버지의 장례일인데도 그녀의 마음은 온통 그쪽에 있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임완유는 마음이 차가워졌다. 유은수가 이렇게 계산적이고 돈과 명예밖에 모를 줄이야.할아버지에게도 그녀에게도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말이다.만약 유은수가 자기 어머니가 아니라면 정말 가차 없이 혼내주고 싶었다.유은수는 기쁜 표정으로 들떠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완유야, 넌 이제 회사에서 지분도 없는데... 대표는 계속할 생각이야?”임완유는 깜짝 놀랐다.‘이제 내 대표 자리까지 빼앗으려는 거야?’그래서 임완유는 차갑게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 “아니. 그게 아니라... 넌 유천 그룹도 있잖아. 그건 네 회사니까 넌 거기서 일을 해야지. 그러면 이제 임연 그룹은 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