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은 걸음이 멈칫하고는 뒤돌아보니 방문이 살짝 열렸는데 여미령이 안에서 아름다운 눈을 하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검정 나시 스커트를 갈아입고 지금은 빨간 잠옷을 걸치고 있었다, 빨간색은 다루기 힘든 색상이라 보통 여자들은 소화할 수 없어 촌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여미령은 완벽히 소화해 냈다, 연한 붉은색이 그녀의 피부를 더욱 하얗게 돋보였고 괜히 아름다움을 더했다, 곱슬머리는 어깨에 드리워지고 그녀는 맨발로 문틈에서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요정이구나.고석근은 걸음을 떼고 훤칠한 체구로 그녀의 앞으로 와서 살짝 입술을 휘며, “문 열어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라고 했다.여미령은 그를 보며, “고 사장님, 무슨 일이죠?”라고 했다.고석근은 자신의 손바닥을 펴며, “선물이에요.”라고 했다.발찌다.......가느다란 백금 체인에 미세한 다이아몬두가 박혀 있었고 움직이면 다이아가 눈부시게 반짝였다.여미령은 시력은 아주 좋아 다이아에 수놓은 몇 영어 문자를 보았다--- RYEONGRYEONG은 그녀의 이름의 령의 영어 스펠링이다.그가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다이아몬드 발찌를 그녀에게 선물해 주었다.여미령의 촘촘한 속눈썹이 흔들리더니 그를 바라보며, “언제 이 발찌를 산 거예요?”라고 물었다.그가 진작에 사지 않았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 위에 그녀의 이름을 새기지 못했을 것이다.고석근은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보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미령 씨 18살 때 산거예요, 미령 씨의 18살 생일에 선물로 주고 싶었거든요.”그녀의 18살 생일 선물을 아직 전달되지도 않았을 때 그는 억지로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었다.18살이라고 하자 여미령은 모든 감정을 감추고 고운 눈썹을 치켜들고 애교스럽게 말했다, “제 18 살 생일에 이걸 선물한다고요, 고석근 씨, 변태 아니에요?”18살이면 성인이라 해도 아직 어린 여자아이에 불과하다.욕을 먹은 고석근은 얇은 입술을 휘고 점잖고 상스러운 모습으로 한쪽 무릎
이때 개인 비서가 황급히 달려왔다,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육 사장님께 문제가 생겼습니다!”뭐?고석근의 안색이 확 했다........하서관의 춤이 끝났으니 이제 임수정의 차례다.하서관은 내려와 여미령을 찾으려 했다, 그런데 이때 정아가 왔다, “여왕님, 육화 공주님 보셨습니까?”육화?하서관은 바로 육화의 방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방 안에서 방금 전까지 자고 있던 육화가 왜 갑자기 보이지 않는 거지?하서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재빨리 뛰어나갔다, “육화! 육화야 어디 있니, 빨리 대답해, 엄마가 널 부르잖아.”이때 앞에서 여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저 여기 있어요.”육화다.하서관이 달려가자 육화가 2층 베단다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 베란다 앞에는 난간이 둘러져 있다.“육화야, 베단다에서 놀면 안 돼, 위험하니까 빨리 엄마한테 와, 엄마가 안아줄게.” 하서관이 자신의 팔을 벌렸다.“엄마, 저 왔어요, 받아야 해요.”육화가 작은 다리로 엄마인 하서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발밑에 무엇을 밝았는지 “아” 하고 육화가 소리를 지르며 넘어지면서 난간에 부딪혔다.이때 “찌꺽” 하고 난간이 금이 갔다.육화가 2층의 베단다에서 떨어졌다.세상에!“육화 공주님!” 정아가 소리를 질렀다.이 장면이 너무 갑작스레 일어나 하서관의 동공이 작아졌다, 적게 말해도 이곳에서 바닥까지 3,4미터가 되는데 육화가 떨어지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다.“육화야!”하서관이 쏜살같이 달려가 다급한 마음에 육화의 작은 손을 잡고 함께 떨어졌다.떨어지는 속도가 아주 빨랐지만 하서관은 바로 육화를 자신의 품 안에 꼭 감쌌다, “육화야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지켜줄 테니까 엄마가 꽉 안아야 해!”이 세 아이는 모두 그녀의 목숨이다, 엄마로서 그녀는 육화가 자신의 앞에서 조금이라도 다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다행히 하서관이 육화를 잡았다, 다행이다!육화는 위험을 감지하고 아주 고분하게 바로 자신의 작은 머리를 엄마의 품에 묻었다.하서관
육화는 동그란 큰 눈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며 귀엽게 웃었다, “저와 엄마 그리고 오빠까지 우리 모두 아빠가 그리웠어요.”육한정은 하서관의 얼굴에 입을 맞추고 잘생긴 눈을 드리우고 어린 육화를 보며 장교한 미간이 말도 안 되게 부드러워졌다, “육화야.”그는 손을 내밀고 총애가 가득하게 육화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시간이 이대로 멈추고 세 식구는 이렇게 다시 만났다, 슬픔 속에 애틋함이 담겼다.“서관아, 나 이대로 너와 내 딸을 영원히 안고 있고 싶어.” 육한정이 중얼거렸다.하서관의 기다란 속눈썹이 흔들렸다, 그녀도 마찬가지다.영원히 이렇게 안기고 싶다.“고석근 씨의 방에 머물고 있는 사람 한정 씨 맞죠, 좀 늦게라도...... 찾아갈 수 있어요?” 하서관이 조심스럽게 탐색하며 물었다.그녀는 그의 건강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는 건 안다.하지만 그녀는 보고 싶었다.그가 그리웠기 때문이다.천 번이고 만 번이고 그가 어떤 모습이던 보고 싶을 뿐이다.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육한정은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었다, “나 찾으러 오지 말고 일찍 자, 착하지.”그가 그녀더러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하서관은 빨간 입술을 내밀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육한정은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고, “뒤돌아보지 마, 나 갈게.”라고 했다.그가 갔다.하서관은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그의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아주 힘겹게 일어나 느린 동작으로 떠났다.하늘에 걸린 밝은 둥근 달의 달빛이 쏟아져 그녀는 그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원래 기다랗던 그의 체구가 구부러지고 말랐다, 일찍이 그의 체구가 듬직하고 고귀했지만 지금의 몸은 급속으로 쇠약해지고 있었다.하서관은 울컥하면서 눈시울에 맺힌 뜨거운 눈물이 아프게 했다.뼈저리게 아프게 했다.그를 위해 아파했다.이때 희고 보드라운 작은 손이 건너와 그녀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엄마, 이제 아빠 돌아왔으니까
고석근은 콧방귀를 뀌고, “난 하서관만 보면 짜증 나.”라고 했다.육한정은 얇은 입술을 여미고, “나도 지금 너만 보면 짜증 나니까 너 먼저 꺼져.”라고 했다.“.......”고석근은 육한정을 한 눈 쏘아보고 큰 침대를 발로 걷어찼다, “그래, 내가 지금 한 마디도 하면 안 된다, 이거지, 형제는 옷이고 여자는 목숨이다 이거나 본데 네 여자나 지켜라!”고석근은 화가 단단히 나서 나갔다........하서관은 한참 동안 밖에 서 있다가 방 안에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자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육한정은 커다란 침대에 눕고 눈을 감은 모습이 잠에 들은듯했다.하서관은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을 받아다 적신 수건으로 그의 잘생긴 얼굴을 닦아 주었다.그녀는 그가 아플까 봐 아주 살며시 닦아주었다, 그의 얕은 호흡을 들으며 하서관은 눈을 드리우고 살며시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이때 육한정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 온화한 웃음기가 반짝이면서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비쳤다, “간이 커졌네, 오지 말라니까 와서 감히 몰래 뽀뽀를 해?”하서관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는 잠들지 않았다.그는 자는 척했다.하서관은 약간 부끄러웠다, 그녀와 그의 스킨십은 모두 그가 주도적으로 행동했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이렇게 주동적으로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육한정의 잘생긴 미간에 유쾌한 웃음이 가득 차서 총애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서관은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았지만 그의 가슴에 눕지 못하고 작은 머리를 그의 베개에 베고 그의 잘생긴 얼굴과 붙이고 누워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몰래 뽀뽀하면 뭐요!”그녀의 애교스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니 육한정은 얇은 입술을 휘었다, 그녀더러 오지 말라는데 그녀는 끝내 와버렸다.하지만 의외스럽지 않았다, 그녀는 분명히 올 것이다.하서관은 조용하게 그의 곁에 누워 빨간 입술을 깨물었다, “저....... 뽀뽀 한 번 더 해도 돼요?”육한정은 얼굴을 옆으로
“육한정 씨.” 하서관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왜?” 육한정은 잘생긴 눈을 감고 큰 손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물이 식었어요, 따뜻한 물로 바뀌서 한정 씨 몸도 닦아 줄게요.”“그래.”하서관은 욕실로 들어가 이미 식은 물을 뜨거운 물로 바꿔서 미지근한 수건으로 그의 몸을 닦아 주었다.그는 짙은 남색의 실크 잠옷과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손으로 그의 잠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 그의 가슴을 드러냈다.그는 정말 말랐고 몸의 쇠약함도 점점 심해졌다, 하서관은 부드러운 손으로 살며시 어루만지며 물었다, “한정 씨, 아직 아파요?”육한정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하서관은 마음이 아파서 고개를 숙이고 그의 앙상하게 마른 뼈에 입을 맞추었다.육한정은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만해, 그렇게 입 맞추면 나 힘들어, 내 바지 내리고 닦아 줘.”“.......” 하서관은 그가 안쓰러워 아주 단순하게 입을 맞춘 것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육한정이 정상적인 남자라는 걸 잊었다, 비록 지금 몸이 좋지 않지만 두 사람이 오랫동안 스킨십을 하지 않은 탓으로 그가 반응이 오기 마련이다.하서관은 바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바로 그대로 굳었다, 뭐라고?바지를 내려서 닦아 달라고?하서관은 멍해졌다, 그녀는 한 번도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육한정은 잘생긴 눈을 드리우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맑은 눈이 놀랍고 멍해졌고 빨간 입술이 살짝 벌려졌다, 청순가련한 모습이 그로 하여금 나쁜 생각이 들게 했다.육한정은 얇은 입술을 휘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나의 이 몸으로 아무 짓도 못하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하....... 하지만.......” 하서관은 버벅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오늘 샤워하면서 씻지 않았어요?”이건 아주 건강한 물음이다, 하서관은 그가 결벽증이 있다는 걸 안다, 매일 샤워를 할텐데 왜 닦아달라는 건지......“그동안 어떻게 지내온 거예요, 설마 저한테....... 오랫동안 그곳을
하서관은 육한정의 맥을 짚었다.사실 지금 육한정의 신체가 쇠약해 정도를 보면 하서관은 당시 헌원검을 뽑은 결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심장 부전은 의학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큰 난관이다.육한정의 맥박은 하서관이 예상했던 것처럼 아주 미약하고 흐트러졌다, 이내 하서관의 가는 손가락이 멈칫하며 놀라운 기색을 보였다.하서관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육한정을 바라보았다, “한정 씨, 무슨 강력한 약을 사용한 거예요?”육한정은 천천히 얇은 입술을 휘었다, “맞아.”“이 약이 한때 당신의 심부전에 기사회생의 효과를 주었지만 중간에 치료가 중단되어 오히려 당신의 반식을 가속화 한 거네요.”육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한때 어떤 사람이 나한테 이 강략한 약을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치료가 중단되면서 나중에 고석근이 날 살렸어, 그 의학교수라는 사람들이 약제에 든 몇 가지 서약 성분만 파악해 내서 나의 목숨을 살렸지만 그 약의 궁극적인 방정식은 지금까지 아무도 풀어내지 못했어.”하서관의 두 눈에 빛이 났다, “그 사람이 누군데요? 한정 씨, 그 강력한 약을 준 사람이 누군데요, 그 사람만...... 찾으면 한정 씨를 살릴 수 있어요!”“게다가 지금 심장 부전은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수수께끼인데 대체 어떤 사람이 예리하게 이 난제를 풀었대요!”육한정은 하서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의사로서 지금 두 눈이 반짝이는 보석처럼 빛이 났다, 안에 빛으로 가득 찼다.육한정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서관아, 그 사람...... 이미 없어, 몇 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어.”뭐?하서관은 굳어버렸다.육한정은 천천히 무언가를 꺼내서 건넸다, “서관아, 이거 받아.”이게 뭐지?하서관은 의사다, 그녀는 고개를 드리우고 보자 이것이 한 권의...... 의학 서책이라는 걸 알았다.이 의학 서책은 보아하니 오랜 세월 동안 사용해 온듯했지만 표지는 깨끗하고 깔끔했다, 이 책의 주인은 반드시 깨끗하고 엄진한 사람일 것이다.왠지 모르게 하서관은 갑자기 이 의학 서책이 아주 낯
하서관은 오랫동안 “육선우”라는 이름이 듣기 싫었다, 그녀는 그 사람이 했었던 일을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방금 육한정이 그녀에게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는 수개월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가슴이 갑자기 철렁했다.그녀도 왜 가슴이 철렁했는지 모르지만 순간 마음에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촉은 항상 아주 정확하다, 육한정이 깨끗한 의학 서책을 꺼냈을 때 그녀는 바로 느낌이 왔다.다만.......다만, 그녀는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그가 그녀를 위해 운명을 거스르고 적자의 피로 탈바꿈하였다.그가 그녀를 위해 헌원검을 뽑아 난루를 부흥시켰다.고작...... 27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모든 상처는 거짓이고 모든 음모아래 그의 깊은 애정과 수호가 담겨 있다, 하서관은 평생 남에게 빚을 지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다, 작은 은혜도 크게 보답하는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이 빚을 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게 육선우가 인생에서 가장 크고 깊은 상처가 되었다.하서관은 떨리는 작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순간 목이 터져라 울었고 눈물이 손가락 사이를 오가게 했다.육한정은 붉어진 눈시울로 손을 뻗어 하서관을 품안에 안았다, 오늘 밤 달빛이 어슴푸레하고 슬픔이 밀물처럼 그들을 잠식하게 했다.........육한정과 하서관은 즉시 출발하여 화서로 돌아갔다, 육선우가 떠날 때 혼자 갔었기에 지금 그들이 그를 보러 가려 한다.육선우는 제도에서 태어난 육 가의 둘째 도련님이지만 제도에 묻히지 않았고 육 가네 묘지로 옮겨가지도 않고 다만 여수 호숫가에 묻혔다.하서관은 검은 코트를 입고 조용하게 묘비 앞에 서 있었다, 지금의 화서는 가장 추운 계절로 들어섰다, 묘비에 육선우의 청량하고 잘생긴 모습의 사진이 이곳에서 영원히 남겨졌다.육한정은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곁에 있는 개인 비서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어르신께서 이미 작은 도련님이 돌아가신 비보를 알게 되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카락이 전부 하얗게
“서관아......” 비록 닦을수록 눈물이 많아졌지만 육한정이 엄지로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 있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괜찮아, 난 나 자신을 너한테 맡기고 싶어......”“하 아가씨, 육한정 씨는 지금 반드시 무균실로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하 아가씨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때 의사와 간호사가 육한정을 밀고 갔다.......하서관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어려웠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본론에 집중하게 했다, 그녀는 천천히 의자에 앉아 육선우가 남긴 그 의학 서책을 읽었다.그녀는 첫 페이지를 열었는데 이 위에 모두 그가 의학에 대한 천부적인 조예와 성취들이었다, 하서관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겼다......눈이 말라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지만 눈이 따끔거렸다, 그의 글에 찔렸는지 아무튼 아주 아팠다.하서관이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자 그러니까 그 최종 방정식을 보았다, 그녀는 이 방정식을 풀어야지만 육한정이 살고 셀 수 없이 많은 심장 부전을 앓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안다.그녀는 펜을 들고 깨끗한 백지에 펜 끝을 떨어뜨렸지만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그녀는 아예 풀 수가 없었다.이제 곧 24시간이 지나고 육한정의 생명의 마지막 24시간이 남는다.밤이 되자 정아가 문을 밀고 들어왔을 때 하서관은 여전히 홀로 조용하게 그 의자에 앉아있었다, 지난 24시간 동안 하서관은 계속 이 자세로 기다란 속눈썹을 드리우고 한 번 또 한 번 의학 서책을 뒤져보고 있었다.“여왕 님,” 정아가 걸어와 제비집 죽을 내밀었다, “오늘 아무것도 드시지 않고 물도 한 모금 마시지 않았으니 이렇게 먹지 않고서는 안 됩니다.”하서관은 고개를 들지 않고 중얼거렸다, “정아야, 이 위에 육선우 씨가 적자의 피를 두 번 주입한 기록이 있거든, 태생의 유전자를 거스르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운명을 바꾸다니 어쩜.....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있지?”정아는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서관은 뒤로 두 페이지 넘기고 빨간 입술을 살짝 휘었다, “헌원검을 뽑은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