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의 모든 규수들이 1949 대문을 쳐다보았다. 육한정이 진짜 왔다! 오늘 밤 육한정은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수제로 만든 고급 원단에는 조금의 주름도 없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레드카펫을 걸어오고 있었다. 그에게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거리감에 선뜻 다가갈 수가 없었다.고석근과 곽서택도 같이 왔다. 세 남자가 모여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해성의 육, 고, 곽 세 가문이 합체가 바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와, 육대표 너무 잘생겼다.해성의 규수들은 넋을 놓고 육한정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고석근과 곽서택이랑 얘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의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눈이 부신 네온사인이 스쳐 지나가면서 육한정의 얼굴에 환상적인 색체를 덮여 씌워줬다. 규수들은 평소에 연예인 덕질도 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잘생기고 훤칠한 남자 주인공들만 보면 비명을 지른다. 육한정의 외모는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의 뺨을 후려칠 정도로 아름다웠다. 고석근, 곽서택이랑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현장은 뒤덮을 정도로 엄청났다.이것이 바로 신분, 돈, 권력이 남자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여자들은 거의 쓰러질 기세였다.-육대표한테 내 인생을 걸고 싶은 걸!-육대표, 내가 남자들에게 가진 환상을 모두 만족시켜줬어.-육대표랑 만나고 싶다.하연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침을 흘리며 육한정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하서관을 상대하는 게 아니었다면 그들에게 육대표를 소개해주지 않았을 것이다.육대표가 가진 조건은 너무 우월했다. 그 조건이 그의 주위에 여자들을 넘쳐흐르게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주위에는 유혹도 많았다.하지만, 누가 육대표에게 시집가게 되는지는 실력으로 판단하는 문제였다. 그 점에서만큼 하연연은 자신감이 넘쳤다.하연연이 가벼운 기침 소리를 냈다. 그녀는 곽선주를 흘
모든 사람들이 놀라버렸다. 사람들은 미친 사람을 쳐다보듯 하서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침대를 데워준다는 육한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육한정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문밖에 서 있었다. 취한 하서관의 모습에 그의 기분은 이미 무척이나 나빠졌다. 지금 그는 눈썹을 들썩이며 입술을 씰룩이고 있었다.해성의 규수들은 뒷목 잡고 쓰러질 뻔했다. 하서관이 뭔데? 하서관이 뭔데 육대표를 이렇게 모욕하는 거지?이 괴물, 당장 육대표를 놓아줘! 우리가 간다!규수들은 하서관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좋아, 하서관의 실체가 이미 까발려졌으니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돼. “하서관, 너 이미 결혼한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너 지금 육대표랑 바람피우고 있는 거랑 마찬가지잖아. 이혼하고 육대표랑 만날 생각은 없어?”하서관의 머리가 점점 더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제대로 들리지가 않았다. 하서관이 중얼거렸다. “스릴 넘치고 좋잖아. 육대표가 내 남편이 되는 건… 내 기분 보고 결정하는 거고!”“…”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에 의해 룸의 문이 열렸다. 육한정은 묵직한 걸음으로 안으로 걸어갔다.그 소리에 하서관이 고개를 들었다. 어라, 육한정을… 본 것 같은데.그럴 리가 없는데?하서관은 손으로 있는 힘껏 자신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비벼댔다.규수들이 펄쩍 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서관, 네 실체 이미 다 까발려졌어!”“육대표님, 하서관이… 대표님을 자기가 스폰하고 있는 기생오라비라고… 저 뻔뻔한 모습 좀 보세요!”“육대표님, 하서관이 이혼하고 대표님을… 남편으로 삼을 생각도 없다고…쟨 그냥 스릴만 즐기고 있는 거예요! 대표님의 돈과 신분을 보고 접근한 거에요!”문 앞의 하연연이 득의양양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술에 취한 하서관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줄 줄은 몰랐다. 시골에서 올라온 유부녀가 잘도 뻔뻔하게 창피한 소리를 해대는데, 육한정이 어떻게 그녀를 참아줄 수 있겠는가. 오
여미령은 화장실에 갔다. 그녀는 찬물로 얼굴을 두드리더니 밖으로 나갔다. 복도를 거닐자 재벌 2세가 그녀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여미령을 보자 재벌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미인, 해성에 돌아온 거야?”재벌의 눈이 제멋대로 여미령의 몸을 훑어대기 시작했다. 여미령은 18살이 되던 해에 해성을 떠났다. 꽃이 제대로 피어나기도 전에 말이다. 하지만 이년 사이에 그녀는 장미꽃이 만발하듯 활짝 피어났다. 또렷한 이목구비에 얼굴에는 사람 홀리는 매력적인 눈동자가 박혀있었고 아래에는 매혹적인 빨간 입술이 있었다. 남자들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재벌은 해외에서 천상계라고 평가받는 그녀의 몸매를 쳐다보았다. 빈티지 스타일의 버건디색 상의가 그녀의 피부를 백옥처럼 하얗게 보이게 했다. 갈색의 머리가 나른하게 흐트러져 있었다.“여미인, 몇 년 사이에 대 스타가 됐더라고? 그동안 보고 싶어도 티비에서밖에 못 봤잖아. 오늘 이렇게 운 좋게 만났는데, 내가 술 한잔 살게.” 재벌이 음흉하게 웃었다.여미령은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눈썹을 들썩이며 매혹적인 눈동자로 재벌을 쳐다보았다. “나한테 술 한잔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당신이 뭔데요?”재벌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여미령, 체면 차려 줄 때 그냥 고분고분하게 말 들어. 그래봤자 너 그냥 딴따라잖아. 결국 돈 많이 낸 사람한테 술이나 따라주는 사람 아니야?”여미령은 나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나한테 시가가 있다는 거 알면 먼저 내 몸값이나 알아보고 와요. 술 따르라는 소리는 당신 주머니에 있는 돈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나서 하는 게 어때요?”“너!”재벌은 자기가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되었다. 고석근의 울타리 안에 있던 여미령은 하나의 꽃봉오리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여미령은 도도하고, 우월하고, 매혹적이고, 차가웠다. 마치 가시 돋친 장미 같았다. 이런 여자는 쉽게 남자들의 승부욕을 건드린다.재벌은 기세등등하게 음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석근은 여미령을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미령은 손을 뻗어 그의 단단한 가슴을 있는 힘껏 밀어냈다.두 사람 사이에 말랑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하서관이 방금 one-night-stand를 한잔 마셨어. 룸안에 있던 그 칵테일 입 덴적 있어?” 고석근이 그녀에게 물었다.one-night-stand?여미령은 빠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 칵테일이 one-night-stand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방금 서관이가 한잔 원샷 해버렸는데?“나는 안 마셨어.”말을 끝낸 후 여미령은 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녀는 하서관에게 전화를 했다.하지만 신호가 한참이나 울렸는데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여미령이 막 하서관에게 다시 전화를 치려는데 고석근이 그만 그녀의 전화를 뺏어가 버렸다.여미령이 눈썹을 찌푸렸다. “뭐 하는 거야. 핸드폰 돌려줘. 나 서관이한테 전화 할거야.”“제네들이 하룻밤 보낼 때도 객석에 앉아서 구경하려고?”“…” 여미령은 씩씩대면서 전화를 다시 뺏어 들었다. 고석근이 입술을 실룩거렸다. “서택이가 이미 한정이한테 전화했어. 하서관 일은 네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한편, 곽서택은 이미 육한정에게 전화를 치고 있었다. 빠르게 전화가 걸렸다. 육한정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보세요, 서택아.”“형, 내가 형한테 할 말이 있는데… 아마 형이 날 죽이려고 할지도 몰라.”육한정은 지금 운전을 하고 있었다. 검은색 셔츠의 소매가 두어 번 접혀져 있었고, 그 사이로 그의 튼실한 팔뚝이 드러났다. 명품 시계가 채워진 손이 핸들을 돌리고 있었다. 롤스로이스 팬덤이 평온하게 속도감을 내며 번화로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하서관은 조수석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녀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듯 붕 떠 있었고, 몸에는 열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너무 더워…”하서관은 손을 뻗어 목에 걸린 리본을 잡아당겼다. 그
여미령은 숫자 2를 가졌다. 사람들은 모두 흥분했다. 다들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미령은 해성에서 제일가는 미녀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살았다. 지금 그녀는 세간에서 유명한 4대미인 중 한 명이다.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마음에 품고 사는지 모른다. 그녀가 이 게임에 참가했다는 사실부터가 상황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공찬이 형은 줄곧 여미령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는 옷을 갈아입듯 여자친구를 바꿔댔다. 하지만 그는 매번 여미령의 그림자를 따라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었다.지금 그는 여미령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많았다.“도련님, 아무리 게임이라고 해도 문제가 너무 센 거 아니야?” 주위 사람들이 웃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찬이 형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여미령의 매혹적인 얼굴을 쳐다보았다. “여미인씨, 아까 게임의 룰에 대해 미리 말하지 않았나요? 솔직하게 대답해야 해요.”“공찬아, 너 진짜 너무 나쁜 거 아니야?”자리에 있는 남자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모두 여미령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연연과 곽선주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여미령을 쳐다보았다. 이 남자들을 줄곧 여미령의 첫 경험 존재 여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손공찬이 그걸 입 밖으로 꺼냈을 뿐이었다.하연연과 곽선주는 여미령이 꽃처럼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여미령의 첫 경험이 궁금했다… 그들은 여미령이 입을 열길 기대하고 있었다.여미령에게는 처음이 남아있지 않았다.그녀의 첫날밤은 고석근이 가져버렸다!궁금했다. 남매라는 이름이 모두 거짓이라는 게 들켜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세상의 시선과 사람들의 시선들을 마주해야 할지.하연연은 고개를 들어 한쪽에 앉아있는 고석근을 쳐다보았다. 고석근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고석근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안에 물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차오른 담배 연기가 잘생긴 그의 얼굴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여미령의 손에 들려있던 카드는 9였다. 3, 8, 9는 각각 곽선주, 하연연, 여미령이었다.고석근은 이 사람들중에서 한 명을 골라 입을 맞춰야 했다.“혈, 이게 다 누구야?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고 도련님, 누구 고르실 거예요?” 빠르게 사람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곽선주는 엄청 흥분한 상태였다. 억누를 수 없을 정도였다. 내가 3이라니.여미령은 고석근의 동생이니까 당연히 제일 먼저 베재될 것이고, 하연연은 지금 육한정을 좋아하니까 아마도 배제될 것이다. 고석근이 형제의 여자를 건드릴 리는 없으니까. 그렇게 되면 그녀가 선택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석근이 나한테 입을 맞추… 겠지?곽선주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석근을 쳐다보았다.그때 여미령이 손에 들려있는 카드를 던져버렸다. 그녀는 매혹적인 입술을 올리며 고석근에 말했다. “오빠, 난 그냥 숫자나 채우는 들러리야. 나 오빠 동생이잖아. 난 그냥 투명 인간 취급하면 돼. 그냥 하연연이랑 곽선주 중에 마음에 드는 여자 하나 고르기만 하면 돼.”고석근은 여미령을 쳐다보았다. 여미령은 그를 쳐다보며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구경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고 도련님, 고민은 끝내셨어요?”고석근은 몸을 일으켜 앞으로 걸어갔다.고석근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곽선주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심장이 쿵쾅대고 있었다. “석근 오빠, 나…”고석근은 그녀를 지나쳐버리고는 하연연의 곁으로 다가갔다.곽선주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질투 어린 눈빛으로 하연연을 사납게 째려보았다.당연하게도 하연연은 곽선주의 눈빛을 의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연연의 시선 속에는 고석근이 훤칠한 몸으로 다가오는 모습으로 가득했다.비록 지금 하연연의 목표는 육한정이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집안 좋은 고석근에게도 가슴이 설레고 있었다.게다가 방금 육한정이 하서관을 위해서
고석근은 고개를 들었다. 여미령은 계단에 있는 난간에 기대고 있었다. 금방 샤워를 다 해서 그런지, 갈색 머리가 촉촉하게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다. 그녀는 그의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 걸쳐진 하얀색의 남성용 셔츠가 무척이나 커 보였다. 하지만 덕분에 소녀의 아름답고 정교한 라인이 선명히 드러났다. 옷은 그녀의 무릎까지 올라왔다. 그녀의 하얗고 아름다운 다리가 드러났다. 마치 남성용 셔츠의 화보를 찍고 있는 것만 같았다.고석근은 눈썹을 들썩였다. “내 셔츠 벗어.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비서한테 옷 가져오라고 시켜놓을 테니까.”여미령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작 잠옷 하나일 뿐인데? 넌 안 번거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난 아니야.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고석근은 입술을 들썩이더니 긴 다리를 휘적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여미령을 끌고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그는 옷장을 열더니, 안에서 검은색 잠옷 바지를 꺼내 침대에 던져놓았다. “안 바꿔도 돼. 대신 이 바지 입어.”여미령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석근을 쳐다보았다. “미친 거 아니야? 나보고 남자 바지를 입으라고? 이렇게 긴 걸 어떻게 입으라는 거야? 못생겨서 싫어. 안 입을래.”이 남자 머릿속에 구멍이 있는 것 같다. 남자 셔츠를 입는 사람은 봤어도, 남자 바지를 입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고석근은 주먹만 한 그녀의 얼굴을 여유롭게 쳐다보았다. 이제 고작 20살이다. 한창 꾸밀 나이다. 그의 바지를 입으면 못생겨질 게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가 그의 바지를 거부하는 것이다.고석근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낚아채더니 그녀를 그대로 침대로 밀어버렸다.여미령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건 그의 방에 있는 그의 침대였다. 들어올 때부터 그의 몸에서도 나는 우디한 향이 그녀의 코끝을 맴돌았다.그녀가 아직도 멍하니 누워있었다. 그때 고석근이 무릎을 침대에 올려놓더니, 검은색 바지를 그녀의 다리에 씌우기 시작했다.그녀가 입
고부인은 여미령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래서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여미령을 여우 같은 계집년이라고 욕했다. 고석근은 입을 오므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보디가드를 쳐다보자 보디가드가 공손하게 말했다. “사모님, 도련님 저 먼저 내려가 있겠습니다.”보디가드가 밖으로 나가버렸다.고석근은 손을 주머니에 꽂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엄마, 고부인 이미지를 좀 지켜. 입만 열면 욕하지 말고. 내가 엄마 그러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고부인은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얼굴상태도 무척이나 젊게 유지하고 있었고 머리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딱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젊었을 적 엄청난 미인이었다는걸.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악독함이 숨겨져 있었다. 남편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여자라는 게 티가 났다.자신의 아들이 여미령 편을 들자 고부인은 빠르게 휠체어 있는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석근아,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여미령 엄마 손연주가 너네 아빠 첫사랑이잖아. 그때 명문인 여씨 집안에 시집갔는데도 계속 너네 아빠 꼬드기기나 하고, 둘 다 결혼했으면서 바람이나 피고 다녔고.”“그날 손연주랑 너네 아빠가 호텔에서 만나는 거 나랑 여정수한테 딱 걸렸잖아. 나중에 여정수가 손연주 데리고 집에 가다가 차 사고 나서 둘 다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고. 나도 집으로 가다가 차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불구가 돼서 폐인이 되어 버렸어. 이 휠체어 내가 15년이나 탔어!”“너네 아빠가 손연주한테 마음 퍼주느라 내 허락도 없이 여미령 그 계집년 집으로 데리고 와버렸잖아. 너네 아빠 너한테는 빡빡하게 굴면서 여미령한테는 얼마나 잘해주는지… 유전자 검사 안 해봤으면 아마 아직까지도 여미령이 너네 아빠 친자식이라고 오해하고 있었을 거야!”“석근아, 너 설마 아직도 너네 아빠가 무슨 추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거야? 여미령 다 크면 아마 걔네 엄마보다도 더 예쁠 거야. 너네 아빠 벌써 여미령 그 계집년을 마음에 두고…”“그만해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