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락은 멍하게 그를 바라봤다. “당신이 여기에 왜…”육사작이 왔다. 생명의 마지막의 순간에도 이 여자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나…”육사작은 말을 하려고 하자 소지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락아, 누구 왔어?”아파트에 다른 사람이 있다. 육사작의 몸이 얼어 고개를 들자 걸어 나온 소지찬을 봤다. 소지찬은 겉옷을 벗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그도 문 앞에 서있는 육사작을 봤다. 두 눈이 마주치자 육사작의 눈에 비바람이 몰아쳤다. 두 주먹을 꽉 쥐고 소지찬을 보고 유영락을 바라봤다. “하” 비웃음이 나왔다. “여기에 손님이 계셨구나. 또 내가 착각을 했네?”그는 입술을 꽉 깨물고 붉어진 두 눈으로 떠나려 했다. 그가 떠나려 한다. 방금 왔는데 또 나가려 한다, 유영락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 순간 지금 떠나면 다시 못 볼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영락은 뛰어나가 그의 뒷모습을 보자 외쳤다. “육사작, 멈춰!”육사작, 가지 말라고!육사작은 계단을 내리고 있을 때 등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귓가에는 계속 “이 여자는 그럴 가치가 없어”라는 말이 맴돌았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 멈췄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는 주먹을 꽉 쥐고 핏줄이 펌핑 되었다. 내적 고민을 하고 그가 뒤돌았다. 붉어진 눈빛으로 유영락을 바라봤다. “방금 뭐라고?”그는 계단 아래에 서있고 그녀는 위에 서있다.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이 터질 거 같다. 몇 년 동안 먼저 다가간 적이 없는데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알고 있다. 입을 열었으면 나가야 한다. 그럼 이렇게 나가 그의 곁으로 가야 한다. 그녀도 포기하려고 수없이 마음을 먹었다. 화려하고 반짝이는 별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그가 이옥과 같이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어릴 때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녀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을 준, 뼈에 각인된 그 사람. 유영락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를 바라보고 있다. “육사작, 멈추라고.”육사작
유영락은 육선우를 처음 본다. 육선우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 얘가 바로…그의 두 번째 아들인가?육선우가 바로 그와 유소정 사이의 아들인가?그때 유영락은 유소정이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만날 용기가 없어서 본 적이 없다. 몇 년 동안 그녀가 모르는 곳에서 자라 이미 이렇게 훌륭한 어른이 되었다. 사실 그녀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의 두 번째 아들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생모는 유소정이지만 뼛속에 그의 훌륭한 유전자가 있으니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소정의 아들이 이 정도로 훌륭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는 깔끔하고 재능이 있다. 엄마랑 닮지 않았다. 육…선…우…유영락은 속으로 그의 이름을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었다. 그의 이름이 육선우구나. 정말 예쁜 이름이다.“할머니…할머니…”유영락은 정신 차리자 달이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마주쳤다. “할머니, 왜 그래요? 안색이 안 좋아요. 손도 차가워요.”그런가?유영락은 이제서야 온몸이 차갑고 아픈 걸 느꼈다. 그치, 안 아플리가 없다. 이건 그와 유소정 사이의 아들.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그녀도 딸이 있은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달아, 할머니 괜찮아. 돌아갈까?”“좋아요.”……유영락은 달이를 데리고 쇼핑몰을 나왔다. 이때 달이가 고개를 들자 익숙한 그림자를 봤다. 그는 외쳤다. “할머니, 빨리 봐요! 할아버지예요!”유영락은 고개를 들자 육사작을 봤다. 육사작은 건너편의 상업 오피스텔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검은색 얇은 코트를 입어 무게감이 있어 보였다. 엽 집사도 공손하게 그의 뒤를 따랐다.“할머니, 빨리 봐요. 할아버지 곁에 예쁜 이모도 같이 있어요. 그 이모는 누구예요?” 달이는 의아하게 물었다. 유영락도 봤다. 육사작 곁에 있는 사람은…이옥이다.그가 왜 이옥이랑 같이?엽 집사가 문을 열자 육사작과 이옥이 사이좋게 차에 타서 떠났다. “대표님, 지금 집으로 돌아갈까요?”하루 종일 회사에 있어서 아직 집에
달이는 육사작을 보자 기분이 좋았다. “할아버지, 돌아왔어요?”“그래.”육사작은 달이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유영락의 곁에 멈춰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만졌다. “나 안 기다렸어?”그의 몸에는 짙은 남자의 향수 냄새가 나고 야밤의 찬바람 공기와 섞여 유난히 향긋하다. 유영락은 고개를 들었다. 육사작은 빛을 등지고 서서 강인하게 그녀의 모든 빛들을 막았다. 온 공간이 그의 등장으로 조용해졌다. 이게 바로 남자의 아우라. 돌처럼 강인하다. “안 돌아오는 줄 알았어요.”유영락이 답했다. “맞아요. 할아버지. 오늘 오후에 할머니랑 봤어요. 할아버지가 예쁜 이모랑 같이 있는 모습을. 할아버지, 솔직하게 말해요. 오늘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예쁜 이모랑 놀러 간 거 아니죠?”어린 아이는 화났다는 걸 표현하려고 팔짱을 꼈다. 육사작은 눈썹을 들썩이고 유영락을 바라봤다. “오후에 나를 봤으면 부르지.”아이는 “흥” 하고 말했다. “할아버지랑 말하기 싫어서 아는 척 안 했어요! 나쁜 할아버지!”“……”세상에나, 이 어린아이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지?유영락은 달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탁상 밑에서 달이의 발을 툭 쳤다. “하.”이때 머리 위에서 자성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육 사모님, 아이에게 이렇게 욕하라고 배워줬어요?”“아니요…”유영락은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달이가 계속 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방금 순진무구한 달이는 어디로 간 것이지?진짜 속을 알 수 없다. 이때 시야가 어두워졌다. 육사작이 커다란 몸을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했다.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였다. “이상한 거 생각하지 마. 오늘 하루 종일 회사에서 있었어. 비서가 나의 결백을 증명해 줄 수 있어. 이옥은 나중에 할 말이 있다고 해서 만났어. 근데 만나고 아무 말도 안 하길래 중간에 쫓아냈어.”진짜…?유영락은 손을 뻗어 그를 밀었다. 그가 지금 뭘 하고 있지? 주방에 사람이 이렇게
유영락은 바로 그를 멈추었다, “싫어요.”“왜?” 육사작은 그녀의 몸 위에 엎드리고 부드러운 입술로 그녀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난 준비가 다 됐어.”라고 했다.유영락의 안색이 여러 번 바뀌더니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치맛자락을 주름이 생기도록 꽉 쥐었다.그는 그녀를 두렵게 했다.젊은 시절의 권세가 기울던 제도성 육 가네 도렴님이었을 때건 현재 사업계 거물이건 그는 습관적으로 강세적이다.육사작은 머리를 그녀의 머릿결에 묻고 그녀의 향긋한 체향을 맡았다, “영락아, 우리 한정이가 벌써 나이가 얼마인데 아직 소녀같이 부끄러움이 많아.”“......”뻔뻔해!유영락은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 왔잖아요, 얼른 받아요.”육사작이 받지 않으려 하자 유영락이 핸드폰을 가져와 연결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육 사장님.” 애교가 철철 흘러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옥이다.유영락이 멈칫하고 바로 그를 바라보았다.육사작은 그녀의 눈빛에 웃음이 나서 큰 손을 그녀의 머릿결에 넣고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질투해?”“육 사장님, 왜 말이 없으세요, 지금 뭐하고 계시나요, 혹시 제가 방해했나요?” 이옥이 물었다.이옥은 아직 육사작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매달리고 있다.육사작은 핸드폰을 들지 않고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의 미간에 펴지면서 성숙한 매력이 흘러넘쳤다, “내 부인이 금방 옷을 절반 벗었는데 전화가 왔으니 어떨 거 같은데요?”“......”유영락은 입을 벌리고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무슨?육사작은 통증에 눈썹을 찌푸리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꼬집어 입을 놓게 했다.그의 입가가 터져 피가 났다, 피가 흘러나와 그녀의 입에도 피가 묻어 화려한 빨간 색이 그녀의 요염함을 더해 주었다.이 나이의 여자가 되어서도 쭈뼘거리며 주지 않는 것은 유혹이 아니고 뭐겠는가?그는 자신의 허리춤 잠옷끈을 풀었다.그가 진짜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유영락의 동공이 흔들리면서 얼굴이 빨갛다 못해 피가 나올
엽 집사는 몇 십 년 동안 육사작을 따랐다, 때문에 한눈에 사모님이 다치게 못한 이유로 회장님의 불편한 심기를 눈치챘다.엽 집사의 추측대로라면 이 약은 사모님에게 먹이는 약이다.이 극단적인 행위는 회장님이 할만한 일이다.하지만 엽 집사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회장님, 지금 사모님과 금방 사이가 조금 나아졌는데 이 약을 쓴 걸 사모님께서 아시게 되면......”육사작은 유유히 담배를 피우며 천천히 연기를 뱉고 말했다, “물 한 잔 따라와.”“네, 회장님.” 엽 집사는 바로 물 따르러 갔다.하지만 걸음을 한 걸음 떼고서 멈칫했다, 그는 눈을 돌리고 놀라운 모습으로 육사작을 보며, “회장님께서 드시게요.......?” 하고 물었다.육사작은 얇은 입술을 휘었다, 오늘 밤 그녀를 갖고 말 것이다.시간은 흐르고 있고 그는 이미 안달 나서 1초도 기다릴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탐욕스러워 진걸 안다, 그는 온 마음으로 그녀를 가질 것이다.엽 집사가 물을 따라왔고 육사작은 약을 물에 타서 모조리 마셨다.차 키를 들고일어나 별장으로 돌아가서 그녀를 찾으러 왔다.그는 그녀가 대체 어느 정도로 마음이 독한지 알고 싶었다.......별장 안.유영락은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어디로 갔는지 오늘 밤 돌아오긴 할 건지 모르고 있었다.이때 귓전에 “똑똑” 하고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그녀는 눈을 뜨고, “누구세요?” 하고 물었다.“나야.”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육사작이다.그가 돌아왔다.오늘 밤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던 그가 돌아왔다.유영락은 슬리퍼를 신고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문밖에 커다란 체구가 우뚝 선 육사작이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당...... 당신이 어떻게 돌아왔어요?” 유영락이 그를 보며 물었다.육사작은 얇은 입술을 휘고, “내가 돌아오지 않길 바란 거야 돌아올 줄 몰랐던 거야?”라고 했다.유영락은 눈썹을 찌푸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육사작은 뼈마디가 선명한
그녀는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이건 그의 계략이다.밖의 남자는 선수다, 그의 마음가짐도 좋지 못한다, 그는 한 걸음씩 그녀를 조르고 있다.“나 너무 더워 영락아, 약발이 올라오나 봐, 점점 견딜 수 없이 네가 너무 보고 싶어.”육사작의 체온은 뜨거운 데다 숨을 내쉴 때마다 뜨거운 숨이 나온다, 엽 집사는 항상 맡은 일은 확실하게 하는 타입이라 이 약도 가장 좋은 걸로 구해왔다.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몸의 열기를 식히려 했지만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면서 온통 그녀의 모습이었다.이 약은 마음의 생각을 비추는 거울처럼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그가 한 평생 가장 원하고 집착을 가진 여자의 모습이었다.“회장님, 괜찮으세요?” 엽 집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이때 힐 소리가 나면서 이옥이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바로 덮쳐와, “육 사장님, 저 한참 기다렸어요.”라고 했다.“육 부인은 사장님을 싫어하지만 저는 달라요, 저의 가슴을 만져보세요, 콩닥콩닥 뛰고 있어요.”이옥은 육사작의 큰 손을 자신의 굴곡진 가슴에 얹혔다........방 안.유영락은 밖의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이 이옥은 안달 나있다.“아.” 이옥이 소리를 지르며, “육 사장님, 저 아프게 했잖아요.”라고 했다.유영락은 바로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막고 이 소리를 차단하려 했다.그가 이옥이랑 무엇을 하던 그녀와 자신과 상관없다.“아,” 이옥이 다시 소리를 지르며 흥분에 겨워, “육 사장님, 어디로 데려가시는 건데요?”라고 했다.육사작은 이옥을 데리고 갔다, 정말 흥미롭다.유영락의 귓가는 바로 조용해졌고 그녀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밖은 조용했다.그가 갔다.그가 이옥을 데리고 갔다.아프다.가슴이 아프다.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후둑후둑 떨어졌다.순간 그녀는 목놓아 울었다.조용한 방안에 그녀의 슬프디 슬픈 울음소리로 가득했다.왜 눈물이 날까?그냥 울고 싶었다.“왜 울어?”귓가에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영락이 휙 하고 고개를 들자 앞에 우뚝 서있는 큰 체구를
다음 날 아침.문밖에서 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일어나세요, 해가 중천에 떴어요, 오늘 왜 늦잠을 자는 거예요?”별장의 하녀들은 회장님과 사모님이 이렇게 늦게 일어나는 모습을 처음 본다, 짐작만으로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작은 도련님, 그만하시고 회장님과 사모님 조금 더 자게 두세요, 제가 놀아드리겠습니다.” 하녀가 작은 꼬맹이를 달랬다.달이의 반짝이는 검은 두 눈동자가 뱅글뱅글 돌았다, “알았어요, 저 혼자 놀고 있을게요.”20분 후, 거실에 있던 달이가 발걸음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할아버지.”육사작이 내려왔다, 그는 오늘 회색 니트에 검은 블랙 양복바지를 입어 고귀하지만 캐주얼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시선이 달이에게 떨어졌다, “좋은 아침이야.”이때 귓전에 청아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유영락도 내려왔다, “달이야.”오늘 유영락은 네이비 색상의 원피스를 입었다, 이 원피스는 비단의 재질이라 그녀의 굴곡진 몸매를 더욱 돋보였다.오늘 그녀는 머리를 묶지 않고 풀었다, 아무렇게나 볼 옆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유영락은 오늘 아주 아름다웠다, 마침 30살의 젊은 섹시처럼 운치가 넘쳤다.“와, 할머니 오늘 너무 예뻐요.” 달이가 달려가 유영락의 다리를 안았다.유영락은 포동 하고 귀여운 달이의 볼을 꼬집으며, “우리 달이 오늘 입이 달콤하네.”라고 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아빠와 엄마가 오늘 밤 멀리 갈 데가 있다고 가기 전에 이곳으로 와서 저녁 드시고 간데요.”육한정과 하서관의 해성 스케줄은 이제 정식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그들은 오늘 밤에 출발한다.그들은 육사작과 유영락의 사이가 좋아진 걸 알지만 떠나기 전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아 밥을 먹으러 오는 것이다.유영락의 두 눈이 번쩍이면서, “좋지, 오늘은 내가 요리를 해야겠어.”라고 했다.......육한정은 하서관을 데리고 왔다, 하서관은 주방으로 가서 유영락을 찾으러 갔고 육사작과 육한정은 별장 밖의 로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하녀들
“회장님, 이건 회장님을 위해 달인 약입니다, 요즘 추위를 타신 거 같은데 식기 전에 드세요.” 엽 집사가 말했다.육사작의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 “알겠어.”문고리를 잡고 들어오려던 하서관이 이 말을 듣고 바로 안심을 했다, 추위를 타 감기에 걸린 거구나, 그녀는 그에게 무슨 탈이라도 난 줄 알았다.하서관이 떠났다.서재 안, 엽 집사는 밖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는 걸 듣고, “회장님, 작은 사모님이 갔습니다.”라고 했다.육사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그는 하서관이 로비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는 걸 알고 엽 집사를 불러다 연기를 한 것이다.하서관은 아무리 총명하다 한들 그의 앞에서는 어리다.“회장님, 정말 작은 도련님과 작은 사모님에게 병세에 대해 말하지 않을 건가요?”“아니.”......가족끼리 저녁을 먹고 육한정은 하서관과 달이를 데리고 갔다.“할아버지 할머니, 저희 가요.” 달이가 손을 저으며 인사했다.육사작과 유영락은 함께 서서, “잘 가거라.”라고 했다.육한정은 한 손에 하서관, 다른 한 손에 달이를 잡고 점점 멀어져 갔다.육사작은 세 식구의 뒷모습을 보며 이 인사가 마직막 인사라는 걸 알았다, 그는 앞으로 한 걸음 가서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정아, 서관아.”부름을 듣고 육한정과 하서관은 멈추고 뒤돌아서서 육사작을 보았다.육사작의 조각 같은 미간에 부드러움이 흘러나오면서 얇은 입술을 휘었다, “서관이 너는 아직 나를 육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거냐?”하서관은 웃으며 바로 말을 바꾸었다, “아버님, 어머님!”유영락이 웃었다.육사작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손을 내밀고 육한정과 하서관의 손을 잡고 그들의 손을 한데 놓았다, “한정아 서관아, 앞으로...... 잘해야 한다, 육 가는 너희들에게 맡긴다.”육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아버지.”“그래, 가보거라.”육한정은 하서관과 달이의 손을 잡고 차에 올랐다, 도로에서 질주하는 자동차 안의 백미러를 통해 하서관은 뒤로 한 눈 보았다, 멀리에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