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한정의 잘생긴 얼굴에는 조금의 감정 동요도 없이 하서관의 볼에 뽀뽀를 했다, “서관아, 이럴 때는 그런 중요하지 않은 사람을 거론하지 마.”하서관은 고개를 돌려 그의 뽀뽀를 피했다, 그녀는 침대에 살며시 앉고, 눈썹을 치켜 올리며 웃는 듯 마는 듯 했다, “한정 씨, 화제를 돌리지 말고 얼른 전화 받아요, 소연 동생을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되죠.”육한정도 앉아서 얇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질투해?”하서관은 눈을 치켜뜨고 웃기 시작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정 씨, 제가 질투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물어요?”“...”육한정은 뼈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앙증맞은 턱을 움켜쥐고, 말끔한 눈에서 부드러운 사랑이 넘쳐 흘렀다, “여자 아이는 나쁜 말을 하면 안돼.”“공교롭네요, 저는 나쁜 말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사람 때리기도 좋아 해요!” 하서관은 다리를 뻗어 육한정을 침대에서 걷어찼다.육한정은 방비하지 못해 걷어 차였다, 비록 바닥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두 다리가 카펫위에 떨어졌을 때 여유롭게 떨어지지는 않았다.그의 잘생긴 얼굴이 “스윽”하고 차가워 졌다.육한정은 여태껏 이런 푸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눈썹을 찡그리고 침대 위에 있는 어린 여자를 노려봤다, 그윽하고 강한 카리스마가 전부 폭발해 무섭게 만들었다.하서관은 눈썹을 치켜들고 그를 돌아봤다, 그 유혹적인 눈동자는 맑고 차가운 빛을 뿜어냈다, “육한정, 당신에게 알려 줄게요, 제가 당신에게 심소연을 처리할 시간을 줄 게요, 심소연이 한밤중에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욕되게 한 것은 아니 에요, 제 눈에 모래 같은 물건은 용납할 수 없어요, 조심해요, 저는 당신을 차고 새 애인을 찾을 수 있어요, 저 하서관은 무언가 부족해도 남자는 부족하지 않을 거예요!”“마지막으로, 오늘 밤 제 침대 위에 오르지 말고 소파에 가서 자요!” 말을 마치고 하서관은 이불속에 들어가 그를 무시하고 그가 스스로 놀게 내버려 두었다.“...”육한정은
하서관은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고, 그는 아직 자고 있었다. 이마에 있는 앞머리는 평소에 그의 차가운 모습을 없애 주었고, 그를 더 부드러워 보이게 만들었다.하서관은 이렇게 아침에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 품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기뻤다.그녀는 천천히 작은 손으로 그의 이마, 높게 솟은 코를 부드럽게 만졌다.이때 그가 큰 손으로 그녀의 연약한 손목을 잡았다. 육한정이 일어났다.하서관은 그가 갑자기 눈을 뜰 줄 몰랐고, 그녀가 시선을 거두기도 전에 육한정은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그를 보며 그 맑은 눈동자는 그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한정씨, 반칙이에요. 아까부터 이미 깨어 있었죠?” 하서관은 자신의 손을 빼려 했고, 자신의 행동이 그에게 들켜서 민망해했다.육한정은 한 팔로 그녀를 안고 있었고 마음이 말랑해졌다. 마음이 너무 말랑해져서 미칠 것 같았다. 그녀와 함께 하지 못 했던 아침이 얼마나 많았던가?그는 그녀의 하얀 손을 잡고 자신의 입술에 갖다대고 뽀뽀를 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자신의 품에 꽉 안았다. “나 방금 일어났어요. 움직이지 말아요. 나 당신 안고 조금만 더 잘래요.”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하서관은 입꼬리를 올렸다. “한정씨, 해가 중천에 떴으니까 얼른 일어나요. 어리광 피우지 말고요.”육한정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었다. “이제서야 당현종의 고통이 이해가 돼요. 연인이랑 함께 보내는 밤은 너무 짧은 거 같아요. 앞으로 일찍 안 일어나고 싶어요.”“당신은 당현종을 모방할 수 있지만, 난 육궁의 양귀비가 되고 싶지 않은 걸요.” 하서관이 웃으며 말했다.육한정은 그녀를 안고 놓고 싶지 않았다. 이때 벨소리가 울리며 전화가 왔다.“안 그래도 어제 새벽에 계속 전화오던데, 아침부터 또 시작이네요. 당신 정말 바쁜가 봐요.”육한정은 인상을 찌푸리고 서랍위에 있던 핸드폰을 가져왔다. 숭문의 전화였다.숭문은 그의 분신 같은 존재였기에 그와 하서관이 호텔에 온 걸 알고 있을 테니, 급
심소연은 실망한 눈으로 부모를 보았다. “엄마 아빠, 저를 도대체 뭘로 보시는 거예요? 제가 물건으로 보이세요? 값어치 올려서 써먹으시려고요?”욕심 많은 부모의 얼굴과 비교했을 때 심소연은 바람 속에 날리는 연약한 꽃 같았다. 그 모습은 사람들의 보호 본능을 불러왔다.“소연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리가 너를 이렇게 키워줬으니 이제 너가 효도해야지. 그리고 너 이미 돈 많은 남자 찾았다며. 우리가 만나보고 싶어하는 것도 안되니?”심소연은 주먹을 꽉 쥐었고 살짝 움직이자 발이 허공에 닿았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하지만 그녀는 위험한 걸 감지할 겨를도 없이 물방울 같은 눈에는 절망만이 가득했다. “절대 그 사람 못 만나게 할 거예요. 그 사람은 제 오빠 같은 사람이에요. 그냥 지금 죽는 게 낫겠어요.”심소연은 떨어지려고 했고 구경꾼들은 소리내어 막으려 했지만 심소연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자 시선이 육한정에게 고정되었고, 그녀는 그동안의 억울함이 덮쳐와 코 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막 흘렀다. 그녀는 흐느끼며 “오빠…”육한정은 하서관을 데리고 나타나서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그녀의 부모님은 육한정을 보며 놀라서 입을 벌렸다.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소… 소연아, 이 사람이… 너가 말한 돈 많은 남자야?”심소연의 부모는 욕심이 많아서 돈을 제일 좋아했다. 그들은 돈 많은 사람들을 여럿 만나봤지만 전세계의 사업을 휘두르고 있는 육한정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그들은 육한정을 위아래를 훑었고 육한정의 수제 오감과, 손목에 찬 명품시계,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다 합치면 몇 천 만원은 될 것 같았다. 다 돈이었다.육한정은 그들의 부모님과 그녀를 보며 바로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따듯하게 하서관의 손을 잡았다. “테라스 바람이 좀 센데, 안 추워요?”하서관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육한정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었다.그의 옷은 남성복이라 사이즈가 커서 그녀의 연약
하녀는 심소연의 엄마를 보며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저었고 정직하게 말했다. “잘 모르겠는데요… 누구신데요?”심소연의 엄마는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고 기세가 등등한 모습에 턱이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넌 정말 보는 눈이 없구나. 너가 세상을 모르는 거 같아서 알려주는 거야. 우리는 이 집주인의 미래의 장모님과 장인 어른이야. 그니까 이 별장의 주인이라고!”하녀는 입을 벌렸고 얼굴엔 농담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라고 적혀 있었다.심소연의 아버지도 득의양양했다. “우리 소연이가 이렇게 성공하게 될 줄 몰랐어. 이렇게 돈 많은 남자를 만나다니, 꿈에서도 상상 못 했는데 말이야.”만약 하녀가 없었다면 그들은 한참동안 둘이서 키득거렸을 테다. 이 꿈은 너무 아름다웠다.이때 가벼운 발걸음이 들렸고 하서관이 왔다.하녀는 주인인 하서관을 보고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서관 아가씨, 저 사람들 좀 보세요…”이 집에 장인 어른은 세계적인 부자인 여군묵이었고, 장모님은 난루 고대국가의 여왕인 임수정이었기에 언제부터 장인장모가 저런 사람들로 바꼈는지 알 수 없었다. 너무 끔찍했다!하서관은 위로의 눈빛으로 하녀를 보았다. “괜찮아요, 먼저 내려가 있어요.”“네, 아가씨.” 하녀는 공손하게 얼른 자리를 피했고, 그녀는 이미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듣고싶지 않았다.하서관의 맑은 눈동자는 그들에게 고정됐고, 그들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심소연의 엄마가 먼저 심기를 건드렸다. “당신은 누구야? 내가 들었는데 육 선생은 아직 결혼 안 했다 던데, 그럼 당신도 육사모는 아니겠네.”심소연의 아빠가 거들었다. “결혼도 안 했으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지. 지금 눈이 있는 사람들은 육 선생이 우리 소연이를 좋아하는 걸 볼 수 있지. 우리 소연이를 보석처럼 다루던데. 그걸 안다면 얼른 육 선생을 떠나. 괜히 세컨드 하면서 남의 감정 망가트리지 말고!”하서관은 웃고 싶었지만 그저 입꼬리만 올렸다.심소연의 부모는 굳었고, 하서관의 침착하고 지혜로운 아우라는 다른 사람을 내려
심소연의 부모는 다시 한번 선을 넘었고, 곧 심소연의 20살 생일이니 육한정에게 엄청난 생일파티를 열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하녀, “......”선생님, 이것만큼은 안돼요. 얼른 거절하세요!육한정은 어떠한 감정변화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비서한테 말 해놓을게요. 그 날은 최고로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날로 만들어 보죠.”하녀, “......”세상에, 그녀의 예상이 완전히 빛 나갔다.선생님, 도대체 뭐 그러시는 거예요? 예전에 그 똑똑하던 선생님은 어디로 가신 거죠?와.심소연의 부모는… 육한정에게 사랑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전설속에 순애보가 바로 그를 지칭하는 거 아닌가?그는 정말 너무 순진해서 귀여웠고 그런 그를 그들은 매우 좋아했다.“육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저희가 소연이한테 그 양아치 오호영이랑 얼른 이혼하고, 선생님 한 분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게요.” 심소연의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육한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은 뒤 대답하지 않고 이 별장을 떠났다.롤스로이스 안. 육한정은 뒷좌석에서 문서를 보고 있었고 앞에 있던 숭문이 물었다. “주인님, 정말 심소연씨께 생일파티를 열어주실 건가요?”육한정은 집중해서 문서를 읽으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못 해줄 것도 없잖아? 이 일은 네가 맡아. 제일 호화로운 호텔에서 파티 시켜줘.”“......주인님, 그 부부는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심소연씨가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육한정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서두를 거 없어. 그냥 데리고 놀아주는 거야. 재미 보려면 아직 멀었지.”......화비는 어두운 작은 방에 갇혀 있었고,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방문이 ‘달칵’하고 열렸다.화비가 고개를 들자 하서관이 걸어 들어왔다.정아는 의자 하나를 가져왔고 하서관은 그 위에 앉아 우아하게 차 한 잔을 따른 뒤 화비의 초췌한 얼굴을 보았다. “화비씨, 말해 보세요. 당신의 주인이 누구죠?”
관지훈은 이틀동안 계속 병실에서 육영을 돌봤고, 육영은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 했다.방금 유영락은 육영을 만나러 왔고 병실 문을 열자 두 사람이 마주쳤다. 그리고 바로 육사작이 와서 세 사람은 지금 이런 상황에 놓였다.딱 봐도 육사작은 이 설명을 믿지 않고 유영락의 얼굴을 보았다. “왜 이런 우연은 늘 너한테만 일어나는 걸까? 유영락, 넌 영이를 만나러 온 거야 아님 옛 연인을 만나러 온 거야?”유영락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육사작씨, 진짜 말이 안 통하네요!”“유영락, 지금 대화가 안 통하는 건 너야. 사실대로 말해!”관지훈은 두 사람을 보며 “두 사람…”육사작, “닥쳐!”유영락, “끼어들지 말아요!”두 사람이 소리치자 관지훈은 당황했다, “......”하서관은 입꼬리를 올렸다. 대충 이게 육사작과 유영락의 사랑이겠지. 고통스럽든, 비관적이든, 속상하든… 모두 두 사람의 일이니 제3자가 끼어들 수 없었다.이전 제도에서 제일 잘 나가던 사업가와 차갑고 똑똑한 부잣집 여자는 어떻게 봐도 잘 어울렸지만 그들은 음모에 휘말려 제일 좋은 시간들을 놓쳤고, 하서관은 이 장면들을 다 보고 있었다. 육사작은 유영락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유영락은 고개를 들자 시선엔 그 밖에 없었다. 육사작과 유영락이 같이 있는 걸 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이었다.하서관은 다가가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락 아줌마, 여긴 어쩐 일이세요?”유영락은 하서관을 보자 힘껏 자신의 손을 빼내려 했다.육사작은 절대 놔주지 않았다.유영락은 민망해서 귓가에 머리결을 넘기며 낮은 목소리로 육사작에게 말했다. “놔요, 애들 있잖아요!”그녀와 육사작은 애들 앞에서 싸울 정도로 어리지 않았다.육사작은 그녀가 불편해하자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손에 힘을 풀었다.“서관아, 난 영이씨 만나러 왔어.”하서관은 다정하게 유영락의 팔을 잡았다. “저도 영이 고모 만나러 왔어요.”“서관아, 영이씨는 아직도 의식이 없어. 대체 언제 깨어날까?” 유영락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서관을 보자 심소연 부모는 두 눈을 반짝였다. “오, 이게 누구야. 육 대표님의 전 애인, 좀 전에 버려진 여자 아니야?”심소연의 엄마는 하서관의 고운 얼굴을 질투했다. 그녀의 얼굴은 딸 심소연보다 훨씬 예뻤고, 만약 그녀가 낳은 딸이 이렇게 예뻤으면 얼마나 좋을까!심소연의 엄마는 괴상하게 말했다. “넌 어떻게 이 경매장에 온 거야? 너 돈은 있니? 그 돈도 예전에 육 대표님이 준 거지? 지금 육 대표님이 널 버렸으니 자연스럽게 돈 줄이 끊겼을 텐데. 봐, 우리 딸이 이제 육 대표님의 새로운 애인이고 대표님을 편하게 잘 해드리고 있어. 육 대표님이 우리한테 마음대로 쓰라고 카드까지 주셨는걸?”“팍” 소리와 함께 심소연의 엄마는 책상 위에 카드를 던져 하서관에게 보여주었다.유영락은 심소연의 부모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서관아, 이 사람들 누구야? 이게 다 무슨 말이야? 나는 못 알아 듣겠어.”그녀의 아들에게 새 애인이 생겼는데 그녀는 엄마로써 모를 수가 있나?만약 아들에게 새 애인이 생겼다면 당장 가서 다리를 부러트릴 것이다!하서관은 유영락을 보고 눈을 깜빡이게 작게 말했다. “아줌마, 무시하세요. 미친 사람들이 지금 자기네들끼리 막 떠드는 거예요.”이때 심소연의 부모는 유영락을 보고 적대적으로 말했다. “이 여자는 또 누구야? 얼굴 보니까 딱 여시처럼 생겼네.”“......”하서관은 속으로 소개할 시간도 안 준 그들이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했다. 너흰 이제 끝이야, 감히 ‘사돈’을 여시라고 모욕하다니!이때 귓가에 여성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락아, 서관아, 너희 여긴 어쩐 일이야?”하서관은 고개를 돌렸고, 임수정이 왔다.“엄마,” 하서관은 애교넘치게 불렀다.“수정아, 여긴 왜 왔어? 뭐 사려고?” 유영락은 호기심에 물었다.요즘 임수정은 피부샵을 차리느라 일에 바빠서 최근에 만나지 못 했다.“쉿.” 임수정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했고 수상하게 말했다. “내가 요즘…강호 비밀서적을 찾고 있거든. 듣기로는 강
심소연의 부모는 상당히 날 뛰고 있었다, “카드 하나로 모든 걸 다 지배한다” 라는 기세였다. 사실 그들은 뭘 사야할지 몰랐지만 하서관이 높은 값을 부르는 거라면 뭐든 뺏어 하서관의 기를 누르려 했다.심소연의 아빠는 말했다. “하서관은 육 대표님의 전 애인일 뿐이야, 우리보다 분명 돈 없어.”심소연의 엄마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 우리 그냥 돈으로 콧대를 눌러 버리자. 화 나게 만들어 버려!”옆에 있던 룸에서 하서관은 심소연의 부모가 피켓을 들자 유영락에게 말했다. “영락 아줌마, 저희 그냥 이 마노석은 옆 쪽에게 넘기는 게 좋겠어요. 이 돌이 노부인이랑 가장 잘 어울릴 거 같아서 4천만원을 불렀는데, 사실 4천만원도 이미 너무 높은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더 부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유영락도 냉철한 성격이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이때 임수정이 입을 열었다. “잠깐만, 그 피켓 줘 봐. 내가 장난 좀 치게.”“엄마, 뭐하시려고요?” 하서관은 피켓을 임수정에게 건넸다.임수정은 피켓을 들었다. “8천만원.”8천만원?마노석 하나에 8천만원이면 너무 손해 아닌가?하서관은 임수정의 옷깃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이때 옆에 있던 심소연의 부모는 가격을 듣고 피켓을 들어올렸다. “1억.”임수정은 하서관을 밀었다. “1억 5천.”1억 5천?경매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은 어떤 부자가 1억5천만원이나 주고 마노석을 사려는지 궁금해했다.옆에 있던 심소연의 부모는 1억5천을 듣자 망설였다. 그들의 생활수준이 15만원에서 1억5천으로상승했으니 그들은 흔들리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 마노석은 그냥 빨간 돌일 뿐이었고, 산에는 널린 게 돌이었다.“우리 가격 더 부를까?” 심소연의 엄마가 물었다.심소연의 아빠는 얼굴이 빨개진 채 너무 흥분한 상태였고, 1억5천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격을 더 높게 부르지 않으면 체면이 안 살지 않겠는가?심소연의 아빠는 피켓을 들고 소리쳤다. “2억.”와.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