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은 계속 임불염을 놀렸다.임불염은 장한에게 계속 놀림을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절대 참지 않겠다고 작정했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장한을 도발했다. “입만 살아서 말은 잘하네? 능력있으면 한 번 해보던지. 당신은 절대 안 돼.”어떤 남자라도 자기 아내의 이런 도발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하물며 좋아하는 여자라면 더더욱. “임불염, 네가 한 말이니 후회하지 마.”장한은 한 쪽 팔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고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그는 방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를 침대로 던져버렸다.임불염은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장한에 의해 눌려 있었다. 그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임불염을 바라보았다. “어딜 도망가려고 그래? 아까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때는 언제고?”“난••••••,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어쨌든 마지막에 난처해지는 건 당신이잖아.”임불염은 억지를 부렸다.장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굽혀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임불염은 갑작스러운 키스에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빠져나가려 해도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다. 장한의 손은 이미 임불염의 옷 단추로 향했다. ‘이••••••, 이게 아닌데.’모든 것이 그녀의 예상을 벗어난 것 같았다. 그녀는 두려워서 몸을 움츠렸다.“장한, 이제 그만 해.”“이제야 겁나? 하지만 늦었어.”임불염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 “엄마, 아빠. 저 왔어요.”그때, 현관에서 월이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녀의 구세주가 돌아왔다.임불염은 장한을 밀치고 월이를 반겨주었다.“우리 딸 왔어?”임불염은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고 재빨리 뛰쳐나갔다. 그녀는 월이의 작은 몸을 껴안고 힘껏 뽀뽀했다.“월이야, 왔어? 오늘도 즐거웠어?”“네. 엄마, 전 오늘 친구를 몇 명 더 사귀었어요. 여기 아이들은 모두 예의 바르고 친절해요. 저는 여기가 너무 좋아요."월이가 웃으며 말했다.임불염은 사랑스럽게 월이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엄마, 아빠는요? 아빠는 아직
모두들 분노로 가득 찼지만 임불염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사실 그녀는 진작부터 백야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 온 가족이 이렇게 뻔뻔스럽게 나서서 장한에게 그녀와 결혼하게 할 줄은 몰랐다. “형수님, 걱정 마세요. 보스는 그녀와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보스 눈에는 백야 일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저 백야가 보스한테 파리처럼 얽혀 있어서 이러다가는 보스의 명성이 다 망가질지도 몰라요.”“형수님, 백야가 보스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더라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임불염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꼬리를 피식 올렸다.“방법이 하나 있긴 있는데••••••.”“그럼 잘됐네요. 형수님, 방법이 있으면 지금 빨리 가서 보스를 도와드리죠.”그녀는 장한을 도와줄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장한이 행여 자신을 욕할까 봐 겁이 났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네. 좋아요. 지금 바로 가요.”••••••병원, 백야는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있었다. 임불염이 안으로 들어가자 백야는 그녀가 온 것을 확인하고도 굳이 아픈 척 연기하지 않았다. 어차피 임불염은 그녀의 속셈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뭐하러 오셨어요? 그냥 집에서 얌전히 소식을 기다리는 게 나을 텐데요? 곧 보스가 사모님이랑 이혼하겠다고 할 거예요.”그녀의 말에 임불염은 피식 웃었다. “우리가 이혼할 거라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예요? 지금 병실에 앉아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건 백야 씨도 똑같은 거 같은데요?”“••••••.”백야는 할 말이 없었다.“백야 씨, 전 정말 백야 씨를 이해할 수 없어요. 이렇게 그 사람이랑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왜 아직도 그를 잡고 놓지 않는거죠? 결혼은 고사하고, 아니 설령 그가 백야 씨랑 결혼한다고 해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당신이 알긴 뭘 알아요? 제가 가지지 못하는 남자는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어요. 아니, 가지면 안 돼요. 제가 보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요? 보스는
“백야 씨, 백야 씨가 굳이 장한에게 시집을 가겠다면 평생 과부로 살 각오를 해야 해요. 장한은 이제 더 이상 남자가 아니니까요.”임불염의 말에 백야는 몸이 굳어버렸다. 장한에게 그런 문제가 있다니•••••• 남자가 아니라니?백야는 장한을 영웅으로 숭배하며 이 세상에서 그가 제일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병적으로 그에게 미련을 품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으니 머릿속에 있던 장한의 완벽한 이미지에 메울 수 없는 균열을 안겨주었다. 백야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장한의 빼어난 얼굴과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는 마치 숲을 정복한 들표범처럼 공격력이 넘쳤다.아무리 보아도 그에게 그런 방면의 문제가 있을 리가 없을 것 같았다. 백야는 장한을 오랫동안 좋아하면서 일찍이 그와의 미래를 상상한 적이 있다. 그녀는 한밤중에 장한의 방문을 두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 임불염이 그녀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자 백야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여자는 여자를 제일 잘 안다. 임불염은 백야가 그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슬픈 척 탄식했다.“백야 씨, 사실 저도 이 문제를 당신에게 말하고 싶지 않있어요. 하지만 만약 당신이 계속 소란을 피우면, 저는 그를 병원에 보내 신체 검사를 받게 할 거예요. 그때 가면 사건의 진상은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고 당신들은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게 되죠. 그리고 정말 그런 장한이라도 괜찮겠어요?”그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보스, 오셨습니까? 형수님께서 안에서 백야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장한은 안에 임불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왔지?’그는 백야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백야만 떠올리면 장한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싶었다. 이렇게 뻔뻔스럽게 그에게 매달리는 여자는 백야가 처음이었다.장한은 병실 문을 걷어차고 안으로 들어갔다.‘쾅-’문이 열리자 병실에 있는 두 여자는 모두 고개를 들어 그를
장한은 임불염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한껏 궁금해하며 물었다. “임불염, 조금 전 백야랑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무슨 얘기를 했길래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거지?”임불염은 이 일을 그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여자들끼리 일이야. 알려고 하지 마. 어쨌든 다신 매달리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야?”“그렇긴 한데••••••.”“뭐야? 설마 백야 씨가 너를 쫓아다니지 않겠다고 해서 서운한 건 아니지? 사실 미녀들한테 둘러싸인 느낌을 즐기고 있던 거였어?”임불염은 눈살을 찌푸렸다.“••••••.”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나는 너 한 명 마음도 제대로 얻지 못했는데 이번 생에는 네 마음을 얻는 거로 만족할래.”능글맞은 말투에 임불염은 재빨리 그를 밀어냈다.그때, 임불염은 갑자기 이상한 냄새를 맡고 손을 들어 그를 품에서 밀어냈다. 임불염은 속이 메스꺼워 토하고 싶었다.“왜 그래?”장한이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전에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그녀의 말에 장한은 온몸이 굳어졌다.‘설마•••••• 임신한 건 아니겠지?’그는 요즘 피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었다. 이런 생각에 장한은 잔뜩 긴장이 되었다.그는 물론 임불염과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싶었지만, 지금 임신하는 건 너무 빨랐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장한은 그녀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만약 그가 그녀를 속이고 그녀가 잠든 틈을 타서 그녀를 괴롭힌 사실을 알게되면 그녀는 장한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몸이 아프면 검사를 해야지. 마침 근처에 병원이 있으니까 한 번 검사해 보는 게 낫겠어.”“괜찮아. 그냥 속이 메쓰거운 거일 뿐이야.”임불염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안 돼.”장한은 단호하게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군구 병원이기 때문에 장한의 눈빛 한 번에 의사도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로 대기표를 끊어 피검사를 하게 했다. 피를 뽑은 뒤, 장한은 그녀를 벤치
“그냥 안아주고 싶어서 그랬어. 놀랐어?”장한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긴 사람도 많고 공공장소야. 빨리 내려줘.”임불염은 장한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싫어. 여기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줄거야.”그는 지금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증명하고 싶었다.장한은 그녀를 안고 공중에서 몇 바퀴 돌았다.그러자 점점 두 사람 주위로 구경꾼들이 갈수록 많아졌다. 모두들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와, 저 사람 좀 봐. 진짜 행복한가 봐, 또 나를 결혼하고 싶게 만드네.”“두 사람 진짜 달달하지 않아? 저 여자 남자 친구 좀 봐.”“나도 저렇게 안기고 싶어. 누가 나를 저렇게 안아줬으면••••••.”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임불염의 귀에 들어갔다. 그녀는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이제 그만 진짜 내려줘. 남들이 비웃어. 빨리.”그러자 장한은 임불염을 바닥에 살포시 내려놓았다.임불염이 막 허리를 펴려는데, 장한은 이번에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올렸다.“넌 몸도 안 좋으니까 잘 쉬어야 해.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 줄게.”그저 소화불량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오버할 필요는 없었다.“싫어. 내려놔. 나도 다리가 있다고. 혼자 걸을 수 있어.”아무리 항의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장한은 임불염을 가볍게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월이는 장한이 임불염을 안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임불염은 얼굴이 빨갛게 물든채 침대에 눕혀졌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장한이 그녀를 말렸다.“어디 가는 거야?”“밥 해야지. 밥 먹지 말고 굶을까?”“넌 가만히 앉아 있어. 오늘부터 내가 요리할게.”장한이 말했다. “당신이?”임불염은 깜짝 놀라 장한을 빤히 바라보았다. “요리할 줄 알아? 그냥 내가 할게.”“임불염, 나를 얕보지 마. 그깟 밥하는 거야 나도 할 수 있어. 조금만 기다려.”장한은 당당하게 말하며 주방으로 갔다.임불염은 그를 막지 않았다. 장한이 요리를 하는 틈을 타 그녀는 디자인 원고
모두들 장한이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을 보고 연달아 그를 비웃었다. 장한은 곧바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그는 첫 요리부터 부엌을 폭파시킬 뻔했다.요리란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 모습에 임불염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내가 할게.”그러자 장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나왔어? 침대에 누워 쉬라고 했잖아.”"더 이상 내가 나와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 집에 불이 붙을까 봐 두려워서 그래.”임불염이 말했다.“••••••.”임불염은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을 후다닥 치우기 시작했다.“이왕 온 김에 같이 밥이나 먹어요.”"네, 좋아요. 형수님 솜씨가 워낙 좋아서 저희도 여기에서 밥 먹고 싶었어요.”그러자 장한은 부하들을 발로 찼다.“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임무도 마음에 들게 한 적이 없으면서 밥 먹는데는 1등이지?”“에이, 보스. 저희도 당연히 공짜로 먹지 않을 거예요. 저도 가서 요리 몇 개를 만들어 올게요.”“그럼 전 가서 닭 한 마리를 잡아 올게요. 집에서 키운 닭이 정말 맛있더라고요.”사실 반찬은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장한은 조금 전 갈비와 같은 고기들을 많이 사왔다. 임불염이 임신을 했으니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줘야했다.임불염이 요리를 시작하자 장한은 떠나지 않고 그녀의 곁을 맴돌았다. 임불염은 오늘따라 장한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오늘 할 일 없어? 왜 계속 부엌에 있는 거야?”그는 평소에 매우 바빴다.“네 몸이 안 좋으니까 그러지. 앞으로 옆에서 이것저것 많이 도와줄게.”장한은 아직 그녀에게 임신 사실을 알려줄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그의 비밀도 탄로날 게 분명했다.의사는 임신 첫 3개월 동안 임산부가 큰 정서적 동요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그녀를 자극할까 봐 두려웠다.그녀에겐 매우 불공평한 일이다. 어쨌든 아이를 낳는 것은 매우
그럴 리가 없어.임불염은 재빨리 이 생각을 부정했다. 임신을 했다니? 자기의 생각이 너무 황당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월월이를 낳았었다. 월월이를 임신했을 때도 입맛이 없었고, 비린내를 약간 맡으면 토하고 싶었다. 지금의 상태가 임신할 때랑 너무 비슷하다.그러나 그녀는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녀와 장한은 부부 생활을 하지 않았고, 장한의 몸도 안 돼서 결혼 후에도 그녀를 건드린 적이 없다.성관계도 없었는데 어떻게 임신할 수 있을까?임불염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그 몇 개의 꿈이 떠올랐다. 꿈속에서 그는 그녀에게 힘을 쓴 적이 있다. 근데 그것은 결국 꿈에 불과하다."염아, 여기서 뭐해? 또 어디가 불편해?"이때 장한이 쫓아왔다.자기가 꾼 그 꿈을 생각하자 임불염의 얼굴색이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했다. 작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 입맛이 없어. 먼저 가서 먹어."장한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매우 미안했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졌다."네가 입맛이 없다니까 나도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그가 언제부터 사람한테 매달리기 시작했어?"너는 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장한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직접 자기의 품으로 안았다."왜냐하면...... 내가 널 사랑하니까."그는 그녀의 귓가에서 속삭였다. 왜냐하면, 내가 널 사랑하니까.임불염은 갑자기 숨을 잠깐 멈췄다. 뭔가가 마음속의 가장 부드러운 곳을 스쳐 지나간 것 같았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장한을 밀어냈다."왜 그래? 오글거려. 놔줘. 다른 사람이 본다 말이야.""보라고 해. 싱글들이 배 아프게."싱글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장난 그만하고, 배고파, 밥 먹으러 갈 거야."임불염은 재빨리 그를 밀치고 뛰어나갔다.장한은 입꼬리를 올리며 얼른 따라갔다.......백지은은 물건을 정리하면서 이곳에서 떠날 준비를 했다.백지은의 부모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확인해?백지은은 엄마가 어떻게 확인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지금 그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네, 마음대로 하세요. 엄마, 아빠, 좀 나가주실래요? 쉬고 싶어요."백지은은 자기의 부모님을 모두 내쫓고 방문을 잠갔다."참!"백지은 아빠가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예린이는 너무 단순해서 쉽게 당해. 임불염의 한마디 말에 저렇게 속아 넘어가잖아? 이 임불염도 참 능력자야. 장한을 그렇게 매혹시키고 사람의 마음을 갖고 놀아."백지은 엄마가 비꼬는 듯이 말했다.백지은 아빠가 물었다. "그럼 어쩌라고?""장한이 정말 안된다고 믿어?"백지은 아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믿어.""맞아, 그 임불염은 글래머하고 피부도 윤택한 게 혼자 사는 여자 같지 않아. 그 여자가 꼭 숨기는 것이 있을 거야. 내가 반드시 알아낼 거야."......백지은 엄마는 얼른 자기의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녀는 임불염을 찾아갔다. 하지만 임불염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근처에서 살피고 있었다.임불염은 마침 월월이를 데리고 놀러 나왔는데 모두가 월월이를 아주 이뻐해 주고 월월이랑 놀아주었다."형수님, 오늘 우리 낚시하러 갔어요. 야생 붕어 두 마리를 잡았어요. 매운탕 만들면 어떨까요?"임불염은 물통에서 펄떡펄떡 뛰는 붕어를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생선 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것 같아 또 토하고 싶었다.임불염은 작은 손을 명치에 누르며 헛구역질을 했다."형수님, 괜찮으세요? 요즘 몸이 편찮으신 것 같아요.""괜찮아, 의사한테 갔었는데 그냥 소화가 잘 안돼서 그래."백지은 엄마는 헛구역질을 하는 임불염의 모습을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 임불염의 이런 모습을 보면 볼수록...... 임신한 것 같다!이때 두 사람이 백지은 엄마의 곁을 지나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형수님 요즘 왜 그래? 왜 자꾸 토하고 싶어해? 어제 함께 삼계탕을 마셨는데, 형수님이 냄새를 맡자마자 토했어.""혹시 임신이 아닐까요?""아닐 거야, 형수님이 소화가 안된다고 하셨잖아.""제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