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네가 안 놓으면 내가 놓을게."말하고 나서 월이는 치마 끝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그러자 민이는 그만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아야.”민이는 자신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일부러 나를 넘어지게 한 거잖아.”그러자 월이는 넘어진 민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난 이미 손 놓으라고 말했어. 너를 다치게 한 건 바로 너 자신이야.”“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넌 역시 네 엄마를 닮아 교양이 없구나. 네 엄마는 혼전임신으로 우리 삼촌의 발목을 잡았어. 아주 여우 같은 여자지. 난 네 엄마도 싫고 너도 싫어.”임불염을 제일 사랑하는 월이는 민이가 이렇게 자기 엄마를 헐뜯는 소리를 듣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민이, 우리 엄마랑 아빠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거야. 우리 엄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야.”그러자 민이는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를 짚으며 말했다. “네 엄마는 여우 같은 여자야. 넌 아빠도 없는 사생아고.”화가 난 월이는 민이의 옷을 잡아당기며 작은 주먹을 치켜세웠다. “한 대 맞을래? 난 여기에서 당장 너한테 손을 댈 수도 있어.”월이의 말에 민이는 조금 겁이 났다.“나••••••, 나••••••.”그때, 조아서가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너희들 여기에서 뭐 해?”그러자 민이는 바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엄마, 월이가 주먹으로 저를 때려요.”“뭐?”조아서는 자신의 소중한 딸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무시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화가 치밀어 올라 월이를 휙 밀쳤다. “악.”월이는 비명을 질렀다. 월이는 그만 책상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부딪히고 말았다.심한 고통에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월이는 오히려 울지도 않고 자신의 작은 몸을 똑바로 일으켜 세우고 용감하게 조아서를 똑바로 쳐다보았다.조아서는 민이를 품에 안은 채 월이를 끊임없이 비난했다.“너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네 엄마는 대체 어떻게 널 가르친 거야? 참
막무가내인 조아서를 보고 임불염은 냉소했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민이를 밀쳤다.그러자 민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민이와 조아서는 깜짝 놀랐다.“감... 감히 저를 밀친 거예요?”온화하고 연약한 줄 알았던 임불염이 사람을 밀치다니.임불염은 민이를 감싸 안고 땅바닥에 주저앉은 두 모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렇게 제멋대로인 아이를 상대하려면 저도 이럴 수밖에 없어요. 조금 전 형님이 월이를 밀쳤으니 저도 똑같이 갚아줘야죠.”“너.... 너너너......”“뭐요? 왜 말을 더듬어요?”그때, 임불염은 조아서의 가방을 발견했다.“이 가방, 이번에 새로 나온 거 맞죠? 한정판인 것 같은데. 돈 많이 들었죠?”이 가방은 조아서가 제일 아끼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한정판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그녀는 지인에게 큰돈을 들여 부탁해 이 가방을 어렵게 손에 넣었다. 오늘 처음으로 이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오후에 조직한 모임에 이 가방을 들고 가서 생색을 내려고 했었다.“뭐... 뭐 하려는 거야? 내 가방 만지지 마.”조아서는 곧바로 가방을 들고 자기 품에 꼭 안았다."이 가방이 너무 예뻐서요. 제 마음에 들었으니, 이제 제 거예요. 당장 저한테 주세요.” 임불염은 손을 뻗어 가방을 빼앗았다.“악, 내 가방.”조아서는 비명을 질렀다.임불염은 마음속으로 냉소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두 사람이 월이의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아 간다면 임불염은 조아서에게 아끼는 물건을 빼앗긴 기분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느끼게 할 생각이었다.“왜 이렇게 쪼잔해요? 그냥 가방일 뿐이잖아요. 이것 좀 보세요. 제가 들고 있으니까 엄청 예쁘지 않아요?”임불염은 일부러 조아서의 가방을 메고 그녀 앞에서 한 바퀴 빙 돌았다.그러자 조아서는 화가 나서 미친 듯이 발을 동동 굴렀다. “빨리 가서 어르신께 알리세요. 누군가 저를 괴롭힌다고 빨리 말씀드리세요. 악, 배가 너무 아파요. 이 아이는 장씨 가문의 귀한 손자란 말이에요. 빨리 가서 의사를 불
조아서는 자신의 배 속에 있는 장씨 가문의 귀한 손자를 믿고 막무가내로 행동했다.그때, 주치의가 다급히 달려왔다.“어르신, 둘째 사모님은 지금 임신 중이라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안 됩니다. 화를 내면 더더욱 안 되고요. 그러니까 사모님이 어떤 요구를 하든지 저희는 사모님 요구를 만족시켜야만 합니다. 그래야 아기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장씨 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한쪽에 있는 임불염과 월이 두 모녀를 바라보았다. “이 일은 전적으로 너희들 잘못이야. 너희들에게 벌을 줘야겠어.”“할아버지, 저희는 잘못이 없어요.”월이가 말했다.하지만 임불염이 제꺽 월이의 입을 막았다. 그녀는 장씨 어르신이 손자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장한의 몸이 좋지 않은 탓에 장씨 가문의 희망은 전부 조아서 배 속의 아이에게 달려있다. 때문에 장씨 어르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조아서 편을 들 것이다.“이렇게 하자. 너는 오늘 저녁 식사 금지야. 저녁을 먹지 말고 이 별장을 위아래로 구석구석 다 청소해.”장씨 어르신이 말했다.“할아버지.”조아서는 불만족스러운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벌이 너무 가벼운 거 아니에요? 지금 저 두 모녀를 두둔하는 건 아니죠?”“자, 아서야. 장한이가 돌아와서 자기 아내가 힘든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조건 화를 내고 말 거야.”장한의 이름을 언급하자, 조아서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누구도 장씨 가문의 막내이자 가장 뛰어난 아들인 장한에게 감히 덤비지 못했다.하지만 그녀는 장한이 임불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녀는 별로 두려운 것이 없었다.어쨌든 부잣집에서는 남편의 사랑이 여자의 생존의 밑거름이니까 말이다.“할아버지, 임불염이 제 가방을 망가뜨렸어요.”“다시 사줄게.”“두 개 살래요.”“그래.”이제야 만족한 조아서는 자기 배를 어루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서야, 너는 좀 더 쉬어야겠어. 지금은 아무것도 상관하지 말고 우리 장씨 가문의 귀한 손자만 무사히
“아빠.”월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요즘 유치원에 다닌다며? 어때? 유치원에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 거야?”장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엄청 좋아요. 친구들이 너무 친절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그래. 이제 아빠가 돌아가면 우리 월이 등하교 시켜줄게.”“정말요? 너무 기뻐요. 친구들이 우리 엄마보고 예쁘다고 칭찬했어요. 그래서 아빠도 잘생겼다고 말해줬는데 다들 엄청 기대해요.”“네 엄마는?”장한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엄마는 바닥을 닦고 있어요.”“바닥을 닦는다고?”장한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목소리에서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집에 고용인이 없어? 네 엄마가 왜 바닥을 닦아?”“아빠, 아빠는 모를 텐데 이건 할아버지가 저희한테 내린 벌이예요.”그때, 장한은 전화를 뚝 끊더니 이내 영상 통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결혼할 때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월이는 장한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아빠.”“월이야, 네 엄마는?”“엄마는 밖에 있어요. 보고 싶어요? 나가서 바꿔줄게요.”월이는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엄마, 엄마.”임불염은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고개를 돌려 월이를 바라보았다, “월이야, 왜 그래?”“엄마, 아빠예요.”임불염은 곧 휴대폰 화면 너머로 장한을 발견했다. 장한은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검은 부츠를 신었는데, 아직 군용 캠프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잘생기고 냉혹하고 오만방자한 모습이었다.장한은 그녀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임불염, 내가 집에 없는 동안 꼭 일을 저질러야겠어? 말해봐. 할아버지께서 왜 벌을 준 거야?”그의 말투를 들어보니, 그는 임불염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임불염은 그가 영상 통화를 걸어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일어난 일을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알아봤자 장한은 자신을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비웃음거리를 제공할 필요는 없었다.“많이 한가한가봐
조아서가 또 찾아오다니.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모님, 둘째 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고용인이 말했다.고용인은 행여 조아서의 미움을 살까 봐 다급히 임불염을 찾아왔다.임불염은 시간을 확인했다. 원래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설계도를 그릴 생각이었는데 보아하니 오늘도 원고를 제출하지 못할 것 같다.“네, 가요.”임불염은 펜을 놓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거실, 조아서는 소파에 앉아 장씨 어르신이 조금 전에 사준 한정판 가방을 손에 들고 있었다. 임불염이 다가오자 그녀는 일부러 가방을 임불염 앞으로 내밀었다.“임불염, 이게 뭔지 봐. 어제 내 가방을 빼앗아 가고 싶댔지? 지금 감히 빼앗을 수 있겠어?”임불염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니요.”“감히 다시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바로 할아버님께 말씀드려 벌을 내리도록 할 거야.”“••••••.”“자, 난 지금 목이 좀 마르니까 가서 차 한 잔 끓여줘.”조아서는 임불염을 부려 먹기 시작했다.임불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 조아서에게 손수 차를 한 잔 타 주었다.“여기요.”조아서는 차를 건네받고 한 모금 마셨다.“무슨 차를 끓인 거야? 아무 맛도 안 나잖아. 다시 한 잔 타와.”임불염은 조아서가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막 무슨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쾅' 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문이 활짝 열렸다.찬 바람과 함께 다급한 고용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셨습니까?”임불염은 몸을 돌려 현관을 쳐다봤다. 장한이 돌아온 것이다.‘왜 갑자기 돌아왔지?’그는 임무를 하러 갔기 때문에 보통 보름가량 걸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돌아온 게 아닌가?장한을 본 조아서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왜•••••• 왜 갑자기 돌아온 거예요?”장한은 검은색 셔츠에 카고바지를 입고, 검은 부츠를 신었는데, 아무리 봐도 낯이 익은 옷차림이었다. 어제 영상 통화를 할 때 입었던 옷과 똑같았다. 장한은 무거운 검은색 부츠를 신
조아서가 임신한 후부터 전체 장씨 가문이 그녀를 보물처럼 총애했다. 장한 말고는 아무도 감히 그녀를 냉대하지 못했다.장한의 시선이 조아서의 배를 향했다. 그는 그런 조아서를 경멸하듯 싸늘하게 웃었다.“귀한 손자? 믿거나 말거나 난 지금 당장 당신 배 속의 아이를 없앨 수 있어.”“••••••.”조아서는 장한을 섬뜩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배 속의 아이를 없앤다고?’다들 장한을 장씨 가문의 이단아라고 부르고 있다. 장한은 감히 못 할 일이 없다고 했는데 그 말은 역시나 사실이었다.조아서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부릅뜨고 말을 더듬었다.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어서 할아버지께 전화해. 누가 나를 해치려 한다고.”“시끄러워.”장한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큰 손을 내밀어 조아서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가,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악.”조아서는 자신의 배를 두 손으로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전 절대 안 갈래요. 할아버지, 빨리 살려주세요.”장한이 조아서를 잡아끄는 것을 보고 임불염도 순간 넋이 나가 서둘러 그를 말렸다.“정말 병원에 데려가서 아이를 죽일 거야?”“아니면?”장한은 짧게 말했다.“장한.”임불염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됐어. 배 속에 있는 아이도 생명인데 그냥 놔줘.”장한은 그런 임불염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겨 미간을 찌푸렸다.“임불염, 네가 수녀야 뭐야? 아니면 겁쟁이든가. 저 여자가 너를 그렇게 괴롭히는데 넌 오히려 저 여자를 봐달라고 사정하는군.”그거랑은 별개였다. 임불염은 조아서를 싫어하고 어제 싸우기도 했지만 그건 조아서 배 속의 아이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임불염은 측은지심이 넘쳐나는 것이 아니라, 조아서 때문에 얼굴을 붉힐 가치가 없어서였다.“아무렇게나 생각해. 먼저 이 손 놔. 내 일은 너랑 아무 상관이 없어.”‘뭐? 나랑 상관이 없다고?’장한은 별장의 문을 열고 조아서를 밖으로 내쫓았다.“악.”바닥에 주저앉은 조아서는 다급히 배를 움켜쥐었다. "이
임불염은 장한이 이 말을 전혀 개의치 않아 할 줄로 알았다.장한이 기억을 잃은 후부터, 그는 그녀를 경멸하고 조롱하고 냉담하게 대하고 포악했다. 조아서는 그녀를 괴롭혔지만, 그녀를 가장 심하게 괴롭힌 사람은 바로 장한이었다.임불염은 장한이 돌아오면 자신을 혼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신을 도와 조아서를 쫓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임불염은 이미 깜짝 놀랐다.“내 일에 참견하고 싶은 거야?”임불염은 장한을 흘깃 쳐다봤다.“지금••••••, 날 보호해 주는 거야?”그녀의 말에 장한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임불염, 나는 너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야. 너는 지금 명의상으로 내 아내야. 네가 이렇게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은 내 체면을 구기는 거나 다름없어. 나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도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그러더니 그는 곧 경멸하듯 웃었다.“임불염, 착각하지 마. 내가 설마 너를 위해 서둘러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됐을까 봐?”“••••••.”역시 그녀의 오해였다.“어쨌든 이번은 고마워.”장한은 콧방귀를 뀌었다. “고맙다는 말이 입에서 나와? 나 지금 배고프니까 빨리 가서 아침 챙겨줘.”“돌아올 때 아침도 안 먹었어?”임불염이 물었다.그러자 장한의 부하들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형수님, 모르셔서 그렇겠지만 저희 부대는 여기에서 많이 멀어요. 어젯밤 대장은 영상 통화를 끊자마자 바로 여기로 달려왔••••••.”부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장한은 싸늘한 눈초리로 그를 쳐다봤다. 그의 눈빛에 부하들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네?”임불염이 되물었다.“임불염, 여기 서서 뭐 해? 빨리 부엌에 들어가서 아침이나 챙겨줘."장한이 말했다.“알았어.”임불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갔다.부하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어젯밤에 영상 통화를 할 때 임불염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새벽에 급히 집으로 돌아가 놓고서는, 왜 임불염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말라고 하는
‘뭐지 방금?’임불염은 정신이 멍해졌다. 장한은 오디 열매를 그녀에게 건넸다.“바보야?”“아니. 이거 나 주는 거야?”“어젯밤 산에 임무 하러 나가다가 발견했어. 닥치는 대로 딴 거야. 월이를 주려고 땄어.”‘그렇구나.’임무를 수행할 때 마저 월이 생각을 해 오디 열매를 따올 생각까지 하고••••••, 장한은 좋은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었다.“그럼 월이한테 가져다줄게.”임불염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그때, 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꾹 누르고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는 큰 보랏빛 오디 열매를 임불염에게 건네며 말했다.“자, 먼저 먹어.”‘뭐?’“독이 있는지 없는지 먼저 먹어봐.”“••••••.”임불염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녀는 입을 벌려 그가 준 오디 열매를 맛보았다.임불염의 부드럽고, 붉은 입술이 그의 거친 손가락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자 장한은 깜짝 놀라 침을 꿀꺽 삼켰다.오디 열매는 새콤달콤한 것이 그야말로 별미였다. 임불염은 한 알로는 성에 차지 않아 한 알을 다시 맛보고 싶어졌다.“독은 없어. 됐지?”장한은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붉은 입술을 어루만졌다.그의 손길에 임불염은 그만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장한의 손가락이 자신의 붉은 입술 위에 떨어져 입술을 가볍게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마치 그녀의 붉은 입술을 탐내는 것 같았다.이런 갑작스런 스킨십에 임불염의 작은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뭐•••••• 뭐 하는 거야?”장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더러워 죽겠어. 오디 열매를 먹는데도 입꼬리에 이렇게 얼룩덜룩하게 묻히고 먹어?”말을 마치고, 장한은 그의 손을 거둬들였다.잠시 후, 그는 욕실로 들어갔다.임불염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입꼬리를 닦아준 거라고 했는데 조금 전에는 분명 입술을 닦은 것이 틀림없었다.임불염은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얼굴이 어느새 후끈후끈 달아올랐다.그녀는 자신이 최근에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