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화, 누나가 여기 있어. 빨리 날 풀어줘."상군묵은 육화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육화는 상군묵을 풀어주기 싫었다. 그녀는 작은 손을 꼭 잡고 더 힘껏 그를 안았다. 한평생 그에게 이렇게 매달리면서 다시는 그를 놓지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자기의 기억을 되찾기로 결정했다.그녀는 3년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었다. 자기가 어떻게 전 세계 최고의 상군묵을 버릴 수 있었을까?그녀는 이미 그와의 사랑 이야기를 잊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사랑을 귀로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느끼고 싶었다.상군묵은 그냥 잠시 떠났는데 육화가 왜 이렇게 자기에게 달라붙는지 몰랐다. 마음속으로는 좋아하지만 누나가 앞에 있는데 체면은 여전히 필요하다."화화, 이따가 방으로 돌아가면 내가 다시 안아줄게. 실컷 안아줄게. 응?"상군묵은 부드럽게 그녀를 달랬다.육화는 그제야 그를 천천히 풀어주었다.임불염은 웃으며 말했다."묵아, 너와 육화가 지금 이렇게 좋아 보이니 누나가 정말 기뻐.""누나, 여기 오는데 왜 미리 말을 하지 않았어? 우리 같이 밥 먹으러 가자."3년 동안 임불염은 딸을 낳았고 생활도 점점 더 좋아졌다. 그녀는 이미 국제 수석 디자이너가 되었다.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월월이도 건강하고 따뜻하다. 모녀 둘이가 매일 행복하게 살아왔다.임불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마침 월월이도 엽엽이 오빠가 보고 싶다고 했어. 두 아이더러 함께 놀게 해야지."그들은 6성급 식당으로 갔다. 두 아이는 식당 안의 놀이터로 놀러 갔다. 귀여운 월월이를 보면서 딸을 간절히 원하는 육화와 상군묵이 너무 부러워했다.육화는 다정하게 임불염의 손을 잡았다."언니, 요 몇 년간 월월이의 아빠랑 연락한 적은 있어요?”월월이의 아빠 장한...... .다시 이 이름을 떠올릴 때 임불염은 좀 머뭇거렸다. 이 남자는 3년 동안 그녀의 인생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약속대로 그녀의 생활에서 사라지면서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임불염은 여전히
바깥의 임불염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는 이 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벌써 3년이 지났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하더라도, 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을 때, 그녀는 여전히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장한의 목소리다!이때 남자 화장실 문이 열리고 헌칠한 모습이 나타났다.임불염은 고개를 들었는데 장한은 이미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3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하다. 그 얼굴은 여전히 잘 생겼다. 대위까지 된 그는 예전보다 더 침착하고 차가워졌는 것 같았다. 임불염은 아직 그와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갑자기 나타났다. 그녀의 발걸음이 굳어졌다.장한은 핸드폰을 접고 고개를 들었는데, 그도 임불염을 보았다.그는 실눈을 뜨고 그녀를 한 번 본 후, 발걸음을 떼며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임불염은 그가 자기를 알아보았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가 자기를 보는 눈빛이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다.그는 아마 과거의 일을 내려놓았을 것이다. 이미 자기를 잊었을 것이다.침착하지 못한 사람이 자기라는 것을 느끼고, 임불염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도 발걸음을 떼며 이곳을 떠났다.......임불염은 로비로 돌아왔다. 월월이와 엽엽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노는데 정신이 없었다. 임불염은 재빨리 수건을 꺼내 아이들의 땀방울을 닦았다."월월아, 엽엽아, 다 놀았지? 우리 집에 가자.""네, 엄마.""네, 고모."상군묵이 계산하러 갔고 임불염과 육화는 두 아이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갔다. 육화가 물었다."언니, 방금 화장실에서 왜 그렇게 오래 있었어요?"임불염은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화화, 방금 장한을 만났어."뭐?육화는 입을 크게 벌렸다."그가 언니를 붙잡았어요?"임불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그냥 날 한 번 보고 가버렸어."장한의 이런 태도는 오히려 임불염을 더욱 편안하게 했다. 나중에 거리에서 그를 만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그럼 월월이는 아빠가 보고 싶어 해요?"육화가
임불염은 얼른 고개를 숙이고 자기의 딸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월월아, 왜 그래?"월월이는 자기의 종아리를 문지르며 쑥스럽게 혀를 내둘렀다."엄마, 좀 힘들어요, 안아줄 수 있어요?"상군묵이 바로 대답했다."월월아, 외삼촌이 안아줄 까?"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월월이를 안았다. 그녀는 상군묵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괜찮아, 묵아. 월월이는 아주 가벼워, 내가 안을 수 있어."상군묵은 웃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월월이는 두 손으로 엄마의 목을 껴안고 엄마의 얼굴에 달콤하게 뽀뽀를 했다."엄마, 사랑해요.""엄마도 월월이를 사랑해."이때 월월이는 한 사람이 계속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머루알 같은 두 눈으로 바로 쳐다봤다. 장한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에 기대며 자기를 보고 있었다.월월이는 임불염의 귓가에 속삭였다."엄마, 저기 아주 잘 생긴 아저씨가 계속 날 쳐다보고 있어요."임불염은 월월이가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도 장한의 눈길을 느꼈다. 그녀는 월월이의 머리를 만지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저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널 좋아해서 계속 널 쳐다보고 있나봐."월월이는 장한을 보았다. 그녀는 장한을 향해 달콤하게 웃었다.땡.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월월아, 우리 나가자."임불염은 월월이를 안고 나갔다.그들은 같이 엘리베이터를 나갔다. 밖으로 나오자 상군묵이 말했다."누나, 우리랑 같이 호텔로 돌아가요."임불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묵아, 화화, 너희들 먼저 돌아가. 난 약속이 있어. 패션위크의 디자인 원고를 가지러 가야 해.""누나, 그럼 내가 데려다줄게요.""아니, 바로 앞이라 괜찮아. 나와 월월이가 걸어가면 돼."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앞의 전시홀을 가리켰다.상군묵은 그제야 동의했다."그래요, 그럼 우리 먼저 호텔로 돌아갈게요.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세요.""응."임불염은 월월이를 안고 걸었다. 월월이가 말했다."엄
임불염은 딸에게 뽀뽀를 한 후 욕실로 들어가 목욕을 하면서 하루의 피곤함을 풀었다.요 몇 년 동안 그녀는 국제 수석 디자이너로서 돈도 부족하지 않고 부요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녀도 자신의 건강 관리, 몸매 관리, 피부 관리도 계속했다.목욕을 마친 임불염은 거울 속의 자기를 바라보았다. 방금 목욕을 한 그녀의 하얗고 예쁜 작은 얼굴이 불그스름했으며 피부에는 광택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수건으로 몸의 물방울을 깨끗이 닦은 후 로션을 발랐다. 몸이 향기롭고 매끄러웠다.그녀는 욕실에서 나와 잠을 잘 준비를 했다.그런데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누구지?묵이나 화화인가?임불염은 걸어가서 방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헌칠한 모습이 우뚝 서 있었다. 장한이다...... .그가 찾아왔다니.오늘 장한은 차를 운전하면서 자기와 월월이의 뒤를 따라갔지만, 그들이 설계원에 들어간 후에 그는 떠났다. 임불염은 장한이 더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임불염이 문가에 멍하니 서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장한은 임불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이는?"그는 딸을 보러 왔다.그는 월월이의 아빠다. 임불염은 딸과 아빠의 만남을 반대하지 않는다. 이는 그들의 권리이다."월월이는 이미 잠이 들었어."임불염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장한은 방 안을 힐끗 보았다."내가 들어가서 아이를 좀 볼 수 있을까?"임불염이 장한에게 길을 비켜주었다.월월은 침대에 누워 이미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갔다. 장한은 침대에 앉아 자기의 딸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어 딸의 작은 얼굴을 만졌다.세 살밖에 안되는 아이는 작고 말랑말랑하다. 장한이 딸을 만지면서 손끝이 오그라들었다. 마음속 깊은 곳이 갑자기 부드러워졌다.그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 결찰 수술까지 했지만, 그의 생명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이 여자아이는 그의 딸이다.장한은 고개를 숙이고 월월이의 이마에 뽀뽀를 했다.임불염은 한쪽에 서 있었다. 아빠와 딸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이때 핸드폰 벨 소리
장한의 얼굴에는 표정의 변화가 별로 없었지만 목소리는 낮아지면서 좀 부드러워졌다."응, 아니."염염의 기분이 좋아졌다."여보, 그럼 일 봐, 나 먼저 잘게, 방해 안 할게."염염이는 전화를 끊었다.장한은 월월이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욕실로 갔다. 그는 손을 들어 “똑똑똑” 하며 욕실의 문을 두드렸다.임불염은 방 문을 열었다."전화 다했어?""응."장한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보더니 자기의 핸드폰을 꺼냈다."핸드폰 번호를 알려줘, 저장할게.""내 핸드폰 번호는 왜?"장한은 그녀의 경계하는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앞으로 아이를 보러 올 때 먼저 연락해야 지."임불염은 자기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당신은 월월이의 아빠니까 월월이를 보는 것은 반대하지 않아. 근데 당신의 아내가 알게 되면 어떡해? 당신의 아내와 월월이 사이를 생각한 적이 있어?"임불염은 계속 말했다."당신 부인의 성격은 내가 3년 전부터 알고 있어. 그녀는 좀 충동적이여서 자극을 받을 수 없어. 월월이가 갑자기 당신의 생활 속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주 신경이 쓰일 거야.""그리고 나도 사심이 있어. 넌 이미 결혼했어. 난 월월이가 사생녀로 다른 사람의 입에 올리기 싫어. 이 3년 동안 나랑 월월이는 잘 지내왔어."장한의 그 좁은 눈동자는 그녀의 얼굴에서 떼지 못했다. 그가 말없이 그녀를 한참 보다가 입을 열었다."알았어. 넌 여전히 내가 너희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구나."임불염은 반박하지 않았다. 인정하는 셈이다.지난 3년 동안 그들은 아주 잘 지내왔고, 자기와 염염도 잘 살아왔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녀는 불안하고 소란스러운 생활을 원하지 않는다.장한은 핸드폰을 거두었다."그래."그는 두 글자를 말하고 떠났다.임불염은 월월이의 곁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월월이를 자기의 품으로 안고 이마에 뽀뽀했다.......임불염은 이곳에서 3일간 일했다. 여기서 패
임불염을 보자 염염의 몸과 웃음까지 굳어져 버렸다.이때 장한도 고개를 들어 임불염을 바라보았다.직원이 다가왔다."대위님, 사모님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가 두 분의 자리입니다."직원은 임불염 곁의 두 자리를 가리켰다.공교롭게도 오늘 세 사람은 여기에서 만났을 뿐만 아니라 자리까지 붙어있다.염염은 임불염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임 아가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그러고는 화를 내면서 장한에게 물었다."여보, 당신이 그녀를 데리고 들어왔어? 당신들, 언제 나 몰래 연락했어?"장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임불염은 재빨리 해명했다."장 부인님, 오해입니다. 대위님께서 데리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저 혼자서 왔어요. 우연일 뿐입니다."염염이는 직접 콧방귀를 뀌었다."오해라고? 임불염, 내 남편이 널 데리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면 네가 무슨 자격으로 오늘 같은 장소에 들어와? 게다가 너의 좌석도 우리랑 붙어 있어. 이 자리는 VVIP 좌석이라 가장 존귀한 사람에게만 남겨주는 거야!""임불염, 장한 오빠는 이미 내 남편이야. 유부남한테 이렇게 매달리는 게 재미있어? 설마 빌어먹을 불륜녀가 되고 싶어?"흥분된 염염이를 보면서 임불염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한쪽의 직원은 이미 멍했다."사모님, 그 게...... ."염염은 듣지 않겠다는 표시를 하고는 직원에게 명령하였다."지금 내가 너에게 명령하는데 이 년을 쫓아내.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있는 한 이 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어!"직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오늘의 패션쇼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사회에서 유명한 인물들이다. 이런 고급스러운 장소에서는 서로 소통할 때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염염의 말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였다.모두들 소곤거리면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했다.이때 장한은 염염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염염, 소란 피우지 마. 오늘의 일은 그냥 우연이야. 우린 지금 아무 사이도 아니야.""여
염염은 완전히 굳어졌다. 그녀는 임불염 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염염은 임불염의 대범하며 온화하고 지적인 모습을 보고, 방금 자기의 예의 없고 품위 없는 행동을 떠올리자 너무 부끄럽고 낭패했다."자리에 앉아. 쇼가 곧 시작될 거야."장한은 염염더러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임불염의 자리도 여기에 있다. 장한은 염염을 자기와 임불염의 사이에 앉혔다. 임불염도 아무 말 없이 앉았다.염염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임불염을 바라보았다."임 아가씨, 방금 정말 미안했어요. 제가 오해했네요."임불염은 깨끗하고 맑은 두 눈으로 염염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 오해를 풀었으면 됐어요."여전히 이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다. 3년이 지났지만 이 눈동자는 더욱 아름답고 반짝였다. 염염은 이 눈동자를 잊은 적이 없다."임 아가씨께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수석 디자이너가 될 수 있어요? 전 정말 당신일 줄 몰랐어요."임불염은 무대에 눈길을 돌렸다. 그곳은 등불 빛이 눈부시고 매력이 넘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가벼웠다."전 대학교에서 졸업을 못했어요...... 패션 디자인은 혼자서 배웠어요.""네? 왜 대학교에서 졸업을 못했어요?"염염은 궁금해서 물었다.왜냐하면...... .임불염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그냥 웃기만 했다."모두 지난 일이에요. 기억도 잘 안 나요. 요 몇 년 동안, 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했고 이 일이 제 직업으로 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한쪽의 장한은 이 말을 듣고 있었다. 얼굴에는 아무런 정서적 변화도 없었다. 다만 그의 후두가 살짝 굴렀다.그녀가 대학을 마치지 못한 것은 장한 때문이다.그때 그녀는 겨우 18살이었고, 명문 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였다. 그런데 그가 그녀를 한눈에 마음에 들어 했다. 후에 판을 짜서 그녀를 강제적으로 술집에 팔았으며 그녀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리게 하였다. 그러고는 변태적으로 그녀를 차지했다.그때는 그녀한테서 염염의
주변의 의논소리에 염염은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장한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어 정서의 기복이 보이지 않았다.이때 무대 위의 임불염은 마이크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잔잔하고 부드러웠다. 한치의 교만함이나 긴장함도 없었다."오늘 저의 패션쇼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요 몇 년 동안 여러분들이 있어서 제가 초심을 잊지 않고 제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 견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훌륭한 작품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현장에서는 다시 큰 박수소리가 울렸다.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임불염의 몸에 멈췄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감상과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이 여자아이에게는 좋은 출생이나 우월한 환경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운명에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계속 운명에 반항했다. 그녀의 부드럽고 연약한 외모 속에 이 세상에서 가장 확고하고 용감한 힘을 숨기고 있다. 그녀는 세상 물정에 물든 적이 없다.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순수하고 착하다.초심을 잃지 않아야 끝까지 갈 수 있다.굴곡적인 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드디어 자신을 위한 박수를 맞이하였다.이런 여자애가 어찌 멋지지 않겠는가?무대 아래의 장한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 아래의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었다. 애써 억누리고 있지만 한계에서 꿈틀거렸다.......이 패션쇼는 완벽하게 끝났다. 염염은 몇 벌의 옷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총감독에게 말했다. 총감독이 대답했다."사모님의 이름으로 예약하면서 남겨 둘 것입니다. 근데 이 신제품들은 모두 한정판이라 보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보름 후, 제가 직접 사모님의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보름을 기다려야 합니까?"염염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근데 저 지금 입고 싶어요. 돈을 추가할 테니 밤을 새우더라도 서둘러 만들어 줘요.""이건...... ."총감독은 감히 약속하지 못했다."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총감독은 임불염을 불러와서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