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집에 오지 않는다고?’상관엽의 손바닥만 한 얼굴은 바로 내려앉았다. 그는 오늘에 있었던 모든 일을 그가 느낀 즐거움을 아빠한테 말해주고 싶었다.육화는 아들이 슬퍼할까 봐 얼른 위로했다.“오늘 엽엽이 아빠가 바쁘셔서 집에 올 시간이 없을 거야. 내일이면 아빠가 돌아올 테니 그때 같이 놀아.”그러나 엽엽이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전 괜찮아요. 어차피 익숙해졌어요. 자주 이러셨어요.”밤에 자주 돌아오지 않았다고?일이 너무 바빠서?“엽엽아, 네가 아빠 많이 이해해 줘. 대통령이잖아.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을 실거야.”“그러네요...... 공문도 처리해야 하고 여자랑 데이트도 해야 하고 몸이 한 개라도 모자라겠네요.”엽엽이는 풀이 죽은 채 방으로 돌아갔다.육화는 엽엽이가 아빠를 엄청 사랑하고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을 그리워한다는 것을느꼈다. 그러나 아빠는 늘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육화도 상관묵을 비난할 자격이 없는 입장이다. 남자가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훌륭하게 키웠으니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가 있었다. 하물며 그는 평범한 사람도 아닌 대통령인데...... .그녀는 단지 자책했을 뿐이다. 엽엽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고아이가 늘 엄마를 그리워하며 자랐을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두 모자는 자려고 침대에 누웠고 엽엽이가 말을 꺼냈다.“양양쌤, 저 아빠한테 전화해도 될까요? 잘 자라고 말하고 싶어요.”“당연하지.”육화는 휴대폰을 꺼내 상관묵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벨이 한 번 울리더니 연결이 되었고 육화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세요?”상관묵이 아니라 유원원이었다.유원원의 애교스러운 목소리는 듣자마자 누군지를 알 수 있었다.늦은 시간에 상관묵이 아니라 유원원이 그의 전화를 대신 받았으니 이상하게 생각 할수 밖에 없었다.육화는 기대에 찬 엽엽이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차마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하여 그녀는 앞서 먼저 물었
아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엽엽이는 슬퍼했지만, 내일이면 엄마가 온다는 말에 얼굴이 환해졌다.“일찍 잘래요! 내일이면 엄마와 만날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육화는 엽엽이의 이불을 덮어주고 귀여운 얼굴에 뽀뽀했다.“잘자.”“안녕히 주무세요, 양양쌤.”엽엽이는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았다.아들의 잠든 얼굴을 보고 육화는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들 곁에서아이가 건강하게 즐겁게 자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말고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엄마 육화다.그리고 상관묵은...... .‘한창 유원원이랑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아들이랑 놀아줄 시간도 없으니 내가 데려가면 돼.’육화는 결심을 굳히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자려고 눈을 감았다.......이때 상관묵은 하루의 서류를 처리하고 욕실에 샤워하러 갔었다. 나와보니 불청객인유원원이 와 있었다. “상관 오빠, 샤워 다 했어요?”유원원은 두 눈을 번쩍 뜨고 달려들었다.상관묵은 옆으로 피하고 유원원이 옷자락조차도 다치지 못하게 했다.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유원원, 누가 널 들여보냈어?”유원원은 그의 결혼 상대로 알려진 데다 유원원 의원 천금의 신분이라 바깥사람들이 막지 않아 쉽게 들어왔다.상관묵이 피하자 유원원은 불쾌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상관 오빠, 왜 나한테 화만 내고 그래요! 오빠 힘들까 봐 왔어요! 자, 이거 마셔요. 특별히 오빠를 위해 끓인 보신탕이예요!”말하면서 유원원은 텀블러를 들고 뚜껑을 열어 상관묵에게 건넸다.“상관 오빠, 아직 뜨거울 때 마셔요.”뚜껑이 열리자마자 상관묵은 아주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그는 코를 막으면서 유원원을 보고 물었다.“뭐야 이거?”유원원은 수줍어하며 야릇하게 눈을 깜빡였다.“몸에 아주 좋은 보신탕이요. 몸보신 시켜주려고 내가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보신탕?상관묵은 할 말을 잃었다. 요즘 육화가 자주 꿈에 나와 워낙 몸에 열이 달아오르는 중인데 보신탕까지 마시면 불덩이로 변할지도 모른다.유원원은 단순하고
마침내 유원원을 쫓아내고 상관묵은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자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상관묵은 즉시 전화를 걸었다. 하루 동안 아들을 보지 못해 그도 엽엽이만큼이나 아들은은한 휴대폰 벨 소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 울렸지만 받는 이가 없었다.그는 육화가 이미 휴대폰을 무음모드로 해놓고 아들을 안고 자고 있다는 것을 알 리가 없다.상관묵은 연속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십일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스케줄표를 건네주었다.“대통령님, 내일 S 국에서 금융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튿날 비행기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그는 출장을 가야 한다.아들이 어렸을 때, 그는 가능한 시간을 조율하여 출장을 가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은 점점 성장해 갔고 그의 스케줄도 날로 무거워져 1년 동안 아들의 곁에 있어 주지도 못한 채 자주 이곳저곳으로 출장을 갔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또 아들의 곁을 떠나 출장을 가야 한다.육씨네 가족도 아직 여기에 있고 그가 좋아하는 양양쌤도 있으니 안심하고 갈 수 있었다. ‘그래! 옆에 사람도 많으니 괜찮을 거야.’상관묵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시간 맞춰놔.”...... 다음날.상관엽이 깨어났을 때 양양쌤은 이미 그의 곁에 없었다.엽엽이는 비어있는 옆자리를 보고 마냥 이상해했다.‘양양쌤은?’엽엽이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 아주머니를 찾았다.“주 할머니, 양양쌤 보셨어요?”주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도련님, 양양쌤은 일찍 가셨어요.”“아, 벌써 갔다고요?”갔다는 말을 듣고 엽엽이는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왜 나하고 작별 인사도 안하고 가셨지?’말 한마디 없이 떠난 양양쌤이라 아쉬워했다.주 아주머니는 위로하며 엽엽이의 작은 머리를 만졌다.“도련님, 양양쌤이 그러셨는데요, 도련님이 슬퍼할까 봐 그냥 가신다고 했어요. 양양쌤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백양으로의 사명은 이미 원만하게 완
육화가 왔다.육화는 이미 용모를 회복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육화는 장미꽃처럼 완전히 어여쁘게 피어났다. 절색 미모를 자랑했던 육화였는데 이젠 우아한 기질까지 절로 뿜어져나오고 있다. 예전의 긴 생머리를 다색의 웨이브로 스타일을 바꾸어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주 아주머니는 반평생을 살았고 상관묵 밑에서 일을 하면서 미인이라는 미인은 모조리 보았지만, 육화를 보는 순간 그녀의 미모에 멍해지고 말았다.육화는 주 아주머니가 멍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먼저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저 엽엽이 데리러 왔어요. 전 엽엽이 엄마입니다.”뭐?눈앞에 이 사람은 엽엽이의 엄마고 이 댁의 사모님이란 말인가?주 아주머니는 전에 육화를 본 적이 없다. 사진도 본 적이 없어 지금 갑자기 만나니 놀라운 게 당연하다. ‘미모가 하늘을 지르는구나...... .’“정말로 우리 도련님 엄마신가요?”“그럼요! 엽엽이는 제가 배 아파서 낳은 아이예요.”육화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때 상관엽은 인기척을 듣고 이미 뛰어내려왔다.“엄마! 엄마!”그렇게 두 모자는 눈이 마주쳤다.엽엽이의 여리고 뽀얀 눈시울이 단번에 빨개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저 사람은 그의 엄마다.그는 외할머니한테서 엄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엄마가 선녀처럼 생겼다고 생각했었다.그리고 지금 그 앞에는 사진을 뚫고 나온 선녀가 서 있다.육하는 즉시 앞으로 나아가 엽엽이의 어깨를 잡았다.“엽엽아, 너 왜 울어? 울지 마. 엄마 왔어.”“엄마, 왜 이제야 왔어요? 제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세요! 맨날 엄마 꿈만 꾸었단 말이에요.”엽엽이는 억울해하며 오열했다.육화는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녀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아이에게 사과했다.“엽엽아, 엄마가 미안해.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엄마가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엄마, 다시 가나요?”엽엽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엄마가 그를 한 번 만나
상관묵은 갑자기 들어온 십일을 보고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손에 든 서류를 책상에 던지고 불쾌해하며 꾸짖었다.“십일! 뭐가 먼저인지 몰라?”“대통령님, 죄송해요. 제가 좀 급해서요. 당장 보고드려야 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십일은 이마에 식은땀을 닦았다.십일의 모습을 보고 상관묵이 입을 열었다.“뭔데?”십일은 그를 오랫동안 따라다녔다. 정말 무슨 중요한 일이 없는 한 막무가내로 들어올 무모한 성격이 아니다.십일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 도련님이 갔다고 합니다.”뭐?얼마 전에 엽엽이가 집을 떠났을 때 그는 하루 종일 엽엽이를 찾아다녔었다. 그때 아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꼈었는데 다시 그때의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엽엽이가 뭐? 누가 데려갔어?”“주 아주머니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그 도련님은...... .”십일은 우물쭈물하며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하지 못했다.그러자 상관묵은 더욱 불쾌해했다.“말할 줄 몰라! 누가 감히 내 아들 데리고 갔다는 거야!”“그......육화가 도련님을 데려갔다고 했어요.”육......뭐?상관묵은 환청이 난 줄 알았다. 옹근 3년 동안 사라진 모진 여자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났으니 말이다.“누구라고? 다시 말해봐.”십일은 간신히 침을 삼키며 다시 말했다.“육화가 돌아왔습니다. 도련님을 데리고 떠났다고 합니다.”단번에 상관묵의 준수한 얼굴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육화가 돌아왔다!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쥐도 새도 몰래 돌아왔다!상관묵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주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주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대통령님.”상관묵은 손바닥의 핏줄이 펄쩍 뛸 정도로 폰을 꼭 잡아당겼다.“누가 내 아들 데려갔다고 했어?”“그...... 엽엽이 엄마가 데려갔어요. 갑자기 나타나 데려갔어요.”“엽엽이 엄마라고 어떻게 확신해?”“그...... 그 도련님이 엄마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선녀처럼 너무 예
상관묵은 십일을 보고 말했다.“당장 전용기 대기시켜! 지금 출발해야겠어!”말하면서 상관묵은 외투를 들고 일어나 자리를 떴다.급한 마음에 상관묵은 의자에 심하게 부딪쳤다. “대통령님, 괜찮으세요? 다치지 않았습니까? 당장 의사 부르세요!”다친 상관묵을 보고 십일은 긴장한 나머지 크게 소리쳤다.그러나 상관묵은 십일에게 손짓을 하고 물러나라고 했다. 무릎은 아팠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참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1분 1초라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십일은 다급해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문뜩 마음속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도련님을 만나려고 급해하시는 건지 아니면...... 육화를 보려고?’......육화는 상관엽을 집으로 데려왔고 그녀도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잠자있던 옛 추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는데 이 곳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간 따뜻한 기억들이었다.하서관은 육화에게 전신 검사를 했다.“화화, 너 이제 몸이 어느 정도 회복한 거 같아. 근데 아직도 무언가가 기억나지 않아 괴로워?”육화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마, 요 며칠 동안 많은 일들이 생각나긴 했는데 다는 아니에요...... 기억나지않는 일들도 있어요.”“상관묵에 관한 일들이야?”“맞아요.”“괜찮아. 엄마가 최면 치료해 줄게. 도움이 될 거야.”그러나 육화는 조급해하지 않았다.“엄마, 아직은 그 사람에 대해서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아들도 이제 막 데려왔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 난 지금이 좋아요.” 하서관은 최근 육화와 상관묵 사이에 무슨 나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짐작한 것이 맞다면 상관묵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하서관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네가 기억을 되찾고 싶을 때 엄마한테 말해줘.”하서관은 자리를 떴다. 이곳은 앞으로 육화가 엽엽이를 데리고 행복하게 지낼 곳이다.주방장은 두 모자의 만남을 기념하기 저녁 식사를
뭐?엽엽이의 말을 듣고 육화는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가 지금 무슨 말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놀라워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엽엽이는 정색하며 말했다.“엄마, 가끔 아빠에 관한 스캔들을 봤을지도 모르는데 그거 다 가짜예요. 아빠는 엄마만 사랑하고 그 아주머니들은 제대로 본 적도 없으니 제발 우리 아빠 꼭 믿어주셔야 해요.”육화는 거듭 말문이 막혔다.“...... .”만약 육화가 백양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면 엽엽이의 연기에 넘어 갈지도 몰랐다.그러나 백양으로 지낼 때 엽엽이가 자기한테 아빠가 맨날 나가서 여자만 만나고 다닌다는 그 하소연을 들었었다.그러니 앞뒤 말이 맞지 않은 엽엽이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가 없어 웃으며 엽엽이의머리를 어루만졌다.“그래. 엄마 알았어.”그러자 엽엽이는 달려와 육화에게 안겼다.“앗싸! 이젠 나도 엄마 아빠 있는 아이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바로 나야!”육화는 마음속으로 어른들 사이의 일이 어찌 이렇게 쉬울 수 있겠느냐고 탄식했다. 그러나 그녀는 차마 엽엽이의 달콤한 꿈을 깰 용기가 없다. 오랫동안 오매불망으로 그리던 엽엽이의 집이 비로소 드디어 완성되었다.만약 엽엽이가 엄마를 얻는 순간 아빠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히 슬퍼할 것이다.육화는 아들에게 상처를 싶지 않았다.“엽엽아, 우리 저녁 먹자. 자기 전에 엄마가 이야기도 들려줄게.”“좋아요.”두 모자는 마음이 둥둥 뜬채 이내 즐거웠다.한편, 상관묵은 이미 가장 빠른 속도로 비행기에 올라 저녁에 육화가 지내고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고급 차가 바깥의 잔디밭에 세워졌고 상관묵은 밖에 서서 눈앞의 이 별장을 바라보았는데 마음속의 거칠고 사나운 파도는 여전히 일파만파로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녀가 돌아왔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이 모든 것은 마치 꿈과 같았다.상관묵은 서서히 별장 앞으로 다가왔고 십일은 손을 들어 초인종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별장의 대문이 열렸는데 하녀는 낯선 상
상관묵은 먼지를 휘날리며 급히 달려온 자신이 문적박대를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문턱조차 넘을 수 없다니 뭐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상관묵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육화, 육화 보고 나오라고 그래. 난 오늘 내 아들 데려갈 거야.”“도련님이요? 설마 우리 도련님 아빠세요/”하녀는 위아래로 상관묵을 훑어보았다.“...... .”상관묵은 오늘 여러 번 어이가 없었다.“왜? 안 어울려?”“아니요.”하녀는 자신이 그런 뜻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세히 보면 눈앞에 있는 이 남자와 도련님의 얼굴 윤곽이 비슷해 보였다.“상관 대통령님, 죄송합니다만 저희 공주님과 도련님은 이미 주무시고 계십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오시죠. 공주님께 보고 드릴게요.”뭐?하녀는 그를 돌려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순순히 응 할 상관묵이 아니다.“비켜, 지금 들어가서 내 아들 데려갈 거야!”상관묵은 길을 막는 하녀를 휘두르며 안으로 들어갔다.“저기요! 상관 대통령님, 민가에 무단침입을 하시면 어떡합니까!”하녀는 곧 소리를 지르며 막으려 했다.그러나 십일은 하녀를 가로막았다.“멈춰! 아니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상관묵은 강제로 별장에 들어갔지만 그의 무차별 침입은 이미 경보기를 촉발해 별장 전체에 울렸다. 하녀가 소리쳤다.“당장 물러서는 게 좋을 거야! 후회하는 일 만들지 마!”상관묵은 콧방귀를 뀌면서 두려운 기색이 하나도 없이 곧장 위층에 있는 안방으로 달려갔다.손을 들어 안방 문을 열고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 희미한 불빛이 켜져 있었고 침대 위의 두 모자는 이미 편안히 자고 있었다.상관묵은 천천히 다가갔는데 사랑하는 아들이 보였고 그의 곁에는 아들을 안고 있는육화가 있었다.육화는 검은색 파자마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한쪽 옆으로 누운 그녀의 머리카락은 베개에 그림처럼 흩어졌고 티 하나 없이 맑고 예쁜 반쪽 얼굴이 드러났다. 상관묵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고, 눈빛은 오랫동안 그녀에게 집중된 채 깜빡이지도 않았다.인상속의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