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인생에서 제일 빛나고 빛날 나이에 있다. 젊은 훈남, 훈녀가 같이 서 있는 모습은 멀리서 봐도 그림처럼 보인다.육한정은 제자리에 멈춰 그 둘의 모습을 보고 가슴 한곳이 아파졌다.그는 하서관이 올 줄은 몰랐다. 그녀가 말한 모임이 이 모임이었다.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옆에 있는 육영을 보자 육한정은 모든 걸 깨달았다.육영이 좋아하는 천재소녀가 하서관이었다.육영은 육선우를 소개해 주고 싶었다. 육선우를 맞선 자리에 나오게 한 사람도 하서관이다. 서리가 내린 것만 같은 육한정의 눈은 매우 냉정해 보였다. 그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입을 오므렸다. “육 사모님!”자성처럼 이끌리는 목소리는 바로 세 사람에 귀에 들려왔다. 하서관이 제일 먼저 고개를 돌리자 육한정이 보였다.육한정은 겉옷을 벗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듬직하고 길쭉했다. 얇은 옷 소재로 인해 그의 넓은 가슴과 어깨라인이 희미하게 보였다. 성숙하고 잘생긴 남자의 매력. 호르몬이 저절로 분배되는 강렬함.여기에 웬일이지?하서관은 긴 원피스의 아래를 잡고 뛰어갔다. 하지만 원피스가 생각보다 길어 발에 걸려 넘어지기 직전이었다.육선우는 빠르게 움직여 구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빠른 사람이 있었다.육한정은 힘 있는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잡아 품 안으로 안았다. 작은 목소리로 훈육을 했다. “뭘 했길래 이렇게 덤벙거려요.” 하서관도 넘어지려고 할 때 놀랐다. 아름다운 원피스를 입고 넘어지면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육한정의 듬직하고 따뜻한 품에 안겨 중심을 잡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한정 씨가 올 줄 몰라서 너무 기뻤어요. 무슨 일 이예요?”육한정은 잘생긴 얼굴로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육영은 저의 고모고 육선우는 저의 동생이에요.”뭐라고?하서관은 동공이 흔들렸다. 세인트라아 연구소의 교장이 그가 말한 친고모였어? 약방에서 자기 좋아하는 육선우는 그의 동생이고?육영의 충격 정도는 하
롤스로이스 팬덤 안에서 육한정은 운전만 하고 있다. 집 가는 길에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하서관은 그가 화난 걸 눈치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사랑스러운 얼굴로 그를 봤다. “한정 씨, 화났어요?”육한정은 손으로 핸들을 잡고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알면서 물어요?”“…한정 씨. 이 일에 대해서는 해명을 할게요. 저는 세인트리아 교장님이 당신의 고모인 줄은 몰랐어요. 육선우가 동생인 것도 더더욱 몰랐어요. 오늘의 일은 예상에는 없던 일이에요…”육한정은 그녀를 봤다. “선우랑 동료에요?”그는 육선우가 해성에 온 지 몰랐고 그가 바른 연구소에 들어가 하서관과 동료가 된 것도 몰랐다. 그야 육선우는 제도의 원사고 금손이라 불리는데 왜 해선에 왔는지 이해를 못 했다.하서관은 성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바른에 들어갈 때부터 있었어요.”“둘이 친해요?”“아니요, 오늘 이름을 알았어요.”“다른 건 없어요?”“뭘 듣고 싶은 거예요? 육선우…저를 몇 번 도와준 적이 있어요…”하서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한정은 혀로 옆 볼을 찌르고 음산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육선우는 사람일에 참견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고 혼자 지낸다. 게다가 오늘 이름을 알게 된 친하지도 않은 상대를 도와준다고?육한정은 핸들을 빠르게 돌려 유턴을 급하게 해서 롤스로이스가 놀라갈 거 같았다.아아아!이 정도의 속도는 운전이 아니라 경주에 가깝다. 하서관은 몸이 날아갈 거 같아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한정 씨, 천천히 운전해요! 위험해요!”육한정의 얼굴은 구름이 낀 거 같았다. 그녀의 말을 듣고도 속도를 낮추지 않고 엑셀을 더 깊게 밟았다. 하서관은 머리가 어지러워져 토가 나올 거 같았다. “한정 씨,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저도 화낼 거예요. 제가 물어볼게요. 육영이 고모니까 고모를 통해서 하연연을 세인트리아로 보낸 거죠. 당신에게 해결하지 못한 여자가 문제가 더 많은데. 저한테서 트집 잡지 마요
하서관은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어르신은 흠칫하고 빠르게 이해를 했다. 비록 예상외의 일이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말이 안 되지는 않는다. 임수정의 딸이 어찌 평범할 수가 있나?어르신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하서관의 손을 만졌다. “서관아, 넌 정말 놀라운 아이야. 또 할머니한테 안 알려준 거 있어?”하서관은 혀를 귀엽게 내밀고 억울한 듯이 애교를 부렸다. “할머니, 뭘 듣고 싶은지 모르지만, 저는 고모랑 진짜 안 친해요. 세인트리아 연구소로 가지도 않아서 굳이 얘기할 게 없어요. 다른 사람, 일에 관한 일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말을 이렇게 했으니 어르신은 그녀를 이해했다. 그녀에게 또 비밀이 있는 게 확실했다. 서관이처럼 하늘의 예쁨을 받은 아이에게는 육영의 일처럼 말할 필요가 없는 얘기이겠지만 다른 사람 눈의 비밀이다.어르신은 눈앞에 여자아이의 빛을 마주했다. 임수정의 딸 하서관은 보석 같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빛을 내고 있는 보석…어르신은 하서관의 손을 꽉 잡고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쯧쯧, 15살의 박사후 연구원이라니, 그러니 영이가 네가 의학계의 세계기록을 깼다고 했구나. 우리 영이 눈 높은데 네가 처음으로 영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아이일 거야.”어르신은 말을 하면서 시선을 육한정에게 옮겨졌다. “한정이 너 이 자식 운이 좋아. 서관이 이렇게 대단한데, 너 앞으로 서관이에게 배로 잘해야 한다.”하서관도 고개를 들어 육한정을 봤다. 남자는 길쭉한 몸을 거실 벽에 기댄 채 고개를 내려 셔츠의 단추를 풀고 있었다. 여유로운 그의 자태. 말을 듣고 고개를 들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서로 눈이 마주쳤다. 육한정은 시선을 옮겼다. “할머니, 저 서재에 들어가서 서류 좀 정리할게요.”육한정은 발걸음을 움직이고 올라갔다.키가 크고 우뚝 솟은 그의 모습이 시선에서 벗어나자 하서관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할머니, 그럼 저도 이만 올라갈게요.”“그래, 올라가. 샤워하고 내려와서
하서관은 다운이를 안고 침실로 돌아왔다. 다운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었다.하서관은 침대에 누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되새기고 있었다. 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았다.하서관은 폰은 꺼내 톡을 보냈다. “오늘 밤에 진짜로 안 돌아와요?”‘띵’ 소리와 함께 그의 답장이 왔다. 그녀는 육한정도 지금 그녀처럼 폰만 잡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회사에서 잘게요.”하서관은 그가 보낸 문자의 글자 수를 셌다. 하나, 둘, 셋…딱 7글자. 정말 간단하네.하서관이 폰을 누르고 문자를 작성하고 있었다.“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그녀의 톡이 보내기도 전에 육한정에게 톡이 왔다. “회의하러 가야 돼요. 일찍 자요. 잘 자요.”일방적으로 대화를 끝냈다. 하서관은 화가 나 핸드폰을 침대로 던졌다. 그리고 그의 베개를 품에 안고 그의 약오르는 잘생긴 얼굴을 떠오르고 주먹을 꽉 쥐고 베개를 때렸다.화가 풀리고 그녀는 베개를 머리에 두었다. 베개에는 그의 깔끔한 향기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히고 잠에 들었다.……다음 날 새벽에 하서관은 바른 연구소에 일찍 도착했다. 아직 출근 시간이 아니어서 사람이 별로 없었다.하서관은 약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가는 길 앞에서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 한 분이 몸을 휘청거리다 쓰러졌다.하서관의 동공이 커지고 바로 달려갔다.“어르신, 괜찮아요? 너무 무서워하지 마요. 저 의사여서 꼭 살리겠습니다.”하서관은 바로 어르신의 맥을 잡았다. 어르신은 중증이고 연세도 많아서 잔병도 많아 상황이 안 좋았다.이때 어르신의 코가 빨개지자 코피가 터졌다.어르신의 눈에 초점이 점점 흐려지고 허약한 몸으로 하서관을 바라봤다.“저 이제 죽는 건가요? 죽기 전에 선녀를 봤다니.”선녀라고 불린 하서관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수건으로 어르신의 코를 막았다. 빨간 피가 그녀의 손가락을 빨갛게 물들였다. 하서관은 반대 손으로 은침을 꺼내 초롱 한 눈으로 어르신을 보고 웃었다.“어르신, 저는 선녀가 아니에요. 오늘 운이 좋아요
이번 기회로 주희경은 하연연을 다시 봤다. 주희경처럼 엄격한 주임은 착한 학생을 제일 좋아한다. “연아, 몰랐는데 네가 역사가 깊은 금침 봉혈도 할 줄 아네요. 이때 서 어르신을 구한 건 큰 공을 쌓았어요. 표창도 받을 거예요. 열심히 해요. 잘 보고 있어요.”여러 명이 조심스레 서 어르신을 들것에 옮기고 중증 VIP 관찰실로 옮겼다. 주희경은 하연연은 칭찬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따라갔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연연에게 몰려왔다. -연아, 네가 금침 봉혈도 할 줄 알아? 진짜 대단하다. 역시 나의 여신님.-연이는 월반 제도를 거친 의학의 천재이고 처음으로 프랑스 세인트리아 연구소로 유학을 간 아시아인. 역시 뿌리부터 다르네요.-연아, 주임님이 표창을 준비한다고 하니 우리 바른 연구소에서 흔치 않은 일인데. 너의 금침 봉혈이 곧 연구소 전체에 소문이 날 거야.하연연은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오늘은 로또에 당첨된 거 같이 운이 좋았다. 이렇게 큰 서프라이즈를 주울 수 있다니. 주희경이 표창을 하면 금침 봉혈의 일이 곧 의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모든 스포트 라잇이 그녀에게로 갈 것이다. 그러면 그녀의 인생의 꽃길이 펼쳐질 것이다. 하연연이 모든 칭찬과 부러움을 받고 있을 때 걸어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하서관이 돌아왔다.하서관이 사람을 부르러 간 사이에 여기에 사람들이 모이고 아까의 어르신도 사라져서 의혹을 할 때 하연연이 그새를 못 참고 자랑을 했다. “서관아, 왔어? 좋은 소식을 하나 알려줄까? 나 방금 어르신을 한 분을 구했어!”뭐라고?하서관은 멈칫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모든 걸 이해했다. 그녀가 떠난 사이에 하연연이 어르신을 구한 악인이 되었다. 보아하니 어르신은 이미 관찰실로 들어간 거 같아 하서관의 마음도 한시름 놓았다. 그녀는 하연연을 보고 웃었다. “하연연, 네가 이렇게 대단했어? 어떻게 구한 거야?”“금침을 썼지. 무려 금침 봉혈!”하연연이 표정도 안 변하고 뻔뻔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자 하서관은 웃음이 나왔다. 하
하서관은 고개를 들자 잘생긴 얼굴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 육선우가 왔다.그가 여기에 웬일이지?육선우는 잘생긴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차가운 눈빛이 독말풀의 독액이 담긴 병에 머물렀다. “이건 뭔가요?”하서관의 눈이 흔들렸다. 그리고 재빨리 병을 주머니에 숨겼다. “아. 별거 아니에요…그냥 상희가 준 물건이에요.”“……”하서관은 눈앞에 있는 육선우가 하늘의 축복은 받은 행운아, 제도에서 제일 어린 원사인 걸 생각이 났다. 그를 속이는 건 너무 어렵다. 아마 이미 눈치챘을 거다.하서관은 머리를 쳤다. 조금 더 조심해서 들키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하지만 육선우는 항상 귀신처럼 갑자기 나타난다. 걸음걸이가 너무 가벼워 소리도 잘 안 난다.“선우님. 이건 저의 개인적인 일이기에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아무리 그래도 제가 형수로 부탁을 하나 해도 될까요? 당신의 형에게 이 사실을 절대 알리지 마요.”여자의 눈에서 간절함이 보여 육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하서관은 자기의 손목이 아직 그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 걸 깨달았다. 그녀는 손을 빠르게 움직여 손목을 빼려고 했다.하지만 육선우가 계속 힘을 주고 있어서 빼지 못했다.육한정이 화난 이유에 대해 서는 그녀도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비록 이유는 잘 모르지만 한정 씨는 그녀가 그의 고모와 동생과 가까이 지내는 걸 싫어한다. 한정 씨가 고모와 친 동생과 감정이 별로 없다 해도 이 정도로 경계가 필요는 없는 거 같다.아무래도 한정 씨가 무언 가를 숨기고 있는 거 같다.하지만 할머니의 말이 맞다. 한정 씨에게 안정감을 확실히 주지 않은 거 같다. 이유가 무엇이든 한정 씨가 싫어한다면 고모와 동생과 거리를 두는 게 맞다.하서관은 멈칫했다. 육선우는 왜 손을 놓지 않지?“저한테 볼 일이 있어요?” 하서관은 곤혹스러운 눈으로 그를 봤다.“아니요.” 육선우는 천천히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코트를 챙기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늘 아침에 하연연이 어르신을 구했다고 하네요.
하서관은 육선우의 품에 쓰러졌다. 창백해진 얼굴을 그의 가슴에 기댔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육선우는 이유를 몰라 놀랬다.품 안에 안긴 그녀는 뼈가 없는 사람처럼 부드러웠다. 확실히 여자아이의 촉감은 거칠기만 한 남자와 달랐다. 하서관은 책에서 말한 것처럼 물로 만들어진 거 같았다. 육선우는 그녀에게 은은한 달콤한 소녀의 향기도 났다. 2년 전에 제도성의 길거리에서 그의 손을 스칠 때 와 같은 향이 났다.육선우는 고개를 낮추고 손을 천천히 들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안았다.이때 밖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하연연이었다.하연연은 하서관을 찾으러 왔다. 자기의 좋은 소식을 하서관에게 들려주고 자랑을 하려고 했다. 그때 도착하자 이런 광경을 마주치게 되었다. 어떤 남자에게 안긴 하서관을.하연연은 빠르게 입을 막고 조용히 뒤로 물러갔다. 하연연은 육선우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바른 연구소의 킹카. 그녀가 여기에 있으면서 선배들에게 제일 자주 들은 이름이 육선우였다.하지만 그녀는 육선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 해성의 귀족은 아닌 거 같다. 매일 약방에만 있고. 근데 잘생긴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하연연은 일편단심으로 육한정에게 시집가고 싶어 육선우에게 관심이 없다.하연연은 하서관이 육선우랑 관계가 있는지 몰랐다.하서관은 유부녀인데 이건 바람 피우는 행동과 다를 바가 없다.하연연은 콩닥 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했다. 행운의 여신이 그녀에게 온 거 같았다. 하서관이 바람 피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니.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육선우가 하서관을 안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그리고 연락처를 뒤져 육한정의 번호로 사진을 보냈다.모든 걸 준비하고 하연연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이때 롤스로이스 팬덤이 밤 하늘과 일체가 되었다. 그는 차를 바른 연구소의 밖에 주차하였다. 육한정이 하서관을 데리러 왔다.육한정은 밤에 잠 한숨도 못 자서 수염이 살짝 올라왔다. 그는 검은색 목폴라 옷을 입고 건은 재킷을 걸쳤다. 올블
육한정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육선우를 봤다.“손 놔.”육선우는 손을 놓지 않고 더 도발을 했다. “손을 놓아야 하는 사람은 너야. 지금 그녀를 놓아서 같이 돌아가게 하면 그녀를 안 다치게 너 자신을 제어할 수 있어?”육선우는 육한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육한정의 제일 무섭고 최악인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의자이기에 육한정이 재발의 선을 넘을락 말락 하고 있는 게 보였다.육한정의 얼굴은 차가워져 주위를 얼릴 거 같았다. 그는 주먹을 꽉 쥐고 하서관을 힘껏 당겼다. 하서관은 두 남자에게 당기고 있는 상태인데 몸도 안 좋아 안색이 창백해졌다. 근데 육한정이 힘으로 강하게 당겨 너무 아파 소리가 나왔다. 육선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육한정, 그만해. 아프게 만들었잖아.”하서관이 아파하자 육한정은 놀라서 얼었다. “너 때문에 아파하는 거야. 너만 손 놓으면 안 아파.”육선우도 차갑게 대응했다. “육한정, 병이 재발되어 그녀를 다치게 한 적 있지. 전에 모임 때 네가 그녀의 허리를 꼬집은 거 봤어. 이제 슬슬 너도 너 자신이 병이 있다는 걸 받아 들어야 하지 않아? 너 아파!”육한정의 두 눈은 끝이 안 보이는 절벽처럼 깊었다. 절벽에서 짐승이 나올 거 같았다. 그는 더욱 힘을 줘 그녀를 당겼다.육선우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놨다. 계속 당기면 하서관만 다칠 거 같았다. 그는 하서관이 다칠 가봐 손을 놓았다.하서관의 연약한 몸은 육한정의 몸으로 넘어졌다. 육한정은 강하게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리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봤다. “똑똑히 기억해. 내가 아무리 아파도 이 여자는 내 여자야. 내가 아프게 하면 참으면 돼. 네가 절대 간섭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육한정은 하서관을 데리고 떠났다.육선우는 제자리에서 두 사람이 떠난 방향을 바라만 봤다. 그는 천천히 두 손의 주먹을 꽉 쥐었다.하연연은 계속 밖에 숨어서 몰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두 남자가 하서관을 위해 싸우는 걸 봐서 기분이 안 좋았다. 바람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