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묵은 얼굴이 빨개진 여비서를 보고는 입에서 난폭한 말이 뱉어졌다. “꺼져!”여비서는 몸이 굳어졌다.“......도련님...... .”“왜? 내 말 못 알아듣겠어?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다고.”상관묵은 야박하게 말했다.여비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도련님, 꺼져도 되지만, 제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상관묵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아니,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네 가장 큰 잘못은......여자라는 거야!”“...... .”여비서는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답을 얻을 줄 몰랐는데, 그녀가 여자라는 이유로 해고당했다고?여비서는 암담하게 떠났다.상관묵은 창문 앞에 서서 계속 담배를 피웠다. 그는 자신의 신변에 언제 여비서가 생겼는지 몰랐고 틀림없이 어르신이 배치한것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간 그의 신변에는 이성이 하나도 없었다.방금 그녀가 한 말만 떠올리면 화가 났다.‘뭐? 다른 여자를 찾으라고?’ 그녀는 그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억울한 기분이 이렇게 괴롭고 답답하구나.그러나 그녀가 그의 곁에 이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이렇게 신경 쓰는 이상 그는 앞으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는 그에게 접근하는 모든 여자를 쫓아내고 절대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상관묵은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십일 내보네.”십일은 명령도없이 육화를 찾아갔어서 그에게 벌을 주었는데 지금 그는 반드시 십일을 풀어야 한다. 그는 조수, 남자 조수가 필요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리고 십일이 들어왔다.“도련님, 저 돌아왔습니다.”“반성했어?”십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반성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너한테 맡길 일이 있어.”“뭔데요?”"우리 교인족의 요령요술을 알아봐.”요령 요술?이 네 글자 듣고 십일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 당시 난루와 교인이 싸우면서 당시 난루 공주였던 하서관이 의술로 요령요술을 궤멸시켰고 후에 곳곳을 떠돌던 교인의 요령요술은 거의 모두 사라졌다고 했어요. 요 몇 년
지켜본다고?육화는 애꿎은 소화기에 분 풀이 했다. 두 사람의 현재 관계를 놓고 보면 육화가 “no”라고 말할 권리가 없을뿐더러 지금 그에게 부탁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불난 틈에 약탈하는 것과 다름없는 짓이다.......저녁.육화가 방에 있는데 하녀가 들어왔다.“육 아가씨, 목욕할 시간입니다. 우유 장미꽃잎 물을 이미 준비해 놓았어요.”이 하녀들은 상관묵이 돌아온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고 오늘 밤 그녀가 사랑을 받을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으니 지금 씻으라는 것이다.“육 아가씨, 이건 오늘 밤에 입을 잠옷입니다. 여기에 둘게요.”육화는 침대 옆의 잠옷을 봤는데 잠옷은 검은색 레이스로 섹시하고 도발적인 디자인이었다.‘설마 상관묵이 이런 걸 좋아한다고?’이 하녀들을 모두 경험 만랩인듯했다. 목욕물을 받기도 하고 잠옷을 준비하기도 하는데 이는 육화로 하여금 부득불 함부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내가 몇 번째지? 이미 수많은 여인들에게 사랑을 줬겠지?’하녀가 물러나자 육화는 샤워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 뒤 검은색 레이스 잠옷을 입었지만 겉에 니트 카디건을 껴입었다.육화는 방으로 돌아와 화장대 앞에 앉아 드라이어를 들고 머리를 말렸다.곧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고 하녀의 목소리가 들렸다.“도련님, 오셨네요?”상관묵이 돌아왔다.“탁-”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자 상관묵은의 우람한 몸이 시선 속으로 뛰어들었다.서로 눈이 마주치자 육화는 단번에 일어서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상관묵은 외투를 벗었고 수공으로 제작된 검은색 셔츠와 검은 양복바지만 그의 몸에 걸쳐져 있는데 이마 앞의 부드러운 웨이브 앞머리는 이 나이의 풍채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5년이 지났지만 상관묵의 몸에는 여전히 도도하고 깨끗한 소년감이 있어 육화는 가슴이 두근거렸다.상관묵은 들어온 후 방문을 닫고 한 걸음 한 걸음 그녀를 향해 조아갔다. 육화는 초롱초롱하고 촉촉한 큰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는데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리는 듯했다.상관묵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에
이튿날 아침.육화는 눈을 떴고 상관묵의 품에서 깨어났다.지금 그녀는 몸을 옆으로 돌리고 힘찬 그의 팔에 누워 있다. 찬란한 아침 햇살이 층층이 커튼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방 전체에 따뜻한 봄기운을 입혔다.육화는 상관묵을 보고 있었고 그는 아직 자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가늘고 하얀 손가락을 내밀어 그의 젊고 잘생긴 눈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는 천성적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보고 있는것 만으로 흐뭇한 얼굴이었다.두 사람은 몇 년 동안 빙빙 돌다가 마침내 서로를 품에 안고 그의 품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육화는 더없이 행복해 빙그레 웃었다.이때 머리 위에서 나른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렸다.“왜 바보같이 웃고 있어?”상관묵이 깨어났다.그가 막 깨어났을 때, 검은 눈동자는 몇 분 전에 깨어난 거슴츠레함을 비추고 있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남자는 수면이 매우 얕아 잠들 때에도 경계심을 비추고 있는데 아마 인생에서 가장 꿀잠을 잔 밤이 아닌가 싶다.어젯밤 체력이 바닥난 탓인지 품에 그녀가 있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육화는 초롱초롱한 큰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기분이 좋아서 웃었어.”“그럼 말해봐, 왜 기분이 좋은지 혹시...... 어젯밤에 내가 널 기쁘게 해줘서 기분이 좋은 거야?” 육화는 재빨리 작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헛소리하지 마.”상관묵은 몸을 뒤척이더니 그녀를 덮쳤다.“헛소리? 기억 안 나? 생각나게 해줘? 어젯밤 어떤 사람이...... .”육화는 그의 정석한 가슴을 힘껏 밀쳐 그를 침대로 넘어뜨리고 대담하게 걸터앉아 그를 몸 밑에 깔고 앉았다.“상관묵, 그런 말하지 마 한번만 더하면......맞는다!”상관묵은 소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그녀의 노한 모습은 아침 햇살에 흠뻑 젖어 생동하게 그려졌는데 그는 눈을 떼기 아쉬워했다.“그래, 때리고 싶으면 때려.”“...... .”육화는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상관묵, 내가 널 때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지?”상관묵은 눈썹을 들썩이며 부드럽고 총애하는
십일도 하녀들도 도련님이 식탁에서 이런 키스씬을 연출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황급히 몸을 돌려 더 이상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육화는 화들짝 놀라더니 황급히 그를 밀어내고 작은 소리로 화를 냈다.“뭐 하는 거야, 저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상관묵의 표정은 자연스러웠다.“어디에 있다는 거야?”육화는 주위를 한번 보았는데 십일과 하녀들은 모두 어디로 도망갔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상관묵...... .”육화는 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응?”“네가 화난 거 같아. 솔직히 말해봐, 아기 낳고 싶지?”비록 그는 답을 주지 않았지만 그의 키스는 강하고 포악해서 그녀로 하여금 약간의 분노를 느끼게 했다.그녀는 당분간 아기를 낳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는 아마 화가 났을 것이다.그녀의 몸 상태에 관해서는 숨길 수 없고 기회를 봐서 그에게 잘 말하고 싶었다.상관묵은 약그릇을 들고 그녀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만약 내가 화가 난다면 아기를 원한다면 이 약 마시지 않고 낳아줄 생각이 있어?”这个......그...... .육화는 망설였다.“거봐, 날 위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거잖아. 그러니 내 생각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상관묵은 약사발을 내려놓고 일어나 떠났다.육화는 재빨리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어디 가?”“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먼저 갈게. 푹 쉬어.”상관묵은 떠났다.육화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그를 부르고 싶었고 아침을 한 입도 먹지 않은 그를 부르고 싶었지만 몸상태가 생각나 그를 위해 아이를 잉태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말을 하지 못했다.그리고 그의 체내의 단장초...... .육화는 한동안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가로놓여 있었고 엄마와 연락도 하고 싶었지만 상관묵이 이것을 싫어해 더 이상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상관묵은 고급 차에 올랐고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큰 돌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 숨이 막혔다.만약 저 안에 1초만
청청?육화는 손바닥만 한 예쁜 얼굴을 들고 상관묵을 바라보며 물었다.“새로 들인 하녀야?”상관묵은 손을 뻗어 육화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왜, 질투나?”육화는 콧방귀를 뀌더니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몰래 그를 꼬집었다.“나로는 부족한가 봐?”그녀가 꼬집은 곳은 그의 허리였다. 그녀의 손길이 닿자 상관묵은 그만 온몸이 짜릿하더니 신속하게 그녀의 작고 말랑말랑한 손을 잡아당겨 꼭 쥐었다.“아니. 두 사람은 영역이 달라. 걔는 그냥 시녀고 넌 밀착시녀.”“...... .”육화는 그를 한 번 더 꼬집고 싶었다. ‘뻔뻔한 사람.’“인제 그만 가자. 나 배고파.”상관묵은 육화의 작은 손을 잡고 별장으로 들어갔다.육화는 뒤돌아 진청청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긴장해하고 불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안쓰러워 남자의 보호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였다.‘갑자기 왜 시녀가 더 붙었지?’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상관묵에 대한 신뢰가 아주 깊은 육화였다. 그래서 결코상관묵이 그녀의 미모에 반하여 데리고 온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 진칭칭은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식당에서.저녁 음식은 양식요리였고 상관묵과 육화는 단란하게 음식을 즐기고 있다.이렇게 아름다운 밤에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는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인지라 육화는 상관묵과 건배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잔도 내밀지 않았는데 진청청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도련님, 제가 스테이크 썰어 드릴까요?”말하면서 진청청은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상관묵을 도와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이러한 상황을 보고 육화는 잔을 거두고 혼자서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빈속에 술 마시면 안 돼. 그것도 몰라. 바보야.”그때 상관묵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육화는 고개를 돌려 상관묵을 바라보았다.상관묵은 손을 뻗어 그녀 앞에 있는 스테이크를 가져간 후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직접 그녀를 도와 스테이크를 썰었다.“자, 입 벌려.
방안에서 상관묵과 육화는 한창 재미있게 떠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진청청의 목소리가들려왔다. 이 여우는 한순간의 기회도 놓치지 않는 뻔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육화는 몸 우에 있던 남자를 밀치고 웃으며 말했다.“상관 도련님, 여우가 도련님을 부르고 있네요!”상관묵은 손을 뻗어 육화의 옷을 잡아당겼는데 단추 하나가 뜯겼다. 젊어서 혈기가 왕성하고 함께 있은후부터 육화의 옷은 일회성으로 변해버린 듯했다. 그는 귀찮아하면서 말했다.“쟤 신경하지 마!”“안 돼, 여우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널 찾아온거면 어떻게 얼른 가봐.”“싫어.”“여우 울겠어. 내가 괴롭힌 것 같잖아. 얼른 가봐.” 육화는 그가 뜻을 이루지 못하게 옷을 꼭 쥐고 있었다.상관묵은 미간을 찌푸리며 흥이 깨진 듯 육화를 한 번 보더니 침대에서 일어났다.상관묵은 문 쪽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방문을 열었다.문밖의 진청청은 두 눈이 밝아졌다. 한 남자를 다른 여자의 침대에서 불러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녀는 허영감과 성취감을 크게 느꼈다.“도련님, 저...... .”상관묵의 눈빛은 진청청의 얼굴에 떨어져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밤에 내 방문 두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안 배웠어? ” 진청청은 멍해졌다.“당장 꺼져, 한창 사랑을 나누고 있었는데 방해하지 마!”상관묵은 “쾅-” 소리를 내며 방문을 닫아버렸다.문밖의 진청청은 닫기는 문이 가져온 바람에 얼굴을 맞았고 기분도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러니깐 문을 연 이유가 바로 적나라한 말을 하면서 그녀를 모욕하기 위해서인가?상관묵은 침대로 돌아와 웃으며 육화를 바라보았다.“육화공주, 이제 마음에 들어?”육화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네 모습 꽤 멋있었어. 사랑스러웠어.” 상관묵은 몸을 돌려 그녀를 덮쳤다.“그럼 계속 날 좋아하고 사랑 해줘. 만약 네가 감히 다른 사람으로 갈아타고 시선이 다른사람한테 쏠린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거야!”......깊은 밤, 육화는 온몸이 부서지는 듯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다.상관묵은 그녀에
육화는 상관묵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화서로 데려갈 거야? 만약 오빠가 나의 종적을 발견하면..... 내가 네 곁을 떠날지도 모르는데 두렵지 않아?”상관묵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화화, 그럼 너 떠날 거야?”육화는 손을 뻗어 상관묵의 튼실한 허리를 안고 어깨에 기대고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니, 앞길이 어떻든 난 영원히 네 곁에 있을 거야.”상관묵은 육화를 품에 안았다.‘화화, 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순순히 마지막 길 함께 걸어줘. 내가 죽으면 그때 널 가족의 품으로 보내줄게.”......상관묵은 육화를 데리고 출발했고 곧 화서에 도착했다.그러나 상관묵은 급하게 장한을 만나러 가지 않고 인근의 호텔에 입주하여 육화를 데리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바람을 쐬었다.두 사람은 그림 전시관에 왔다.“우리 여기 들어가자.”“좋아.”전시회에 들어서자 육화는 곧 한 폭의 그림에 시선이 끌렸다. 풍경을 담은 그림인데천고마비의 계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한눈에 들어오는 황금빛 보리 이삭, 대지를 덮은 햇살까지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넘쳐흘렀다.아름다운 그림.어디가 아름다운지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마치 거문고 줄처럼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흔들었다.육화는 영문도 알 수 없이 가슴이 뛰면서 문뜩 이 그림이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림 아래쪽에 서명이 있었다.[Angel,천사.]육화는 재빨리 직원에게 물었다.“안녕하세요.”직원이 바로 걸어왔다.“네, 고객님,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혹시 이 그림도 작품인가요? 직접 그리신 건가요?” 육화가 물었다.직원은 웃으며 말했다.“네,맞습니다. 이 그림은 그 분이 직접 그리신 거고 5년 전에 한 폭의 그림으로 명성을 떨쳤어요. 그 후 그림마다 고가로 판매되고 심지어 경매까지 하게 되었는데 고객님이 말씀하신 이 그림은 안타깝게도 판매용은 아닙니다. 그분은 전시회를 섭렵하였을 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사랑받아 지금은 패션디자이너로 정석에 오르셨습니다
장한은 “처남, 오랜만이네.”라고 말했다.상관묵은 계단에 서서 냉담하게 장한을 내려다보면서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한왕, 난 누나도 없는데 언제 너 같은 매형이 생겼는지 기억도 나지 않으니 처남이라는 말은 넣어둬.” 장한은 화가 조금도 나지 않았다. 그는 껌을 씹으며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르면서 상관묵 앞까지 다가왔다. 두 남자는 용모도 카리스마도 일품이어서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주시켰다.장한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속에 넣은 채 몸을 약간 앞으로 내밀면서 웃고 있었다. “처남, 상관 도령으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나 봐? 네가 임묵 출신이란걸 잊었어?”“한왕, 나도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너도 별로인 거 같아. 잊었나 본데 내 누나는 너한테서 도망가려고 사라진 거야. 그러고 보니, 아직 나한테 누나 빚졌네?”육화는 옆에서 듣고 있는데 심장이 조마조마했다. 이 두 남자는 서로 흉터를 들추어내고 있었는데 장한은 그의 임묵 출신을 풍자했고 상관묵도 장한의 그 치욕적인 과거를 풍자했다.비록 두 남자는 서로 손을 대지 않고 얼굴에 말도 안 되는 웃음을 띠며 오랜 친구처럼 옛일을 이야기하고 같았지만 육화는 이미 칼을 겨누는 그들의 카리스마를 느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불꽃이 사방으로 튀고 있었다“허.”이때 장한은 갑자기 웃었으며 손을 바지 주머니에서 꺼냈다.“처남, 가자. 들어가서 얘기해.”이야기는 분명히 해야 했고 상관묵은 육화의 작은 머리를 만지면서 다정하게 말했다.“얘기하고 올 테니 먼저 올라가. 함부로 뛰어다니지 말고.”육화는 좀 불안해서 가고 싶지 않았다.그러자 상관묵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먼저 올라가.”육화는 호텔 로비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뒤에서 장한과 상관묵의 대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처남, 너 진짜 대단해. 정말로 육화공주를 품에 넣은 거야? 밖에서는 모두 첫 번째 왕비가 이미 죽은 줄 아는데 수단이 아주 대단해! 한 수 배워야겠어! 복도 참 많지! 즐길줄 아네!”상관묵은 입을 오므리고 불쾌해하며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