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허진희는 큰 소리로 외쳤다.그 소리를 들은 여명은 발걸음을 멈추었다.허진희는 잽싸게 달려가 두 손을 내밀어 그의 허리를 힘차게 껴안았다.진하게 백허그를 하였다.여명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경직되었다.“여명" 허진희는 자신의 얼굴을 부비대며 고양이처럼 애교를 부렸다. “보고 싶었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넌 나 안 보고 싶었어? “여명은 순간 온몸이 굳기 시작하더니 그의 셔츠 아래 근육 하나하나마저 경직되어 있었다.그녀의 포근한 품에 안겨, 귓속으로는 달콤한 그녀의 고백이 들려왔다.보고 싶었지!어떻게 안 보고 싶었을 수가 있어?여명 또한 그녀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머리속에도 마음속에도 온통 그녀로 가득 차 있었다.그는 당장 몸을 돌려서 그녀를 자신의 품에 힘껏 끌어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허진희는 그저 가만히 그를 안고 있으면서 그의 체온만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했고 황홀하기 그지없었다.“여명, 이렇게나마 널 한번 안아봐서 난 좋아. 일 보러 가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난 괜찮아.”허진희는 이내 손을 풀고는 자리를 떴다.그녀는 그렇게 가버렸다.여명은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멍 때리더니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자신의 손바닥에 놓인 한 장의 쪽지를 발견하였다. 방금 그녀가 그에게 찔러 준 것이었다.천천히 펼쳐보았다. 쪽지에는 한 줄의 담백한 글자들이 수 놓였다--- 내일 저녁 8시, 008호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그렇게 내일 저녁, 갑작스러운 약속이 생겨버렸다.그녀의 호텔 방 초대를 받았다.여명은 무심히 문짝에 기대어 쪽지를 다시금 손바닥에 넣고는 눈썹을 치켜뜨며 흐뭇한 미소를 드러냈다.............한편 허진희는 집으로 돌아온 후 줄곧 조민정이랑 함께 하며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었다.허진희와 양금희는 주방에서 일하느라 바쁜 와중, 조민정이 거실에서 달려와 옹알거렸다. “엄마 엄마”“우리 민정이, 무슨 일이야?”“엄마, TV에
허진희는 놀랐다. 이 남자는 말 그대로 그냥 짐승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숨길 생각도없고 애정행각을 할 때의 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설마 그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이때 여명이 입을 열었다."나 씻으러 갈게.”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몸을 돌렸다.오른손은 허리춤의 벨트에 걸친 채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누르더니 벨트를 잡아당겨 소파에 던지고는 그는 화장실로 향했다.거침없는 그 손길은 마냥 멋있기만 했다.허진희는 어김없이 얼굴이 계속 빨개났고 단단히 그에게 빠져버렸다.......화장실에서는 "쏴아아" 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허진희는 햇빛 아래에 잠시 서서 한껏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느라 바빴다.그 탓에 괜히 방안이 너무 덥게 느껴졌다.여명 탓에 허진희 또한 너무 더워나기만 했다.얼굴이 어느 정도 식혀진 후에야 다시금 방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랐다.물 잔을 입에 갖다 대고 마시려는 순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 문이 열리더니 갓 씻고 난 후의 상쾌한 공기가 느껴졌다. 허진희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거울에는 마침 여명의 모습이 비쳤다.샤워를 마친 여명의 머리는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그의 피부는 아주 습했다.그는 호텔에서 갖다 놓은 흰색의 샤워 가운을 입고, 허리에는 헐렁하게 끈을 묶어 가슴팍이 훤히 드러났다.그의 피지컬은 평균 그 이상이었고 보기만 해도 마냥 설렐 정도였는데 허진희는 그의넓은 가슴팍과 보일 듯 말 듯 한 복근을 흘깃 훔쳐보았다.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돌려 다시는 보지 않으려 했다.이때 귓가에는 저벅저벅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여명은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뒤에 멈춰 섰다.그는 가슴팍과 옆에 있는 서랍으로 그녀를 막아섰다.아무 말도 않고 그녀의 뒤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 그는 나름 좋았다.허진희는 급히 물 몇 모금을 마셨다.“나도 목이 말라서 그러는데 물 좀 줄래?" 이때 여명이 말했다.“그래" 허진희는 바로 손에 든 물컵을 그에게 건네주었다.여명은 오히려 손을 뻗지 않고 고
허진희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그를 밀쳐내고는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여명이 다시 잽싸게 들어 올려 앉혔다.“질투한거야?"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이거 놔!" 허진희는 힘껏 그를 내리쳤지만 탄탄한 몸매의 그는 전혀 아픈 기색이 없었고 하는 수없이 그녀는 자신의 손을 때렸다. “흥, 그래. 질투 났어. 단단히 질투 났다고!”허진희의 이 말속에 숨겨진 의미는 어서 와서 달래 달라는 것이었다.여명의 각진 얼굴에는 부드러운 웃음기가 넘쳐흘렀고 그는 크다만 손바닥으로 그녀의얼굴을 어루만졌다. “뻥친 거야. 난 내 여비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나한테는 기밀 비서밖에 없어.”오직 기밀 비서만이 여명을 만날 수 있고, 직접 그에게 업무 보고를 할 수 있었다.소문의 그 여비서는 그 또한 실제로 만나본 적도 없었다. 그의 곁에는 여자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맹세코 말했다.허진희는 또 콧방귀를 뀌었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그걸 믿을 줄 알아?”“내가 거짓말하는 거면 내가 개야. 나 맨날 부대에서 일하느라 바삐 돌아다니고, 마주치는 거라고는 남자들밖에 없고, 저녁이 돼서 돌아오면 바로 잠자고, 기껏 생각을 해봤자 네 생각만 하는데 언제 다른 여자를 볼 새가 있어?”“......”......겉은 그래 봬도 허진희의 마음은 어느새 사르르 녹았다. 그녀는 여명의 이런 철벽을 좋아했다.허진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믿는다고 치지 뭐.”“다 풀렸어?" 여명은 큰 덩치를 낮추더니 또 한 번 그녀의 멜빵 치마를 잡아당겼다. 허진희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재빨리 손으로 치마를 가리고는 거절했다. “안 돼.”“아직도 말 안 들어?” 예밍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에게서는 부드럽고 향기로운 향이 나서 당장이라도 깨물고 싶었다. 여명은 부대에 있는 동안 이날만 기다려왔다. 허진희가 어젯밤 그에게 쪽지를 건네 만남을 약속한 순간부터 그는 그날 밤 한숨도 자지를 못했다.항상 머릿속에는 그녀만 가득했다.여명에게 여자는 흔한 존재였다. 돈이 없을 때
허진희는 여명의 상처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3년 전, 여명은 그녀를 위해 골수를 기증했고 한쪽 다리를 절단하였다. 그 후로 허진희의 마음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그의 상처에 입을 맞췄다.큰 덩치의 여명은 순간 옴짝달싹 못했고 젤리만큼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애틋하게닿자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온몸의 근육이 자극되었다.이 느낌은 뭐랄가, 마치 뱀파이어마냥 고통속에서도 알 수 없는 편안함에 이르렀다.그렇게 그녀는 그의 상처에 입을 맞췄다.여명은 급히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작은 턱을 잡고는 들어올렸다. “그러지마.”그는 목소리까지 다 쉬었다.허진희는 지그시 그를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이때 그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 "해볼테면 위쪽으로 올라와.”허진희는 뭔 말인가 싶어 상처를 따라 시선을 위로 향했다.“......”......대체 뭔 생각하는거야?곧바로 허진희는 새 의족을 조립했다. “여명, 일어서서 좀 걸어봐.”그 말을 들은 여명은 일어나 걸어보기 시작했다. 조태웅이 제작한거라 역시 믿음직스러웠다.“이거 얼마나 해? 걔한테 돈 좀 갚게.” 여명이 말했다.허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미 줬어.”“이왕 돈을 준 이상 다시는 걔랑 연락하지 마.”“......”......이 사람...진짜 현실적이네.이때 여명은 갑자기 콧방귀를 뀌었다.허진희는 갑자기 가슴이 뛰더니 재빨리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여명, 너 왜 그래? 어디 아픈 거 아니야?”여명은 긴 팔을 내밀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자신의 품으로 향했다. “아까 내가한 말 진심이야. 다시는 그전 남편이랑 연락하지 마. 또다시 걔랑 술집에서 술 마시는 거 보게 되면 나 절대 용서 안 해.”허진희는 이제서야 그가 여전히 술집에서의 일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관심 없어 보였지만 사실 속으로는 그녀와 조태웅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면서 질투심에 불타올랐다는 것을.“내가 조태웅이랑 이혼한 건 어떻게 알았어?”“몰라서 물어?
여명은 첫눈에 이 여자아이를 보자마자 멍해졌다. 그는 예쁜 여자애를 본적이 많지만 민정처럼 인형보다 더 예쁜 여자아이를 본것은 처음이다.민정이 달려들어 그의 허벅지를 껴안고 어린 목소리로 “아빠”라고 불렀다. 순간 그의 마음은 무엇에 힘껏 부딪쳤다. 눈동자도 갑자기 수축됐다.“아가씨,사람 잘 못 찾았군요, 저는 당신의 아빠가 아니예요.” 여명이 말했다.민정이 고개를 들고 까만 눈망울을 깜박이면서 달콤하게 웃고 있었다. “아니야,네가 바로 나의 아빠야,아빠.”여명은 한 여자아이가 자신을 달라붙일 줄은 꿈도 안 꿔봤다. 그의 전반생은 비참하게 떠돌아다니면서 허진희를 만나기 전에 그 어떤 여자나 아이도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판타지가 되였다.여명은 아이를 아주 좋아한다. 그는 줄곧 허진희와 아이를 갖고싶었다. 아들든지 딸이든지. 허진희의 아이라면 모두 좋다.눈앞의 이 여자아이를 보자니, 깜박거리는 눈망울에서 재치있는 빛이 비쳐나오는데 허진희와 정말 비슷하였다. “아가씨, 난 정말 네 아버지가 아니야, 혼자 나왔어? 길을 잃은 거 아니야, 내가 사람을 시켜 너를 데려다 줄게.”“아빠,나 혼자 아니야, 엄마도 여기있어.”“네 엄마? 어디?” 여명이 복도를 들여다보았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그 어린 소녀의 엄마는 어디 있지?그때 뒤에서 허진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명,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여명이 돌아섰을 때 허진희은 이미 침대에서 내려왔다 걸어왔다.허진희는 민정을 보면서, “이건...”민정은 바로 여명의 소매를 잡아당기고는 쟁쟁한 목소리로 “아빠”라고 불렀다.여명, “......”여명은 죽어도 누명을 벗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진희야, 내 말 먼저 들어 봐, 이 여자애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나를 아빠라고 불러, 난 정말 너에게 미안한 일을 한 적이 없어, 하늘을 두고 맹세할게. 넌 나를 믿어야 해.” 허진희가 오해할 거야, 이 아이가 나와 다른 여자랑 낳은 것이라고 오해할 거야. 여명의
"너와 임청은 이미 서로에 대해 알고 있었네. 너희 부녀는 정말 취향이 잘 맞는군. 최근 몇 년 동안 옛 수장의 곁에서 줄곧 자신의 인맥과 세력을 수집해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었다는 거네.""하지만 당신은 몇 천만번 점을 쳤어도 옛 수장이 나를 위해 직접 상급에 가서 보고할 줄은 몰랐지, 위 공문이 곧 내려 올 거고, 나도 새로운 수장이 될거라네.""당신은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겠지. 내가 아직 수장직에 자리 잡지 못하고 옛 수장이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날 영원히 이 구산에 남기고 싶었을 거야!""하하하…"기밀국비서가 크게 웃었다 ."훌륭한 피 독수리 한 마리 군, 진금이 요 몇 년 동안 소중히 여긴 보람이 있네 말이야. 그야말로 자신의 친아들처럼 생각하고 키우고 서포트 해주고. 맞아, 당신 말이 모두 맞아!""몇 년간 내가 진금의 곁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새 수장의 자리는 으레 내꺼야, 무슨 근거로 너희들이 끼어 드는거야?"기밀국비서의 얼굴은 달갑지 않은 듯 질투와 탐욕으로 이그러졌다.이때 콧방귀 뀌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이유에서 ,나도 묻고 싶다. 네가 머라서 그러는데"기밀국비서가 움찔했다, 이 소리는?재빨리 몸을 돌리자 진금이 온 거다.기밀국비서는 믿기지 않았다 "당신...당신 혼수상태에 빠진 거 아니였어?"진금은 기밀국비서를 보면서"너 혹시 네가 하빈에게 넣은 독을 내가 먹었다고 생각하는건가 ?사실, 나 전혀 중독된 게 아니고 네가 손을 쓰는 이 날 만을 기다리며 너의 진면목을 까발리고 싶었을 뿐이야 !"기밀국비서의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알았다. 그가 계략에 빠졌다는 걸.이것은 진금과 예명의 모략이다.이번에 현장에서 제대로 발목 잡혔으니, 배후에 있는 인맥과 세력들 모두 폭로해 뿌리째 뽑아 버릴 것이다.한달 동안 예명과 진금은 지긋이 참으면서, 결국은 독 안에 자라를 잡으려고 한 거였다.그가 졌다."당신이 수장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 수장이라는 권력을 가진 자리가 어떤 무게를 짊어
하빈이 구산에 급히 도착하니 앞에 소나무처럼 우뚝 솟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고여진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예령이였다."고사장님, 령아." 하빈이 앞으로 다가갔다."빈아, 우리가 이미 사람을 보내 산을 수색하고 있어. 너의 엄마의 핸드폰은 찾았고. 운전하고 오셨는데 차가 경사지대를 지나 가면서 사람도 같이 굴러 떨어진거 같애."예령이 하빈을 데리고 가 보았더니 산비탈 쪽에 선명한 차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넘어간 흔적이 있었다..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끝없는 산림지대였고 마치 어둠에 삼켜버린 거대한 블랙홀 같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하빈은 하늘거리는 속눈썹을 드리운 채로 시간을 확인해봤다,1시였다. 이미 시간이 부족했다, 2시면 토네이도가 온 다는데."사람들을 파견하여 아래쪽에서 한 시간 동안 수색작업을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네. 이 날씨 좀 봐봐." 고여진은 차가운 눈동자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빈도 천천히 자그마한 머리를 들어올렸다. 뙤약볕은 어느새 먹구름에 가려지고. 늦가을의 찬바람이 이따금 엄습하여 그녀의 손발을 차갑게 했다.그녀의 두 다리가 파르르 떨려온다, 마치 차가운 바닷물에 빠진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이때 귓가에 나지막하게 자성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빈아."하빈은 움찔 하더니 곧바로 몸을 돌렸다.지프 몇 대가 쓱 소리를 내며 달려와 굽이굽이 가파른 산길에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패기를 부렸다.맨 앞에 있는 방탄형 지프가 멈추고 뒷문이 열리자 크고 건장한 몸덩어리가 훌쩍 뛰어내렸다. 검은색 군화가 땅을 밟더니 차갑고 굳세어 보이는 준수한 얼굴이 보였다."빈아, 넌 왜 여기 있는데?" 예명이 긴 다리를 뻗어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순식간, 그의 준수한 각 진 눈썹이 흠칫 하더니 나지막하게 입을 떼었다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그녀의 작은 두 손을 손바닥으로 힘껏 문질렀더니 ,빨개진 작은 두 손, 젠장, 피부결이 두부처럼 고와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겠네.예명은 아예 그의 자그마한 두 손을
고석근은 고개를 끄덕인다. "안심해."여명은 허진희을 한번 보고 무언가를 말하려 하다가 얇은 입술만 들썩거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향해 입꼬리를 올린다.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한없이 부드럽게 웃었다.허진희의 마음이 갑자기 아파왔는데 마치 무언가 터지는것만 같았다.이때 여명은 돌아서서 떠났다.그는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가 그녀의 시선속에서 사라졌고 허진희의 눈시울이 갑자기 뜨거워지더니 닭똥 같은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그녀는 줄곧 자신이 용감하다고 여겼다.사실은 아니였다.그녀는 그를 떠나보낼 수가 없었다."여명!"그녀는 외치면서 우산에서 뛰쳐나가 그에게로 달려갔다.그리고는 뒤에서 그의 건장한 허리를 와락 껴안았다.여명은 발걸음을 멈추고 넓은 손바닥을 내밀어 그녀의 옷소매에 넣었다. 빗물과 그의 손바닥의 따뜻한 체온이 섞인 채 그녀의 부드럽고 작은 손을 덥석 쥐었다."네가 이러면 나는 못가."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어쩔 수 없는 마음과 총애가 흘러넘쳤다."여명, 나한테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 해!" 귓가에 갑자기 여자애의 가늘고 목메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명은 굳은 채 천천히 돌아섰다.허진희은 손을 뻗어 분홍색 목에 걸린 붉은 줄을 한번에 잡아당겼고 붉은 줄에 있는 그 다이아몬드 반지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그녀는 붉은 줄을 그의 손바닥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빗물인지 아님 눈물인지 그녀의 시선을 가로막아 시야는 흐렸고 그녀는 작은 머리를 들고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프로포즈 해줘. 어서, 지금 당장, 내가 너무 오래 기다렸어. 더 이상은 기다리고 싶지 않아."여명의 눈빛이 짙어지면서 그녀의 이런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몰라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린다. "에잇, 계집애!"다음 순간, 그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고 바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허진희, 나와 결혼해줘, 앞으로 내가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너에게 잘해 줄게. 만약 네가 감히 허락하지 않는다면, 내가 너를 죽여버릴 것이야!"이것이 바로 여수장의 청혼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