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나 지났으니 오늘은 그녀가 돌아올 것 같았다.고석근은 몸을 일으켜 옷장 앞에 서서 검은색 셔츠를 골라 입은 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다. 여전히 차분하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빗으로 짧은 머리를 한번 정리해 준 다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완벽한지 확인을 하고 느릿하던 발검음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30분 뒤, 공항 밖에 차를 세우고 그는 긴 다리를 뻗어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처음에는 걷기 시작하다가 발걸음이 점점 빨라져 뛰어가기 시작했다.공항 로비까지 뛰어왔을 때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안녕하세요. XX에서 XX행 항공편이 무사히 이륙하였습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저기 봐, 딸이 돌아왔어!""여보, 여기야!"많은 사람이 마중나와 있었다. 그들의 가족, 애인, 친구들이 천천히 빠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서로 포옹하고 웃으면서 상봉을 했다.고석근은 혼자 긴 창문앞에서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유리창에 엎드려 나오는 사람들을 지켜봤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는 프론트 직원에게 다가가 물어봤다."다 나왔어요?""네, 전부 나오셨습니다."쿵하는 소리와 함꼐 직원이 대문을 닫았다.고석근은 그자리에 서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그윽한 검은 눈동자엔 슬픔이 비쳤다.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다.어느덧 한달이 흘렀지만 여미령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석근은 이날 자신을 방에 가두고 그의 손목시계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손목 시계는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돌았고 어느덧 새벽 12시가 되었다.그녀가 너무 보고싶다. 달콤이와 그들 모녀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그는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그녀를 찾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한 달이란 시간이 일분 일초가 견디기 힘들어 몇 번이나 그녀곁으로 날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잠깐이라도 몰래 그녀가 잘 지냈는지 확인하고 달콤이는 많이 컸는지 보고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정말 그럴 수 없었다.지금까지 살면서 두려움이란 무엇인지 모르던 그였지만 지금 이
이 순간, 여미령은 드디어 자신을 되찾은 것 같았다.고석근이 빠른 속도로 긴다리를 뻗어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뭐야 당신, 걸을 때 눈도 안 뜨고 다녀?"중간에 지나가는 사람을 부딪쳐 그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며 질책해도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 모든 시선과 마음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그녀 앞에 다가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어 그녀의 체온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의 체온만이 그에게 안정감을 줬다.그녀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피부를 어루만지자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다.정말 따뜻했다.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행복했다.그녀가 돌아왔다.오른쪽 뺨에 있던 흉터도 사라졌고 한창 꽃다운 나이인 20대에 그녀는 자신을 되찾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고석근은 팔을 뻗어 으스러지도록 그녀를 품에 꼭 안고 자신의 머리를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파묻어 탐욕스럽게 그녀의 향을 느끼며 낮은 소리로 읖조렸다."미령아, 네가... 꼭 돌아올 줄 알았어.""고석근 씨,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요."여미령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과거와는 작별인사를 잘 했어?""응."여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앞으로 너의 미래를 내게 맡길 수 있을까?""응."여미령은 또 고개를 끄덕이자 고석근의 얼굴이 환해졌다.옹알옹알이때 옹알이 소리가 들려왔다. 깜빡 잊고 있었던 달콤이의 존재가 아빠와 엄마 사이에 끼어 숨막힌다는 듯 손을 흔들며 항의하는 것 같았다.딸은 아빠의 전생의 연인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빠는 나보다 엄마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 표정에 쓰여있는 것 같았다.고석근은 그제서야 여미령을 놓아 주고 달콤이를 보았다. 한 달 동안 못 본 사이에 조금 자란 것 같았다. 머루알같은 눈동자를 굴리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지금 달콤이는 엄마의 품속에서 작은 손발을 움직이며 고석근을 향해 꺄르르 웃으며 안아달라고 버둥거리
여미령은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달콤이가 이런 가정환경에서 자란다면 앞으로 조숙하지 않을까?이때 고석근은 도우미가 여미령의 시상식 드레스를 2층으로 올려가는 것을 발견했다. 여미령도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모습을 감추었으니 이번 여우주연상 시상식에서 화야가 특별히 등이 파진 샴페인 골드 원피스로 준비하여 여미령이 마음껏 미모를 뽐낼 수 있게 했다.고석근은 등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의 디자인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불쾌한 듯 입을 열었다."내일 그렇게 입고 시상식에 갈 거야?"여미령도 드레스를 한 번 보더니 고석근이 등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남자는 점점 속좁게 굴기 시작했다."안 돼요? 여배우들은 모두 그렇게 입잖아요. 예전에도 입었고 안 된다고 한 적 없었잖아요.""예전에 반대하면 나를 거들떠 보기나 했어? 이제는 내 아내고 우리 딸의 엄마니까 저렇게 노출이 많은 옷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게 싫어.""하지만... 그럼 내일 뭘 입고 가요? 고석근 씨, 너무 고지식하게 그러지 마세요. 여자들은 원래 예쁜 옷과 가방, 구두를 좋아한다고요. 이렇게 예쁜 나를 당신이 꽁꽁 싸매서 집에만 숨겨 두면 미모가 너무 아깝지 않아요?"여미령은 당당하게 반박했다.고석근이 그녀를 보자 오늘 여미령은 헐렁한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반년 동안 그녀의 안색은 매우 좋았다. 피부는 우윳빛갈에 광이 날 정도였다. 줄무늬 셔츠 아래로 그녀의 몸매가 보일듯 말듯 했고 넓은 네크라인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작은 어깨가 절반정도 드러나 있었다. 아래는 바지를 입지 않아 매끈하게 뻗은 다리는 드레스를 입지 않아도 그 미모를 뽐내기 충분했다.지금의 여미령은 정말 활짝 핀 한 송이 장미처럼 모든 자태가 싱그럽기 그지없었다.고석근은 이대로 그녀를 외출시키는 것이 절대 안심되지 않았다. 이런 싱그러운 아름다움으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노릴지 모른다. 그의 독점욕은 상당히 강했다."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 도우미더러
여미령은 손을 뻗어 그의 단단한 가슴을 살짝 밀었다."잠깐만 여보, 내일 그 드레스 말인데... 나 입을 수 없을까?""입어."이튿날, 레드카펫이 펼쳐진 곳에 조명이 반짝였고 모든 톱스타들이 시상식에 모였다. 화야는 초조하게 사방을 둘러봤지만 여미령의 그림자는 보이지않았다.시상식이 곧 시작되는데 이 아가씨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다들 여미령 봤어요?""아니요.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아직도 안 왔어요."화야는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늦었어요. 여미령은 핸드폰도 통하지 않고 이제 곧 여우주연상의 월계관을 머리에 써야한단 말이에요. 이제 여미령이 상을 받을 차례가 오면 제가 대신 상을 받으러 올라갈게요. 다들 미리 원고를 준비하고 여미령은 급한일 때문에 늦었다고 얘기해요. 지금은 부정적인 뉴스가 약간이라도 터지면 안 돼요. 알겠죠?""네."모든 준비를 마치고 화야는 자리에 앉았다. 이제 이 방법밖에 남지않았다.시상식이 정식으로 시작되고 앞에서 작은 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곧 사회자가 등장했다."귀빈 여러분, 이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지금부터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발표하겠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장내의 대형스크린에 여미령의 얼굴이 나타났고 화야는 미소를 지었다. 여우주연상은 여미령이 따 놓은 당상이다.사회자는 흥분하며 발표하기 시작했다."그렇습니다. 여우주연상의 수상자는 바로... 여미령 씨입니다. 여미령 씨는 데뷔한 시간이 길지 않지만 그녀의 뛰어난 외모와 연기 실력은 한 시대의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올 여름 으로 완벽한 이미지 변신으로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지금부터 가장 뜨거운 박수로 우리 여미령 씨를 환영합시다!"장내에 물밀듯이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일류 매니저인 화야도 긴장했는지 침을 삼켰다.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엔터테인먼트 홍보를 여유롭게 처리했지만 이런 정상급 무대에 올라 모두의 주목을 받아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여미령은 정말 골치아픈 일을 그녀에게 떠넘겼다.화야가 여미령
눈 깜짝할 사이에 달콤이는 세 살이 되었고 어느새 유치원에 다닐 나이가 되었다.달콤이는 발랄하고 귀여우며 하는 말이 정겹고 또 통통하고 곱게 생겨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석근은 달콤이를 데리고 한 사람을 만나러 갔다. 바로 달콤이의 할머니인 온람이었다.달콤이가 온람을 만나러 가는 것에 대해 미령은 반대하지 않았다. 지나간 일에 대해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도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달콤이와 친할머니 사이의 관계를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요 몇 년 동안 온람은 줄곧 요양원에서 몸조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건강은 갈수록 나빠져서 달콤이가 올 때만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온람은 달콤이를 매우 좋아했다. 달콤이가 오기 전에 그녀는 하인더러 휠체어로 자신을 밀고 백화점에 가서 직접 달콤이에게 선물을 골라주기도 했다.달콤이도 자신의 할머니를 매우 사랑해서 갈 때마다 온람의 품에 안겨 재잘재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온람도 하하 웃었다.이날은 햇빛이 무척 찬란했다. 달콤이는 또 요양원에 온람을 보러 왔다.가는 길에 갑자기 한 장난꾸러기 소년이 튀어나와 예의 없게 말했다."네가 바로 달콤이지? 또 할머니를 보러 왔어?"달콤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응--""달콤이, 우리 할머니는 너의 할머니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셨어. 네 할머니는 늙은 요괴야!"소년은 두 손을 허리에 걸치며 말했다.달콤이의 귀여운 작은 얼굴은 즉시 표정이 어두워지며 자신이 화났다는 것을 표시했다. 그녀는 애 티 나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반박했다."거짓말! 우리 할머니는 늙은 요괴가 아니야!""거짓말 아니야. 우리 할머니는 너의 할머니가 예전에 많은 나쁜 일을 했다고 말씀하셨어. 하마터면 너의 엄마와 너까지 죽일 뻔했다고!"달콤이는 눈썹을 찌푸리며 둥그런 눈동자를 빙글빙글 돌렸다."난 너의 할머니가 한 말 안 믿어. 너의 할머니는 뒤에서 사람을 험담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좋은 사람이 아니야!"달콤이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소년은 조급해했다. 사실 그는 달콤이의
미령은 또 임신했다. 화야는 세 번이나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 여자가 더는 컴백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미령은 자신의 모든 시간을 가정에 주었고 자신의 가장 친밀한 애인인 석근에게 주었으며 아들과 딸을 낳고 그와 평생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둘째는 갑자기 찾아와서 석근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미령의 건강 때문에 그는 달콤이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미령은 사적으로 또 절친인 서관한테서 처방을 구해서 몸을 조리했고 또 인차 임신하게 되었다.석근은 거대한 충격과 놀라움에서 재빨리 안정을 되찾아 당황하지 않았다. 미령이 달콤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출산하기까지 모두 그가 직접 돌보았으니 그래도 이번에는 경험이 있는 아기 아빠였다.석근은 다시 회사일을 줄였고 미령의 곁에 있어주며 그녀를 데리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요양원의 온람은 자기가 또 할머니가 되고 심지어 이번에는 손자라는 말을 듣고 창문 앞에 오랫동안 앉아 눈물을 흘렸다. 사랑은 정말 모든 것을 힐링할 수 있었다. 땡볕은 불처럼 뜨거웠다.저녁에 석근은 미령을 품에 꼭 껴안고 그녀의 작은 입에 새콤달콤한 약과를 먹여주었다."여보, 어디로 여행 가고 싶어?""음..." 미령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3년이 지났으니 담이 한 번 만나러 가고 싶어요."이 3년 동안 소성과 소담은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소성은 소주희와 결혼하여 소 씨네 사위가 되었고 소 씨네 집안의 모든 비즈니스를 도맡으며 홍콩에서 큰 권력을 가진 한세대의 거물로 되었다.그리고 소담은 어머니를 따라 홍구시로 돌아가 허진희로 되었다."허진희 씨를 말하는 거야?" 석근은 총애하는 눈빛으로 미령을 보며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만졌다."허진희 씨는 지금 허 씨 집안의 큰 아가씨인데다 이름난 규수잖아. 그리고 홍구시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미인이고. 내가 사람더러 일정 잡으라 할게. 내일 너 데리고 가서 실컷 놀아야지."미령은 고양이처럼 쾌적하게 석근의 품에 안겨 있었다.
집에 또 아기가 태어났다. 고여림에게 남동생이 생겼고, 여림이는 누나가 되었다. 집안이 훨씬 복작거리게 생겼다.엄마가 산후조리를 하자 아빠는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자 아이를 돌보겠다고 고집했다.혼자 돌보겠다면 혼자 돌보라고 하지 뭐! 엄마는 산후조리가 마치는 날 아빠와 방에서 뭘 하는지 두 시간 동안이나 나오지 않았다. 결국 남동생이 오줌을 싸서 울어젖히고 있는데 할머니가 도착했다. 그날 밤, 할머니는 아빠를 벌하기 위해 남동생을 데리고 가버렸다. ……고여림의 기억 속에 아빠는 줄곧 다른 여자가 없었다. 여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암컷 모기도 없었데, 엄마가 아빠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한 번은 아빠가 미룰 수 없는 접대를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아빠에게서 여자의 향수 냄새를 맡았다.세상에나! 엄마는 아빠의 셔츠를 잡고 그 자리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가련하게 울고, 심지어 발을 구르다가 신고 있던 크리스털 하이힐이 작살났다. 아빠는 절대로 여자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필사적으로 설명하면서, 그러나 접대하는 사장들은 여자를 불렀는데, 아마도 그 여자들의 향수 냄새일 거라고 해명했다. 엄마는 믿지 않고 단호하게 아빠를 방에서 내쫓았다. 그날 밤, 아빠는 문밖에서 밤새도록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다음 날, 이 부자 양반은 눈에 다크서클을 달고 출근했다.저녁에 아빠는 계속 엄마를 달랬다. 엄마는 분홍색 얇은 시폰 나이트가운을 입고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나이트가운이 한 쪽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리며 막 장미꽃잎을 띄운 욕조에서 나온 매끄럽고 여린 피부를 드러냈다. 여전히 하염없이 소리 내어 우는 엄마의 그 가식적인 모습은 정말 남자라면 빠져나갈 수 없는 자태였다. 엄마의 우는 모습에 마음이 산란해진 아빠는 엄마를 쓰러뜨리고 싶어 했지만, 엄마는 아빠를 다시 쫓아냈다. 셋째 날, 이 부자 양반은 우울함과 욕구 불만을 안고 출근했다.저녁에 아빠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그날 저녁에 접대했던 사장들과 여자들을 모두 ‘초청’하여 일일이 엄
고석근은 임신한 여미령을 데리고 홍구시로 날아가 홍구시 장 씨 집안의 아들 장우식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파티에서 장대표와 그 부인은 직접 고석근과 여미령을 맞이했다."고 대표님과 사모님이 우리 아들의 생일파티에 참석하시다니, 우리 부부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봅니다. 영광입니다.”고석근은 여미령의 부드러운 허리를 껴안았다. 파티 석상에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는 줄곧 여미령을 자신의 곁에 끼고 있었다. 누가 그녀에게 부딪칠까 봐 걱정이 됐다."장 대표님이 이렇게 환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장 씨 집안은 홍구시에서 명문 가문이며 또한 학자 집안이기도 하다. 장 대표와 그 부인은 모두 겸손하고 교양이 있으며 온화하고 점잖았다.고 씨 집안과 장 씨 집안은 약간의 사업상 왕래가 있었고, 여미령이 허진희를 만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고석근이 그녀를 데리고 홍구시에 온 것이다. 여미령은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허진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여보, 진희가 정말 올까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요-”고석근은 여미령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걱정 마. 틀림없이 올 거야. 장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아주 가까워.”양 씨 집안은 양금희, 즉 허진희의 엄마를 말하며, 양금희는 홍구시에서 손꼽히는 여성 사업가로 장 씨 집안과 가깝게 지낸다.여미령은 의심스럽게 고석근을 보면서 ‘집안이 가깝다’는 고석근의 말이 무슨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때 귓가에 한바탕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빨리 와 봐, 소성 도련님이 왔어!"소성 도련님?소성?여미령은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고석근은 사전에 그녀에게 오빠도 여기에 올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빠가 왔어?여미령은 재빨리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연회장의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크고 늘씬한 몸이 모든 사람의 시선에 들어왔다. 소성이 정말 왔다.3년이나 보지 못했다. 이 3년 동안 소성은 홍콩의 거물이 되었고, 이전의 까만 티셔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