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여미령이 맨 처음 만났을 때도 그녀는 이미 예민한 감각으로 무언가를 발견했다.방금 병실에서 밖에 움직임 소리가 난 것을 느끼고 그녀도 재빠르게 대략적인 상황을 예측해냈다.그가 외부인과 매번 만나고 여미령과 매번 접촉할 때마다 그녀는 모두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제한적인 조건 속에서도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어낼 수 있었다.방금 그가 사람을 시켜 병원 기록을 없애달라고 하지 못했을 때도 그녀는 이미 한발 앞서서 그 일을 해냈다.그녀는 고작 19살이다. 보기에는 연약하고 무해한 소녀이지만 사실 엄청난 능력을 숨기고 있는 보석이었다.소성은 굳이 숨길 생각은 없었지만 당연히 공개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입술을 움직이며 대답도 하지 않고 물었다. ‘너는 왜 나를 돕는 것이야?’‘네가 저번에 나를 살려줬고 이번에는 내가 너에게 은혜를 갚은 것뿐이야. 그러니 우리 둘 다 빚을 청산한 셈이지.’ 소담이가 냉정하게 말했다.소성은 입꼬리를 움직이며 말했다. ‘나를 구하기 위해 네가 너 자신을 미끼로 썼다니. 참나, 자발적으로 소섭의 면전에 나타났으면서 네 생각에는 이게 청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소담이는 고개를 들고 맑은 눈으로 그의 잘생긴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여우 같은 교활함을 드러냈다. ‘이건 그저 응급조치일 뿐이야. 확실히 너의 급한 불을 꺼준 것은 맞으니 이게 청산한 게 아니면 뭐야? 게다가 나는 소성 도련님의 여자고 비록 소섭 같은 미친 놈들이 노리고 있더라도 너는 날 보호할 것이야. 맞지?’소성은 그녀의 조롱의 의미를 알아챘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휘어진 것을 보아하니 마치 초승달처럼 아름다웠다. 여동생 여미령을 제외하고 소성은 소담이가 그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예쁜 소녀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관건은 소담이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유머 감각까지 뛰어났다소성은 몇 년간 한 사람에게만 익숙해져 있었다. 현재 곁에 갑자기 이런 소녀가 나타났는데, 비록 그의 초심은 어느 집 딸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그녀는 조용히 그의
소성은 소담이를 힐끗 쳐다봤다. ‘네가 날 가르친 거야?’소담이가 말했다. ‘당신의 목숨을 구한 걸 수도 있어. ‘말을 하며 소담이는 또다시 고석근의 뒷모습을 보았다. ‘저 사람은 매우 위험한 남자야. 그저 두려운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이까지 두려움이 전해져 와. ‘소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인지 모르게 이 소녀의 생각은 항상 그와 일치했다. 이런 보이지 않는 묵계가 마치 일종의 자기장과 같았다. 그는 ‘으흠’ 소리와 함께 말했다. ‘경찰 학교에 못 가서 아쉽겠네. ‘소담이는 그를 보며 말했다. ‘내가 경찰학교에 합격하면 맨 먼저 너부터 잡을 거야. ‘소성은 그녀의 다친 다리를 보며 말했다. ‘감히 너가?’소담이는 차갑게 흥이라는 소리를 내고 말했다. ‘나 클라이밍이랑 스카이다이빙 챔피언이야. 삼층에서 뛰어내린 건 둘째치고 절벽에서 뛰어내려도 나는 살 수 있어. ‘그녀는 말을 끝낸 후 몸을 돌려 가버렸다.소성은 사라져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흥미있게 보았다. 허씨 집안의 딸 정말 재밌네. ......고석근이 위층으로 올라갈 때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리고 전화가 왔다. 여미령에게서 온 전화였다.고석근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고 마님, 내가 당신이 먹을 탕후루를 들고 왔어. ‘‘고석근, 나 지금 병실 안에 없어. 너도 병실로 들아가지 마. 나는 서관이와 사무실에서 너 기다리고 있어. 나 충분히 쉬었으니까 우리 오늘 퇴원하자.’ 여미령이 말했다. 고석근은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전화를 끊고 고석근은 바로 하서관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침착하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걸어갔고 잘생긴 얼굴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머지 않아 반짝이는 검은색 구두는 갑자기 멈춰 섰다. 고석근은 몸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 방향은 여미령의 병실 방향이다. 병실은 이미 정리를 했고 환자가 입원한 흔적은 전혀 없었으며 여미령의 모든 입원 기록도 말끔히 지워졌다. 이것은 모두 하서관이 직접 손을 댄 것이다. 고석근이 들어서자 현재 병실 안은
고석근이 갑자기 이렇게 묻자 여미령은 굳어졌다. 온몸에 경각심이 들었다. ‘너…… 너 왜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내가 누굴 만날 수 있겠어?’‘아, 그럼 왜 갑자기 퇴원했어?’ 고석근이 물었다. ‘고 여사.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거 아니지?’여미령은 몸을 떨었지만 그녀는 오빠의 일을 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오빠의 신분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고, 게다가 그녀는 이미 오빠에게 분명하게 말했으니 오빠는 곧 여기를 떠날 것이며 그전에 그녀는 많은 일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여미령은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오빠의 일을 얘기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고대표. 왜 또 의심이 많아졌어.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야!’신뢰......고석근은 이 두 글자를 곰곰이 씹으며 눈짓으로 일종의 비웃는 듯한 뜻을 담았다. 그는 이미 그녀에게 고백할 기회를 주었고 그녀가 지금 고백한다면 그녀가 하는 말을 그는 다 믿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거짓말을 했고 그녀는 여전히 그를 속였다.고석근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여미령은 몸을 돌려 의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너 왜 그래?’그녀는 이미 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석근은 빛을 등지고 서 있었는데 이는 그의 아름다운 실루엣의 희미한 그림자를 만들었다. ‘여명이 돌아왔지?’그가 뭐라고 했는가?여미령은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아니야. 우리 오빠는 안 돌아왔어……’ 여미령은 부인했다.‘하.’ 고석근은 목에서부터 흘러나온 허스키한 웃음소리를 내며 바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내가 오늘 병원에서 그 사람이랑 마주쳤어.’‘……’ 여미령의 기억으로는 오빠와 고석근은 이전에 서로 관계가 없었을 때 오빠가 일찍 집을 나갔기 때문에 한 명은 군대에 가고 한 명은 사업에 종사하는 두 세계의 사람이었다.지금 오빠는 소성으로 변했고 얼굴까지 변했는데 친동생 만이 오빠를 알아볼 수 있을 텐데 고석근이 어떻게 알아본 것인가?아니. 여미령은 믿지 않았다. 그녀는 고
여미령도 고석근이라는 남자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의 독함은 뼈에 배어 있기에 적을 대할 때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했다. 그가 그녀의 오빠를 싫어한다는 것도 얼굴에 노골적으로 적혀 있어서 그녀를 깊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두 손을 옆으로 늘어뜨린 채 끌어안기고 있는 여미령의 눈동자는 약간 흐려져 있었다. ‘고석근, 나는 이 세상에 이미 가족이 없어. 나는 오빠를 잃었다가 다시 찾은 거야. 나는 절대로 오빠를 한 번 더 잃을 수 없어. 지난번에 살아 돌아왔을 때 오빠의 모든 행운을 다 써버렸어. 이번에는 틀림없이 목숨을 잃을 거야. 만약 오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미쳐버릴 거야. 나는 분명 미쳐버려.’고석근은 팔을 꽉 조였다. 그녀가 아파해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그는 너무 하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그녀가 오빠를 이렇게 사랑하지만 그가 뭔데?그는 여명을 정말 싫어했고 지금도 속에 있는 마귀가 나오려고 한다. 이 세상에 여명이라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몇 년 동안 그의 세계에는 오직 그녀만이 있었고 그녀의 세계에는 오직 그만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세계에 갑자기 제3자가 나타났다.이 제3자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때리거나 욕하거나 두려워하게 만들 수 없었다.이런 것은 매우 괴롭기에 그가 마음을 긁어 가면서도 감히 발작을 하지 못한다.그녀를 잠시 가만히 안은 고석근은 손을 뻗어 그녀를 가로로 껴안고 큰 침대에 부드럽게 올려 놓았다. 그의 큰 손은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평평한 아랫배를 덮었다. ‘고 여사님,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저에게 고백할 것이 있습니까?’여미령은 그의 아름다운 눈썹이 부드러워지고 검은 눈이 반짝이며 그녀를 기대하며 쳐다보는 것을 보고 그녀는 가슴이 빠르게 두근거렸으며 그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그는 이미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석근.’ 여미령이 가볍게 그의 손을 덮었다. ‘나 임신했어. 여기에 너의 아기가 생겼으니 너는 이제 아빠가 되어야 해.’사실
고석근은 소성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성은 일어서서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고고한 눈빛으로 고석근을 훑어보았다. ‘내가 기억하기로 너는 수 년 전에 내가 여씨 집안 문 밖에서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때 넌은 10대 소년이었고 밖은 햇빛이 눈부셨지만 당신은 어두운 구석에 홀로 서있었지. 그때 나는 너를 한 번 더 보고 이 소년은 현실에 안주하는 소년이라는 것을 알았어.’‘곧 미령이와 대원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는 너의 시선이 오랫동안 햇빛을 쬐고 있는 미령이에게 가서 거의 탐욕스럽게 쳐다보는 것을 보았는데 그 순간부터 나는 널을 좋아하지 않았어.’‘당신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고씨 가문이라는 더러운 늪에서 당신은 너무 외롭고, 너무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움에 끌리며, 내면의 어두운 피가 당신을 짓밟고 파괴하려는 욕망을 갖게 하는 너는 아름다움과 함께 지옥에 가고 싶어하지.’‘미령이는 여씨 가문의 보배다. 우리 아버지도 생전에 네 얘기를 하셨어. 아버지는 나와 같이 네가 미령이와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지. 우리는 네 출신 때문이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은 출신이 못나지 않을 거야. 10년 20년 후 그 대원에 있는 아이들은 반드시 너보다 밑이 될거야. 우리는 단지 너와 미령이는 다른 세상 사람이고 미령이는 깨끗하고 순수한 남자아이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뿐이야.’고석근은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 여씨 집안 집 앞에서 여정수와 여명 두 부자의 눈에 띄었다는 걸 몰랐다. 물론 그는 전혀 의외이지 않았다. 여씨 집안의 부자가 모두 그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가 여미령의 남편감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말이다. 만약 여씨 집안이 쓰러지지 않고 살아있다면 여미령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 여미령은 그가 훔친 것이라는 것을 그는 줄곧 알고 있었다.여명은 이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그의 눈빛은 매우 독했다. 그의 이 말은 고석근의 인성을 명확하게 분석했다.고석근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엷은 입술
온람은 그 차가 사라지는 방향을 보며 놀라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부인, 왜 그러십니까?’뒤에 있던 부하가 물었다.온람의 손과 온몸이 떨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말을 꺼냈다. ‘그가 돌아왔어……여씨 집안이 돌아왔다……여명이 돌아왔어.’온람은 방금 그 남자가 여명이라는 것을 알았다.온람은 평생 여씨 집안 가족을 잊지 않았다. 여씨 집안은 몇 년 동안 밤마다 돌아오는 악몽이었고 마음의 벌레였기 때문에 여명이 낯선 얼굴을 하고 나타났지만 여미령과 마찬가지로 첫눈에 그를 알아봤다. 이럴수가.여명이 돌아오다니.그는……죽은 게 아니었나?그가 왜 돌아오려고 한 것인가?복수하러 온 건가?온람의 눈동자는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충격과, 두려움과, 불안함이었다…...안된다. 그녀는 여명을 돌아오게 할 수 없었다. 고씨 집안은 이미 끝났는데 그녀는 다시는 여명을 살아 돌아오게 할 수 없었다!......소섭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러자 하녀가 공손히 말했다. ‘선생님. ’고석근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소섭이 재빨리 고개를 들자 고석근은 흰 셔츠와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위층에서 내려왔다. 얼굴의 미간에는 약간의 차가운 기운이 있었다. ‘고 회장님. 존함은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소섭은 일어나서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고석근과 악수를 하려고 했다.고석근은 다가왔지만 소섭과 악수하지 않고 소파 메인 자리에 앉았으며 그는 소섭을 덤덤히 바라보았다.소섭의 손이 이렇게 허공에 계속 있기에 민망했다.소섭의 부하들은 날뛰며 비난했다. ‘너 왜 이렇게 몰상식한 거냐. 우리 소섭 형님이 누군지 알아. 소섭형님이 너와 악수하는 것은 너의 영광이야!’고석근은 등을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고 두 개의 긴 다리를 우아하게 꼬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운 다음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그 차가운 검은 눈동자는 피어오르는 연기를 뚫고 부하의 얼굴에 희미하게 꽂혔다.고석근을 바라보는 부하들의 눈빛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왠지
여미령은 방금 무마된 불안함이 다시 휘몰아쳤다. 그녀는 온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웃죠?’온람은 겨우 웃음을 멈추며 말했다. ‘여미령, 네 오빠 여명이 돌아왔니? 여명은 전혀 죽지 않은 거지?’여미령이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온람이 자신의 오빠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바로 경계하며 부인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여미령, 지금까지도 부인하고 있네 하하, 내가 어젯밤에 다 봤어, 그 남자가 네 오빠야!’뭐라고?어제 저녁에 오빠가 왔었어?여미령은 아직 몰랐지만 정말이었다. 오빠가 여기 온 건 분명 고석근을 찾으러 온 것이다. 오빠가그녀의 행복이 걱정돼서 고석근을 찾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여미령은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여미령, 네 오빠가 뭘 하려고 돌아온 거야. 우리 고씨 집안이 이미 너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네 오빠가 내 아들을 때문에 온 거냐. 내 아들을 해치려는 거야? 고씨 집안을 완전히 망치려는 거냐고?’‘내가 알고 있는 건 그 당시 고씨 집안의 비밀 조작은 모두 네 아버지에 의해 알려졌고 네 아버지에 의해 기밀 문서를 뺏겼는데 이 기밀 문서는 지금 네 오빠의 손에 있어. 네 오빠가 폭로하기만 하면 고씨 집안은 모두 끝장이야. 고씨의 여러 세대가 걸쳐 쌓아온 강산이 다 헛수고가 된다고!’여미령은 온람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슨 기밀문서를 말하는지 전혀 모른다. 오빠는 그녀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 ‘지금 마음이 매우 불안정한 것 같은데 여기서 사고를 일으키지 마세요. 의사에게 전화해서 데려가라고 할게요.’ 여미령은 온람과 1초라도 더 있고 싶지 않았고 너무 숨이 막힐 것 같아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려고 했다.온람은 지금 매우 흥분하고 있다. ’여미령, 부정하지 마, 너희들의 음모와 계략을 다 알고 있어. 네 오빠가 오늘 너에게 소포도 보냈어. 그 소포에는 틀림없이 기밀 문서가 들어 있을 거야.’‘나는 그 기밀문서가 폭로되게 할 수 없고 네들이 우리를 망치게 할 수
“미령아, 일단 울지 말고 무서워하지도 마. 너의 몸은 내가 계속 관리해 줬잖아. 배가 아프다는 것만으로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어. 일단 아무 곳도 가지 말고 그 자리에 있어. 내가 지금 너를 만나러 갈게. 알겠지?”하서관은 여미령의 정서를 안정시키려고 노력을 했다.여미령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말했다.“응, 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하서관은 전화를 끊었다. 여미령은 큰 길가에서 그녀의 오빠와 서관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배 안에 있는 아기를 지켜야만 했다.여미령은 자신의 차가운 손을 아직 배가 불러오지 않은 배에 놓았다. 자그마한 아이는 그녀와 함께 힘든 고난을 헤쳐나가고 있었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고석근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여미령은 진동하는 휴대폰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휴대폰이 한번 또 한 번 울렸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녀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전화를 받지 않는 그녀에게 고석근은 계속하여 전화를 걸었다. 부재중 전화가 어느덧 수십 통이 쌓였다.그때, 급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그녀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다. 큰길 맞은편에서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주차되었다. 소성의 차가 도착했다.오빠가 왔어!여미령의 눈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조금 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모두 사라졌다. 오빠가 안전하게 돌아왔어!그때, 운전석의 문이 열리며 소성의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가 고개를 들고 그녀가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오빠!”여미령은 기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미령아.”소성은 차 문을 닫으며 긴 다리를 뻗어 그녀에게 다가왔다.여미령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소성이 그녀에게 다가오기를 얌전히 기다렸다.그다음,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귀청이 째지는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소성의 차가 순식간에 폭발되었다. 하늘을 찌르는 거센 불길이 소성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아!비명소리와 함께 큰길에 있는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