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백작은 멈칫거리더니 재빨리 답했다.“아닙니다. 제 서재에는 아무도 없......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육화는 이미 손을 뻗어 서재 문을 열었다.“왕비님, 당신!”로이 백작은 즉시 달려왔다.육화는 문 어귀에 서서 서재를 바라보았는데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사람의 그림자조차 없었다.‘아무도 없어.’로이 백작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그는 불쾌한 듯이 육화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왕비님, 정말 기세가 대단하시네요. 백작댁에 쳐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감히 하락도없이 서재를 열다니...... 첫 번째 왕비인 당신이 감히 하지 못할 일이 더 있을까요?” 육화는 몸을 옆으로 돌려 로이 백작을 보면서 답했다.“그 전에 전 감히 엄두도 내질 못한 일이 있긴 했었어요.”“네? 그거 뭡니까?” 로이 백작은 이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자 육화는 손을 들어 로이 백작의 따귀를 힘껏 때렸다. “팍-”뺨을 맞은 로이 백작은 얼떨떨해졌다.“왕비님, 감히 나를 때리다니!”육화는 붉은 미소를 지으며 웃는 듯 마는 듯했다.“본래 전 서재에 들어가 백작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근데 백작이 염치를 버리이상 제가 뺨을 때렸다고 탓하지는 마세요. 허리띠를 단단히 묶고 다시 한번 감히 여자를 강요한다면 기꺼이 알거지가 되게끔 도울게요.”“운아, 가자.”육화는 운아를 데리고 호호탕탕하게 떠났는데, 그야말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바람과 같았다.로이 백작은 화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계집애가 이렇게 날뛰다니...... .’그때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재빨리 서재로 들어갔고 서재 방문도 닫았다.......육화는 운아를 데리고 돌아갔다.“운아, 로이 백작이 너를 괴롭혔니?”운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아니요, 왕비님 감사합니다.”“운아, 로이 백작이 음흉한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너한테 앙큼한 감정을 품고 있기도 했는데 여사님이 가라고 했다고 즉시 가버렸어?”“왕비님, 저도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사님은 로이 백작이
육화는 별장에 들어갔고 이는 개인 고급 별장으로서 별장 주인은 틀림없이 부유할 것이다현재까지 “임 선생님”라는 네 글자만 찾았을 뿐, 다른 것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육환는 이 임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지금 온라인으로 “호스티스”를 주문하는 걸 보면 사생활은 혼란스럽고 좋은 남자는 절대 아닐 것이다.“먼저 저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요.”하녀가 말했다.육화는 안을 훑어보며 하녀와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하녀가 방문을 열고 옷 한 벌을 그녀의 품에 쑤셔 넣었다.“얼른 들어가서 우유 장미꽃으로 샤워하고 이 옷들로 갈아입어요.“호스티스” 아니지만 하녀가 너무 진지하게 자신을 맞이하여 그녀는 결국 이 연기를 끝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우유 장미꽃으로 목욕하고 옷 갈아입고...... . ‘근데 이건 무슨 옷이지?’육화는 손에 든 옷을 살펴보았는데 간단한 흰 셔츠에 검은 플리트 스커트인 고등학생의 교복이었다. 교복이라니! 육화는 순간 오한이라고 드는 듯 했다.‘제복 마니아는 아니겠지? 아니면 여학생을 특히 좋아하나?’어느 쪽이든 육화는 임 선생에 대한 인상이 극에 달했다.“댁 선생님은 어디 있나요? 만나야겠어요.”육화는 단두직입적으로 물었다.“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죠. 주제 파악 좀 하시죠. 첫 번째 왕비?”하녀는 육화가 첫 번째 왕비임을 알아봤다.“...... .”“됐어요,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샤워하고 옷 갈아입으세요. 그럼, 선생님 만나러 데리고 갈게요.”하녀는 말을 마치자 거들먹거리며 밖으로 나갔고 육화는 자신이 이 하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는 교복을 보고 고개를 돌려 가고 싶었지만 임 선이 이토록 신비롭다니 그녀는 반드시 만나야만 했다.5년 동안 그녀는 파릇함을 벗어 던지고 정계의 무대에 올랐는데 자신이 언젠가 이런 별장에 갇혀 “임 선생”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육화는
상관묵은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두고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놀림이 섞인 말투로 가늠해 보았다.“나의 옛 친구가 누구인지 아니?”육화는 그의 눈빛을 피했고 얼굴은 약간 창백했으며 그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모릅니다. 듣고 싶지도 않고요.”“그 옛 친구는 나의 첫사랑이었어.” 육화의 가늘고 긴 속눈썹은 세차게 떨렸고 그의 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알고 아예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리고는?”상관묵은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추억에 빠졌다.“그때 그녀는 어렸지만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연애를 시작했었지. 나와 함께 잔 적도있는데 내 품에 웅크리고 있는 걸 좋아했어.”“우린 손도 잡고 키스도 했고 마지막으로 한 번은 그녀가 작은 손으로 나의...... .”“그만해요! 제발 그만 해요!”육화는 소리를 내어 그의 말을 끊었다.상관묵은 줄곧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는 의심스러운 붉은색이 약간 배어 있다. 부끄러운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그녀는 결코 이 화제를 듣고 싶지 않았다.상관묵은 실눈을 뜨고 웃는 듯 마는 듯하며 입을 열었다.“내 첫사랑 이름이 뭔지 알아? 그 아이 이름은...... 육화.”육화는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참 공교롭네요. 저의 이름도 육화인데 근데 난 당신이 말하는 첫사랑 육화가 아니라 첫 번째 왕비 육화다!”육화는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첫 번째 왕비”라는 말을 듣고 상관묵은 경망스럽게 느릿느릿 웃으며 말했다.“맞아, 넌 그 육화가 아니야. 넌 지금 높은 곳에 있는 첫 번째 왕비고 예전의 육화는내가 그녀의 석류 치마 밑에 엎드러지게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의 첫 번째 왕비는 오히려 천하의 모든 남자가 너의 석류 치마 밑에 엎드러지게 할 수 있어. 육화 넌 참 갈수록 대단해지네.”상관묵은 진심으로 그녀를 칭찬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그녀는 어느새 여인으로 완전히 자랐고 그 당시 그의 품에 웅크리고 있던 소녀는 풋풋했는데 지금의 그녀는
두 사람이 정체되어 있을 때 은은한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는데 육화를 찾는 전화였다.육화는 입을 열고 그를 벗어나려 했지만 상관묵은 전혀 손을 놓을 의사가 없어 육화는 손을 내밀어 가방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청애 부인이 전화한것 이었다.청애 부인은 그녀더러 집에 일찍 돌아오라고 재촉했다.5년간의 청애 부인 이 시어머니는 그녀가 밖에서 남자를 찾을까 봐 매우 엄격하게 그녀를 주시해 왔었다. 지금은 시간이 매우 늦었고 시어머니는 어김없이 또 전화를 걸어 검사하고 있다.육화는 받기 싫어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왜 안 받아?”이때 상관묵의 손이 뻗어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뭐 하는 거야, 핸드폰 돌려줘!”육화는 재빨리 자신의 핸드폰을 빼앗았다.상관묵은 팔을 높이 들어 그녀가 빼앗아 가지 못하게끔 했다.“청애부인, 네 시어머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시어머니한테거 왜 전화가 와?"그의 얼굴에는 조롱으로 가득 차 그녀의 웃음거리를 보는 것 같았다.육화의 작은 얼굴에는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며 자기도 모르게 그를 호되게 노려보았다.“너랑 뭔 상관이야, 오지랖 참 넓어.”“이렇게 늦은 시간인데 설마 네가 어디 있는지 검사하려고 전화한 거 아니야? 근데 해도 네 남편 율손 왕자가 해야지, 그는 왜 전화하지 않아?”육화는 이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고 핸드폰만 빼앗고 싶었다. “개인 사정이니 너랑 상관없어!”“아, 그러고 보니 네 남편 율손 왕자는 5년 동안 중병이 낫지 않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로 아픈지 궁금해.”육화는 가슴이 덜컥 뛰었다. 율손 왕자의 병세는 줄곧 금기였는데 지금 그는 갑자기 이에 대해 의문을 꺼냈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왕비님, 궁금해요”이때 상관묵은 잘생긴 얼굴을 그녀에게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고 웃으며 물었다.“그럼, 네 남편은 너와 함께...... 합방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난 거야?”육화의 눈초리는 떨렸다.“그렇지 않으면, 네 시어머니가 이렇게 급하
조용한 방안에는 육화의 슬픈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이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고 억제하기가 어려웠다.얼마나 울었는지 육화는 작은 소리로 흐느끼며 웅크린 자세를 유지한 채 절망적이면서도 여리여리한 아름다움에 감싸였다. 그리고 그녀는 인형을 안고 혼잣말했다.“너 그거 알아? 그 사람 돌아왔어, 임묵이가 돌아왔어!”“난 그가 죽은 줄 알았는데 줄곧......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를 처음 봤을 때,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어. 그 사람은...... 죽지 않았어.”“기뻤어. 진심으로 기뻤어. 그에게로 달려들고 싶었고 품에 안겨서 꼭 안아주고 싶었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았어. 어떻게 살아나게 된 건지, 단장초는 이제 완전히 다 나았는지, 그동안 잘 지냈는지, 내가...... 보고싶었는지, 내가 널 그리워하는 만큼 내가 그리웠는지 물어보고 싶었어. 근데 아무런 말도 못 했고 티도 내지 못했어. 두려워서 감히 그와 아는 사이 인 척도할 수가 없었어.”“5년 전, 내가 두 손으로 그 사람을 죽였어. 난 그가 날 미워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 지금은 내가 더욱 미울 거야. 율손이랑 결혼까지 했기 때문에.”“내가 그 사람을 망치고 배신했어. 목숨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 놨어. 난 내가 가장 사랑하고 나를 가장 사랑하는 그 남자아이를 잃어버렸어.”“복수하러 돌아온 거야. 복수가 미치게 하고 싶을 거야. 우리 사이에는 이미 거대한 심연이 있어 난 넘을 수도, 넘어서도 안 돼.” 육화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그녀는 지금 매우 혼란스럽고 임묵의 귀환은 그녀의 평온한 생활을 완전히 깨뜨리고 그녀의 마음마저 어지럽혔다.그가 돌아온 것에 그녀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5년 전 엄마는 그녀에게 망점수를 주었고 마실지 안 마실지 결정해라고 선택권을 주었었다.그녀는 마시지 않았다.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아이인데 어찌 그를 잊어버리겠는가...... .5년 동안 자정만 되면 그녀는 온몸이 피투성인 그가 다가
5년 동안 그녀는 많이 변했고 자랐다.그녀는 본래 아름다웠다. 예전에 막 피어나던 작은 얼굴은 제대로 피어나 절색 미인이라고 할 수 있고 영롱하고 우아한 몸매는 소녀 시절과 매우 달라 교복 셔츠가 곧 터질 정도로 성숙해졌으며 허리는 여전히 가늘어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거 같았고 엉덩이는 힙업이 되어 그의 품에 앉아 마구 비틀었었다.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자, 상관묵은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방금 괜히 찬물로 샤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손을 뻗어 그녀가 입었던 흰 셔츠를 잡고 눈을 지그시 감고서는 아래로 손을 뻗었다...... .얼마 지났는지 방안에는 야릇한 냄새로 가득했고 흰 셔츠는 한덩어리로 유린되어 카펫 위에 던져졌다. 상관묵은 눈을 감고 있었는데 성숙하고 잘생긴 눈매에는 일탈 후의 퇴폐미가 흘러넘쳤다.이런 느낌을 좋아하지 않기에 그는 지금 기분이 매우 나쁘다.모든 것이 5년 전에 머물러 있는것만 같았다. 그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통제력을 잃었지만, 그녀를 함부로 다치고 만지기 아까워 자기 몸을 거듭 괴롭혔다.그때 그녀는 육화였고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다.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그녀는 첫 번째 왕비로 신분이 바뀌었다.5년 동안 그녀는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고,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인생의 모든 큰일을 재빨리 완성했다.그는 일찍이 개 꼬리풀로 반지를 엮어 그녀의 약지에 끼웠고 그의 마음속에 그녀는 이미 그의 신부였고 그의 아내였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배신했다!그는 당시 그녀가 어떻게 무자비하게 개 꼬리풀 반지를 쓰레기 버리는 것처럼 바닥에 버렸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그녀는 단 한 번도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지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율손의 곁에 누워 있을까? 율손은 그녀의 몸에 손을 댔을까?분명히 댔을 것이다. 그런 와이프가 옆에 누워 있는데 어떤 남자가 참을 수 있겠는가?어쩐지 몸매가 그렇게 좋더라니, 틀림없이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것이다.상관묵은 지금 머릿속에 많은 화면이 스쳐 지
말이 끝나자, 로이 백작은 전화를 끊었다.육화는 핸드폰을 꽉 쥐었다.‘바다로 놀러 가? 여자도 데리고?’5년이 지났으니 그에게...... 여자가 있었겠지?그녀가 그를 배신한 것이고 그는 그녀를 위해 옥처럼 몸을 지킬 필요가 전혀 없고 여자가 있더라도 정상이다.“왕비님, 로이 백작 뒤에 있는 임 사장이 유람선으로 오라고 했는데, 왠지 이상한 것 같아요. 혹시 왕비님에게..... 의도가 있는 건 아니겠죠?”윤아는 걱정이 됐다.육화는 상관묵의 신분이 폭로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는 교인국 도령으로서 일단 신분이 이곳에 폭로되면 매우 위험해질 것이다.“일단 유람선에 가 보자. 때가 되면 무엇을 하려는지 알게 되겠지.”육화가 말했다.......육화는 운아를 데리고 유람선에 성공적으로 올랐고 유람선에는 많은 미녀가 있었는데 청순하게 혹은 섹시하게 비키니를 입고 있었고 하나같이 젊고 아름다웠다.그때 십일이 다가왔다.“왕비님, 어떻게 이런 곳에 왕림하셨습니까?”“댁 주인은요? 만나고 싶어요.”“왕비님, 우리 도련님 만날 수는 있는데 유람선에 놀러 온 이상 고귀한 차림새를 벗으시고 비키니로 갈아입으셔야 합니다.”십일이 손을 흔들자, 하녀는 비키니 한 벌을 보내왔는데 검은색 레이스로 상당히 섹시했다.육화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거절했다.“이 유람선에 미녀가 이렇게나 많은데 그쪽 집 도련님이 보기엔 부족한가요?“아마...... 우리 도련님은 왕비가 비키니를 입은 걸걸 보고 싶으신가?”뒤에 있는 운아는 이미 크게 노하여 참지 못하고 질책했다.“어디 감히! 첫 번째 왕비를 경멸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느냐!”십일은 웃으며 말했다.“이 유람선은 우리 도련님 구역입니다. 로마에 왔으니, 로마 법을 따라야죠. 놀고 싶지 않으시면 지금 떠나주세요.”“너!”“운아, 물러가라.”육화가 소리를 냈다.운아는 매우 불복했지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이 옷을 입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은 반드시 만날겠어요...... .”육화는 말하면서 몸을
육화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아니나 다를까 자기를 미워하고 있다고 느꼈다.운아는 즉시 반박하며 물었다.“임 선생, 미쳤어요? 어디 감히 우리 왕비님더러 바다에 뛰어들라고......만약 왕비님한테 차질이 생긴다면 책임질 수 있을거 같습니까?”상관묵은 실눈을 뜨고 무심하게 여기며 말했다.“너희 집 왕비님은 뛰지 않아도 돼. 문은 저기 있으니 지금 당장 뒤돌아 갈 수 있어. 아무도 강요하지 않아.”“당신!”이때 육화가 소리를 냈다.“임 선생, 내가 뛰어내리면 그때 나와 이야기할 수있는 건가요?” 상관묵은 고개를 끄덕였다.“너에게 기회를 주지.”“좋아요, 뛸게요.”육화는 갑판으로 걸어와 외투를 벗고 우아하고 완벽한 호선으로 망망대해에 뛰어들었다.“왕비님!”운아는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뛰어내렸어!”“정말 뛰어내렸네!”미녀들은 육화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뛰어내릴 줄은 생각지도 못해 매우 놀라워했다.상관묵의 준수한 눈매는 순간 “쏴-”하고 차가워져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뛰어내렸어!’율손을 지키고 왕실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칼산에 오를 수도 불바다에 뛰어들 수도 목숨도 주저 없이 내놀수 있다.그녀에게 상까지 주고 싶은 심정이다.‘좋은 와이프 완벽한 왕비답네.’그런데, 그에게는?‘불과 비키니에 불과했는데 입으려 하지 않고 단정하고 순결한 여인행세를 하다니.’‘아직도 5년 전의 백지장처럼 깨끗한 소녀 육화라고 생각해?’‘이미 더러워 졌는데 율손 손에 더러워졌을 건데.’상관묵은 그녀가 죽도로 미웠다. 익사하더라도 고소할 만큼 그녀가 미웠다.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품속의 두 미녀는 즉시 술잔을 들고 애교를 부렸다.“임 사장님, 자, 우린 계속 술이나 마셔요. 저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시간 낭비하지 마요.”상관묵은 손을 뻗어 미녀가 건네준 술잔을 떨어뜨렸다.“팍-”술잔이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방금 온 방의 온화함과 야릇한 분위기도 따라서 사라졌다.“임 사장님, 사장님...... 아!”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