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어리둥절했다."사실 모두 뱃속에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의견이 분분했었는데... 어제 갑자기 박시준 대표님이 라이브 장소에 나타나는 바람에... 아무 말도 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대표님만 바라보시더라고요.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부대표는 웃었다.진아연: "어젯밤에 세연 씨도 저를 봤는데요.""다르죠. 김세연 씨가 아빠라면 박시준 대표님께서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겠죠? 박시준 대표님이 뭐 한가로운 사람도 아니고요." 부대표는 확실하다는 듯이 말했다.진아연은 노트북을 열었다.부대표는 계속 말해다. "박시준 대표님께서 김세연 씨를 매장시키려고 했어요. 그래서 대형 브랜드들이 하나같이 김세연 씨와 계약 해지를 했고요. 하지만 그에게 감히 맞설 회사는 우리입니다.""어젯밤 생방송 보고 전화 엄청 받았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분명히 박시준 대표님께서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하하하!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알았죠!""진 대표님, 저희가 가장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진아연은 자신의 메일함을 클릭하며 업무 보고서를 확인했다.어젯밤의 매출이 지난달의 총매출을 넘어섰다.부대표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이대로라면 회사의 핵심 기술을 능가하지 않는 한, 왕은지 대표는 저희를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부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김세연 씨는 우리 회사의 대표 모델이 되었고, 그의 팬덤만 해도 엄청 나니까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일 모레 해외에 나가봐야할 거 같아요.""알겠습니다. 진 대표님. 몸도 불편하실 텐데 회사에 나오실 필요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제가 바로 보고하겠습니다." 부대표는 말했다.진아연: "고마워요.""회사가 이렇게 잘 된 것에는 전적으로 대표님의 공이 크십니다." 부대표는 감탄하며 말했다. "떠나신 아버님께서 진명그룹이 이렇게 잘 되는 것을 보셨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겁니다."진아연은 약간 슬픈 눈빛으로 아버지를 생각했다.그날 저녁.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박시준의 본가
"바보 같으니." 박시준은 술에 취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난 네게 4,000억을 줬어. 근데 한 게 뭐가 있어? 박우진이랑 놀아나더니. 고작 그런 여자였어."그의 말은 심윤에게 충분히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4,000억... 진작에 진아연에게 뺏긴 돈!심윤이 지금 손에 4,000억 원이 있었다면 뱃속의 아이를 이용해 박우진 같은 사람하고 같이 있었겠는가?박우진은 그녀가 지금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가진 남자였다.경호원이 박시준을 차로 안내 후,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어두운 밤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심윤은 눈물을 닦았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박우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차갑게 말했다. "심윤, 지금 뭐 하는 거지?! 삼촌은 이미 널 원하지 않아. 근데 비굴한 개마냥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네가 선택한 남자는 바로 나라고!"그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고는 심윤은 몸을 돌려 말했다. "박우진, 내가 돈이 있었다면, 이런 태도로 말할 수 있어?!""이제 없잖아! 그만 돈으로 생색내지 그래! 현실을 이제 직시하고 집에서 애나 잘 돌보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 하고. 그게 앞으로 네가 할 일이야." 박우진은 그녀를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어린 나이도 아닌데 이제 뜬구름 그만 잡고. 내가 너와 결혼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라고!"심윤은 쓰러지며 눈물을 흘렸다.그녀가 왕은지와 갈라진 다음, 왕은지는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를 완전히 버렸다.아버지는 크게 상처를 받고 B국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이렇게 B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때, 몸이 좋지 않아 검사를 해보니 임신이라는 것을 알게 돼 박우진을 붙잡았다.박우진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녀의 인생은 이게 맞을지도!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목욕을 마친 뒤, 한이가 여름 캠프에 들고 갈 짐을 챙겼다.라엘은 그녀 옆에서 도우느라 바빴다."라엘아, 너도 오빠처럼 여름 캠프 갈래?" 진아연은 웃으며 물었다.라엘은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엄마, 세연이 삼촌이 말 안 했어요?
조지운은 그의 표정을 보며 바로 말했다. "진아연 씨는 라엘이가 연예계에 들어가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라엘이가 계속 조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낸 거라고 합니다. 알지 않습니까. 귀여운 라엘이의 부탁을 어느 누가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라엘이는 모르니깐 그렇다 쳐도, 엄마라는 사람이 그걸 그냥 보내? 아무리 그래도 잘 타일러야 할 거 아니야!" 박시준은 날카롭게 말했다.조지운: "만약 라엘이가 똑같이 부탁하셨어도 정말 끝까지 거절하실 수 있으셨겠습니까?"박시준은 갑자기 우울해졌다. "그런 일이 없었으니깐 모르지. 근데... 너 지금 누구 편인거야?"조지운은 빠르게 자신의 충성심을 표현했다. "저는 그저 진아연 씨의 기분이 이해가 간다는 겁니다. 라엘이가 만약 제게 부탁을 했어도 똑같이 보냈을 겁니다. 그렇게 귀여운 아이는... 정말 처음이니깐요."조지운의 아첨으로 박시준의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라엘이가 귀여운 것은 그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라엘이는 진아연을 많이 닮았다.진아연은 종종 그를 화나게 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할 수 없었다. 근데 라엘이가 그렇다면 그는 더욱더 마음이 약해지고도 남을 것이다."분명 김세연... 그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꼬드겼을 거야!" 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아니고서는 라엘이가 이럴 리가 없지."조지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김세연 씨가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진아연 씨와 상의도 없이! 분명 진아연 씨가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겁니다. 뭐, 진아연 씨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라엘이를 연예계 쪽으로 보낼 리가 없죠. 라엘이와 바로 약속을 해 진아연 씨가 손도 못 쓰게 만들다니!"박시준의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그의 눈은 점점 차가워졌다.조지운은 심상치 않은 그의 모습에 다시 말했다. "대표님, 당분간 김세연 씨와는 얽히지 마시죠..." 그가 다시 체면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김세연은 라엘이를 연예계로 끌어들였다. 선을 넘기는 했지만 조지운
식당으로 가는 길에 진아연은 경호원에게 당부했다. "B국에서의 제 모든 일정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마이크한테도요. 마이크는 이미 절반은 박시준한테 넘어간 상태에요, 저 누구한테 감시받는 게 아주 싫어해요. 혹시 누가 저에 관해서 물어보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하면 돼요."진아연의 말을 듣고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 걱정 마십시오, 전 절대 매수당하지 않습니다. 늘 대표님 편에 있을 겁니다."진아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누가 매수를 시도한 적이 있어요?"경호원은 잠깐 망설이다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박시준 대표의 비서가 저한테 뇌물을 주려고 했지만 단절에 거절했습니다."진아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마이크가 이미 박시준의 비서한테 넘어갔는데, 이젠 경호원까지 매수하려고 하다니!이건 분명히 사방에서 진아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는 수작이었다!진아연은 임신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진아연은 박시준이 자기를 이렇게 대할수록 더 행방을 숨기고 싶어졌다.차는 식당에 도착했고, 진아연은 지난번에 만났던 고객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객은 진아연을 보자 얼른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진 선생님, 저의 아버지가 많이 좋아졌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선생님께 고객을 소개해 드린다고 했잖아요, 오늘 제가 그분 의료 기록을 가지고 왔어요. 친구의 부탁이라 거절하기가 좀 그래서요. 하지만 부담 갖지 마세요. 선생님께서 시간이 없으시거나 몸이 안 좋으시면 거절해도 괜찮아요."진아연: "의료 기록을 가져왔다고 하니 일단 봅시다!""진 선생님, 의자인심인 선생님께서 단번에 거절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제 배가 많이 나왔는데, 몸은 괜찮겠어요? 안되면 선생님께서 출산하고 봐줘도 돼요, 친구가 선생님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기다릴 수 있다고 했어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급하지 않으면 의료 기록을 저한테 주세요, 집에 들어가서 볼게요.""알겠어요, 진 선생님. 그리고 작은 선물
잔아연은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시준 씨가 몰래 간 거야, 그냥 제작팀에 잠깐 가서 보고 온 거야, 라엘이는 몰라." 마이크는 덧붙이며 말했다. "지운이가 그러는데 시준 씨가 아마도 한이랑 라엘이 자기 아이인 걸 눈치챈 것 같대, 다만 아직은 감히 티를 내지 못하고 있어. 두 아이가 자길 싫어하니까. 그리고 너도 싫어하잖아, 그래서 시준 씨가 그냥 묵묵히 그 고통을 참고 견디고 있는 거지.""그리고, 시준 씨가 라엘이가 연예계에 진출하는 거 무지 싫어한다더라." 마이크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니까, 너도 빨리 들어와. 와서 시준 씨 주의를 좀 다른 데로 끌어줘. 언젠가 또 제작팀에 가 난동이라도 부리면 나도 어쩔 수 없다고."진아연은 머리가 아파왔다.시차 때문에 어젯밤에 약간의 불면증을 겪었다.진아연은 일단 지금은 전혀 비행기를 차고 싶지 않았다."오늘은 싫어." 진아연은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나 머리 아파, 집에서 좀 쉬고 싶어.""그래... 그래! 몸이 불편하면 그냥 푹 쉬는 게 맞아." 마이크는 말했다. "근데 어제 도착해서 왜 문자도 없었어? 너 요즘 점점 나랑 연락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 나한테 뭔 불만이라도 있어?"진아연은 마이크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전자파 때문에 나 요즘 휴대폰 잘 안해, 그니까 일이 있으면 경호원한테 연락해."마이크: "야... 날 바보로 아나, 요즘 내가 조지운이랑 가깝게 지내니까 내가 박시준의 사람이라도 된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가 그러면 안되지! 박시준의 이곳 상황을 난 수시로 너한테 다 알려줬어, 내가 없었으면 조지운이 박시준이 라엘이를 보러 간 걸 나한테 말해 줬겠어?"진아연은 마이크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럼 앞으로 나에 대해서 말하지 말고 박시준의 소식만 나한테 전해 줘, 콜?"마이크: "..."진아연: "나 너무 졸려서 좀 더 자고 싶어. 별 중요한 일이 없으면, 그냥 나한테 문자로 해. 나 시차 때문에 얼마 못 잤어!""뭔 시차를 적응
박시준은 잠이 오지 않았다.진아연 때문이 아니라 이번에는 라엘이 때문이었다.김세연이 라엘을 데리고 나간 프로그램은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었다.이 프로그램은 유명한 연예인들이 일반인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 같이 생활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섭외된 일반인 아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비주얼 수준은 아주 높았다. 박시준의 눈에는 당연히 라엘이가 가장 예쁘게 보였다.박시준은 라엘이가 김세연과 같이 지내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진짜 김세연을 아빠로 생각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되었다.박시준은 그날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한테 몇 가지 질문을 했었다.감독님은 박시준에게 아이들이 연예인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놀며 정말 부모가 자식을 키우 듯이 한다고 이야기해줬다.그 말을 들은 박시준의 마음은 좋지 않았다.박시준은 이 프로그램을 바로 접어 버리게 하고 싶었다... 아니, 김세연을 출연 금지시키고 싶었다! 만약 그래도 라엘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고 하면 파트너를 바꿔 주면 된다. 그래야 박시준은 마음이 지금처럼 답답하지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박시준도 라엘이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가 김세연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박시준이 김세연의 출연을 막는다면 진아연은 분명히 자기랑 한바탕 싸울 것이었다.진아연은 이제 배가 점점 더 불어 오르고 있었다. 이 시국에 박시준은 자기의 화풀이 때문에 진아연 뱃속에 아이에게 모험을 시키고 싶지는 않았다.박시준은 그날 밤 거의 한잠도 못 잤다.날이 밝자 박시준은 일어나 커피 한잔을 내렸다. 커피를 다 마시고 그는 계속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있지 않기 위해 일에만 몰두하기로 했다.진아연이 귀국하기 전에 박시준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한 시간 후.강진은 사촌 동생 나나에게 전화를 했다."나나야, 서둘러 준비 좀 해야겠다, 오늘 시준이가 드림시티 현장에 현장 조사 나간대, 너 이따가 같이 따라가. 그리고 시준이가 너 거기 왜 따라가냐고 물어보면 너가 이 프로젝트 엄청 좋아한다고 말해."나나
이번 면담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환자 가족들도 진아연이 제시한 수술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했고 수술이 실패하더라도 진아연이 최선을 다해 치료에 전념해 주기를 바랐다.면담을 마치고 진아연은 환자 집에서 나왔다.진아연은 다시 한번 별장을 뒤돌아보고는 무거운 마음으로 차에 탔다.경호원은 진아연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한 후, 대로로 향했다.진아연은 경호원에게 물었다. "혹시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낯선 사림인데 얼굴이 똑같이 생긴 경우를 본 적이 있어요?"경호원: "대표님, 저 해외에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아는 외국인이 거의 없습니다.""그럼 같은 국적인 낯선 사람이 똑같이 생긴 경우는요?" 진아연은 질문을 바꿔 다시 물었다.경호원은 곰곰이 생각했다.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하지만 드물긴 하지만 그런 경우가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뉴스에서도 본 것 같고... 대표님, 왜 갑자기 이걸 물어보시는 겁니까?"진아연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약간 당황해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뭐 좀 살게 있으니 우리 백화점에 들리죠."경호원: "필요하신 게 뭡니까? 대표님을 집에 모셔다드리고 제가 가서 사 올까요? 마이크가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웬만하면 대표님을 사람이 많은 곳에 데려가지 말라고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안된다고요."진아연: "마이크가 또 뭐라고 시켰어요?"경호원은 잠시 생각했다. "밤에는 절대 밖에 나가게 하면 안 되고, 낮에 나가더라도 항상 조심 또 조심하고 절대 낯선 사람을 만나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진아연: "거리에 임산부가 그렇게 많은데,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고 저한테만 뭔 일이 일어난다는 말인가요?"경호원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디요? 임산부가 어디에 많다는 말씀입니까? 저는 임산부라고는 대표님밖에 안 보이는데요!"진아연: "..." 진아연은 그냥 비유적으로 말했을 뿐이었다.경호원은 진아연의 생활에 관심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눈치까지 없었다.하지만 진아연에게 충성만
"그래도 전 하루빨리 들어가 보고 싶어요!" 나나는 간절히 빌었다. "시준 오빠, 데리고 들어가 줘요, 네? 절대 조용히 따라만 다닐게요. 그리고 제가 드림시티 광팬으로서 들어가 보고 혹시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오빠한테 도움을 줄지 어떻게 알아요!"박시준은 잠깐 고민하고 동의했다.모두 안전모를 쓰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따라 건설 현장으로 들어갔다.프로젝트 매니저는 파트별로 공사 진행 상황을 소개하고 남은 공사량과 공사 계획을 소개했다.나나는 드림시티의 광팬답게 아주 열심히 매니저의 말들을 새겨듣고 이따금 몇 마디씩 적절하게 말을 섞었다."나나야, 드림시티가 완공되면 여기에 와서 일하지 않을래?" 박시준은 자기의 이러한 결정에 나나가 아주 좋아할 줄 알았다.그러나 나나의 얼굴에는 미소가 전혀 없었다."그러면 저 사촌 언니랑 많이 떨어져야 되는 거잖아요?" 나나는 중얼거렸다. "시준 오빠, 저 매주 여기에 놀러 올게요. 하지만 여기에서 일하지는 않을게요. 네?"박시준은 온몸으로 애교를 부리는 나나를 보며 머릿속엔 다시 진아연의 얼굴이 떠올랐다.진아연은 박시준한테 애교를 부리고 그러진 않는다.두 사람이 막 사랑에 빠졌을 그 당시도 진아연은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박시준은 나나가 진아연이 아니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나나의 얼굴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진아연의 얼굴이 떠올랐다.그는 재빨리 시선을 나나의 얼굴에서 다른 곳으로 돌렸다."시준 오빠, 그리고 오빠한테 솔직히 말해 줄 게 있어요." 조금 부자연스러운 박시준의 얼굴은 본 나나는 박시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가늠이 갔다. "저 진아연의 얼굴을 따라 성형한 게 아니에요. 저 그냥 코만 했어요, 그것도 전에 코가 다쳐서 자연 회복이 불가능해서 의사가 성형하라고 해서 한 거예요. 못 믿으면 제가 예전 사진 보여줄게요."나나의 말을 들은 박시준은 더욱 정신이 들었다. "아니야, 너는 너고 진아연은 진아연이야. 네가 진아연이랑 똑같이 성형을 해도 내 눈에는 두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