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약속을 했었거든요, 그쪽이 정전 되면 구조하러 가는 신호라고 정했어요. 정전이 되면 아연이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몸을 숨기고, 우리 쪽 사람들이 들어가 적들을 다 물리치고 나서 아연이를 구할 수 있어요.""만약에 전기 시스템을 파괴해서 내부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으면, 그쪽은 무조건 아연이를 인질로 우리를 협박할 거예요."...별장.영상 통화가 끊긴 후, 진아연도 더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진아연이 울지도 않고 저항도 하지 않으니 이웅식도 흥미를 잃었다.이웅식은 진아연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이러한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진아연이 자기 여자가 되어야 스스로 남을 것이다!그리고 박시준에게 영상 통화를 한 이유는 그가 조사를 통해 진아연의 남자가 바로 박시준이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이웅식은 박시준이 진아연이 성폭행 당하는 것을 보고 나면 반드시 그녀를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왜 소리 안 질러? 설마 저 남자가 널 구해 주러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이웅식은 웃으며 진아연의 차가운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 별장 아래 이 숲에 병사가 얼마나 숨어 있는지 모르지? 내 허락이 없이 이 별장에 절대 아무도 들어올 수 없어!""딸이 죽은 지 얼마나 됐어요?" 진아연은 차갑게 이웅식을 바라보며 질문을 했다.진아연의 머릿속에는 계속 박시준의 목소리가 맴돌았다.영상으로 박시준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목소리를 통해 박시준이 울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진아연은 인생의 최대 능욕을 당하고 그냥 죽어 버리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이웅식도 진아연이 이런 질문을 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때문에 조금 생각을 하고서 답했다. "올해까지 하면 13년이 됐어.""제가 살릴게요." 진아연은 침착하게 이웅식을 바라보며 말도 안되는 말을 내뱉었다. "저한테 저만의 비법이 있어요, 한번 해보죠. 무조건 성공한고는 할 수 없지만 확률이 낮지는 않아요."이웅식은 진아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직감했다. 그는 놀라워하
마이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어제 왜 아연이한테 그런 말을 했을까!"박시준도 어젯밤에 일이 다시 떠올랐다. 눈시울이 또 다시 뜨거워졌다."아연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내가 바로 구해주러 못 간다고 해도 그렇게 말하면 안됐어! 내 말을 듣고 아연이가 더 절망스러웠을텐데..." 마이크는 밀려오는 죄책감에 감정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박시준은 목젖을 굴리면 쉰소리로 말했다. "그만 울어! 거의 다 했어?"마이크는 눈물을 닦고, 컴퓨터 화면에서 진행 진도를 확인했다. "거의... 오늘밤 열두 시전에는 반드시 끝낼 거예요. 아, 머리 아파, 아연이가 정말 죽으면 나 어떡하죠?"박시준은 아예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아니면 먼저 들어가 씻어요!" 마이크는 박시준 턱에 자란 수염을 보고 그에게 말했다. 마이크도 지금 박시준이 자기보다 더 힘들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진아연 뿐만 아니라 그녀의 뱃속엔 박시준의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박시준은 마이크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했다. 그는 제자리에 멍하고 서 있기만 했다."들어가서 두 아이 좀 보고 와요, 시은 씨도요." 마이크는 목소리를 높였다.박시준은 그제야 "응." 하고 대답했다.박시준이 입구 쪽으로 나가자 마이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총을 들고 집에 들어갈 건 아니죠? 박시준 씨, 아연이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요! 아연이의 성격에 이웅식 그 인간이 죽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절대 죽지 않을 거예요!"박시준은 그제서야 테이블에 총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진아연의 B국 별장은 도시 중심의 귀족타운에 위치해 있었다.그 당시 진아연은 자기가 돈이 많을 걸 보여준다기보다는 치안이 좋은 지역을 선택하다 보니 이 별장을 사게 되었다.별장 단지에 들어가려던 박시준은 입구에서 막혀 못 들어갔다. 박시준은 어쩔 수 없이 마이크에게 전화를 했고 마이크는 한이에게 전화를 해 알렸다.15분 쯤 뒤에 한이가 라엘의 손을 잡고 박시준을 데리러 나왔다
"아직 식사 안하셨죠? 제가 가서 준비해 드릴게요." 홍 아줌마는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박시준은 방안을 둘어보았다. 인테리어는 아주 미니멀하게 되어 있었다, 때문에 방안이 한눈에 들어왔다.라엘은 박시준이 자기 방을 찾는 줄 알고 재빨리 손님방으로 뛰어가 박시준에게 안내해 줬다. "여기에서 자면 돼요!"박시준은 라엘에게 알았다고 하고는 바로 캐비닛에 올려놓은 액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액자 속 사진은 장희원과 진아연이 각자 아기 한 명씩 안고 찍은 가족사진이었다.박시준은 캐비닛 가까이에 가서 액자를 들고 유심히 살펴봤다.사진 우측 하단에 '우리 이제 한 살이에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이 사진은 두 아기가 돌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았다.이제 돌이된 두 아기는 한 명은 멋진 양복을 입고 있었고 한 명은 하얀색 공주드레스에 장식용 왕관을 하고 있었다.... 딱 봐도 한 명은 남자 아이고 다른 한 명은 여자 아이였다.그래서, 이 둘은 한이와 라엘?"빨리 와요!" 라엘은 손님방 문앞에서 박시준을 불렀다. "빨리와서 제가 세팅해 놓은 침대 좀 봐요!"박시준은 얼른 사진을 내려놓고 성큼성큼 라엘에게로 다가갔다.손님방은 1층에 있었다. 남향으로 된 이 방의 창문은 통유리창이어서 낮에는 바깥 경치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박시준은 그제야 날이 흐려진 것을 알았다."이 핑크색 토끼 베개 어때요? 맘에 들어요? 엄마가 두 개를 사 줬는데 오빠는 싫어해요, 그러니까, 쓰세요!" 라엘은 토끼 모양의 베개를 박시준에게 자랑하며 보여줬다.라엘의 진심을 느낀 박시준은 미소를 지으며 라엘에게 "고마워, 라엘아." 라고 말했다.라엘은 얼굴이 빨개졌다. 아빠가 방금 안을 때 왠지 라엘은 거부하기 싫었다. 오히려 아빠가 높게 안아올려주는 게 매우 좋았다."먼저 좀 씻을게." 라엘이가 계속 바라보자 박시준의 얼굴도 조금 빨개졌다."네...씻으세요!" 라엘은 침대에 엎드려 계속 박시준을 쳐다보았다. "근데 왜 울어요? 우리 엄마 보고 싶어서 우는 거예요?""그래."
시간은 흘러 바깥에는 금방 어두워질 듯했다.창밖에는 갑지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진 아가씨, 약물이 다 식었어요." 옆에서 진아연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진아연은 정신을 차리고 약물이 담겨 있는 나무통 옆에 다가가 물약의 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넣어봤다."시체를 넣으세요!" 진아연은 말했다."아니... 이대로 넣으면 시체가 썩지 않나요?" 이웅식의 비서가 의문을 제기했다. "진 아가씨, 정말 죽은 사람을 살릴 줄 알아요?"진아연은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 "지금 절 의심하는 거예요?""그냥 궁금해서요."진아연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이건 특수 제작을 한 약물이에요, 시체를 여기에 넣으면 부패되지 않아요."진지한 진아연의 말에 비서도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경호원 몇 명이 여자의 시체를 들어 약물통에 넣었다.진아연은 그들 얼굴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았다.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십몇 년 전의 시체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죽은 사람은 사실 무서울 게 없다, 인간은 미지한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낀다."진 아가씨, 이제 뭘 하면 돼요?" 비서가 물었다."기다려요." 진아연은 약물통 옆에 서서 담담하게 몇 글자만 내뱉었다.비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뭘 기다려요?""살아나기를요." 이 말을 하고 난 진아연은 무지 무서웠다. 그녀는 창밖을 쳐다보고 말했다. "방안이 좀 어둡지 않아요? 불 좀 켜요!"비서는 진아연이 조금 수상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는 옆의 경호원에게 눈치를 줬다.경호원은 가서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하지만 천장에 걸려있는 전등은 예상대로 켜지지 않았다.이 상황을 본 진아연은 순간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다."왜 이래?" 비서는 바로 스위치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다시 스위치를 눌러 보았다. 하지만 전등은 여전히 안 켜졌다."너희들 여기서 잘 지키고 있어! 내가 전기실에 가 볼게!" 비서는 날카롭게 말하고는 자리를
"진아연, 진아연이 어디 있어?!" 이웅식은 포효했다. "야 이 시X 새끼들아! 당장 진아연을 내 앞에 안 끌어와?!"경호원들과 비서는 바로 진아연을 찾기 시작했다.분명히 방금까지 약물통 옆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사려졌다니?비서는 손안의 손전등으로 약물통에 담궈져 있는 시체를 비춰 보았다. 순간 '쾅'하고 그의 휴대폰은 바닥에 떨어졌다!"시X! 귀신이다!"여자의 시체의 눈가와 입가에는 핏자국이 보였다.시체가 변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무섭게 말이다!비서는 겁에 질려 바로 도망쳤다!손전등을 든 경호원들도 여자 시체의 얼굴을 비춰봤다.다들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몸은 경직됐다, 한 명도 빠짐없이 도망가기 시작했다."대표님, 밖에 헬리콥터가 잔뜩 와 있어요!" 1층으로 내려간 비서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을 보았다!이웅식은 이를 악물고 권총을 들어 시체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탕탕'... 총소리가 들려왔다, 시체 머리에는 구멍이 났다!눈앞에 이 여자는 이미 이웅식의 딸이 아니었다. 그의 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였는데, 눈앞에는 무서운 귀신일 뿐이었다!이웅식은 방금 쏜 몇 발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총을 들고 약물통을 향해 몇 발을 더 쏘아댔다."죽어!""대표님, 빨리 나가야합니다! 밖에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비서는 이웅식의 팔을 끌어당기면 말했다. "놈들이 YK 경호 회사에 청부한 것 같습니다. 지금 지원을 요청해 봤자 늦은 것 같습니다! 얼른 숨지 않으면 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YK 경호 회사라는 말을 듣자마자 이웅식은 유유히 휴대폰을 꺼냈다. "내가 돈을 두 배로 줘 버릴거야! 박시준 이 새끼 나보다 돈이 많을 리가 있겠어?!"그리고 그는 YK 경호 회사 책임자 번호를 눌렀다."이웅식, 이제 당신이 열 배를 준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 내가 당신 돈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당신이 큰 실수를 한 거야! 어떤 해커 조직이 당신이 지난 몇 해 동안 한 더러운 짓거리들을 다 폭로해 버렸어! 거기엔 너무 많은
박시준의 눈에서는 순간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의사는 재빨리 말을 바꿨다. "죽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출혈이 심해서 일시적 쇼크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맞아요, 쇼크요!"박시준은 눈썹을 가볍게 떨며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품속의 여인을 꼭 껴안았다. 그는 가능하다면 진아연을 자기 몸에 집어넣고 싶었다.잠시 후, 헬기는 한 병원에 착륙했고 진아연은 응급실로 옮겨졌다.응급실 밖에 서 있는 박시준은 마치 일시 정지 버튼이 눌러진 듯했다.그의 몸도, 그의 마음도 이미 텅 비어 있었다!만에 하나에 진아연이 진짜 못 살아나면 박시준은 이제 어떡해야 할까?갑자기 울린 전화 벨 소리가 그의 괴로운 생각을 끊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꺼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받기 버튼을 눌었다."아연이는 어때요?! 이웅식 이 새끼는 제가 처리했어요!" 마이크였다. "시 X 늙은이! 후문으로 도망갈 줄 알았어... 나오자마자 나한테 잡혔지!" 마이크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박시준은 목젖을 굴리면 쉰소리로 말했다. "아연이, 팔에 총 맞았어, 지금 응급실에서 응급 조치 받고 있어.""어느 병원인데요?! 저 바로 갈게요!" 마이크는 잠깐 멈칫하다 물었다. "아연이를 찾았을 때, 정신이 있었어요?"박시준은 한동안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왜 말을 안해요!" 마이크가 소리쳤다. "박시준, 시X, 말 좀 해봐!""아연이 분명히 살아있을 거야." 박시준은 넋나간 듯이 말했다.마이크는 알아차렸다.진아연이 지금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마이크, 먼저 집에 들어가." 박시준은 손에 힘을 꽉 주고 그나마 남아있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아이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들어가 애들한테 얘기 좀 해줘.""얘기? 무슨 얘기? 어떻게 해요? 너희들 엄마가 죽었다고 말해줘요?" 마이크는 차갑게 비꼬았다. "이런 말은 본인이 직접 해요!""안 죽었다니까!" 박시준은 마지막 남은 이성까지 잃었다. "내가 안 죽었다고 했잖아! 아연이 절대 안 죽어!"...한참 지난
박시준은 당연히 진아연을 선택했다. 비록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아이는 이제 4개월이 되어가 이번 사고만 없었어도 다음 검사 때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네, 대표님, 그럼 여기 수술동의서에 싸인 부탁드립니다." 의사는 서류 한 장을 박시준에게 전했다. "그리고 수술할 때 마취제 쓸까요? 마취제는 태아한테 영향이 좀 큽니다. 만약에 아이를 낳으실 생각이시라면 마취제를 안 놓고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많이 아프지 않아요?!" 박시준은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마취제 없이 수술을 하면 진아연은 고통 때문에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네, 많이 아플 겁니다. 하지만 좀 견디면 안 될 것도 없습니다." 의사는 말했다."아니에요, 지금도 이렇게 허약한 상태인데, 더이상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박시준의 마음은 누군가 심장을 잡아 뜯는 듯이 아팠다. "마취제 놔 주세요.""알겠습니다." 의사는 서명한 수술동의서를 받아들고 응급실로 돌아갔다.박시준은 빠르게 감정을 추스렸다. 비록 아이를 희생했지만 다행이 진아연은 괜찮을 것이다.진아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으면, 아이도 같이 죽었을 것이다.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박시준한테는 이게 가장 좋은 결과일 수도 있었다....A국.왕은지는 신문 한 장을 심윤에게 보여줬다."이웅식이 죽었어."신문을 본 심윤은 표정이 냉담했다. "저도 어제밤에 소식을 들었어요. 아쉽네요... 진아연을 죽여버릴 줄 알았는데!"왕은지도 약간 실망스러워했다. "역시 박시준이 대단해, 이웅식도 상대가 안되다니.""박시준이 혼자 다한 건 아니에요." 심윤은 무심하게 말했다. "이번에 박시준이 진아연을 구하기 위해 큰 돈을 쏟아부었어요.""그래?" 왕은지는 궁금해 했다. "얼마나 썼는데?""적어도 2조는 될 걸요." 심윤도 정확한 액수는 몰랐다, 하지만 대략 짐작해보면 이 정도 될 것 같았다. "박시준이 정말 진아연한테는 진심이에요! 저 원래 채념 했었는데, 이렇게 한
진아연은 뭔가에 세게 맞은 듯 했다!팔 부상만 아니었다면 아마 병상에서 바로 일어났을 것이다."남편? 저 결혼 안했어요! 누구도 감히 제 아이의 생사를 결정하고 그럴 순 없어요!"진아연의 격한 반응을 본 의사는 얼른 사과를 했다. "미안합니다, 진 아가씨, 박 대표님도 남편이라고는 안했습니다. 그냥 아이의 아빠라고 했습니다.""아빠라고 해도 이런 결정을 할 권리는 없어요!" 진아연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어젯밤 밤새 병실을 지킨 박시준은 오늘 아침에야 집에 들어가 쉬고 홍 아줌마가 진아연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어렵게 쉬는 시간을 마련한 만큼 그를 방해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진아연의 지금 상태를 본 홍 아줌마는 어쩔 수 없이 박시준에게 전화를 했다.홍 아줌마가 박시준에게 전화를 하고 난 후, 마이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드디어 깼구나, 우리 아연이!" 마이크는 침대 옆에 다가와 앉아 티슈를 꺼내 진아연에게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만 울어, 나도 박시준 씨랑 같은 생각이야. 너와 아이를 놓고 선택하라면 당연히 너를 선택했을 거야. 아이는 또 가질 수 있어, 하지만 너가 죽으면 정말 다 잃는 거잖아."진아연은 눈물을 닦아주던 마이크의 손을 뿌려쳤다."너가 지금 몸만 불편한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 힘든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박시준이 틀린 게 없는 것 같아... 널 구하러 오면서부터 눈 한번도 못 붙였어. 너를 구하고 의사가 너가 살아있다고 하니 그제야 한숨 돌리더라고."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이크는 박시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때문에 박시준 편에 서서 할 말을 한 것이었다.마이크의 말을 들으며 진아연은 며칠 전에 발생한 일들이 생각이 났다."다 나 때문에..." 진아연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진아연는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위정도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됐고, 박시준과 마이크가 이토록 고생한 것도 자기 때문이고, 뱃속에 아이한테도 무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