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는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그럴 것까지는 아니야. 아연아, 너 지금 어디야? 목소리가 왜 이렇게 힘이 없어?"진아연은 옆에 기둥을 잡고 일어서며 "집이야." 라고 말했다."그래, 아직 자고 있니? 그럼 계속 자! 크게 신경 쓰지마, 그냥 조금 억울해서... 조지운이 뭐든지 다 내 잘못이라고 억지 부리고 있어." 진아연에게 이렇게라도 풀고 나니 마이크의 마음은 그나마 좀 후련해졌다.진아연은 길가에서 택시 한 대를 잡았다.집에 돌아온 그는 해열제 한 알을 먹고 바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침대에 몸을 붙였다.장희원이 무슨 일인지 물어도 보기 전에 진아연은 잠이 들어 버렸다.박시준의 저택.욕실에 들어간 박시준은 한 시간이 넘도록 나오지를 않았다.평소같으면 30분이면 충분했다.하지만 박시준은 어젯밤에 심윤과의 잠자리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사실 심윤이 신경쓰이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면 심윤 쪽은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걱정되는 건 진아연이었다.어젯밤 이후로 그는 더욱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아직도 여전히 진아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그렇다, 그는 더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아직도 그녀를 잊을 수 없었던 것이다.욕실에서 나온 박시준은 이모님과 시은이를 만났다."회장님, 시은 아가씨가 어제 밤새 회장님을 기다렸습니다." 이모님이 말했다.박시준의 머리속에는 순간 진아연의 얼굴이 떠올랐다.어렴풋이 어제 저녁에 진아연이 그를 찾아왔던 것이 생각이 났다. 진아연은 그를 찾아와 그에게 시은 아가씨가 울고 있다고 빨리 들어가 보라고 했던 것 같기도 했다.갑자기 심장이 조여왔다.진아연이 어젯밤에, 나를 찾아온 기억은 있는 것 같은데? 뭐지? 왜 확신이 안 들지?!그의 기억에는 분명히 진아연이 자기 방에 찾아왔고,그리고 두 사람은, 침대에서, 같이 ....그런데! 깨어나 보니 옆에 누워 있던 여자가, 심윤이었다?"어젯밤에 제가 회장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도저히
—죄송합니다. 상대방의 전화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이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이-진아연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두 사람 간의 이 가까운 거리가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라엘의 말을 듣고 박시준이 온 것을 알게 된 한이는 얼른 드론을 꺼냈다."오빠! 뭐하는 거야?" 라엘은 똘망똘망한 두 큰 눈으로 한이에게 물었다.지한: "쫓아 내야지!""음! 오빠, 나도 도와 줄까?" 라엘도 뭔가 힘을 보태고 싶었다.한이는 호스 하나를 라엘의 손에 쥐어 줬다....이 시각 별장 앞에는 박시준이 똑바른 자세로 서 있었다.그는 오늘 반드시 진아연을 만나야 했다.약 20분 후, 드론 한 대가 2층 발코니에서 출발해 천천히 날아 내려왔다.드론을 본 경호원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뭐야?!"그냥 드론이었으면 경호원들도 의아해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떠있는 이 드론은 그냥 드론이 아니었다. 호스가 부착된 '특별한 드론'이었다.박시준도 드론을 발견했다.드론의 겉모양은 말할 것 없이 멋있었다.알록달록한 빛이 반짝반짝했다, 트렌디하면서 개성이 넘치는 드론이었다!누가 이런 드론을 조종하지라고 생각하던 바로 그 순간 '주르륵' 소리가 들려왔다!하늘에서 물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이 드론은 겁없이 입구에 서 있는 박시준 머리 바로 위에 멈춰 섰다.그리고 부착되어 있는 호스는 집안에 있는 수도 꼭지에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었다.드론의 궁극적인 목표는 박시준이었고 그에게 '물을 뿌린다'는 목적을 정확히 달성하였다."뭐야!" 이를 본 경호원은 바로 박시준을 차 쪽으로 끌어당겼다. " 진아연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야! 이렇게 치사한 방법을 쓰다니!"그럼에도 박시준은 차에 타지를 않았다.그는 자기를 잡고 있던 경호원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아니야, 이건 진아연이 아니야. 그녀가 이렇게 유치한 짓을 할 리가 없어."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
하지만 박시준에 대한 편견 또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대표님, 돌아갑시다! 옷이 이미 다 젖었습니다. 빨리 집에 가서 갈아 입으시지 않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라고 경호원은 조심스레 말했다.가을에 접어들어 그런지 해가 쨍쨍히 중천에 걸려 있음에 불구하고 날씨는 많이 쌀쌀해졌다."안 추워." 박시준의 목소리에는 묵직함과 냉정함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그의 완강한 모습을 본 경호원은 그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냥 옆에서 같이 기다려 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빨간 포르쉐 카이엔 한 대가 유유히 다가와 박시준 옆에서 멈췄다.내려진 차창으로 마이크가 얼굴을 내밀고"저기! 박시준 씨, 여기서 뭐 합니까?" 마이크는 온몸이 완전히 흠뻑 젖어 있는 박시준을 보고 놀랐다. "혹시 여기 방금 비 왔어요?!"언짢은 경호원은 마이크를 째려보았다. "저 위에 꼬맹이 녀석이 물을 뿌려서 이렇게 된 겁니다!"마이크: "그래요...역시 우리 '한이 형'은 장난이 아니라니까,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데도 감히 못하는 일을 골라서 해 주지!"경호원은 당장 죽일 듯한 눈빛을 마이크를 향해 날렸다.마이크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차에서 내렸다. "당신들 지금 이러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좀 그러네요! 그냥 기다릴 거예요? 저 따라 오세요!"그리고 그는 목에 힘을 주며 별장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약간 머뭇거리던 박시준은 바로 마이크를 따라갔다.마이크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마이크를 따라 별장에 들어온 박시준을 본 장희원은 표정이 안 좋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머님, 일단 이 사람 옷 갈아입히고 올게요, 그리고 어머님께서 마음이 안 바뀌면 그 때 다시 쫓아내세요, 그땐 저도 안 말립니다." 마이크는 장희원에게 상의하는 어투로 말했다.이에 장희원도 고개를 끄덕였다.마이크는 박시준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발걸음 소리를 들은 한이와 라엘은 바로 뛰어가 엄마 방문 앞을
"마이크! 뭐해? 빨리 안 따라가?!" 급한 장희원은 마이크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마이크: "아, 네네!"마이크는 바로 뒤쫓아 갔다. 이제야 장희원은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할머니, 엄마 괜찮겠죠? 너무 걱정돼요!" 라엘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장희원의 옷 가락을 꼭 잡고 있었다.장희원은 라엘을 안아주며 말했다. "응, 걱정 마, 엄마는 그냥 열이 좀 나는 거야, 많이 아픈 거 아니니깐 병원 가면 의사 선생님께서 열 내리도록 금방 치료해 줄 거야. 열 내리면 금방 괜찮아져, 그니까 걱정 마.""네... 그런데 박시준은 왜 온 거예요?" 라엘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장희원도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몰라, 그런데 너희 엄마가 아픈데 박시준도 뭐 이상한 짓 못할거야."방금 전, 박시준은 진아연을 이불로 감싸 안은 채 뛰었다.아무리 박시준에게 편견이 가득한 장희원이라 하지만 방금 그의 행동은 흠 잡기 어려웠다.남자가 자기를 얼마나 중요시 여기는지는 사소한 부분에서 알 수 있다.방금 그의 행동으로 봤을 때 박시준이 지금 옆에 몇 명의 여자를 두고 있는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그가 아직 진아연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때문에 진아연은 일단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은 아니다.병원.박시준은 진아연을 안고 응급실로 뛰어갔다.마이크가 도착했을 때, 진아연은 이미 링거를 맞고 있었다."박시준! 너 이 시X, 왜 이렇게 빨라!" 마이크는 숨고르기 바쁘게 박시준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장 아연이한테서 안 떨어져!"응급실에는 침상이 없었다 그래서 박시준은 진아연을 안고 있었다."여기서 방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박시준은 또다시 냉정한 눈빛만 건넸다."방해가 되다니요? 당신이 저를 밀지만 않았어도 전 아연이를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마이크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 서서 박시준한테 따졌다.주변의 환자들이 하나둘씩 그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뉴스 1면에 나오고 싶습니까?" 박시준은 마이크에게 말했다. "제발 조용히 좀 해주세요!"마이크
"심 선생님, 이건 저희 대표님께서 선생님에게 전하라고 하신 겁니다." 경호원은 심윤에게 수표 한 장을 건넸다.수표를 건너받은 심윤은 액수를 힐끗 보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정말 대단하네요! 나랑 하룻밤을 잤다고 10억을 주시네요." 심윤은 수표를 그대로 책상에 내려놓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것뿐입니까? 별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경호원은 고개를 저었다.심윤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파왔다.박시준 이 사람 도대체 나를 뭐로 보는 거야?!몸파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건가?하룻밤 자고 돈이나 먹고 떨어지라고!유일한 차이점은 그녀가 보통 몸 파는 여자보다 몸값이 많이 비싸다는 것뿐이었다.심윤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온몸은 분노로 인해 차가워졌다."이 인간은 대체 존중이라는 두글자가 뭔지 알기나 하는 걸까!" 심윤은 책상 위에 있던 책을 힘껏 바닥에 던져 버렸다.경호원은 무표정으로 "심 선생님, 회장님께서는 충분히 선생님을 존중하시고 계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지금 이런 수표조차 없었을 겁니다.""그건 내가 그 인간에게 이용당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에요!" 심윤은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를 질렀다."선생님이 아무런 가치가 없었으면 아마 회장님께서는 이미 당장 꺼지라고 하셨을 겁니다." 경호원은 담담하게 사실을 말했다. "진 아가씨는 그때 대표님으로부터 한 푼도 받아가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 아가씨는 매우 순종적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란단 건가요?!"경호원: "이러고 있기보다 박 사모님한테 잘 보이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그리고 경호원은 서재에서 나갔다.심윤은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지금까지 그녀는 박시준을 위협까지 해 가면서 남자친구로 만들려고 밀어붙이다가, 오히려 그의 반감을 샀다.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너무 세게 밀어붙여서는 안된다.경호원 말이 맞다!심윤은 박 부인부터 공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병원.진아연의 열이 다 내렸다. 몸도 한껏 가벼워졌다.잠에서 깨고 나서야 자기가 낯선 환
진아연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바로 웃기 시작했다. "뭐 새삼스럽게, 둘이 그렇게 오래 사귀었으면서, 설마 처음 잔 거예요? 정말 순수한 사랑을 하시네요."박시준은 진아연의 뜻밖의 대답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너 경험이 많은 것처럼 말한다? 그럼 너는 나 말고 다른 남자랑 자보기라도 했어?"진아연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물론이죠" 라고 대답했다. 한이도 남지긴 남자지.여태까지 지켜온 평온은 이로부터 박시준의 얼굴에서 싹 사라졌다."진아연! 내가 다시 널 찾아오면 난 사람도 아니야!" 박시준은 거친 한마디를 남기고 병실에서 나갔다.진아연은 박시준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얼굴에 있던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잘 됐어.이제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테니까.이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삶을 살 수 있으니까.그런데, 기쁘고 행복해 해야 되는거 아닌가?진아연은 다시 이불을 끌어잡고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이불에는 박시준의 숨결이 남아있는 듯했다.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마이크가 들어왔다."아연아, 박시준이 널 괴롭힌 거 아니지? 원래는 내가 널 병원에 데리고 올려했는데, 걔가 한 발 빨라서!" 마이크는 진아연에게 다가가 침상 옆에 앉으면서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봤다.차가웠다.열은 다 내렸다."응? 박시준이 나를 병원까지 데려왔다고?" 진아연은 놀란 표정으로 마이크에게 물었다."응! 박시준이 너 찾을려고 집에 갔다가, 한이한테 당해 가지고 온몸이 다 젖었었어. 그래서 내가 옷이라도 갈아입히려고 방에 데리고 들어갔는데. 네가 열이 나고 있더라고." 마이크는 진아연에게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다. "박시준이 방금 뭐라고 했어? 나갈 때 봤는데 엄청 화가 나 있던데."진아연 의욕없이 담담히 말했다. "그냥. 별거아니야. 근데 이거 우리 집 이불 아니야? 왜 여기까지 갖고 왔어?"마이크: "박시준이 안고 왔어! 힘도 엄청 세요! 널 이불에 들어 있는 채로 그냥 둘쳐안고 왔어, 내가 따라 올 수가 있어야지."진아연은 더이상 박시준에 관련된 얘기는
조지운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마이크: "접니다."조지운은 다시 통화 화면을 확인하고 냉담하게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저한테 전화까지 하고.""말투가 그게 뭡니까. 그런 식으로 나오시면 드론 구매 건은 없던 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저랑 얘기할 때 말투 좀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마이크는 조지운을 위협했다.조지운은 인상을 찌푸리며 반박했다. "잘난 척은 그만합시다. 그리고 누가 그쪽 드론을 산다는 겁니까!"마이크는 조지운의 말에 잠깐 당황했다. "누구긴 누구겠어요, 그쪽 대표님이시지. 그쪽 구매 부서에서 주문서를 보내왔는데 설마 가짜 주문서인가요?"조지운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되물었다."지금 저희 대표님께서 저희 회사 구매 부서더러 그쪽 회사 드론을 구매하라고 했다는 말인가요?""네, 설마 모르는 일이에요? 헐! 저는 조지운 씨가 그래도 박 대표님 옆의 가장 가까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의 오판이었군요. 쏘리 마이 오판!" 마이크는 비꼬듯이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마이크에 말에 조지운은 조금 열을 받았다. 그는 방금 내용들을 확인하러 박시준을 찾아갔다.박시준은 시선을 컴퓨터 화면에서 돌렸다."우리 회사 매년 추석에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선물을 주잖아. 올해는 드론으로 하자는 거지. 어때, 네 생각은?"조지운은 피를 토할 뻔했다. 그럼에도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이견은 없습니다. 그냥 조금 의외이긴 하네요."박시준은 "어제저녁에 갑자기 결정하게 된 거야." 라며 "더 이상 진아연이랑 연락할 생각은 없지만 걔네 회사 제품이 나쁘진 않으니까." 라고 말했다.그는 며칠 전 진아연의 집에 갔다가 자기 머리 위까지 쫓아와 물을 쏟아부었던 그 드론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다.기술도 발전하고 시대도 발전하고 있다.이런 좋은 제품은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그게... 방금 마이크가 전화 왔었는데 제가 좀 예의가 없이 받은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 이번 거래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는데..." 조지운은 방금 전에 통
전화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조지운은 어색했지만 휴대폰을 진아연에게 건넸다.진아연은 핸드폰 스피커를 켠 채로 테이블에 놓았다."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진아연의 박시준에 대한 호칭을 들은 마이크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조지운도 할 말을 잃었다.이때, 전화 반대편에서 박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안녕하십니까, 진 대표님."진아연도 순간 당황했다.마이크는 물 한 모금을 들이켰다.조지운도 컵을 들었다. 하지만 컵은 비어 있었다."일단은 설명이 조금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일부러 그쪽을 난감하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 진아연은 겨우 감정을 추스리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작업장을 마련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시설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이건 솔직히 얘기해 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비추어 보면 그쪽이 지금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만족시켜 드리는 건 어렵습니다. 다른 방안으로 저희가 해외 지사로부터 물품을 가져올 수는 있습니다만 원하시는 물량과 시간은 충분히 맞춰 드릴 수 있긴 하지만 저희 해외 판매가가 국내 판매가보다 좀 비싼 것도 사실입니다."진아연이 이렇게 설명을 하니 조지운의 흥분된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그런데 분명히 진아연이 한 말이랑 마이크가 한 말이 다를 게 없는데, 왠지 마이크의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났다.진아연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번 건은 저희 회사가 국내에서 받은 첫 대형 주문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저희가 해외에서 물품을 배송해 시간과 물량을 만족시켜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첫 대형 주문인 만큼 가격은 국내 판매가로 맞춰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마이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박시준에게 할인 가격으로 준다고?!조지운도 이제야 한숨을 돌렸다.거래를 하려면 이 정도 진정성은 보여 줘야지.하지만 전화 반대편에서는 박시준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죄송하지만 저는 제품을 할인 가격으로 사지 않습니다."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