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다.진아연은 그녀의 서투른 연기를 보고 눈을 휘둥그래 졌고머릿속에는 드라마 속 다양한 여주와 라이벌이 경쟁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웨이터가 다급히 달려와 심윤이를 의자에서 일으켜 데리고 상처를 처리하러 갔다.진아연은 의자에 앉아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윤이 부상을 입었으니 발언권은 그녀가 가지게 된다.그녀가 오해라고 말하면 이것은 오해로 되지만진아연이 일부러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말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진아연은 서비스 벨을 누르고 결제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이 심윤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고 그로 인해 심윤의 손이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박시준의 귀에 전해졌다.손은 심윤의 몸에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그는 시은이의 수술을 위해 심윤의 손이 필요했다.하지만 지금 진아연이 그녀의 손에 화상을 입혔다..."진아연이 그런 짓을 했을 리 없어." 박시준이 말했다.경호원은 박시준에게 레스토랑의 감시 카메라를 보였다.카메라가 진아연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윤의 손을 밀쳐내느라 테이블 위의 주전자를 떨어뜨린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감시 카메라를 본 박시준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진아연이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야."그가 알고 있는 진아연은 고의로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화면은 영상만 볼 수 있고 소리는 들을 수 없었는데심윤이 만약 진아연 앞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진아연이 그녀의 손을 밀쳤을 리가 없었다.경호원은 박시준이 이토록 진아연을 감싸고돌 줄 몰랐다."대표님, 여기 음성 파일이 있습니다." 말을 마친 경호원은 음성파일을 눌러 박시준에게 들려주었다.- ... 굳이 불만거리가 있다면 당신들이 왜 당장 결혼하지 않느냐 하는거예요. 두 사람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보세요. 하늘에서 내려온 선남선녀가 따로 없는데 왜 결혼을 안 하세요? 결혼하면 제가 축의금을 두둑이 챙겨 드릴 텐데.- 당신이 결혼하기 싫은 건가요, 아니면 박시준 씨가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
그의 질문을 들은 진아연의 마음에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여자친구가 뭐라고 했어요?" 그녀가 물었다.박시준은 잠시 멍해졌다.그는 아직 심윤이를 만나지 못했다.녹음을 듣고 나서 너무 화가 나 그녀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진아연, 내가 묻고 있잖아. 말을 돌리지 마!" 그의 목소리는 한 층 높아졌다.진아연은 그가 소리를 높이자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실이 눈앞에 있잖아요. 내가 뜨거운 물로 당신 여자 친구의 손에 화상을 낸거 맞아요. 그러니 다음부턴 나를 보면 피해 다니라고 전해줘요. 안 그럼 뜨거운 물을 얼굴에 부어버릴 테니까!"박시준은 할 말을 잃었고진아연이 다그쳤다. "왜 말이 없어요? 여자친구를 위해 나랑 해보자는 거 아니였었어요?"박시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 이를 꽉 깨물었다."심윤 씨의 손이 화상을 입으면 앞으로 누가 시은이에게 수술을 해주지?아이~ 어떡해? 갑자기 너무 걱정이 되는데? 박시준씨, 당신 나한테 보복이라도 할 거예요?" 진아연이 말을 계속 이었다."진아연, 바보라도 당신이 지금 홧김에 그런 소리를 한다는 걸 알 수 있어. 하지만 홧김에 한 말이라도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난다고!" 박시준은 그녀의 조롱과 비웃음, 그리고 비아냥을 들으며 화가 나서 심장이 다 아파왔다."그럼 전화하지 마세요! 여자친구의 일로 나한테 전화를 걸면 내가 울면서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용서해달라고 할 것 같았나 본데? 꿈을 꾸는데 법을 따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날도 어두워지지 않았어요!" 진아연이 차갑게 대답하자마자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진아연은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대답했다. "들어오세요!"비서는 그녀가 전화를 하고 있는 줄 모르고 들어왔다. "진 대표님, 밑에 박우진이라는 남자가 와 있는데 대표님의 친구라고 하면서 만나기를 원합니다."이 말을 들은 진아연은 전화기 너머의 사람에게 말했다. "당신 조카가 여기 왔다네. 그만 끊어야겠어.".전화를 끊고 난 진아연은 화장실로 걸어갔다.오 분 뒤
박우진이 화를 냈다. "아연씨, 지금 내가 개보다도 못하다는 소리예요?"진아연이 대답했다. "맞아요. 내가 아는 진희연은 사람을 시켜 사람을 죽일 용기가 없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는 당신들에게 관심이 없으니 죽든지 살든지 저랑 상관없는 일이죠. 하지만 당신이 이렇게 계속 저를 찾아와 괴롭히면 흥신소에 의뢰해 이 일을 조사할 수도 있어요."박우진은 놀라서 표정이 확 변했다. "아연씨, 저는 일부러 당신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 들린 거예요...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진아연은 자신이 아무렇게나 내뱉은한마디에 그가 본 모습을 드러낼지 몰랐다.그는 박시준을 해칠 마음이 있었으나 자신이 직접 사람을 시킬 수는 없었기에 진희연을 희생양으로 썼던 것이다.휴대폰 화면이 켜지고 문자가 도착했다.진아연이 열어보니 여소정이 보낸 문자였다: 박시준은 왜 그렇게 양심이 없다냐? 그 여자 때문에 너한테 전화를 하다니. 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이 더 잘 알 거 아니야!박우진은 그녀가 휴대폰을 보고 있자 일어나서 떠나려다가 그녀의 화면 배경을 곁눈질로 쳐다봤다.그녀의 화면 배경 이미지는 두 아이의 얼굴이었다.남자아이 한 명, 여자아이 한 명.그중에서도 여자아이의 얼굴이 어딘가 눈에 익었다."아연씨, 배경 사진에 있는 여자아이는 누구예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박우진은 자세히 보기 위해 진아연에게 걸어갔다.진아연은 곧 휴대폰 화면을 내리고 차갑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만 나가세요."박우진은 그녀의 눈빛에 얼어붙었다.. "지금 갈게요... 최근에 여러 번 어린 여자아이와 엮였었는데 그 여자아이가 배경화면의 여자아이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요... 제가 잘못 기억한 것일 수도 있으니 먼저 가볼게요."박우진이 떠난 후 진아연은 불안감이 엄습해왔다.라엘이 박우진을 찾아간 건가?그녀는 라엘과 한이가 조퇴를 여러 번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딱히 뭐라고 하진 않았다. 그들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
저녁 6시.진아연은 운전해서 스타팰리스 별장으로 돌아갔다.대문이 열려있었고빨간색 BMW가 마당에 주차되어 있었다.진아연은 여소정의 차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여소정이 왜 갑자기 온 거지?"아연아!" 여소정은 진아연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달려나갔다. "너의 두 아이를 봤어, 내가 만약 네가 아이를 입양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더라면 넌 날 평생 속일 생각이었어?"진아연은 여소정이 소리를 지르는 걸 듣고 있으면서 감히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의 일을 박시준이 알게 되면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여소정 또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만 하면 곧바로 박시준에게 전달했다.여소정과 하준기가 연애 중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여소정이 하준기와 연애를 한다고 절교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너 정말 이러기야?" 여소정은 진아연에게 걸어가서 그녀를 차에서 끌어내렸다. "아이 두 명을 입양한 것뿐이잖아, 너랑 박시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도 아닌데 뭘 숨겨!"진아연: "...""그런데 네가 입양한 두 아이가 너랑 박시준을 닮은 것 같아. 두 아이가 너무 예뻐서 입양한 거야?" 여소정의 물음에진아연이 대답했다. "... 맞아! 소한이는 어릴 때 박시준을 닮지 않았어. 어렸을 때 박시준을 닮았더라면 절대 입양하지 않았을 거야.""와! 너무 신기해.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이 이렇게 닮을 수 있다니.""크면 또 안 닮을지도 몰라. 아이들의 얼굴은 자라면서 여러 번 바뀌니 말이야." 진아연은 어색하게 말했다."그렇구나... 아연아, 왜 아이를 입양할 생각을 했어?" 여소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어머님이 그러던데 소한이한테 문제가 있다면서? 애들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런 아이를 입양하면 얼마나 심란해."진아연은 그녀가 선의로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인내심 있게 해명했다. "소정아,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모두 천사야.""나쁘다는 게 아니야. 나는 단지 네가 힘들가 봐 그래.""평범한 아
——여소정이 알아버렸다."아연아, 왜 박시준에게 말하지 않는 거야? 만약 박시준이 이 두 아이의 정체를 안다면...""그 사람이 아이를 원하지 않아. 소정아, 만약 이 사실을 시준 씨나 준기 씨에게 알리면 앞으로 나랑 연락할 생각하지 마." 진아연은 다른 사람이나 된 듯 목소리도 차가워졌고 얼굴은 더 차갑게 변했다."정말 그렇게 심각한 거면 당연히 말하지 않지! 이건 너의 사생활이니 비밀로 할게!" 여소정은 조급한 마음에 말을 했다. "난 박시준씨가 이해되지 않네. 호랑이도 제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고 하는데 마음에 무슨 병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그럴 가능성도 있어." 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또박또박 말했다. "그냥 조용히 두 아이를 키우고 싶어.""아연아, 걱정 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본가.박시준은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시준아, 심윤이 많이 아픈 거 아니지?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의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두 손인데 어떡하니." 심윤이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박 부인은 걱정이 됐다."큰 문제 없을거예요." 박시준은 어머니께 걱정을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았다.그는 심윤을 병원으로 데려갔고 심윤의 손에 난 화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을 보았다.피부에 온통 물집이 생겼다."그럼 됐어. 시은이의 병은 심윤이 봐줘야 해." 박 부인이 중얼거렸다."엄마, 그 얘긴 나중에 해요." 박시준은 어머니와 함께 식탁에 앉았다.식탁에는 음식이 한 상 가득했지만 다들 먹을 생각 없이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삼촌, 저번에 말했던 여자애 기억나요?" 박우진은 불안한 마음에 먼저 박시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오늘 오후에 진아연을 찾으러 갔는데 핸드폰에서 그 여자아이 사진을 봤어요."박시준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밥을 먹던 동작을 멈췄다."저를 찾고 있던 여자애가 진아연의 휴대폰에 있었다니까요. 진아연이랑 너무 똑같이 닮아서 한눈에 알아봤어요. 그 아이가 진아연의 친 딸이 아닌지 의심돼
그의 귀에는 두 가지 목소리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하나는 진아연과 얽히지 말자고 하는 경고였고다른 하나는 어서 빨리 진아연의 딸을 보러 가자고 하는 재촉이였다.진아연의 딸이 자신의 딸이 아니더라도, 그는 그녀의 딸이 진아연을 얼마나 닮았는지 보고 싶었다.그리고 그 금발의 남자도 마치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혔다.스타팰리스.여소정은 새로 구입한 퍼즐을 가지고 왔다.하지만 그녀에게 문을 열어준 사람은 진아연의 연인 마이크였다."왜 또 옷을 안 입었어요?" 여소정은 마이크가 윗옷을 안 입은 것을 보고 말했다. "집안에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아줌마와 라엘도 있는데 조심 좀 해주면 안 돼요?"마이크는 잠에서 덜 깬 눈빛으로 대답했다. "아침은 안 사 왔어요? 지난번에 샀던 핫도그가 꽤 괜찮았는데."여소정: "..."퍼즐을 내려놓은 여소정은 침실로 걸어갔지만진아연은 안에 없었다."아연이 벌써 출근했어요?" 여소정이 침실에서 나와 물었다.마이크는 하품을 하며 대답했다. "안에 없으면 출근하러 갔겠죠.""아줌마도 없는데요? 아이들 학교에 보내러 갔어요?""없으면 나간 거겠죠." 마이크는 방으로 돌아가 티셔츠를 입었다.여소정은 그의 방으로 쫓아가서 궁금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진아연과 같은 방에서 자는 거 아니었어요? 아직은 그런 사이가 아닌가 보죠?""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나랑 아연이는 함께 자진 않아도, 저와 아연이의 감정은 그 어떤 남자와도 비교할 수 없어요!" 마이크가 방 안에서 걸어 나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장희원은 아침밥을 준비해 주방에 뒀다.그는 성큼성큼 주방에 들어가 아침을 먹었고여소정은 그의 입에서 더 많은 정보를 캐내려고 그를 따라갔다."아연이랑 어떻게 알게 됐어요? 언제부터 사귀었어요? 우리 아연이가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은 아닌데 아연이가 이혼한 후 사귄 거죠?""이 문제는 아연이에게 물어보세요. 아연이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나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마이크는 국수를 먹으며 말을 이었다. "나한테서 정보를 얻으
이때 한이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여소정은 깜짝 놀라며 한이가 왜 학교에 가지 않았는지 의아했다.마이크도 깜짝 놀라 물었다. "한이 형, 오늘 학교 안 갔어? 그럼 나랑 같이 놀러 갈래?"여소정: "..."마이크가 지한을 한이 형이라 부르고 있었다.한이는 마이크의 팔을 잡아끌어 다른 곳으로 갔다.여소정: "..."둘이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어쩐지 마이크가 진아연을 사로잡을 수 있다 했더니,진아연의 아들과 잘 지냈기 때문인 것 같았다.ST그룹.박시준이 회사에 도착하자 조지운이 들어와 업무를 보고했다.업무 보고를 마친 조지운은 안경을 추슬러 올리면서 말했다. "대표님, 진아연 씨가 스타팰리스 단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찾으러 가실 거예요? 이미 이혼을 했으니 아마 문을 열어주지도 않을 거 같습니다."조지운은 그가 거절당할까 걱정됐다.박시준: "시은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계속 찾아봐. 가격을 얼마나 제시하든지 시은이의 병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다 괜찮아."조지운은 조금 의외라는 듯 물었다. "심윤 씨가 시은의 병을 봐주고 있지 않나요?"박시준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그와 눈빛이 마주친 조지운은 곧 이해했다."심윤 씨가 조금 선을 넘긴 했습니다. 이런 일로 대표님을 협박하다니." 조지운이 말했다. "계속 알아보겠습니다. 참, 진아연 씨가 최근 매우 바빠졌어요. 제 친구가 진명그룹을 다니고 있는데 진아연 씨가 항상 야근을 한다고 합니다.""진아연의 딸을 한번 보고 싶어, 그녀와 많이 닮았다고 하더군." 박시준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녀가 나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조지운: "그러면 저녁녘에 한 번 가보시죠. 그리고 제 친구의 말에 의하면 금발 머리의 외국 남자가 진명그룹의 CTO라고 합니다. 이름은 마이크고요.""CTO?" 박시준은 놀란 눈빛을 지었다. "기술 능력이 아주 뛰어난 건가?"조지운: "그가 살던 나라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에서 도 그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참 알 수 없
장희원은 박시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장희원이 다가오는 것을 본 박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장희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연이가 초대했어요?""아니요.""그럼 왜 왔어요? 아연이랑 이미 이혼 했잖아요. 부탁인데 우리 생활을 방해하지 말아줘요." 장희원의 태도는 매우 거칠었다. 여기는 그들의 집이고 박시준이 불쑥 찾아왔으니 당황스러웠다.박시준은 굳게 닫힌 별장 문과 장희원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 "실례했습니다."그는 억지로 진아연의 집에 쳐들어갈 수는 없었다.떠날 때, 그는 옆에 있는 수풀을 힐끗 보았는데 자그마한 하얀 뭔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예상이 빗나간 게 아니라면 이 자그마한 물체는 아마 진아연의 딸일 것이다.그는 진아연의 딸을 만나보고 싶었지만 이런 식은 아니라 생각하고성큼성큼 걸어갔다.그가 떠나자 라엘이 씩씩거리며 수풀 속에서 나왔다."할머니! 아빠가 왜 왔어요?"장희원은 라엘의 손을 잡고 별장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 사람이 아빠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엄마의 전 남편이잖아요!" 라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근데 안타깝게도 나쁜 남자야...나랑 오빠는 아마 평생 아빠가 없을 지도 몰라요."장희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꼭 그렇지는 않아! 너희 엄마가 아직 젊으니 조만간 아주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될거야. 친아빠가 옆에 없다면 너희들을 사랑하는 새아빠도 괜찮지 않을까?"장희원은 엄마로서 딸이 다른 남자를 찾길 바랐다.이렇게 긴 인생을 딸이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더이상 외롭지 않을것이다.라엘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새아빠 따위 필요 없어요. 오빠도 새아빠가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자 장희원은 문을 닫았다."오빠!" 라엘은 오늘 오빠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소리 높여 외쳤다. "오빠, 나 돌아왔어!"."라엘, 할머니가 깜박하고 얘기 안 해줬네. 오빠 오늘 집에 없어. 마이크 아저씨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