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그들은 집으로 들어가 쉬었다.왜냐하면 오늘은 밤을 새워 새해를 맞이할 생각이기 때문이다.박시준이 잠들자 진아연은 바로 눈을 떴다.그녀는 박시준의 얼굴을 보고 또 보았다.시간이 이대로 멈출 수 없다는 게 너무나 큰 유감이었다. 이 순간 모든 게 멈출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오후 4시, 깨어 나보니 진아연이 옆에 없었다.박시준은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진아연을 찾았다."일어났어요!" 진아연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양식을 준비했는데 어때요?"주방으로 들어간 박시준은 분주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안정되었다."저녁은 내가 할게!" 박시준이 말했다."요리도 해요?" 진아연은 놀란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할 수 있으면 해 봐요! 아직 시준 씨가 해 준 밥을 먹어본 적이 없네요!"그녀는 앞치마를 벗었다."해 본 적 없어. 하지만 레시피 보면서 하면 돼." 그는 앞치마를 건네 받으며 말을 이었다. "거실에 가서 좀 쉬어.""여기서 시준 씨가 요리하는 모습 지켜봐도 될까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물론 그는 거절하지 않았다.그녀가 편히 앉아서 볼 수 있게 의자까지 가져왔다.그녀는 의자에 앉아 차근차근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이 행복함을 누리고 있었다.그는 무엇을 하든 항상 능통함을 보여줬다.저녁 무렵, 진아연은 그가 요리한 스테이크를 먹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레스토랑 주방장이 요리한 것보다 훨씬 낫네요."박시준: "아마 네가 갔던 레스토랑이 별로라서 그렇겠지."진아연: "칭찬하면 그냥 좀 편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나요?"박시준: "그래, 나도 내 요리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해."진아연: "하하하... 브로콜리 드세요, 전 브로콜리가 싫거든요."그녀는 접시에 담긴 브로콜리를 건네주면서 그의 접시에 담긴 작은 토마토를 입에 집어 넣었다."진아연, 편식하면 안 돼." 박시준은 브로콜리를 먹으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단호하게 부인했다. "전
"아연아,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는 손을 들어 그녀 얼굴에 남은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뒤로 물러서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준 씨, 저 이제 떠나야 해요."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뺏다."이거, 돌려줄게요."그녀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서 그의 코트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전 박시준 씨를 좋아해요. 하지만 더 이상 이대로 지내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에게 말했다. "박시준 씨의 컴퓨터와 핸드폰 속에는 전부 그 여자의 사진이더군요. 마음속에도 분명 그녀가 있겠죠. 저한테 잘해준 건 인정하지만 그 여자를 더 사랑하고 있잖아요. 더는 설명을 강요하지 않을게요. 포기하라고도 강요하지 않을게요. 모든 게 소용없다는 걸 저도 알고 있으니깐요.""우리 헤어져요." 이건 의논이 아니라 그에게 통보를 하는 것이었다.그녀의 말을 들은 박시준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헤어지자고 통보하기 전, 두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기 때문이다.진아연은 그동안 매일같이 식사를 챙겨줬고 밤마다 자기를 안고 잤는데... 그는 검은 머리가 파 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할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언제부터 헤어질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거지?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짚이는 바가 없었다.설날 이후인가?아니면 더 오래전부터였나?"저 곧 떠날 거예요. 이혼 문제는 변호사에게 맡길 테니 설날이 지나면 변호사가 연락드릴 거예요." 진아연은 눈물을 닦으며 계속해서 뒤로 물러섰다. "박시준 씨,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마요. 연락도 이제는 하지 말고 그냥 저를 본 적 없다고 생각해 주세요!"그녀는 눈물을 참으며 손을 꽉 움켜쥐었다.그의 컴퓨터에서 처음 그 여자의 사진을 봤을 때 궁금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의 휴대폰에서도 그 여자의 사진을 보자 큰 충격을 받았다.그의 휴대폰에는 그 여자의 사진뿐이었다.이 잔혹한 현실을
일주일 후. A 시의 스타팰리스 빌라의 영업부.진아연은 건축물 모형을 유심히 바라보고있었다판매원이 그녀의 젊은 얼굴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빌라 종류는 단독 주택 빌라랑 연립 주택 빌라 이렇게 남아 있는데요. 어떤 걸 원하시나요?"진아연: "혹시 남은 단독 주택 빌라가 있나요?"판매원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순간 변했다. "네! 한 채 남은 게 있는데 면적이 좀 넓어서 말이죠. 300여평의 면적에다... 단독 주택의 가격은 연립 주택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진아연: "지금 결제하면 바로 입주 가능한가요?"판매원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 빌라는 인테리어가 다 되어있고 가구도 전부 증정해 드리거든요. 바로 입주 가능합니다."진아연: "알겠습니다. 총 얼마죠?."판매원 : "총 57억 9천만원입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남은 단독주택 빌라가 딱 한 채뿐이라. 가격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신다면..."진아연은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녀의 딸인 라엘은 장희원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었다. 지금 그들한테는 머물 곳이 필요했다.진아연은 다시 판매원을 보며 말했다. "일단 집을 볼 수 있을까요?"판매원은 바로 그녀를 빌라로 안내했고장희원과 두 아이만 사무실에 남겨졌다.여자애는 장희원의 품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남자애는 장희원의 옆에 서 있었다. 날카로운 눈빛 속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남자 아이는 캡 모자를 쓰고 흰색의 느슨한 반팔과 회색 데님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준수하고 잘생긴 얼굴은 마치 만화책에서만 걸어나온 듯한 어린 왕자 같았다.이때 판매원이 다가와 초콜릿 두 개를 아이에게 건넸다."꼬마야, 너 몇살이니?"진지한: "...""이름이 뭐니?"진지한: "...""할머니 품에 안긴 여자애는 네 누나야, 동생이야?"진지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장희원은 판매원이 민망해하는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애가 워낙 말
"아연아, 나 생필품이랑 채소 사러 갔다 올 테니까 졸리면 좀 쉬어." 장희원이 진아연에게 말했다.진아연은 여행 가방을 열어 물건을 하나씩 꺼냈다."엄마, 외출할 때 안전 조심해. 잠도 안 오고 한 데 짐 풀고 있을게.""그럼 엄마 갔다 올게."장희원이 나간 후 주위가 조용해졌다.진아연은 재빨리 짐을 풀고 아이들 방으로 가서 살펴봤다.라엘은 자고 있었고 지한이는 동생 옆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그녀는 조용히 방에서 나와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이 묻어났다.지한이는 건강한 아이지만 보통 사람들과 좀 다르다.말하기를 싫어하고 낯선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한다.네 살인 나이지만 학교에 가 본 적도 없다.진아연은 아이가 걱정돼 신체검사도 여러 번 해 봤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고 심지어 대뇌피질은 보통 사람보다 발달했다고 했다.그래서 문제는 심리적 문제라고 생각했다.진아연은 아이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도 찾아가 봤지만 여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다행히 딸 라엘한테는 이러한 문제는 없었다.물론 라엘도 낯선 사람과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의사 표현은 가능했다.이때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진아연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지낼 곳은 구했어?" 전화 저편은 노경민 교수의 조교인 위정이었다."네, 지한이, 라엘은 자고 있고 엄마는 방금 마트에 갔어요." 진아연이 말했다. "언제 귀국해요? 들어오면 한 번 만나요.""귀국하면 찾으러 갈게. 너한테 알려줘야 할 일도 있고 말이야." 위정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5년 전쯤인가. 박시준이 노 교수님께 부탁한 일이 있어. 워낙 기밀 사건이라 교수님께서 언급한 적 없었는데. 근데 3일 전쯤 박시준이 교수님의 학생 명단을 수집하기 시작했어.""학생 명단은 왜죠?" 진아연은 궁금해졌다.위정: "경찰이 교수님의 사망 원인을 조사할 때 사망 직전에 박시준에게 걸었던 전화를 조사한 적이 있어. 통화 중, 교수님은 더 이상 그를 도울 수 없다며 자기 학
라엘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컴퓨터 화면에 있는 박우진의 사진을 바라봤다."와! 아빠 너무 잘 생겼어!"지한은 컴퓨터를 끄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잘생기면 뭐 해! 엄마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능력도 없잖아!"오빠! 우리 언제 아빠 찾으러 갈까? 아빠가 우리 만나면 좋아할까?" 진아연은 아이들 앞에서 이들의 아빠에 대해 나쁜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라엘은 항상 아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매번 라엘이 아빠가 누군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을 때, 진아연은 항상 딸에게 아빠가 없다고 알려줬다.한이는 다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 좋아할 거야."라엘은 오빠의 답에 속상했는지 실망 가득한 얼굴이었다. "왜? 아빠한테 돈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놀아달라고 하는 거잖아. "한이: "그냥 자자."라엘은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오빠, 나 잠이 안 와. 라엘 아빠 갖고 싶어."한이는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 매우 실망했는지 기분이 확 가라앉았고 인내심도 사라졌다. "조용히 좀 해."라엘은 그제야 조용해졌다. 오빠가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라엘은 작은 팔을 뻗어 오빠를 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 미안해, 일부러 화나게 하려고 한 게 아니야. 아빠가 싫으면 더는 찾으려고 하지 않을게."한이는 동생의 팔을 빼고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라엘은 오빠 말에 다시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시 오빠를 껴안았다. "오빠, 오빠 말 들을게!"...침실.진아연은 멍한 표정으로 창 앞에 서서 바깥의 북적이는 야경을 바라봤다.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모든 것이 변한 것 같았지만 변한 것 또한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그녀는 4년 동안 박시준과 연락 한번 없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법적으로는 끝나지 않았다.왜냐면 박시준이 아직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녀는 변호사한테 전화를 걸었고 곧 전화가 연결되었다."왕 변호사님, 내일 다시 물어봐 주세요. 서
통화 연결음이 한참 동안 울리고 나서야 전화가 연결되었다."안녕하세요, 조 아저씨, 저 진아연이에요. 혹시 저 기억하세요?""진아연? 당연히 기억하죠! 당신만 아니었다면 회사가 파산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런 당신이 저한테 전화는 왜 한 건가요? 뭐 돈이라도 빌려 달라고 전화한 거예요? 그럴 거면 이만 끊는 게 좋을 것 같네요!"상대방의 화난 목소리에도 진아연은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돈 빌리려고 전화한 거 아니에요. 혹시 회사 옮길 생각이 있나 해서 연락드린 겁니다.""회사를 옮겨요? 헤드헌팅으로 업종을 바꾼 겁니까?"진아연: "아니요, 진명그룹을 재건할 계획입니다. 가능하다면 전에 진명그룹에서 근무했던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만약 돌아와 주신다면 지금 받고 있는 연봉의 두 배를 드리겠습니다."인사팀 팀장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진명그룹으로 돌아와 주시겠습니까?" 진아연이 물었다.조 팀장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혹시 돈 벼락 맞았어요? 두 배의 급여면 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진아연: "네, 저 돈 많습니다.""정말 현재 급여의 두 배를 준다면 당연히 돌아가야죠! 돈 싫어하는 사람 본 적 있습니까!" 조 팀장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돈 벼락 맞았나?!"하고 중얼거렸다.진아연: "돈벼락 맞은 정도는 아니지만 진명그룹을 재건하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런데 전에 진명그룹 빌딩을 누가 사 갔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다시 사들이고 싶습니다."조 팀장: "정말 진심인가 보네요! 잠시만요... 바로 알아보고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진아연은 시계를 보고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내일 알아봐 주시면 되고요! 고향에 돌아오니 기분도 좋고 해서 전화드린 거예요." 라고 말했다.외국이 아무리 좋다 해도 귀속감이라는 것을 느낀 적이 없었다.다음 날 아침.진아연은 라엘을 데리고 동네에 있는 사립 유치원을 참관하러 갔다.고급 별장 단지 내의 유치원이라 당연히 고급스러웠다.건물부터 마치 하나의 성 같았다."진 아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자동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진아연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한이를 껴안고 등을 돌렸다.잠시 후 그 차는 그림자처럼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한이는 떠나가는 차에서 눈을 돌려 당황한 엄마의 표정을 보았다. 엄마가 차에 탄 사람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한이는 엄마가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그는 이 부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담당자는 캠퍼스에 들어선 두 사람을 안내했고 모자는 학교 환경을 두루 살펴보았다.A국 최고의 특수학교라 불릴만했다. 그림 같은 아름다운 환경 뿐만 아니라 교수진과 각종 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비록 등록금이 말도 안되게 비쌌지만 진아연은 여기가 마음에 들었다."한아, 우리 여기 다녀 볼까? 엄마가 아침마다 데려다 주고 저녁에 데리러 올 게, 괜찮아?" 진아연은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아들과 상의를 시도했다 .예전처럼 한이가 싫다고 하면 강요할 마음이 없었다.그는 일반인과 조금 달랐지만 여전히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다.그녀는 그를 평생 챙길 각오를 하고 있다.이때, 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진아연은 멍하게 아들을 바라보았다.잘못 본 거 아니지? 지금 얘가 동의한 거 맞지!"한아, 정말 동의한 거야?" 진아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한이는 맑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진아연은 그를 껴안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비록 첫걸음에 불과하지만 전에 비하면 너무나 큰 발전을 이룬 것이었다.오전 10시.왕 변호사는 드디어 박시준과 연락이 되었다."안녕하십니까, 박 대표님, 저는 진아연 아가씨의 변호사 왕 변호사입니다. 진 아가씨의 귀국을 알려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 왕 변호사는 박시준이 바로 전화를 끊을까 봐 얼른 요건만 전했다.역시 박시준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왕 변호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름이 아니라, 어젯밤에 진 아가씨 연락을 받았습니다. 반드시 오늘 다시 대표님께 연락을 취하라고
그녀는 박시준을 찾아가는 것이 정말 싫었다.오늘 안젤라 국제학교에서 본 롤스로이스는 4년 전의 그 롤스로이스와는 달랐다.그가 같은 차를 4년 동안 바꾸지 않고 탈 리가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운전기사는 여전히 그때 그 운전기사였다.근데 특수 학교는 왜 간 거지?설마... 그 학교도 그가 투자한 건가?투자를 했다고 해도 학교의 구체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지.그 큰 ST그룹 운영만으로도 바쁠 텐데.점심 시간.조지운은 박시준의 차가운 표정과 찌푸린 인상을 보고 "대표님, 노 교수의 제자가 많다고 하지만 하나씩 찾아보다 보면 노 교수가 말한 그 사람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겁니다."라며 위로하였다.박시준: "진아연이 귀국했어."그의 목소리는 처량하면서 덤덤했다.아무 감정이 없는 것 같으면서 또 모든 감정을 쏟은 것처럼 느껴졌다.조지운은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연락이 온 겁니까?""아니, 곧 올 거야." 박시준은 마침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진아연이 나와 이혼하려고 해. 진아연 변호사한테 이혼하려면 진아연보고 직접 날 찾아오라고 말 했어. "조지운: "안 오면 어떡할 건데요? 사실 두 분이 이혼하든 안 하든 두 분의 생활은 예전과 다를 거 없잖아요."박시준은 조지운을 향해 차가운 눈빛을 쏘아 부었다.조지운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성빈은 와인 한 병을 주문하고 그에게 물었다. "시준아, 너 지금 걔한테 어떤 마음이야? 나라면 미워하고도 남았어, 근데 지금 널 보면 미워하기는커녕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박시준은 자기 잔에 와인을 따랐다.와인으로 목을 살짝 적신 후 그는 맑은 목소리로 "미움까지는 아니야, 하지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건 확실해."그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면 벌써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그녀를 놓아 줬을 것이다.4년 전 그는 그녀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돈, 몸,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그 모든 것을 조건 없이 그녀에게 주었다.그러나 결국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무자비하게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