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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작가: 별공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잘못된 상대에게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히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왜인지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사장님이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런 스타일 좋아해요?]

그리고 곧이어 영상이 하나 도착했다.

영상은 방금 헬스장에서 찍은 것 같아 보였다.

근육이 울끈불끈 하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몸, 하얗고 매력적인 복근에 이어지는 완벽한 라인, 그리고 회색 트레이닝 바지.

위쪽은...

정말 엄청나게 아름다웠다.

영상 속 주인공은 좀 부끄러운 듯 보였다.

영상의 끝부분에는 얼굴이 살짝 비쳤는데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사장님에게 빠져들었다.

[더 없어요? 조금만 더 보여줘요!]

그러자 사장님은 부끄러워하며 또 다른 영상 몇 개를 보내왔다.

인정한다.

나는 이미 이 사람의 매력에 철저히 침식당했다.

평소엔 엄숙한 이미지였던 그가, 사실은 이런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니...

왠지 기분이 묘하게 짜릿했다.

나는 그의 영상들을 보며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시지가 도착했다.

[만약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신다면, 앞으로 매일 이런 영상 찍어서 보여줄게요. 질릴 때까지 마음껏 봐도 좋아요.]

사람이 살면서 추구하는 건 총 네 가지다.

돈, 권력, 명예, 그리고 미모.

그중 마지막 하나가 가장 유혹스러웠다.

[뭐, 꼭 안 될 것도 없긴 한데.]

어차피 SNS 연애였다.

당연히 조건은 있었다.

비밀 유지, 프로필 사진 변경 금지, 영상 통화 금지, 그리고 현실에서 만나지 않는 것.

사장님은 조금 망설이는 듯했지만, 결국 동의했다.

그렇게 우리의 SNS 연애는 시작되었고,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사장님은 점점 더 자신을 잘 꾸미게 되었고, 나는 그의 다양한 스타일을 보며 눈호강을 하곤 했다.

그의 외모는 날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나는 그의 스타일 변화에 따라 점점 더 매료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은 나에게 만나자고 했다.

[애초에 만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오직 SNS 연애, 현실에서는 만나지 않기로 했잖아!]

[나도 알곤 있지만 정말 네가 보고 싶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얼마 전, 내가 대학 동창회에 다녀온 뒤 한 동창이 나에게 고백을 했다.

나는 그를 단칼에 거절했지만, 그는 끈질기게 역겨운 메시지를 보내왔다.

기분이 나빴던 나는 그를 공개적으로 대차게 비난한 뒤, 그를 차단했다.

그 사건은 SNS 연애 중이던 사장님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사장님은 이참에 당당하게 자신이 내 남자친구라는 것을 밝히려 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사장님이 일주일 내내 졸라대자, 나는 짜증이 나서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 후, 사장님은 완전히 풀이 죽어버렸고, 마치 시든 가지처럼 쪼그라들었다.

핸드폰 화면에 그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는 알림이 뜨자, 나는 한숨을 쉬며 조용히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다.

바로 그때, 내 직속 상사 서주연이 나를 불렀다.

“진 대리, 이 기획안을 유 대표님께 전달해 줘.”

서주연이 유동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회사 전체가 다 알고 있었다. 평소라면 서주연은 사장님과 조금이라도 더 접촉하려고 애썼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장님은 기분이 영 안 좋았다.

지난번 그녀가 사장님을 위로하려다가 된통 혼이 난 이후로는, 이런저런 핑계로 다가가지 못했다.

“에휴... 부장님, 저희는 직급 차이가 있으니, 제가 직접 전달하는 건 좀...”

유동주가 바로 내 SNS 연애 상대다. 그도 내가 회사에서 쓰는 연락처를 알긴 했지만, 그와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 기획안이 하도 지연된 탓에, 유동주는 이미 불만이 많았었다. 게다가 지금 유동주의 기분이 나빴기에, 이 기획안을 들고 들어간다면 분명 심하게 혼날 것이다.

내가 말끝을 흐리며 망설이자, 서주연이 눈을 홉뜨고 말했다.

“말 많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얼른 가!”

어쩔 수 없었다.

비록 SNS에서는 사장님의 모든 걸 다 본 것 같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는 건 여전히 조금 겁이 났다.

게다가, 직장에서 그는 굉장히 엄격하고, 말하자면 꽤 강한 성격인 데다가 독설을 자주 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꺼냈다.

그날 이별을 통보한 이후, 유동주는 계속해서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나는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별을 선언했기에 그 후 나는 그가 보내온 메시지를 보지 않았다. 첫째는 내가 마음이 약해질까 봐, 둘째는 사장님의 자존심을 좀 꺾어두기 위해서다.

현실에서 만날 수는 없지만, 헤어지는 건 고려할 수 있었다.

나는 생각을 정리하며 메시지를 작성했다.

[안 헤어져도 되는데 대신 내 말 좀 잘 들었으면 좋겠어. 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정말 싫어하거든.]

그쪽은 곧바로 답장했다.

[자기야, 드디어 나한테 대답해 줬구나!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리고 울고 있는 강아지 이모티콘이 덧붙여졌다.

나는 깊게 숨을 쉬고 유동주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문 안에서는 잠시 당황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기침을 한 후 말이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 시선은 유동주의 약간 붉어진 코끝에 고정되었다.

‘울었나?’

내 시선을 느낀 그가 어색하게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기획안 가져왔어요? 놓고 먼저 돌아가세요.”

그의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그러지 않았으면 벌써 나에게 직급을 무시했다며 뭐라 했을 것이다.

한때 동료가 직급을 넘어서 보고했다가 해고당한 적이 있었다.

그 동료의 일 처리가 문제였기도 했고, 상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도 원인이었지만, 직급을 넘는 보고는 분명 직장 내 큰 실수다.

그러나 그 기획안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 다시 서주연에게 돌아갔고 서주연은 내게 넘겨주었다.

나는 결국 야근을 하며 수정해야 했다.

하필이면 오늘, 유동주는 기분이 좋았는지 정시에 퇴근했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함께 야근하던 다른 직원들도 다 일찍 퇴근했고, 회사엔 나와 프런트 직원만 남게 되었다.

그러나 이 기획안이 언제 끝날지 몰라서, 나는 프런트 직원에게 퇴근하라고 말하고 나 혼자 일을 했다.

한참 뒤, 나는 갑자기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잠깐 멈칫한 나는 조금 두려움을 느꼈다.

시간을 보니 벌써 밤 10시였다. 이 시간에 누가 온 걸까?

머릿속에서 각종 공포 영화 장면들이 떠오르며, 나는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본능적으로 숨을 참고 조용히 있었다.

그때 익숙한 사람이 다가왔다. 그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유동주였다.

“왜 혼자 여기 계신 거예요? 집에 가지 않았어요?”

유동주는 내가 여전히 남아 야근하고 있다는 사실에 꽤 놀란 듯 보였다. 나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다 너 때문이잖아!’

“이 기획안이 급해서 내일까지 완벽히 할 수 있을지 몰라 오늘 야근하며 좀 더 다듬으려고요.”

“아, 그 기획안 말이군요.”

유동주는 잠시 멈칫한 후, 의외로 내 쪽으로 다가왔다.

“제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할게요. 그럼 더 쉽게 수정할 수 있을 거예요.”

내 왠지 모르게 조금 긴장했다.

왜냐하면 유동주와 다시 사귀기로 한 후, 그가 보내온 메시지에 답장하기 위해 나는 개인 계정을 컴퓨터에 로그인했다.

‘어떡하지?’

유동주가 다가오더니 내게 말했다.

“컴퓨터 화면 좀 열어봐요.”

내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내 손은 천천히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했다.

작업이 끝날 무렵, 유동주가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한번...”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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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수가.나는 또다시 연기를 시작했다.나는 고개를 숙이고 죄책감과 어색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사실은 제가 어제 실수로 넘어졌거든요. 다행히 유 대표님이 저를 잡아주셨는데, 그 탓에 너무 민망했었어요.”그 말을 끝내고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만 얘기해요. 생각만 해도 민망해 죽겠어요.”주변에서 몰래 듣고 있던 동료들이 지루한 듯 고개를 돌렸다.서주연은 눈을 깜빡이며 내 표정을 살폈다. 그 표정이 내 말을 믿는 것인지 아니면 의심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그렇구나, 어쨌든 사내 연애는 좀 아니거든.”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또 덧붙였다.“마침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의 단가에 좀 문제가 있어서, 상대 회사와 얘기를 좀 해야 해. 그런데 내가 시간이 없으니까, 진 대리가 대신 좀 맡아줄래?”그쪽 사람들은 이미 일찍 도착해 있었고,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봤다.‘아니, 이 사람, 나에게 고백했던 그 대학교 동창이잖아? 진짜 악연이 따로 없네.’ 나는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표정은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손을 내밀었다.“조 대표님, 안녕하세요.”그도 나를 알아보았는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진 대리님, 오랜만입니다.”이번 일은 결국 누가 말을 잘하느냐, 누가 잘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2억이 넘는 공사라지만, 실제로 협상은 생각밖으로 치열했다.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조 대표님, 이 공사의 재료 단가가 너무 높아서 저희 쪽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그는 예상대로 가난한 척하며 말했다.“진 대리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저희는 이미 가격을 많이 낮췄어요. 정말 별로 벌지도 못해요.” 서로 조금 더 얘기를 주고받은 뒤, 그는 마지못해 말했다.“그럼 이렇게 해요. 최저가를 제시해 주세요. 저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라면 바로 협상을 체결하죠.”나는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이 공사는 원래 온라인으로 입찰을 해야 하는데, 서주연은 그

  • 사장님과 비밀 DM   제4화

    “네?”나는 순간 당황했다. “저 술 못 마셔요.”“술 못 마시면 안 되지! 이 정도 나이면 술은 배워야지.”서주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손에 술잔을 쥐어주며, 술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못 마시면 배우면 되잖아, 한 번 마시면 괜찮아질 거야.”그 전에,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여자 직원이 있었다. 그녀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여러 상사들에게 소개된 뒤 술자리로 끌려가듯 요구를 받아야 했다.그 직원은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어서 술을 못 마신다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술을 마시게 되어 결국 병원에 실려 갔다. 결국 그 일로 그녀는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그만뒀다.그 일이 벌어진 지 벌써 2년이 됐는데, 이렇게 빨리 나한테도 비슷한 일이 생기게 될 줄은 몰랐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고, 서주연은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고은 씨,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얼른 한잔 쭉 들이켜.”나는 마음을 먹고 술을 한 번에 마시려 했다.그때, 누군가가 내 손에 쥐어졌던 술잔을 빼앗았다.“못 마시면 억지로 마시지 마세요.”그건 바로 유동주였다.서주연은 잠시 놀란 듯했지만, 곧 웃으며 말했다.“어머, 유 대표님, 여기 계셨네요. 예전엔 이런 자리를 싫어하지 않으셨어요?”유동주는 서주연을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왜 술 못 마시는 사람한테 술을 강요해요?”주위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이 상황에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서주연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서둘러 해명을 했다.“제가 강요한 게 아니라 고은 씨가 마시겠다고 하셨거든요.”모두가 방금 일어난 상황을 똑똑히 봤지만, 여기에는 CCTV가 없었기에 유동주도 뭐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유동주는 서주연을 깊은 눈빛으로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요.”서주연은 얼굴이 굳어졌고, 뭔가 말을 하려는 듯했지만 유동주가 나를 끌고 그대로 돌아서서 나갔다.유동주가 나타난

  • 사장님과 비밀 DM   제3화

    나는 흥분한 나머지 탁자를 세게 쳤다. 그 순간 유동주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유동주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왠지 귀여워 보였다. 그제야 나는 SNS 속의 그 사람과 현실 속의 유동주가 동일 인물임을 믿을 수 있었다.나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유 대표님. 그,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러고는 탁자 위에 있던 핸드폰을 챙겨 화장실로 갔다.유동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아... 그래요.”나는 핸드폰으로 빠르게 컴퓨터에 로그인된 계정을 로그아웃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유동주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다 이야기하려고 하니까, 컴퓨터 화면 오른쪽 하단에 뜨는 알림을 하나하나 읽어보면 들킬 게 뻔했다.나는 유동주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돌아갔다.돌아갔을 때, 유동주는 이미 대충 확인했고 나에게 수정해야 될 사항을 가르쳐주었다.수정 사항을 하나하나 말해주고 난 후, 유동주는 자신의 사무실로 갔다.“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올게요.”‘다시 돌아온 다고?’ 나는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결국 나는 머리를 숙이고 열심히 일을 했다.유동주는 워커홀릭이라 그런지, 나는 그와 함께 밤늦게까지 수정 작업을 했고, 결국 12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거의 다 됐어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죠.”유동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그제야 마음을 놓고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불만이 가득했다.그때 유동주가 갑자기 물었다.“직원 기숙사에서 사시죠? 제가 데려다줄까요?”“네?” 나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아니요, 아니요. 괜찮아요. 가까워서 걸어서 가면 돼요.”“여자분이 이 늦은 시간에 혼자 가는 게 위험하지 않겠어요?”유동주가 고집을 부리자 나는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그리고 그는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야근하는 여직원 한 명을 데려다줬는데 보조석엔 태우지 않았어.][OK.]차에 오른 뒤, 우리 둘은 아

  • 사장님과 비밀 DM   제2화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잘못된 상대에게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솔직히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왜인지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그때 사장님이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왔다.[이런 스타일 좋아해요?]그리고 곧이어 영상이 하나 도착했다.영상은 방금 헬스장에서 찍은 것 같아 보였다.근육이 울끈불끈 하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몸, 하얗고 매력적인 복근에 이어지는 완벽한 라인, 그리고 회색 트레이닝 바지.위쪽은...정말 엄청나게 아름다웠다.영상 속 주인공은 좀 부끄러운 듯 보였다.영상의 끝부분에는 얼굴이 살짝 비쳤는데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그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사장님에게 빠져들었다.[더 없어요? 조금만 더 보여줘요!]그러자 사장님은 부끄러워하며 또 다른 영상 몇 개를 보내왔다.인정한다.나는 이미 이 사람의 매력에 철저히 침식당했다.평소엔 엄숙한 이미지였던 그가, 사실은 이런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니...왠지 기분이 묘하게 짜릿했다.나는 그의 영상들을 보며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시지가 도착했다.[만약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신다면, 앞으로 매일 이런 영상 찍어서 보여줄게요. 질릴 때까지 마음껏 봐도 좋아요.]사람이 살면서 추구하는 건 총 네 가지다. 돈, 권력, 명예, 그리고 미모.그중 마지막 하나가 가장 유혹스러웠다.[뭐, 꼭 안 될 것도 없긴 한데.]어차피 SNS 연애였다.당연히 조건은 있었다.비밀 유지, 프로필 사진 변경 금지, 영상 통화 금지, 그리고 현실에서 만나지 않는 것.사장님은 조금 망설이는 듯했지만, 결국 동의했다.그렇게 우리의 SNS 연애는 시작되었고, 어느덧 2년이 지났다.사장님은 점점 더 자신을 잘 꾸미게 되었고, 나는 그의 다양한 스타일을 보며 눈호강을 하곤 했다.그의 외모는 날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나는 그의 스타일 변화에 따라 점점 더 매료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은 나에게 만나자고 했다.[애초에 만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 사장님과 비밀 DM   제1화

    나는 사장님과 SNS 연애를 하고 있다.현실에서 만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당부했지만. 그는 아직 자신의 연애 상대가 나인 걸 모른다. 최근 사장님은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그걸 느낀 회사 사람들은 모두 긴장하며 일하고 있다. 심지어 딴청을 피우는 것도 많이 줄었다.사장님이 열심히 야근을 하고 있었기에 아무도 사장님보다 먼저 퇴근할 수 없었다.결국 밤 11시, 12시까지 야근을 하게 됐다. 덕분에 내 눈밑에도 다크서클이 생겼고, 피부 상태도 나빠졌다.회사 사람들 중에 사장님이 화가 나 있는 이유를 아는 건 나뿐이다. 그런데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왜냐하면, 사장님이 여자친구한테 차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사장님을 찬 사람은 나다.다만 사장님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사건의 시작은 내가 2년 동안 만나던 SNS 연애 상대가 현실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였다.우리는 트위터에서 알게 된 사이다. 내가 뜻밖에 그의 게시글을 본 후부터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왜 전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걸까요?][키 188cm, 몸무게 83kg, 25세, 서울대 석사 졸업, 경영을 배운 데다가 현재 회사에서 부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최소 2억 원 이상, 차와 집도 있습니다. 비주얼은 보통이고 여태껏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댓글에는 그를 비웃는 말들이 가득했다.[딱 봐도 거짓말이네.][이게 말이 돼? 서울대 석사 졸업에 나이가 25세인 것도 모자라 회사 부대표라니.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하지.][젊은 나이에 회사 부대표가 된다는 것은 분명 부모님한테서 회사를 물려받았다는 이야기인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외국 대학을 다니지 않나요?]나는 장난 삼아 그 게시글에 한 마디 댓글을 남겼다.[혹시 외모 문제 아닐까요? 사진 좀 보내보세요.]그리고 더는 트위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글쓴이가 나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안녕하세요,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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