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 나상준은 전화벨 소리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왼쪽선 옆에 놓인 휴대전화에 시선을 던졌다.이때, 또렷한 이름이 스크린에 떴다.그는 멍해졌다.허영우는 나상준을 보다가 휴대폰이 진동하면서 그 진동이 울리는 곳을 잠시 바라보다가 바로 나상준을 쳐다보았다.지금 그는 나상준의 변화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이 전화 한 통 덕분에 오후 내내 마음 졸여왔던 허영우는 마음이 놓였고 편안해졌다.그는 마침내 그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나 대표에게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겼으니 달라진 것이었다. 일이다 해도 마찬가지다.무심한 것과 유심한 것은 완전히 다르다.전화기는 계속 윙윙 소리를 내며 진동했지만 나상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윙윙거리는 진동 소리는 임원들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점차 그들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고, 목이 타와서 말없이 조심스레 침을 삼키고 있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낮추었다.방금 너무 감격스러워서 대표님이 아직 여기 계신 걸 잊고 있었다.임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적지 않았고 심지어 나상준보다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나상준이 자리에 앉거나 시선을 그들에게 돌리면 누구나 감히 경솔하게 행동하지 못한다.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사람 앞에서 함부로 건방지게 행동할 수 없게 만드는 타고난 권력자가 있는 듯하다. 그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도 말이다..지금, 회의실 안은 누구나 숨죽이고 있어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했다. 그래서 윙윙거리는 진동 소리만 더 크게 들렸고 이 사람들의 마음은 졸여왔다.나상준은 컵을 들고 핸드폰 스크린에 또렷하게 떠 있는 발신 전화를 보았다. 그렇지만 그는 전화도 받지 않았고 차도 마시지 않았다.시간이 멈춘 듯했다.많은 임원은 긴장해왔다. 이렇게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매우 무서웠다.무의식적인 두려움이었다.그들은 마음속으로 애타게 대표님이 전화를 받기를 기도했다. '받아라, 제발 전화 받아라.' 대표님이 전화를 받지 않으
"지금 바빠요? 바쁘지 않으면 하 교수가 저녁에 다 같이 밥 먹자고 하셨어.”차우미는 거의 하 교수가 한 말을 나상준에게 전하듯 말했다.마치 그녀가 연락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어서 연락한 것을 전해주고 싶은 듯하였고 그의 일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했다.감정이 없는 듯한 서투른 말투로 말이다. 잔인한 것에 레벨이 있으면 차우미는 아마 탑일 것이다.나상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회의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잠시 긴장을 풀었던 임원들의 마음은 다시 졸여오기 시작했다.차 안은 더할 나위 없이 조용했다. 특히 차우미가 전화를 걸면서 하 교수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고, 진정국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지금 나상준이 대답하지 않으니 차 안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차우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전화를 꺼내 화면을 보았다. 전화가 끊기지 않은 통화 중이었다.그녀는 생각했다. '신호가 잘 안 터지는 건가?'그녀는 그의 목소리를 조금도 듣지 못했다.차우미는 전화를 귓전에 갖다 대며 말했다."여보세요?”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나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방금보다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비록 이것은 단지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확인하는 것이지만 말이다.나상준이 입을 열었다. "이따 보자.”말을 마치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뚜뚜.”차우미는 그가 한 말을 듣고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뚜뚜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녀는 잠시 멍해 있다가 전화를 내려놓았다.아마 바쁘리라 생각하면서 말이다.그녀는 시계를 보았다. 5시 16분이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하 교수에게 말했다. "교수님, 지금 그 사람 바쁜가 봐요. 아직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어요.”그녀는 나상준이 지금 회성에 있는지 묻지 않았지만, 그의 마지막 말로부터 그녀는 알 수 있었다.그는 지금 회성에 있다.그래서 그가 올 수 있을지는 일을 다 끝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차 안의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차우미가 방금 나상준에게 한 말은 하 교수를 포
그가 올지 안 올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그들이 어디에서 식사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만약 그가 일이 빨리 끝나면 바로 올 수도 있고, 만약 끝나지 않았다면 안 와도 되는 것이다.어떻든 가네 그에게 알려야 한다.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차를 마시며 사람들과 일에 관해 이야기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모두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다.차우미의 휴대폰은 더는 울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안정적이었다.NS 그룹 지사.차가 대문 밖에 멈추자 엘리베이터가 띵 하는 소리를 내며 안에 있는 사람이 나왔다.운전기사는 일찍 차 밖을 찾아와서 안에서 나오는 사람을 보고는 즉시 뒷좌석 문을 열었다.나상준 혼재였다. 허영우가 따라오지 않았다. 그는 차에 올라타 팔에 걸쳐진 양복 점퍼를 옆에 두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그때 휴대폰이 띵 소리를 내며 새 메시지가 들어왔다.그는 다시 눈을 뜨고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꺼냈다.휴대폰에는 메시지가 떠 있었고 메시지를 보낸 사람의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차우미다.그는 이 이름을 보고 숨을 돌린 후 메시지를 보았다.「우리 이미 레스토랑에 도착했어. 중궁 레스토랑 3층 3123실이야. 시간 되면 오고, 시간이 안 되면 내가 하 교수한테 준상 씨 바쁘다는 거 말씀드렸으니 안 와도 상관없어.」메시지 내용은 매우 디테일해서 그가 상황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이전의 통화할 때처럼 낱낱이 그에게 알려주었다.그녀는 마치 업무를 보고하는 부하 직원같이 한 치의 실수도 골라낼 수 없었다.그런데 그녀는 부하 직원이 아니다.나상준은 이 메시지를 보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룸에서는 모두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와 같이 일에 관한 얘기였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이야기였다.차우미도 먹으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는 가끔 자기의 의견과 생각을 말하기도 하였다.룸 안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그런데 마침 분위기가 무르익자 문이 열렸다
하성우가 묻자 진정국과 하 교수를 제외한 모두의 시선이 차우미에게 쏠렸다.차우미는 음식을 입에 물고 있다가 들어온 사람이 하정우인 것을 본 후 고개를 숙이고 계속 천천히 씹으며 더 이상 하성우를 보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하성우의 이 물음은 그녀의 마음을 찔렀다.차우미는 잠자코 입안에 다 씹은 반찬을 삼키고 고개를 들었다.하성우는 질문을 마치고 그녀의 양쪽에 앉은 사람을 보았는데 나상준은 없었다.그는 눈을 깜박이며 물음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그녀에게 돌렸다.마치 지금 여기에 그녀 혼자가 아니라 나상준이 같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하성우의 물음이 가득 찬 얼굴을 보고 대답하려 입을 살짝 열었다. 하지만 이때 하 교수가 옆에서 말했다. "상준이가 너 같이 매일 시시한 일들 하고 다니는 줄 알아? 상준이는 일이 많아, 그것도 중요한 일! 너처럼 한가한 사람 아니라고.”하성우는 또 구설에 올라 웃어야 할지 줄어야 할지 몰랐다. "네네, 그는 바른 일만 하는 바쁜 사람이고 저는 그냥 한가한 사람이네요.”하성우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그래도 나상준이 분명히 무슨 일이 있어 오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 오전에 하성우는 그와 통화를 한 후에 바로 자기의 일을 하러 갔다.특히, 나연이가 온다는 소식에 머리가 아파서 그와 차우미를 신경 쓰지 않았다.하 교수는 손자가 마침내 잠잠해지자 모두에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드세요.”하성우도 사람용 광차 따라 말했다. "그래요, 저 신경 쓰지 말고 다들 계속하세요.”하 교수가 그의 말을 끊은 것은 명백한 경고였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하지 말라는 경고다. 그는 할아버지의 표정을 보면 곧 알아차릴 수 있다.하성우는 평소에는 믿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지 정말 그런 사람은 아니다.그는 무슨 말을 해도 되는지, 해서는 안 되는지 잘 알고 있다.곧 분위기가 회복되었고, 사람들의 시선은 더는 차우미한테 있지 않았다.차우미는 하
'이 사람이 왔다고?'하성우는 말을 하려고 하다가 자신의 입에 아직 삼키지 않은 음식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까먹고 그만 사레가 들렸다."콜록콜록!"그의 기침 소리가 나자, 차우미를 포함한 모두가 그를 보았다. 그 절도 있고 침착한 힘의 소리를 들은 차우미는 나상준이라는 것을 알았다.문이 열리자 팔에 양복 점퍼를 걸친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고, 그녀는 속눈썹이 흔들리며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빨갛지도 희지도 않고 평소와 같았다.평소와 다름없이 조금도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 차우미는 전에 그들이 통화했을 때 그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리고 눈앞에 서 있는 차가운 사람을 보고 그녀는 입술이 살짝 움직이며 말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기 전에 하성우의 기침 소리가 그녀의 사색을 끊었다.차우미는 하성우를 보았다. 하성우는 등을 돌린 채 휴지로 입을 막고 있었는데 그의 옆에 앉은 하 교수의 비서가 그가 사레에 걸린 것을 보고 서둘러 그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하성우는 얼굴이 붉고 귀가 빨개졌다. 그가 먹은 음식에 마침 고추가 들어있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입구에 서 있는 나상준은 문이 열리면서 룸 안으로 시선을 옮겼고, 한눈에 하 교수의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차우미는 그를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기 전부터 말이다.마치 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차우미가 그를 보고, 그는 그녀를 보며 서로 마주 보았다. 나상준은 그녀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뭔가 불편한 건 없는지, 이상한 건 없는지 찾고 있는 것 같았다.나상준은 이렇게 관심해 주는 거, 신경 써 주는 것에 약한 편이다. 그런데...기침 소리가 이 시선을 끊었다. 나상준은 그 기침을 해서 목까지 빨개지면서도 이쪽을 바라보려 하는 사람을 보며 걸어 들어왔다.나상준이 들어오자 비서가 다시 종업원에게 식기를 가져오라고 했다.차우미 옆자리에 앉은 진정국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상준이 여기 앉
그녀는 마치 무언가를 연구하는 듯 나상준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집중하여 그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아주 웃겼다.음식을 주문하러 갔다가 마침 돌아온 하성우가 그런 차우미의 모습을 보게 됐다.그는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깜빡거리며 차우미와 나상준의 모습을 번갈아 봤다.이 사람은 자기 생각을 아주 잘 감추는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아주 평온했다.나상준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옆 사람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 듯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었다.하성우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푸 하하거리며 마치 무슨 매우 웃긴 일을 본 듯이 기쁘게 웃어댔다.그가 웃는 소리에 차우미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니 그는 나상준과 자신을 번갈아 보며 배꼽을 잡고 웃고 있었다.하성우의 모습을 본 차우미는 그가 무엇 때문에 웃는지 순식간에 알아차렸다.자신이 나상준을 빤히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하성우가 박장대소한 거였다.하성우에게 있어서 이런 일은 아주 재미난 일이었다.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숟가락을 들고 국을 마셨다.비록 하성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웃음에 그녀는 자신이 나상준을 너무 빤히 바라본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무의식적으로 귀가 새빨개진 차우미는 더는 나상준과 하성우를 바라보지 못했고 그런 차우미의 모습을 본 하성우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 상준이를 3년이나 봤는데 아직도 충분히 보지 못한 거야?”이런 상황을 보고 가만히 있을 하성우가 아니었기에 그는 바로 차우미를 놀렸다.나상준은 갑작스러운 하성우의 웃음에도 그를 쳐다보지 않고 말없이 차를 마시고는 찻잔을 내려놨다. 그러고는 고래를 들어 맞은편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가볍게 찻잔을 돌렸다.하성우의 웃음에 룸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가 왜 웃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하 교수도 자신의 손자가 또 무슨 사고를 칠 가 봐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그러
“그럼 날 보지, 설마 널 보겠냐?”하 교수는 손자를 꾸지람하려던 것을 멈추고 나상준을 바라봤다.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상준에게는 매번 하성우에게 대처할 방법이 있었다.나상준은 입담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고 웃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으며 말을 길게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상준의 말은 무게가 있었고 하성우의 말은 사람은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찻잔을 만지며 여유롭게 말하는 나상준의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웃음을 터뜨렸다.하성우의 장난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난감해하는 차우미를 보며 나상준이 차우미 편을 들어줬고 나상준의 말에 하성우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담담한 나상준의 눈빛에 하성우는 잔뜩 겁을 먹었다.하성우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껏 기가 죽은 채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며 웃었다.“허허, 그래 널 봐야지. 당연히 널 봐야지.”‘또 까불었네. 참을 수가 없었어.’하성우가 잔뜩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이때 하 교수가 입을 열었다.“상준아, 쟤 좀 잘 가르쳐라. 쟤가 좀 매를 버는 스타일이야. 네가 마침 회성에 있으니 날 대신해서 재를 좀 교육해 줘.”나상준이 하 교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네, 아저씨.”하성우는 말문이 막혔다.분위기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종업원이 금방 만든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가져오자 모두 계속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사람들도 더 이상 차우미를 쳐다보지 않았기에 그녀의 얼굴 홍조도 서서히 사라져갔다.그녀는 국을 마시면서 사람들이 나누는 일적 얘기를 듣다 뭔가를 느낀 듯 자신 옆에 앉아 있는 나상준의 밥그릇을 바라봤다. 밥그릇의 밥이 그대로 있었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수저를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차우미는 고개를 들어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를 마신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차우미가 나상준의 그릇에 음식을 놓아주자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나상준의 눈길이 밥그릇에 향했다.가장 신선할 때 딴듯한 산나물은 셰프의 손을 거쳐 먹음직스러운 음식으로 재탄생했다. 색상도 예뻤다. 기름진 산나물이 새하얀 쌀밥 위에 올려져 남다른 색채를 뽐냈다.밥은 더 이상 단조롭지 않았고 산나물도 평범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아주 잘 어울렸다. 마치 천생연분처럼 떨어지면 안 되는 듯한 모습이었다.나상준은 찻잔을 내려놓고 젓가락을 집어 들고는 산나물과 함께 밥을 먹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바로 그녀 옆에 있었기에 그녀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가 밥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예를 들면 지금처럼 말이다. 차우미는 나상준을 쳐다보지 않았지만 그가 밥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한 시름 놨다.비록 두 사람은 이혼했지만 차우미는 여전히 나상준이 아픈 게 싫었다. 그녀는 그가 건강하기를 바랐다.나상준에게 채소를 집어 준 뒤로 차우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았다.그가 왔을 때 그녀는 거의 배가 부른 상태였다. 국도 마셨겠다 그녀는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되었다.나상준이 밥을 먹자 차우미는 더 이상 나상준을 신경 쓰지 않고 사람들의 얘기에 진지한 모습으로 귀를 기울였다. 다만…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함을 느낀 차우미는 나상준의 밥그릇을 바라봤다. 원래 그대로였다. 나상준이 몇 입 밖에 먹지 않은 듯했다. 차우미가 집어준 채만 먹고는 먹지 않은 모습이었다.차우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뭐야, 음식이 입에 안 맞나? 아니면 입맛이 없어서 내가 집어준 채소만 먹고 먹지 않은 건가?’차우미는 그가 왜 밥을 먹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밥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금 뒤에 먹겠지 하고 생각했다.차우미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더는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한참 뒤에도 나상준이 밥을 먹지 않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