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장로는 도범의 주먹에 맞아 삼백여 미터 정도 거꾸로 날려 가서야 겨우 멈추었다.“으악!”그러더니 바로 비명을 지르며 한쪽 팔을 움켜쥐었다. 오른팔 여러 곳이 골절되었던 것이다.“뭐야! 셋째 장로가 다치다니!”“팔 전체가 부러진 것 같은데? 쯧쯧, 상처를 치료하는 단약을 복용해도 보름 정도는 휴양해야 할 거야.”“맙소사. 저 녀석 대체 어느 수련 경지에 달한 거야? 셋째 장로는 진신경 정점의 강자 중에서도 실력이 꽤 강한 존재인데, 이렇게 빨리 패배하다니.”비영종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큰 충격을 받아 두 눈을 부릅뜨고 도범을 쳐다보았다.그들은 젊은 세대의 천재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늙은 세대의 강자와 비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아무래도 늙은 세대는 진신경 정점의 수련 경지에서 이미 여러 해 동안 머물러 있었으니.꼴깍-초수정도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도범 씨 너무 강하잖아! 저게 전력을 다 한 실력인지 모르겠네.”“당연히 전력을 다 했겠지?”옆에 있던 초수영도 덩달아 침을 삼키며 확실치 않은 어투로 대답했다.사실 그녀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현재의 도범은 이미 진신경 정점에 돌파했고, 노파 같은 진신경 정점의 상대를 상대하는 데엔 전력을 다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정말로 전력을 다 했다면 노파는 울부짖을 기회도 없이 바로 숨졌을 거라는 것.“으악!”노파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 급히 상처 치료하는 단약을 꺼내 삼켰고, 그제야 겨우 통증을 가라앉히게 되었다.“자식,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나, 감히 내 비영종의 장로를 다치게 해? 내가 오늘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겠구나!”패배한 셋째 장로의 모습에 순간 모욕감을 느끼게 된 비영종의 종주는 무서운 기세를 방출하며 도범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종주님께서 직접 나섰어! 이번엔 저 녀석이 끝장나겠는데?”“맞아. 종주님이 나섰는데, 저 녀석이 죽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하지.”비영종의 제자들은 유비영이 직접 나선 모습에 바로 또 기세등등해졌다.하지만 의외로 공격
가까스로 멈춰 선 비영종 종주는 얼얼한 손을 여러 번 털었다. 그러고는 얼굴색이 굳어져 도범을 노려보았다.‘나도 영기를 사용했는데 여전히 저 녀석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날려 났어. 저 녀석 체내의 영기가 엄청 혼후한 게 분명해, 몸속의 파워도 엄청 놀랍고.’“이봐, 젊은이. 어떻게 분배해야 적합할 지 자네가 한번 말해 보게. 지금 여기에 모인 세력이 너무 많아 분배하기 쉽지 않을 거야. 우린 분명 은세 가문의 안전을 위해 그렇게 결정한 건데, 결코 죽으러 험지로 들어가겠다니. 나중에 딴말 하며 우리 고종을 탓하지 마.”결국 유비영은 잠시 져주기로 하고 도범을 향해 덤덤하게 웃으며 물었다.이에 적지 않은 은세 가문의 사람들이 얼굴에 괴이한 기색을 띠었다.순간 도범이라는 존재가 무서워 났던 것이다. 운소종의 종주와 비영종의 종주 모두 그와 맞붙었는데 결국 다 패배했으니.하지만 다들 조용히 도범의 답을 기다렸다. 이곳에 모인 세력이 너무 많이 확실히 팀을 나누기가 애매했으니.도범이 한참 생각한 후 상대방을 향해 웃으며 대답했다.“이렇게 합시다. 고종에서 세 험지를 나눠 가지든, 아니면 우리 은세 가문에서 세 험지를 나눠 가지든 다 적합하지 않은 것 같으니, 절반씩 나눠 가집시다. 고종에서 두 곳, 우리 은세 가문에서 두 곳, 어때요?”“그래요, 이 방법이 괜찮은 것 같네요. 이렇게 나눕시다.”홍칠천이 듣더니 즉시 나서서 도범의 제안에 동의했다.‘도범이 너무 강해, 나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도범을 죽일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여러 명이 손잡고 포위공격한다면 많이 쉬워지겠지.’‘게다가 복수를 잠시 미뤄둔다고 해도 험지가 적어도 두 곳은 있어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차려져. 험지가 한 곳 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범과 공을 빼앗게 된다면 우리는 절대 도범의 적수가 될 수 없어.’“우리도 찬성!”영씨 가문의 가주 영신 역시 손을 들어 동의했다.“그래요, 우리도 찬성!”그러자 기타 은세 가문도 하나 둘씩 큰 소리로 말했다.그러나 3대 고종의 안색은
다른 두 종주도 별 다른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이에 도범 등이 눈길을 한번 마주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우리가 천랑설산과 흑풍도로 가죠.”“그럼.”세 종문의 종주는 곧 손을 흔들어 각기 제자들을 거느리고 그곳을 떠났다.그리고 종문의 사람들이 떠난 후 홍칠천이 바로 화가 나서 말했다.“여우 같은 놈들, 정말 너무 하네!”다른 홍씨네 장로도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토했다.“그러게요. 네 개의 험지 증에서 어둠의 숲과 용두흑산의 험악 정도가 천랑설산과 흑풍도보다 훨씬 낮은 건데. 빌어먹을 놈들, 제일 험악한 험지를 우리에게 남겨 주다니!”“두 곳이라도 어디예요? 도범 씨가 무서운 전투력으로 우리를 위해 두 개의 험지를 쟁취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마 한 곳 밖에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하씨 가문의 가주가 쓴웃음을 한번 짓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팀은 어떻게 나눌 건가요?”이에 홍칠천이 한참 생각하더니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도씨 가문 최강 천재의 실력은 방금 다들 봤을 터이고, 도씨 가문도 요즘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흑풍도를 도씨 가문한테 남겨주는 게 제일 적합할 것 같네요. 물론, 도씨 가문을 따라 흑풍도로 가고 싶은 가문이 있다면 따라 가도 좋습니다.”그런데 홍칠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도무광이 바로 앞으로 나아와 냉소를 드러내며 말했다.“홍 가주님, 홍씨 가문은 공인된 은세 가문 중의 최강 세가로 방금 우리 은세 가문을 위해 기회를 쟁취해야 할 땐 죽은 듯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우리 도범 도련님이 나서서 종주, 그리고 장로와 대치하며 겨우 두 험지를 쟁취해오니까 또 이렇게 나서서 흑풍도를 우리 도씨 가문에 떠넘기는 겁니까? 흑풍도는 해역에 위치해 있는 험지로 위험 요소가 가득할 뿐만 아니라 해역 중에는 더욱 무서운 요수들도 많아 가는 길이 태평하지 못하다는 걸 알고 일부러 우리한테 떠넘긴 거죠? 너무 파렴치한 거 아닌가요?”“자네…….”홍칠천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결국 두 손
“싱겁긴. 너 혼도 이미 저쪽으로 날아갔는데, 저쪽으로 가지 않으면 어디로 가겠어? 너와 도범이야말로 진짜고 수영이와 도범이는 가짜 커플이라는 걸 나도 알아.”초용휘가 초수정을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대답하고는 가족을 거느리고 도범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그리고 그 모습에 여러 세가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뭐야? 초씨 가문과 도씨 가문은 전부터 앙숙이었잖아, 그런데 이렇게 빨리 화해했다고?”“허허. 그건 엄청 오래 전의 일이고, 지나간 세월이 얼만데 아직도 원한을 품고 있겠어? 게다가 초씨네 큰아가씨와 도범은 커플이잖아. 나중에 두 사람이 결혼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저 모습으로 봐서는 두 집안이 완전히 화해한 것 같네.”한 가주가 웃으며 대답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도씨 가문과 초씨 가문의 사람들은 전투력이 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절하기도 하지. 우리 만약 홍씨 가문을 따라가게 된다면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 그러니 도씨 가문을 따라가는 게 더 낫을 것 같아.”말을 마친 후 가주는 바로 가문의 사람을 데리고 도범이 있는 쪽으로 갔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영씨 가문은 당연히 도씨 가문과 초씨 가문이 있는 쪽에 섰고, 그 외에 하씨 가문도 도범의 편에 섰다.그리고 나머지 일류 세가 중 난씨 가문과 제갈 가문의 사람들은 전부 홍씨 가문 쪽으로 날아갔다. 흑풍도와 같은 위험한 곳에 가서 모험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게 분명했다.다른 이류 세가와 삼류 세가의 사람들도 흑풍도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다. 길이 멀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데, 흑풍도로 가서 모험한다는 건 더욱 말이 안 됐다.그래서 60%의 이류 세가와 삼류 류세가의 사람들은 전부 홍씨 가문을 선택했고, 40%만 도씨 가문을 선택했다.“자, 선택이 다 끝났으면 바로 출발하죠.”팀이 다 나뉘어진 후 도남천이 손을 흔들어 모두에게 말하고는 바로 일행을 거느리고 동남쪽으로 향해 출발했다.그러다 도범 등이 떠난 후 루진천이 참지 못하고 홍칠천을 향해 물었다.“홍 가
“그렇다고 해도 도범이 그들보다 대단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아까 그건 그냥 평범한 일격일 뿐, 무기도 쓰지 않았잖아요. 그러니 정말로 싸우게 된 다면 도범은 절대 고종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겁니다.”루진천은 여전히 이대로 포기할 수가 없었다. 줄곧 운소종의 손을 빌려 도씨 가문을 밀어버리려 했던 루진천은 방금 창공정이 도범에게 공격을 날린 순간 속으로 엄청 기뻐했다. 그런데 의외로 창공정이 도범한테 지게 되었다는 것이다.게다가 많은 은세 가문의 사람들이 보고 있는 자리라 두 번 다시 공격을 날리지 못했다고 해도 딱히 반박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홍씨 가문의 실력도 약한 건 아니다. 그러니 홍씨 가문을 설득하여 도씨 가문을 쳐내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맞는 말이긴 하지. 그렇지만 난 정말 자신이 별로 없어. 도씨 가문의 그 녀석, 너무 강해. 우리 쪽 네다섯 사람이 손잡고 포위 공격해야만 그를 죽일 수 있을 거야.”“그럴 리가요? 그 녀석이 아무리 진신경 정점의 강자라고 해도 돌파한 지 얼마 안 되었고, 홍 가주님은 혼자서도 여러 명을 감당할 수 있는 강자잖아요. 그때 가서 제가 또 한두 명을 더 붙여주면 틀림없이 그를 죽일 수 있을 겁니다.”홍칠천의 대답에 루진천은 엄청 확신하는 태도를 보이며 계속 홍칠천을 설득했다.“저 녀석을 죽일 생각은 그만하고, 먼저 험지에나 가보자고. 천급으로 돌파할 수 있는 보물이 그 공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어휴, 일단 공이라도 찾아보고 돌아가서 다시 연구해보아야지. 그러다 천급에 돌파하게 되면 복수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야.”홍칠천이 주먹을 한번 불끈 쥐고는 다시 펴고 손을 흔들었다.“출발하지. 천랑설산에 도착한 후 다들 흩어져 움직이고, 누가 먼저 공을 찾게 되는 지는 각자의 실력에 맡기자고.”“도범 씨, 이, 이거, 가져.”같은 시각, 이미 도씨 가문의 비행 검 위로 올라탄 초수정이 작은 병을 도범에게 건네주었다.“이건 우리 가문의 정화 영수야. 한사람당 한 두방울이면 충분해. 그 속에는 총 10명이
“만약 정말 빼앗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난 너를 이길 자신이 없어. 방금 전 너의 그 전투력으로 봐서는 난 절대 너한테 덤빌 수 없는 게 분명해.”초용휘가 도범을 향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그 대답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초용휘가 초씨 가문의 가주로서, 또는 일류 세가에 자리 잡고 있는 가주로서 그토록 덤덤하게 도범의 휼륭함을 인정했으니.“그럼 흩어져 찾아야만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는 거네요? 내가 만약 그 공을 찾게 되었고, 주변에 마침 또 아무도 없다면 그 공은 나의 것으로 되는 거잖아요?”진신경 후기에 돌파한 한 이류 세가의 가주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자 다른 한 가주가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하지만 따로 움직이다 굉장한 요수를 만나게 되면 엄청 곤란할 텐데요? 그리고 그 섬에는 토착 강자들도 엄청 많잖아요, 분명 대륙에서 건너간 우리를 공격할 겁니다. 이것 또한 홍씨네 사람들이 두말없이 천랑설산을 선택한 이유죠.”“그렇네요. 도씨 가문, 초씨 가문, 그리고 하씨 가문, 영씨 가문과 함께 움직이면 많이 안전하긴 하겠지만, 반대로 공을 찾게 되어도 우리에겐 아무런 기회가 없다는 거죠.”방금 전의 이류 세가 가주가 말하면서 속으로 묵묵히 한숨을 쉬었다. 모두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얻고 싶은 보물이 나타났는데 실력이 되지 않아 쟁탈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무기력 해졌던 것이다.그렇다고 또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게 되면 적어도 일말의 기회라도 있는 거지만, 가지 않으면 아무런 기회도 없게 되니까.그러면 평생 운명을 바꿀 수 없을 게 분명했다.천급 수련 경지가 주는 유혹은 위신경의 수련 경지에 달한 사람에게 있어서도 치명적이었다.“도범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때 하씨 가문의 가주가 도범을 한번 쳐다보더니 결국 도범의 의견을 물었다.비록 도범의 전투력이 놀랍다고는 하지만, 그는 도씨 가문의 사람들이 그렇게 잔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험한 자들도 아닐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씨 가문의 가주가 잠깐 멍해 있더니 곧 무엇이 생각났는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도범을 향해 물었다.이에 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공은 영초나 영과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법 같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마 우리 중 아무나 그 공을 얻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몇 년은 연구해야 할 겁니다. 심지어 일곱 개의 공을 모으지 않으면 아무것도 연구해내지 못할 수도 있죠.”“일리가 있네. 그러면 최대한 붙어 다니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가문의 사람이 너무 많이 죽는 걸 원하는 가주는 없을 터니까요. 이번에 만약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큰 손실을 입게 될 겁니다. 신왕종에 얼마나 많은 강자가 죽었는지는 다들 들었잖아요.”영신이 도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이렇게 합시다. 만약 영초나 영과 같은 걸 찾게 되면 일단 먼저 통일로 한 수납 반지에 넣고, 그 반지를 믿을 만한 사람한테 맡겼다가 나간 후에 다시 나누죠. 물론, 힘을 많이 쓴 가문이 좀 더 많이 가지고, 나머지 가문은 적게 가지고. 그러다 요수를 만나게 되면 합심해서 물리치고, 어때요?”“그게 좋겠네요!”이류 세가와 삼류 세가의 사람들이 영신의 말을 듣더니 하나같이 격동 되어 찬성을 표했다. 사실 그들은 내내 이번에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 같아 걱정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류 세가의 사람들이 보물을 빼앗기 위해 험지에서 그들 가문의 가족들을 죽일까 봐 두렵기도 했고. 그런데 영신의 제의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했을 뿐만 아니라, 나가게 되면 영초나 영과도 나눠 가질 수 있었으니 그들로서는 당연히 반대할 리가 없었다.“하하! 보아하니 우리가 도 가주를 따라온 게 확실히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네요.”한 가주가 더욱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그리고 한가지 더! 누가 먼저 공을 찾게 되었든, 반드시 공을 바로 수납 반지에 넣어야 해요. 그리고 수납 반지에 넣은 후엔 누구도 그 공을 쟁탈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도범이
“초 가주님, 하 가주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도범이 다른 몇몇 일류 세가의 가주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에 초용휘가 호탕하게 한번 웃더니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난 찬성이야. 그 공이 만약 정말로 하나의 공법이라면 확실히 모두가 함께 공유해도 괜찮을 것 같아. 결국 모두를 위한 일이니까. 그러니 최대한 동맹을 맺자고, 그래야만 이득을 많이 얻을 수 있을 테니까.”‘역시 수정이는 사람 보는 안목이 남달라. 도범 이 녀석, 확실히 천재가 맞긴 해.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를 처리하는 데에도 능하고. 관건 적인 건 이류 세가와 삼류 세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안다는 거지.’‘단지 오늘 도범이 한 말과 표현에, 이 자리에 있는 이류 세가와 삼류 세가의 사람들이 앞으로 전부 도씨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할 거고, 심지어 그들의 비위에 맞추려 할 거야.’‘그러면 도씨 가문이 차기 제1 은세 가문으로 되는 건 시간의 문제일 뿐이야.’‘반대로 홍씨 가문은 줄곧 횡포하기 그지없었으니, 절대 이류 세가나 삼류 세가와 합작하려 하지 않을 거야.’‘그러니 험지 속으로 들어간 후 틀림없이 서로 싸우게 될 거고, 막심한 손실을 보게 될 거야. 심지어 따라 간 이류 세가와 삼류 세가들이 그들 홍씨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겠지.’그런데 이때, 영신이 잠시 생각하더니 의문을 제기했다.“도범 씨, 자네가 말한 방법이 괜찮긴 하지만 그건 공을 통해 어떠한 공법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만 성사되는 거잖아. 만약 그 공이 유일한 물건이라면? 예를 들어, 그 공을 정말 먹을 수 있다면? 오직 한 사람만 천급으로 돌파할 수 있는 거라면? 그러면 나눌 수 없잖아.”도범도 그 점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서 바로 영신을 향해 대답했다.“그러면 간단하죠. 공을 제일 먼저 얻은 사람이 독차지하게 되는 거죠. 필경 어렵게 빼앗은 물건이니 당연히 그만한 좋은 점을 누려야죠. 제가 방금 전에 제출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