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홍칠천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예로부터 이렇게 대단한 진법이 있었던 걸로 봐서는 천급 공법이 있었다는 게 사실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예전에 절대적으로 천급의 수련 경지에 도달한 강자가 존재했을 겁니다."줄곧 말이 없던 초씨네 대장로가 듣더니 갑자기 격동되어 앞으로 나아가 여러 사람을 향해 말했다."홍 가주님의 말이 맞습니다. 저도 단정할 수 있어요. 천급 공법, 천급 수련 경지의 강자가 절대적으로 존재했었을 겁니다. 다만 지금은 찾을 수 없을 뿐.""그래요? 초 대장로님 설마 무슨 증거라도 있습니까?"초 대장로의 말에 많은 진신경 정점에 달한 강자들이 흥분하여 물었다. 그들은 전부 진신경 정점에 오랫동안 머문 채 아무런 돌파도 없었던 강자들이다. 이대로 계속 제자리 걸음했다간 그들은 매일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며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그러나 그들도 어렵게 진신경 정점까지 돌파한 강자로서 당연히 천급의 수련 경지에 돌파하여 200살까지 살면서 신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그러니 천급의 수련 경지에 대해 언급될 때마다 격동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들의 기대에 찬 눈빛에 초 대장로는 오히려 쓴웃음을 지었다."구체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지고 있는 그 고서, 다들 알고 있죠? 그 위에 많은 괴질을 치료하는 처방전이 기록되어 있는 외에 일부 단약의 단방도 있거든요. 일부 3품 심지어 4품 영초의 특징도 적혀있고, 심지어 3품 단약의 단방도 있고......"이 일은 사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전에 초 대장로가 별로 언급한 적이 없었거니와 누군가 물어보게 되면 항상 우물쭈물하며 상세하게 알려주지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홍씨 가주가 천급에 대해 먼저 언급했으니 그도 그제야 털어놓았던 것이다."초 대장로님, 그 3품 단약의 단방을 저희에게도 보여주면 안 될까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고 달라는 것도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요?"홍영천은 홍씨 가문의 연단 기재로 집착한다고 할 수 있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다. 3품 단약의 단방은 물론이고, 2품 단약의 단방을 홍씨 둘째 도련님더러 꺼내라고 해도 그는 절대 꺼내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초 대장로는 줄곧 그 고서를 잘 보관해 왔었다. 설사 초 가주가 보고 싶다고 해도 잠깐만 보고 바로 돌려와야 하는 건데, 다른 가문의 사람이라면 더욱 함부로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초 대장로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그래요, 관둬요. 초 대장로가 이렇게 우리를 믿지 못하는데, 안 보면 그만이죠 뭐. 단지 그렇게 혼자 감춰두고 백날을 연구해 봐야 아무런 성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홍칠천이 약간 불쾌했는지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그 고서를 자네가 그렇게 여러 해 동안 연구했는데도 아무 성과도 없었잖아. 딱 봐도 일부 의료 수단과 단약의 단방을 적은 책일 뿐, 천급을 돌파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홍 노인도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자네 말처럼 그 속에 3품 단약, 심지어 4품 영초에 관해 기록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천급 공법이 있는 건 확실할 거야. 필경 3품 단약이나 4품 단약은 진신경 후기, 심지어 진신경 정점에 달한 강자들도 단약의 효과가 너무 강해 함부로 쓰지 못하니까.""자, 자. 지금 우리가 그걸 토론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대회나 시작하죠, 시간도 거의 되어가고 있는데."홍칠천이 모든 참가자들을 한 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매 가문마다 400명의 출전 정원이 있으니 알아서 앞으로 나서게. 그리고 내가 ‘시작’을 외치면 이 광막 속으로 들어가서 임무를 시작하면 되는 거고, 30일이 지나기 전에는 누구도 나올 수 없어."홍 노인이 옆에서 소리 내어 일깨워 주었다."규정에 따라 참가자는 30세를 넘으면 안 돼. 어느 가문이 감히 부정행위를 했다간 우리 홍씨 가문이 절대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 숲 속에는 영초와 보물이 엄청 많으니 실력이 있는 자들은 어디 한 번 따보게. 따내면 그건 자네들의 전리품이니."모든 가문의 참가자들이 광막 앞으
도범이 고개를 들어 먼 곳의 산봉우리를 한 버 보더니 바로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지면에서 1~2 메터정도 떨어진 높이에서 천천히 앞으로 향해 날아갔다."크아웅!"이때, 숲 속 깊은 곳에서 무서운 짐승들의 울부짖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에 실력이 놀라운 요수들이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도범은 자신의 수련 경지에 신심이 있어 오히려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단지 일부 삼류 세가의 종사 수련 경지밖에 안 되는 참가자들은 애를 꽤나 먹겠지만."어!"도범의 수련 경지가 높은 데다 속도도 느리지 않았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바로 검은색 패쪽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날아가 주운 후 수납 반지에 넣었다.‘한 달 동안의 시간이 있으니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겠네. 아마 막바지에 가서 쟁탈이 많이 심해질 거야.’도범이 한쪽으로 날면서 속으로 상황을 분석했다. 처음엔 다들 패쪽을 찾는 데에만 전념할 것이다. 그러다 막바지로 가서는 상대방의 패쪽을 빼앗기 위해 반드시 살인을 할 게 분명했다.심지어 조금만 더 지나면 같은 가문의 참가자들끼리 만나게 될 거고, 그때가 되면 두 가문 간의 싸움도 점점 빈번해질 것이다.‘우리 도씨 가문 기타 가족들의 수련 경지가 비록 낮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높지도 않아. 그러니 서둘러 그들을 찾아야 해. 아무래도 이번에 우리 도씨 가문을 겨누려는 가문이 적지 않으니.’도범은 저도 모르게 도씨 가문의 기타 참가자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사실 이번에 도범은 방금 분가에서 데리고 온 천재들을 이번 시합에 출전시킬 생각이 없었다, 너무 위험하니까.그러나 분가의 천재들이 하나같이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들 본인도 와서 한 번 구경해보고 싶다고 해서 도남천과 상의한 후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였다.물론 도씨 가문은 일류 세가라 시합에 참가할 수 있는 천재들은 적어도 위신경 초기에는 달한 강자들로 실력이 낮은 건 아니었다.다만 이번에 그들 도씨 가문이 경계해야 하는 게 다른 강대한 일류 세가들이라는 것이다.쾅-한
"이 봐, 예전에 우리 두 가문 간의 사이가 좋았던 걸 봐서라도 날 놔주면 안 될까? 내가 이제 막 들어왔는데 바로 나를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도수월은 너무나도 억울했다. 가까스로 시합에 참가할 기회를 쟁취해 제대로 한 번 단련해보고 싶었는데. 심지어 숲 속에서 수련 경지를 돌파하는 데에 유리한 보물들도 찾고 싶었는데, 의외로 들어오자마자 잡히다니.‘게다가 이 녀석들,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이렇게 빨리 자기 가문의 사람들을 만나다니.’"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 두 가문 간의 사이가 좋은 건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아니잖아. 우리 출발하기 전에 가주님께서 특별히 홀려 남겨진 도씨 가문의 사람을 보게 되면 사양하지 말고 바로 죽이라고 당부하셨거든."그중 한 남자가 음흉하게 웃으며 도수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몸매 괜찮은데? 예전에 왜 도씨 가문에 이런 천재가 있는 줄 몰랐지?"이에 다른 남자가 덩달아 웃으며 말했다."확실히 괜찮긴 해. 어차피 얘 손에 패쪽도 없는데 이대로 죽이면 우리의 영기나 낭비할 뿐 얻는 게 없잖아. 차라리 풀 숲을 찾아......"다른 두 사람이 눈길 한 번 마주치고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한걸음한걸음 도수월을 향해 접근했다.이에 도범이 주먹을 쥐고 바로 돌진하려 했다.그런데 이때, 한 줄기의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도소영이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나 노기등등해서 입을 열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 감히 우리 도씨 가문의 가족을 건드려? 죽고 싶어?"나무 위에 숨어 있던 도범이 방금 날아온 도소영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소영이 겨우 위신경 중기밖에 안 되는 거 같던데, 도수월과 손을 잡게 되면 맞은편 세 남자의 적수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소영 언니!"도소영을 보자마자 도수월은 기뻐서 소리쳤다. 그러나 인차 또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본가로 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도소영과 친해졌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설사 그들 둘이 손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맞은편 세 사람의 적수가
하지만 바로 모든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위신경 중기의 남자가 도소영의 한방에 바로 날려갔던 것이다. 그러고는 바닥에 떨어져 선혈을 내뿜었다. 중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뭐, 뭐야. 너 위선경 후기였어?"남자가 선혈을 토한 후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충격에 빠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맞았어. 내가 며칠 전에 방금 돌파했거든. 그러니 죽어!"도소영이 차갑게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어 보검 한 자루를 꺼냈다. 그러고는 상대방 앞으로 다가가 인정사정없이 찔렀다."뭐야!"남은 두 남자는 놀란 나머지 혼비백산하여 두 다리마저 나른해졌다.만약 도소영이 정말로 위신경 후기의 강자라면 그들 둘은 더욱 반항할 힘이 없을 것이다.루문 도련님이 조금만 더 버티기만 하면 그들 두 사람은 도수월을 죽일 수 있을 거고, 그렇게 되면 그들이 승리를 거두는 건데. 의외로 후에 나타난 여인이 위신경 후기의 강자였고, 단번에 루문 도련님을 죽이다니.도소영은 한방에 상대방의 심장을 찌른 후 재빨리 검을 뽑았다. 그러자 선혈이 사방으로 튀면서 위신경 중기의 루문은 그대로 숨지게 되었다."이, 이 봐, 아가씨. 제발 우리를 살려줘. 우리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저, 저 루문이 시킨 거라고."그중 한 남자가 도소영이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오는 걸 보고 놀라 두 다리가 나른해져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맞아 맞아, 빌어먹을 루문이 시킨 거야. 루문만 아니었으면 우린 그런 짓을 할 담도 없었어."나머지 한 남자도 무릎을 꿇고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허, 살려달라고? 방금 너희들이 한 말들 내가 못 들었을 줄 알아?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거야?"도소영이 차갑게 한 번 웃고는 바로 검을 두 번 휘둘렀다.불길한 예감이 들어 도망가려던 두 사람은 아쉽게도 일어나자마자 목에 칼을 맞아 목을 움켜쥔 채 땅에 쓰러졌다."소영 언니. 언니 너무 대단해! 위신경 후기까지 돌파했다니! 오늘 언니가 아니었으면 난 이미 끝장났을 거야!"도수월이 감격에 겨워 달려가
"잠깐, 저 세 녀석의 수납 반지 안에 보물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가자!"도수월이 곧 무엇이 생각났는지 급히 달려가 세 사람의 반지를 빼냈다."어, 괜찮네! 상처를 치료하는 알약 몇 개 외에 일품의 영초 몇 그루도 있어. 세상에, 이 녀석의 반지 안에 검은 패쪽 두 개나 있어! 대박!"도수월은 곧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수납 반지에서 물건을 꺼낸 후 모두 도소영에게 건네주었다."소영 언니,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이것들은 전부 언니가 가져. 언니의 전리품이야!""그건 아닌 것 같아. 우리 나눠 가지자. 게다가 영초는 앞으로 네가 다음 단계로 돌파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거잖아."도소영은 오히려 공정하게 절반만 가지고, 나머지는 도수월에게 건네주었다. 심지어 두 개의 패쪽도 한 사람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하지만 도수월은 패쪽을 다시 도소영에게 건네주었다."패쪽은 언니 가지고 있어. 나의 수련 경지가 높지 않아 내가 들고 있으면 위험할 거야. 그러니 언니가 가지고 있다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면 내가 시간을 끌어줄 테니 언니는 패쪽을 들고 도망가. 그게 제일 좋은 선택일 것 같아.""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의 수련 경지가 낮은 편은 아니니 조심만 하면 문제없을 거야. 우리 둘 다 살아서 나가야 해!"도소영이 도수월을 한 번 흘겨보고는 화가 묻은 어투로 말했다.이에 도수월이 다시 말했다."아무튼 언니가 가지고 있어. 이게 개인전일 뿐만 아니라 팀전이기도 하잖아. 그러니 언니가 들고 있어도 아무런 문제없어. 우리 도씨 가문이 얻은 패쪽이 많을수록 순위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고, 단체전의 상위권은 상품도 있다잖아."도소영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 패쪽은 내가 먼저 보관하고 있을게. 언제 도범 도련님이나 진신경 수련 경지에 달한 도씨 가문의 가족을 만나게 되면 다시 그들에게 주자. 어차피 누가 보관하고 있든 단체의 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게다가 수련 경지가 높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패쪽 수가 많을수록 그 사람이 개인전에서의
게다가 구렁이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고 있는 옅은 파동의 기운으로 봐서는 위신경 초기의 수련 경지에 달한 인간과 같은 게 분명했다.이런 요수를 숲의 외곽에서 볼 수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런 요수는 극히 보기 드문 것으로 몸은 홀로 수련하는 수사들보다 훨씬 단단해 위신경 초기의 수사는 이런 요수를 이길 수가 없었다. 심지어 위신경 중기의 수사라고 해도 쉽게 죽이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이미 진신경의 중기에 도달한 도범에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는 바로 주먹을 쥐고 구렁이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 구렁이를 향해 폭격했다.뻥-구렁이는 23~24미터 되는 대형 요수로 도범도 지금까지 이렇게 긴 구렁이를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요수라면 그도 들어보기만 했지 한 번도 맞붙어 본 적이 없었다.묵직한 소리와 함께 대형 구렁이가 바로 땅에 쓰러졌다.선혈이 구렁이의 큰 두 눈에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죽고 싶지 않았는지 구렁이는 몸을 몇 번 격렬하게 움직이다 결국 꼼짝도 하지 않았다."흥, 짐승 주제에 감히 나를 습격해?"도범이 죽은 구렁이를 보고 냉소 한 번 하고는 영초 앞으로 다가가 영초를 땄다.하지만 막 일어서려던 찰나, 도범은 뒤쪽에서 맹렬하게 날아오고 있는 무서운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그래서 순간 왼쪽으로 5~6미터 정도 이동하였다.슝-도범이 몸을 피하자마자 빛이 한 번 번쩍이더니 날카로운 검기가 도범이 방금 전까지 서 있었던 나무에 떨어졌다.뻥-그리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큰 나무는 허리가 끊어져 땅에 쓰러졌다.도범은 몸을 돌려 공중에 서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제갈 가문의 천재인 것 같았다.제갈 가문은 제일 늦게 현장에 도착한 거라 도범과 난씨 가문 도련님 간의 겨루기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도범의 수련 경지와 실력을 모르고 있었고.물론 젊은 남자의 공격과 기세로 봐서는 적어도 진신경의 강자일 것 같았다."뒤에서 기습하는 건 너무 파렴치한 거 아닌가?"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마음대로 말해."도범이 기지개를 한 번 켜고는 말했다."이제 막 들어왔는데 벌써 물건 빼앗을 생각을 하는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물건은 그렇게 쉽게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야.""허, 난 제갈 가문 둘째 장로의 손자로, 진신경 중기에 달한 강자야. 그러니 살고 싶으면 네가 방금 딴 영초를 나에게 넘겨."제갈 가문의 남자가 한 손에 장검 한 자루를 쥐고 도도한 어투로 말했다."우리 제갈 가문과 너희 도씨 가문 간의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나쁜 것도 아니야. 그러니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너를 살려줄게. 아무래도 네가 힘들게 가주 후계자로 되었는데, 이렇게 죽으면 너무 아깝잖아.""고작 진신경 중기에 이렇게 자신만만한 거야?"도범이 말하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이렇게 하지. 너의 그 보검과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전부 내놔, 그럼 나도 너를 살려줄게. 내가 지금 너에게 살길을 주는 건 너도 날 살려줄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야."맞은편의 남자가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리고 쓴웃음을 지었다."허, 재미있는 녀석이네. 감히 내가 위협했던 말로 다시 나를 위협하다니. 재미있네!"그러면서 남자는 영기가 용솟음치고 있는 손으로 다시 검을 잡았다. 그러자 검에서 순간 ‘챙!’하는 무서운 검소리가 짧게 들려왔다.남자가 다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나의 이 보검은 하급 영기야, 엄청 날카로운 거라고. 이따가 조심하지 않아 나의 검에 죽게 되더라도 나를 탓하지 마. 네가 눈치 없이 대든 결과이니."이에 도범이 오히려 담담하게 웃었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든가."남자의 보검이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도범은 그걸 빼앗아 도씨 가문의 가족에게 줄 생각이었다. 비록 하급 영기이지만 영기는 영기이니, 일반적인 무기보다는 훨씬 좋을 게 분명했다.슝-그 사이 상대방은 또 검을 한 번 휘둘렀다. 의외로 1품의 저급 무기였다. 무서운 검기는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이에 도범은 영기가 용솟음치고 있는 주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