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003화

작가: 유애
미로에서 일행을 찾아

우문호가 예를 취하더니, “고맙습니다!”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몇 가지를 당부 하려는데 원경릉이 이미 한 걸음 먼저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홍엽이 깜짝 놀라, “원경릉, 약속을 지키지 않다니!”

홍엽이 손을 뻗어 원경릉을 데리고 나오려고 했으나 원경릉이 잽싸게 안으로 달려 들어가며, “공자 길을 안내 해줘서 고마워요.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 했어요!”

원경릉은 이미 보이지 않은 채 목소리만 울려 나오는데 우문호가 깜짝 놀라 바로 뒤 따라 들어갔다. 다행히 엷은 운무속에 원경릉이 있는 걸 발견했다.

우문호가 앞으로 와서 원경릉의 손을 잡았고 두 사람은 뒤를 돌아보는데 사람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가 천천히 진정정과 진근영이 나타났고, 소홍천과 박원도 나타났다. 또 잠시 후 홍엽과 못난이도 나타났는데 홍엽의 얼굴이 단지 조금 불쾌해 보였다.

그러니까, 결국엔 모두가 미로로 들어왔다.

한편 위왕 등은 산 속에서 몇 바퀴를 계속 돌았고, 쓰러지는 사람이 갈 수록 늘어 다음날이 되자몇 명은 임종 상태가 되어 모두의 마음에 절망이 가득 찼다.

이 땅 권역은 왜 계속 맴돌기만 하지?

피로하고 지친 일행은 산속을 계속 도느라 가져온 육포도 떨어졌고 물도 다 마셨다. 사람이 며칠 안 먹을 수는 있지만, 물은 마시지 않을 수는 없어 절망이 점점 더 퍼져 나갔다.

정집사는 그들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감히 말할 수 없는 것이 일단 말로 뱉으면 모두 더욱 절망할 것이고 심지어 정집사를 죽여 분풀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출구를 찾기 위해 애 쓰는데 정집사도 호흡이 약간 곤란해 지는 것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환각이 약간씩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정집사는 그래도 나은 편이라, 계속 사방을 찾아다니는 게 다른 사람들보다 정신을 더 버티게 만들어줬다.

오후가 되어 한 병사가 칼을 뽑아 자결했는데 그는 처음 기절했던 사람으로 계속 질식의 고통을 느끼며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 왔다. 그러다 마침내 자신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명의 왕비   제 2004화

    탈출이 관건우문호 일행을 보고 안왕은 뜻밖에도 잠시 코끝이 찡함을 느꼈다. 절망 중에 구하러 온 사람이 우문호 일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우문호와 묵묵히 바라보더니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정집사가 상황을 얘기하며 그들을 데리고 대오로 돌아갔다.태자가 옥황상제가 강림하듯 나타나자 순간 군사들의 사기가 높아졌다. 홍엽은 대오의 상당수 사람들의 상황이 심각한 것을 보고 각자 손에 든 녹색 잎을 돌렸다.진근영이, “여기도 녹색 잎이 있는데 왜 여기 있는 걸 따서 보면 안되죠?”“여기서 보는 모든 것은 전부 진짜라고 할 수 없습니다. 녹색 잎 등나무 줄기가 어쩌면 뱀 또는,다른 더 위험한 것일 수가 있죠. 다행히 그들이 만지지는 않았군요.” 정집사가,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고 산에 들어오기 전에 제가 경고했습니다.”진근영이, “왜 녹색 잎으로 보면 환각이 줄어들 수 있는 거죠?”정집사가 대신 설명하며, “녹색은 생명의 색, 나뭇잎은 진실 세계의 물건으로 보고 있으면, 환각을 줄일 수 있어 환각으로 생긴 호흡곤란을 서서히 풀 수 있습니다.”정집사는 이 원리를 알고 있었지만, 미로에 들어온 뒤라 이미 진짜 녹색 잎으로 찾을 길이 없었다.그 자리에서 호흡곤란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원경릉이 약상자를 가져가서 기관지확장 스프레이를 꺼내 모든 사람들에게 뿌려주었다. 솔직히 말해 환각이란 심리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기관지 폐색이지만, 심리가 생리에 영향을 미치는거 이므로, 스프레이로 신속하게 호흡곤란은 해결됐다.자진한 사병을 얼른 지혈한 뒤 다른 치료를 못하자 모두 그가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해 아무도 그를 보러 가지 않았고, 옆에 뉘어 두고 손을 뻗어 그의 코에 대 목숨을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즉 그의 사망을 아는 것 조차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대오가 다시금 동요할까 봐 걱정됐다.사병의 검사를 마치고 그가 아직 숨이 남아 있자 원경릉이 얼른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복부에 상처는 창자를 이미 꿰뚫어버려 이런 상황에서 수술을 한다는 게

  • 명의 왕비   제 2005화

    미로를 나가는 법원경릉이 마음을 정하고 그들이 가본 모든 길을 그녀에게 알려 달라고 했다. 어떻게 뱅뱅 돌고, 어떻게 돌아돌아 결국엔 제자리로 왔는지, 어쨌든 그들은 어느 쪽 길을 가든 전부 여기로 돌아오고 마는 것이었다. 원경릉이 공터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며 갔던 길을 전부 표시하다가 하나의 미궁 형식을 발견했다. 출구를 찾으려면 이 미궁을 깨뜨려야 했다.홍엽과 정집사는 모두 이렇게 따지는 게 계속 가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걷는 건 적어도 실제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고, 걷다 보면 어쩌면 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홍엽의 시녀 못난이는 특히 원경릉에게 증오심을 품고 한 발로 원경릉의 그림을 지워버리더니 화를 내며, “정말 사사건건 일을 만들고 다니시네요, 들어오지 말라니까 굳이 들어오고! 심지어 이번에 우리 공자를 죽이려고 하다니.”원경릉이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 못난이가 발로 지워버리자, 원경릉은 가만 있는데 도리어 우문호가 열 받아서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당신 집 공자는 자기 스스로 온 거고 우리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어디서 짜증이야?”못난이가 화가 잔뜩 나 도검을 칼집에서 뽑아 싸우려 들자 홍엽이 낮은 목소리로, “못난이, 물러서라!”못난이는 분이 가라앉지 않았지만, 홍엽의 명령에는 복종만이 있으므로 씩씩거리며 검을 거두고 물러났다.우문호가 쪼그리고 앉아 원경릉에게, “괜찮아?”원경릉이 마치 다짐을 한 것처럼 그걸 뚫어지게 보더니 지형도를 지우고 우문호의 질문에도 반응이 없다.우문호도 다시 말을 걸고 싶었지만, 나뭇가지로 엄청 빠르게 방금 그림을 다시 그리더니 이괘(離卦)의 괘 모양으로 행로의 빈틈을 지우니 5개 양수의 형세가 변하는데, 이(離)는 화(火)가 되고 이괘는 상진(上震)이라 진(震)은 뇌(雷), 우레를 뜻하니 뇌화(雷火)가 충천(冲天)한다. 원경릉의 나뭇가지가 빈틈 위쪽으로 이동하더니 꼬불꼬불한 구비에서 하나의 돌파구를 찾아냈다.원경릉이 팔짝팔짝 뛰며 큰 소리로, “찾았어요! 어떻게 여기서 나가는지 드디어 알아

  • 명의 왕비   제 2006화

    미로의 탈출구를 계산하다대오가 원경릉을 따라서 바보처럼 왔다 갔다 6~7번을 반복하고 여전히 여기로 돌아오자 안왕도 슬슬 짜증이 났다. “또 갈 필요 없어, 원래부터 나갈 필요가 없는 거였어. 역시 계속 사람을 보내 길을 찾는게 좋겠어. 지금 이렇게 대규모로 출동하면, 전부 힘을 뺄 뿐이야.”우문호와 위왕은 이유를 파악하고 손으로 안왕을 저지했다. 그가 이번 구덩이엔 전에 원경릉이 던진 돌멩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아니, 우리는 돈 게 아니야, 우리는 총 6개의 구덩이를 지났고 각 구덩이가 보기엔 똑같은데 사실은 다 달라.”안왕이 구덩이와 반대편의 언덕을 보고 의심스러운지, “어디가 다르다는 거야? 분명히 똑같은데.”“태자비 마마께서 전에 던진 돌이 여기엔 없어.” 위왕이 말했다.안왕은 원경릉이 돌을 던지는 것을 봤으나 흘끔 보고, “여기 구덩이마다 돌이 천지인데 전부 쌓여 있으니 구분할 방법이 없겠지, 태자비 마마께서 던진 게 여기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어?”우문호가 고개를 흔들고, “원 선생이 던진 돌은 전부 길 옆에서 판 거라 이끼가 있는데 이 구덩이에 있는 건 전부 이끼가 없어요. 자세히 좀 봐요.”안왕이 내려가서 구덩이 돌을 보니 정말 표면 어디에도 이끼가 없었다. “그럼 계속 앞으로 가보든지...”그러자 못난이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얌전히 홍엽의 뒤에 서 대오를 따라 갔다.이렇게 다시 6~7 구덩이를 지나 마지막으로 작은 토산이 나왔다. 이 토산은 원래 언덕과 달랐으며 원래보다 높고 나무 다섯 그루가 성기게 있었는데, 네 그루가 모두 기울어져 마주 열린 모습이 여덟 팔자(八字)같았고 한 그루가 가운데 있어 만약 가운데것을 가린다면, 문처럼도 보였다.토산을 올라가니 밖이 어떤 곳 인지는 보이지 않앗고 마치 공허와 같았다.정집사가 다가와 놀라고 기뻐하며, “이게 바로 출구입니다. 바깥은 땅 권역 세상이에요!”이 말을 듣고 다들 기뻐 환호했다. 위왕이 대오를 데리고 먼저 나갔다. 몇 그루 나무 사이

  • 명의 왕비   제 2007화

    땅 권역, 하늘 권역안왕이 눈만 멀뚱멀뚱 뜨고 다 듣더니 마지막 말에 떫은 감 씹은 얼굴로, “아..이해했..어요.”한쪽에서 얘기를 듣던 사람이 전부 안왕을 보고 역시 견문이 넓은 사람은 다르다며 자기들은 태자비가 하는 말을 한 마디도 못 알아 들었는데, 안왕은 과연 전부 알아듣는다며 매우 감탄했다!잠시 쉬었다가 정집사는 사람들을 데리고 물을 찾으러 갔다.이제 이 땅 권역은 정집사가 익숙한 바로 그 땅 권역이다!우문호와 진정정 및 안왕과 위왕은 우문천 일을 상의하며 지금 정화군주를 구하는 일 외에 우문천과 만아도 구해야 하므로 방안을 세워야 했다.물을 마시고 원경릉은 다친 사람을 소독하고 약을 바꿔주었다. 정집사의 인도에 따라 나무를 베서 들 것을 만들어 다친 사람들을 옮길 수 있어 훨씬 편해졌다.미로에서 한 명도 죽지 않다니 홍엽은 참으로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길에 오르며 원경릉 곁에 가서, “당신은 아마 처음 미로에서 나올 수 있었던 사람일 걸요.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탈출에 성공하다니. 분명 남강 북쪽의 무당이 당신이 죽지 않아 아주 열 받을 겁니다!”“생문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은데 들어간 사람이 대부분 절망에 묶여 있는 상태로 분명 죽을 게 틀림 없다고 생각하니 더 나오기 힘든겁니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정말 안에서 죽어버리니깐요.”홍엽의 눈이 더이상 과거의 원한의 눈빛이 아니였다.“당신은 확실히 대단해요, 원숭이 말이 맞았어. 당신은 천재에요! 비록 천하에 행복을 가져오지 않은 건 좀 안타깝지만.”원경릉은 홍엽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 엷은 미소를 띠고, “천하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게 바로 천하에 행복을 가져오는 일이죠.”원경릉이 약간 머뭇거리더니, “공자도 세상을 놀라게 할 재주를 품은 사람이예요. 당신 방법에 지금까지 아무도 맞서지 못했고 정말 당신과 적이 된다면, 당신 혼자 천군만마의 역할을 하게 될거에요. 가볍게 웃는 사이 숙나라를 멸망시키고.. 생각해보면 당신은 역시

  • 명의 왕비   제 2008화

    무당의 등장하늘 권역은 가장 위험한 지대로 바로 무당의 진이다. 홍엽이 이미 몇 번을 가봐, 이번에 하늘 구역의 무당 진이 바뀐 것을 발견했는데 전과 같지 않았다. 원경릉은 홍엽과 정집사가 묘사한 것을 기초로 잡아 추산했고 다시 한 시진 후에 나가는 길을 찾아서 무사히 하늘 권역을 벗어났다.둘째 날 진형을 풀어서 무당의 진을 모두 풀었는데 이것을 보고 정집사가 감복했다.정집사가 가장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 곳을 결과적으로 이렇게 쉽게 풀다니 정말 뜻밖이고 경이롭다.하늘 권역을 지난 뒤 모두 쉬지 않고 그 기세를 가지고 바로 무당소로 달려갔다.대전이 일촉즉발이지만, 원경릉을 어딘가에 남아 있게 할 수 없었다. 남강 북쪽의 무당지대는 모든 곳이 위험해 우문호는 어쨌든 원경릉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홍엽과 못난이도 떠나지 않았는데 이는 남강 북쪽 사람들이 다시는 홍엽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강에 심어 놓은 세력을 이렇게 쉽게 희생시켜 버리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그런데 홍엽은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마치 남강 북쪽이 원래부터 자신의 근거지가 아니었다는 듯 조금의 감정 표현도 없었다.안왕조차 참지 못하고, “공자, 사실 따라가지 않아도 됩니다.”홍엽이 담담하게 웃으며, “뭐가 다릅니까? 당신들을 데리고 하늘 권역을 나가면, 당연히 그들은 제가 한 짓 인줄 알 텐데요.”안왕도 한때 모략가였기에, 이것이 얼마나 많은 세월과 공을 들인 줄 알기에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것이 몹시도 아쉬웠다. 하지만 홍엽이 같이 간다면 최고였다. 홍엽과 정집사 둘이 무당지대에 상당히 익숙해서 그들이 정화군주를 찾는데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작전은 이미 짜여져 있어 백여명이 우문천과 만아를 찾는 것 외에 나머지는 전부 공격에 투입된다.원경릉이 우문호를 후방지원으로 사람들을 찾는 무리에 속하게 했다. 백여명은 선발대 대오가 살펴본 곳을 찾기 때문에 위험이 그다지 높지 않고 사식이, 소홍천과 진근영이 곁에 있어 큰 문제가 일어날 리 없다.무당 지대는 남강

  • 명의 왕비   제 2009화

    우문천을 죽여그 중 한 노인 얼굴에 악한 기운을 띠고 음침하고 측은하게, “마침내 미로에서 나왔구만, 능력이라고 해 두지, 그렇다면 이제 저들에게 우리 남강 북쪽의 전술을 맛 보여 줄까?”만아가 두 손을 가슴 앞에 교차하고 예를 취하며, “장로님, 전면 반격을 명하시는 건가요?”“지금은 그럴 필요 없어!” 노인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한쪽 눈으로 만아를 보며, 눈동자의 붉은 빛이 갈수록 선명해 지며 굽었던 허리가 천천히 똑바로 펴지더니 정화군주의 창백한 얼굴을 향해, “계집년 하나가 북당 군 수천명을 불러들이다니.. 음미할 가치가 있군! 그래, 북당과 우리 남강 북쪽이 대치한지 참 오래되었는데 줄곧 지지부진하더니 오늘에서야 숨구멍을 잡아 찢는 셈이구나.”“장로님,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만아가 물었다.음침하고 측은한듯이 웃으며 만아에게 비수를 주더니, “서두르지 말고 저들이 쳐들어올 때 다시 얘기하마, 만아야 넌 가서 순왕을 죽여라, 이 자는 남겨 놔도 소용없어. 정화군주 하나면 저들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병사를 물리게 하는데 충분하다.”만아가 비수를 받아 들고 천천히 다가가 우문천 앞에 섰다.우문천이 천천히 깨어나더니 만아의 음험한 얼굴을 보고 순간 몸을 떨며 산에서 만아에게 잡혔을때가 떠올랐다. 만아가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때려서 기절 시키고 다음은 기억나지 않는다.“순왕 전하, 송구합니다!” 만아가 싸늘하게 웃으며 음험한 눈빛을 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힘껏 우문천의 심장에 찌르려고 했다.“기다려!” 우문천이 만아에게 초조하고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만아야, 네가 날 죽이면, 다섯째 형수님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만아가 냉소를 지으며, “이렇게 됐는데도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나요? 전 지금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너 만아야? 네가 만약 만아면 초왕부에서의 나날을 생각해 봐……” 우문천이 몸부림을 쳤으나 몸에 묶여 있는 밧줄은 아이의 팔뚝만큼 굵은데다 단단하게 묶여 있어서 이 정도의 몸부림엔 까딱도 하지 않았다

  • 명의 왕비   제 2010화

    눈늑대와 매복눈 늑대의 동작이 상당히 신속해서 만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 건 물론이였고, 두 무당도 얼이 빠졌다가 얼른 그들 네개의 손바닥이 동시에 장력을 쏘자, 눈 늑대가 위로 뛰어오르더니 장풍 속에서 무당을 역으로 덮쳤다. 무당이 장풍에 후퇴하더니 손에 불을 붙여 눈 늑대를 놀라게 해 물러나게 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를 어쩌나, 눈 늑대가 불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무당의 목에 달려들었다. 무당의 장풍이 눈 늑대 등에 꽂혔지만, 이상하게도 부드러운 털에 대부분의 힘이 상쇄되어 눈 늑대는 털끝만큼도 상처를 입지 않았다.굴 안으로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긴 창을 들고 달려왔는데 눈 늑대는 싸움에 미련을 두지 않고 우문천의 몸을 묶은 넝쿨을 끊어 풀어준 뒤 만아의 옷을 물고 뛰어갔다.우문천은 원래 정화를 구하려고 했으나 무당의 호위가 이미 도착해 잠시 망설이다가 포기하고 눈 늑대와 아래로 뛰어내려갔다.무당 바위굴 아래는 천 길 만길 깊은 연못으로, 우문천은 모르고 같이 뛰었는데 한참을 허공에서 떨어지는 것이 이제 죽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눈 늑대가 또 어디에서 도약했는지 우문천을 받아서 안전하게 연못가에 내려놨다.우문천은 정말 뛸 듯이 기뻐 눈 늑대를 끌어 안으며, “너 대체 어떻게 온 거야? 누가 널 데리고 왔어?”눈 늑대가 우우우하고 발을 뒤로 빼며 푸른 눈을 부릅떠 껴 안지 말라는 표현을 했다. ‘수컷끼리 이러는 거 아닌 거 몰라?’우문천이 눈 늑대 머리를 시원스레 몇 번 긁어주더니, 바닥에 주저 앉아 놀라서 거의 넋이 나간 만아를 보며 실망스러운 말투로, “넌 남강왕의 딸인데 어찌 무당소를 위해 일하느냐?”만아는 일어났지만, 옷은 눈 늑대에게 찢겨서 팔이 드러났고 고개를 들어 정상을 보고 올라가려 했지만 높아서 불가능했다.우문천이 차갑운 말투로, “도망갈 생각 하지 말고, 나랑 가자.”우문천은 나무 껍질을 벗겨 만아의 두 손을 묶고 눈 늑대와 같이 시내를 따라 내려갔는데 만아가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안되니 씩씩거리며

  • 명의 왕비   제 2011화

    해독약정집사가 힘없이 고개를 젓더니, “지형은 변한 게 없지만 제가 여기를 떠난 지 오래고, 더군다나 진법을 써서 매복을 알 수가 없습니다.”홍엽이 눈을 내리 깔고 평소처럼, “여기는 저도 낯섭니다.”안왕이 홍엽을 믿지 않고, “당신은 남강 북쪽에 살았잖아? 왜 낯설지?”“남강 북쪽에 살았다고 여기 모든 지형을 다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굳이 말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지금 매복 상황을 잘 모르면 어떻게 정화를 구하지? 물러나는 것마저 힘들게 된다.비통해 하고 있을 때 눈 늑대가 원경릉에게 우우우하고 울자, 원경릉이 눈 늑대 머리를 안아주며 눈빛을 반짝이는데, “진짜?”“진짜 뭐?” 우문호는 원경릉이 전에 늑대나 개가 짖는 소리를 알아 듣다가 나중에는 점점 못 알아듣게 됐는데 그게 의식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했다.원경릉이, “눈 늑대가 만아와 아홉째 도련님을 구해서 협곡에 있다고 해요.”늑대가 말했다고? 모두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며 늑대가 하는 말을 사람이 어떻게 알아 들을 수 있지?하지만 우문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우문천과 만아를 데려올 사람을 보냈다.비록 좀 황당무계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으므로 다들 가보라고 했다.우문호가 직접 사람들 몇 십 명과 눈 늑대 인솔하고 같이 협곡으로 들어갔다.한 시진 정도 지난 뒤 그들이 우문천과 만아를 데리고 나왔는데 만아는 묶여서 사람들 앞으로 끌려 나왔다. 이는 만아가 전에 사람들을 미로로 데리고 들어갔었기 때문으로 만아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우문호는 그만하라는 손짓을 하더니 누구도 다가와서 욕하거나 질책하지 못하게 했다.원경릉이 만아를 보고 천천히 일어났다. 만아의 얼굴은 아직 상당히 음침하지만 원경릉을 보더니 순간 놀라고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정집사는 안도하고 작은 소리로 원경릉에게, “태자비 마마, 약은?”원경릉이 약을 정집사에게 건네며 만아를 보니 눈이 차갑고 음침한 것이 마음이 아픈데, 정집사가 다가가 만아에게 약을

최신 챕터

  • 명의 왕비   제3165화

    연회는 계속 진행되었고, 냉정언은 술잔을 들고 계속 탕양에게 술을 권했다. 잔을 몇 번이나 주고 받자, 탕양은 머리가 머리가 어지러워져 말조차 똑바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연회가 끝난 후, 냉정언이 일곱째 아가씨에게 말했다."술을 꽤 마셨다 보니, 탕양이 좀 취한 것 같네. 정원에 나가 산책을 조금 하면서 술기운을 가시는 것이 어떻소?"일곱째 아가씨도 약간 취한 상태였기에, 바람을 쐬며 땀을 내면 술이 깰 것 같다며 동의했다."예. 그럼 다들 돌아가서 쉬시지요. 제가 호명과 함께 탕 대인을 돌보겠습니다.""좋소. 수고하시게나!"냉정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자, 어서 돌아가시게!"그렇게 사람들은 모두 새가 흩어지는 것 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일곱째 아가씨는 호명과도 함께 산책할 생각이었는데, 빠르게 사라지는 그들의 모습이 어이가 없는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고는 탕양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보고 물었다."괜찮습니까? 걸을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탕양이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는데, 술에 많이 취한듯 몸을 심하게 휘청거렸다."어찌 못 걷겠습니까? 취하지 않았습니다!""예. 그럼, 몇 걸음 더 걸어보시지요. 정말 못 걸으시겠으면 방으로 돌아가 쉬시고요. 취기를 덜어줄 탕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그러자 탕양은 허리에 손을 얹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갔다. 곧게 뻗은 직선을 그리며 터벅터벅 걷고는 뒤돌아 일곱째 아가씨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보시지요. 얼마나 똑바로 걷는지! 안 취했습니다. 이제 믿을 수 있습니까?"일곱째 아가씨는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하하하. 예, 안 취하셨네요. 그럼 이만 나가서 함께 산책하시지요."그녀는 그가 오래 걷지 못할거라고 생각해, 방으로 데려가 쉬게 하기로 했다.역시나 문을 나서자마자 탕양은 난간을 붙잡고 비틀비틀 걷기 시작했다. 하도 휘청거리는 탓에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기에, 일곱째 아가씨는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를 부축했다.그러자

  • 명의 왕비   제3164화

    "탕 대인이 저를 예쁘다고 말해 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그러니 일곱째 아가씨께도 예쁘다고 말해 보십시오. 분명히 기뻐하실 것입니다!"하지만 탕 대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를 겁니다. 일곱째 아가씨는 이제 그런거에 좋아할 나이를 지났습니다. 지금 그녀에게 예쁘다고 말하면, 그저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어찌 그럴 리 있습니까? 누구나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는 법입니다. 탕 대인, 대인께서 정말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십니까?"탕 대인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예? 하하하. 그렇습니까?""예! 모두가 그렇게 말했습니다!"탕 대인은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미소를 지었다."과찬입니다.""기분 좋으십니까?"택란이 묻자 탕 대인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뜻을 알아차리고 멈칫하며 말했다."이 녀석!"택란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탕 아저씨도 누군가에게 꼭 사랑받으시길 바랍니다."탕 대인은 이 말에 크게 감동해서 택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예. 고맙습니다."저녁엔 계약이 성공한 기념으로 연회가 열렸다.소박한 술자리긴 했지만, 커다란 술통들이 준비되어 있어 모두 마음껏 마시며 즐길수 있었다.택란은 술을 마시지 않기에, 주 아가씨가 매실청을 대신 준비해 주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택란의 마음에 쏙 들었다.술잔을 주고받으며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모두 패기 있게 약도성을 북당에서 제일가는 도성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벌써 독산을 어떻게 개발할지부터 고민하고 있었는데, 독산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막했기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기 시작했다.각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대부분이 경치를 개발하자는 내용이었다.반면, 택란은 새로운 생각을 제안했다. 독산에 온천이 있으니 오두막을 지어 온천을 끌어들여 돈을 받고 여러 개의 탕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온천수가 몸에 좋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자고 제의하였다.택란의 생각은 이 시절

  • 명의 왕비   제3163화

    탕양은 자신이 여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자부했었다. 특히 일곱째 아가씨처럼 강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을 더 선호하기에 굳이 자신과 인연을 맺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는 그의 큰 착각이었다.여인의 마음은 늘 갈대처럼 변덕스럽고,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다정함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일곱째 아가씨는 오랫동안 혼자 외롭게 지내왔는데, 중년에 접어들며 그 외로움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누군가 곁에 있다면, 삶의 방식도 달라질 수 있지만, 물론 잘못된 연으로 나빠질 가능성도 있었다.원가의 가훈은 항상 군주에게 충실하며, 엄청난 용기도 있었다. 심지어는 원가에서 키운 닭조차 남의 집의 닭보다 더욱 용감할 정도였다.하지만 한 번의 좌절로 인해 사랑을 믿지 않겠다는 것이 과연 용기있는 행동 일까?물론 그녀가 반드시 탕양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볼 수도 있었다.하지만 탕양이 먼저 용기를 내어 말한다면, 그녀 역시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여태껏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 사람은 오직 탕양뿐이었다.그리고 어쩌면 시도해 봐야만 서로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탕양과 잘 맞는다고 느끼는 건 그녀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착각일지도 모르니 말이다.경성으로 돌아간 후에도 탕양이 말을 꺼내지 않는다면, 그녀는 공개적으로 구혼에 나설 생각이었다. 한편, 택란이 주 아가씨와 함께 밖으로 나가며 물었다."탕 대인이 왜 나쁜 사람인 것이오?""여인을 훔쳐봤습니다.""탕 대인이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소? 어찌 못 보는 것이오?"주 아가씨는 택란이 이런 부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공주에게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내가 여인을 사모하면 상대의 시선을 바라보지,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탕 대인은 일곱째 아가씨를 사모하는 것이 아닙니다.""그

  • 명의 왕비   제3162화

    그녀는 탕양을 힐긋 바라보는데, 예전의 담담하고 온화한 모습 없이 뜨겁게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그녀는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절대 먼저 말을 꺼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평생 그렇게 죽을 때까지 버틴다 해도, 제자리에 머물러 기다리지 않을 것이었다."탕 대인, 지금 어디를 보는 것이오?"그때, 냉정언이 물었다."예? 무슨 말이십니까?"탕양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냉정언을 바라보자, 냉정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탕 대인께서 계속 일곱째 아가씨의 가슴팍을 보고 있었소.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이오?"이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가 술렁이며 이상한 시선으로 탕양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주 아가씨가 급히 택란의 귀를 막으며 말했다."보지도, 듣지도 마십시오!"탕양은 크게 당황하며 두 손을 마구흔들었다."아닙니다! 전 그러지 않았습니다! 냉 대인께서 잘못 보신 겁니다.""아니오. 분명 아가씨의 옷깃과 가슴을 보고 있었소!"말을 마치자마자 냉 대인은 숭이를 안고 단호하게 밖으로 나갔고, 탕양은 얼굴을 붉히며 변명이라도 하기 위해 일곱째 아가씨를 쳐다봤다. 그러자 일곱째 아가씨는 기침을 하며 옷깃을 정리한 뒤 소리쳤다. "흥. 변태!"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도 돌아서 나가버렸다.탕양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당황한 얼굴로 주 아가씨와 홍엽을 보며 말했다."다들 보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런 게 아니라는..."홍엽이 소매를 휘두르며 말했다."눈이 자네 얼굴에 달려 있는데, 자네가 누굴 보고 어디를 보는지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주 아가씨는 택란의 손을 잡고 나가며 말했다."마마, 이제 탕 대인 같은 사람하고 어울리지 마십시오. 인품이 좋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탕양은 여전히 몹시 당황한 상태였다. 냉정언의 한마디에 그의 처지가 아주 난감해져 버렸다.그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말이다. "명여야..."냉명여 또한 귀를 막고 밖으로 달려 나가며 외쳤다."탕 대인께서는 정말 나쁜 사람이십니다!"탕양은 그만 머리를 감싼

  • 명의 왕비   제3161화

    이처럼 독산은 마치 진실한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처럼 가장 진솔한 생각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다.일곱째 아가씨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탕양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를 배신한 것을 아직 기억하고 계십니까?"탕양은 그동안 일곱째 아가씨와 이 일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항상 담담한 태도로 과거 이야기를 피하며 언급하지 않았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이 말을 꺼내니, 탕양은 잠시 멍해졌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요..."일곱째 아가씨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기억하고 있다면, 제가 독산을 얻을 수 있게 잘 도우십시오. 독산을 개발할 수 있다면 앞으로 15년간의 수익은 전부 제 것이 될 겁니다. 그리고 15년 뒤에는 이익을 반으로 나누겠습니다. 절대 3할만 받을 수는 없습니다."탕양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폐하께 이미 3할이라고 말씀드렸는 걸요.""그건 대인의 일이지요. 폐하를 오랫동안 모셔 왔으니, 대인의 공로를 인정하고 배려해 주실 것입니다. 이건 대인께서 누구의 이익을 우선시할지에 달린 것 아닙니까?"그러자 탕양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가씨, 3할이라도 충분히 좋은 제안이지 않습니까? 그저 길만 새로 만들면 되고, 심지어는 조정에서 나서서 도와줄 것이니, 초반 투자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하면, 놀러 오는 자들에게 먹거리와 즐길 거리로 돈을 적잖이 벌 수 있습니다.""반으로 나누는 것까지만 양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익을 중시하는 상인인 것을 잘 알지 않습니까."탕양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예. 폐하께 돌아가 말씀은 드리겠지만… 무조건 그 조건을 따내겠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못 따내도 그만입니다."일곱째 아가씨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앞으로 제가 독산에 몇 번이나 올 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조정에서 독산을 얻는다고 해도, 굳이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탕양이 웃으며 답했다."이곳에서 지내면서 머물어도 되지 않습니까? 늘

  • 명의 왕비   제3160화

    일곱째 아가씨는 산 입구에서 지옥의 불꽃을 보자마자 순간 홀린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꿈속에서 본 그 꽃이 눈앞에 펼쳐지니,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것 같았다.탕양이 손을 뻗어 꽃을 따려 하자, 일곱째 아가씨가 급히 소리쳤다."지금 뭐 하는 것입니까? 당장 멈추십시오!"하지만 탕양은 이미 지옥의 불꽃을 손에 쥔 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것이 바로 해독제입니다."그는 손바닥에서 꽃을 비벼 즙을 내고는 일곱째 아가씨의 손을 잡아 즙을 그녀의 손등에 묻혔다. 즙은 선혈처럼 선명한 붉은빛을 띠고 있어, 일곱째 아가씨의 손등에 피가 묻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그녀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입니까? 이렇게 신기하단 말입니까…?"그제야 그녀는 과거 산속에서 넘어졌을 때, 얼굴이 지옥의 불꽃에 닿아 꽃 즙이 묻고 나니, 정신이 돌아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때 자신의 강한 의지로 깨어난 것인줄 알고 있었다."이걸 어떻게 알게 되신 겁니까?"일곱째 아가씨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묻자, 탕양은 숨기지 않고 답했다."안풍친왕이 말해준 것입니다. 예전에 독산에 와서 방 장군의 유해를 찾을 때 산을 드나든 적이 있었는데, 이 비밀을 알고 있었기에 독산을 드나드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 손등에 지옥의 불꽃 즙을 바른 이상, 산에 들어가도 환각에 휘말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독산의 절경을 마음껏 감상하실 수 있다는 말입니다!""그렇습니까? 독산의 비밀을 푸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여겼는데, 이렇게 쉽게 지옥의 불꽃으로 독성을 없앨 수 있었다니요…!"일곱째 아가씨가 중얼거리며 탄식하자, 탕양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예. 겉보기엔 어려운 일도, 걷기 힘든 길도, 내리기 힘든 결정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답니다.""어찌 말 속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일곱째 아가씨가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바라봤다.그러자 탕양이 당황한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 명의 왕비   제3159화

    독산은 약도성에서 ‘귀역’이라고도 불린다.약도성 백성들은 거의 독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해마다 보물을 찾아 벼락부자가 되길 꿈꾸며 산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나오는 사람은 극소수였기 때문이다.심지어 살아서 나온 사람 중에서도 정신이 나가거나 미쳐버린 자들이 적지 않다.그래서 조정 신하가 독산에 들어가겠다는 소식은 백성들의 큰 주목을 받았고, 심지어 일부는 관저로 직접 찾아와 독산이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요괴와 귀신이 들끓으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며 충고까지 했다.그러자 탕양은 그들에게 독산에 요괴나 귀신이 있는 곳이 아닌, 신령과 신선들이 지내는 신성한 곳이라 말했다. 그동안 산에 들어갔던 백성들이 그만 욕심에 사로잡혀 신령을 거슬렀기에 독산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경외심을 품고 신앙심을 가지고 들어가면 무사히 나올 수 있다며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이 말은 당대 국사가 직접 언급한 것이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신이 파견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탕양 또한 이 말을 하면서도 내심 불안했다. 사실은 이 이야기 모두 황제가 부유한 이들과 이웃 나라의 신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독산의 풍경은 북당에서의 유일무이한 절경이었기에 탕양은 결국 독산의 모습을 드러내고 개방하자는 제안에 동의했던 것이다. 탕양의 말을 믿는 사람은 그저 소수에 불과했고, 믿지 않는 사람, 의심하거나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저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산에 들어가기 전, 탕양이 일곱째 아가씨에게 물었다.“정말 나와 함께 들어갈 셈입니까?”일곱째 아가씨는 젊은 시절 한 번 독산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멀리 가기도 전, 산속에서 만난 지옥의 불꽃에 매료되었다. 그렇게 꽃밭에서 넘어진 후, 정신을 차리자마자 황급히 산을 빠져나왔던 것이다.하지만 산을 떠난 후에도 그 붉은 색의 꽃은 그녀의 마음속에 잊히지 않았고, 마치 주문에 걸린 듯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다시 독산에 오자, 과거의

  • 명의 왕비   제3158화

    “그렇다면 아버지 말씀을 잘 듣거라. 네 양아버지께서는 아바마마처럼 늘 칭찬하고 좋은 말만 해주시지 않느냐? 집안에서 누군가는 엄격하고 누군가는 따뜻한 법이다. 애정 어린 따스함을 즐겨도 되지만, 엄격한 가르침 또한 잘 따라야 한다.”하지만 냉명여는 아직 어려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대충 끄덕이며 말했다.“열심히 무술을 연마하여, 나중에 꼭 누나를 도와드리러 오겠습니다.”택란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좋다. 그럼, 너를 기다리마!”냉명여는 뜨거워진 자신의 얼굴이 부끄러워져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녀가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못내 편안하게 느껴졌다.다른 한편, 탕 대인과 일곱째 아가씨도 약도성에 도착해, 약도성의 관저는 순식간에 북적이기 시작했다.호명은 이제 조정의 명을 받고 약도성의 관리로 임명되었는데, 조정에서 약도성을 시찰하러 온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약도성에서 장사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의부인 탕양과 일곱째 아가씨를 극진히 모셨다.일곱째 아가씨는 재력이 뛰어나니, 그녀가 약도성에서 장사를 시작한다면, 도성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독산이요?”이때, 그녀가 갑자기 독산에 관심을 보이자, 호명이 멈칫했다.“독산은 굉장히 위험한 곳입니다. 이곳 백성들조차 들어가기를 꺼리지요. 안에 미혼진이 있어,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탕 대인이 말했다.“그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이틀 후, 우리는 독산에 따로 갈 계획이다. 그러니 그 전에 일곱째 아가씨를 잘 모시고, 도성 곳곳과 약도성을 보여주도록 하거라. 아가씨가 독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50만 냥을 투자할 것이고, 그중 30만 냥은 약도성의 길을 만들고 발전을 위해 쓰이게 할 것이다.”그러자 호명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30만 냥이라니요! 정말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지진으로 인해 많은 길이 끊기고, 집들이 무너졌습니다. 인근 주부에서 도움을 주고, 조정에서도 예산을 지원해 주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만약

  • 명의 왕비   제3157화

    택란은 금나라 어린 황제의 의도를 들은 후 화들짝 놀랐다. 그는 택란이 금나라에서 죽었다고 생각해 시신을 찾을 수 없으니, 그녀의 가족에게 묘를 만들게 시켜 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전하러 왔던 것이었다.또한, 택란은 어린 황제가 정말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꽤 의외였다. 게다가 충직하게 그녀의 가족을 찾아다니며 길을 잃은 원혼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려 했으니 말이다.“그가 실망하겠소. 이 도성에 다섯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어도, 딸 이름이 택란인 자는 없을 테니.”그러자 주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정말 찾았지 뭡니까? 서자림 근처 마을에 다섯째라 불리는 자가 있었습니다. 마침 집안에 란이라는 딸아이가 6개월 전부터 종적을 감추었지요. 게다가 다섯째라는 사람은 지진으로 두 다리를 잃은 상태였고, 집안에 란이의 언니도 있어서 금나라 어린 황제가 사람을 보내 그들을 데려갔다고 합니다.”“정말 그런 우연이 있단 말이오?”택란이 놀라며 말했다.“예. 그 다섯째 사람도 딸이 죽은 줄 알고 슬피 울면서 상을 치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후에 딸과 함께 황제의 사람들을 따라갔습니다.”택란이 피식 웃었다. 정말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었다. 다만 그의 딸의 이름은 란이인데, 그녀는 금나라 어린 황제에게 자신의 이름이 택란이라고 했다.한 글자 차이로 생긴 오해였다. 어쨌든 금나라 어린 황제가 은혜를 갚기 위해 한 일이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지만, 어린 황제가 이런 일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금나라에 무슨 변화가 생기기라도 한 걸까?해가 바뀌며 어린 황제도 이제 14살이 되었기에, 만약 조정 대신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권력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었다.그와의 짧은 인연을 생각하며, 택란은 그가 권력을 되찾기를 바랐다. 물론, 그가 권력을 잡으면 약도성에도 좋은 일일 것이기에, 만약 실현이 된다면, 택란은 금나라에 가서 두 나라 간 자원 채굴을 논의할 계획이었다.한편, 서일이 떠난 지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